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416건

현대 N을 위해 BMW M을 떠난 두 남자

지난 7월 말이었죠. 독일의 유명 자동차 서킷 뉘르부르크링에서는 현대의 고성능 브랜드 N과 관련된 행사가 열렸습니다. 유럽 쪽 자동차 미디어를 대상으로 했던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요. i30 N은 물론 곧 출시를 앞둔 i30 패스트백 N이 위장막을 쓴 채 기자들을 태우고 달렸습니다. 또 N의 미래에 대한 발표 시간도 가졌습니다. 

위장막을 쓰고 있는 i30 패스트백 N / 사진=현대자동차


그리고 이 행사에 참여한 두 명의 독일인이 특히 유럽 언론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 명은 2015년에 현대로 스카우트된 알베르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그룹 고성능차량 담당 사장이었고, 또 한 명은 2018년 3월 설립된 '고성능 자동차 및 모터스포츠 사업부'를 이끌게 된 토마스 쉐메라(Thomas Schemera) 부사장이었습니다.

알베르트 비어만 / 사진=현대자동차

토마스 쉐메라 / 사진=현대자동차


BMW M 출신이라는 공통점


그들에게는 독일인이라는 점 외에도 BMW 고성능 브랜드인 M에 몸담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또 비어만 사장은 만 61세, 쉐메라 부사장은 55세라는 절대 적지 않은 나이로 현대자동차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는 점도 닮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어만 사장은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1983년에 입사해 2015년 현대로 옮기기까지 30년이 넘게 BMW 한 회사에서만 일을 했고, 쉐메라 부사장 역시 뮌헨 응용과학 대학교에서 역시 기계공학을 전공한 후 1987년 BMW에 입사해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2003년 BMW 투어링카 기술 책임자 시절의 알베르트 비어만(오른쪽) / 사진=BMW


비어만 사장은 서스펜션 전문가 및 섀시 전문가로 역량을 키워왔는데, 이미 고등학생 때 직접 자동차를 조립해 타고 다닐 정도의 능력자였습니다. 독일 자동차 포털인 모터토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엔진을 제외한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들어 자동차를 조립했다 이야기할 정도였죠.


쉐메라 부사장 또한 설계 엔지니어로 출발해 영업부터 딜러 개발 등, 다양한 업무를 소화했고, 현대로 옮기기 전까지 북미 지역의 BMW M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BMW M3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알베르트 비어만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 인물이기도 합니다. 2세대 M3를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스(DTM)용으로 개발한 명작 E30 그룹 A의 개발에 참여했기 때문인데요. 알베르트 비어만 자신도 이 경주용 M3를 자신의 드림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DTM에서 맹활약했던 E30 그룹 A / 사진=BMW


현대자동차를 선택하게 된 이유


이처럼 BMW M의 최고 엔지니어와 M의 영업 전략을 짜던 핵심 인물이 시차를 두고 현대자동차로 옮겨온 이유는 뭘까요? 두 사람 모두 새로운 도전이라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비어만 사장은 늘 운전이 재밌는 자동차를 선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대가 그런 자동차 만들기에 도전할 것이라며 손을 내밀었죠. 여기에 경영진부터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던 당시 BMW 분위기는 현대행의 보이지 않는 촉매였을지도 모릅니다.


그와 관련한 흥미로운 일화도 있습니다. 남양연구소에서 테슬라 모델 S를 분석했을 때입니다. 당시 한 연구원의 제안으로 연구소 임원이 시승을 하게 되죠. 이제 겨우 두 번째 모델을 내놓은 작은 테슬라가 만든 모델 S의 성능에 놀란 임원은 시승 후 최고 경영진에게 고성능 자동차의 필요성을 보고했습니다.


마침 독일 공대 출신의 해당 임원은 이후 비어만의 영입에도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알베르트 비어만이라는 고성능 자동차 전문가가 현대에 합류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고성능 브랜드의 영업 전략과 브랜드 전략을 잘 아는 토마스 쉐메라의 영입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BMW 시절 토마스 쉐메라 / 사진=BMW


쉐메라 부사장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알베르트는 여기(현대차)에서 뭔가 큰 것(의미 있는)을 만들고 있었어요. 현대는 우리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커다란 자유를 줬죠. (고성능 자동차) 시장의 기초를 만드는 것부터 개성 없는 현대차를 바꿀 수 있습니다."


영국 탑기어와의 인터뷰에서 비어만 사장 역시 현대자동차에서 자신이 정말 자유롭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두 남자가 갖고 있는 실력과 경험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는 터전을 현대가 마련해주었고, 이것을 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였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엄청난 연봉이 주는 기쁨은  말할 것도 없었겠고요.


두 올드보이의 도전은 진행 중 

사진=현대자동차


쉐메라 부사장은 현대가 WRC나 뉘르부르크링 내구레이스, 그리고 WTCR 등의 다양한 경주 대회에 참여하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젊은 고객들이 이런 레이스의 영향, 그리고 고성능 모델의 등장으로 현대차 대리점을 많이 찾게 됐다는 것도 중요한 변화라고 봤습니다. 현대의 이런 전략은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N 브랜드는 이전에 없던 색깔과 감성, 젊음을 현대자동차에 불어 넣을 수 있을까요? 그 성공 여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N 브랜드를 지켜보고 지원하겠다는 회사의 확고한 의지에 달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미 경험과 기술을 품고 있는 준비된 두 올드보이가 함께 하고 있으니까요.


벤츠에서 현대까지, 브랜드별 운전자 이미지는?

독일의 한 컨설팅 기업(Progenium)이 정기적으로 독일인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이미지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특정 자동차 브랜드하면 떠오르는 운전자의 전형적인 이미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겁니다.


뭐하러 이런 조사를 하나 싶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A라는 자동차 브랜드 하면 떠오르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인상(혹은 일종의 편견)은 브랜드가 시장에서 나아갈 방향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내용, 되게 좋아하는 편인데요.


2천 명의 독일인들을 대상으로 벌인 따끈따끈한 조사 결과가 최근 공개됐습니다. 대상 자동차 브랜드는 20개고, 운전자의 평균 이미지는 세후 2,900유로의 월급을 받는 중간직급의 40세 독일 남성이었다고 하네요. 오늘은 20개 브랜드 중 관심 있을 만한 것들을 추려 어떤 대답이 나왔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하실 것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대체로 부정적이라는 것, 그리고 여기서 나온 대답들이 해당 자동차 브랜드 운전자의 이미지를 실제로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등입니다. 브랜드 소개는 영어 알파벳순이고, 독일 시사지 포쿠스와 해당 컨설팅 기업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자료를 종합했음도 밝힙니다.


아우디 운전자 이미지

'대다수가 남성들이다. 매력적이고 스포티한 이미지의 아우디 운전자들이지만 진정한 프리미엄 타입은 아니다. 직업과 소득은 중간 그룹이며, 다소 건방져 보인다.'


BMW 운전자 이미지

'아우디 운전자들이 조금 오만하다고는 해도 BMW 운전자들만큼은 아니다. 환경의식이 적으며 나머지는 아우디 운전자들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더 젊고, 더 날씬하다. 그리고 더 스포티하다. 소득은 역시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아우디와 BMW 운전자들이 소득 수준이 독일에서 그리 높지 않다고 얘기되는 것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엔트리급 모델들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우디는 A3, BMW는 2시리즈 등이 많이 팔리는데요. 수동변속기 모델도 많습니다. 또 아우디의 경우 Q2나 A1 같은 소형급도 있기 때문에 준대형급을 선호하는 우리와는 조금 다른 면이 있다고 해야겠네요. 


그래도 프리미엄인지라 가격에 대한 부담을 소비자들이 많이 느끼고 불만을 제기하는 편이기도 하죠. BMW의 경우 젊을수록 선호하는 경향이 좀 더 큰 듯한데, 그래서 그런지 이곳 독일 언론을 통해 BMW 운전자의 운전 매너가 안 좋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아우디 소형 해치백 A1 / 사진=아우디


페라리 운전자 이미지

'겸손.

이 단어는 페라리 운전자에게는 없다. 페라리만큼 오만한 운전자는 없다. 여성들은 페라리를 운전하지 않는다. 연령대는 높고, 수입이 매우 높으며, 직업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다. 날씬하고 스포티하지만 환경에 대한 관심은 역시 적다.'

앞서 독일 운전자들의 평균 세후 월급이 2,900유로라고 했는데요. 자료에 보니 페라리 운전자는 18,000유로가 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월급이 2,500~3,000만 원은 된다는 얘기인데, 한 마디로 연봉 3억 이상은 돼야 구매도 가능할 것이고 유지비도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게 아닌가 합니다.

사진=페라리


현대차 운전자 이미지

'현대 모델을 운전하는 사람은 다른 이들보다 매우 매력적이지 못하며 스포티하지 않으며 주목을 끌지 못한다. 수입도 그렇고, 직업적인 위치도 무척 낮다.'

물론 응답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담고는 있지만 현대자동차 오너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어떻게 해야 깰 수 있을지 현대는 정말 고민 많이 해야 할 거 같네요.


메르세데스 벤츠 운전자 이미지

'그들은 오만하고 진지하며, 스포티하지 않으며 친환경적이지도 않다. 그들은 긍정적인 면을 가지고 있지 않다. 대신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눈에 띈 점은 재규어와 함께 늘 언급되던 나이 얘기가 이번에는 안 보였다는 것인데요. 제조사가 바라는 것처럼 벤츠에 대한 소비자가 느끼는 이미지가 젊어진 것인지 아니면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 빠진 것인지 다음 번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벤츠 운전자 이미지가 생각보다 부정적이네요.


미니 운전자 이미지

'전반적으로 여성용 자동차. 이 젊은 여성 운전자들은 돈이 많지는 않지만 오픈 마인드에 매력적이고 스포티하며 그밖에 특히 날씬하고 쾌활하다.'

평가가 전체적으로 좋았던, 몇 안 되는 브랜드 중 하나였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미니는 여성용 자동차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고요. 또 응답자의 85%가 미니 오너들이 편견이 덜한 열린 마인드의 소유자들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소득의 경우 세후 2,200유로 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여성 운전자들이 많이 타는 차라는 생각을 하는 다른 브랜드로는 스마트(80%), 피아트(61%), 세아트와 푸조(55%) 등이었습니다. 참고로 피아트 운전자들에 대해서는 젊고 오픈 마인드가 있다고 여겼지만 높은 직급을 부여받지 못하고 그래서 소득이 높지 않다고 봤습니다.

로버 미니시절. 훨씬 이전부터 미니는 여성 마케팅이 활발했습니다 / 사진=미니

사진=미니

사진=미니


포르쉐 운전자 이미지

'수입이 아주 많고, 적업적으로도 성공한 남성들의 자동차. 페라리 운전자들 다음으로 오만하다. 날씬한 이미지에 스포티하지만 역시 환경에는 관심이 없다.'


르노 운전자 이미지

'푸조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좀 더 나이가 많고 좀 더 겸손하다.'

여기서 겸손하다는 것은 좀 속되게 표현해서 건방 떨며 이기적으로 운전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가깝지 않나 생각됩니다. 


테슬라 운전자 이미지

'직업적으로 성공하고 수입이 좋은 남자들의 자동차. 테슬라 운전자들은 환경의식이 있고 그 외에 날씬하고 스포티하다. 하지만 오만한 점도 있다.'

사진=테슬라


토요타 운전자 이미지

'쾌활하고 겸손한 남자들이 타는 자동차. 환경친화적이고 오픈 마인드. 하지만 소득은 많지 않다. 직업적으로는 중간급.'

확실히 테슬라도 그렇고 토요타도 그렇고 친환경적인 자동차 오너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 갖게 되는 듯합니다.


VW 운전자 이미지

'다른 이들에 비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다. 약간 겸손하다. 전반적으로 평균적이지만 소득은 평균을 조금 밑돈다.'

사진=VW


볼보 운전자 이미지

'진지하고 나이가 좀 있으며, 매력적이지 않고 스포티하지 않은 남자들이 탄다. 대부분 친환경적이고 직업에서는 중간급이고 소득은 딱 평균 수준이다.'

진지하다는 표현이 반복해서 나오는데 이걸 다르게 표현하면 쾌활하지 않은 편? 정도로 바꿀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폴크스바겐 운전자 이미지의 경우 전형적인 독일인 느낌이 묻어나 피식 웃게 되는데요. 독일인들 스스로의 평가라는 점이 더 재밌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여기서 말하는 이미지가 현실과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는 여러 요인이 시간 속에서 누적, 혹은 축적돼 나온 것이기 때문에 또한 그냥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쁜 이미지는 줄이거나 지우고, 좋은 이미지는 늘리거나 키우는 거, 어떤 자동차 회사라도 바라는 바겠죠? 뭐 원한다고 다 이뤄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은 독일인들이 보는 독일 운전자들의 브랜드별 이미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재밌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 폴로 2018.07.20 07:44 신고

    설문조사의 내용이 참 재밌네요.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ㅎㅎ
    아무튼 자동차 회사의 홍보팀이나 마케팅팀은 이런 내용을 잘 새겨 들어야 할 것 같네요.

  • 성정훈 2018.07.20 08:54 신고

    아주 흥미로운 내용이네요.
    우리나라에서도 한번 했으면 좋겠네요~

  • bread 2018.07.20 10:46 신고

    결과를 살펴보니 설문에서 칭찬하는 유저가 거의 없네요.ㅋㅋ

  • 오만과편견 2018.07.20 15:26 신고

    칭찬하는 글이없네요 ㅋㅋㅋ
    뭘타야 한단 말인가?

    현대차에대한 평가는 아주, 우울하네요 ㅠㅡㅜ

    • 미니와 테슬라, 그리고 토요타 정도가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거 같습니다. 현대는 말씀처럼 우울하죠?

  • 강응주 2018.07.20 22:59 신고

    재밋게 정독하였습니다. 공감이 상당히 가네요

  • 해밀 2018.07.26 08:44 신고

    유럽 사람들의 차량 브랜드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글이네요.

  • 버플티 2018.07.27 14:22 신고

    한국 부랜드라서 제 눈에만 유독 많이 보일 수 있는데 현대, 기아차 타시는 분들이 자주 교통법규를 무시합니다. 방향지시등을 안 키거나 양보를 잘 하지않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프랑크푸르트나 오펜바흐 번호판 가진 차들이 주로 무개념 운전자가 많더라구요.

    • 저는 되레 한국 자동차 운전자들이 무난해 보이던데요? 오히려 고성능 자동차 운전하는 이들 중에 욕 먹을 짓 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습니다.

독일에서 현대와 기아의 고민 '제자리 걸음'

현대자동차 그룹에 독일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헤드쿼터, 그러니까 본부라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우선 프랑크푸르트 옆에 있는 오펜바흐에는 1991년에 설립된 현대자동차의 유럽 법인이 자리하고 있는데 독일법인과 현대자동차 유럽 디자인 센터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현대와 기아를 위한 유럽 기술 연구소도 있죠.

유럽법인 전경 / 사진=현대자동차


그리고 유럽 법인에서 조금만 동쪽으로 가면  WRC 출전으로 부쩍 관심을 끌고 있는 현대 모터스포츠 법인도 만날 수 있습니다. 또 그 유명한 뉘르부르크링에 테스트 센터도 있어서 이곳에서 주행 테스트를 합니다. 기아 역시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바로 옆 멋진 건물에 유럽법인과 디자인센터가 자리하고 있죠.

기아 유럽법인 / 사진=기아자동차


건물뿐만이 아닙니다. 현대자동차 유럽 디자인센터를 이끄는 센터장은 독일인 토마스 뷔르클레 씨입니다. 기아에서 출발해 이젠 현대자동차 그룹 전체 디자인을 총괄하는 페터 슈라이어 사장은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로 역시 독일인이죠. 또 고성능 브랜드 N 하면 떠오르는 알베르트 비어만 고성능 차 개발 담당 부사장 역시 BMW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독일인입니다. 

페터 슈라이어 / 사진=기아자동차


현대자동차는 1977년 처음 유럽 시장에 뛰어든 후 지금까지 참 열심히 달려왔고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올해 처음으로 유럽에서 현대와 기아는 연간 1백만 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 최근에 전해진 바에 따르면 중요한 독일 시장에서 올 상반기 기준 역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현대가 58,982대를 팔았고 기아가 33,770대로 총 95,752대가 팔려 나갔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각각 10.9%, 8.4% 증가한 숫자인데요. 이쯤 되면 그간의 노력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현대와 기아의 또 다른 고민이 읽힙니다. 


독일 땅에 엄청난 투자, 그러나 정체된 성장세


앞서 알려드린 것처럼 독일에서 상반기 기준 역대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는데요. 하지만 판매 대수가 아닌 시장 점유율로 보면 다른 그래프가 그려집니다. 현대의 경우 2012년 3.2%의 점유율을 보인 이후 6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2006년 독일 신차 시장 점유율은 1.5%였죠. 2018년 상반기는 두 배가 넘는 3.2%였습니다. 하지만 변화 추이를 보면 거기까지입니다. 딱 멈춰 있습니다.


현대차 독일 신차 시장 점유율 변화 (자료 : 독일자동차청)

2010년 : 74,287대 (점유율 2.5%)

2013년 : 101,522대 (점유율 3.4%)

2015년 : 108,434대 (점유율 3.4%)

2017년 : 108,518대 (점유율 3.2%)

2018 상반기 : 58,982대 (점유율 3.2%)


기아차 독일 신차 시장 점유율 변화 

2010년 : 36,624대 (점유율 1.3%)

2013년 : 55,654대 (점유율 1.9%)

2015년 : 55,689대 (점유율 1.7%)

2017년 : 64,068대 (점유율 1.9%)

2018년 상반기 : 33,770대 (점유율 1.8%)

현대와 기아 모두 2010년 이후 점유율이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이후에는 더 이상의 상승 없이 계속 머물러 있습니다. 많은 투자, 정말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는 시장임을 고려한다면 5년 넘게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걸까요?


원인 1 : 대박 모델 부재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흔히 말하는 '대박 모델'이 아직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독일에서 현대차의 효자 모델들이라고 하면 i20, i30, 그리고 투산 등을 꼽을 수 있을 텐데요. 세 모델 모두 좋은 디자인과 가성비 등으로 올 상반기 기준 1만 대 이상이 팔렸지만 이들 중 어느 것도 대박을 터트렸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올 상반기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i20 / 사진=현대자동차


한 때 투산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지만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정도의 역할은 아니었으며, 대표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는 i30 역시 꾸준히 성능이 개선되고 이미지를 끌어 올렸지만 결과적으로 현재의 점유율을 지탱하는 역할 그 이상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나 상승세가 눈에 띄지만 소형 SUV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이 성장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킬링 파트(대박 모델)가 없는 것은 기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포티지가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에서 기아를 견인하고는 있지만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독일에서 상반기 기준 6,802대를 판매하는 데 머물고 말았죠. 현대보다 더 많은 모델을 유럽에서 팔고 있음에도 좀처럼 반전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기아에겐 고민이 될 것입니다.


원인 2 : 경쟁사들의 급성장


큰 성공 모델이 없다는 것 외에 또 다른 요인을 꼽는다면 경쟁사들의 빠른 성장이 아닐까 합니다. 현대는 유럽은 물론 독일에서 스코다에 판매량이 밀린 지 꽤 됐고, 최근에는 스페인 브랜드인 세아트에도 밀리며 10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스코다와 세아트 모두 폭스바겐 그룹 산하에 있는 브랜드로, 스코다는 뛰어난 공간능력과 가성비 등으로 높은 성장을 이뤘고, 세아트 역시 빈약한 라인업을 SUV와 경차 등으로 극복하며 만년 적자 기업에서 기대하게 되는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상승세에 자신감을 얻은 것인지 세아트가 고성능 트림 쿠프라를 독립시키기로 했다. 사진 속 모델은 준중형 SUV 아테카의 고성능 모델인 '쿠프라 아테카' / 사진=세아트


현대가 상반기 기준 독일에서 10.9%나 성장을 했다지만 스코다 (106,802대, 독일 시장 점유율 5.8%) 역시 올해도 어김없이 높은 성장(8.1%)을 했고 세아트는 16.4%나 늘어나 (61,461대) 현대를 따돌리고 말았습니다. EU로 비교 영역을 넓혀도 세아트(19.6%)와 스코다 (8.9%)의 성장세가 좋아서 이런 식이라면 내년이면 세아트가 유럽 시장에서조차 현대와 기아를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독일에서 한동안 주춤하던 푸조의 높은 성장세(13.1%), 그리고 그보다 더 무섭게 치고 올라가고 있는 르노 그룹 내 저가 브랜드 다치아(24.6%)의 놀라운 상승세도 기아 점유율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정체된 점유율 어떻게 깨야 할까?


현대와 기아에게 유럽은 한국과 달리 도전하는 시장이죠. 따라서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혜택들로 시장 공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근 5~6년 동안 두 자동차 회사의 점유율은 더 이상 상승하지 않고 있습니다. 파격적인 무상보증의 혜택과 풍부한 기본 사양 등으로 가성비 좋은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 성장했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보이는 듯합니다. 


만약 현대가 현재 성장 정도에 머무는 게 아니라 더 가고자 한다면 이제 가성비나 무상보증, 그리고 디자인 등으로 만든 경쟁력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해 보입니다.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신형 유럽전략 모델 씨드 / 사진=기아


그렇다면 현대와 기아는 무엇으로 유럽 시장에서 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요? 해법은 역시 가장 크고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독일 시장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멈춘 성장이 다시 진행되기 위해서는 40년 넘는 기간 동안 박혀 있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노력이 지금보다 더 크고 과감해져야 합니다.


40년이 넘었지만, 그렇게 독일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도 현대와 기아를 잘 모르는 독일인이 있습니다. 또 여전히 무난하고 평범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걸 깨야 합니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한 대대적인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감해질 필요가 있겠죠.


과감성. 실패에 대한 염려가 아닌, 실패해도 좋으니 한번 미친듯 달려보자는 그런 뜨거운 도전의 마음이 없다면 유럽 땅에서 이미지 개선도, 유럽인들을 마음을 사로잡을 히트 모델의 등장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현대 신화를 만들었던 정주영 회장의 열정과 과감성, 그 초심이 지금 현대자동차에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 qwerty 2018.07.16 10:47 신고

    독일에서 40년 됐는데 아직도 모르는 독일인이 있다구요?
    나름대로 열심히 했겠지만 여전히 부족한 회사 인지도네요.
    부족한 인지도에 저정도 성적도 잘한거긴한데 이런 실적과 기술력, 디자인으로 과연 얼마나 버틸지 궁금하네요.

    • 자동차에 관심있는 독일 사람들이야 현대나 기아를 알죠. 또 한국 기업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런데 기아의 인지도가 현대에 비해 좀 더 낮은지 헷갈려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현대와 혼다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었고요. 브랜드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 어려운 경험을 몇 년 전에 했는데, 요즘은 어떨런지 모르겠습니다.

  • retromachine 2018.07.17 00:28 신고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제가 차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현대 기아를 사기 전에 주저하는 이유는 딱 하나 입니다.
    미국 유럽 디자인센터 만들고 외관은 멋지게 발전 시켜왔지만
    차에만 딱 타면 사고 싶은 맘이 다 사라집니다. 바로 '내부 인테리어 감성'의 허술함.
    현대에서 나온 그 어떤 차를 타봐도 전혀 멋있다거나 감동 받은 적이 없습니다.
    단 한번도 소재나 구성,레이아웃으로 감탄해 본 적이 없어요.
    현대에서 각종 버튼을 어느 하청업체에서 받아 쓰는 지는 모르겠지만 에쿠스, K9, 제네시스 마저도 죄다 싸구려 같습니다.
    그 어떤 소재나 라이트에서도 고급감을 느껴본 적이 없습니다.
    그냥 솔직히 얘기하자면 억지로 신경 썼는데 구린 '강남 모텔' 이나 룸싸롱 인테리어 같아요.
    전 이게 디자이너의 잘못이라기 보다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의 실력 부족을 현기가 내치지 못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야 워낙 일반 서민들의 디자인 요구도가 낮기로 유명한 나라이지만
    유럽이나 일본 사람들은 다르죠. 근대 디자인의 역사를 몸소 다 체험했던 이들이라
    일반 서민들도 디자인 요구도가 상당합니다.
    일본 유럽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오로지 싸구려 같은 실내 인테리어라고 단언합니다.
    역으로 실내 디자인을 렉서스 급으로 올릴 수 있다면 현기가 전세계를 분명히 휩쓸 수 있다고 봅니다.
    근데 왜 그게 안될까요. 이유가 대체 뭘까요.


    • kaiseradler 2018.07.17 21:01 신고

      저도 그렇게 느겼어요. 특히 알루미늄 버튼질이 많이 떨어지는것 같았습니다.
      현대 기아는 그렇다 치더라도 제네시스까지 동일한 업체에서 납품받아 만드는거 같은데 독일차들과 비교했을때 광이 고급스럽지않고 스프레이가 뭉친 탁한 느낌입니다. 만졌을때 느낌도 플라스틱 이상 그 이하도 아니죠 아무래도 협력업체의 기술력이 문제일까요 아니면 무리한 단가 요구일까요? 안타깝습니다.

    • 답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도 예전부터 실내 품질과 디자인에 대해 아쉬움을 많이 토로했었습니다. 소재의 경우야 양산 브랜드이니 비용 측면에서 어느 정도 이해가 됩니다. 제네시스의 경우도 만듦새나 소재도 괜찮고요. 문제는 디자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서 밀고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German Patrick 2018.07.18 20:01 신고

    제 생각에는 현대자동차가 추구하는 마케팅 포지션이 중요한것 같아요.. 즉 자동차의 원래 목적 즉.. 운전을 얼마나 편하게 하는지, 연비는 어떻게 개선하는지, 등등.. 그런데 매번 얼마나 싸고 옵션을 얼마나 더 끼워 주는지.. 잘 보세요.. 얼마나 가격 깍으려고 싸구려 업체들꺼 사다 썻는지..

    • 성능 개선이 사실 디자인이나 마케팅보다 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노하우가 축적이 되어 있어야 가능하고 또 투자의 방향, 그리고 회사의 철학과도 많이 연결된다 생각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더 나아져야 하고 그런 모습을 계속 유지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소비자의 마음을 더 많이 움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버플티 2018.07.27 17:02 신고

    40년의 역사라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40년 동안 도대체 뭘 한 건지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건 내부적인 문제가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쟁쟁한 홈 그라운드 메이커들 틈에서 진정 무엇을 얻고 싶고,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건, 국내 마케팅용 독일 진출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좀 더 적극적이고 절박한 무언가가 필요해 보입니다.
    최고의 차를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최고의 차를 흉내내서 적당한 선에서 원가마진이 높은 차를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요?
    지금까지는 현대기아차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않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현재 디지인이나 N브랜드를 능력자들을 영입해서 잘 만들어가고 있지만 이역시 한편으로는 한계점에 도달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요즘 유럽 자동차 전문 기자들의 유튜브 방송을 보면 현대 기아차의 디자인이나 N브랜드를 평가하면서 좋다는 말도 합니다만, 독일 사람이 만들어 낸거니까 당연한 결과 아니냐는 식의 간단명료한 평가도 많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해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얻을 수 있는 후광효과는 거기까지이며 이제 남은 건 현대기아차 내부적으로 혁신과 함께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던 그동안의 늪에서 스스로 뛰쳐나와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 유럽 진출이 마케팅용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시간, 많은 노력, 많은 투자가 있습니다. 유럽에 공장을 두 개나 가지고 있고, 터키에도 있죠.

      다만 말씀처럼 좀 더 확실한 무언가로 승부를 보고 평판을 만드는 것에서 부족했는데, 이젠 달라져야겠죠.

경차 브랜드 스마트는 지금 여성시대

자동차는 남자들의 장난감이라는 말이 있죠.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얘기일 텐데요. 자동차 산업 역시 오랜 세월 남자 중심으로 이뤄져 왔습니다. 하지만 역사를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의미 있는 역할을 한 여성들을 의외로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최초 자동차로 장거리 운전을 했던 베르타 벤츠(카를 벤츠가 남편), 벤츠 자동차를 첫 구입했던 이는 프랑스인 에밀 로제, 또 현대식 자동차 대리점과 공장 시스템을 도입했던 파나르 르바소가 세워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라쟁 부인, 남편과 아버지가 감옥에 있을 때 회사를 지켜냈던 포르쉐의 딸 루이제 피에히, 와이퍼를 최초로 발명한 여성 메리 앤더슨, 전동식 와이퍼와 전기를 이용한 방향지시등을 개발한 샬럿 브리지우드.


이처럼 자동차 역사 초기에 보여준 여성의 역할, 그 비중에 비하면 오히려 요즘 자동차 문화 속 여성의 역할이나 비중이 조금은 후퇴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최근 독일 언론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디젤 게이트와 관련 폴크스바겐 그룹의 경영이사회나 감독이사회와 같은 핵심 경영 그룹을 '수탉들의 모임'이라는 표현을 쓰며 남성들 중심의 매우 폐쇄적 분위기가 잘못된 결과를 낳았다는 기사를 쓰기도 했죠.


하지만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수탉(?)들로만 경영되는 건 아닙니다. 우리에겐 애증의 대상이라 할 수 있는 GM을 현재 이끄는 수장은 여성인 메리 바라입니다. 그리고 독일의 경우 2010년부터 경차 스마트를 아네테 뷘클러가 이끌어 왔습니다. 벤츠와 스마트 등이 속해 있는 다임러 그룹에서만 23년이나 헌신한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디터 체체 회장과 호흡을 잘 맞춰 왔습니다.

아네테 뷘클러 스마트 CEO와 디터 체체 다임러 회장 / 사진=다임러


아네테 뷘클러는 차세대 포투를 르노와 공동 개발하는 것을 책임졌고 무엇보다 차량 공유 서비스인 Car2Go가 자리 잡는 것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전기차 사업, 스마트 전기 자전거 사업에도 관심이 높았죠. 뚜르 드 프랑스의 열혈 팬이기도 합니다. 

사진=다임러


그러나 최근 다임러는 아네테 뷘클러는 스마트 CEO 자리에서 물러나 남아프리카 다임러 이사회 멤버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쉽게 여성 경영의 시대가 마감되는가 싶었는데요. 후임으로 역시 여성인 카트린 아드트(Katrin Adt, 46세)가 스마트를 이끌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신임 스마트 CEO 카트린 아드트 / 사진=다임러


특이한 성이라 정확한 발음은 좀 더 알아봐야 할 듯합니다만 어쨌든 세계 곳곳에서 다임러 영업과 마케팅 일을 했다고 하는데 줄어든 판매량을 영업 전문가로서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합니다. 또 궁극적으로는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될 스마트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방향을 잡고 미래를 대비할지 그녀의 활약을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처럼 다임러가 연이어 여성을 스마트의 최고 경영자로 선택하는 데에는 역시 판매의 상당 부분을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확한 수치는 현재 찾기 어렵지만 스마트가 판매되는 유럽에서 여성 오너들의 모습은 그 어떤 자동차보다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사진=다임러

<스마트 포포 영국 광고 영상>


경제적이고, 혼자 운전하기에 편하고, 도심에서 주차 걱정 덜할 수 있는, 그러면서 젊은 감각의 귀여운 자동차는 흔치 않죠. 그래서 젊은 남성과 여성 소비자는 스마트의 핵심 영업 대상이고 광고 또한 여성들이 주로 등장하는 편입니다. 매년 유럽 주요 도시를 돌며 열리는 스마트 오너들의 행사 '스마트 타임스'에서도 여성 운전자를 여타 다른 자동차보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2016년 함부르크 스마트 타임스 행사 모습 / 사진=다임러

스마트 타임스 참석한 여성 오너가 멋지게 V자를 그려보인다 / 사진=다임러

스마트 광고에서 여성은 능동적인 소비의 주체로 자주 등장한다 / 사진=다임러


스마트 타임스 현장 / 사진=다임러

여성 비치발리볼 선수들을 모델로 / 사진=다임러


전기 스마트, 카쉐어링용 스마트 등, 가릴 것 없이 여성을 주요 모델로 삼고 있는 스마트는 경영부터 영업 마케팅까지, 그 어떤 자동차보다 여성들의 역할과 비중이 큰, 조금은 특별한 브랜드가 아닌가 합니다. 전적으로 남성이 중심이 돼 돌아가는 자동차 산업, 자동차 시장의 분위기에서 이런 자동차 회사 하나쯤은 더 나와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스마트가 여성 고객들의 마음을 붙잡을지 궁금해지네요. 그렇다고 오해는 마세요. 스마트는 저처럼 많~~은 남성 운전자들도 좋아합니다.


고속도로 운전할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빠른 속도, 장거리 주행 등으로 인해 고속도로 운전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이런 부담스러운 고속도로 운전은 몇 가지 규칙, 몇 가지 방법만 익혀두어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오늘 아주 좋은 영상 자료가 있어서 이것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사진=오펠


2014년 독일의 한 기관에서 '실용적 고속도로 팁 그리고 2차 사고 테마'라는 제목의 12분이 조금 넘는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습니다. 컴퓨터로 여러 상황을 시뮬레이션한 것인데, 정말 정말, 정말이지 도움이 되는 그런 자료입니다. 여러분이 꼭 좀 보시고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인데요.


내용을 보면 굳이 영상 속 설명 문구가 뭘 의미하는지 몰라도 된다고 생각은 듭니다만 그래도 헛갈릴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미리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상황 : 앞차가 진출로를 놓친 경우


빠져나가야 할 앞차가 순간을 놓치는 바람에 급제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차간 거리를 유지하지 않게 되면 추돌사고를 일으킬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 상황 : 급격한 차로 변경 주의


아주 중요하죠. 고속도로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진입 차로를 충분히 (탄력 있게) 달린 후에 거의 진입 차로가 끝난 지점에서 깜빡이를 켜고 진입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차로를 변경하는 운전자들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진입 차량 운전자가 트럭 등에 가려 차로 전체 상황이 파악이 안 될 때는 더더욱 이런 운전 행위는 위험합니다.


세 번째 상황 : 진입 차로 끝날 때까지 차로 변경을 못한 경우 (파란 스마트 포투 운전자)


메인 도로에 합류하기 위해 진입 차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합류도로(메인 도로)에 차들이 너무 많아 결국 차로가 끝날 때까지 진입을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정지 상태에서 결국 쌩쌩 달리는 차들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다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류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우선 램프 구간을 지나 고속도로에 합류를 할 때는 정지선이 특별히 그어진 곳 아닌 이상 속도를 줄이면 안 됩니다. 그리고 진입 차로에 들어선 후에는 사이드 미러는 물론 사각지대에서의 추돌을 방지하기 위해 눈으로 (숄더 체크) 확인하고, 그런 다음 반.드.시 깜빡이를 켜시기 바랍니다. 


충분히 진입 차로를 달린 후에 탄력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합류를 하면 되는데요. 중요한 것은 이런 진입 차로에서 메인 차로로 진입하려는 차들을 발견한 메인 차로 운전자들은 전방 상황을 미리 확인한 후에 좌측 차로로 옮기든가, 아니면 천천히 속도를 줄여 진입하려는 차가 합류할 수 있게 배려하는 운전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죠. 진입 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제대로 모든 수칙을 지켰더라도 주행 차로 상황이 안 좋거나, 아니면 변경하려는 차로를 달리는 차량들이 주행 간격이 촘촘한 경우에는 무조건 깜빡이를 켰다고 해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합니다. 자칫 급제동으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럴 땐 하는 수 없습니다. 기다렸다가 좌측 차로 상황이 나아진 다음 진입하는 게 좋습니다.  


네 번째 상황 : 진출로 잘못 알고 나가려다 다시 들어오는 경우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려던 차량이 진출로를 잘못 파악해 나가려다 순간 재진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요. 앞차와 간격을 충분히 두지 않았다면 추돌사고 나기 십상이겠죠? 진출입로 주변에서는 늘 속도를 줄이거나 아니면 전방 상황이 애매하다 싶으면 좌측 차로로 이동해서 주행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다섯 번째 상황 : 진출로 앞두고 막혀 있을 때 갓길 이용 금지


이런 경우 많습니다. 조금만 가면 진출로로 빠질 수 있는데 정체가 되어서 어쩌지 못하고 있는 경우 말입니다. 그런데 우측 갓길은 비어 있고, 악마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나요? 에라 모르겠다 하고 운전대를 꺾어 갓길을 올랐지만 이런! 유혹에 넘어간 다른 운전자가 이미 갓길을 질주하고 있었던 겁니다.


여섯 번째 상황 : 트럭 뒤에 바짝 붙어 빠져나가는 경우


트럭은 덩치가 있기 때문에 바짝 따라붙어 운전하는 경우 전방 상황을 알기가 어렵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붙어 운전하다가 진출로로 차선 변경을 했는데 만약 사고 차량이라도 서 있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겠죠? 트럭을 앞지른 뒤 다시 차로를 변경할 때, 특히 그 구간이 진입로와 연결된 곳일 때는 주의하셔야 합니다. (영상 보시면 뭔 얘기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넉넉한 차간 거리는 필수!


일곱 번째 상황 : 접촉 사고가 난 지점에서의 경우들


굳이 이러니 저러니 설명하지 않아도 영상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으니 이 부분은 패스할게요. 다만 한 가지, 사고 후 혹이라도 갓길에 모여들 계시면 큰일 납니다. 사고 지점에서 최대한 멀리, 안전조끼 등을 착용하고 떨어져 있는 건 기본이죠. (안전조끼는 꼭 트렁크가 아닌 실내에 보관)


여덟 번째 상황 : 야간 운전 중 사고 현장 발견한 경우


갓길 등에 고장 난 차량을 세우거나 접촉사고로 차량들이 엉켜 있는 경우에 운전석 방향으로 하차하면 위험합니다. 그러니 우측으로 내려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습니다. 삼각대 설치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멀리 세워야 하지만 삼각대 설치가 불가능하면 비상등이라도 켜 놓은 상태에서 빨리 사고 현장에서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2차 사고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는 거, 잊지 마셔야 해요.


아홉 번째 상황 : 상향등 이용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국도나 한적한 도로를 야간에 달려야 할 때, 반대편 차로에 자동차가 없으면 상향등을 이용해 전방의 상황, 예를 들면 도로 위에 뭐가 떨어져 있거나 동물이 지나가거나 쓰러져 있을 수 있는 그런 경우를 대비하라는 그런 내용입니다. (사고 현장을 발견하기에도 좋지만 다른 차량에 방해가 안 되어야 한다는 게 중요)


그 외의 경우들 (1차로 정속주행 포함)


차선 물고 달리는 거 위험하니 간격을 두라는 것, 그리고 추월할 때 역시 앞차에 바짝 붙지 말고 넉넉하게 간격을 두고 할 것, 그리고 가장 논란이 되는 1차로에서 정속 주행을 하지 말라는 것 등이 나옵니다. 1차로는 추월차로이기 때문에 추월할 때만 이용해야 하고, 추월이 끝나면 다시 우측 차로로 돌아와야 하는 게 기본입니다. 물론 막힐 때는 의미 없는 얘기이니까 정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이 규칙을 잘 지키셔야겠네요. 물론 비키지 않는다고 너무 바짝 붙어 위협 운전 등을 해서도 안 되겠죠?


또한 앞차와의 간격을 넉넉하게 두는 게 왜 중요한지도 그림으로 속도감 있게 설명이 되어 있으니 이 부분도 놓치셔서는 안 되겠는데요. 독일에서는 최소한 주행 속도의 절반을 앞차와의 간격을 두라고 가르칩니다. 최소한입니다. 최.소.한. 예를 들어 시속 100km/h로 주행할 때는 보통 100m 이상 간격을 두라고 하지만 쉽지 않죠. 그럴 때는 최.소.한 50m 정도의 간격이라도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영상에서 다룬 내용들인데요. 한 가지만 더 추가를 하자면, 사고로 인해 1개 차로를 이용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너무 일찍 차로를 변경해 버리면 오히려 정체가 더 심해질 수 있는데요. 가급적 거의 끝까지 가서 순차적으로 한대씩 차로로 진입(지퍼의 원리)하면 조금이라도 정체를 빨리 해소할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이 영상, 다른 분들에게도 많이 알려서 좋은 교보재로 활용될 수 있었으면 싶네요. 

<영상 보기>


  • Favicon of http://ohaeng.tistory.com BlogIcon 五行™ 2018.06.01 12:55 신고

    요즘 유튜브에서 해외 영상을 볼 때는 번역 기능을 켜놓고 봅니다.
    번역이 엉망이긴 하지만 몇몇 단어를 중심으로 대충 내용을 이해합니다.
    아쉽게도 저 영상은 자막이 안 붙어 있네요.
    자세한 설명을 적어주시긴 했는데, 이미지만 보려니 뭔가 답답하네요.
    가끔 아데아체에서 소개해주는 영상들을 보는데, 그건 도움이 되더군요.

    • 영상 보기가 좀 불편하실 겁니다. 그래도 제가 적어놓은 내용을 쭉 한 번 훑어보시고 영상을 보면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싶네요.

자전거 천국 유럽은 왜 헬멧 의무화를 안 할까?

9월 말부터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헬멧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합니다.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인데요. 그런데 요즘 이 규정이 상당히 논란입니다. 안전을 위해서이니만큼 무조건 착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과, 자전거 문화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들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죠.

사진=adac


사실 외부 칼럼용으로 글을 쓸까 하다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적고 싶어서 블로그에만 글을 올리기로 했으니 다소 내용이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선 자전거 하면 유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겠죠? 정말 자전거 천국입니다. 


독일만 하더라도 2011년에 이미 7천만 대의 자전거가 보급됐다고 하네요. 엄~청납니다. 독일만이 아닌, 유럽 전체가 자전거를 좋아하고, 권유하고,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문화가 발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럽에서 자전거 헬멧 의무화한 나라는 1~2곳이 전부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현재 헬멧 의무화 국가

호주, 뉴질랜드 : 벌금이 있다

핀란드 : 벌금이 없다

스페인 : 도시 밖에서만 모든 자전거 운전자에게 헬멧 의무화 적용


수십 년 된 독일의 헬멧 의무화 논쟁

그리고 반대 이유

독일의 경우 자전거 헬멧 의무화 관련한 논쟁은 이미 7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40년이 훌쩍 넘은, 꽤나 오래된 이슈라 할 수 있겠는데요. 이처럼 긴 세월 논쟁을 벌이면서도 지금까지도 독일은 물론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자전거 헬멧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 / 사진=이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사진=이완

독일을 대표하는 자전거 단체로 ADFC를 꼽을 수 있는데 이곳은 공식적으로 헬멧 의무화에 반대입니다. 또 유럽 자전거 포럼 등에서도 헬멧 의무 착용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요? 바로 '자전거 이용자 감소'입니다.


헬멧을 반드시 써야 한다면 이 헬멧을 착용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자전거 타는 것을 포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제 세계 최초로 1991년 자전거 헬멧을 의무화한 호주의 한 조사에서도 30% 정도 이용자가 줄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호주의 자전거 이용자가 백만 명을 조금 넘는 수준인 것에 반해 앞서 알려드린 것처럼 독일에는 자전거 보급이 7천만 대, 매년 생산되는 자전거가 2백만 대가 넘습니다. 잠깐의 외출 시에도, 또 출퇴근을 위해, 독일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날 좋을 때면 시내든 동네든, 곳곳에서 자전거를 만나게 되죠. 독일 인구의 80%가 자전거를 갖고 있는 셈인데, 만약 헬멧을 의무화하게 되면 이 숫자는 분명 줄어들 것입니다.

독일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성인들의 10% 정도만이 헬멧을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쾨팅엔 / 사진=ADFC


특히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대부분의 유럽에 보급된 자전거는 산악용이나 경주용이 아닌 생활형 자전거라는 점에서 의무화에 따른 자전거 이용자 감소는 어렵지 않게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전거 이용자가 줄게 되면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시민 건강 증진, 그리고 환경 문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이 유럽의 자전거 단체는 물론, 정치인이나 시민들의 공통된 인식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역설적으로 헬멧 의무화로 인해 안전 의식에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독일에는 자전거 헬멧만을 위한 비영리단체(fahrradhelme.org)가 있는데요. 이곳에 소개된 반대 의견 중 헬멧을 착용한 운전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헬멧을 착용했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자전거 운전이 거칠어질 수 있고, 그로 인해 사고를 더 쉽게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스페인처럼 도시 외, 혹은 도시와 주택가 외의 곳에서만 헬멧을 의무화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합니다./ 사진=ADFC


또 자전거 이용자가 줄게 되면 오히려 남은 자전거 이용자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명확하게 데이터로 증명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받아들일 수만은 없지만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닌가 합니다.


헬멧은 사실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캐나다 조사 보고서

세 번째는 헬멧 의무 착용이 사실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입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소개한 자전거 사고 관련한 캐나다 보고서가 있었는데요.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캐나다는 1994년부터 2003년까지 6개 주에서 자전거 헬멧 착용을 의무화했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4개 주는 의무화에서 벗어났죠. 그리고 1994년부터 2008년까지 캐나다 조사 그룹이 자전거 사고로 병원을 찾은 7만 명의 부상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부상자의 30%가 머리 부분을 다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헬멧 의무 착용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율이었다는 게 당시 조사 그룹의 분석이었습니다. 그리고 의무 착용한 주와 자율에 맡긴 주의 머리 부상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겠네요.

독일의 20세 전후 젊은이들은 헤어와 패션 스타일을 망칠 수 있어서 헬멧 의무화를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하네요. 이게 이유가 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게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 사진=볼보


다만 그 조사 그룹은 전체적인 부상자 수의 감소는 있었지만 이것이 헬멧 의무 착용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예전에 비해 자전거용 도로 등, 이용을 위한 인프라가 개선이 된 점, 그리고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정부나 단체들의 지속적인 교육에 따른 자전거 문화의 개선이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슈피겔과 인터뷰한 독일 뮌스터 대학 병원의 한 의사는 캐나다 내용을 독일에 직접 대입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독일과 달리 생활형 자전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문화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또 부상자들이 헬멧을 착용했는지 안 했는지를 명확하게 조사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 몇 가지 이유를 들며 조사의 허점을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의사조차도 헬멧이 필요하나 이것을 의무화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2013년 기사)


우리나라 헬멧 의무화 뭐가 문제일까?

이제 우리나라로 넘어와 볼까요? 자전거 헬멧 의무화 얘기는 과거부터 있던 것입니다. 정치 성향, 몸담고 있는 정당 관계없이 법안을 만들려는 시도를 했었죠. 그러다 이번에 결정이 된 것인데요. 역시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자전거 이용자가 1,3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자전거가 늘어날수록 자전거 사고도 늘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조사를 해보니 사고로 인한 부상자 중 머리를 다친 것이 전체의 38%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위험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헬멧을 의무화하는 게 맞다고 본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뭔가 빠진 거 같지 않으세요? 


교육과 인프라 개선부터 

자동차도 자전거도 함께 교육돼야

독일 자전거 전용도로 / 사진=ADFC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고 사고가 늘었으니 헬멧을 의무적으로 쓰라고 하기 전에,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고 있으니 자전거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용을 위한 인프라 확대를 먼저 해야 합니다. 또 자동차 면허 취득 과정에서 자전거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해야 합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에 대한 교육도 해야겠죠. 아이들 때 가장 좋은 습관, 좋은 인식을 심기에 좋기 때문입니다.


누차 이야기 드렸지만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자동차가 자전거 옆을 앞질러 갈 때 법으로 도로 상황에 따라 얼마의 간격을 두어야 하는지 아예 정해놓았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자동차 운전자들 대부분은 자전거 옆을 지나갈 때 좌측으로 넉넉하게 간격을 두고 떨어져 갑니다. 체계적으로 교육된 자전거 운전자들 역시 도로를 어떻게 이용하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는 시동을 켜는 순간 보행자 및 자전거와 동등하지 않다는, 그래서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개념이 이들의 문화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이 저는 인상적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면허 취득할 때만 이런 내용을 배우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독일에서 자전거 교육은 초등학교에서 정식 과목입니다. 아예 면허취득 과정까지 있죠. 실제로 경찰들이 와서 이론과 실기 시험 때 감독을 하고 아이들에게 형식적이긴 하지만 합격증을 나눠줍니다.

사진=ADAC

학교에서 제대로 교통신호나 표지판 보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에 아이들은 운전자를 방해하거나 방해받지 않는 편이다/ 사진=이완


이 합격증을 받기 위해 아이들은 교통 문화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되죠. 자전거를 어떻게 타야 하는지 이때 열심히 배우는 것입니다. 어릴 때는 올바른 자전거 문화에 대해, 자동차 면허증 취득 시에는 올바른 자동차 문화에 대해 공부를 합니다. 헬멧의 필요성을 배우고 국가는 권장합니다. 단체들은 헬멧 안전 테스트를 해 그 결과를 공개하기도 하죠. 당연히 자전거 교육도 계속 됩니다. 하지만 헬멧 선택은 자율에 맡기죠. 


저는 이런 기초 과정이 생략된 채 '자전거 증가 ---> 사고 증가 ---> 헬멧 의무화'라는 단계로  훅~하고 건너 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배우고 인프라를 늘려나가는 것이고, 그런 다음에 헬멧 논쟁을 해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특히 요즘은 자전거 공유서비스가 늘고 있는데 과연 어떻게 대응을 할지도 의문입니다. 호주에서도 공유서비스용 자전거 헬멧 분실이 많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실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썼을지도 모를 헬멧을 공유하려고 할까요? 또 그 위생 관리는 어떤 식으로 할 수 있을까요? 이런 부분도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헬멧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좋습니다. 네. 당연합니다. 설령 그 효용성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정말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제대로 된 교육부터 해야 합니다. 자전거 이용자는 물론 자동차 이용자 모두에게 말이죠. 


지금이라도 정부가 좀 더 큰 틀에서, 그리고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으면 합니다. 자전거 헬멧 의무화가 자전거 보급을 막고, 그래서 환경 개선이나 시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 하조 2018.05.18 14:10 신고

    차라리 헬멧이 의무화 돼서 기본적인 매너나 소양도 갖추지 않고 제멋대로 자전거만 타려는 사람들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인도에서의 자전거, 갑자기 차 앞으로 튀어나오는 자전거, 욕하는 자전거.. 그 대부분은 헬멧 착용자가 아니더군요.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저런 사람들은 자기위주이고 당장 편하자는 마음이 크니 자전거와 관련된 법이 늘어날 수록 자전거와 멀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육에 의한 문화 정착도 좋고 인프라 확충도 좋은데 그게 단시간에 쉬 되는 것도 아니고.. 급격히 발전한 우리나라에선 자전거 뿐만 아니라 그 중간 단계를 건너뛰게 된 것이 너무나 많으니 저런 방법을 통하더라도 우선 걸러낸 후 차차 정착시키는 것이 외려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무엇이 불만이신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헬멧을 썼다고 갑자기 자전거 거칠게 운전하는 분들이 바뀔까 싶습니다. 초기에는 잠깐 도움이 될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헬멧이 익숙해지면 다시 거칠게 운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도 언급됐듯, 오히려 헬멧이 안전 의식 강화를 방해하는 측면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드네요. 쉽지 않다고 해도 원칙을 세워 교육하고 인프라를 늘려가는, 느린 거 같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 문화를 바꿔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의견 감사해요.

    • aaa 2018.05.22 20:43 신고

      일반화 오류 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헬멧 착용자들의 음주운전 과 난폭운전을 더욱 많이 봤는걸요?
      헬멧을 착용했다고 하여 소양을 갖춘 라이더가 되는것이 아니죠
      아니면 헬멧을 착용했다하여 본인이 그런 착각을 하는건가요?
      한강 시민공원에 가보시죠
      주말에 가족끼리 공원에 나온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 하고 그들은 자전거 도로라는 이유로 브레이크 한번 잡기를 꺼려합니다. 심지어 페달클립을 장착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고속도로가 아닙니다.
      자전거도로가 있다하여 신호등도 설치해주길 바라는 겁니까?
      헬멧이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중요한건 교육이 우선입니다.

    • Elf 2018.06.05 09:11 신고

      저도 aaa님과 의견이 같습니다. 가끔 한강에 자전거 타러 나가면 그 좁고 아이들도 자전거 타고 있는 도로에서 과속하는 분들은 헬맷과 복장까지 갖춘 분들이더군요. 또 지난 주말 집 근처 인도를 걷고 있는데 비키라고(주의하라고 일 수도 있겠지만) 벨을 울리던 분도 헬맷과 복장까지 갖춘 분이었습니다.
      그런 동호인이라는 분들이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헬멧 등 안전 장구를 갖추는 건 좋은데, 그런만큼 타인의 안전도 신경 쓰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교육과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8.05.18 16:42 신고

    이건 확실히 한국만의 특징인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자전거 헬멧이 필수죠. 100% 일반화 하기는 문제가 있지만 좀 달리려고 하시는 분들은 위험한 칼치기 같은 무리한 운전, 자전거 도로에서는 오토바이 및 주차하는 차들과의 곡예운전 등 위험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자전거 도로 정비 뿐만 아니라 의식도 좋으니 정해진 코스에서만 잘 달려도 큰 문제가 없을것 같다는 믿음이 있는것 같아요. 그렇다면 굳이 헬멧이 필요할까? 이런 생각이 들게됩니다.

    • 유럽의 인프라가 좋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여기 와보시면 압니다. 오히려 자전거와 자동차가 훨씬 더 밀첩하게 좁은 도로에서 뒤섞여 달립니다. 여기라고 왜 칼치기나 거친 자전거 운전자가 없겠어요. 그래도 오래전부터 자전거랑 자동차 운전자들을 교육하고 법을 통해 시스템을 갖춰갔기 때문에 이 엄청난 자전거 왕국에서 자전거 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지 않나 싶습니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태도 문제도 있겠지만, 자전거 이용이 줄어서 오는 문제도 고려해야겠죠. 자전거에 비판적인 분들은 자전거 이용자들의 태도를 거론하는데, 저는 자전거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자들도 함께 조심해야 하고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배우고 익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초가 없이, 좋은 환경을 마련하려는 그런 태도부터 정부가, 국민이 인식을 바꿨으면 합니다. 안전을 위한 핵심적인 교육, 그리고 좀 더 나은 인프라 확장 등을 통해 자전거 이용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는 게 저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 Traveller 2018.06.05 11:42 신고

      자전거 안전에 대한 문제가 나오면 항상 자전거 운전자만 타겟이 되는데, 이로써 인프라 개선이나 보행자, 자동차 운전자 모두에게 필요한 안전 의식 교육은 뒷전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은 너무 자전거가 설자리가 없는 나라입니다. 얼마 없는 자전거 도로에서도 보행자들은 굳이 그길로 걸어다닙니다.
      자전거 인프라가 잘 된 나라에서는 이러면 쌍욕 먹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자전거 운전자들이 눈치 보면서 피해다녀야 합니다.

      요즘 인도를 보면 자전거 도로와 공용이라고 표지판 붙여놓고 바닥에도 자전거 그림 그려놨는데 그런 거 인식하는 사람 거의 없어 보입니다. 무조건 인도에서 자전거 타면 죄인입니다.
      인도 위에 뻔히 자전거 그림 그려져 있고 아스팔트로 모양 다르게 해놨는데도 "왜 인도에서 자전거 타고 ㅈㄹ이야"라는 보행자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도로 중에도 자전거 우선도로가 있긴 하지만 압도적으로 자동차가 많기 때문에 자전거는 마음놓고 이용할 수가 없습니다. 거기서 자전거 타봤자 ♪♬♫♩ 취급 받긴 똑같죠.

      이런 상황에서 헬멧까지 의무화하면 이제 자전거 누가 타려 할까요?

      안전 문제를 자전거 운전자한테만 떠넘기려고 하지 말고 인프라, 전체적인 안전의식 개선에 힘쓰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헬멧 착용은 캠페인 정도로 차츰차츰 진행해야지 법으로 강제화부터 해버리면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거 같지는 않네요.

  • mdh 2018.05.18 19:23 신고

    일본은 자전거 등록제라서 허가받지않은 자전거는 단속시 관청에서 수거해 간더더군요.독일 등을 비롯한 유럽나라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그리고,우리나라는 자전거를 비롯한 개인모빌리티 이용자들의 매너.에티켓 교육이 최우선이 아닐까 싶네요. 공공장소에서 벌이는 민폐를 지켜보자면~정말 한심스럽지요

    • 일본처럼 엄격하진 않은 듯합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비롯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1인승 전동장치들 많이 나오고 있죠. 이런 것에 대해서 교육하고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없는 거 같아요. 학교 때 철저하게 아이들에게 자전거 교육을 시키는 게 중요하고, 면허 취득 시에도 이런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비매너 문제죠. 하지만 이 글의 요지는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을 정부가 고려하고 있다면, 우선 순위가 뭔지 생각했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통해 친환성을 강화하고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그런 정책이 필요하다는 거죠. 좋은 교육을 통해 잘못된 자전거 문화도 개선될 수 있다고 봅니다. 먼 얘기같고 답답해 보일 수 있어도, 이렇게 가는 게 정상이 아닌가 싶어요.

  • DP 2018.05.19 20:37 신고

    자전거 헬멧의 의무화 이유가 자젼거 사고율을 줄이자는게 주 목적인데. 헬멧 의무화는 사고율을 줄이는게 아니라 사고가 났을때 부상율을 줄이는거죠. 단순히 부상이 적어지기때문에 사고로 접수되는 건수가 줄어 들 것이라 생각해서 자전거 헬멧의 의무화를 한다면 어의 없는 법제정이라 볼 수 있죠. 자전거에 대한 교육, 운전자들의 자전거에 대한 인식의 개선을 고려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국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자전거 안전교육에 대한 캠패인 또는 자전거에 대한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하게 법제정으로 사고율과 부상율을 줄이겠다는 생각은 1차원적인 발상이고 결국은 실효성이 없는 법이 될꺼라 생각 합니다.

    • 의무화 이유는 사고율 줄이자는 것보다는 사고 시 머리 같은 곳을 많이 다치니 이를 줄여보자는 의미가 먼저가 아닌가 합니다. 어쨌든, 이런 의도가 여러 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잘 파악했으면 좋겠네요.

  • 새벽바람 2018.05.19 23:43 신고

    전형적인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죠. 사고는 줄여야 겠고, 방법은 생각하기 싫은.
    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 모두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독일 처럼 자전거는 모두 어려서 부터 교육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야 하고, 공익광고식으로 자동차 , 자전거 함께하는 인식을 오랫동안 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동차 면허도 독일처럼 엄격하게 하고, 기존 운전자에 대한 교육도 3년마다 재대로 받고 현장에서 바로 시험도 치는 식으로 해야 자동차 사고율이 줄어 들것이라고 봅니다.

    현대자동차 하청업체라는 오명을 듣고있는지 오래인 국토부가 움직일까 의문스럽지만 국민이 자각하여 움직이지 않으면 안될 듯 합니다.
    이번 선거부터 재대로된 정치인 뽑고 국민의 목소리를 높여야 겠죠.

    • 좋은 정치, 좋은 행정은, 결국 국민이 납득하고 기대를 갖게 하는 정책을 만들어내고 집행하고 그것을 잘 체계화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네요.

    • 39 2018.05.24 20:47 신고

      저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탁상행정이라 생각하시는 부분은 좀 그렇네요.

      지금, 지자체에서 초등학생 대상으로 자전거 안전교육 시작한지 몇년 되었습니다. 일부는 성인에게도 교육하고 있고요. 이게 제도적으로 마련되지 않았을 뿐이지, 이미 하고 있는겁니다.

      이부분을 그냥 탁상행정으로만 보기 뭐한게, 물론, 정부차원에서 자전거 안전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 넣고(교육부), 자동차 관련 교육도 진행하고(국토부) 하면 좋겠죠. 근데 이런 것들이 동시에 진행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러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부분 부터 추진하는 것이겠죠. 여기 댓글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의무화에 찬성하는 분도 계십니다.

      우리나라는 문제가 생기면 특히 공무원에게 책임추궁과 대안 대책만을 요구하지 같이 대안을 모색하지는 않지만, 독일은 그러지 않던데요. 물론 권한 이상의 것은 모르지만, 시민단체든 시의원이든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의견 제시도 같이 하고 있다. 고 최근 방문했던 지역의 직원들이 이야길 하더군요.

      독일과 우리나라...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
      독일가서 보니 자전거 관련 시설이 잘되어 있더라구요. 심지어는 거리에 자전거 정비용 기구를 둔 공용함도 있고요.
      그런게 우리나라에도 잘 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만........일부 지자체에서는 그정도 까진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것을 군데군데 설치했다가 결국에는 확대 설치 못했습니다. 왜냐구요? 수시로 고장나거든요. 없어지거나. 설치하고 2~3년이면 설치비보다 유지관리비가 더나왔다더군요. 그래서 확대는 못하고 유지 정도만 하고 있거든요.

      반대로, 최근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서 출국할 때 보니, 이코노미쪽 타는 사람들 짐검색은 달랑 두칸만 열더군요. 그나마 2~30분은 쉬는지 닫아버리고. 우리나라 같았으면 난리 났을겁니다. 사람들 많은데 쉰다고. 그때 현지 교민 분 이야기 생각나더라구요. 예를들어 테이블 정리하고 있는 사람에게 주문요청하면 화까지 낸다고요. 물론 정말 화를 내겠습니까마는 인식 자체가 우리랑 다르다는 겁니다. 그게 누가 좋다 나쁘다 나누는게 아니구요.

  • 시작하는눈길 2018.05.23 10:57 신고

    저또한 이용자가 어느정도 초기에는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사고시 어느 충돌방향이던 어떤 충돌형태이던 머리쪽에 무게가 많아 머리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헬멧은 남을 위한것이 아닌 나를 위한것이기에 법으로써 강제성을 가진다면 어느 정도 계도기간을 거쳐 정착하리라 봅니다

    • 헬멧을 쓰면 어쨌든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하는 부분입니다. 문제는,

      그 헬멧 강제 착용으로 인해 자전거 이용자가 줄어들고, 그 줄어듦으로 인해 자동차 이용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 그만큼 배출가스 감축 효과는 사라질 겁니다.

      그리고 자전거 이용을 통한 건강 증진 기대 효과도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헬멧 착용 의무화로 오히려 자전거를 거칠게 이용할 수 있다는 요인도 감안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 시작하는눈길 2018.06.04 17:03 신고

      https://blog.naver.com/piggybankm/221291446538

      피기님글에 보듯이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결국 가장중요한건 도로 환경의 개선이라고 나와있네요

      개개인의 생각을 바꾸는건 어마어마하게 어렵고 힘듭니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되구요. 그래서 법적인 강제성이 필요로 하는게 현대 사회인것 같습니다.

    • 네. 가디언지에서도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분석을 했네요. 강제했을 때 오히려 사회 전체적으로 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고, 따라서

      어렸을 때부터의 철저한 교육, 자전거 및 자동차 운전자에 대한 제대로 된 지속적 교육 등이 우선이라는 생각입니다.

  • jj 2018.06.02 08:37 신고

    헬멧은 사고를 줄이는것보다 부상을 줄이는겁니다. 그래서

    1.교육이 먼저 : 자전거운전자교육, 자동차운전자의 자전거교육(면허시험내용추가)
    2.헬멧의무화대상 자전거 지정: 속도를 많이내거나 다이나믹한 주행종류 즉,
    로드(싸이클), 엠티비, 아동(모두) 을 필수
    생활자전거나 픽시는 필수가 아닌 권장사항

    사고를 줄이려면 교육의무실행과 인프라 개선이해결방법입니다!!!

  • 누룽지탕 2018.06.29 16:35 신고

    청와대 청원글 아래에 달린 링크 따라 들어왔는데요,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많이 배우고 갑니다.
    저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서 항상 헬멧을 착용하고 있지만, 이런 식의 헬멧의무화는 반대합니다. 헬멧의무화로 인해 자전거 이용자가 줄어들면, 결과적으로 저를 포함한 모든 자전거 이용자들은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헬멧의무화 반대"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진행 중인데, 동의해서 힘을 모아봅시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80636

    • 안녕하세요. 말씀처럼 안전한 자전거 이용, 그리고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게 뭔지 정부가 좀 더 고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아르 2018.07.08 23:59 신고

    자전거 타는사람들이 다 라이더로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아주머니들 잘보러 다닐때도 자전거 탈수도 잇고 저같은경우 도서관 갈때 5분 정도 자전거 타는데 이런 사람들에게도 의무화 시킨가는게 의미가 잇나요

  • 행인1 2018.07.18 11:31 신고

    사견이긴한데...헬멧 의무화가 안된다면 쓰고 안쓰고는 자유인데..
    자유에는 그만큼 책임이 뒤따릅니다. 우발적이든 불의의 사고든 머리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쳤을때 잘못되어서 회복이 가장 안되는 부분이구요..물론 헬멧착용 후 다친 머리에 대에서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지만 최소한의 방어책은 되니까요..
    국내 자전거 이용에 대한 교육문제도 있지만 국내에서 헬멧을 안쓰고 편히 자전거를 타려면..
    국민 인식부터가 바뀌어야 할거 같네요. 도로 및 인도에 무질서하게 주정차되어있는 불법차량이나..
    당연한듯 차도로 내려가..심하면 차선 깊숙히 들어가 택시를 잡는 보행자들이나..
    엄연히 자전거도로와 보행자로가 분리된곳에서 당연하게 자전거도로로 달리는 러너 라든지..
    원동기로 이용해서는 안될 자전거도로를 이용한다던지..
    뭐 이런 예를 들 수 있는 상황 외에도 엄청 많겠죠..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에 앞서 나만 편하면 된다는 식의 썩은 국민의식부터 고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머리 부상 방지해야죠. 자전거 이용자나 자동차 이용자들 모두 서로 조심하고 안전 운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 헬멧 의무 착용으로 너무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미 본문에서 밝혔으니 어떤 것을 잃을 것인지는 다시 적지는 않겠습니다. 제대로 된 교육과 시스템 구축, 그리고 단속 등이 함께 이뤄진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도로 환경이 마련될 거라 믿습니다.

    • 김아무개 2018.07.20 22:57 신고

      어느정도는 동의합니다.
      책임을 진다는것이 무언지 모르는 사람들이 엄첨 많은거 같구요. (인터넷 댓글들을 보면 대부분 일거라 생각됩니다.)
      나만 ... 한다는 생각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하는거 같아서 답답한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예능에서도 "나만 아니면 돼!".. 뭐 이런말이 수시로 나오던 적이 있었는데..
      웃기기 위해서라고 이해는 할수 있지만, 너무 자주나오니 나중에는 짜증이 나더군요.
      그걸 보는 아이들이 모든 상황에서 "나만 아니면 돼!". 이러고 따라할거 같아서.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방법은.. 글쎄요.

  • 임정민 2018.07.18 18:34 신고

    헬멧 의무화 반대합니다.

  • 손윤진 2018.07.27 23:50 신고

    옛날에 자동차 안전벨트를 의무화 할때도 말들이 많았습니다. '왜 내돈으로 산 차에서 내가 타고, 사고 나도 내가 죽는데 나라에서 무슨 상관이냐'는 식이였죠. 하지만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법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안전벨트 의무화가 실행된것이고, 점점 늘어나는 자전거 사망사고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것입니다. 대부분의 사고에서 생명에 영향을 끼치는 부위인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헬멧을 써야한다는 것에 포커스를 맞췄고 그것을 의무화 한다고 하기에 이른것이지요. 물론 처음부터 헬멧을 쓰라고 법적으로 의무화 한게 아니고 권고를 몇년동안 했는데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인 제제를 하는것으로 국민의 생명을 지킬수 있다고 판단을 한것 입니다. 이것에 찬성이냐 반대냐를 떠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안전벨트를 안하는 습관이나 헬멧을 안쓰는 습관때문에 사고가나서 죽는다고 생각해 보면 절대적으로 헬멧을 착용해야 한다고 생각할겁니다. 실제로 제가 본 사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헬멧때문에 살았고 안전벨트 착용으로 중상을 면할수 있었습니다. 물론 동네에서 타는데 무슨 헬멧이냐 라고 말할수 있겠지만 자전거는 엄연히 차에 해당하고 도로와 자전거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의식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그럼 불편해서 자전거 타는 사람이 줄어들 것이다 라고 말할수 있겠지만 실제로 동호회 활동을 하거나 자전거 타는걸 조금이라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헬멧 착용을 의무적으로 하고 있고 장갑과 신발 라이트 등 안전에 대해 더욱 유의하고 있습니다. 헬멧은 아주 최소한의 안전 장비이며 가장 소중한 보호막입니다.

    • 우선 의견 감사합니다. 저는 좀 다른 관점인데요.

      국가가 국민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거 중요하죠. 하지만 그 안전을 법으로 규제하거나 강제하는 것만으로는 이뤄지지 않습니다. 자전거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분들이 생활형 자전거 이용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자전거 이용 안전을 위한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게 우선 되어야 합니다. 자동차 운전자들도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과 사고가 나지 않도록 교육이 강화되는 게 필요하고요.

      유럽처럼 자전거 이용자가 많고 교육이 어렸을 때부터 이뤄지는 곳처럼 우리도 제대로 된 교육이 있어야 하고 인프라도 그에 맞게 개선되어야 합니다. 그와 함께 헬멧의 중요성을 알려야죠. 이런 기본적인 프로세스 없이 그냥 헬멧 안 쓰면 자전거 이용 못한다고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자동차는 빠른 속도로 1톤 이상의 무거운 물체 안에서 이동을 하는 겁니다. 생활형 자전거와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부분이고, 유럽이든 어디든 안전벨트 착용은 모두가 공감하고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아니예요.

      본문에도 있지만 자전거 헬멧 의무화는 극소수의 나라에서만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의무화를 반대하고 있고요. 자동차 안전벨트와 다른 거예요.

      또 자전거 이용자가 늘어나는 게 환경, 국민 건강 등에 도움이 되는데 헬멧 의무화는 그런 긍정적 측면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일은 단계라는 걸 거쳐 결과를 내는 것이고, 헬멧 역시 앞서 밝힌 것처럼 제대로 된 과정 없이 법으로 강제한다면 저는 자전거 활성화, 자전거 문화의 올바른 안착에도 그리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헬멧이 도움이 된다고 저도 생각해요. 착용하는 게 안 하는 것보다 안전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의무화했을 때의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왜 많은 나라에서 의무화에 반대하는지 좀 더 고민이 있었으면 합니다.

  • 광군 2018.08.12 22:28 신고

    자동차 고속도로 안전벨트 의무화랑 다를개 뭔지...

인상적이었던 어느 독일 운전학원 강사와 수강생

오늘은 지난주에 본 인상적인 장면이 있어서 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늦은 오후, 자동차 실내 청소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주유소에 들렀죠. 독일의 많은 주유소에는 코인 진공청소기가 있고 운전자들이 주유 후, 혹은 주유와 상관없이 이 청소기를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사진=이완


또 주유소에서는 타이어 공기도 체크하고 주입도 가능합니다. 기름 넣는 동안 차창을 닦을 수 있게 간단한 청소 도구를 마련해 놓는 것도 일반적이죠. 실내 청소를 하기 위해 차를 주차하는데 옆에 운전학원 차량 한 대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얘기한 적 있지만 독일 면허학원은 우리와 달리 규모가 작습니다.


강사 1인, 혹은 2인 규모의 작은 학원들이 동네 곳곳에 자리하고 있죠. 그리고 가급적 신차,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런 브랜드 모델을 가지고 운전을 가르쳐야 수강생 모집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력이 되는 선에서 좋은 차로 교육하는 곳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날 제가 본 학원의 자동차는 GLA였습니다. 


경력 많아 보이는 여성 강사분과 젊은 여성 수강생에게 우선 차의 앞유리를 어떻게 청소해야 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잠시 후에는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고 공기주입기 사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하나 하나 꼼꼼하고 진지하게 알려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공기주입기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마친 강사는 이번에는 보닛을 열어 엔진룸을 들여다보더니 구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뭐가 엔진이고, 어디에, 어떻게 워셔액을 넣는지 등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엔진룸까지? 네. 기본 구조를 시험 때 묻기도 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교육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강사와 수강생은 열린 보닛 아래 있었고, 저는 마무리를 못 본 채 자리를 먼저 떴습니다.

설명하는 강사나 듣는 수강생이나 모두 어찌나 진지하고 열심인지 모릅니다/사진=이완


그간 자주 이야기한 것이지만 독일 면허 취득 과정은 어렵습니다. 시간은 물론 비용도 많이 들죠. 그런데 이렇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이유는 바로 방금 설명 드린 것 같은, 한국에서는 교육되지 않는 것들이 여기서는 교육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불필요한 교육일까요? 괜히 시간 더 뺏어 수입이나 더 올리기 위한 학원 강사의 꼼수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면허시험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그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가르치지 않으면, 이렇게 배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독일의 면허 시험은 어려운 걸까요?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운전자, 더 안전한 도로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입니다. 너무 당연한 얘깁니다. 그런데 이 당연함이 대한민국 운전자들에게는 낯설지도 모르겠네요.


최근 독일 언론들은 갈수록 면허 시험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올라간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론 시험 탈락률이 과거보다 더 올라간 모양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시험이 어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주행연습도 야간, 고속도로 등에서 빠짐없이 해야 하고, 강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더 연습해야만 합니다.


교통법규에 대한 이론 공부는 또 어떻고요? 이렇게 이론과 실기, 그리고 기본에 대한 교육을 하다 보니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지만 한 번 배울 때 제대로 배우기 때문에 그만큼 도로는 안전할 수 있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독일 운전면허증 / 사진=tuev-sued


운전자 자신을 위해서라도, 또 안전한 도로 환경을 위해서라도 면허 취득 과정은 결코 허술해서는 안 됩니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배운 만큼 좋은 운전자가 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고, 그런 운전자가 많은 곳에서는 사고가 줄고 이동의 효율성은 올라갈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향으로 면허 취득 과정이 철저했으면 합니다. 


주유소에서 본 수강생도 아마 긴 시간 노력을 해서 면허증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것 하나부터 꼼꼼하게 제대로 배웠으니, 분명 좋은 운전자가 될 겁니다. 또 그래야 하고요. 가르치는 강사의 노력과 배우는 수강생의 노력이 빚어낼 운전면허증이니, 당당히 운전대를 잡아도 되겠죠?


  • 윌리엄박 2018.05.16 09:10 신고

    가까운 저희 어머니 차량도 엔진오일교환부터 워셔액보충까지 한번씩 본가갈때 해드리고 있어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제도화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런글 볼때마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정말 가보고 싶네요 ^^*

  • 디젤마니아 2018.05.17 23:19 신고

    몇 년 전에, 2015년 쯤인가... 중국인들이 한국 운전 면허 취득이 너무 쉽고, 저렴한데다(중국은 면허 취득까지 150만원~250만원 드는데다 4~6개월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자국 면허로 바로 교환이 되니까, 한 때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운전면허 따고 가는 관광상품까지 나왔었죠. 중국인들이 한국 면허 따러 정말 많이 왔었다고 합니다.
    한동안 그러다가 그 후에 어느 순간부터, 중국인들이 한국 면허를 따기 위해 오는 현상이 싹 없어졌는데요... 한국 면허가 어려워져서라거나 비싸져서가 아니라, 중국 당국에서 한국 면허 따고 들어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있다고 하여, 면허 맞교환을 안 해 주기로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 씁슬한 현실이라 생각했습니다.

    • 네. 저도 말씀하신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보고 놀랐습니다; 너무 부끄러운 일이죠. 그나마 보강이 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우리나라 면허 교육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이 드네요.

  • 오리즈 2018.05.29 13:35 신고

    저희 동네 비스바덴엔 아이러니 하게도 7-Tage 속성코스가 있더라구요. 한국어로 번역하면 일주일 속성코스인데 어떻게 독일에서 그런게 가능한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운전도 참 개념없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교차로 꼬리물기는 기본이고 방향지시등 없이 우회전, 좌회전, 신호 바뀌자마자 뒤에선 경적울리고 ㅠㅠ 여기가 독일인지 심히 의심이 듭니다.

    • 안녕하세요. 답글이 늦었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속성 코스가 있는 면허학원이 독일에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씀처럼 속성인지라 아무래도 제대로 가르치기가 어렵지 않나 싶고요. 아무리 독일이라도 운전 매너 안 좋은 분들 많죠. 독일 토박이들은 외국인, 혹은 이민자 출신들이 대체로 운전이 안 좋다고도 말하는데, 뭐 그런 경우도 있지만 게르만이라도 운전 안 좋게 하는 경우도 많이 있더라고요. 그래도 좋은 교육과 제도, 시스템은 분명 배울점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한국이 왜건의 무덤이라면 유럽은 세단의 무덤

지난달 포드가 4세대 포커스를 공개했습니다. 2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달랐을 텐데요. 국내에서는 디자인 유사성 논란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주행성에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촌티(?)를 벗어낸 신형 판매량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게 됩니다.


특히 트림도 7가지나 되는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한데요. 고성능 ST는 물론 최상위급인 비냘레 같은 경우는 작은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지상고를 올린 온오프 겸용 포커스 액티브는 파생 모델로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포커스 비냘레 / 사진=포드

포커스 ST / 사진=포드

포커스 액티브 / 사진=포드


영국과 독일 등에서는 포드에 대한 애정이 특히나 강하기 때문에 신형에 거는 기대도 크리라 보는데요. 그런데 이번 신형 중 유럽 시장에 안 나오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단이죠. 현재 판매 중인 3세대 포커스의 경우만 하더라도 세단 모델은 2017년 하반기부터 이미 구매 목록에서 사라진 상태입니다.

포커스 세단 / 사진=포드


있지만 없는 듯한 콤팩트 세단


가장 최근에는 시트로엥의 준중형 세단 C-ELYSEE가 유럽 시장에서 백기를 들고 말았는데요. 시장 철수 이유는 역시 판매 부진이 그 원인입니다. 독일 판매량을 보면 2017년 한해 총 493대 팔렸는데 이는 C4 해치백의 1/20 수준밖에 안 되는 수준입니다. 

C-ELYSEE / 사진=PSA


판매량이 파악되는 또 다른 콤팩트 세단 톨레도(스페인 브랜드인 세아트) 역시 독일에서 작년 한 해 614대가 팔렸는데 브랜드 전체 판매량(108,203대) 중 그 비중은 0.6%밖에 안 됩니다. 인기가 좋은 C세그먼트임을 생각하면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렸다고 해야겠네요.

티포 세단 / 사진=FCA

톨레도 / 사진=세아트


그밖에 피아트의 준중형 세단 티포 역시 해치백이 절대적으로 판매되고 있어서 한 마디로 '있으나 마나'한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존재감에서 최악의 콤팩트 세단을 이야기하라면 역시 폴크스바겐의 제타가 아닐까 합니다. 독일에서 2017년 골프가 22만 8천 대 넘게 팔리는 동안 제타는 고작 76대만 팔려나갔습니다.


한 달 판매량이 아닙니다. 1년 동안 판매된 제타 숫자가 이렇습니다. 그렇다 보니 독일 도로에서 제타를 보는 게 하이퍼카 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됐네요. 그나마 체코 브랜드 스코다가 옥타비아와 라피드라는 두 가지 C세그먼트 모델을 세단 중심으로 내놓고 있고, 판매량도 게 중 낫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이 역시 왜건 판매량이 높기 때문에 순수하게 노치백 타입만으로는 역시 먹고 살기 어렵다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제타 / 사진=폴크스바겐

옥타비아 세단 / 사진=스코다


콤팩트 세단뿐만 아니라 사실 중형급에서도 세단은 파사트와 르노 탈리스만 정도를 제외하면 얼마나 팔렸는지 얘기 꺼내기 민망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 i40 세단도 더는 판매하지 않고 있고, 토요타 중형 아벤시스 역시 왜건 외에는 세단형은 단종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타일과 실용성에 밀려

그래도 도전(?)은 계속된다


왜 이렇게 세단이 지지리도 안 팔리는 걸까요? 큰 이유 중 하나는 역동적 스타일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에게 점잖은 스타일의 노치백 모델은 인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2열을 접어 2열 포함한 공간 전체를 활용할 수 있는 해치백과 왜건의 실용성에 세단은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차에 이 짐 저 짐 마구 싣고 다니는 유럽인들의 문화 특성상 공간 활용은 매우 중요한 구매 요소이고, 이런 점에서 부피 있는 물건 담는 것에 한계가 있는 세단은 우선순위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왜건의 무덤이라 불린다면 유럽은 세단의 무덤이라 불러도 하나 이상할 게 없다고 해야겠죠. 

아스트라 스포츠투어러 / 사진=오펠

반려동물 천국인 유럽에서 왜건은 중요하다 / 사진=오펠


하지만 조용히 단종되는 모델이 있는가 하면 그 와중에 새로 등장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안 팔리는 거 뻔히 알면서 말이죠. 특히 고급 브랜드 콤팩트 세단들이 그렇습니다. 이미 아우디가 A3의 세단형을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고, 최근에 공개된 벤츠의 A클래스 세단(롱바디)도 중국 시장을 필두로 유럽에서도 판매하려 하고 있습니다.

S3 세단 / 사진=아우디

A클래스 롱바디 세단 / 사진=다임러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는 다량 판매에 대한 기대보다는 라인업을 풍성하게 해서 틈을 없애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겠다는 그런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국 시장 등, 세단을 선호하는 유럽 외 지역이 콤팩트 세단의 주요 타깃이지만 유럽에서의 자존심 싸움도 양보할 수 없을 테니까요.

i30 패스트백 / 사진=현대자동차


또 조금 특이한(?) 케이스라면 현대를 들 수 있겠네요. 현대의 파생모델 i30 패스트백은 전형적인 세단의 형태가 아닌, 이름에서처럼 패스트백 타입을 하고 있습니다. 세단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해치백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도 관심을 끌 만한 그런 전략형 모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나 팔릴지는 미지수이지만 아무튼 이런 시도는 현대가 나름 유럽 시장에 여전히 신경을 쓰고 있고, 더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몸부림쳐도, 나 좀 봐달라 제아무리 꽃단장을 해도, 유럽에서 세단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주류가 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우리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죠?


추가 링크 : 다음 칼럼 코너에 올린 글 주소 링크 겁니다. 최고 경영자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경영 윤리가 어떠 해야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해서 쓴 글입니다. 

http://v.auto.daum.net/v/o8PjAkEg6g


  • icarus 2018.05.11 11:06 신고

    포드는 아무리 봐도 현차 디자인 따라가는 느낌이군요

  • 지나가다 2018.05.11 22:34 신고

    반면에 벤츠, BMW, 아우디, 재규어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승용차는 세단이 주력 아닌가요? 왜건형도 있지만.. 유럽시장에서 세단은 고급차에나 쓰이는 형태라는 인식이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 세단보다 독일의 경우만 봐도 왜건이 더 많이 팔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준대형급인 e세그먼트 아닌 이상에는 왜건이 중형급에서는 더 자주 볼 수 있죠.

  • 인천gt 2018.05.11 23:32 신고

    항상 글 잘 읽고있습니다 ㅎㅎ현재 한국에서 3투어링을 5년째 타고있습니다 첫차로 골프 5세대 gt tdi 를 탔었는데 정말 해치백 왜건의 장점을 모르는 한국의 자동차 문화가 너무 아쉽네요.
    다음차로 rs6 avant를 생각중인데 한국에는 일반 e 세그먼트 왜건이 하나도 없네요 참 아쉽습니다 ..열심히 돈벌어서 rs6 avant 를 직접수입에 도전해야 할듯합니다. 또한 이번 독일에서 이번에 새로나온 A6 avant 를 같은급 끼리 비교하는기사 나오는걸 기다리고있습니다 ㅎㅎ

    • RS6 아반트라...신형 아반트가 워낙 멋져서 RS는 더 멋질 듯합니다. 독일 라이벌들 비교테스트 기사는 나오는 대로 소개해드릴게요. ^^

  • 그런데 2018.05.27 01:06 신고

    그런데, 옥타비아는 말이 세단이지 사실은 세단처럼 생긴 해치백이잖아요.
    요번에 나오는 신형 푸조 508도 그렇고 ......

    • 노치백이 아닌, 패스트백 타입의 차이긴 하죠. 그래도 기본적으로 세단으로도 보는 듯합니다.

'바꿔야 산다' VW과 현대차 기업 문화

얼마전 몇 분과 자동차 기업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나온 얘기가 폴크스바겐 그룹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비슷한 면이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닮았을까요?


디젤 게이트로 드러난 VW 민낯

사진=VW


2015년 터진 디젤 게이트는 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문제만이 아니라 사기 당사자인 폴크스바겐 그룹의 오랜 병폐를 대중들이 인식했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큰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명령하면 밑에서 거부하지 못하는 권위적 구조, 경직된 구조, 그리고 내부 문제를 끄집어내 반발할 때 이를 개선의 기회로 삼는 게 아니라 조직적으로 덮어버리려 했다는 것 등이죠.


2011년, VW의 한 엔지니어가 배출가스 조작이 있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며 상급자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묻히고 말았죠. 미국 시장의 강력한 질소산화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SCR 같은 후처리 시스템으로 가야 하는데, 이게 비용적인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고 경영 그룹은 무조건, 어떻게 해서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이에 대해 원가 상승이 없이 요청한 기간 안에 해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명령에 대해 합리적 비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나쁜 방법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누구도 함부로 “아닙니다. 그렇게는 안 됩니다.”라고 말을 못 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분위기는 예전부터 있던 것이었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견됐을 때, 상사나 감사 부서 등에 말했다가 오히려 해고를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경영진뿐만 아니라 폴크스바겐 노조 간부들의 비리도 만만치 않았죠. 노조 간부들이 성접대를 받는 일로 발칵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 학자 두덴회퍼 교수는 폴크스바겐의 경영 집단과 노동조합의 권력화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죠. 경영 구조부터 거대한 노조의 힘은 반발을 용납하지 못했다고 많은 독일 언론들이 전하기도 했습니다. (오해 없기 바랍니다. 노동 운동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은 아니며, 기본적으로 저는 노동 운동을 지지합니다. )


마르틴 빈터코른과 현대 i30

이 기업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현장에서 현대 부스를 찾은 당시 회장 마르틴 빈터코른을 기억하실 겁니다. 현대가 내놓은 i30를 줄자 등을 들고 꼼꼼히 살피던 그가 운전석에 앉아 누군가를 급하게 불렀죠. 


폴크스바겐 수석 디자이너인 클라우스 비숍은 신경질적으로 자신을 부르는 회장에게 급하게 달려옵니다. 핸들 높이 조절을 하는데 왜 이 차는 소리가 안 나느냐고 따지듯 묻는 빈터코른의 모습이 영상을 통해 공개됐죠. 클라우스 비숍은 우리도 방법은 있지만 그렇게 되면 비용이 더 든다는 답변을 내놓습니다. 영상을 보면 마르틴 빈터코른과 클라우스 비숍과의 대화 모습이 마치 절대왕정 시대의 왕과 신하를 느끼게 합니다.

마르틴 빈터코른(가운데) / 사진=아우디


실제로 마르틴 빈터코른은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공학박사 출신으로 품질 부서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페르디난트 피에히 감독이사회 의장의 지원 아래 회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죠. 물론 자신을 내치려던 상왕 피에히에 반기를 들고 결국은 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지만 디젤 게이트로 결국 그도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 꼼꼼하고 무서운 빈터코른 회장은 사실  페르디난트 피에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 페르디난트 피에히는 독일 자동차 업계의 전설과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외할아버지 회사인 포르쉐 시절, 경영진의 만류에도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며 917같은 괴물차를 만듭니다.


또 아우디 사장으로 지금의 아우디가 되는 거의 모든 기초를 닦기도 했습니다.  그룹 회장의 자리에 올라서는 폴크스바겐 그룹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했습니다. 포르쉐와의 경영권 다툼에서도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제국의 주인이 됐습니다. 그는 기술에서 최고였고, 경영에서도 최고였습니다. 너무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쟁사에서는 저승사자로 묘사할 정도였죠.

페르디난트 피에히 / 사진=VW


상명하복, 명령하면 어떻게 해서든 이뤄내야만 했고, 그런 상황에서 반론을 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뛰어난 기술력과 경영능력을 가진 리더들이 회사를 이끈다는 건 큰 복이지만, 한편으로는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없고, 회사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게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공룡같은 기업의 구조도 복잡해서 일처리 또한 늦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의 문화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현대에서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군대식 문화?

현대자동차의 기업 문화를 이야기하면 흔히 나오는 표현이 바로 군대식이라는 것입니다. 2016년, 한겨레신문에서 현대차의 기업 문화와 관련한 기사를 낸 적이 있는데요. 이때 현대 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회사가)군대 같다.’ ‘일이 너무 많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경직된 구조, 불필요한 보고서가 많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기 힘든 그런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현대차 사정을 잘 아는 어떤 이는 공무원 사회 같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일 열심히 하는 공무원분들께는 죄송한 표현이지만 공감했습니다.


잘못되면 잘릴 수 있다. 그러니 무리를 하지 말자. 이것이 현대차의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표현이 아닌가 싶은데요. 뭐 D컷 운전대 하나 새로 적용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할 정도라면,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혹이라도 기업에 경제적 손실을 끼칠까 봐 조심스러워해서 과연 일류 기업으로 자리할 수 있을까요?

사진=현대자동차


요즘은 정의선 부회장이 일선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제게 현대자동차라고 하면 정몽구 회장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기업 내에서는 제왕과도 같은 인물이죠. 오너이자 최고경영자인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 게 쉽지 않고, 수십 년을 그렇게 달려온 현대자동차는 소통보다는 명령이 익숙한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고 봅니다.


엔지니어로, 디자이너로, 유명한 외국인들이 현대차로 많이 왔습니다. 다른 세계, 다른 분위기에서 온 이들인지라 뭔가 기업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너무 빠르고 정확(?)하게 현대의 기업 문화에 그들은 이미 적응했다며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했죠.  

사진=현대자동차

이처럼 두 회사는 일방적 명령, 절대 권력자 중심의 긴장된 구조,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게 힘들다는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유형의 기업들이 이 두 회사만은 아니겠죠. 하지만 두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창조적’ ‘혁신적’이라는 단어를 기업들이 참 좋아하죠. 그런데 과연 이런 기업 문화, 분위기 속에서 창조와 혁신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위기는 내부로부터 온다고 생각합니다. 소통하고, 귀를 열어 더 많은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이 기업 문화로 자리 잡을 때, 그 기업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 집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도전하는 게 두려운, 그래서 만들어진 보신 문화, 왕따 문화, 내부 문제에 과감하게 칼을 빼 들지 못하는 반혁신적 문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그 기업은 언젠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디젤 게이트가 잘 보여줬습니다. 제2의 , 제3의 디젤 게이트는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습니다.


  • 2018.04.27 09:02

    비밀댓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정성 가득한 의견 잘 봤습니다. 불편한 이야기라 충분히 저도 생각합니다. 다만 외국인이 막장 아침드라마를 보고 한국 가정문화를 비판하는 느낌이라는 부분은 다소 과한 반응이네요.

      현대차의 기업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저 역시 몇 몇 경로를 통해 듣고 있습니다. 관계자도 있고, 언론도 있고 그렇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내부자가 아니니 제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아주 없는 얘기라고 하기엔 듣고 본 에피소드가 너무 많네요.

      그리고 말씀처럼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작은 것 하나라도 잘못 되었을 시 받을 위험이 너무 큽니다. 그 부분은 저도 이해해요. 그런데 여기서 비판은 조심스럽고 철저한 과정을 부정하자는 게 아닙니다. 무조건 막 시도하고 덤벼 보라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극복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2018.04.27 10:35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8.04.27 18:30 신고

    이번 대한항공 사태를 보면서 한 사람의 움직임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지 잘 알게되죠.
    그건 아닙니다라는 말을 못하는 조직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그게 결코 본인에게도 도움이 안되는데 말이죠.

  • 폴로 2018.04.30 16:23 신고

    스케치북님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내용이 좀 민감한 부분이라 공격적인 댓글이 좀 올라올 것 같기도 한데..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묵혀 두고 곪아 터지는 것 보다는, 드러내어 곪아 있는 부분을 도려낼 수 있다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 사실 경영진이 변해야 하는데, 그 분들이 이런 글을 읽을 리도 없고, 현장에서 나름 애사심을 갖고 일하는 직원들이 변화를 느끼고 즐겁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AP 2018.05.11 20:28 신고

    사실 일장일단이 있는것같아요. 리더십 하에 치고나갈땐 확 치고나갈 수 있게되니까요. 실제로 소개해주신 VW 의 리더들 지휘하에 아우디의 병적인(?) 품질관리가 자리잡았고 소비자들이 품질 하면 아우디라고 생각할수 있을정도로 만들어놓기도 했으니까요.
    이제 정상에 올랐으니 기업문화를 바꿔나갈차례다! 라고 하면 정말 맞는말이긴한데 기업입장에서는 정상까지 어떻게 끌고왔는데 이제와서? 라고 할수도 있죠...
    여러모로 뭐가 맞는지 판단하는 건 참 어려운것같아요ㅠ

    • 그렇죠. 강한 리더십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집중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면 독재 스타일의, 일방통행식의 경영이 될 수 있어서 위험에 빠질 수 있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큰 위험(디젤 게이트)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일장일단이 있겠죠.

BMW 최고를 꿈꾸던 남자 VW 그룹 회장 되다

지난 목요일(12일)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그룹 폴크스바겐 AG의 새 회장이 선출됐습니다.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폴크스바겐 브랜드 사장이 주인공으로, 그동안 그룹을 이끌던 마티아스 뮐러의 뒤를 잇게 됐죠. 또 회장 교체뿐만 아니라 그룹의 경영구조를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헤르베르트 디스는 어떤 인물일까요?

헤르베르트 디스 / 사진=VW


BMW 그룹 회장을 꿈꾸던 남자

헤르베르트 디스는 1958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그의 국적은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의장이 그랬던 것처럼 오스트리아인데요. 뮌헨 응용학문대학에서 자동차 공학을, 그리고 뮌헨 기술 대학원에서 각각 기계 공학을 공부했죠. 전임 마티아스 뮐러 회장 역시 뮌헨 응용학문대학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했으니 이공계 엔지니어 출신들이 경영을 한다는 독일 자동차 기업의 전통이 이번에도 이어졌습니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 그룹 보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1996년 BMW로 옮긴 이후 장기적인 생산 구조계획을 수립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오토바이를 좋아했던 그는 BMW 모터라트(모터바이크) 사업부를 이끌기도 했고, 그룹 전체의 개발 분야를 주도하며 동시에 전기 자동차 계획도 잘 수행했습니다. . BMW i 브랜드가 자리 잡기까지 그의 역할은 매우 컸죠.

2013년 BMW에 있을 당시 헤르베르트 디스 / 사진=BMW


개발 파트를 이끌고, 생산라인의 효율을 끌어올렸으며, i 브랜드가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헤르베르트 디스의 BMW 내 입지는 탄탄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BMW 대주주 크반트 가문은 헤르베르트 디스의 후배 격이던 젊은 하랄트 크뤼거를 선택하죠. 헤르베르트 디스의 꿈은 그렇게 수포가 됐습니다.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폴크스바겐 그룹의 절대적 존재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감독 위원회 의장이었습니다. 피에히 의장이 내민 손을 잡은 그는 2015년 7월 VW 자동차 브랜드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죠.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젤 게이트가 터지고 맙니다.


디젤 게이트, 그에겐 기회였다?

자신을 이끌어 줄 것이라 믿었던 피에히 의장이 경영/감독 그룹의 반란(?)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헤르베르트 디스의 위치는 모호해졌습니다. 그런데 디젤 게이트로 피에히를 밀어낸 그룹 2인자 마틴 빈터코른 회장 또한 물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포르쉐를 이끌던 마티아스 뮐러가 새 회장이 되는데요. 그는 빈터코른 전 회장이 이끌던 아우디 쪽 인맥이기도 했습니다.

전임 회장 마티아스 뮐러. 그는 최대 270억에 이르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 사진=VW


마티아스 뮐러는 그룹 문제가 비효율적이고 경직된 수직 구조에 있다고 보고 개혁 의지를 밝힙니다. 또한 전기차에 엄청난 투자를 결정하는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죠. 그렇게 새 회장이 안팎에서 2년 넘게 위기를 극복하는 동안 헤르베르트 디스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조용히 현실화하고 있었습니다. 


폴크스바겐 내부 인물이 아니었기에 디젤 게이트의 폭풍에서 그는 한 발 비껴나 있을 수 있었고, 이미 BMW에서 전기차 분야를 이끈 경험이 있는 그에겐 그룹의 전기차 총력전은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회사 이익을 이전보다 2배 이상 끌어 올리며 경영자로서 역량을 보여준 것이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결정적 요인이 됐습니다.


마지막 장벽 노조위원회와의 갈등

하지만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를 향한 불신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노조평의회를 이끌며 동시에 감독위원회 이사인 베른트 오스터로와의 갈등이 대표적이었는데요. 헤르베르트 디스는 원가 절감을 위한 핵심 방향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들고 나왔고, 실제로 폴크스바겐의 많이 노동자가 그가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회사를 떠났습니다.


독일 정론지 슈피겔에 따르면 헤르베르트 디스는 노조와 노동조합을 이끌던 간부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임원’으로 불렸는데, 이런 분위기는 회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헤르베르트 디스는 연령이 높은 노동자들을 파트타임으로 돌리고 업무 효율화 등을 통해 해고를 줄여나가기로 타협합니다.


베른트 오스터로와의 화해의 징표인지 아니면 타협의 결과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조평의회 사무총장 군나 킬리안을 인사담당 이사로 앉히기도 했습니다. (군나 킬리안은 오스터로 감독위원회 이사의 핵심 측근) 피에히와 포르쉐 가문의 확실한 지지, 거기에 노조를 이끄는 베른트 오스터로와의 합의 등으로 헤르베르트 디스의 자리는 이제 확실하게 보장됐습니다.

사진=VW


잠재적 위험, 디젤 게이트

BMW에 이루지 못한 꿈을 폴크스바겐 그룹에서 이룬 헤르베르트 디스는 전동화 전략을 진두지휘 할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디젤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도 밝힌 바 있죠. 한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디젤 기술은 최고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전동화 사업과 함께 디젤에 대한 투자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가 완전히 자유롭기 위해서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야 합니다. 바로 디젤 게이트죠. 비록 BMW에서 건너왔지만 사장 자리에 올랐을 때 이미 사기 프로그램이 장착된 것을 알고 있었을 거라는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독일 검찰 또한 이 부분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죠.  


만약 디젤 게이트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헤르베르트 디스 신임 회장은 5년 임기 동안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을 마음껏 이끌 수 있게 됩니다. 성과급 포함 연봉 130억 수준에 1년에 1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팔고, 최고의 브랜드 10여 개를 이끌어가게 될 헤르베르트 디스. 차분한 전략가로 평가받는 그가 과연 이 거대한 자동차 그룹의 새 선장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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