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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고유가 시대, 행복한 운전자로 사는 방법

기름값이 알게 모르게 꾸역꾸역 올랐고, 또 의뭉스레 오르고 있습니다. 운전자들에겐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죠. 조금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것이 특별한 일이 아닌 시대가 된 것입니다. "기름값이 그렇게 고민되면 차를 안 타면 되겠네?" 라는 핀잔에 '정말 그래야 하나' 싶다가도 여러 문제로 핸들을 과감히 놓기도 어려운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니 대신 조금이라도 싼 기름, 연비운전에 좋다는 정보에는 더 큰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저는 오늘 좀 다른 관점에서 고유가 시대를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저의 오늘 얘기가 결코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여러분들과 함께 행복한 운전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터놓고 얘기를 해보고 싶은 것이죠. 그럼 나름 생각해본 '고유가 시대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들'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기름값 싸다는 주유소 찾기에 너무 몰입되지 않았으면...

한 운전자가 집에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주유소로 기름을 넣으러 간다는 인터뷰하는 모습을 본 적 있습니다. 이유는 그곳이 집 앞 주유소 보다  기름값이 더 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큰 차이 아니라면 너무 그렇게 기름값 저렴한 곳 찾는 노력,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니가 기름값 줄 거야???" 이러고 막 성질 내시면 할 말은 없지만, 사실 저렴한 주유소 찾아 거기까지 달려가는 정성과 노력이 가득 주유했을 때의 그 만족감으로 보상받아버리면 괜찮은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런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받는 스트레스 또한 상당하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냉정히 따져봤을 때, 실제로 금액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음에도 그냥 남들보다 싸게 넣었다는 그 안도감, 그것이 사람을 은근히 피곤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20분 거리에 더 싼 주유소가 있다면 다시 거기까지 달려가야 하나요? 그렇게 되면 더 많은 수고를 해야 하고, 그렇게 시나브로 기름가격에 대한 스트레스는 커지고 거기에 함몰되어 결국,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업고 다니는' 슬픈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저렴한 기름을 주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그것에 얽매이지 않게끔 마음의 여유를 가졌음 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돈을 내고 넣은 기름값 대신 커피 한 잔, 담배 한 모금 줄이는 것에서 알뜰한 운전자 모습을 되찾는 것은 어떨까요?





나와 맞는 자동차를 선택하는 게 중요

이런 고유가 시대를 살다 보니 당연히 차량 선택에서 중요한 항목 중 하나가 '그 차의 연비가 어떻게 됩니까?' 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중형급 이상에서도 리터당 15킬로 이상 달리는 차들이 많아졌죠. 특히 디젤 차들이 연비에서는 가솔린 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같은 모델이라도 차값이 더 비싼 디젤을 선택하는 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무조건 디젤이면 장땡일까요?

판매 딜러들이 얘기를 해주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1년 기준으로 평균 주행거리가 2만5천킬로미터를 넘기면 디젤이, 이하면 가솔린 차량이 더 경제적이라고들 합니다. 기준점 근처라면 큰 편차가 없기 때문에 어느 것을 선택하든 상관은 없겠지만, 1년에 3~4만 킬로 이상을 타는 분들에겐 거의 선택의 여지없이 디젤이, 반대로 1년에 주행하는 거리가 1만5천킬로 정도 되는 분은 가솔린 모델이 맞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도심 주행이 많은 분들에겐 하이브리드 모델 또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겠죠. 





운전습관만 고쳐도 기름은 아껴집니다

정말 기름값이 부담되는 운전자들은 혹시 자신의 운전자세가 잘못 된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는 게 좋습니다. 급가속 급제동은 기름 소비에 가장 안 좋은 모습이죠. 그러니 항상 도로의 상황을 두루두루 살펴 신호등 상황이나 차량의 흐름을 잘 읽으십시오. 또 타이어 공기압 체크하는 것도 기름을 아끼는 방법이 됩니다. 이 밖에도 많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앞차 꽁무니 너무 붙지 말기. 수동기어 자동차 몰기. 짧은 거리 가급적 운행하지 않기. 트렁크 가볍게 하기. 너무 크고 넓은 타이어 사용 자제하기 등등...




그러나 즐길 때 즐겨주세요!

이렇 듯 한 푼이라도 기름값을 아끼는 것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달리는 즐거움이죠.  굳이 고마력의 스포츠카가 아니어도 자동차에는 속도가 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시원하게 내달려나가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 답답한 가슴이 뻥 뚤릴 때가 많습니다. 독일도 기름값이 높아진다는 뉴스가 나올 때 마다 사람들 한숨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그런데 아우토반 같은 곳 나가 보면 ' 이 인간들 전부 엄살이구먼!' 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말 엄청나게들 달려댑니다.

 짠순이 짠돌이 독일인들도 달릴 수 있는 도로에서는 기름값 걱정 잠시 접고 신명나게 질주합니다. 그것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것이죠. 매일 매일이 그렇게 레이서가 되어서는 곤란하겠지만 가끔씩은 그렇게 RPM을 높여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그렇게 바람을 가르고 싶진 않으신가요?... 한국에서 달릴 곳이 어딨다고...라며 시큰둥해 하실 분들 계시겠지만, 과속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주행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자동차는 요즘 같은 네트웍시대에 오히려 조용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개인적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달릴 수 있으며,  아무 때나 풍경 좋은 곳에서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고마운 대상이기도 한 것입니다. 운송수단, 그것도 저렴하게 실어나르는 도구로만 자동차를 보지 않는다면, 나와 함께 문화생활을 해나가는 친구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기름값 비싼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이젠 아무리 되돌려도 10년 전의 그 가격으로 갈 순 없겠죠. 그렇다고 차를 버려야 할까요? 또 그러하기엔 너무 자동차는 일상에 깊이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십 원 이십 원에 민감하기 보다는,  기름을 아끼기 위한 적당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자동차가 주는 가치를 누리는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갖기 바랍니다. "당신은 그리 하고 있느냐?" 라고 물으신다면 저는 대답합니다. " 네, 그렇게 하고 있고, 그러려 노력할 것입니다." 라고 말이죠. ^^

한 주의 시작입니다. 모두 조금은 여유롭고 넉넉한 월요일이 되셨음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