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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BMW 신형 X4에 대한 독일 네티즌들 반응


안녕하십니까! 새삼스럽게 인사를 다 하고 시작하네요. 정말 안녕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요즘 분위기가 아닌가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가하게 자동차 이야기해서 되겠나 싶기도 하지만, 또 저 같은 사람이 여러분들 마음을 살짝쿵 달래 드리는 것도 역할 중 하나가 아닐까 (막 가져다 붙임) 싶어, 오늘은 가볍지만 재밌는 독일 소식 하나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4월 하순경에 열리는 상하이오토쇼에서 공개할 BMW의 쿠페 SUV (본인들은 SAV 라 부르는) X4 컨셉트 카가 공개가 됐습니다. 저기서 좀 다듬어 양산형 모델을 내놓을 거 같은데요. 정식 판매는 내년입니다. X6의 아래급으로 X3과 X5 사이에 들어가는 사이즈고 베이스는 X3이 됩니다.


X3과 같이 184~313마력의 엔진들이 장착이 될 예정이고요. X4M 모델은 400마력이 넘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엔진룸과 맞지 않아 트리플 터보디젤 엔진은 적용이 안될 거라고 하는군요. 전체적으로는 X6의 두터움을 좀 깎아 낸 느낌이라서 그런지 부담감은 덜해보이네요. 독일의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X3과 X4를 나란히 놓고 찍은 사진이 있어서 보여드릴 텐데요. 나란히 비교해서 놓고 보면 좀 더 차의 사이즈가 느껴지리라 봅니다.


ⓒauto motor und sport


X3과 나란히 놓고 보니까 좀 감이 오시죠? 어쨌든 예상했던 대로 독일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그런데요. 그 뜨거움이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환호와는 좀 거리가 있더군요. 특히 BMW는 독일 내에서는 철저하게 아우디와 비교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우디 팬들과 BMW 팬들 사이는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펩시와 코카콜라 사이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늘 흐르고 있죠.


상대 신차가 나오면 뭐 트집잡을 거 없나~하고 달려드는 사람들도 제법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무턱대고 막 까기 보다는 나름 근거를 가지고 비판을 하기 때문에, 늘 이 두 메이커의 신차가 나오면 네티즌들 반응을 보는 재미로 기사를 읽고 있죠. 그렇다면 X4에 대한 독일 네티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굉장히 많은 반응들 가운데 추천수 높고 나름 대표성을 띠고 있는 내용 몇 가지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Slartibartfass : "이게 뭐지? 앞 모습은 뭔가 달라 보일 필요가 있겠어. 룸미러로 누가 저 못 생긴 얼굴을 보고 싶겠냐고..."



lukas : "이건 정말 너무 못생겼다. 좀 수준 있는 디자인의 차가 왜 못 나오는 걸까? "



Logitek : (위 댓글에 대한 답글) "아우디 팬들은 더 기다려야 할 거야. 아우디가 (BMW 쿠페와) 비슷한 걸 내놓을 그 때가지는 말이지. 어쨌든 당신들은 3위를 유지할 수밖에..." (판매로는 벤츠를 앞섰으니 2위겠죠?)



Sagenhaft : "흥분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니 BMW가 또 성공을 할 것 같군. 나중에 판매량을 통해 X4가 좋은 차라는 게 증명될 거야. 아우디는 이제 겨우 대응 모델(Q6)을 베엠베 베껴서 내놓게 되겠지?"



SirRichadson : "과연 누가 이런 차를 원했을까? X3과 X5 사이에 무조건 모델을 하나 더 찔러 넣어야 하는 거야? "



reybu : "그리 나빠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모던한 느낌을 받기도 어려워 보인다. 요즘은 자동차들 지붕을 납작하게 만들면 그게 모두 쿠페가 되어 버리는구나. 이 잡지사도 그렇고. 벤츠가 그런 말도 안되는 짓을 자신들의 차에서 시작을 했다고 (CLS를 얘기하는 걸까요? ) 다 그렇게 쿠페로 볼 필요는 없는 거 아닌가 싶다."



Acer Deshojo : "무척 맘에 드는 모델. 라인도 좋고, X6처럼 뚱뚱하지도 않아서 다행이야. 근데 왜 트리플 터보가 적용이 안되는 건지 이해가 안되네. "



Hans Wurst : (닉네임이 좀 웃깁니다.) " 이거 안타깝지만...잘 팔리겠는 걸?" 


 

Jojo : "BMW라는 브랜드는 참 여기저기서 질투를 많이 받는 거 같아. 잘 나가서 그러겠지. 벌써 이 기사가 뜬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많은 댓글들이 달렸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대부분 부정적인 것인지 놀라울 뿐이야. 난 관심없는 차의 기사는 아예 안 읽어버리는데... BMW 입장에선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해."



Gigast : "BMW가 X4, X6, F20 등을 아무리 많이 판다고 해도, 그래서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못생긴 차를 자꾸 내놓는 회사로 이미지가 굳어버렸을 때의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그 번 돈으로는 만회가 안되는 거야. "



Verschwoerung : (위 댓글에 대한 반박) " 당신이 말하는 이 못생긴 차들을 왜 그렇게 세계인들은 많이 타려고 할까? 베엠베를 사라는 협박을 받는 것도 아닐 텐데 말야." (얘들아 싸우지마. 둘 다 의미 있는 말들을 하고 있는 거란다.)



Der Cheker : " BMW는 아우디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는 거 같아. 아우디에 어쩌면 곧 이태리의 멋진 메이커 알파 로메오가 포함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에 비하면 미니 쿠퍼도 이제는 옛날만 못해졌고. 요즘 딜러가 미니를 34%나 할인해준다고 연락이 오는 거 보면 차가 정말 안 팔리나 봐."



Calimator : (이 친구는 약간 비꼬는 투로 말을 합니다.) "BMW가 스포티한 자동차를 만든 적이 있었었었지. 하지만 지금은...똑같은 세단, 똑 같은 SUV, 똑 같은 쿠페, 거기다 하다하다 이젠 미니밴(1시리즈 GT를 얘기)도 나온다며? (3기통 앞바퀴굴림입니다.) 심지어는 X5 같은 차를 사람들은 차 앞에 BMW라고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스포티한 차라고도 하지. 무게는 작은 트럭 수준에, 에어로 다이나믹은 옷장 수준이고, 도로를 쥐고 달리는 수준은 트랙터 같아."



제가 적은 것 보다 훨씬 많은 의견들이 달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당수가 부정적인 얘기들이었고요. 자동차 에디터들의 의견은 대체적으로 반반으로 갈린 느낌인데요. X6가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기 때문에 사실 독일인들의 이런 반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일은 없을 거 같습니다. 사실 BMW가 독일에선 아우디와 함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메이커임엔 분명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일부 갖고 있습니다.


뭐랄까요, 좀 잘난 척 하며 타고 다닌다는 시선들도 있고,  또는 터키 출신의 젊은 애들이 검정색 3시리즈를 몰려 타고 다닌다고 해서 차별적 발언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부러움의 표시일 수도 있습니다. BMW가 실제로 드라이빙 재미를 강조하는 메이커라서 그런지 베엠베 오너들은 얌전히 타려면 VW이나 벤츠를 타야지 라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벤츠에 비해선 젊고, 아우디에 비하면 약간 터프한 소비자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BMW 운전자들에 대한 비판은 일부분에게 해당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또 없는 얘기는 아닙니다. 거기다 위에서도 언급됐지만 BMW가 갈수록 (포르쉐도 그렇지만) 그 특유의 맛을 잃어간다며 비판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BMW는 이런 다양한 비판을 줄이려는 노력도 장기적인 관점에선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마치 벤츠가 나이든 분위기를 상쇄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사실 반응은 이렇지만 X4도 X6 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 팔리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X3를 베이스로 했기 때문에 실용성과 내구성, 거기다 편의성 등은 모두 검증이 받았거든요. 하지만 쿠페라는 이름표가 붙었기 때문에 여기에 운전의 즐거움이 확실히 추가되어야 할 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맨 마지막 댓글처럼 무니만 쿠페가 될 수 있을 테니까요.


못 생기고 고약한 이미지는 어떻게 해서든 좀 고쳐줬음 하는 게 개인적 바람이고요. 무겁긴 하지만 날카롭게 차체를 돌려주는 핸들과, 살짝 밟으며 빠르게 변속을 가능케 해주는 고유의 클러치 맛 등, 소소함들이 만들어 주는 다이나믹한 드라이빙이 되돌아 와주었음 좋겠습니다. 제가 좀 고루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차를 전자매장에서 사는 느낌은 들지 않았음 하거든요...


 모두 좋은 주말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