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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독일 프리미엄 준중형 세단, 그 전쟁의 서막!

 

우리나라에서는 중형, 때론 준대형의 고급 차들이 월별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하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체급은 준중형급이라 불리는 C세그먼트입니다. 자동차 메이커들 입장에서는 큰 차가 팔릴수록 돈이 많이 남습니다만, 판매량 전체 싸움만 놓고 보면 준중형급에서 선전을 하지 못하면 판매율 면에서 경쟁사들에 뒤질 수밖에 없는데요.

 

그동안 독일의 프리미엄 메이커들은 이 준중형급을 소홀(?)히 했던 경향이 컸습니다. 유럽 내에선 골프라는 강력한 모델이 존재하고 있고, BMW1시리즈와 아우디 A3과 같은 해치백 모델들이 굳건하게 자릴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메르세데스가 A클래스라는 신형 해치백을 내놓으면서 준중형 급에서 프리미엄 메이커들의 경쟁이 본격화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해치백 전쟁 외에 새로운 싸움이 준중형급에서 벌어지게 됐습니다. 좀 더 큰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려는 것인데요. 얼마 전에 메르세데스 벤츠가 CLA를 공개하고 곧 (4월 13일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되며, 엊그제는 아우디가 A3의 세단 모델을 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게 미국에서 공개가 된 A3 세단입니다. 우선 이 차는 아우디 A3 해치백이 기본이 됩니다. 아우디 A3는 골프와 같은 플랫폼을 쓰죠. VW 그룹의 MQB 시스템에 의해 원가 부담이나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해치백 A3와 비교해 스포티한 느낌은 덜하지만 세단 특유의 단정한 느낌은 확실히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해치백 모델에 비해 전장이 더 길어졌는데요. A3 해치백과 세단 그리고 상위급인 A4의 전장을 한번 비교해 봤더니 이런 정도의 차이가 있더군요.

 

A3  해치백 (5도어) : 4310mm

A3 세단 (4도어)     : 4460mm

A4 스포츠백          : 4700mm

 

중형 모델인 A4에 비하면 전장이 좀 짧고 해치백에 비하면 긴, 중간 정도에 위치해 있다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차의 폭 역시 해치백 보다 1센티미터 정도 넓고 중형인 A4 보다는 3센티미터 정도 좁습니다.

 

세단과 해치백 A3의 가장 큰 차이라면 바로 이 리어램프의 디자인이 아닌가 싶은데요. 아 물론 해치백과 세단이라는 기본적인 차이는 기본에 두고 드린 얘깁니다. A3 세단 램프는 앞으로 아우디가 선보일 램프 디자인이라 보면 될 거 같은데요. 날카로운 맛이 있지만 이 포인트가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세단의 뒤태를 살려주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우디 A4를 시승해 봤고, A1도 시승을 해봤고, A3 해치백은 시승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내에서 이미 많이 보고 있는데요. A3 해치백의 경우 이 전 모델 보다 스타일 면에서  훨~!~~씬 멋지고 고급스러운 맛을 줍니다. 굉장히 차가 잘 나와서 개인적으로 제 아내의 다음 차로까지 생각을 할 정도로 끌리는 그런 모델이죠. 그런데 막상 이 세단을 보니 해치백과 실제로 어떤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세단 역시 마음을 많이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똑 같은 사진 각도만 조금 달리 왜 두 장을 올렸냐구요? 아닙니다. 첫 번째 실내는 A3 해치백 실내의 모습이고 두 번째는 세단의 실내 모습이에요. 뭐 결과적으론 같은 사진이 될 수 있을 거 같네요. 어떠세요? 실내가 괜찮죠? 저는 A1의 스포티함과 A4의 고급스러움이 잘 조합이 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특히 기어봉 뒤에 있는 MMI용 다이얼의 경우 면에다 손가락으로 숫자나 알파벳 등의 문자를 직접 써서 입력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게 특징 중 하납니다.

 

A3 세단의 엔진은 일단 3가지가 얘기가 된 것으로 압니다.  1.4 TFSI (140마력), 1.8 TFSI (180마력). 그리고 디젤은 150마력짜리 2.0 TDI입니다. 아우디 해치백 A3의 엔진 라인업에서 가장 판매 비중이 높은 것만 선별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다 엔진 성능일 키운 S3 세단도 함께 공개가 됐는데요.

 

S3의 경우는 300마력의 가솔린 모델이 최고속도 250km/h까지 내달릴 수 있습니다. 실내 분위기도 좀 더 돈이 들어간 느낌이 풍겨 나오죠? 현재 이 차는 늦은 여름, 그러니까 8월말 정도부터 판매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우선 판매 지역은 러시아, 중국, 그리고 미국 등으로 나와 있는데요. 아마 세단 선호가 훨씬 높은 한국도 포함이 되지 않겠나 예상됩니다. 물론 유럽에서도 판매가 될 테고요.

 

가격은 1.4 TFSI 시작가격이 25,000유로라고 하는데요. 현재 A3 해치백 5도어가 24,600유로부터 시작이 되니까 거의 해치백과 세단의 가격이 같다고 봐야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해치백이 좀 더 세단에 비해 비싼데 이 경우는 반대네요. 대충 A3 세단에 대한 이야기를 해드렸는데요. 이렇게 되면 당장 영향을 받은 모델이 하나 떠오르죠? 바로 벤츠 CLA입니다.

 

CLA는 CLS 4도어 쿠페의 동생이라 불리는 그런 모델입니다. 준중형인 A클래스가 베이스이지만 지난 번에 보여드린 것처럼 현재 판매되고 있는 C클래스 보다 전장이 더 길 정도로 사이즈가 큽니다. BMW 3시리즈 보다 전장만 놓고 보면 더 길 정도죠. 물론 내년에 새롭게 나올 C클래스가 훨씬 커지기 때문에 중복될 일은 없을 거 같은데요. 어쨌든 스타일이 굉장히 인상적인 모델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A3 세단의 출현으로 CLA가 타격을 입게 될까요? 글쎄요. 그건 아직 예상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벌써부터 두 모델을 놓고 어느 것이 좋은지 갑론을박 독일 네티즌들은 시끄러운데요. 그래도 몇 가지 비교를 해볼 수는 있을 거 같습니다.

 

우선 가격에서는 벤츠가 (늘 그랬듯) 더 비쌉니다. CLA은 가솔린의 경우 122마력과 156마력 그리고 211마력 모델이 있는데, 122마력 모델이 기본가격이 독일 기준으로 28977유로로 140마력의 A3 세단 가솔린의 25,000 유로보다 4천 유로 (5~6백만 원) 더 비쌉니다. 차의 전장은 CLA이 더 길지만 뒷 공간의 경우 쿠페모델인지라 A3가 더 유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차의 폭은 A3가 20mm 정도 더 CLA보다 더 넓네요. 실제로 독일에서 아우디 A3 해치백 1.8TFSI 가솔린 모델과 벤츠 CLA 220 CDI 디젤 엔진을 비교 시승을 한 내용이 나왔는데요. (마력을 맞추다 보니 가솔린과 디젤을 비교했네요. 정확한 데이타를 내기 위한 시승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이 잡지의 평가에 따르면 운전의 재미와 실용성에서는 A3 해치백이 좋았고, 고급스러움에서는 CLA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실제 구매의 패턴도 이런 형태를 따르지 않겠나 싶은데요. 아우디 A3 세단은 어느 정도 운전의 맛이 보장되는 준중형 고급 세단을 원하는 이들에게, CLA 역시 운전의 즐거움이 어느 정도 보장은 되나, 그 보다는 벤츠라는 존재감과 화려함에 초점을 맞춘 고객들에게 어필을 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CLA의 멋진 스타일이 끌리긴 하지만 저는 A3 세단에 좀 더 마음이 가는데요. 뭐 이에 대해선 앞으로 기회가 되면 시승을 해보고 좀 더 정확하게 저의 의견을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목을 준중형 세단 전쟁의 서막이라고 달았잖습니까? 이렇게 제목을 붙인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아래 이미지를 보시죠.

 

 

예전에 포스팅을 했던 건데요. 내년에 골프를 베이스로한 4도어 쿠페 '골프CC'가 나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러니까 CLA이 CLS의 동생급이라면 골프 CC는 파사트 CC (이제는 그냥 CC로 불립니다만)의 동생이라고 보면 될 겁니다. 이에 비해 아우디 A3는 쿠페형이 아닌 정통 세단이라서 굳이 장르를 나눈다면 VW 제타와 같다고 보면 될 겁니다.

 

일단 준중형에서 정통 세단 모델이 제타 외엔 없던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준중형 세단, 4도어 쿠페 모델들을 내놓거나 내놓을 예정입니다. 거기다가, 지금 브랜드 하나가 빠져 있죠? 네 BMW인데요. BMW라고 이 흐름에 동참을 안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준비한 게 바로 이 모델입니다.

 

  

내후년, 그러니까 2015년에 베엠베가 내놓을 2시리즈 그란쿠페가 그것입니다. 아시다시피 BMW는 시리즈 짝수는 모두 쿠페로 하기로 했죠. X시리즈도 마찬가지입니다. X2, X4, X6 모두 쿠페식이죠. 2시리즈 역시 원형은 문 두 개짜리입니다만 6시리즈 그란쿠페처럼 4도어 쿠페 모델을 내놓게 됩니다.

 

2시리즈는 1.5리터 3기통 136마력 가솔린과 116마력 디젤 엔진 등이 기본적으로 나올 예정이며, 4기통 가솔린 220i는 190마력의 큰 힘을 내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연비 좋은 220d도 추가될 예정으로 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엔진도 함께 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스포츠카 전문 메이커인 포르쉐를 제외하고 독일의 4개 메이커가 모두 준중형급에서 세단 모델을 내놓게 됩니다.

 

그러면 갑자기(?) 얘들이 왜 이러느냐? 일단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가장 판매량이 많은 준중형 세단 시장에 본격적으로 덤벼들어 돈을 더 벌겠다, 혹은 점유율을 더 높이겠다는 의도입니다. 그리고 프리미엄 준중형이라는 수요를 이끌어내 자신들의 존재감을 더 확실하게 전 포지션에서 다지겠다는 의미도 내포가 되어 있지 않겠나 짐작해 봅니다.

 

어쨌든 이렇게 되면서 독일 브랜드들끼리 고급 준중형 세단 시장 쟁탈전이 치열하게 전개가 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독일 메이커들의 간섭 없이 장사를 해왔던 다른 양산 메이커들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게는 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격 차이 등이 있어서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지 몰라도 준중형 세단을 독일 메이커들이 내놓는 다는 것 자체가 자극이 아닐까 하네요. 

 

소비자들 입장에서야 나쁠 이유는 없습니다. 컴팩트한 사이즈를 좋아하거나, 혹은 해치백은 싫은데 중형 수입차를 타기엔 가격적인 부담이 컸던 분들에게는 관심을 받을 만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이나 일본 메이커들도 좀 더 긴장을 하게 될 테고, 이런 긴장이 더 좋은 차를 만드는 긍정적 자극제로 활용이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 누구나 갖겠죠?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 느낌입니다. CLA으로 시작돼 A3 세단으로 이어지고, 골프CC와 BMW 2시리즈 그란쿠페로 이어지는 고급 준중형 세단 시장!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큰데요. 아..세상엔 타보고 싶은 차가 왜 이리도 많은 걸까요? 잠시 이 모두를 운전하고 있는 저의 모습을 상상을 해보며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좋은 금요일과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