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398건

배출가스 테스트로 울고 웃은 BMW와 아우디

요즘 독일은 한 자동차 배출가스 테스트 결과로 시끄럽습니다. 장본인은 BMW 320d인데요. 독일 환경 단체 도이체 움벨트힐페(Deutsche Umwelthilfe, 이하 DUH)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총 여덟 번에 걸쳐 320d 왜건 모델의 배출가스 테스트를 도로에서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요즘 디젤차에서 문제 되고 있는 질소산화물(NOx)이 기준치(80mg/km)를 평균 2.6배, 실험실 대비 최대 7배 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DUH는 폴크스바겐이 그랬던 것처럼 320d에 불법 소프트웨어가 장착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독일 정부가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320d 투어링 / 사진=BMW


BMW는 제기된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에 대해 '그룹 차원의 행동이나 기술적 조치는 없었다'라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DUH는 연방 자동차청이 자신들의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조사를 착수할 것으로 거듭 요구했고, 결국 의혹에 대한 조사를 정부가 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BMW였기에 더 쟁점이 된

문제가 된 320d는 2016년 출시돼 주행거리 2만km 수준의 유로6 모델로, DUH가 2016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실도로 배출가스 테스트(RDE) 프로그램에 따라 10월 베를린에서 테스트 됐습니다. 아우토반과 지방도로, 그리고 시내 등 총 31.5km 구간을 8번에 걸쳐 달렸고 여덟 번 모두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기준치를 넘어서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실도로 테스트에서 질소산화물 유로6 기준(80mg/km)을 달성하지 못한 게 320d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 테스트 된 모델들이 이 기준을 달성하지 못했죠. 그런데 왜 320d에 이런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일까요? DUH에 따르면 테스트 차량은 2,000rpm부터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가 제한되기 시작해 3,000rpm에 이르면 후처리 장치가 멈췄습니다. 그간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 의혹을 받아온 제조사들과 같은 패턴을 보인 것이죠.


BMW는 비교적 독일 브랜드 중 질소산화물 배출이 낮은 곳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독일 아데아체 테스트 결과나 연방 자동차청의 테스트에서도 전체적으로 좋은 결과를 보여줬죠. 청정 이미지가 있는 제조사였기 때문에 이번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 의혹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320d의 테스트 모습 / 사진= DUH


DUH 테스트에서 합격 받은 자동차들

그리고 기대 이상의 결과 얻은 Q7

도이체 움벨트힐페는 2016년부터 자체 배기가스 측정 기관을 두고 계속해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2017년 9월까지 총 74대의 자동차가 실제 도로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이중 유로5 모델 5개와 유로6에 속하는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모델 5대를 제외하면 나머지 64대가 모두 유로6에 해당하는 디젤 자동차들입니다. 여기에 최근 320d가 추가됐죠.


현재까지 이 단체에서 테스트 된 유로6 디젤차 중 80mg/km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은 모델은 아우디 3개, 메르세데스 2개, 그리고 폴크스바겐 2개입니다. 브랜드 평균으로 봤을 때 가장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낮은 것은 폴크스바겐이었고, 그다음이 아우디, 벤츠 순이었습니다. 그리고 전체 디젤6 중 가장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낮은 것은 최근에 테스트 된 아우디 Q7으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1위 : 아우디 Q7 (26mg/km)

2위 : 아우디 A5 2.0 TDI (40mg/km)

3위 : 메르세데스 E 200d (43mg/km)

4위 : 메르세데스 E 220d 세단(44mg/km)

5위 : 아우디 Q3 2.0 TDI 콰트로 (48mg.km)

6위 : 폴크스바겐 샤란 2.0 TDI (67mg/km)

7위 : 폴크스바겐 트랜스포터 2.0 TDI (118mg/km, 승합차의 경우 질소산화물 기준치는 125mg/km)

Q7 / 사진=아우디


DUH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아우디는 전체적으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낮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A8 L 4.2 TDI(2014년 모델) 모델이 최대 17.8배나 기준치를 초과하며 브랜드 전체 평균을 까먹고 말았죠. 다만 최근에 만들어진 아우디 디젤 모델들은 거의 기준치 근처에서 결과를 내고 있고 Q7은 그중에서도 가장 적은 배출 능력을 보여주며 개선되었음을 확인시켰습니다.


Q7이 내놓은 결과는 웬만한 가솔린차 보다 낮은 질소산화물 배출량이며 하이브리드 수준에 다가가는 결과였습니다. 아우디에겐 희소식이 분명합니다. 반면 BMW는 이번 불법 소프트웨어 장착 의혹으로 그간 누린 청정 이미지에 어느 정도의 타격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만약 정부 조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기라도 한다면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겁니다.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모든 관심이 BMW에 쏠린 나머지 Q7이 만들어낸 유의미한 결과는 어떤 언론의 주목도 받지 못했는데요. 하지만 관심을 받든 그렇지 않든, 유해 배출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겠습니다. 배출가스 문제만이 아닙니다. 기술에 대한 투자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본질적 해법을 모든 제조사가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으면 합니다.


추신 : 포털 다음 자동차 섹션에 제 칼럼 코너가 오픈을 했습니다. 어제 올린 글 못 읽으셨을 분들을 위해 링크 걸겠습니다. 포털 칼럼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참, 해당 글의 브랜드 표기는 포털의 규칙에 따른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http://v.auto.daum.net/v/LgspSKsz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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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눈 2017.12.08 07:41 신고

    다음에서 먼저 보고왔는데 다음 칼럼 소개해주셨네요~
    예전 다른 TEST도 그랬던걸로 기억하지만 결과가 아우디 폭스바겐이 평균적으로는 참 좋은데....아쉽네요.
    하여튼 그 계기로 제조사들이 제대로 만들어야되니 한번은 터졌어야 되는 일인거 같네요.

    • 아, 다음에서 먼저 보셨군요. :) 신형 TDI 엔진은 질소산화물 배출에 있어서 만큼은 신뢰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제조사들의 지금까지의 관행? 아니면 공공연하게 비밀처럼 서로 감추고 있던 부분이 드러난 게 아닌가 싶고, 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제대로 승부하는 기술 기반의 자동차 회사들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 인천gt 2017.12.08 23:23 신고

    일본도 빵빵 터지고 역시 세상은 사기꾼이 참 많네요.

  • 맨큐 2017.12.09 18:08 신고

    안녕하세요..
    뜬금없이 궁금한게 있어 하나 여쭤보고 싶습니다.
    혹시 유럽에서도 주차 시, 우리나라처럼 자동차 앞유리에 전화번호를 남겨놓는지요?

    • 제가 경험한 유럽 국가들은 전화번호 차 앞에 안 적어 놓았습니다. 이중 주차 같은 것도 없고, 설혹 잘못된 주차로 인해 차량을 치워야 할 때는 일단 경찰에 연락하면 경찰이 확인 후에 차주에게 연락을 취하더군요. 그래도 안 되면 견인해야겠죠. 유럽에서는 개인 정보 같은 거 프라이버시 문제로 우리 식으로 노출 안 하죠.

뻥 연비 잡은 것은 결국 법이었다

국제 청정 운송 협의회(ICCT)는 폴크스바겐이 미국에서 불법 프로그램으로 연비와 배출가스를 속였다는 것을 밝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곳입니다. 이 기관은 매년 제조사가 밝힌 공인연비와 실연비의 차이를 연구해 공개하고 있는데요. 올해는 독일 자동차 매체 아우토빌트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자체 실연비 테스트 내용부터 영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등, 8개 나라 14개 기관과 전문지의 데이터가 활용됐습니다.


ICCT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개인용 자동차의 경우 실연비와 공인연비의 편차가 39%, 법인 등에서 쓰인 업무용 자동차는 편차가 45%나 됐습니다. 평균 42%였으니 유럽 공인연비 방식(NEDC)이 얼마나 허점이 많은지 알 수 있죠? 그나마 2016년 결과는 분석을 한 이후 처음으로 실연비와 유럽 공인연비의 편차가 줄었다니, 다행이라고 해야겠군요.

실험실에서 연비 및 배기가스 측정 중인 모습 / 사진=tued-sued


허점 많은 제도 그리고 꾸준한 언론과 기관의 문제 제기

이처럼 유럽에서 팔리는 자동차의 연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은 제도 때문이었습니다. 1992년부터 실시된 유럽 연비 측정법(NEDC)은 적용 이후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죠.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자체 테스트 결과와 공인연비와의 차이를 나란히 놓고 끊임없이 비판했습니다. 


또 연비나 배출가스를 측정하고 연구하는 기업과 환경단체들도 실험 결과를 내놓으며 제조사는 물론 허술한 측정법 개정해야 한다며 유럽연합과 정부 등을 압박해 나갔고, 결국 유엔 산하 유럽 경제위원회가 주도해 오랜 진통 끝에 신연비 측정법(WLTP)이 올 9월 1일부터 적용되었습니다. 

ICCT의 실연비와 공인연비 편차표 / 자료=ICCT


제조사들의 적극 대응 끌어내다

EU 외 우리나라 등, 비 유럽 28개국이 이 새로운 연비 및 배출가스 측정법을 완전, 혹은 일부 적용하기로 했고 일본도 적용할지 검토 중에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가 중간에 발을 뺀 게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처럼 여러 나라에서 적용하게 된 신연비 측정법에서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실제 도로를 달리며 연비와 배기가스 배출 정도를 측정하는 RDE 방식이 적용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시트로엥의 RDE 테스트 장면 / 사진=PSA


30분에 걸쳐 23km 이상의 거리를 때로는 시속 130km/h가 넘는 속도로 달리는 등, 실제 도로를 달릴 때 맞닥뜨리게 되는 조건을 가급적 테스트에 많이 담았습니다. 제조사들이 최대한의 연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기존의 실험실 조건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된 것이죠. 


업계의 강력한 로비에 조금은 물러선 느낌도 있지만 이제 되돌릴 수 없는 새로운 제도로 인해 자동차 회사들은 엄청난 투자와 노력을 하게 됐습니다. 푸조-시트로엥 그룹은 본격적으로 신연비 측정법이 시행되기 전, 약 1년 반의 긴 기간에 걸쳐 외부 기관과 협력해 자체적으로 RDE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총 60대의 자사 자동차가 430개의 도로에서 총 4만km 거리를 주행했고, 여기서 나온 결과는 소비자에게 공개됐습니다. 연비에 대한 자신감이자 투명하게 배기가스 배출량을 공개하겠다는 일종의 선언적 대응이었다고 볼 수 있을 텐데요. 독일 폴크스바겐도 철저하게 준비를 한 모양입니다. WLTP 대응을 위해 테스트 시설과 장소 6곳이 추가로 공사에 들어갔다고 독일 언론이 전하기도 했습니다. 바뀐 제도가 제조사들을 적극적으로 연비와 배출가스 문제에 나서게 한 것이죠.

RDE 테스트 중인 아테온 / 사진=폴크스바겐


좋은 법이 좋은 시장을 만든다

자동차 회사들은 늘 문제가 있다면 법을 만들어 해결하라고 말합니다. 뒤집어 보면, 법에 규정되지 않은 문제는 자동차 회사 스스로 나서 해결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됩니다. 유럽의 공인연비 역시 그간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제조사들은 영리하게 대응해왔습니다. 허점이 있어 그것을 이용한 것일 뿐, 누구도 불법을 저지른 것은 아닙니다.


그러다 법이 바뀌었고, 그들은 이제 바뀐 상황에 충실히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냉정한 속성을 우리가 이해한다면 좀 더 소비자, 시민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정치권에 요구하고 압박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이 비판을 독자들은 유권자의 목소리로 변환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2021년이 되면 자동차 회사들은 브랜드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km로 맞춰야 하죠. 어기게 되면 그 위반되는 배출량만큼 엄청난 벌금을 내야만 합니다. 만약 감당할 수준의 벌금이라면 굳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과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환경, 그리고 시민 보건을 위해 타협 없는 정책을 편 입법 및 행정 역량이 만든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관심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는 만큼 법이 소비자 권리를 위해 싸워줄 것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법이 바뀌기까지 늦은 감은 있었지만 새로운 연비 및 배기가스 측정법을 통해 뻥 연비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그리고 배기가스 문제의 실질적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된 점에 대해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 박수를 보내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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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락토바실러스 2017.11.20 14:37 신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현기로 대표되는 자동차회사들의 양심에 호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의 법령 개정이나 강화가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자동차 산업 전반의 발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결국 좋은 자동차 타려면 투표를 잘해야하는거네요~~ㅋㅋㅋ

    • 양심에 호소하고, 그 호소에 감동(?)해 제조사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이런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그리기엔 현실이 너무 차갑습니다. ㅎㅎ;

  • 지나가는 2017.11.20 18:46 신고

    좋은 법이 좋은 시장을 만든다. ~~~!!! 이 말에 적극 동의 합니다.
    국내에서도 강력한 법으로 기술이 발전하길 기대 합니다. 이렇게 하려면 언론도 힘을 써야 될것 같고, 환경단체 및 민간 단체도 활발한 활동을 해야 될것 같네요. 독일 처럼 막강한 힘을 가진 자동차 메거진도 필요 할 것 같구요. 할일이 많네요

    • 제도와 사회적 인식 등이 함께 성장해야 자동차 회사들도 그에 맞게 움직일 수 있다고 봅니다. 말씀처럼 신뢰받고 리딩할 수 있는 그런 매체도 독일처럼 2개 정도는 경쟁하며 발전할 수 있어야겠고요.

  • 겉보리 2017.12.01 22:26 신고

    법을 잘 만들고 소비자의 인식과 관심이 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죠. ^^

    • 법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관심이 저는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관심받는 만큼 법도 틈이 없어질 걸로 보입니다.

독일에서 논란 중인 도시 제한속도 30km/h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를 제외한 도로를 보통 일반도로라 부릅니다. 이 일반도로는 편도 1차로의 경우 60km/h 이하, 편도 2차로 이상은 시속 80km/h 이내로 최고속도를 법으로 제한하고 있죠. 도심 최고 제한속도가 바로 여기에 속하는데, 다만 서울의 경우는 이보다 더 낮은 시속 60km/h입니다.  


국토부는 2021년부터 이 일반도로의 최고제한속도를 시속 50km/h로 낮출 계획입니다. 유럽 대다수 국가가 도시 자동차 제한속도를 50km/h로 하고 있죠. 제한속도를 낮추었을 때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 물적 피해가 크게 줄기 때문에 이런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은 시민안전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사진=픽사베이


그리고 도로 폭이 좁고 보행자 사고 위험이 높은 이면도로는 최고제한속도를 30km/h로 하겠다는 계획도 들립니다. 어린이 보호구역과 같은 수준인데요. 하지만 도로 상황이 유럽의 도시들과 다르기 때문에 제한속도를 낮추는 게 과연 적절한 조치인지 반문하는 의견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유럽은 우리보다 더 나아갑니다. 도심 제한속도 50km/h의 벽을 무너뜨리려(?)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죠.


유럽은 대체로 도시 제한속도를 50km/h, 스쿨존은 우리와 같은 30km/h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죠. 독일은 심지어 교통완화지역(Verkehrsberuhigter Bereich)이라는 곳을 1970년대에 만들어 자동차가 시속 10km/h 수준으로만 달릴 수 있게 했고, 오스트리아는 베게그눙스존(Begegnungszone)을 통해 최고 20km/h 이하로만 자동차는 달려야 합니다.

독일의 교통완화지역. 우리의 주택가 이면도로와 비슷하다. / 사진=이완


도심 제한 속도를 30km/h로?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는 부분적으로 도심의 최고제한속도를 더 낮춰 시속 30km/h로 제한하는 것을 논의하거나 이미 부분 적용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영연방 구성국 중 하나인 스코틀랜드로, 수도 에딘버러 중심부는 물론 도심의 약 80%가 자동차 속도를 30km/h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죠. 


그 외에도 스위스, 프랑스 등 여러 나라 지자체별로 최고속도를 30km/h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독일에서는 이런 흐름과 관련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입니다. 수도 베를린에서 대기 상태가 좋지 않은 다섯 지역의 제한속도를 30km/h로 낮추려고 합니다. 독일 교통안전부, 베를린시 교통부, 그리고 환경단체와 녹색당 등이 지지하고 있는데요.


독일 연방환경부가 올해 4월이었죠. 일부 도로를 제외하고 독일 전체 도심 지역의 최고제한속도를 30km/h로 낮추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내기도 했습니다.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고, 또 보행자나 자전거 운전자들을 보호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시속 50km/h에서의 충돌 시 보행자 사망률은 50%에 가깝지만 30km/h로 낮추게 되면 한 자리 숫자로 사망률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이 계획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은데요. 우선 이번 총선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자유민주당(FDP)이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표했습니다. 독일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인 정당으로 평가되는 곳으로, 메르켈 정부의 새로운 연정파트너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또 독일 교통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자동차 클럽 아데아체(ADAC)도 반대 의견입니다. 


배기가스가 문제라면 기술을 통해 해결해야지 이런 규제 방식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튀링겐 주도인 에르푸르트시 교통부 역시 계획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죠. 만약 최고제한속도를 30km/h로 하게 되면 오히려 운전자들은 해당 구간을 피해 운전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또 다른 교통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베를린 시내 / 사진=픽사베이


베를린은 서울보다 크고 인구는 350만 명 수준으로, 독일에서는 비교적 넓은 도로가 잘 닦인 도시입니다. 이런 곳 대부분을 제한속도 30km/h로 낮춘다는 건 불필요한 제한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습니다. 베를린시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단은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 다섯 곳을 지정해 이번 달부터 실제 교통량과 제한속도가 대기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로 했습니다. 


이 테스트를 통해 제한속도를 낮추는 게 효과가 있다고 증명되면 베를린 시내 제한속도는 점진적으로 시속 30km/h로 바뀔 것이고, 다시 독일 전역으로, 그리고 유럽 전체의 변화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보행자 보호만큼이나 도심 제한속도 문제가 이제는 환경 부분까지 연결되었기 때문에 제한속도 문제는 보다 큰 틀에서 논의하는 게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추진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강하게 자신들의 논리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게 정말로 실행될 수 있는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독일이 어떤 선택을 할지 유럽 전체가 또한 지켜볼 것이기 때문에 그 결정은 상당히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정말 면밀하게 검토하고 객관적 자료를 통해 시민 설득 과정이 있어야겠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멀리 있는 곳의 이야기이지만 나비효과처럼 베를린에서의 날갯짓이 우리나라 교통정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생각입니다. 과연 독일은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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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보리 2017.11.09 00:06 신고

    속도가 낮다고 배기가스가 덜 나쁜 건 아닐 텐데, 정말 목적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한 것이 아닐까요?

    • 그렇죠. 그래서 일단은 조사를 통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만들고, 그것을 가지고 결론을 내지 않을까 합니다. 일단 독일 언론들은 배출가스와 직접적인 연결을 시키면서 보도를 하더군요.

    • 지나가다 2017.11.10 01:21 신고

      속도가 낮으면 엔진 부하가 줄어드니까, 그만큼 배기가스를 저감할수 있죠. 특히 질소산화물은 고온고압에서 생성되니까요. 더구나 하이브리드차량의 경우 전기로 구동하는 비율을 높이는 효과도 있을거고요.

    • 겉보리 2017.11.10 22:34 신고

      맞습니다. 고속주행에서 배기가스 배출이 많아지고 오염도 심해지는 건 사실입니다. 다만 경제속도 구간보다 너무 저속주행을 지속할 때 연료 소모가 늘고 그에 따라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배출이 늘어나게 되겠죠.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BMW X2, 독일에서 비판받은 이유

BMW가 신형 SUV X2를 공개했죠. 인기 브랜드의 새 모델이라 독일에서도 관심이 높았는데요. 그런데 이 차가 공개된 후 칭찬보다 비판적 의견이 더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독일 최대 자동차 커뮤니티인 모터토크나 아우토빌트와 같은 전문지 등에 여러 의견이 올라왔는데, 비판은 크게 3가지 정도였습니다. 어떤 얘기들이었을까요? 

X2 / 사진=BMW


“이거 쿠페 맞아?”

가장 많이 보인 의견은 X2가 쿠페형 SUV가 맞냐는 것이었습니다. BMW는 SUV의 경우 X3 쿠페형을 X4, X5 쿠페형을 X6로 구분 지었죠. 그러니 X2를 X1의 쿠페형으로 보는 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위장막 상태에서 공개되었을 때부터 쿠페라고 할 만한 느낌이 안 보인다며 얘기들이 나왔고, 따라서 이 부분 논란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됐습니다.

X1 / 사진=BMW

X2 / 사진=BMW


 제원표를 보면 X2는 X1보다 높이가 대략 70mm 정도 낮습니다. 하지만 전체 라인을 보면 쿠페의 완만하고 낮게 떨어지는 지붕 스타일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상위 모델인 X3와 X4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눈으로도 구분이 되는 차이가 있었죠.

X3 / 사진=BMW

X4 / 사진=BMW


그렇다면 왜 이렇게 X2 디자인을 쿠페답지(?) 않게 한 걸까요? 아마도 2열, 그러니까 뒷좌석의 머리 공간 부족을 염려한 게 아닐까 합니다. X3만 하더라도 좀 더 실내 공간이 있고 지상고가 높아 SUV의 느낌이 나지만 X1은 처음부터 SUV치고는 차의 높이가 낮았습니다. 


그러니 X2를 X4처럼 지붕 뒷부분을 깎아내게 된다면 뒷좌석 머리 공간은 거의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높이 전체를 낮추고 전장을 X1보다 짧게 (휠베이스는 동일)하고, 마지막으로 차의 폭을 좀 더 넓힌 후, 강력한 인상을 심어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것으로 협의를 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X2 / 사진=BMW


실물을 확인하지 못하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X1과 X2의 스타일 차이를 실감하지 못했을 것이고, 결국 ‘크게 다를 바 없는 또 하나의 콤팩트 SUV’가 나온 거 아니냐는 불만을 내비친 것이죠. 하지만 좀 더 큰 틀에서 이번에 X2 쿠페 논란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랫동안 쿠페는 문이 2개에 낮게 떨어지는 지붕을 가진 스포티한 자동차를 지칭했죠.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쿠페라고 하면서 문이 4개가 되었고, 심지어 SUV에도 쿠페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X6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쏟아진 무수한 비판과 비난은 쿠페를 바라보는 유럽인들의 전통적(혹은 경직된) 시각을 생각하면 당연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쿠페는 이런…? BMW 콘셉트 8시리즈 / 사진=BMW


하지만 새로운 모델을 내놓고 틈새시장을 개척해 먹고 살아야 하는 자동차 회사들 입장에서는 인기 있는 쿠페와 인기 있는 SUV의 조합은 거부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X2가 쿠페냐 아니냐는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듯합니다. 특히 X1과의 차별성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매우 중요한 전략이 될 것입니다.


“디자인이 왜 이래?”

두 번째로 많이 눈에 띈 내용은 디자인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BMW 디자인 흐름 속에서 보면 X2는 크게 이상한 구석(?)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독일인들, 그중에서도 자동차에 관심이 높은 이들 눈에는 BMW 디자인이 점점 아시아 자동차와 닮아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심플함이 매력이었던 BMW 디자인이 복잡하고 강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트렌드와 결합했고, 이런 흐름은 X2에서 또한 잘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어떤 독일 네티즌은 토요타를 닮아가려고 그러냐는 쓴소리를 했고, 어떤 이는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는 BMW가 만든 기아, X2는 BMW가 만든 현대”라고까지 말하기도 했죠. 아마도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는 기아 카렌스와 비슷한 면이 있고 X2의 경우는 뒷모습이 현대 투산과 비슷해서 이런 말이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투산 / 사진=현대자동차

X2 / 사진=BMW


갈수록 자동차 디자인이 비슷해지고 있는 요즘 분위기를 생각하면 꼭 현대와 BMW만 놓고 이야기할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런 얘기들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BMW에게는 분명 부담이 될 것입니다. 그나마 C필러에 로고를 넣는 등, 재미있는 디자인 포인트를 준 것은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는데요. 사실 이 디자인 방식은 수십 년 전에 나온 3.0 CSL이나 2000 CS 등에 적용되었던 것입니다. BMW의 정체성을 아마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런 정도로 비판을 잠재울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X2 C필러에 새겨진 로고 / 사진=BMW

60년대 중반 출시되었던 2000 CS C필러에도 로고가 있다 / 사진=BMW


또 실내 디자인도 이제는 변화를 주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들도 보였습니다. 디자인 일관성도 좋지만 경쟁 메이커들 변화 수준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사실 자세히 보면 실내 또한 계속해서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새 차에는 익숙한 패턴이 아닌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반영되길 바라는 것이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BMW 실내 디자인을 좋아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느낄 만한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듭니다.

X2 실내 / 사진=BMW


그밖에 전륜구동 방식 또한 여러 차례 언급되었습니다. X1이 사륜과 앞바퀴 굴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플랫폼을 이용한 X2 역시 앞바퀴 굴림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BMW 팬들은 여전히 뒷바퀴 굴림이 아닌 BMW를 낯설어하는 듯합니다. 펀 드라이빙, 후륜 방식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BMW에 앞바퀴 굴림이라뇨. 하지만 공간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BMW의 C세그먼트 이하에 전륜 방식 적용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 확장될 겁니다.

X2 / 사진=BMW


X2는 실용성을 우선하는 자동차는 아닙니다. 운전의 즐거움, 다이나믹한 스타일이 주는 맛을 느끼려는 운전자의 선택을 받을 것입니다. 과연 앞바퀴 굴림으로, 그리고 쿠페인 듯 쿠페 아닌 듯한 애매한 인상으로, 거창한 스포츠 액티비티 쿠페(Sports Activity Coupe)라는 구호가 부끄럽지 않을 주행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이것이 결국은 X2 성공 열쇠가 될 듯합니다. 달리기 성능에서만큼은 실망이 아닌 "역시 BMW네"라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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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 2017.11.02 22:20 신고

    x2는 파격적으로 2도어 SUV 쿠페를 했으면 어떨까 하는데요....
    너무 무리인가요....

    • 오히려 그게 변별력을 키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많이 팔아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4도어가 더 낫겠죠. 일단은 주행성능에서 X1보다 얼마나 더 뛰어날지, 그게 중요한 성공의 포인트가 될 걸로 생각네요.

  • icarus 2017.11.03 13:51 신고

    출시하는 신차 마다 실망의 폭을 넓혀가는군요.

  • lishre 2017.11.05 00:01 신고

    독3사중에 제일 디자인 맛탱이 간게 BMW. 뱅글시절엔 트렌드세터였는데 지금은 구제불가능

    • 사실은 뱅글 시대 이전의 60~70년대 디자인이 더 좋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공기 역학이나 충돌 안전성 문제 등으로 그때로 돌아가기는 어렵겠지만 뭔가 그 때의 bmw를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계속 갖게 되네요.

  • 겉보리 2017.11.08 23:59 신고

    2000cs는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군요.

    그동안 일터를 옮기느라 격조했습니다. 여전히 좋은 글 올려주고 계시네요. 고맙습니다. ^^

    • 저 때의 디자인이 정말 BMW 최고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다시 찾아주신 거, 무엇보다 반갑네요. 앞으로도 좋은 의견과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

아우디 회장, 순수 엔진 시대와 작별을 고하다

지난 10월 19일 독일에서는 아우디의 4도어 쿠페 A7 신형의 론칭 행사가 있었습니다. 아우디 회장 루페르트 슈타들러도 참석해 소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이날 주인공인 A7과 관련된 발언 외에 아우디 회장의 또 다른 발표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루페르트 슈타들러 아우디 CEO와 신형 A7 / 사진=아우디


“2025년부터 순수 내연기관만 장착된 모델은 나오지 않는다”

독일 일간지 벨트(Welt)는 이날 행사에서 루페르트 슈타들러 회장의 전동화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벨트지에 따르면 아우디는 2025년부터 엔진만 장착된 신차를 내놓지 않게 됩니다. 즉 순수 전기차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그리고 A7에도 적용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처럼, 전기 모터가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들어간 전동화 자동차만 내놓겠다는 것이죠.


이미 지난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모터쇼의 핵심 주제로 놓고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벤츠와 스마트를 만드는 다임러 그룹은 디터 체체 회장이 나서 2022년부터 모든 차종에 1가지 이상의 전동화 차량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고, 또 BMW 역시 미니까지 포함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대거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발표 중인 디터 체체 회장 / 사진=다임러


그 중 전기차 관련 투자 규모로는 최고 수준인 30조 원에 이르는 액수를 쏟아붓기로 한 폴크스바겐 그룹이 눈에 띕니다. 2025년까지 그룹 전체적으로 80종의 전동화 모델을, 2030년까지 300여 종에 달하는 전동화 자동차를 내놓게 되는데요. 이에 따라 아우디도 2025년까지 전동화 차량을 개발할 예정이며, 세계 모든 아우디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슈타들러 회장의 발언을 통해 아우디는 더욱 구체적으로 순수 엔진 시대의 막을 내리겠다고 선언을 한 것입니다. 이런 선언은 그룹 차원에서 2030년을 순수 엔진 시대의 마지막이라 밝힌 것보다 5년 빠른 것으로, 이처럼 급격하게 독일 자동차 업계가 판을 전기차 등으로 바꾸게 된 이유는 뭘까요? 


SUV의 붐과 CO2 규제 속사정

아직 일상에서는 그 변화가 크게 다가오지 않지만 자동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몇 년 전부터 자동차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트렌드 3가지가 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하나는 전기차이고 또 하나는 전기차와의 최적의 조합이라 얘기되는 자율주행, 그리고 마지막은 이미 경험하고 있는 강력한 SUV의 붐이죠.


루페르트 슈타들러 회장은 A7 론칭 행사장에서 바로 이 SUV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현재까지 아우디 미국 판매 모델의 절반이 SUV이고 독일에서는 약 25%, 그 외 유럽과 다른 대륙의 경우 30% 이상의 비중으로 팔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2025년쯤 되면 판매되는 아우디 모델의 절반이 SUV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죠. 그의 관심사가 지금 무엇인지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이런 상황은 아우디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놀라운 속도로 모든 브랜드가 SUV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고, 이제는 SUV 쿠페, 소형 SUV 등, 변형된 크로스오버 형태의 좌석 높은 자동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흐름은 제조사들에게는 마진 높은 SUV 판매량 증가로 이익을 높일 수 있다는 즐거움을 주지만 크고 무거운 SUV가 팔리면 팔릴수록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라는 고민거리도 함께 안겨주고 있습니다.

e-tron 콰트로 컨셉트 / 사진=아우디


현재 아우디가 판매하는 자동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130g/km가 조금넘는 수준으로 2021년부터는 브랜드 평균 배출량을 95g 이하로 낮추지 않으면 안 됩니다. 기준을 넘겼을 때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되기 때문인데요. SUV의 증가는 이산화탄소 평균 배출량을 줄이는 데 장애가 되고 있고, 전동화 자동차가 아니고서는 이 문제를 해결할 길이 없어 보입니다.


제조사들이 미래 시장을 선점하겠다, 기술 선점을 하겠다, 친환경 시장으로 전환하는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등,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그들이 내연기관과 거리를 두는 가장 큰, 그리고 당장의 이유는 바로 이산화탄소 규제에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물론 테슬라 등장으로 미국 시장에서 독일 고급 세단이나 SUV 판매가 영향을 받은 것도 이유가 됩니다. 또 볼보나 재규어가 각각 2019년과 2020년부터 순수 엔진만 장착된 모델은 내놓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자극이 됐을 겁니다. 디젤 게이트 역시 부쩍 전기차에 관심을 갖게 한 이유일 겁니다. 거기에 전기차를 강력하게 밀고 있는 메르켈 총리가 연임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메르켈 총리는 디젤 게이트와 독일 제조사들의 카르텔 의혹에 대단히 화가 나 있는 상황이죠.


이처럼 여러 이유가 얽혀 있기는 하지만 이산화탄소 규제에 따른 천문학적 벌금을 면하기 위한 것만큼 제조사들에게 당장의 위협은 없어 보입니다. 결국 루페르트 슈타들러 회장의 발언은 독일 제조사뿐만 아니라 모든 자동차 회사의 현재진행형 고민임을 보여줍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거창하게 전기차 시대를 그리지만 이산화탄소 규제 대응이라는 발등의 불이 그들이 변하려는 가장 강력한, 실질적 이유는 아닐까요? 뭐가 됐든, 자동차 심장인 엔진의 변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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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젤마니아 2017.10.30 11:14 신고

    제조사들의 고민은, 배출가스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는데, 바로 전기차 만으로 가기에는 아직 기술력과 인프라에서 갈 길이 멀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의 고민은, 아직은 전기차를 구입하기에는 불편함과 비용 증가, 불안함이 크다는 등등이 있을 것입니다.

    매우 혁신적인 기술 진보가 있기 전까지는, 내연기관과 전동기관이 공존하는 하이브리드차 형태가 당분간 주류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처음부터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봐야겠죠. 여기에 디젤이 빨리 환경성을 회복한다면 변환기에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아우토반 최고 권장속도 130km/h는 어떻게 등장했나

독일 아우토반의 길이는 13,000km나 됩니다. 중국, 미국, 스페인 등에 이어 네 번째로 길죠. 땅덩어리 크기를 생각하면 가장 촘촘하게 운전자들과 연결된 고속도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아우토반은 기본적으로 속도 제한이라는 게 없었습니다. 지금도 전체 구간의 절반 정도는 무제한으로 달릴 수 있죠. 나머지 절반은 상황에 따라 80,100,120,130 등의 제한속도가 반영되고, 전체의 1/3은 영구적인 속도제한 구간입니다.

아우토반 전경 / 사진=위키피디아, Ra Boe


그런데 독일 아우토반에는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권장 최고 제한속도 130km/h 구간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흔히 무제한 구간이라 부르는 곳이 바로 이 권장 최고속도 구간이기도 한데요. 도대체 언제, 그리고 왜 이런 권장 최고속도가 아우토반에 도입된 걸까요? 그리고 독일인들은 이 권장 최고속도를 얼마나 잘 지키고 있을까요? 


바이마르공화국부터 히틀러 정권까지

독일에 자동차의 제한속도가 처음 등장한 것은 바이마르공화국 때였습니다. 1910년의 일이니 꽤 오래전이죠? 도심에서 자동차는 최고 15km/h까지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927년 이 제한속도는 30km/h까지 높아지게 되죠. 하지만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후 이 제한속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기준을 정하게 됩니다.


1939년 5월 나치 정권은 도심 최고 제한속도를 60km/h, 도심 밖에서는 100km/h로 제한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해 10월 도심에서 자동차의 최고 제한속도를 40km/h, 외곽 지역의 경우 80km/h로 다시 더 낮춥니다. 나치 제국이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교통 안전과는 상관없는 것이었습니다. 전쟁을 대비해 연료를 아끼려는 게 목적이었죠.

1932년 나치 제국 첫 아우토반 건설현장에서 삽질(?)하고 있는 히틀러 / 사진=위키피디아


전쟁에서 패한 후 1952년 정부는 나치 시대의 제한속도를 없앱니다. 경제 재건이라는 숙명의 과제를 위해 자동차 판매가 활성화되어야 했고, 이를 위해 필요한 여러 조치 중 하나를 취한 것인데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빠르게 자동차가 늘어나고 속도의 제한이 없자 교통사고와 부상 및 사망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입니다.


한해 2만 명이 교통사고로 목숨 잃어

당시 상황을 전한 한 독일의 전문지는 로비스트들이 이런 문제를 ‘문명의 진보에는 희생이 따른다.’는 말로 합리화시켰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업계를 위한 발언으로만 보기에는 끔찍한 수준이었죠. 그런데 이런 망언(?)으로 덮기에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수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1970년 독일에는 1700만대의 자동차가 달리고 있었는데 그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2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작년 독일의 자동차 수는 6천 2백만 대이고, 교통사고 사망자가 약 3,600명이었으니까 얼마나 그 해에 많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독일 정부는 1972년 우선 아우토반을 제외한 국도의 최고 속도를 100km/h로 제한하게 됩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73년 10월 4차 중동전쟁이 터지며 세계는 중동국가들의 기름 감산에 따른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되죠. 바로 제 1차 오일쇼크가 터진 것입니다.

1973년 미국의 한 주유소에 써 붙여진 ‘오늘 기름 없음’ 문구 / 사진=위키피디아


제 1차 석유파동, 아우토반 얼어붙게 만들다

1차 오일쇼크는 전 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미국과 당시 신흥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하던 독일의 경제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기름값은 한달 만에 세배가 올랐고, 아예 기름을 구하는 것조차 어려운 지역도 속출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우토반의 고속 질주는 계속됐지만 이때만큼은 예외였습니다. 아우토반은 텅 비었고, 심지어 자전거가 썰렁한 아우토반을 달렸습니다.


독일 정부는 1차 오일쇼크가 터진 직후 1972년 11월부터 1974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아우토반의 최고 속도를 100km/h로 제한하게 됩니다. 이게 아우토반 전체 구간에 대한 유일한 속도 제한 시기였습니다. 독일 정부는 이런 속도 제한 조치를 계속 이어가고 싶어했죠. 하지만 독일 상원 등이 나서 반대했고, 결국 타협점을 찾은 게 권장 제한속도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지키는 독일 운전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우토반 속도제한 시도한 진보좌파

속도제한 시도를 막은 중도 보수파

2007년 이후 녹색당과 중도 좌파 격인 사회민주당(SPD) 등은 아우토반의 최고 속도를 법적으로 130km/h로 제한하기로 의견을 모읍니다. 하지만 2008년 메르켈 정부와 보수적인 자유민주당(FDP)이 이 계획에 반대하고 나서며 무산시키죠. 그리고 현재까지 아우토반의 권장 최고속도 130km/h는 남아 있습니다.  

독일의 기본적인 제한속도 안내표시. 도심은 50km/h, 국도는 100km/h, 아우토반 권장 최고속도는 130km/h


권장 최고속도 얼마나 지켜지고 있나?

그렇다면 이 권장 최고속도는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직접 이용하면서 느낀 것은 ‘거의 의미 없다.’였습니다. 무제한 구간에서는 140km/h 이상은 기본이고, 추월 차로인 1차로의 경우는 시속 200km/h를 넘게 질주하는 차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무제한 구간을 마음껏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2009년에 연구 발표된 독일 자료를 보면 아우토반 A9 무제한 구간의 경우 운전자의 60% 이상이 권장 최고속도 130km/h를 넘겼으며, 이용자 30%의 평균 속도는 150km/h였습니다. 평균 속도가 150km/h라는 것은 부분적으로 순간 가속이 시속 200km/h를 넘겨야 나올 수 있습니다.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무제한 구간임을 알리는 독일의 교통 표지판


아우토반의 어쩌면 유일한 아킬레스건

오일쇼크의 어려움에 몇 개월 제한속도가 적용되기는 했지만 그때를 제외하면 아우토반은 속도 제한 없이 달릴 수 있는 유일한 도로로 남아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제한속도 구간이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또 속도 제한에 찬성하는 독일인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제한구간으로 만들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유권자들이 아우토반 속도 제한을 공약으로 내건 정당을 집권당으로 만들지 않을 테니까요.   


그나마 현재까지는 환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유일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제한속도 구간이 늘어나기도 했죠. 하지만 요즘처럼 배출가스에 민감한 시기에도 아우토반에서는 별일 아니라는 듯 엄청난 속도로 자동차들이 질주하고 있습니다. 규칙 지키기에 철저한 독일인들이라지만 아우토반의 권장 최고속도는 별 다른 의미가 되지 못합니다. 아우토반을 두고 유일한 자유의 공간이라 외치는 그들에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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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른눈 2017.10.23 07:24 신고

    지정차로만 잘 준수된다면 우리나라에도 속도 무제한 구역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 도로 설계도 달리 가져가야합니다만, 한동안 시속 160km/h 구간 건설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어떻게 됐나 모르겠습니다.

  • 폴로 2017.10.23 14:04 신고

    속도 무제한 도로가 존재한다는 건 그만큼 운전자들의 질서의식이 제대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로 해석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이건 다른 나라에서의 관점으로 본다면 상당히 부러운 부분이에요. 참으로 부럽네요.

  • 디젤마니아 2017.10.24 03:01 신고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거쳐 30년 몸담은 자동차업계를 떠나는 르노삼성 박동훈 사장도 인터뷰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세상이 금세 올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감성 제품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 내연기관의 엔진 소리를 들으며 운전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라고 하였습니다. 자동차업계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 하는 의미심장한 얘기로, 저는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동차란...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수단, 비용, 친환경 등등... 그러한 것들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속도무제한 아우토반의 존재 이유도, 그러한 점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복잡한 문제이긴 합니다. 그래도 흐름이 바뀌었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할 듯하네요. 다만 공존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요즘 저도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이런 얘기도 한 번 해보고 싶네요. ^^

  • 김아무개 2017.10.24 03:04 신고

    아. 5년전인가 무제한고속도로에서 추천하는 혹은 적정속도가 있는가 하는 질문을 한기억이 있었는데... 권장 최고속도였군요.

    • 질문을 주셨는데 제 대답이 변변치 않았나 보네요. 사실 아우토반에 130 표시가 있는 경우는 빨간색 테두리가 있는 제한표시뿐입니다. 권장속도 130표시라는 건 없습니다. 무제한 구간 표시 (본문에 있는)가 있는 곳이 바로 130 권장속도 구간입니다.

[영상]'횡단보도 정지선의 비밀' 독일과 한국 비교

지난 수요일,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제목으로 자동차와 자동차 문화에 관한 동영상을 제작해 공개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몇 개월 전부터 고민하고 준비한 끝에 만들어지게 됐는데요. 앞으로 한 달에 3편 가량 다양한 이야기로 찾아가게 될 예정입니다. 이미 확인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완의 카폐인 첫 번째 이야기는 횡단보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독일 국도 횡단보도 모습 / 사진=이완

독일 횡단보도와 우리나라의 횡단보도가 어떤 구조적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스케치북다이어리에서 전해드린 바 있죠. 특히 정지선 관련해서는 여러 반응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부분적으로 유럽처럼 신호등 위치를 조절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부 지역만 바뀌어서는 안되고 최소한 시단위의 대대적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정확히 무슨 얘기인지는 영상을 통해 확인하세요~)


최근에는 LED를 이용한 첨단 도로가 실험적으로 등장하기도 했고, 또 3D 기술을 이용해 횡단보도의 안전성을 보강하려는 실험도 펼쳐지고 있습니다만 이런 첨단의 도전들이 언제 우리 일상 곳곳으로 들어오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횡단보도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그리고 당장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쉬운 시스템 재정비를 통한 안전성 강화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런 의견은 백 마디 말과 글보다는 시각적인 자료를 이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나 싶어 카폐인 1회 주제로 선정했습니다. 


고맙게도 다음 메인의 자동차 섹션에 소개가 되어 여러 분들이 감상을 할 수 있었는데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못 보셨기 때문에 이렇게 한 번 더 소개를 하게 됐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의 횡단보도와 독일의 횡단보도는 어떤 근본적 차이가 있는지, 개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앞으로 카카오TV, 네이버TV 등을 통해서도 좋은 자동차 관련 영상물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각 포털 TV 페이지에서 '데마시안TV'를 검색하시면 이완의 카폐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여러 사람이 즐거운 마음으로 제작했으니 여러분도 즐겁게 이용하셨으면 합니다. 많은 관심 바라겠고요. 고맙습니다. (영상은 화면 오른쪽 아래 '전체화면으로 보기' 버튼을 눌러 보시면 좋습니다!)


<이완의 카폐인 1회 : 횡단보도 정지선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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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채널 '이완의 CARFFEINE' 오픈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새로운 소식을 하나 알려드리게 됐습니다.


그간 스케치북다이어리(혹은 다른 매체)에 올린 정보들 중 글이 아닌 영상이었을 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된 것들이 있습니다. 백 마디의 말보다 때로는 하나의 움직임, 그림이었을 때 더 좋겠다 싶은 그런 내용들로, 늘 마음 속으로만 생각을 했지 이를 구현할 길이 없어 아쉬워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 '데마시안'과 바라던 영상화 작업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영상 제작 전문 인력들과 함께 말 그대로 '자동차에 관한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쉽고 재미 있게 전달하겠다는 그런 마음으로 함께 하게 됐습니다. 교통문화,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 유럽의 다양한 자동차 이야기 등을 중심으로 앞으로 한 달에 세 번 정도 여러분과 만나게 될 듯합니다. 


제목이 재밌죠? ㅎㅎ 카폐인이라고 하니 마치 일부 매니아를 위한 콘텐츠만 생산되는 거 아닌가 싶겠지만 카폐인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고 재밌게 내용을 전달해드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오늘 공개(오전 11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디서 영상을 볼 수 있는가? 우선은 카카오tv와 네이버tv, 그리고 데마시안 홈페이지, 또 유튜브 데마시안 채널 등에서 카폐인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스케치북다이어리 외에는 안 봅니다! 라고 할 분 (말도 안돼~)을 위해 앞으로는 이 블로그에서도 링크해 소개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다만, 초기에는 포털  TV 채널이나 데미시안의 유튜브 채널 등을 직접 찾아주셔서 응원(및 구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번거롭더라도 관심 부탁드릴게요.


물론 다음(카카오)이나 네이버 자동차 카테고리에서도 볼 수 있겠죠. 단, 내용이 좋다는 게 전제된다면 말이죠. :) 콘텐츠에 대해서는 부끄럽지 않은 내용들이 될 것이라는 거 자신 있게 말씀 드립니다. 다시 한 번 <이완의 카폐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마지막으로 카폐인의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채널들 주소 링크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오전 11시 전후에 업데이트됩니다.) 즐겁게, 좋은 이야기들로 만나뵙도록 할게요. 아 그리고, 영상 제작 지원에 관심 있는 분들은 블로그 하단에 있는 이메일 주소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카폐인 카카오TV 주소 : tv.kakao.com/channel/2847594 


카폐인 네이버TV 주소 : tv.naver.com/demasiantv


카폐인 데마시안 홈페이지 주소 : www.demasian.com/tv/3148780/3148942


카폐인 데마시안 유튜브 채널 주소 : www.youtube.com/channel/UCHJViTU0s4R-h8-SddRt_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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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로 2017.10.18 15:48 신고

    스케치북님 언제 동영상도 준비 하셨습니까?
    퇴근하고 가서 바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좋은 내용 기대 하겠습니다~

  • 디젤마니아 2017.10.19 20:21 신고

    잘 보았습니다.
    정말, 동영상이 아니면 제대로 전달하기 어려운 내용이군요.
    앞으로 기대되며, 응원하겠습니다.

    • 예전에 글을 통해서 말씀을 드린 부분이지만, 영상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나 싶어 첫 번째 주제로 다뤄봤습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 Violet Melody 2017.10.22 16:28 신고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보 기대할게요~

  • 최영환 2017.10.22 17:57 신고

    동영상 잘 봤습니다. 맞습니다. 시스템의 문제이지요. 정확한 지적 이시네요.
    앞으로도 좋은 영상 기대하겠습니다.

    • 고맙습니다. 시스템과 의식, 그리고 교육 등이 잘 어우러졌을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게 아닐까 합니다.

냉간 시동 배출가스 문제, 제조사는 알고 있다

유럽에서 디젤차 판매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은 이제 새로운 얘기가 아닙니다. 독일만 하더라도 올해 8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나 디젤차 판매량이 감소했죠. 유럽 전체로도 2009년 이후로 처음 50%대의 벽이 무너졌습니다. 아직은 소수일 뿐이지만 유럽은 도시별, 국가별로 내연기관 금지를 구체화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디젤차 판매율이 떨어지면서 그 수요층이 어디로 갔는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그리고 가스차 등으로 옮겨가기도 했지만 훨씬 많은 운전자가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규제 대응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얘기도 해드렸는데요. 그것 말고 또 다른 문제가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바로 콜드 스타트, 우리 말로는 흔히 냉간 시동이라는 건데요.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요?

사진=포드


1. 냉간 시동으로 디젤, 가솔린 모두 질소산화물 과다 배출

냉간 시동은 엔진이 차갑게 식은 상태에서 시동을 걸어 엔진을 돌리는 것을 말합니다. (추운 겨울, 낮은 기온 상태에서 차의 시동을 거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 이렇게 되면 배기가스 정화장치의 정상적인 작동이 이뤄지지 못하는데요. 정화장치는 일정 수준의 온도(약 200~300도)가 되어야 돌아가죠. 그리고 이 온도는 보통 엔진을 돌리고 나서 3분 정도가 지났을 때 도달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이 3분 이전의 상황까지는 배출가스가 무해한 기체로 환원되지 못하고 배출구를 통해 나옵니다. 작년이었죠. 이미 이와 관련한 내용을 한 번 소개해드린 적 있는데요. 영국 배출가스 연구 실험 전문 기업인 에미션스에널리틱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냉긴 시동 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의 양이 디젤차와 가솔린차 모두 엄청난 양이었습니다.

냉간 시동 시 질소산화물 배출량/ 출처=에미션스에널리틱스


유로 6 디젤차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 : 0.08g/km


디젤 차량 엔진 가열된 상황에서 시동을 걸 때 : 0.694g/km


디젤 차량 엔진 냉각 시 시동을 걸 때 : 1.061g/km


유로 6 가솔린차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 : 0.06g/km


가솔린 차량 엔진 가열된 상황에서 시동을 걸 때 : 0.051g/km


가솔린 차량 엔진 냉각 시 시동을 걸 때 : 0.217g/km


2. 휘발유차 시동 켠 후 1분 안에 CO, CH 충격적 양 배출

자료를 보면 디젤도 엄청난 질소산화물을 냉간 시동 시 뿜어내지만 가솔린도 만만치 않은 수준의 질소산화물을 내뿜고 있습니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독일 일간지 디차이트는 가솔린 자동차의 경우 질소산화물뿐만 아니라 또 다른 주요 오염 배출 가스인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의 배출량이 충격적이라는 실험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한 연구팀은 냉간 시동 후 30초 동안 배출된 오염물질이 일부 엔진의 경우 500km 거리를 달린 자동차보다 더 많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 스위스의 소재 물질 검사협회(Empa)의 연구 결과도 공개했는데요. 가솔린 차량의 냉간 시동 시 (약 1분) 일산화탄소(CO)와 탄화수소(HC) 방출이 최대 1만 배 더 많았습니다. 모두 인체나 환경에 해를 끼치는 오염원들입니다.


이는 가솔린 자동차가 배출하는 일산화탄소량의 70%, 탄화수소의 90% 수준이라는 게 소재 물질 검사협회의 이야기였다고 디차이트가 보도했죠. 엔진이 식은 상태에서 시동이 걸리면 연료 일부가 실린더에 도착하기 전 흡기관에서 응축이 되어 버리고 엔진이 따뜻해졌을 때 이 응축된 연료까지 더 많은 양을 분사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엔진은 보호되지만 그만큼 오염물질이 많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예외는 아니다

제조사들 외면 이유

현재 많이 판매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역시 문제가 있습니다. 전기모터를 이용해 짧은 거리를 달릴 수 있지만 일정 속도 이상, 그리고 일정 거리 이상이 되면 엔진이 작동하게 되어 있고, 이때 식어 있는 엔진이 돌면서 냉간 시동 때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자동차 회사들은 모르고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너무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다만 물리적으로 시동을 걸자마자 바로 엔진 온도가 상승하고, 정화장치 온도가 200도 이상으로 올라가게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에 대한 엄격한 법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인데요. 법이 없으니 자발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나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물론 일부 모델의 경우 금속 촉매를 이용해 보다 빨리 정화장치가 가동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비용 문제로 일반화되기에는 부담이 있고, 또 확실하게 해결을 할 수 있는 수준도 아닙니다.


디차이트 보도에 따르면 BMW는 보온병 원리를 이용한 캡슐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엔진 전체를 보온병처럼 만드는 것으로, 시동을 끄고 12시간이 지난 뒤에도 엔진 온도가 40도 정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기술이 냉간 시동으로 인한 배출가스 문제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라 연비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진 기술이라고 디차이트가 전했습니다.


BMW만 아니라 엔진의 온도 문제, 그리고 정화장치의 빠른 작동을 위한 기술적 도전은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역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법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언제 이 냉간 시동으로 인한 배출가스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게 냉정한 현실입니다.


일상에서 신경 써야 할 2가지

아파트 단지 등, 사람이 거주하거나 생활하는 건물 가까이 있는 지상 주차장에서는 전면주차가 필요합니다. 조금 불편함은 있겠지만 오늘 내용처럼 엄청나게 내뿜는 배출가스의 위험성을 생각한다면 불편함을 감수하는,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내연기관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어쨌든 이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이고, 만약 법으로 보호를 받지 못한다면, 운전자 모두가 이런 노력을 통해 조금이라도 위험성을 낮춰야 합니다.

독일 자동차 관련 관공서 주차장의 표지판. 후면주차하지 말라고 되어 있다 / 사진=이완


두 번째는 시동을 걸 때 배기가스가 나오는 자동차 뒤쪽에 서 있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최대한 차에서 떨어져 있도록 하고, 운전자 또한 시동을 걸 때 뒤에 사람들이 서 있다면 떨어져 있거나 다른 쪽으로 옮기라고 알려주도록 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냉간 시동 시 발생하는 배출가스 문제를 관련 부서나 입법기관에서 관심을 두고 이를 막기 위한 구체적 고민을 전문가들과 함께 하루빨리 진행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국민 보건, 안전보다 우선되는 건 없다는 그런 마음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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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보리 2017.10.16 16:10 신고

    탄소화합물을 연소시켜 동력을 얻는 내연기관은 오염물질의 배출에서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겠죠.
    디젤 엔진의 냉간 작동 때의 문제는 잘 알려져 있는데 가솔린 엔진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무신경했던
    것 같습니다.

    예시 사진에서 후면주차 한 해치백 차량이 보입니다. 독일에도 말 안 듣는 사람이 있긴 하네요. ^^;

    • 내연기관의 태생적 한계라 볼 수 있겠죠. 이를 또한 극복하려는 노력도 제조사들은 법과 상관없이 보였으면 하는데, 우리 마음 같지는 않네요;

      ㅎㅎ 사진 속에서 찾으셨군요.

  • 아이고코야 2017.10.17 21:50 신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져있던 과급기 로터스차량 시동걸고 공회전하는데, 와~~ 매연냄새 쩔드라구요. 옛날 곤로냄새 비슷한 쇠냄새가 나는데 역해서 죽는줄알았습니다. 쳐나가서 공회전하든가.... 배기구를 화장지로 막아버리고 싶었습니다

    • 공회전이 요즘 자동차는 거의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열도 충분히 시동 걸고 천천히 주차된 곳에서 빠져 나오는 것으로 해결이 되는 문제이고. 암튼, 이런 자료를 많은 분들이 보고, 운전자나 거주민 모두 주의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디젤마니아 2017.10.18 09:54 신고

    냉간시동시 발생하는 오염 물질에 대한 측정은 이렇게 극소수 민간 기업에서 시행한 것 뿐이죠. 정부에서 시행하는 신차 배기가스 측정은 대부분 엔진이 충분히 가열된 상태에서 측정하므로, 각국 정부에서도 냉간시동시 배기가스 측정을 하고 그 결과 공개를 의무화하여야 제조사들을 압박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적하신 것처럼, 이러한 냉간시동의 문제가 있으므로, 하이브리드차도 정부나 제조사가 발표한 것만큼 친환경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습니다.

    또한, 냉간시동 뿐만 아니라, 엔진이 충분히 가열된 상태에서도 일반 주행시보다 엔진 시동시에 배기가스가 무척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ISG(아이들링스탑앤고) 도 사실, 자동차를 매우 많은 시간을 이용하며 공회전 시간 감소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경우에는 다소 친환경에 도움이 되겠으나, 자동차를 짧은 시간 이용하거나 너무 짧은 시간만 자주 반복하여 아이들링스탑을 이용하게 되면, 자주 반복적으로 엔진이 스타트 되면서 오염 물질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더군요.
    ISG를 적용한 차가 배터리도 더 크고 더 많이 소모된다는 점도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디젤차의 배기가스도 제조사에 따라 다르고, 배기량에 따라서도 다르며, 배기가스 저감 노력과 다양한 측정 환경에 따라 달라지므로, 반드시 디젤만 몰아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 관계기관들의 경우 이 문제를 알고 있을 걸로 봅니다. 다만 스스로 나서 이 문제를 이슈화하거나 입법을 위한 어떤 움직임을 보이긴 어렵지 않겠나 싶어요. 우선순위라는 것에서부터 한참을 밀릴 테니까요;; 어쨌든 배출가스 문제에 대한 체계적 접근과 데이터를 만들어 그것을 기준으로 정책을 세우는 그런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의견 잘 읽었습니다.

'길터주기'와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에 칼 빼든 독일

벌금이 모든 것을 해결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지만, 가끔은 벌금을 올려서라도 문제해결 의지를 보일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근 독일 정부가 보인 교통법 일부 개정이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싶은데요. 긴급차량 출동을 방해하는 운전자, 그리고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은 이제 당장 10배 늘어난 벌금을 조심해야만 하게 됐습니다.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사진=adac


독일에서도 요즘 가장 많이 언급되는 교통 문제라면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자를 확인하거나, 통화하거나, 운전을 하는 와중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는 등의, 위험천만한 행위를 너무 쉽게들 하고 있지 않나 싶은데요. 독일 국회는 이런 운전자들에게 그동안 60유로(약 8만 원)의 벌금을 물리던 것을 100유로 (13만 5천 원)까지 올리는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만약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으로 위험을 초래했다면 벌금은 150유로, 또 물적 피해가 발생하면 벌금은 200유로로 올라가고 각각 벌점 2점이 부과되죠. 또한 1개월 운전 금지 조치가 내려집니다. 독일에서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벌점이 8점이니까 2점 벌점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대신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한다든지, 아니면 엔진이 꺼진 상태에서 전화 사용은 단속 대상이 아니라고 하네요. 


또 자동차뿐만이 아닙니다. 자전거 사용이 엄청나게 많은 독일답게 자전거 이용자도 스마트폰을 자전거를 타는 도중 이용하면 벌금을 55유로(7만 4천 원)까지 내야만 합니다. 벌금도 벌금이지만 1개월 운전 금지조치가 더 유효하게 작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급차량 길터주기

독일은 긴급차량이 출동할 때 비교적 길을 잘 터주는 곳입니다. 일단 두 개의 영상을 올려드릴 테니 먼저 보신 후에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1>

<영상2>


면허 취득 과정에서는 물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긴급차량이 출동할 때 운전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리고 있는 독일이기는 하지만, 또 의외로 길터주기가 잘 안 돼 문제가 되는 내용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보다 더 길터주기가 잘 될 수 있도록 벌금을 강화하기로 한 것인데요.


지금까지는 길터주기를 하지 않은 운전자에게 벌금 20유로 (2만 6천 원)만 내게 했는데 이것을 이번에 10배인 200유로 (2십 6만 원)까지 벌금(벌점 2점 포함)을 물릴 수 있도록 법을 바꿨습니다. 교육과 시민의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벌금을 강화해 길터주기 문화가 완벽하게 자리 잡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 볼 수 있겠죠.


만약 출동을 방해하는, 그러니까 긴급출동 차로를 막고 서 있다든지 하는 경우에는 벌금이 240유로까지 올라가고, 벌점 2점에 1개월 운전금지 조치까지 당하게 됩니다. 또 긴급 출동 차량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하거나 어떤 물질적 손상이 발생하게끔 한 경우에는 280유로에서 320유로까지 벌금을 내게 됩니다. 40만 원이 넘는 금액이죠. 


당연히 벌점 2점이 부과되고 역시 1개월 운전금지 조치를 받게 됩니다. 이는 경찰차의 출동 때도 비슷하게 적용되는데요. 경찰차가 공무를 위해 출동할 때 길을 터주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모두 수십만 원의 벌금과 벌점, 그리고 1개월 운전금지 처분을 받게 됩니다.

길터주기가 제대로 안 된 상황의 독일 아우토반 모습 / 사진=adac

사진=위키피디아 독일


여기서 꼭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제대로 된 길터주기 상황이 되기 위해서는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자동차들이 상황에 맞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뒤에 차들은 앞에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앞에서부터 긴급차량이 출동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긴급 차로를 열어 두는 게 중요합니다. 늘 운전자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어야겠습니다. 


어떤 독일 소방관이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사고 현장으로 출동을 하는데 중간쯤에서 길이 막혀 결국은 1km 정도를 차에서 내려 달려가야 했다고. 이런 식의 긴급차량 출동과 관련된 소식을 독일에서는 정말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이 사람들 긴급차량 출동을 정말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정도였으니까요.

2005년 독일 A66 아우토반의 모습 /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독일


우리나라에서는 출동 차량의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는 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기도 하는데요. 독일 출동 차량 사이렌은 한국은 비교도 안 될 만큼 시끄럽고 큽니다.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인데, 이렇게 크지 않으면 복잡한 곳, 시끄러운 곳에서는 제대로 운전자 등이 인지를 못 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경우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 또 긴급차량 출동을 방해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우리도 독일처럼 벌금을 강화하고 운전금지 조치까지 취할 수 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특히 짧은 기간의 운전금지 조치는 기간과 적용 폭을 더 다양하게 해 적극 활용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게, 제대로 교육도 안 하고, 홍보도 안 하면서 벌금만 강하게 물리려는 정책은 효과적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아예 면허 취득 과정에서부터 기본적이며 중요한 룰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가르치고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자동차 관련 매체는 물론이거니와 더 많은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적극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벌금을 강화한다면 운전자의 저항은 크지 않을 것입니다. 국민적 관심뿐만 아니라 정부도 이런 생활과 밀접한, 소소하지만 정말 바뀌어야 할 부분들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독일의 교통 벌금 관련한 얘기로 시작했다가 결국 우리나라의 정책에 대한 아쉬움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게 되는데요. 오늘은 두 가지만 함께 다짐을 우선 해보죠. 운전 중에는 절대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확인하지 않는다. 그리고 긴급차량 출동 때 '길터주기' 제대로 하자. 길터주기는 더 이상 모세의 기적이 아니라 습관화된 일상의 모습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노력이 모여 더 좋은 변화를 얻어낼 수 있다는 거,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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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로 2017.09.27 09:04 신고

    긴급차량에 길 터주기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에서는 사설 응급차량, 렉카차 등이 긴급이 아닌대도 불구하고 길이 막히니까 사이렌을 울리며 거짓으로 길을 터 달라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119차량이 아니고서는 이런 사설 응급차량의 경우는 운전자들이 잘 믿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런 소수들 때문에 정말로 급한 응급차량이 피해를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길을 터주지 않는 운전자들의 책임보다는 거짓으로 응급인 척 길을 터달라는 응급차량들의 책임이 더 커 보이기도 하구요. 정부 당국의 강력한 단속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스마트 폰은 뭐 말 안해도 운전 중에 당연히 하면 안 되는 건데.. 참.. 그래요..

    • 김아무개 2017.09.27 22:00 신고

      저는 약간 의견이 다른데요.
      긴급이 아닌데도 거짓으로 사이렌을 울리는 차량이 훨씬 더 많다고 해도, 긴급차량이 오면 무조건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차량이 진짜인지 거짓인지를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길을 터주지 않는 사람들이 더 책임이 커보인다고 생각합니다.

    • 긴급하지 않은데 싸이렌을 울리며 달리는 차량들이 분명 문제는 문제입니다. 걸리면 크게 처벌해야 한다고 봐요. 단, 그럼에도 일단은 비켜주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부의 부정행위 때문에 정말 급한 경우가 해를 입는다면 너무 안타까울 겁니다. ^^

    • 폴로 2017.09.28 11:55 신고

      말씀하신대로 긴급차량에 길을 터주는 건 당연한 거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의미했던 건 거짓으로 다니는 차량도 있다는 뜻 이었습니다.
      이런 차량들에게도 단속이 필요하다는 의미였구요.

    • 김아무개 2017.09.28 20:33 신고

      폴로님의 의견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거짓으로 사이렌을 울리는 사람들의 책임이 더 커보인다는 부분에 대해서만 의견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만약 벌금이나 처벌에 대한 이야기라면, 길을 안터주는 사람의 벌금이 20만이라면 거짓으로 사이렌을 울린 사람의 벌금은 최소 200만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즉, 처벌에 관련된 부분에서는 거짓으로 사이렌을 울린 사람이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길을 안터주게된 문화를 만든 책임을 따질때에는 약간 다르다는 겁니다.
      거짓으로 사이렌을 울리는 집단과 길을 안터주는 사람들의 집단이 있을때, 길을 안터주는 사람들의 인식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또한, 폴로님 역시 긴급차량에는 이유 불문하고 길을 터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걸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거짓으로 다니는 차량들의 단속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인터넷이라는게 이런 모든 정보를 자세히 써봐야 읽는 사람도 없고, 글이 길어지면 말꼬리 잡히는게 더 많아지고 해서,
      논쟁을 만들기 싫어 짧게 달다보니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
      그런건 아니라는 말씀 드립니다.

    • 폴로 2017.09.29 10:17 신고

      아, 넵.
      김아무개님의 의견 저도 잘 이해했습니다. 오해는 절대 없었습니다.
      이게 참,, 온라인 상이라 저의 맘이 글로 밖에 전달이 안 된다는 게 답답할 때가 많아요^^;

  • 락토바실러스 2017.09.27 09:41 신고

    긴급차량 길터주기는 정말 운전면허 취득 단계에서 부터 강력하고 강력하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 전반적으로 이러한 상황에 대한 관심과 긴급차량이 우선이라는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몇몇 지역에서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고 소방서 건설을 근처 주민들이 반대하거나 출동 시 사이렌을 꺼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는 기사들을 접했습니다. 이런 기사들을 볼 때마다 우리 사회가 아직 사회적 우선순위에 대한 관념이 자리잡지 못한 것 같아 아쉽기만 하네요..... 긴급차량을 길막했을 시 운전정지1개월이 포함되는 점이 참 괜찮게 느껴집니다.^^

    • 맞습니다.

      1단계 : 철저한 교육
      2단계 : 지속적인 계몽
      3단계 : 강력한 단속

      뭐 이런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내가 아는 사람, 내 가족, 내 친구의 위험이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불편해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입장의 이해가 참 쉽지 않다는 게 문제이지만요. 운전정지 1개월은 상당히 효과적일 듯해요. ^^

  • 내멋대로 2017.09.28 10:43 신고

    간만에 들리네요
    어디서 본 좋은 문구 남기고 가요~ㅎㅎㅎ
    좋은 렉카차는 폐차한 레카차이다

  • Favicon of http://praguelove.tistory.com BlogIcon 프라하밀루유 2017.09.29 09:02 신고

    체코에 처음 가서 엄청난 사이렌 소리에 놀랐던 것이 생각나네요. 체코는 사이렌이 울리면 모세의 기적이 자주 일어나고요ㅡ 길터주지 않을 시 벌금이 높아요.

    몇주전 도로에서 사고가 난 걸 봤는데요, 터널을 뚫고 응급차량이 오는데 차선을 막 변경하면서 오더라고요. 가운데로 쌩~ 지나가는 체코 모습과 비교되었습니다.

    면허 취득시 이런 상황에서 속도를 몇까지 줄이고, 어느 방향으로 길을 터줘야한다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 면허 취득 과정에서의 교육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부분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 겉보리 2017.09.30 09:55 신고

    얼마 전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운전해 가는데 앞에서 트럭 한 대가 차선을 좌우로 번갈아 밟으며 달리고 있었습니다. 졸고 있나 싶어서 경음기를 울리면 퍼뜩 제자리로 돌아갔다가 다시 같은 상태가 되기에 추월해서 지나오는데 50대 남성이 오른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보면서 운전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 황당해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단순히 교육과 계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응급 차량에게 길을 터주는 것은 우리나라도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교차로에서 응급 차량이 지나가도록 신호가 바뀌어도 서 있는 차량이 늘었고 막힌 길에서 도로 한 쪽으로 비켜서는 모습도 더 자주 보입니다. 아직 인식이 없어 보이는 운전자도 많지만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스마트폰 이용이 운전 중에 음주운전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걸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걱정이네요.

  • HAtti 2017.10.02 18:56 신고

    여기 한국에서는 어떤 국회의원이 '다친 소방관에게 그 다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라고 말한 일까지 있었습니다.
    여기는 아직 갈길이 먼것 같습니다.
    지금 독일정도만 해도 굉장하다고 생각됩니다만, 안주하지 않고 더 노력한다는게 참 대단한 것 같아요.

    • 더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환경에 있는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여러 부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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