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세상 1427건

위험한 핸들봉, 벤츠와 아우디는 옵션?

우리나라 자동차용품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중에 핸들봉(또는 파워핸들)이라는 게 있죠. 운전대에 장착하면 편하게 핸들을 돌릴 수 있어 오랫동안, 꾸준히 애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핸들봉이 편하기는 해도 충돌이나 추돌 사고 시 안면부나 가슴 등에 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안전에는 도움이 안 됩니다.


핸들봉 외에도 뒷좌석에 아이들 놀 수 있게 매트를 깔기도 하는데 주행 중에 사용하면 매우 위험합니다. 어떤 안전장치 도움 없이 방치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또 벨트클립이라는 것도 있는데 안전벨트 조이는 느낌이 싫어 느슨하게 해주거나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울리는 경보음이 막으려고 그 자리에 대신 끼워 놓기도 합니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핸들봉 장착된 차량/ 사진= 홍성수 님 제공


벤츠와 아우디의 핸들봉 옵션

그런데 이런 일종의 편의 액세사리는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자칭 타칭 자동차 문화에 앞서 있다는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그런 물건이기도 하죠. 그런데, 얼마 전 일입니다. 벤츠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찾다 익숙하게(?) 생긴 물건이 옵션 목록에 들어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핸들봉이었습니다.

벤츠 일부 모델에 적용되고 있는 핸들봉 사양 / 출처=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홈페이지

뜻밖의 것이었습니다. 설명문에는 '한 손으로 운전대를 쥐고 편안하게 운전하라. 에어백은 정상적으로 작동되며, 핸들봉이 필요 없다면 버튼을 눌러 간단하게 분리할 수 있다.'라고 돼 있었습니다. 거기다 가격이 자그마치 우리 돈으로 50만 원. 안전에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메르세데스 벤츠가 어쩌다 핸들봉 같은 것을 직접 판매하고 있는 걸까 의아했습니다. 


모델별로 찾아봤더니 A 클래스, B 클래스, C 클래스, 그리고 SUV에서는 GLA와 GLC 등에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 '혹 노년층 운전자를 배려한 그런 옵션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른 독일 메이커는 어떤지 찾아 봤습니다. 아우디도 같은 옵션을 일부 모델들에 한해 적용할 수 있게 해놓았더군요. 가격은 벤츠의 절반 이하였습니다. 


핸들봉 주인은 따로 있다

일단 궁금증을 풀기 위해 검색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내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장애인용 자동차 콘텐츠에서 이 핸들봉의 쓰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운전대 쥐는 게 불편한 장애인 운전자를 위한 것으로,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핸들노브가 있었고, 방향지시등과 경적을 울릴 수 있는 멀티형 핸들봉까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멀티 핸들봉 / 사진=petri-lehr 카탈로그

자세히 보니 메르세데스나 아우디에도 고가이긴 했지만 이 멀티 핸들봉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독일은 교통법에 핸들봉의 쓰임새를 분명하게 정해놓고 있었는데요. 우선 장애인차량, 또는 장애인을 위한 운전연습용 차량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비장애인이 운전할 경우에는 반드시 이것을 탈착해야 합니다. 따라서 장애인용이라 할지라도 고정식은 불법입니다.


그렇다면 장애인용만 있느냐? 트랙터, 건설 현장, 또는 벌목용에 쓰이는 특수 차량에도 이런 핸들봉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저렴하고 쉽게 구입이 가능한데요. 우리가 승용차용으로 흔히 사용하는 핸들봉이 여기서는 특수차량용에 쓰이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한마디로 독일에서는 장애인 차량과 특수차량 외에는 핸들봉이라는 것을 쓸 수 없습니다.

장애인용 특수차량 / 사진= petri-lehr 카탈로그

또 한가지 우리와 다른 점이라면 제조사 홈페이지에 장애인 운전자를 위한 옵션이 사진 및 설명, 그리고 가격이 함께 공개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차에 어떤 장애인용 옵션이 적용될 수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했습니다. 물론 상담을 통해 우리나라 제조사 역시 장애인 차량 옵션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 등을 통해 내용을 미리 어려움 없이 파악할 수 있게 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독일 벤츠의 경우 앞서 소개해드린 핸들봉 외에도 장애인용 방향지시등 레버, 페달 사용을 쉽게 한 커버, 또 승하차 시에 쓰이는 차량 보호대, 오른발을 쓸 수 없는 운전자를 위한 가속페달 위치 변경 등의 서비스, 여기에 손으로 가속하고 제동할 수 있는 특수 변속 장치까지. 생각보다 다양한 장애인용 사양을 홈페이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피했습니다. 조금만 꼼꼼히 살폈어도 내가 생각한 핸들봉과는 다른 개념의 것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제 우리도 핸들봉은 장애인용 차량이나 특수 작업차량 외에는 쓰지 않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이를 법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핸들봉뿐만이 아니라 안전을 헤치는 액세서리는 어떤 것도 사용하지 않아야합니다. 생명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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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로 2017.03.24 09:36 신고

    인터넷쇼핑몰에 들어가서 자동차 편의장비라고 입력하면 정말 저런 것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옵니다.
    스티어링휠을 돌리기 힘든 장애인분들이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일반인(비장애인)분들이 저런 장치를 사용하는 건 저로써는 이해가 안 되더군요. 얼만큼 더 편안해야 하는지.. 그 편안함으로 인해 안전은 저멀리 도망 갈 텐데요..
    근데 스케치북님의 글을 읽어보니 독일의 경우는 장애인을 위한 차량 도구들이 잘 마련되어 있네요. 부럽습니다,,

  • 겉보리 2017.03.2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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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엠베와 폴크스바겐이라 부르는 건 틀렸다?"

자동차 관련 글 중 한 번 꺼냈다 하면 논란이 되곤 하는 게 있습니다. 바로 브랜드를 어떻게 읽고 쓰느냐 하는 부분인데요. 특히 영어권 브랜드가 아닌 경우 A가 맞다 B가 맞다 의견이 팽팽합니다. 그중에서도 독일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2, 3일 전에는 한 온라인 자동차 매체에서 이 부분에 대한 기사를 써 저도 관심을 두고 읽었습니다. 


내용은 대략 이랬습니다. 짧은 영상을 통해 모터쇼 현장에서 현지인들이 어떻게 발음하는지 소개한 후 '우리가 알고 있는 브랜드명과는 다르게 들렸다. 베엠베나 폴크스바겐은 적절한 표기가 아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다른 나라 브랜드의 경우 제가 말할 위치가 아니므로 제외하고 오늘은 기사에서 언급된 BMW와 Volkswagen만 놓고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무리 들어도 폭스바겐?

사진=VW

여러분은 Volkswagen을 어떻게 읽고 쓰는 게 맞다 보십니까? 한국에서는 법인명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로 되어 있기 때문에 폭스바겐이라고 발음하고 써야 한다는 의견과, 저처럼 원어에 가깝게 폴크스바겐이라고 쓰고 읽어야 한다는 주장 등으로 대략 갈리는 듯합니다. 제 결론은 '둘 다 상관없다'입니다.


그런데 해당 기사에서는 '아무리 들어도 폭스바겐'이라는 표현을 반복해 쓰며 폴크스바겐으로 쓰는 것보다 폭스바겐으로 표시하는 게 맞다고 했습니다. 우선 이 주장의 가장 큰 문제는 내 귀에 어떻게 들리느냐로 표기의 맞고 틀림을 결론지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어떻게 들리느냐보다는 그들이 어떤 기준을 갖고 발음했느냐로 따져야 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하루'


하루라는 단어를 외국인들에게 들려준다고 해보죠. 말하는 사람에 따라 어떤 이에겐 '하르'로, 또 어떤 이에겐 '하루'로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는 사람은 정해진 발음 규칙에 맞게 '하루'로 발음했겠죠. 하루를 '하르'로 일부러 발음하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Volkswagen도 마찬가지인데요. 자모음을 하나씩 놓고 발음기호대로 적어보겠습니다.

V(ㅍ) o(ㅗ) l(ㄹ) ks(크스) w(ㅂ) a(ㅘ) gen(겐과 건 사이음) =폴크스바(봐)겐(건)


발음기호 : fɔlks|vaːgәn 


기사 댓글 중 알파벳 L이 묵음이라고 한 분이 계셨는데 약음, 그러니까 약하게 소리가 날 수는 있어도 소리가 아예 안 날 수는 없습니다. 바로 이 L이 워낙 약하게 들리고 빠르게 지나가니까 폭스바겐으로 발음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이죠. 그래도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아래 구글 번역이나 N포털 '독일어 사전'의 '발음 듣기' 버튼을 반복적으로 눌러 확인해보면 분명하게 확인이 됩니다.

구글번역 및 네이버 독일어 사전 캡처

베엠베보다는 '비엠비에'에 가깝다?

사진=BMW

BMW의 경우는 훨씬 더 간단하게 정리가 됩니다. 알파벳 그대로 읽으면 되는 문제이니까요. 독일어의 알파벳은 영어와 대부분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발음은 다른 게 많습니다. 영어 'A'는 '에이'라고 발음하지만 독일어 'A'는 '아'라고 발음합니다. 따라서 BMW는 독일인들이 다음과 같이 발음하게 됩니다.

B (베) M (엠) W (붸)

'비엠비에'라고 들렸을지는 몰라도 독일어권에서는 베엠붸라고 발음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다른 무언가가 보이시죠? 바로 W의 발음입니다. W는 'ㅂ' 발음이 나지만 B와는 달리 '붸'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정말 원어 발음에 더 가깝게 표기해야만 한다면 베엠베가 아닌 베엠붸로, 폴크스바겐이 아닌 폴크스봐겐( '겐'의 경우 힘을 빼고 발음해야 하기 때문에 폴크스봐건에 가깝게 발음 됨) 등으로 써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따지는 건 별 의미 없어 보입니다. 그냥 베엠베나 폴크스바겐 정도로 정리해 부르는 게 적절하지 않나 싶습니다. 메르세데스(Mercedes)의 경우도 독일에서는 '메르체데스'로 부르지만 저 역시 한국에서는 우리 식으로 메르세데스라고 사용합니다.


같이 쓰면 되는 문제

정리를 하겠습니다. 제가 언어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학문적으로 이걸 더 따져 들어가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베엠베와 폴크스바겐이 틀린 발음과 표기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법인의 표기에 맞춰 비엠더블유, 폭스바겐코리아 등으로 부르는 것 또한 틀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뭐 중요한 거라고 이렇게 따지냐'라고 말씀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사실 그리 중요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누가 내 이름을 정확하게 불러주는 게 좋듯이 고유명사는 될 수 있는 대로 그 태생지에서 불리는 대로 발음해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제 더는 이 부분에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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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livingnh.tistory.com BlogIcon 뉴햄셔대디 2017.03.22 08:59 신고

    매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2017.03.22 11:51

    비밀댓글입니다

  • HEXAGONIA 2017.03.22 12:37 신고

    저도 스북님 의견에 동의 합니다.
    얼마전 모 매체의 기사와 동영상을 보고 살짝 수준이 떨어진다 생각했었는데, 스북님이 잘 정리해 주셨네요ㅎㅎ
    가능하면 태생지의 발음에 가깝게 불러주는게 좋겠지만, 상황에 따라 그렇지 못하다면 현지 혓바닥실정(?) 에 맞게 조금 바꾸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제가 있는 알버타 주에서는 '폭스바겐'으로 주로 부르는 편이고, BMW는 '비엠떠블유'로 메르세데스 벤츠는 '메르세이~데스'라고 좀 느끼하게 부르곤 합니다.
    참, 게다가 외국어 한글 표기법이 담기관의 수장이나 당시 정책에 따라 자주 바뀌는 걸 잘 아는 이상 이런 논란은 어찌보면 좀 유치하다고 보여집니다 ;)

    • 북미에 독일식 발음을 요구하기는 사실 쉽지 않죠. ㅎㅎ 뭐 그 쪽은 그러려니~하고 있습니다. ;) 어쨌든 원어에 가깝게 부르려는 노력은 필요한데, 그게 원칙이 있기 때문에 그걸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되네요.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7.03.22 14:32 신고

    미생에서 독일어 발음을 하던 강하늘이 생각나네요 ㅎㅎ

  • 비갠뫼 2017.03.22 21:07 신고

    제 주변에서 bmw를 비머라고 할 때 알아듣는 사람은 많은 반면 제가 베엠베라 말하면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아무래도 아직 우리나라에 다수 미국 유학파의 영향과 미국을 절대기준처럼 여기는 사람이 많아서인 듯 합니다.

    글 내용과 별도로 질문이 있는데 잡지구독은 어렵기에 구글검색으로 독일비교시승글을 찾아볼 방법이 있을까요? 지난번 sm6와 k5 비교글은 잘 읽었습니다만 제가 궁금한 부분은 디젤보단 가솔린 2.0 부분인지라...

    • 아무래도 문화적 영향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비교테스트의 경우 자세한 비교 수치 등, 핵심 정보는 잡지를 사거나 해야 확인이 가능합니다. 대략적인 평가와 관련한 내용이 그래도 필요하시다면, 그리고 독일어라도 괜찮으시면 방법을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런데 디젤이 아닌 가솔린 비교테스트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더더군다나 K5와 SM6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될 겁니다.

  • 겉보리 2017.03.23 01:32 신고

    파리를 패리스, 브뤼셀을 브러셀, 아리스토텔레스를 어리스토틀이라고 굳이 발음하던
    미국 유학파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한글로 외국 지명, 인명, 회사 이름을 표기할 때에는
    현지의 발음을 기준으로 한다는 외국어 한글 표기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모든 외국어
    단어를 꼭 미국 식으로 발음해야 한다는 주장이야말로 사대주의가 아닐까요?

    • ㅎㅎ 미국인들, 미국식 영어라면 뭐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정말 고집스럽죠 그 사람들;

  • Sun 2017.03.23 10:50 신고

    여기 호주에서는 현대를 횬↑다이, 기아를 키↑아 말해야 알아듣죠.
    맨날 눈팅만 처음으로 남기네요. 잘 구독하고 있습니다. 스케치북님 덕분에 스코다 예티도 구매해서 잘 타고 다닙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 드리겠습니다.

    • 독일도 비슷하네요. ^^ 그리고 제 글로 인해 예티를 구입하셨다고 하니 정말 그 예티가 속 안 썩이고 잘 달려줬음 좋겠네요. ^^
      고맙습니다.

  • Horhe 2017.03.23 23:42 신고

    모매체의 되도 안한 뻘글에 스케치북님께서 정성스레 답변다시느라 힘드셨네요. 무슨 저런 말도 안되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다 있답니까? '아무리 들어도 폭스바겐'이라니요? 지나가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끄적거려봅니다.

    •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너무 엉뚱한 주장을 기사로 해서 글을 안 쓸 수가 없었습니다;;

  • 디젤마니아 2017.03.25 02:13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폴크스바겐 살아있는 전설 피에히의 씁쓸한 퇴장

지난주였죠. 독일 주말판 신문인 '빌트암존탁'은 페르디난트 피에히(Ferdinand Piëch) 전 폴크스바겐 그룹 이사회 의장이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상당 부분을 처분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2015년 경영권 문제로 물러난 그가 가지고 있는 포르쉐SE 주식은 약 14%로, 그중 상당량을 매각할 계획인데 액수로는 약 1조 2천억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처분하게 되면 폴크스바겐 그룹 경영에 영향력을 완전히 잃게 되는 것이라 그 속내가 궁금했습니다.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폴크스바겐 이사회 의장 / 사진=폴크스바겐


전설이 된 엔지니어 

피에히 전 의장은 아시다시피 포르쉐 박사의 외손자로 1937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 영향을 받고 자란 그는 자동차 기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공부를 마친 1963년부터 1971년까지 포르쉐에서 근무를 하게 됩니다. 포르쉐에서 유명한 경주용 차 917 제작을 뚝심으로 밀어붙이며 유명해졌지만 그 바람에 회사 재정에 어려움이 따르기도 했습니다.


포르쉐 집안의 경영권 갈등으로 그는 회사를 떠났고 이후 1972년부터 아우디에서 일하게 됩니다. 콰트로, 공기저항, TDI 엔진, 알루미늄 바디, 5기통 엔진 등이 그의 작품으로, 지금의 아우디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1988년 아우디 회장에 취임한 그는 다시 1993년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되고, 2002년까지 현장을 지휘하게 됩니다.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그는 2015년까지 폴크스바겐 그룹 감독 이사회 의장 자리에 앉게 되는데, 총 20년 이상 폴크스바겐의 절대군주로 그룹을 통치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다 자신이 키우고 이끈 마르틴 빈터코른 전 폴크스바겐 회장과 갈등 속에 그를 축출하려다  오히려 마틴 빈터코른을 지지하는 이사회의 집단 반발에 의장 자리를 떠나는 수모를 당하게 됩니다.


2015년에 터진 디젤 게이트를 통해 마르틴 빈터코른이 물러나면서 혹 피에히 전 의장이 다시 복귀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지만 결국 대주주의 자리까지 내놓으며 완전히 폴크스바겐과 결별을 할 상황에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그는 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요?

포르쉐 박사를 중심으로 사진 좌측은 911을 디자인한 친손자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 우측이 외손자인 페르디난트 피에히 / 사진=포르쉐


집안 권력다툼

피에히의 이번 결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포르쉐 가문을 잠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포르쉐 박사에게는 딸 루이제와 아들 페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루이제는 안톤 피에히와 결혼하며 루이제 피에히가 되고 페리 포르쉐는 아버지의 뒤를 이으며 포르쉐를 경영하게 되죠.


루이제 피에히는 2차 대전 당시 아버지와 남편이 전범 수사를 이유로 프랑스로부터 감금당했을 때 회사를 지키고 법적 투쟁을 하기도 했던 여장부였습니다. 그런 그녀에겐 4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페르디난트 피에히였습니다.


반대로 오스트리아에서 루이제 피에히가 포르쉐 사업권을 가지고 일을 하는 동안 페리 포르쉐는 독일에서 포르쉐를 이끌며 회사를 키워나가게 됩니다. 그런 페리 포르쉐에게도 4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그 중 한 명이 페르디난트 피에히와 권력 투쟁을 벌인 볼프강 포르쉐였습니다.

<피에히 자녀>                      <페리 포르쉐 자녀>

에른스트 피에히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 (911 디자인)

루이제 닥서 피에히                 게르하르트 포르쉐

페르디난트 피에히                  한스 페터 포르쉐

한스 미헬 피에히                    볼프강 포르쉐

이 집안은 포르쉐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협력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도권을 위한 갈등과 경쟁을 끊임없이 이어왔습니다. 2005년, 당시 비데킹 회장이 이끌던 포르쉐가 거대한 폴크스바겐 그룹을 인수하겠다며 지분 인수에 나서며 포르쉐가와 피에히가의 갈등이 표면화됩니다. 


당시 폴크스바겐 그룹은 피에히 가문의 3남 페르디난트 피에히가 회장으로 있었고 비데킹 포르쉐 회장의 뒤에는 포르쉐 집안의 막내(74세) 볼프강 포르쉐 대주주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포르쉐 집안의 사촌형제끼리 그룹 전체 경영권을 놓고 싸움을 벌인 격이었습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폴크스바겐 그룹이 포르쉐를 역으로 인수하며 이 다툼은 2009년 끝을 맺게 됩니다. 하지만 볼프강 포르쉐나 페르디난트 피에히는 결국 집안 사람들이었습니다. 두 가문은 폴크스바겐 그룹 경영권을 함께 지키기로 하고 지주회사인 포르쉐SE를 통해 의결권(현재 53%)을 갖게 됩니다. 이로써 포르쉐 가문은 완벽하게 폴크스바겐과 포르쉐를 통합시켰고, 이는 포르쉐 박사가 회사를 세운 지 78년 만의 일이었습니다. 

페르디난트 피에히(사진 맨 왼쪽)와 볼프강 포르쉐 (사진 맨 오른쪽) / 사진=포르쉐

 

친가의 역공?

이후 페르디난트 피에히는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폴크스바겐 그룹 최고 권력자로 군림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됩니다. 공격적 인수합병 등을 통해 거대한 제국으로 회사를 키웠고 카리스마를 앞세워 자신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었습니다.


반대로 볼프강 포르쉐는 포르쉐SE의 감독위원회(6인)를 이끌며 조용히 대주주의 역할에만 임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비데킹 포르쉐 회장이 VW 인수전에서 실패하고 물러날 때 눈물을 떨구던 볼프강 포르쉐는 이후 피에히에 반기를 들게 됩니다. 바로 마르틴 빈터코른 회장 추출을 명했던 피에히 의장과 맞선 것이죠.


노조 측 감독이사 등 핵심 멤버들과 뭉쳐 피에히 의장의 뜻에 반대하며 빈터코른을 지지한 볼프강 포르쉐는 결국 사촌형인 피에히를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데 성공합니다. 내부 반발에 꺾이며 힘을 잃은 피에히는 이후 포르쉐 가문의 또 다른 압박에 시달리게 되는데 명분은 바로 세대교체였습니다.

볼프강 포르쉐(맨 왼쪽) / 사진=포르쉐


세대교체를 위해

최근 독일 슈피겔은 피에히 전 의장이 자신의 주식을 팔려고 하는 이유로 다음 세대로 지분을 넘겨 가문의 대주주의 권리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집안 압박에 피에히가 무릎 꿇은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실었습니다.


현재 폴크스바겐 경영의 실질적 권리를 가진 곳은 포르쉐SE로, 이곳 감독 이사회에는 볼프강 포르쉐와 바로 위의 형 한스 페터 포르쉐가 있으며, 다시 사촌인 페르디난트 피에히와 그의 동생 한스 미헬 피에히가 있습니다. 여기에 볼프강 포르쉐의 큰형 아들인 페르디난트 올리버 포르쉐, 또 쌍둥이칼로 유명한 헨켈의 전 회장 울리히 레너가 유일하게 핏줄이 아닌 입장에서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6인회에서 페르디난티 피에히를 내보내고 새로운 인물을 앉히겠다는 것이 포르쉐가의 결정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정확히 누가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피에히가와 포르쉐가에는 여러 자손들이 있기 때문에 피에히가 순순히 포르쉐가에게 자신의 지분을 내놓고 물러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페르디난트 피에히 / 사진=아우디

피에히는 자동차 엔지니어로 정말 많은 업적을 남겼습니다. 또 경영인으로 폴크스바겐을 사지에서 구해내기도 했죠. 할아버지도 이루지 못했던 자동차 제국의 꿈을 실현하며 승승장구했던 그였지만 한편으로는 주변을 품지 못하고 강하게만 밀고 나간 다소 독단적 모습의 그를 사람들은 염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부러지고 말았죠.


그의 폴크스바겐 그룹과의 인연은 이처럼 씁쓸하게 끝을 맺게 될 듯한데요. 5월 주총 전까지 이 문제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4월 중순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것이 포르쉐 가문의 계획이라고 슈피겔 등은 전하고 있습니다. 과연 피에히 전 의장은 자신의 80회 생일(4월 17일)을 어떻게 맞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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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세 2017.03.20 11:56 신고

    이런 글 재밌어요!!!ㅋㅋ
    근데 폴크스바겐은 포르쉐가로 넘어가기 전까지 누가 경영했나요??

    • 본문에도 잠깐 언급이 됐지만 벤델린 비데킹이라는 회장이 통합되기 전까지 경영했었습니다. 카이엔, 박스터 등이 이 사람 때 나왔고, 포르쉐 경영 흑자로 돌린 주인공이기도 했죠.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7.03.20 14:42 신고

    영화보다는 드라마가 좋겠습니다! 한번 가문의 역사와 자동차 발전의 역사가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ㅎㅎ

  • 겉보리 2017.03.20 17:43 신고

    자동차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인물이지만 그 역시 고인 물이 된 것이겠지요.

  • 폴로 2017.03.21 11:32 신고

    과거의 경력이 어찌됐든, 인간은 어디나 비슷비슷한가 봅니다.
    권력과 돈 앞에서는 서양/동양을 막론하고 비슷하네요.

  • 코코짱 2017.03.22 18:27 신고

    외국에서는 대주주는 주식만 갖고 있고 경영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런것도 아닌가 봅니다.

    • 대체로 대주주가 전문경영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신 인사권 등은 가지고 있겠죠?

현대는 왜 i30 3기통 터보 엔진을 안 들여올까?

지난 2월이었죠. 독일 유력 자동차 매체인 아우토빌트에서 준중형급 5개 해치백에 대한 비교테스트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현대 i30가 오펠 아스트라, 마쯔다 3, 르노 메간, 푸조 308 등의 실질적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1위에 올랐는데요.


조향성이나 민첩함 등, 주행의 역동성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엔진과 변속기의 조합 등이 괜찮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이때 테스트 된 i30 모델은 1.4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이 달린 모델이었죠. 그리고 또 다른 유력 매체인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최근 i30와 오펠 아스트라를 다시 맞붙였는데 이번에는 아스트라의 우세승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엔진이 달랐습니다.

현대 i30 / 사진=현대자동차

테스트된 i30의 경우 1.0 가솔린 터보 엔진이 들어간 것으로 998cc 3기통 120마력의 성능을 보였는데요. 상대 아스트라는 1.4 리터 터보 가솔린(125마력)이었으니까 마력에서는 두 모델 사이에 차이가 크지 않았고 다만 토크의 경우 i30는 171Nm, 아스트라는 230Nm으로 차이가 좀 났습니다.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는 전체적으로 조향성과 가속 능력 등, 운동성과 연비에서 아스트라가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면, i30는 서스펜션의 안락함과 주행 안전성 등에서 좀 더 좋았다고 평가했습니다. 토크를 조절하고 고질적인 조향감 문제를 해결한다면 적어도 유럽 기준에서 큰 약점은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3기통 터보 엔진에 대한 내용을 보니 궁금해지더군요. '왜 한국에는 없는 걸까?' 하고 말이죠. 몇 년 전 기아 유럽 전략형 모델 씨드에 먼저 적용된, 이미 시장에 선을 보인 그런 엔진이기에 새로울 건 없습니다. 충분히 유럽에서 검증이 끝났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소형이나 준중형급에 달려 나올 만한데 왜 보이지 않는 걸까요?


유럽 준중형에선 흔하게 보는 3기통 터보 엔진

엔진 다운사이징 문화는 사실 유럽에서 시작됐다 봐야겠죠. 환경규제 등에 대응하고 공간효율이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실린더 수가 줄어들게 됐습니다. 3기통은 물론 심지어 피아트 500에는 875cc 2기통 (105마력) 터보 엔진이 장착될 정도니까요. 그리고 경차나 소형차 등에만 장착되는 게 아닙니다. 제법 덩치가 있는 준중형에까지 3기통 터보엔진은 줄줄이 달려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모델들입니다.

시트로엥 C4 1.2 터보 (1199cc) : 3기통 110 & 130마력

포드 포커스 1.0 에코부스트 (998cc) : 3기통 100 & 125마력

기아 씨드 1.0 터보 (998cc) : 3기통 120마력

현대 i30 1.0 터보 (998cc) : 3기통 120마력

오펠 아스트라 1.0 터보 (999cc) : 3기통 105마력

푸조 308 1.2 터보 (1199cc) : 3기통 130마력

세아트 레온 ST 1.0 TSI (999cc) : 3기통 115마력

스코다 옥타비아 1.0 TSI (999cc) : 3기통 115마력

폴크스바겐 골프 1.0 TSI (999cc) : 3기통 110마력

3기통 터보 엔진을 장착한 것 중 가장 마력이 높은 것은 미니 쿠퍼 1.5 모델로 136마력이고 포드의 경우 중형인 몬데오 엔트리급 엔진으로 1.0 에코부스트 (125마력)가 장착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많은 양은 아니겠지만 중형 세단에까지 3기통 터보 엔진이 달리고 있다는 게 놀랍죠. 확실히 유럽시장은 작은 엔진에 대한 시장이 형성돼 있습니다.

몬데오 / 사진=포드

이 외에 소형급으로 내려오면 일본 스즈키 등도 합류하며 그 볼륨은 더 커집니다. 당연히 현대나 기아도 흐름을 외면할 수 없었겠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조금 다르죠. 소형차 시장도 많이 죽었고, 그러다 보니 다양한 엔진을 선보이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준중형급에 3기통 엔진이 달린다는 것을 아직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만한 준비가 안 되었다고 분석할 수도 있습니다.


가격에 대한 부담

그렇다면 단순히 시장이 준비 안 되었다는 것만이 이유가 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좀 더 현실적 부분으로 들어가면 역시 가격 부담을 들 수 있을 듯한데요. 유럽에서 현대와 기아가 어떻게 가격을 책정해서 판매하고 있는지를 비교하면 이해가 빠를 듯합니다. 독일 기준으로 한 번 정리해 봤습니다.

i30 1.4 4기통 가솔린

100마력 / 최대토크 134Nm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26g/km / 시작가 : 17,450유로


i30 1.0 3기통 가솔린 터보

120마력 / 최대토크 171Nm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12g/km / 시작가 : 19,700유로


기아 씨드 1.4 4기통 CVVT

100마력 / 최대토크 134Nm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38g/km / 시작가 : 14,900유로


기아 씨드 1.0 3기통 터보

100마력 / 최대토크 171Nm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09g/km / 시작가 : 18,890유로


기아 씨드 1.0 3기통 터보

120마력 / 최대토크 171Nm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15g/km / 시작가 : 21,690유로

씨드 / 사진=기아자동차

1.4리터그 자연흡기 엔진과 비교해 봤을 때 가격 차이가 상당히 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다른 브랜드는 어떤지 포드 포커스를 가지고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포드 포커스 1.6 4기통 자연흡기 엔진

85마력 / 최대토크 141Nm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36g/km / 시작가 : 16,450유로


포드 포커스 1.0 에코부스트 3기통 터보 엔진

100마력 / 최대토크 170Nm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05g/km / 시작가 : 18,200유로


포드 포커스 1.0 에코부스트 3기통 터보

125마력 / 최대토크 170Nm / 이산화탄소 배출량 : 108g/km / 시작가 : 21,400유로

현재 한국에서 기아 K3에 들어가는 1.6 감마 엔진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1.0 3기통 터보 엔진이 장착된 K3를 판다면, 소비자들이 과연 약간의 연비 우세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것에 만족해 구매할 것인지, 이 부분은 장담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소음과 진동

i30 3기통 터보 엔진 / 사진=현대자동차

또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역시 3기통 엔진의 소음과 진동 부분일 겁니다. 옛날보다 소음과 진동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냉정한 시선에서 보자면 4기통보다 이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소음 잡고 진동 잡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이렇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비싼 엔진 가격만 또 오르게 될뿐입니다.


결국 시장이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다는 점, 그리고 상대적으로 비싼 엔진 가격, 거기에 소음과 진동에 민감한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유럽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왜 한국에 i30 3기통 터보 안 들어 와요?"라고 물은 분이 계셨는데, 오늘 내용이 궁금증에 대한 답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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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보리 2017.03.18 14:51 신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좀 더 다양한 제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가격에 대한 부담' 단원에서 처음 표 i30에 대한 부분 'i30 3기통 가솔린'이 혹시 터보 의 오기 아닌가요? 그리고
    기아 씨드 1.0 3기통 터보와 포드 포커스 1.0 에코부스트 터보 엔진이 두 번씩 언급되었는데 출력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가격이 다른데 그들 사이의 차이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

    • 터보를 빼먹었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같은 1.0에코부스트라고 해도 세팅이 달라서 마력과 토크, 연비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르더군요. 물론 판매가격도 조금 다르고요. 이 차이는 트림의 차이이기도 하고요. 적용되는 사양에도 약간 차이가 있는 듯하네요.

  • 행인 2017.03.22 20:21 신고

    비교해주신 가격표를 보니, 제일 민감한 가격 때문에 힘들겠네요. 국내소비자들은 눈에 보이는 편의사양 향샹으로인한 가격인상이면 모를까, 출력도 결과적으로 비슷한 다운사이징으로 가격이 껑충 뛴다면 저항이 심하겠어요.

    • 가격, 그리고 준중형급에 3기통 998cc 엔진이라니? 하는 인식 등이 결정적 걸림돌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카림 하비브 인피니티로, BMW 디자이너 대이동 일단락

세계적 자동차 기업의 조직도는 복잡합니다. 보통 개별 브랜드를 거느리는 그룹 형태로 되어 있는데요. 각 브랜드를 총괄하는 최고 경영진이 있고 다시 그 아래로 브랜드별 세부 조직망을 갖추고 있죠. BMW도 마찬가지입니다. BMW, 미니, 롤스로이스, 오토바이 브랜드인 BMW 모토라트, 그리고 다시 BMW 브랜드 내에서도 전기차 부분인 i 브랜드와 고성능 브랜드인 M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별로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총괄디자이너가 그룹 총괄 디자이너 밑으로 포진됩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시작해 BMW 내부 사정과 맞물리며 수석디자이너들의 연쇄 이동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큰 관심은 BMW 브랜드 디자인을 총괄하던 카림 하비브(Karim Habib)였죠.

카림 하비브/ 사진=BMW


중국 아닌 일본으로 가다

독일 언론들은 카림 하비브가 중국이 아닌 일본 인피니티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인피니티는 닛산이 만든 고급 브랜드로 도쿄와 베이징, 런던과 미국 샌디에이고에 자리하고 있는 디자인센터를 총괄하게 됩니다. 대체로 언론들은 그간의 움직임(?)으로 봐서 중국계 회사로 가는 게 아닌가 추측을 했지만 목적지는 일본이었습니다.


40대 후반의 캐나다 국적 레바논계 카림 하비브는 1998년부터 BMW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2009년에 라이벌 업체인 메르세데스 벤츠로 옮겼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2년 만에 BMW로 돌아왔고, 2012년 브랜드 디자인을 총괄하는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는데요.


하지만 최근 올 초 BMW와의 인연을 끝냈습니다. 라이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발생한 갈등이 회사와 결별을 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루머가 있었지만 정확한 이유는 알려진 바 없습니다. 그의 인피니티 선택 이유가 디자인적 성취인지, 아니면 안정적 수장 자리를 위함인지는, 앞으로 그가 내놓을 디자인을 통해 평가되지 않을까 합니다. 


1년도 안 돼 3명의 수석 디자이너를 잃은 BMW

그런데 카림 하비브의 갑작스러운 사표 제출 이전 이미 1년 전부터 BMW 디자인 파트에서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지난해 4월 BMW 전기차 브랜드인 i의 핵심 인력 4명이 중국의 스타트업(창업기업) 업체로 일순간 옮겨갔습니다. i8 프로젝트를 이끌던 카르스텐 브라이트펠트가 퓨처 모빌리티의 CEO로 가며 3명의 인력이 함께 움직인 것인데요.


i 브랜드 생산관리를 책임지던 헨드릭 벤더스, 전기파워트레인 개발자였던 덕 아벤드로스, 그리고 프랑스 출신으로 i 시리즈 디자인을 책임졌던 디자이너 베노아 야콥(Benoit Jacob) 등이었습니다. 퓨처 모빌리티는 텐센트와 애플 생산업체 폭스콘 등이 자본을 출자해 만든 전기차 회사로, 구글이나 테슬라 등의 인력을 대거 스카우트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BMW 그룹 디자인을 지휘하는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우측)과 함께 한 베노아 야콥(좌측) / 사진=BMW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 / 사진=BMW

그리고 핵심 인력이 한꺼번에 빠져나간 BMW에게 다시 한번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베노아 야콥이 떠난 지 얼마 안 지나 다시 중국의 신생 자동차 업체인 보그워드는 MINI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 앤더스 워밍(Anders Warming)을 자사 디자인 총괄로 임명한 것이죠.


미니 클럽맨과 콘셉트카인 수퍼레제라 디자인으로 알려진 앤더스 워밍은 BMW에 사표를 낸 지 단 3주 만에 보그워드로 옮겨 말이 좀 많았던 듯합니다. 보그워드는 처음에는 독일에서 만들어진 자동차 회사였지만 1970년대 들어서며 사라졌다가 브랜드를 중국 자본이 사들이며 중국 자동차 회사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이미 SUV를 공개한 보그워드는 올해부터 앤더스 워밍과 함께 본격적인 유럽 디자인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작년 BMW 100주년 행사에서 선보인 미니 비전 Next 100 모델 앞에선 앤더스 워밍 / 사진=BMW


수혈은 전 폴크스바겐 출신들로

1년도 안된 시간 동안 핵심 디자이너 3명을 잃은 BMW는 디자인을 이끌 총괄 디자이너들을 찾아야 했죠. 그리고 그 자리는 폴크스바겐 그룹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두 명에게 돌아갔습니다. 

조제프 카반 / 사진=BMW

우선 BMW 브랜드 디자인을 책임질 수석 디자이너로 조제프 카반 (Jozef Kaban)이 선택됐습니다. 체코 출신인 조제프 카반은 1999년 폴크스바겐의 하이퍼카 브랜드인 부가티에서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후 자리를 옮겨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아우디 외관 디자인을 책임졌고, 다시 2008년부터는 역시 폴크스바겐 그룹 내 체코 브랜드인 스코다에서 일해왔습니다. 


스코다 출신을 BMW 브랜드 총괄 디자인으로 선택한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사실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스코다는 고급 브랜드도, 그렇다고 디자인이 좋은 브랜드도 아니기 때문인데요. 그래도 어떤 가능성, 그리고 BMW에 새로운 디자인의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능력이 그에게 있다고 경영진은 판단한 듯합니다. 조제프 카반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부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다면 새로운 변화가 가능하리라 기대합니다.

도마고 두케(사진 맨 우측) / 사진=BMW

그리고 앞서 소개한 i 브랜드 디자인 책임자 베노아 야콥의 후임도 결정이 됐죠. 좀 더 젊은 디자이너 도마고 두케(Domagoj Dukec)에게 총괄 자리가 돌아갔습니다. 막 마흔을 넘긴 도마고 두케는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독일 포르츠하임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후에 폴크스바겐과 푸조 시트로엥에서 일했고 2010년 BMW 디자인팀에 합류했습니다.


위기는 기회다

베노아 야콥과 함께 i 브랜드 디자인을 해왔기 때문에 도마고 두케의 i 브랜드 총괄 임명은 내부 승진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듯한데요. 이처럼 자동차 업계에서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들은 수시로 회사를 옮기거나 스카우트 되며 다양한 경력을 쌓아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어떤 이는 좋은 조건을 따라, 어떤 이는 디자인 철학이 맞지 않아서, 또 어떤 이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BMW는 이번 수석 디자이너 연쇄 이동을 통해 어수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빠르게 다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BMW 디자인을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서도 이번을 기회로 삼아 키드니 그릴과 호프마이스터 킥 등으로 대변되는 BMW 디자인 전통이 유쾌하게 되살아날 수 있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2002 터보 / 사진=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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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3.15 07:38

    비밀댓글입니다

  • 폴로 2017.03.15 09:24 신고

    어딜가나 사람 사는 세상은 비슷하군요^^;
    아무튼 bmw가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기고 좋은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 겉보리 2017.03.17 00:43 신고

    과거에는 카로체리아 중심으로 디자인 흐름이 이어졌다면 지금은 회사의 디자인 팀이 강해지면서
    디자이너의 이동으로 회사마다의 특징이 오히려 희석되어 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개성 있고 다양한 시도가 많아지면 좋겠지만 시장과 자본의 특징이 그렇지 못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그렇지 않아도 최근 크리스 뱅글 전 BMW 디자이너가 요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비판한 인터뷰 기사가 있더군요.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무리한 시도를 하기 어렵고, 그렇다보니 브랜드 내에 있는 디자이너들도 그런 경영철학에 충실한 디자인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차별화를 어렵게 하는 요소인 거 같고요. 역시 최고 경영진과 최고 디자이너의 철학의 문제도 있어 보이네요.

  • 2017.03.19 21:01

    비밀댓글입니다

    • Hofmeister kick에서 kick (킥) 이 부분은 영어이고 독일어로는 Knick라고 합니다. 발음은 크닉크이니까 킨크라고 하시면 안됩니다. ^^ 빌헬름 호프마이스터라는 디자이너가 만든 것이라고 해서 그렇게 이름지어졌어요.

      호프마이스터 킥, 또는 호프마이스터 크닉크, 둘 다 맞습니다. ^^

말려 죽일 셈인가? 한국GM이 답해야 할 때

지난주 오펠을 푸조시트로엥 그룹의 인수가 공식 발표됐습니다. 1999년부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펠을 과연 PSA가 되살릴 수 있을 것인가 여러 이야기가 이후 유럽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PSA는 2020년, 그러니까 약 4년 후부터는 오펠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거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가장 염려가 됐던 구조조정에 따른 공장 폐쇄와 인원 감축 등의 문제는 적어도 2018년까지는 언급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GM과 오펠 사이에 맺은 계약을 PSA가 받아들였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큰 틀에서 남은 문제는 하나입니다. 오펠 모델들을 정리하는 것이죠.

카를로스 타바레스 PSA 회장과 메리 배라 /사진=한국GM


모카와 Karl이 한국GM에 끼칠 영향

최근 독일의 자동차 시장 분석 기관 CAM (Center of Automotive Management)의 대표 슈테판 브라첼 박사는 앞으로 오펠의 단종될 모델, 그리고 순차적으로 푸조 플랫폼을 이용해 나올 자동차가 어떤 것이 될지 아우토빌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냈습니다.


오펠은 소형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고 올해부터 3년에 걸쳐 SUV 크로스랜드X, 그랜드랜드X, 그리고 몬자X 등을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었습니다. 현재 모카X라는 B세그먼트 SUV 하나로 버티고 있는 상황인지라 시장 확대나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SUV 라인업이 갖춰져야만 하는 입장인데요.


이미 공개가 된 크로스랜드X SUV와 내년에 공개될 SUV 그랜드랜드X는 이미 협업을 통해 PSA 플랫폼을 통해 생산될 모델이기 때문에 별문제 없습니다. 하지만 중형급 SUV인 몬자X의 경우 GM 산하 뷰익의 플랫폼을 통해 (뷰익 엔비전이나 오펠 안타라 플랫폼인 D2XX가 아니었을지) 나올 예정이었지만 GM 생산공정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계획이 엎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PSA 플롯폼을 통해 생산될 크로스랜드X / 사진=오펠

푸조나 시트로엥이 중형급 SUV를 내놓지 않는 이상, 혹은 오펠의 플랫폼 개발을 통해 반대로 푸조나 시트로엥이 중형급 SUV를 만들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는 오펠의 중형 SUV는 당분간 만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인터뷰 기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따로 있었습니다. 오펠 모카X와 경차 모델 카를(Karl)을 언급한 부분이었는데요. 슈테판 브라첼 박사는 2019년 모카X가 단종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또 경차 모델 카를의 경우 2021년부터는 푸조 208 등이 생산되는 EMP1 플랫폼을 통해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했죠.

모카X / 사진=오펠

모카X와 카를의 단종 혹은 플랫폼 변경이 중요한 것은 이 두 모델이 지금까지 한국GM의 부평공장(모카X)과 창원공장(카를)에서 완제품 또는 부분조립(CKD) 형태로 유럽으로 건너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둘 모두 한국GM 공장에서 생산되지 않게 된다면 그 타격은 상당할 것입니다.


두 모델이 한국 GM 전체 수출량의 1/5 차지

2016년 한해 결과만 놓고 보죠. 오펠과 복스홀(영국에서는 오펠이 아닌 복스홀로 판매) 이름으로 유럽에서 팔린 모카X와 카를(영국명 '비바') 수량은 유의미했습니다. 모카X가 대략 16만 대 이상, 카를이 6만 대 미만 수준으로, 작년에 한국GM이 수출한 차량의 1/5 수준을 두 모델이 차지했죠. 참고로 안타라(캡티바 수출명)는 러시아 등 극히 일부 시장에만 수출됩니다.


그렇다면 모카X와 카를의 지난해 수출량은 어느 수준일까요? 작년 한국GM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판매한 것이 약 18만 대였으니까 두 모델이 한국 내수 1년 판매량보다 많습니다. 만약 슈테판 브라첼 교수의 말처럼 2년에서 4년 안에 더는 한국GM 공장에서 이 두 모델이 생산 안 된다면 당장 이것은 그동안 이어져 온 'GM 철수설'과 맞물려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군산공장 전경 / 사진=한국GM


철수보다는 고사(枯死)작전으로?

2002년 GM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GM의 한국 철수설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때마다 GM은 철수는 없다고 했죠. 하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시장에서는 철수한다는 경영철학을 내세운 메리 배라 회장이 취임한 이후 한국GM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더욱 커졌습니다.


실제로 메리 배라는 호주, 유럽,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 등, 이익이 되지 않은 시장에서 미련 없이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14년 이후 계속해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GM도 이런 메리 배라 경영전략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2014년 한 언론을 통해 GM이 한국GM을 매각하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습니다. 한국GM에서 개발되거나 생산되는 자동차 기술에 대한 소유권이 한국GM에 있고, 매각하게 되면 이 차들의 모든 권리가 그대로 넘어가기 때문에 쉽게 손을 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따라서 매각으로 인해 기술이 유출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신차 생산을 배제해 나가며 자연스럽게 규모를 줄여 판매기지로 삼을 가능성이 예측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이후 디자인과 차량 개발 등에서 큰 역할을 했던 한국인 임원들이 한국GM을 떠나고, GM 본사에서는 한국 공장의 임금 상승 등에 따른 생산성 문제를 지적하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창원공장 스파크 생산 라인 / 사진=한국GM

그리고 최근 올란도 모델의 생산 중단을 본사가 결정, 이제 군산공장에서는 크루즈만 생산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2015년부터 계속해서 생산 중단을 시도하고 있는 전략의 연장선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수출에서 큰 몫을 담당하던 오펠 모카X와 카를까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생산하지 못하게 된다면 한국GM의 구조조정 시간은 그만큼 빨라질 수 있습니다.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계획 밝혀야

한국GM은 지난해 내수에서 18만 대 이상을 팔아 2002년 이후 한해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유럽 수출생산량을 대체자로 보존해주지 않는 이상, 내수 판매 모델의 생산 중단과 유럽 수출 물량의 중단에 따른 타격이 인원 감축이나 공장 폐쇄 등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GM 본사는 인건비 상승을 한국GM의 가장 큰 불만요인으로 이야기하고 있죠.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공장의 규모를 줄이는 일종의 고사작전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노조와 한국GM 경영진 모두가 공장을 지켜내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논의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GM 경영진은 협의를 위한 테이블을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언제 한국을 뜰지 모를 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 위해서라도 GM은 정말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투명하게 바라는 점과 계획을 꺼내놓고 노동자들과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적극적으로 한국GM을 위한 조정자 역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GM과 관련해 들려오는 소식들은 어느 하나 반가운 게 없는 요즘인데요. 이런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서로 간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입니다. GM의 솔직한 이야기가 그 어느 때보다 듣고 싶습니다. 문제의 해결은 속마음을 서로 내보이는 것부터가 아닐까요? 한국GM에는 1만 7천여 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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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7.03.13 16:17 신고

    트럼프의 자국 중심이 노골적인 시점이라 그런지 더 걱정이 큽니다 ㅠㅠ

  • 김재동 2017.03.13 19:02 신고

    하거나 말거나 ,

    현기차 주식도 다 양키들 아닌가?

    이유는 지엠이 한국시장을 절대 공격적으로

    하지 않으니.

    차라리 엘지가 인수하는게 어때?

  • Favicon of http://jhoki@naver.com BlogIcon 정호기 2017.03.13 22:24 신고

    미국기업은 노예사냥군 국가기간산업 gm에 넘긴것이 잘못 빨리 gm 결별하고 국가 기간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gm에있는것 자체가 국가나 국민에게 불운

  • 젠1 2017.03.14 00:03 신고

    미션을 바꿔. 현기 씹어먹을수 있다.

  • 기현 2017.03.14 00:32 신고

    폭바
    도요타 혼다 에 팔고 나가면
    좋을듯 한데요

  • 겉보리 2017.03.14 00:59 신고

    GM은 과거에도 우리 시장에서 쉽게 철수했던 경력이 있지요.
    원래부터 기업 윤리 등이 투철한 회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 신뢰가 안되는, 언제 털고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그게 한국GM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 다인스 2017.03.14 05:43 신고

    한국지엠이 점차적으로 한국시장에서 발을 뺄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공존보단 철저하게 기업이윤만을 생각하는 미국자본주의 생리인 것이죠.
    PSA가 오펠인수한 마당에 위 언급한 모델이 내년 당장 중단시켜도 그들 입장에선 이상할게 없기 때문이죠. 하나라도 더 유럽생산을 늘려 오펠을 살리기 위함이죠.
    향후 지엠이 어떻게 매각할진 아직 불투명하지만 자사 기술유출을 최소화하기위해 한국생산모델을 축소하고 수입차 판매기지로 전락시킬겁니다. 이에 한국 소비자들은 적어도 지엠수입차 구매를 지양하고 한국생산으로 이행을 강력 촉구해야 할것입니다.

  • 노가리 2017.03.14 07:36 신고

    그냥 포스코가 인수해라

  • 민민 2017.03.15 22:06 신고

    차라리 오펠에 함께 팔면 생산이라도 많이 할텐데.....
    GM 신하에선 걸렀고, 아시아에 진출하려는 제조사 잘 물색해서 차종구색 맞는 그룹 찾아 거기 끼는게 상책이다.

독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교통표지판

한국과 독일은 서로 운전면허증을 조건 없이 교환할 수 있는 협약에 가입돼 있죠. 따라서 한국에서 면허를 취득한 사람이 독일 현지 면허증을 발부받는 과정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협약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독일에 와 새로 면허시험을 치러야 했으니 그때와 비교하면 다행히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면허증 교환으로 끝내다 보니 막상 한국과는 다른 교통체계, 특히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독일 현지 교통표지판을 맞닥뜨렸을 때 당황할 수밖에 없게 되고, 표지판 의미를 몰라 사고가 나거나 다른 운전자에게 욕을 먹었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됩니다.


저 역시 처음 독일에서 운전할 때 거의 정보가 없는 상태였던지라 아내에게 끝없는(?) 잔소리와 교육을 받아야 했죠. 그 덕에 빨리 적응했고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처음엔 왜 그리 낯설고 어려웠던지. 그런데 이런 독일의 복잡한 교통표지판 중 이방인인 저의 눈에 특별하게 들어온 것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마치 독일 교통문화를 상징한다고나 할까요? 어떤 것인지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교통완화지역 (Verkehrsberuhigter Bereich)

파란색 바탕의 교통완화지역 표지판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설치돼 있다

평범한 독일 주택가 진입로 모습입니다. 사진 우측에 보이는 표지판은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없는 곳임을 알려주는 것으로, 반드시 자동차가 보행자의 걷는 속도에 맞춰 주행을 해야만 합니다. 대략 시속 10km/h 전후가 될 텐데요. 이곳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에 속도를 더 올리는 건 위험한 행위로 간주됩니다. 


그렇다고 차량의 이동권을 보행자가 함부로 방해하는 행위도 안 된다고 분명히 명시돼 있습니다. 한마디로 차와 사람에게 동등한 이동 속도와 권리가 주어진 공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977년 처음 도입돼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됐고, 독일 주택가 등에서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표지판입니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개념은 유럽 곳곳에 또한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베게그눙스존/ 사진=위키피디아, Herzi Pinki

오스트리아 등에서는 '만남의 공간'이라는 의미의 베게그눙스존(Begegnungszone)이 있는데, 여기서 자동차는 최고 시속 20km/h까지 달릴 수 있으며 대신 독일과 달리 보행자의 권리가 우선됩니다. 이 개념은 스위스에 먼저 도입돼 이후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으로 퍼져나갔죠. 독일의 교통완화지역 보다 훨씬 다양한 지역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보는 분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도 독일의 교통완화지역, 또는 스위스의 베게그눙스존과 같은 보행자 철저 보호 구간이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등에 적용되면 어떨까 합니다. 참고로 독일의 '교통완화지역을 직역하면 '교통진정지역'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추월금지 및 속도제한 해제 

(Ende sämtlicher streckenbezogener Geschwindigkeitsbeschränkungen und Überholverbote)

추월금지 및 속도제한 해제 표지판 / 사진=위키피디아

굉장히 긴 이름의 표지판이죠? 흔히 '표지판 넘버 282'라 불리는데 다른 곳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말 그대로 독일에만 있는 그런 표지판입니다. 바로 속도 무제한 구간임을 알리는 것으로 독일 아우토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곳에서는 추월 제한도 없고 속도의 제한도 없어서, 말 그대로 운전자들에겐 자유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이 표지판이 처음 설치된 것은 1956년으로, 상당히 일찍 적용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당시 나라가 갈린 상황에서도 동독과 서독이 같은 해, 거의 같은 타입의 속도제한 해제 표지판을 적용했다는 점입니다.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또 새롭게 개선된 속도제한 해제 표지판이 1971년부터 적용됐는데, 이 역시 공교롭게도 시기나 스타일에서 거의 비슷했습니다. 동독의 것은 빗금이 4개라면 서독의 것은 빗금이 5개라는 것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통일된 이후에는 서독의 것으로 합쳐져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요. 바로 이 표지판이 그리워 스위스나 네덜란드 등, 이웃한 나라에서 많은 운전자가 아우토반을 찾기도 합니다. 다만 환경 문제 등으로 인해 점점 속도 무제한 구간이 줄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변화는 천천히, 하지만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독일 지방도로 초입 풍경

그런데 속도제한 해제 표지판이 아우토반에만 있는 건 아닙니다. 위 사진 속 표지판은 시속 70km/h의 제한구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것으로, 독일 지방도로 최고제한속도인 시속 100km/h까지 달릴 수 있음을 뜻합니다. 또 제한속도 시속 30km/h 구간에서 이런 표지판을 있다면 여기서는 시속 50km/h의 속도까지 달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도로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독일 주택가 30km/h 속도제한 해제 표시


절제와 질주, 그 극과 극을 만날 수 있는 곳

이 외에도 우리나라와는 다른 이곳만의 교통표지판이 여럿 있는데요. 하지만 오늘 소개한 '속도완화지역' 표지판이나 '속도제한해제' 표지판만큼 그 성격이 극과 극을 달리는 것도 없습니다. 바로 이 대비감이 어떤 것보다 독일의 교통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철저한 보행자 보호, 하지만 달릴 수 있는 곳에서는 제한 없이 마음껏 질주할 수 있는 환경이 이처럼 공존할 수 있는 것은 꼼꼼한 운전 교육과 좋은 교통 인프라, 그리고 여기에 룰을 지키려는 운전자들의 의식이 합쳐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교통 문화 발전을 위해서도 이런 조합이 한국에서도 꼭 이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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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눈 2017.03.10 13:31 신고

    안전 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언제나 최우선이 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구급차 길터주기나 추월차선 준수 등 몇가지 것들은
    최근에 언론을 비롯한 각종매체에서 홍보를 해서 예전보다 조금은 나아졌다고 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많이 있죠. 등화류 같은 사소한 것들 부터해서 도로는 남들과 같이 어울려 달리는 곳
    그런 장소 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 어렸을 때부터, 또는 면허취득 시 이런 안전 교육이 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시스템이 좀 바뀌고, 우리의 인식이 바뀌면 좋겠네요.

  • 겉보리 2017.03.10 15:22 신고

    우리나라에도 속도제한해제도로표지판이 있습니다. 원의 색이 다르고 아래 쪽에 경우에 따라 한글로 '해제'라고 적기도 합니다. 교통완화지역 또는 보행자보호구역이 없는 것도 아닌데 잘 지켜지지도 않고 단속도 안 한다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경찰차도 때로는 긴급 상황이 아닌데도 완전히 무시하고 달리기도 하니까요.

    • 아, 있었군요. 그런데 속도제한해제표지판이 독일처럼 무제한은 아니죠? ㅎㅎ

      본문에 나온 두 표지판은 참 극과극이면서 뭔가 맥이 통한다는 느낌이에요. ^^

  • 폴로 2017.03.10 15:38 신고

    현지 면허로 편하게 교환을 하더라도, 교통 표지판 그리고 독일의 교통 문화를 제대로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운전자들 중 표지판 제대로 안 보는 운전자들 많이 있어서, 더더욱 유의해야겠네요.
    한국도 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항상 생각이 들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아 씁쓸한 마음마져 듭니다.

    • 정말 기본에 좀 충실했으면 해요. 결국 그게 안전을 위한 가장 좋은 해법이 아닌가 싶네요.

  • 날자꾸나 2017.03.10 22:01 신고

    새로운것을 알게 되었군요.^^
    다만. 운전면허증 상호 인정제도를 조금보완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나라마다 조금씩 규정이나 표지판이 조금씩 다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의 대다수 공통적 이기는 하지만. 국제운전면허증이 아닌 상대방 국가에 가서 장기간 머물기 위해 상대방 나라 면허증으로 교체할시에 기본적인 교통 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 하게끔 하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또는 국제운전 면허증 이라도 상대방 국가에서 운전하려 하면 상대방 국가의 기본적인 교통교육을 의무적으로 이수 하게끔 하면 아마도 뜻하지 않은 상황이나 사고를 좀 더 줄일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비용은 조금 들어가겠지만 일종의 보험이라 생각하면 그리 크게 다가오지는 않을듯 합니다.

    • 의무교육을 이수하면 좋겠지만, 다양한 국적, 다양한 언어의 유입자들을 어떻게 교육할지도 문제라 생각듭니다. 그냥 그림과 함께 아주 쉽게 독어나 영어로 된 책자로 안내만 해도 한결 수월할 듯합니다. ^^

  • Favicon of http://womenpia.tistory.com BlogIcon 코기맘 2017.03.12 12:41 신고

    너무 좋은정보감사해요 !! 어제 그알에도 독일 나왔는데 한번 가보고 싶엉쇼

    • ㅎㅎ 마음이 있으면 언젠간 꼭 방문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까요? 원하시는 거 이뤄지기를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

  • 애독자 2017.03.14 08:23 신고

    일단 우리나라는 1차선은 추월차선이라는것만 확실하게 교육시켰으면 좋겠습니다........

    • 1차로는 추월차로, 깜빡이 켜기 이 두 가지만이라도 확실하게 되면 지금보다 분명 도로 분위기가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 2017.03.19 14:38 신고

    ".. 차와 사람에게 동승한 .." --> " ... 차와 사람에게 동등한 .."

  • 좋아요 2017.03.19 19:28 신고

    좋다 근데 서독이 동독보다 더 잘살지않나요?
    서독은 옛날에 우리간호사들 마니 사는곳중하나라던데
    여튼 가보고싶은 평온한곳인거같아요 언어불가능이지만 ㅎㅎㅎ

    • 아무래도 경제적인 면에서 차이가 많이 났죠. 통일이 된 지금도 그 차이가 아직은 좀 남아 있습니다. 서독 지역 곳곳에 간호사분들과 광부들께서 터를 잡고 살고 계시죠. ^^

  • Favicon of http://ptjey.com BlogIcon 비키니짐(VKNY GYM) 2017.03.24 17:44 신고

    새로운 것을 배웠는데 ....쓰럴 갈 일이 없는거같아 슬프네요 ㅠㅠ

독일에서 가장 중고차 가치 높은 브랜드는 포르쉐

독일은 신차 300만 대 이상, 중고차 6백만 대 이상이 1년에 거래됩니다. 신차는 우리나라의 약 2배가 조금 넘고 중고차는 2.5배 이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특히 독일 중고차는 주변국에서 사러 오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차량 관리 상태가 좋다는 게 이유 중 하나인데요.


하지만 단순히 이런 경험에 의한 입소문만으로 독일 중고차가 높게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고차에 대한 엄청나게 다양한 정보가 구매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고, 이런 평가에 충실히 임하는 독일 소비자의 특성이 차량에 반영된다는 점도 요인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여러 각도에서 내게 맞는 좋은 중고차를, 안전하게 구할 수 있는 정보망을 갖고 있다는 것은 분명 독일의 또 다른 경쟁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중고차 관련한 많은 정보 중 Schwacke라는 가치 평가 기관의 짧은 리포트를 하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진=tuev-sued

Schwacke는 브랜드 및 각 모델에 대한 가치를 평가해 그 내용을 제공하는 곳입니다. 오늘 소개할 것은 '가장 안정적 중고차 잔존가치 브랜드 2016'라는 것으로, 주기적으로 아우토빌트와 협업을 통해 발표되는 내용입니다. 보통 자동차의 잔존가치라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리스가 종료된 차량의 중고차 가치 쪽으로 이야기가 되는데 독일에서는 일종의 감가상각(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가치의 감소분)된 모든 중고차의 가치를 의미한다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새 차 가격 대비 중고차 가격이 많이 내려가지 않았을 때 잔존가치가 높다. 감가상각이 덜 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독일 중고차 시장에서 지난해 가장 가치가 높게 평가된 브랜드는 어디였을까요? 슈박케(Schwacke)는 평균 3년, 그리고 주행거리 6만km를 기준으로 잔여가치를 조사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0.2% 이상인 브랜드 30개에 대해 결과를 내놓았는데 일단 결과부터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6년 가치 안정적 브랜드 순위

1위 : 포르쉐 (100%)

2위 : 랜드로버 (99.4%)

3위 : 다치아 (98.6%)

4위 : Jeep (92.7%)

5위 : 미니 (89.6%)

6위 : BMW (87.2%)

7위 : 토요타 (87.1%)

8위 : 마쯔다 (84.6%)

9위 : 스코다 (84.2%)

10위 : 기아 (83.9%)

11위 : 렉서스 (83.3%)

12위 : 미쓰비시 (83.3%)

13위 : 아우디 (83.1%)

14위 : 스즈키 (82.8%)

15위 : 폴크스바겐 (82.8%)


16위 : 현대 (82.5%)

17위 : 메르세데스 (82.4%)

18위 : 닛산 (81.6%)

19위 : 혼다 (80.5%)

20위 : 세아트 (80.1%)

21위 : 알파 로메오 (77.4%)

22위 : 푸조 (77.4%)

23위 : 포드 (77.4%)

24위 : 볼보 (77.1%)

25위 : 피아트 (76.9%)

26위 : 르노 (75.7%)

27위 : 시트로엥 (75.6%)

28위 : 오펠 (74.8%)

29위 : 재규어 (72.3%)

30위 : 스마트 (70.2%)

사진=포르쉐

포르쉐의 경우 100%, 즉 3년이 지나도 그 차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고 평가됐습니다. 복잡한 계산법을 통한 결과라고는 하지만 100%라는 건 놀라운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내구성 순위나 판매량 순위, 브랜드 인기도 등과 직접 비교하긴 어려운 그런 데이터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좋게 평가되었다는 것은 분명 포르쉐나 랜드로버, 그리고 저가 브랜드인 다치아 오너들에겐 기분 좋은 일임엔 틀림없습니다. 참고하시기 좋으라고 2015년에 조사된 내용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가치 안정적 브랜드 순위

1위 : 랜드로버 (100%)

2위 : 포르쉐 (99.9%)

3위 : 다치아 (93.2%)

4위 : 미니(92.9%)

5위 : Jeep (91.5%)

6위 : BMW (87.9%)

7위 : 아우디 (87.1%)

8위 : 스코다 (86.5%)

9위 : 스즈키 (86.3%)

10위 : 스바루 (85.4%)

11위 : 폴크스바겐 (84.9%)

12위 : 토요타 (84.9%)

13위 : 메르세데스 (84.7%)

14위 : 닛산 (84.6%)

15위 : 마쯔다 (83.3%)


16위 : 기아 (83.1%)

17위 : 미쓰비시 (83.0%)

18위 : 볼보 (82.5%)

19위 : 혼다 (81.9%)

20위 : 현대 (81.4%)

21위 : 세아트 (79.9%)

22위 : 알파 로메오 (79.3%)

23위 : 푸조 (78.1%)

24위 : 포드 (77.6%)

25위 : 시트로엥 (77.6%)

26위 : 르노 (76.4%)

27위 : 피아트 (75.2%)

28위 : 스마트 (74.3%)

29위 : 오펠 (74.1%)

30위 : 쉐보레 (69.6%)

레인지로버 스포츠 / 사진=랜드로버

역시 1~3위는 랜드로버와 포르쉐, 그리고 다치아의 차지였습니다. 다만 조사 기관에 따라 순위가 다를 수도 있고 특히 모델별 순위는 그 차이가 더 있다는 점 등은 고려해야겠습니다. 어쨌든 독일에서 포르쉐와 레인지로버에 대한 인기, 특히 포르쉐에 대한 인기는 두말하면 잔소리입니다. 수십 년 된 포르쉐부터 최신형까지 뒤섞여 독일 전역을 누비는데, 포르쉐를 싫어하는 독일인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곳에서 포르쉐는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든든하게 내수시장이 포르쉐를 인정하고 뒷받침한다는 점은 그들에겐 큰 힘이 아닐 수 없겠죠. 그에 못지않게 랜드로버, 그중에서도 레인지로버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고급 SUV 대명사로 레인지로버에 대한 독일 내 인기는 상당합니다. 포르쉐나 랜드로버와 반대로 다치아는 초저가 브랜드로 가성비 측면에서 독일에서 높은 인정을 받고 있는데요. 이처럼 전혀 성격이 다른 세 브랜드가 중고차 가치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재밌는 모습입니다.

더스터 / 사진=다치아

끝으로 Schwacke가 작년에 공개한 세그먼트별 최고 잔존가치 모델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슈박케는 순위에 오른 모델에 트로피를 주는 등, 나름 업계 내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이런 자료부터 시작해 내구성 테스트 결과 등, 여러 참고할 만한 자료를 종합해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독일 중고차 시장은 소비자 중심으로 잘 짜여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우리 중고차 시장도 이렇게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거래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수 있길 바랍니다. 

붉은칸 (포르쉐 마칸)은 종합 1위 / 표=슈박케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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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보리 2017.03.08 21:00 신고

    2015년보다 2016년에 순위가 오른 것을 현대 기아는 다행스럽게 생각하겠군요.

  • HEXAGONIA 2017.03.09 15:56 신고

    북미에서는 최고의 잔존가치를 자랑하고 고장률 또한 가장 낮은 렉서스, 도요타가 독일에서는 10위권 언저리에 있는게 참 신기합니다^^
    게다가 북미에서 감가상각이 가장 빠른 측에 속하고 잔고장 또한 매우 잦은 Jeep이 독일에서는 상위권에 있는건 더욱 신기하네요ㅎㅎ
    그나저나 포르쉐...역시 만인의 드림카 답습니다~

    • 유럽에서 일본 차는 확실히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만큼 인기가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정말 이런 걸 보면 다른 문화가 주는 재미가 있습니다. ^^ 지프는 저도 좀 의외였어요;

  • 디젤마니아 2017.03.09 23:15 신고

    한국에선 고가의 차량일수록 중고차로 팔 때 감가가 심한 경향이라는 게 거의 상식인데, 독일에선 포르쉐나 랜드로버가 잔존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된다는 게 무척 신선한 충격입니다.
    해당 브랜드가 품질이 좋고 인기가 높은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고차 거래가 무척 투명하게 이루어지는 점이 큰 요소로 작용하였을 것 같습니다.
    우리 나라도 투명한 중고차 거래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 실제로 중고차 시장에서의 거래 가격만 갖고 평가를 한 거 같진 않고요. 굉장히 자기들 나름의 복잡한 산출 방식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건, 포르쉐는 독일에서 중고차 가격이 정말 안 떨어진다는 거죠.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신뢰할 만한 거래 문화가 주류로 자리 잡은 것도 한몫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도 사기꾼들 많지만 그건 변방의 문화이고 대체로 신뢰할 만한 그런 중고차 거래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로 팔려가는 오펠, 독일은 왜 반길까

이곳 유럽 시각으로 6일 오전 9시 15분, 한국 시각으로는 오후 5시 15분이 되겠군요. 푸조∙시트로엥 그룹은 파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펠 인수를 공식 발표하게 됩니다. 지난 2월 중순 GM과 PSA(푸조∙시트로엥 그룹) 간의 오펠 인수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이 대중에게 알려지고 약 3주 만에 그 결과를 전하게 된 것인데요.


이로써 PSA는 폴크스바겐 그룹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자동차를 많이 판매하는 기업이 됐습니다. 좀처럼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프랑스 자동차계에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물론 적자에 허덕이는 오펠 인수로 PSA까지 흔들리게 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PSA를 흑자로 돌려놓은 최고경영자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자신의 결정에 확신을 가진 듯 보입니다.

폴란드 글리비체에 있는 오펠 공장의 모습 / 사진=오펠

우려에서 찬성으로 바뀐 이유 

감원 없고 공장 폐쇄도 없다

오펠은 독일 헤센주 뤼셀스하임에 본사를 두고 유럽 전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죠. 영국에서는 복스홀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연간 100만 대 안팎의 판매량을 보이는 수준입니다. 1929년 미국 기업 GM에 팔렸지만 150년이 넘는 오펠 역사 내내 독일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독일인 누구나 오펠을 자국 자동차 회사로 여깁니다.


따라서 이번 오펠 인수는 미국 회사와 프랑스 회사 사이의 거래만이 아닌, 독일과 영국 등이 포함된, 상당히 복잡한 구조 속에서 이뤄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 오펠 공장이 있는 나라들 역시 이번 인수 과정을 주의 깊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당장 일자리 문제 등이 걸려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랬는지 오펠 인수 소식이 전해진 초기만 하더라도 독일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있었습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가 푸조∙시트로엥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후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 감축을 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인데요. 금속노조와 독일 정부 등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카를로스 타바레스는 독일과 영국 정부 및 노동자 단체 등과 만나 이런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한 노력을 보였습니다.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나 공장 폐쇄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한 것이죠.

카를로스 타바레스 회장 / 사진=PSA

또 한델스블라트 같은 경제지는 오펠이 독일 기업으로 남기를 바라며, 기업을 망치거나 프랑스 자동차를 독일 이름으로 마케팅하는 등의 행위를 않겠다는 익명의 PSA 관계자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푸조∙시트로엥의 계획과 의지가 확인되면서 우려의 분위기는 잦아들었습니다.


GM은 못 믿어도 PSA와 프랑스 정부는 믿는다?

사실 오펠은 2009년 GM 파산과 함께 캐나다 부품제조사인 마그나에 인수될 수 있었습니다. 독일 장관까지 나서 마그나 인수가 확정됐다고 발표까지 했으니까요. 그러나 GM 이사진은 당시 유럽 시장을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오펠 인수를 막판에 거부합니다. 45억 유로라는 천문학적 금액의 지불보증까지 섰고, 유럽 다른 나라에게 욕을 먹어가면서까지 오펠 파산을 막아 마그나에 인수되길 바랐던 메르켈 정부로서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보훔 공장의 폐쇄라는 상황까지 맞게 된 독일 정부 입장에서는 GM은 미덥지 못한 기업, 어떻게 오펠을 처분할지 모르는 불안정한 기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푸조∙시트로엥이 오펠을 인수하겠다고 나섰고, 오펠을 지금보다 더 큰 회사로 키우겠다는 의지까지 보였으니 독일 정부나 오펠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메르켈 총리와 오펠 회장(우측 마이크 든) / 사진=오펠

여기에 푸조∙시트로엥의 지분 14%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 정부가 나서 오펠 인수 자금 등에 관심을 두겠다고 했기 때문에 독일은 물론 영국 및 유럽 내 오펠 공장을 갖고 있는 국가들로서는 그 약속을 믿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게 됐습니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은 경쟁관계이기도 하지만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강력한 협력 관계를 펼치는 국가이기도 하죠.


미국과는 다른 문화적 공감대

독일과 프랑스는 모두 노조 문화와 노동법에 대한 이해가 깊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같은 문화권 안에 있고 보조를 맞춰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오펠이 다른 곳으로 팔려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 독일의 여러 전문가 의견이기도 합니다. 2009년 때처럼 거액의 보증을 정부가 설 일도 없고, 구조조정의 걱정도 현재로써는 크지 않으며, 오히려 오펠을 지금보다 더 키우겠다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와 프랑스 정부의 지원이 기대되는  등, 여러 면에서 푸조∙시트로엥의 오펠 인수는 독일 입장에서 최적의 거래로 평가될 수 있을 듯합니다.


눈에 띄는 특별한 조건

GM과 PSA는 이번 오펠 인수 과정에서 눈에 띄는 조건 하나를 내걸었습니다. GM이 오펠 직원들의 연금 일부를 지원하는 대신 GM의 기술로 만들어진 오펠 자동차가 유럽 이외 지역에서 판매할 수 없도록 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쉐보레 전기차 볼트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오펠 암페라e는 쉐보레 볼트가 판매되는 지역에서 서로 판매 경쟁을 할 수 없습니다.


또 한국 GM에서 만든 스파크를 기반으로 한 오펠의 경차 급 모델 카를 역시 유럽 외 다른 지역에서 스파크 등과 경쟁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서 유럽 외 GM 차들이 판매되는 지역에서 오펠이 사업을 할 수는 있지만 GM 플랫폼을 통해 나온 오펠의 자동차는 팔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경차 Karl / 사진=오펠


해외 시장 진출 의지 밝힌 PSA 회장

그렇다고 오펠이 유럽 외 다른 지역 진출을 포기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미 타바레스 회장은 독일 차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오펠을 해외로 진출시키겠다고 밝혔기 때문인데요. 다만 앞서 밝힌 조항에 따라 일부 모델은 GM 모델과 경쟁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주력인 코르사, 아스트라, 그리고 아담과 등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올해부터 연속해서 나올 SUV들 역시 푸조의 플랫폼을 통해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나름 경쟁력 있는 오펠 모델을 한국 시장에서도 만날 기회는 열려 있게 된 셈입니다. 


독일인들에게 오펠은 안타까운 자동차 회사입니다. 독일에 평생 뿌리를 박고 사업을 하고 있지만 20년 가까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죠. 항상 공장 폐쇄나 해고 등의 위험을 안고 있고, 언제 어디로 팔려갈지 늘 긴장 속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PSA 인수를 통해 오펠은 새로운 도약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좋은 차 많이 만드는 그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88년 만에 새 주인을 맞는 오펠의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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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보리 2017.03.06 22:11 신고

    우리나라에서 오펠은 로얄 시리즈와 르망으로 낯설지 않은 이름입니다.
    GM은 우리나라에서 한 번 철수했고 대우와의 관계에서도 신의를 지키는 이미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는 오펠이라는 회사가 가치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한국 GM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무척 궁금해지네요. 오펠은, 독일에서는 이번 인수로 기대감이 높아진 분위기입니다.

  • 핫산 2017.03.07 06:17 신고

    오펠이 GM의 품에서 벗어나면 글로벌 판매대수 순위가 바뀌네요
    작년에 전 세계시장에서 GM은 996만5,238대 르노닛산은 996만1,347대
    3,891대 차이밖에 안나는데 오펠 100만대가 빠지면 명약관화한데요
    ※유럽지역 국한하면 PSA가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가고 르노는 3위로 하락

    • VW과 토요타, 그리고 이 구도에 PSA가 새롭게 등장하게 되는 거네요. ^^

    • 핫산 2017.03.07 10:45 신고

      PSA가 오펠을 인수해도 글로벌 판매량면에서 VW,도요타와 겨루기는 많이 힘들죠
      1위 2위와 9위인데요 덩치 차이가 확연하다는

    • 맞습니다. 제가 르노 자리에 PSA를 착각해서 집어 넣었습니다. ^^;

  • 비갠뫼 2017.03.07 10:16 신고

    한국GM도 팔려나갈지 걱정해야 하나요.

    오히려 소형차 개발지로 GM 내 위상이 확고해질까요?

    후자이길 바랍니다.

    • 사실 한국 GM의 앞날은 그들 자신도 지금 뭐라 단정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저 역시 후자이길 바랍니다!

  • 날자꾸나 2017.03.08 00:59 신고

    구조조정과 인원감축은 없다. 아마도 실현 될수도 있다고 봅니다. 유럽노조와 기업문화라면.....다만 기업 이라는 것이 제1원칙이 이윤창출이라...ㅎㅎ 특히나 요즘세대 무조건 성과위주 시대에서 어찌될지 궁금합니다.
    한국GM 은 지금 행태를 보면 아마도.... 국내 생산 줄여서 자동차 생산에서 결국 발을 빼거나 이익이 나는 최소한의 라인과 차량을 생산하고 나머지는 외국에서 들여다 팔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도 그렇게 가고 있는듯 하지만.. 다국적 기업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볼 수도 있을듯 합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인들은 많은 외국 자동차가 진출해 있지만 실질적으로 자동차 선택지가 너무 좁아요..

    • 오히려 GM 아래 있을 때보다 더 기대하는 분위기가 독일에는 급격하게 늘어났더군요. 타바레스 회장이 잘 할 걸로 보입니다.

      한국 GM은 메리 바라 회장이 워낙 명확하게 이윤 없는 곳에서는 발을 빼는 타입인지라...그리고 말씀처럼 우리나라는 시장의 형태만 놓고 보면 단일시장인지라, 확장성의 한계 때문에 다양성까지 손해를 보는 형편이죠;;

  • 간성 2017.03.08 15:47 신고

    돈독오른 한불모터스 사장이 오펠 가져다가 눈탱이쳐서 팔겠군요

교통사고 사망자 수 역대 최저, 외국과 비교해보니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이 있었죠. 2016년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가 역대 최저 수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경찰청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사망자는 2015년 4,621명에서 지난해에는 4,292명으로 7.1%가 줄었습니다. 교통사고 자체도 총 22만 917건으로 전년에 비해 역시 11,000건 이상 줄었죠. 그 결과 부상자도 33만 명 수준으로 역시 줄어들었습니다.


전반적으로 개선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다행이었는데요. 그런데 이웃 일본도 67년 만에 교통사고 사망자의 수가 4천 명 미만(3,904명)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또 독일의 자료를 보니 독일 역시 역대 최저였던 2013년의 3,339명보다 더 낮은 3,214명을 기록했습니다. 독일도 우리처럼 전년 대비 7.1%의 감소 폭을 보인 건데요. 다만 교통사고 부상자 수가 0.8% 는(396,700명) 것은 아쉬웠습니다.


독일의 교통사고 현장 / 사진=픽사베이


우리나라 도로교통 사망자 수 어느 수준일까?

이런 자료를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 부분이 생깁니다. '과연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어느 수준인가?' 하고 말이죠. 그래서 유럽연합과 OECD 자료를 종합해 정리를 해봤는데요. 2016년 자료가 아직 종합되지 않은 관계로 2015년 통계를 사용했습니다. 

<2015년 인구 백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1위 : 노르웨이 (22.5명)

2위 : 몰타 (25.5명)

3위 : 스웨덴 (26.4명)

4위 : 영국 (27.7명)

5위 : 덴마크 (30명)

6위 : 스위스 (30.5명)

7위 : 아일랜드 (35.8명)

8위 : 스페인 (36.4명)

9위 : 네덜란드 (36.7명)

10위 : 일본 (38.3명)


11위 : 이스라엘 (38.4명)

12위 :독일 (42.5명)

13위 : 아이슬란드 (48.4명)

14위 : 핀란드 (48.5명)

15위 : 에스토니아 (50명)

16위 : 호주 (50.7명)

17위 : 캐나다 (2014년 기준 51.6명)

18위 : 프랑스 (54명)

19위 : 오스트리아 (55.6명)

20위 : 이탈리아 (56명)

21위 : 슬로바키아 (57.1명)

22위 : 포르투갈 (57.3명)

23위 : 슬로베니아 (58.1명)

24위 : 룩셈부르크 (63.2명)

25위 : 벨기에 (64.9명)

26위 : 헝거리 (65.4명)

27위 : 사이프러스 (66명)

28위 : 뉴질랜드 (69.9명)

29위 : 체코 (70명)

30위 : 마케도니아 (71.2명)

31위 : 그리스 (74.4명)

32위 : 폴란드 (77.3명)

33위 : 크로아티아 (82.4명)

34위 : 리투아니아 (82.8명)

35위 : 몰도바 (84.4명)

36위 : 세르비아 (84.7명)

37위 : 대한민국 (91.3명)

38위 : 알바니아 (93.5명)

39위 : 라트비아 (94.5명)

40위 : 루마니아 (95명)

41위 : 터키 (95.7명)

42위 : 불가리아 (98.6명)

43위 : 미국 (109.5명)

44위 : 인도 (111.5명)

45위 : 아르메니아 (114.7명)

46위 : 러시아 (160.4명)

47위 : 그루지야 (163.6명)

 EU와 OECD 통계가 약간 다르거나 빠진 부분이 있어 100%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확인된 47개 나라 중 우리는 37위로 좋지 않은 순위였습니다. 2016년 통계를 가지고 제가 따로 계산을 해봤더니 일본은 백만 명당 32명 수준이었고, 독일은 39명, 그리고 우리나라는 86명 수준이었는데요.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일본과 이스라엘, 그리고 오세아니아를 포함한 유럽 교통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사진=픽사베이

5년 안에 사망자 수 2,796명까지 줄이겠다는 정부

최근 국토부는 '제 8차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 최종안'을 통해 2021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2,796명으로 줄이겠다는 발표를 했는데요. 인구 백만 명당 사망자로 계산해보면 약 52명~ 55.8명 미만 수준이니까 많이 줄이는 결과가 됩니다. 


300페이지에 달하는 국가교통안전기본계획안에서 역시 핵심은 도로교통 부분이었는데요. 가장 많은 사고가 나는 부분이기도 하고, 개선이 가장 많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계획안에서 인상적인 것은 국토부 역시 현재 도로교통사고 원인이 '시스템과 이용자 등, 복합적 실패에 의한 것'이지 도로이용자에게서만 찾는 것은 오류라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안전정책의 트렌드 변화를 이용자 책임에서 시스템 책임으로, 중앙정부 중심의 해결에서 지방정부 중심으로, 또 탑승자 안전에서 보행자 안전으로, 주행성능 향상 기술에서 교통안전 향상 기술 등으로 바꿔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게 '국민 의식 개조'라고 말하는 어느 언론의 칼럼에 비하면 그래도 바른 방향성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방향이 완벽한 걸까요? 


꼭 필요한 두 가지 

첫째 : 교통안전교육의 정규과목, 꼭 이뤄져야

정책을 구체적으로 보면 꽉 들어차 있다는 느낌입니다. 교통선진국들처럼 도심 내에서 최고속도 제한을 낮추고, 보행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고령 운전자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에 맞춰 면허 관리를 하고, 트럭이나 택시 등 사업용 자동차에 대해 관리 강화하고, 면허 취득을 위한 교육강화에 힘쓰고, 안전띠 착용이나 음주운전 단속 강화, 그리고 신호체계나 도로 설계를 안전에 초점을 두는 등 뭐 하나 빠진 게 없습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은 바로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 의무화 및 실효성 방안이 아닌가 싶은데요. 현재 우리나라는 학교에서 교통안전교육이라고 해봐야 초등학생들은 11시간, 중학생은 7시간, 고등학생은 5시간 정도로 정해져 있습니다. 그것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이곳 독일이 1년에 40시간 이상 교통안전 전문교사가 수업을 하고, 또 자전거 면허를 취득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통법규를 익히고 교통 문화를 배우는 것과 비교하면 더더욱 부족해 보입니다. 그래서 정부도 길게는 교통안전교육이 정규과목으로 편성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인식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의지겠죠. 방학계획표 아무리 화려하게 해놓은들, 지키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현재 교육 환경에서 제대로 된 교통안전교육이 자리를 할 수 있겠느냐는 걱정이 앞서는데 확실한 실천 의지를 국토부가 보이고 실행해주기 바랍니다. 또 교육개혁 이야기가 요즘 많이 나오는데, 그 안에는 이런 안전교육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도 반드시 포함되길 바랍니다.


독일의 자전거 안전교육 모습 / 사진=아데아체

둘째 : 면허취득 절차 강화해야

두 번째 정부 계획안에서 관심이 가는 부분은 운전면허 취득절차를 개선입니다. 그러나 의지에 비해서 내용은 다소 막연했는데요. 필기시험 강화를 위해 필기문제은행 문항을 더 늘리는 수준으로 운전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지식을 줄 수는 없습니다. 기능시험 강화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단순히 주행 코스만 어렵게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독일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보통 독일에서는 필기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이 매우 치밀합니다. 그리고 이 필기시험을 통과한 후 주행연습을 할 때 도로에서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경우를 체험할 수 있게 합니다. 복잡한 사거리에서 어떻게 해야 정확한 주행이 되는지 이론과 실습을 통해 확실하게 인식하게 합니다. 


만약 강사가 보기에 수험생이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고 판단되면 실기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 때까지 더 주행연습을 하도록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렇게 많이들 하고 있죠. 방향지시등, 차선변경, 보행자 보호, 교통표지판의 완벽한 파악, 고속도로 주행법, 차량 구조에 대한 기본적 지식 습득 등,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점들이 준비되어 있어야만 그제야 시험을 보게끔 합니다. 우리는 바로 이런 부분이 빠져 있는 것입니다.


문제만 많이 풀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언제, 어떻게 방향지시등을 켜야 하는지는 실제 도로 주행을 통해, 또 강사의 명쾌한 교육을 통해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주차하고 차에서 내릴 때 후방을 왜 살펴야 하느냐는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하고, 저 표지판이 무얼 의미하는지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운전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부분들을 습득할 수 있게끔 교육 과정이 짜여 있지 않다면 면허를 땄지만 표지판을 잘 안 보는 운전자가 될 것이고, 또 표지판의 의미도 잘 모르는 운전자가 될 것이며, 고속도로에서 어떻게 주행을 하는지 아무것도 모른 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가 될 것입니다. 


삼박자가 맞았을 때 최고의 도로가 될 수 있다

요즘 유럽은 고민이 하나 늘었습니다. 계속해서 줄어가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013년부터 더는 떨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독일도 3년 간격으로 툭툭 떨어지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2011년 이후 제자리걸음 중입니다. 교통 전문가들은 인구 백만 명당 사망자 수를 20명대 수준까지는 낮출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하로 줄이는 것은 현재 구조상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기대치(푸른색 선)와 달리 유럽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3년부터 떨어지지 않고 있다 / ec.europa.eu PDF


그래서 사망자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교통사고 빈도를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길은 현재로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가 빨리 오는 것뿐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럽의 교통선진국들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상화되기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우리에게 지금 중요한 것은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게끔 도로 인프라 개선을 포함한 제도를 합리적으로 짜는 것에 있습니다. 좋은 시스템이 좋은 운전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됩니다. 어려서부터 교통안전교육을 철저히 하고, 면허취득 과정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을 제대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운전자의 개선 의지가 따라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법으로, 시스템을 좋게 하고 좋은 교육을 받았어도 내가 그것을 거부하고 무시한다면 소용없는 일이 됩니다. 결국 이 3가지가 함께 맞물려 굴러가야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 피해와 경제적 손실 등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단속, 중요하죠. 하지만 단속만으로 문제는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교통벌금에 대해 그렇게 엄격한 미국이지만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보면 후진국이나 다름없잖습니까?


교통사고로 단란했던 한 가정이 무너지는 모습, 부모 혹은 자식을 잃고 비통함에 빠진 우리 이웃의 모습을 수도 없이 봅니다. 한순간 실수와 잘못으로 사라지는 많은 생명을 어떻게 해서든 줄여야 합니다. 그동안 많은 노력으로 조금씩 사망자나 부상자가 줄고 있지만 갈수록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닙니다.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게 무언지 정말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입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고민이 모이면 모일수록 분명 시행착오는 줄어들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지혜와 의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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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7.03.03 14:46 신고

    자전거 교육은 정말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자전거 타면서 습관처럼 익혀야 하는 올바른 차선 변경, 신호 준수 등 그런 자세는 어릴적부터 배워야 좋은 습관으로 형성된다고 생각하거든요.

  • 디젤마니아 2017.03.05 22:52 신고

    인구 규모가 5천만이 넘는 큰 국가 중에서는, 일본이나 독일마저 제치고, 영국의 교통사고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많은 자료들을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역시나, 영국은 교통안전교육의 역사가 깊더군요. 1930년에 이미, 왕실사고방지협회를 만들어 어린이와 어머니를 대상으로 교통안전교육을 해 왔고, 매우 좋은 결과를 보여, 1961년부터는 협회 산하 터프티 클럽이라는 전국적인 조직망을 결성하여 교통안전의 습관화 및 행동화를 목적으로 교육하고 반드시 실제 도로에 나가서도 훈련하는 등 안전교육의 역사가 무척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었습니다.
    어릴적부터 받아온 교육에 의한 습관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이어진다고 보면, 역시,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결과는 아니라는 거죠.
    우리나라도, 지금부터라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인식하고 하나씩 바꾸어 나간다면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교육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교통 선진국의 사례들을 벤치마킹 해서라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사망률이 높은 게 아니라 낮은 거겠죠? ^^ 교통사교가 낮은 데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걸 찾아내서 우리의 환경에 맞게 개선해 적용하는 게 필요한데, 우리 학교 교육은 너무 이런 부분에 대해 무관심하다는 거, 그런 현실이라는 게 참 마음이 아프네요. 영국의 경우는 저도 몰랐던 내용들이라 덕분에 공부가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

  • 겉보리 2017.03.06 22:16 신고

    전 세대의 지속적인 교육과 사회적인 관심, 제도의 개선 모두 중요합니다.
    우리나라 운전자들의 인식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식의 전환은 결국 어린 시절부터의 교육, 제대로 된 운전 면허 취득 과정, 그리고 지속적인 계몽과 단속이 함께 이뤄져야 바뀌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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