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411건

자전거 천국 유럽은 왜 헬멧 의무화를 안 할까?

9월 말부터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헬멧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합니다. 이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인데요. 그런데 요즘 이 규정이 상당히 논란입니다. 안전을 위해서이니만큼 무조건 착용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과, 자전거 문화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들이 동시에 쏟아지고 있죠.

사진=adac


사실 외부 칼럼용으로 글을 쓸까 하다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적고 싶어서 블로그에만 글을 올리기로 했으니 다소 내용이 정돈되지 않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우선 자전거 하면 유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겠죠? 정말 자전거 천국입니다. 


독일만 하더라도 2011년에 이미 7천만 대의 자전거가 보급됐다고 하네요. 엄~청납니다. 독일만이 아닌, 유럽 전체가 자전거를 좋아하고, 권유하고,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문화가 발달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유럽에서 자전거 헬멧 의무화한 나라는 1~2곳이 전부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현재 헬멧 의무화 국가

호주, 뉴질랜드 : 벌금이 있다

핀란드 : 벌금이 없다

스페인 : 도시 밖에서만 모든 자전거 운전자에게 헬멧 의무화 적용


수십 년 된 독일의 헬멧 의무화 논쟁

그리고 반대 이유

독일의 경우 자전거 헬멧 의무화 관련한 논쟁은 이미 7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합니다. 40년이 훌쩍 넘은, 꽤나 오래된 이슈라 할 수 있겠는데요. 이처럼 긴 세월 논쟁을 벌이면서도 지금까지도 독일은 물론 유럽 대부분의 국가는 자전거 헬멧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시내 / 사진=이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사진=이완

독일을 대표하는 자전거 단체로 ADFC를 꼽을 수 있는데 이곳은 공식적으로 헬멧 의무화에 반대입니다. 또 유럽 자전거 포럼 등에서도 헬멧 의무 착용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뭘까요? 바로 '자전거 이용자 감소'입니다.


헬멧을 반드시 써야 한다면 이 헬멧을 착용하는 것을 불편해하거나 부담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자전거 타는 것을 포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실제 세계 최초로 1991년 자전거 헬멧을 의무화한 호주의 한 조사에서도 30% 정도 이용자가 줄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호주의 자전거 이용자가 백만 명을 조금 넘는 수준인 것에 반해 앞서 알려드린 것처럼 독일에는 자전거 보급이 7천만 대, 매년 생산되는 자전거가 2백만 대가 넘습니다. 잠깐의 외출 시에도, 또 출퇴근을 위해, 독일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이유로 자전거를 이용합니다. 날 좋을 때면 시내든 동네든, 곳곳에서 자전거를 만나게 되죠. 독일 인구의 80%가 자전거를 갖고 있는 셈인데, 만약 헬멧을 의무화하게 되면 이 숫자는 분명 줄어들 것입니다.

독일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성인들의 10% 정도만이 헬멧을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쾨팅엔 / 사진=ADFC


특히 독일이나 네덜란드 등, 대부분의 유럽에 보급된 자전거는 산악용이나 경주용이 아닌 생활형 자전거라는 점에서 의무화에 따른 자전거 이용자 감소는 어렵지 않게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전거 이용자가 줄게 되면 자동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시민 건강 증진, 그리고 환경 문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이 유럽의 자전거 단체는 물론, 정치인이나 시민들의 공통된 인식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역설적으로 헬멧 의무화로 인해 안전 의식에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독일에는 자전거 헬멧만을 위한 비영리단체(fahrradhelme.org)가 있는데요. 이곳에 소개된 반대 의견 중 헬멧을 착용한 운전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헬멧을 착용했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자전거 운전이 거칠어질 수 있고, 그로 인해 사고를 더 쉽게 당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스페인처럼 도시 외, 혹은 도시와 주택가 외의 곳에서만 헬멧을 의무화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합니다./ 사진=ADFC


또 자전거 이용자가 줄게 되면 오히려 남은 자전거 이용자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명확하게 데이터로 증명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받아들일 수만은 없지만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닌가 합니다.


헬멧은 사실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캐나다 조사 보고서

세 번째는 헬멧 의무 착용이 사실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입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소개한 자전거 사고 관련한 캐나다 보고서가 있었는데요.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캐나다는 1994년부터 2003년까지 6개 주에서 자전거 헬멧 착용을 의무화했었다고 합니다. 나머지 4개 주는 의무화에서 벗어났죠. 그리고 1994년부터 2008년까지 캐나다 조사 그룹이 자전거 사고로 병원을 찾은 7만 명의 부상자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부상자의 30%가 머리 부분을 다쳤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는 헬멧 의무 착용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비율이었다는 게 당시 조사 그룹의 분석이었습니다. 그리고 의무 착용한 주와 자율에 맡긴 주의 머리 부상 차이가 크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의외의 결과라 할 수 있겠네요.

독일의 20세 전후 젊은이들은 헤어와 패션 스타일을 망칠 수 있어서 헬멧 의무화를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하네요. 이게 이유가 될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다가도 이게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합니다. / 사진=볼보


다만 그 조사 그룹은 전체적인 부상자 수의 감소는 있었지만 이것이 헬멧 의무 착용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예전에 비해 자전거용 도로 등, 이용을 위한 인프라가 개선이 된 점, 그리고 자전거 이용자들을 위한 정부나 단체들의 지속적인 교육에 따른 자전거 문화의 개선이 이런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슈피겔과 인터뷰한 독일 뮌스터 대학 병원의 한 의사는 캐나다 내용을 독일에 직접 대입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독일과 달리 생활형 자전거가 많지 않기 때문에 문화의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또 부상자들이 헬멧을 착용했는지 안 했는지를 명확하게 조사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 몇 가지 이유를 들며 조사의 허점을 비판했는데요. 하지만 그럼에도 이 의사조차도 헬멧이 필요하나 이것을 의무화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2013년 기사)


우리나라 헬멧 의무화 뭐가 문제일까?

이제 우리나라로 넘어와 볼까요? 자전거 헬멧 의무화 얘기는 과거부터 있던 것입니다. 정치 성향, 몸담고 있는 정당 관계없이 법안을 만들려는 시도를 했었죠. 그러다 이번에 결정이 된 것인데요. 역시 앞서 이야기 드린 것처럼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도 자전거 이용자가 1,3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자전거가 늘어날수록 자전거 사고도 늘었습니다. 그리고 정부가 조사를 해보니 사고로 인한 부상자 중 머리를 다친 것이 전체의 38%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위험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헬멧을 의무화하는 게 맞다고 본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뭔가 빠진 거 같지 않으세요? 


교육과 인프라 개선부터 

자동차도 자전거도 함께 교육돼야

독일 자전거 전용도로 / 사진=ADFC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고 사고가 늘었으니 헬멧을 의무적으로 쓰라고 하기 전에, 자전거 이용자들이 늘고 있으니 자전거의 편리하고 안전한 이용을 위한 인프라 확대를 먼저 해야 합니다. 또 자동차 면허 취득 과정에서 자전거에 대해 철저하게 교육해야 합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자전거에 대한 교육도 해야겠죠. 아이들 때 가장 좋은 습관, 좋은 인식을 심기에 좋기 때문입니다.


누차 이야기 드렸지만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자동차가 자전거 옆을 앞질러 갈 때 법으로 도로 상황에 따라 얼마의 간격을 두어야 하는지 아예 정해놓았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자동차 운전자들 대부분은 자전거 옆을 지나갈 때 좌측으로 넉넉하게 간격을 두고 떨어져 갑니다. 체계적으로 교육된 자전거 운전자들 역시 도로를 어떻게 이용하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지 알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는 시동을 켜는 순간 보행자 및 자전거와 동등하지 않다는, 그래서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개념이 이들의 문화 속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이 저는 인상적입니다. 그렇다면 자동차 면허 취득할 때만 이런 내용을 배우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독일에서 자전거 교육은 초등학교에서 정식 과목입니다. 아예 면허취득 과정까지 있죠. 실제로 경찰들이 와서 이론과 실기 시험 때 감독을 하고 아이들에게 형식적이긴 하지만 합격증을 나눠줍니다.

사진=ADAC

학교에서 제대로 교통신호나 표지판 보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에 아이들은 운전자를 방해하거나 방해받지 않는 편이다/ 사진=이완


이 합격증을 받기 위해 아이들은 교통 문화 전반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되죠. 자전거를 어떻게 타야 하는지 이때 열심히 배우는 것입니다. 어릴 때는 올바른 자전거 문화에 대해, 자동차 면허증 취득 시에는 올바른 자동차 문화에 대해 공부를 합니다. 헬멧의 필요성을 배우고 국가는 권장합니다. 단체들은 헬멧 안전 테스트를 해 그 결과를 공개하기도 하죠. 당연히 자전거 교육도 계속 됩니다. 하지만 헬멧 선택은 자율에 맡기죠. 


저는 이런 기초 과정이 생략된 채 '자전거 증가 ---> 사고 증가 ---> 헬멧 의무화'라는 단계로  훅~하고 건너 뛴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정말 필요한 것은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를 배우고 인프라를 늘려나가는 것이고, 그런 다음에 헬멧 논쟁을 해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특히 요즘은 자전거 공유서비스가 늘고 있는데 과연 어떻게 대응을 할지도 의문입니다. 호주에서도 공유서비스용 자전거 헬멧 분실이 많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실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썼을지도 모를 헬멧을 공유하려고 할까요? 또 그 위생 관리는 어떤 식으로 할 수 있을까요? 이런 부분도 고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픽사베이


헬멧을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게 좋습니다. 네. 당연합니다. 설령 그 효용성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 전에 정말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을 걱정한다면 제대로 된 교육부터 해야 합니다. 자전거 이용자는 물론 자동차 이용자 모두에게 말이죠. 


지금이라도 정부가 좀 더 큰 틀에서, 그리고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으면 합니다. 자전거 헬멧 의무화가 자전거 보급을 막고, 그래서 환경 개선이나 시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 하조 2018.05.18 14:10 신고

    차라리 헬멧이 의무화 돼서 기본적인 매너나 소양도 갖추지 않고 제멋대로 자전거만 타려는 사람들이 줄었으면 좋겠습니다. 인도에서의 자전거, 갑자기 차 앞으로 튀어나오는 자전거, 욕하는 자전거.. 그 대부분은 헬멧 착용자가 아니더군요.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저런 사람들은 자기위주이고 당장 편하자는 마음이 크니 자전거와 관련된 법이 늘어날 수록 자전거와 멀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육에 의한 문화 정착도 좋고 인프라 확충도 좋은데 그게 단시간에 쉬 되는 것도 아니고.. 급격히 발전한 우리나라에선 자전거 뿐만 아니라 그 중간 단계를 건너뛰게 된 것이 너무나 많으니 저런 방법을 통하더라도 우선 걸러낸 후 차차 정착시키는 것이 외려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무엇이 불만이신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헬멧을 썼다고 갑자기 자전거 거칠게 운전하는 분들이 바뀔까 싶습니다. 초기에는 잠깐 도움이 될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헬멧이 익숙해지면 다시 거칠게 운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에서도 언급됐듯, 오히려 헬멧이 안전 의식 강화를 방해하는 측면도 생길 수 있다고 생각드네요. 쉽지 않다고 해도 원칙을 세워 교육하고 인프라를 늘려가는, 느린 거 같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 문화를 바꿔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의견 감사해요.

    • aaa 2018.05.22 20:43 신고

      일반화 오류 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헬멧 착용자들의 음주운전 과 난폭운전을 더욱 많이 봤는걸요?
      헬멧을 착용했다고 하여 소양을 갖춘 라이더가 되는것이 아니죠
      아니면 헬멧을 착용했다하여 본인이 그런 착각을 하는건가요?
      한강 시민공원에 가보시죠
      주말에 가족끼리 공원에 나온 사람들이 많은데도 불구 하고 그들은 자전거 도로라는 이유로 브레이크 한번 잡기를 꺼려합니다. 심지어 페달클립을 장착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고속도로가 아닙니다.
      자전거도로가 있다하여 신호등도 설치해주길 바라는 겁니까?
      헬멧이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중요한건 교육이 우선입니다.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8.05.18 16:42 신고

    이건 확실히 한국만의 특징인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자전거 헬멧이 필수죠. 100% 일반화 하기는 문제가 있지만 좀 달리려고 하시는 분들은 위험한 칼치기 같은 무리한 운전, 자전거 도로에서는 오토바이 및 주차하는 차들과의 곡예운전 등 위험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유럽에서는 자전거 도로 정비 뿐만 아니라 의식도 좋으니 정해진 코스에서만 잘 달려도 큰 문제가 없을것 같다는 믿음이 있는것 같아요. 그렇다면 굳이 헬멧이 필요할까? 이런 생각이 들게됩니다.

    • 유럽의 인프라가 좋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여기 와보시면 압니다. 오히려 자전거와 자동차가 훨씬 더 밀첩하게 좁은 도로에서 뒤섞여 달립니다. 여기라고 왜 칼치기나 거친 자전거 운전자가 없겠어요. 그래도 오래전부터 자전거랑 자동차 운전자들을 교육하고 법을 통해 시스템을 갖춰갔기 때문에 이 엄청난 자전거 왕국에서 자전거 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지 않나 싶습니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태도 문제도 있겠지만, 자전거 이용이 줄어서 오는 문제도 고려해야겠죠. 자전거에 비판적인 분들은 자전거 이용자들의 태도를 거론하는데, 저는 자전거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자들도 함께 조심해야 하고 서로 무엇이 필요한지 배우고 익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초가 없이, 좋은 환경을 마련하려는 그런 태도부터 정부가, 국민이 인식을 바꿨으면 합니다. 안전을 위한 핵심적인 교육, 그리고 좀 더 나은 인프라 확장 등을 통해 자전거 이용의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는 게 저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 mdh 2018.05.18 19:23 신고

    일본은 자전거 등록제라서 허가받지않은 자전거는 단속시 관청에서 수거해 간더더군요.독일 등을 비롯한 유럽나라들은 어떤지 궁금합니다.그리고,우리나라는 자전거를 비롯한 개인모빌리티 이용자들의 매너.에티켓 교육이 최우선이 아닐까 싶네요. 공공장소에서 벌이는 민폐를 지켜보자면~정말 한심스럽지요

    • 일본처럼 엄격하진 않은 듯합니다. 그리고 자전거를 비롯해서 말씀하신 것처럼 1인승 전동장치들 많이 나오고 있죠. 이런 것에 대해서 교육하고 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없는 거 같아요. 학교 때 철저하게 아이들에게 자전거 교육을 시키는 게 중요하고, 면허 취득 시에도 이런 교육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이용자들의 비매너 문제죠. 하지만 이 글의 요지는 자전거 이용자들의 안전을 정부가 고려하고 있다면, 우선 순위가 뭔지 생각했으면 한다는 것입니다. 자전거를 통해 친환성을 강화하고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그런 정책이 필요하다는 거죠. 좋은 교육을 통해 잘못된 자전거 문화도 개선될 수 있다고 봅니다. 먼 얘기같고 답답해 보일 수 있어도, 이렇게 가는 게 정상이 아닌가 싶어요.

  • DP 2018.05.19 20:37 신고

    자전거 헬멧의 의무화 이유가 자젼거 사고율을 줄이자는게 주 목적인데. 헬멧 의무화는 사고율을 줄이는게 아니라 사고가 났을때 부상율을 줄이는거죠. 단순히 부상이 적어지기때문에 사고로 접수되는 건수가 줄어 들 것이라 생각해서 자전거 헬멧의 의무화를 한다면 어의 없는 법제정이라 볼 수 있죠. 자전거에 대한 교육, 운전자들의 자전거에 대한 인식의 개선을 고려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국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자전거 안전교육에 대한 캠패인 또는 자전거에 대한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단순하게 법제정으로 사고율과 부상율을 줄이겠다는 생각은 1차원적인 발상이고 결국은 실효성이 없는 법이 될꺼라 생각 합니다.

    • 의무화 이유는 사고율 줄이자는 것보다는 사고 시 머리 같은 곳을 많이 다치니 이를 줄여보자는 의미가 먼저가 아닌가 합니다. 어쨌든, 이런 의도가 여러 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정부가 잘 파악했으면 좋겠네요.

  • 새벽바람 2018.05.19 23:43 신고

    전형적인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이죠. 사고는 줄여야 겠고, 방법은 생각하기 싫은.
    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 모두 재교육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독일 처럼 자전거는 모두 어려서 부터 교육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가야 하고, 공익광고식으로 자동차 , 자전거 함께하는 인식을 오랫동안 해야 한다고 봅니다.
    자동차 면허도 독일처럼 엄격하게 하고, 기존 운전자에 대한 교육도 3년마다 재대로 받고 현장에서 바로 시험도 치는 식으로 해야 자동차 사고율이 줄어 들것이라고 봅니다.

    현대자동차 하청업체라는 오명을 듣고있는지 오래인 국토부가 움직일까 의문스럽지만 국민이 자각하여 움직이지 않으면 안될 듯 합니다.
    이번 선거부터 재대로된 정치인 뽑고 국민의 목소리를 높여야 겠죠.

    • 좋은 정치, 좋은 행정은, 결국 국민이 납득하고 기대를 갖게 하는 정책을 만들어내고 집행하고 그것을 잘 체계화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싶네요.

  • 시작하는눈길 2018.05.23 10:57 신고

    저또한 이용자가 어느정도 초기에는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사고시 어느 충돌방향이던 어떤 충돌형태이던 머리쪽에 무게가 많아 머리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에
    헬멧은 남을 위한것이 아닌 나를 위한것이기에 법으로써 강제성을 가진다면 어느 정도 계도기간을 거쳐 정착하리라 봅니다

인상적이었던 어느 독일 운전학원 강사와 수강생

오늘은 지난주에 본 인상적인 장면이 있어서 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늦은 오후, 자동차 실내 청소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주유소에 들렀죠. 독일의 많은 주유소에는 코인 진공청소기가 있고 운전자들이 주유 후, 혹은 주유와 상관없이 이 청소기를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사진=이완


또 주유소에서는 타이어 공기도 체크하고 주입도 가능합니다. 기름 넣는 동안 차창을 닦을 수 있게 간단한 청소 도구를 마련해 놓는 것도 일반적이죠. 실내 청소를 하기 위해 차를 주차하는데 옆에 운전학원 차량 한 대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얘기한 적 있지만 독일 면허학원은 우리와 달리 규모가 작습니다.


강사 1인, 혹은 2인 규모의 작은 학원들이 동네 곳곳에 자리하고 있죠. 그리고 가급적 신차, 사람들이 좋아하는 그런 브랜드 모델을 가지고 운전을 가르쳐야 수강생 모집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여력이 되는 선에서 좋은 차로 교육하는 곳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날 제가 본 학원의 자동차는 GLA였습니다. 


경력 많아 보이는 여성 강사분과 젊은 여성 수강생에게 우선 차의 앞유리를 어떻게 청소해야 하는지를 설명했습니다. 잠시 후에는 타이어 공기압을 점검하고 공기주입기 사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하나 하나 꼼꼼하고 진지하게 알려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더군요. 


공기주입기 사용법에 대한 설명을 마친 강사는 이번에는 보닛을 열어 엔진룸을 들여다보더니 구조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뭐가 엔진이고, 어디에, 어떻게 워셔액을 넣는지 등을 알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엔진룸까지? 네. 기본 구조를 시험 때 묻기도 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런 교육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강사와 수강생은 열린 보닛 아래 있었고, 저는 마무리를 못 본 채 자리를 먼저 떴습니다.

설명하는 강사나 듣는 수강생이나 모두 어찌나 진지하고 열심인지 모릅니다/사진=이완


그간 자주 이야기한 것이지만 독일 면허 취득 과정은 어렵습니다. 시간은 물론 비용도 많이 들죠. 그런데 이렇게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이유는 바로 방금 설명 드린 것 같은, 한국에서는 교육되지 않는 것들이 여기서는 교육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불필요한 교육일까요? 괜히 시간 더 뺏어 수입이나 더 올리기 위한 학원 강사의 꼼수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면허시험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그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가르치지 않으면, 이렇게 배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독일의 면허 시험은 어려운 걸까요?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운전자, 더 안전한 도로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입니다. 너무 당연한 얘깁니다. 그런데 이 당연함이 대한민국 운전자들에게는 낯설지도 모르겠네요.


최근 독일 언론들은 갈수록 면허 시험에서 탈락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올라간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이론 시험 탈락률이 과거보다 더 올라간 모양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시험이 어렵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주행연습도 야간, 고속도로 등에서 빠짐없이 해야 하고, 강사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더 연습해야만 합니다.


교통법규에 대한 이론 공부는 또 어떻고요? 이렇게 이론과 실기, 그리고 기본에 대한 교육을 하다 보니 시간도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겠죠. 비용이 많이 든다는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지만 한 번 배울 때 제대로 배우기 때문에 그만큼 도로는 안전할 수 있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독일 운전면허증 / 사진=tuev-sued


운전자 자신을 위해서라도, 또 안전한 도로 환경을 위해서라도 면허 취득 과정은 결코 허술해서는 안 됩니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배운 만큼 좋은 운전자가 될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고, 그런 운전자가 많은 곳에서는 사고가 줄고 이동의 효율성은 올라갈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방향으로 면허 취득 과정이 철저했으면 합니다. 


주유소에서 본 수강생도 아마 긴 시간 노력을 해서 면허증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것 하나부터 꼼꼼하게 제대로 배웠으니, 분명 좋은 운전자가 될 겁니다. 또 그래야 하고요. 가르치는 강사의 노력과 배우는 수강생의 노력이 빚어낼 운전면허증이니, 당당히 운전대를 잡아도 되겠죠?


  • 윌리엄박 2018.05.16 09:10 신고

    가까운 저희 어머니 차량도 엔진오일교환부터 워셔액보충까지 한번씩 본가갈때 해드리고 있어요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제도화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런글 볼때마다 독일이라는 나라가 정말 가보고 싶네요 ^^*

  • 디젤마니아 2018.05.17 23:19 신고

    몇 년 전에, 2015년 쯤인가... 중국인들이 한국 운전 면허 취득이 너무 쉽고, 저렴한데다(중국은 면허 취득까지 150만원~250만원 드는데다 4~6개월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더군요), 자국 면허로 바로 교환이 되니까, 한 때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운전면허 따고 가는 관광상품까지 나왔었죠. 중국인들이 한국 면허 따러 정말 많이 왔었다고 합니다.
    한동안 그러다가 그 후에 어느 순간부터, 중국인들이 한국 면허를 따기 위해 오는 현상이 싹 없어졌는데요... 한국 면허가 어려워져서라거나 비싸져서가 아니라, 중국 당국에서 한국 면허 따고 들어오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문제가 있다고 하여, 면허 맞교환을 안 해 주기로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 씁슬한 현실이라 생각했습니다.

    • 네. 저도 말씀하신 내용을 인터넷을 통해 보고 놀랐습니다; 너무 부끄러운 일이죠. 그나마 보강이 됐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우리나라 면허 교육은 문제가 많다고 생각이 드네요.

한국이 왜건의 무덤이라면 유럽은 세단의 무덤

지난달 포드가 4세대 포커스를 공개했습니다. 2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달랐을 텐데요. 국내에서는 디자인 유사성 논란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주행성에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촌티(?)를 벗어낸 신형 판매량을 긍정적으로 예상하게 됩니다.


특히 트림도 7가지나 되는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한데요. 고성능 ST는 물론 최상위급인 비냘레 같은 경우는 작은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지상고를 올린 온오프 겸용 포커스 액티브는 파생 모델로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포커스 비냘레 / 사진=포드

포커스 ST / 사진=포드

포커스 액티브 / 사진=포드


영국과 독일 등에서는 포드에 대한 애정이 특히나 강하기 때문에 신형에 거는 기대도 크리라 보는데요. 그런데 이번 신형 중 유럽 시장에 안 나오는 게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세단이죠. 현재 판매 중인 3세대 포커스의 경우만 하더라도 세단 모델은 2017년 하반기부터 이미 구매 목록에서 사라진 상태입니다.

포커스 세단 / 사진=포드


있지만 없는 듯한 콤팩트 세단


가장 최근에는 시트로엥의 준중형 세단 C-ELYSEE가 유럽 시장에서 백기를 들고 말았는데요. 시장 철수 이유는 역시 판매 부진이 그 원인입니다. 독일 판매량을 보면 2017년 한해 총 493대 팔렸는데 이는 C4 해치백의 1/20 수준밖에 안 되는 수준입니다. 

C-ELYSEE / 사진=PSA


판매량이 파악되는 또 다른 콤팩트 세단 톨레도(스페인 브랜드인 세아트) 역시 독일에서 작년 한 해 614대가 팔렸는데 브랜드 전체 판매량(108,203대) 중 그 비중은 0.6%밖에 안 됩니다. 인기가 좋은 C세그먼트임을 생각하면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렸다고 해야겠네요.

티포 세단 / 사진=FCA

톨레도 / 사진=세아트


그밖에 피아트의 준중형 세단 티포 역시 해치백이 절대적으로 판매되고 있어서 한 마디로 '있으나 마나'한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존재감에서 최악의 콤팩트 세단을 이야기하라면 역시 폴크스바겐의 제타가 아닐까 합니다. 독일에서 2017년 골프가 22만 8천 대 넘게 팔리는 동안 제타는 고작 76대만 팔려나갔습니다.


한 달 판매량이 아닙니다. 1년 동안 판매된 제타 숫자가 이렇습니다. 그렇다 보니 독일 도로에서 제타를 보는 게 하이퍼카 보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 됐네요. 그나마 체코 브랜드 스코다가 옥타비아와 라피드라는 두 가지 C세그먼트 모델을 세단 중심으로 내놓고 있고, 판매량도 게 중 낫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이 역시 왜건 판매량이 높기 때문에 순수하게 노치백 타입만으로는 역시 먹고 살기 어렵다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제타 / 사진=폴크스바겐

옥타비아 세단 / 사진=스코다


콤팩트 세단뿐만 아니라 사실 중형급에서도 세단은 파사트와 르노 탈리스만 정도를 제외하면 얼마나 팔렸는지 얘기 꺼내기 민망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 i40 세단도 더는 판매하지 않고 있고, 토요타 중형 아벤시스 역시 왜건 외에는 세단형은 단종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스타일과 실용성에 밀려

그래도 도전(?)은 계속된다


왜 이렇게 세단이 지지리도 안 팔리는 걸까요? 큰 이유 중 하나는 역동적 스타일을 좋아하는 유럽인들에게 점잖은 스타일의 노치백 모델은 인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2열을 접어 2열 포함한 공간 전체를 활용할 수 있는 해치백과 왜건의 실용성에 세단은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차에 이 짐 저 짐 마구 싣고 다니는 유럽인들의 문화 특성상 공간 활용은 매우 중요한 구매 요소이고, 이런 점에서 부피 있는 물건 담는 것에 한계가 있는 세단은 우선순위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왜건의 무덤이라 불린다면 유럽은 세단의 무덤이라 불러도 하나 이상할 게 없다고 해야겠죠. 

아스트라 스포츠투어러 / 사진=오펠

반려동물 천국인 유럽에서 왜건은 중요하다 / 사진=오펠


하지만 조용히 단종되는 모델이 있는가 하면 그 와중에 새로 등장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안 팔리는 거 뻔히 알면서 말이죠. 특히 고급 브랜드 콤팩트 세단들이 그렇습니다. 이미 아우디가 A3의 세단형을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고, 최근에 공개된 벤츠의 A클래스 세단(롱바디)도 중국 시장을 필두로 유럽에서도 판매하려 하고 있습니다.

S3 세단 / 사진=아우디

A클래스 롱바디 세단 / 사진=다임러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는 다량 판매에 대한 기대보다는 라인업을 풍성하게 해서 틈을 없애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확보하겠다는 그런 의미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중국 시장 등, 세단을 선호하는 유럽 외 지역이 콤팩트 세단의 주요 타깃이지만 유럽에서의 자존심 싸움도 양보할 수 없을 테니까요.

i30 패스트백 / 사진=현대자동차


또 조금 특이한(?) 케이스라면 현대를 들 수 있겠네요. 현대의 파생모델 i30 패스트백은 전형적인 세단의 형태가 아닌, 이름에서처럼 패스트백 타입을 하고 있습니다. 세단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고 해치백을 선호하는 이들에게도 관심을 끌 만한 그런 전략형 모델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나 팔릴지는 미지수이지만 아무튼 이런 시도는 현대가 나름 유럽 시장에 여전히 신경을 쓰고 있고, 더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고 할 수 있을 듯합니다. 몸부림쳐도, 나 좀 봐달라 제아무리 꽃단장을 해도, 유럽에서 세단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주류가 되긴 어려워 보입니다. 우리와는 달라도 많이 다르죠?


추가 링크 : 다음 칼럼 코너에 올린 글 주소 링크 겁니다. 최고 경영자의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경영 윤리가 어떠 해야 하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해서 쓴 글입니다. 

http://v.auto.daum.net/v/o8PjAkEg6g


  • icarus 2018.05.11 11:06 신고

    포드는 아무리 봐도 현차 디자인 따라가는 느낌이군요

  • 지나가다 2018.05.11 22:34 신고

    반면에 벤츠, BMW, 아우디, 재규어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승용차는 세단이 주력 아닌가요? 왜건형도 있지만.. 유럽시장에서 세단은 고급차에나 쓰이는 형태라는 인식이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 세단보다 독일의 경우만 봐도 왜건이 더 많이 팔리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준대형급인 e세그먼트 아닌 이상에는 왜건이 중형급에서는 더 자주 볼 수 있죠.

  • 인천gt 2018.05.11 23:32 신고

    항상 글 잘 읽고있습니다 ㅎㅎ현재 한국에서 3투어링을 5년째 타고있습니다 첫차로 골프 5세대 gt tdi 를 탔었는데 정말 해치백 왜건의 장점을 모르는 한국의 자동차 문화가 너무 아쉽네요.
    다음차로 rs6 avant를 생각중인데 한국에는 일반 e 세그먼트 왜건이 하나도 없네요 참 아쉽습니다 ..열심히 돈벌어서 rs6 avant 를 직접수입에 도전해야 할듯합니다. 또한 이번 독일에서 이번에 새로나온 A6 avant 를 같은급 끼리 비교하는기사 나오는걸 기다리고있습니다 ㅎㅎ

    • RS6 아반트라...신형 아반트가 워낙 멋져서 RS는 더 멋질 듯합니다. 독일 라이벌들 비교테스트 기사는 나오는 대로 소개해드릴게요. ^^

'바꿔야 산다' VW과 현대차 기업 문화

얼마전 몇 분과 자동차 기업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나온 얘기가 폴크스바겐 그룹과 현대자동차 그룹이 비슷한 면이 있다는 것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닮았을까요?


디젤 게이트로 드러난 VW 민낯

사진=VW


2015년 터진 디젤 게이트는 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문제만이 아니라 사기 당사자인 폴크스바겐 그룹의 오랜 병폐를 대중들이 인식했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큰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명령하면 밑에서 거부하지 못하는 권위적 구조, 경직된 구조, 그리고 내부 문제를 끄집어내 반발할 때 이를 개선의 기회로 삼는 게 아니라 조직적으로 덮어버리려 했다는 것 등이죠.


2011년, VW의 한 엔지니어가 배출가스 조작이 있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며 상급자에게 보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묻히고 말았죠. 미국 시장의 강력한 질소산화물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SCR 같은 후처리 시스템으로 가야 하는데, 이게 비용적인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최고 경영 그룹은 무조건, 어떻게 해서든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명령을 내렸고, 이에 대해 원가 상승이 없이 요청한 기간 안에 해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명령에 대해 합리적 비판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나쁜 방법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누구도 함부로 “아닙니다. 그렇게는 안 됩니다.”라고 말을 못 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분위기는 예전부터 있던 것이었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견됐을 때, 상사나 감사 부서 등에 말했다가 오히려 해고를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또 경영진뿐만 아니라 폴크스바겐 노조 간부들의 비리도 만만치 않았죠. 노조 간부들이 성접대를 받는 일로 발칵 뒤집히기도 했습니다. 


독일의 유명한 자동차 학자 두덴회퍼 교수는 폴크스바겐의 경영 집단과 노동조합의 권력화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죠. 경영 구조부터 거대한 노조의 힘은 반발을 용납하지 못했다고 많은 독일 언론들이 전하기도 했습니다. (오해 없기 바랍니다. 노동 운동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은 아니며, 기본적으로 저는 노동 운동을 지지합니다. )


마르틴 빈터코른과 현대 i30

이 기업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2011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 현장에서 현대 부스를 찾은 당시 회장 마르틴 빈터코른을 기억하실 겁니다. 현대가 내놓은 i30를 줄자 등을 들고 꼼꼼히 살피던 그가 운전석에 앉아 누군가를 급하게 불렀죠. 


폴크스바겐 수석 디자이너인 클라우스 비숍은 신경질적으로 자신을 부르는 회장에게 급하게 달려옵니다. 핸들 높이 조절을 하는데 왜 이 차는 소리가 안 나느냐고 따지듯 묻는 빈터코른의 모습이 영상을 통해 공개됐죠. 클라우스 비숍은 우리도 방법은 있지만 그렇게 되면 비용이 더 든다는 답변을 내놓습니다. 영상을 보면 마르틴 빈터코른과 클라우스 비숍과의 대화 모습이 마치 절대왕정 시대의 왕과 신하를 느끼게 합니다.

마르틴 빈터코른(가운데) / 사진=아우디


실제로 마르틴 빈터코른은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공학박사 출신으로 품질 부서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페르디난트 피에히 감독이사회 의장의 지원 아래 회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됐죠. 물론 자신을 내치려던 상왕 피에히에 반기를 들고 결국은 자리를 보존할 수 있었지만 디젤 게이트로 결국 그도 물러나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 꼼꼼하고 무서운 빈터코른 회장은 사실  페르디난트 피에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 페르디난트 피에히는 독일 자동차 업계의 전설과 같은 인물이었습니다. 외할아버지 회사인 포르쉐 시절, 경영진의 만류에도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며 917같은 괴물차를 만듭니다.


또 아우디 사장으로 지금의 아우디가 되는 거의 모든 기초를 닦기도 했습니다.  그룹 회장의 자리에 올라서는 폴크스바겐 그룹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게 했습니다. 포르쉐와의 경영권 다툼에서도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제국의 주인이 됐습니다. 그는 기술에서 최고였고, 경영에서도 최고였습니다. 너무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쟁사에서는 저승사자로 묘사할 정도였죠.

페르디난트 피에히 / 사진=VW


상명하복, 명령하면 어떻게 해서든 이뤄내야만 했고, 그런 상황에서 반론을 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뛰어난 기술력과 경영능력을 가진 리더들이 회사를 이끈다는 건 큰 복이지만, 한편으로는 내부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없고, 회사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게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공룡같은 기업의 구조도 복잡해서 일처리 또한 늦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업의 문화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현대에서도 비슷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군대식 문화?

현대자동차의 기업 문화를 이야기하면 흔히 나오는 표현이 바로 군대식이라는 것입니다. 2016년, 한겨레신문에서 현대차의 기업 문화와 관련한 기사를 낸 적이 있는데요. 이때 현대 직원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회사가)군대 같다.’ ‘일이 너무 많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경직된 구조, 불필요한 보고서가 많고,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하기 힘든 그런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얘기들이 있었습니다. 현대차 사정을 잘 아는 어떤 이는 공무원 사회 같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는데요. 일 열심히 하는 공무원분들께는 죄송한 표현이지만 공감했습니다.


잘못되면 잘릴 수 있다. 그러니 무리를 하지 말자. 이것이 현대차의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또 다른 표현이 아닌가 싶은데요. 뭐 D컷 운전대 하나 새로 적용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할 정도라면,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생각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혹이라도 기업에 경제적 손실을 끼칠까 봐 조심스러워해서 과연 일류 기업으로 자리할 수 있을까요?

사진=현대자동차


요즘은 정의선 부회장이 일선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제게 현대자동차라고 하면 정몽구 회장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릅니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기업 내에서는 제왕과도 같은 인물이죠. 오너이자 최고경영자인 그의 심기를 거스르는 게 쉽지 않고, 수십 년을 그렇게 달려온 현대자동차는 소통보다는 명령이 익숙한 문화가 자리를 잡았다고 봅니다.


엔지니어로, 디자이너로, 유명한 외국인들이 현대차로 많이 왔습니다. 다른 세계, 다른 분위기에서 온 이들인지라 뭔가 기업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너무 빠르고 정확(?)하게 현대의 기업 문화에 그들은 이미 적응했다며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했죠.  

사진=현대자동차

이처럼 두 회사는 일방적 명령, 절대 권력자 중심의 긴장된 구조,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게 힘들다는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유형의 기업들이 이 두 회사만은 아니겠죠. 하지만 두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창조적’ ‘혁신적’이라는 단어를 기업들이 참 좋아하죠. 그런데 과연 이런 기업 문화, 분위기 속에서 창조와 혁신이 가능할 수 있을까요? 위기는 내부로부터 온다고 생각합니다. 소통하고, 귀를 열어 더 많은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이 기업 문화로 자리 잡을 때, 그 기업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 집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도전하는 게 두려운, 그래서 만들어진 보신 문화, 왕따 문화, 내부 문제에 과감하게 칼을 빼 들지 못하는 반혁신적 문화가 계속 이어진다면 그 기업은 언젠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을 디젤 게이트가 잘 보여줬습니다. 제2의 , 제3의 디젤 게이트는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습니다.


  • 2018.04.27 09:02

    비밀댓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정성 가득한 의견 잘 봤습니다. 불편한 이야기라 충분히 저도 생각합니다. 다만 외국인이 막장 아침드라마를 보고 한국 가정문화를 비판하는 느낌이라는 부분은 다소 과한 반응이네요.

      현대차의 기업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저 역시 몇 몇 경로를 통해 듣고 있습니다. 관계자도 있고, 언론도 있고 그렇습니다. 물론 말씀하신 것처럼 내부자가 아니니 제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아주 없는 얘기라고 하기엔 듣고 본 에피소드가 너무 많네요.

      그리고 말씀처럼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작은 것 하나라도 잘못 되었을 시 받을 위험이 너무 큽니다. 그 부분은 저도 이해해요. 그런데 여기서 비판은 조심스럽고 철저한 과정을 부정하자는 게 아닙니다. 무조건 막 시도하고 덤벼 보라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고 있다면, 그것은 극복되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2018.04.27 10:35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8.04.27 18:30 신고

    이번 대한항공 사태를 보면서 한 사람의 움직임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지 잘 알게되죠.
    그건 아닙니다라는 말을 못하는 조직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그게 결코 본인에게도 도움이 안되는데 말이죠.

  • 폴로 2018.04.30 16:23 신고

    스케치북님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내용이 좀 민감한 부분이라 공격적인 댓글이 좀 올라올 것 같기도 한데..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묵혀 두고 곪아 터지는 것 보다는, 드러내어 곪아 있는 부분을 도려낼 수 있다면 분명 좋은 방향으로 가는 거라고 생각됩니다.

    • 사실 경영진이 변해야 하는데, 그 분들이 이런 글을 읽을 리도 없고, 현장에서 나름 애사심을 갖고 일하는 직원들이 변화를 느끼고 즐겁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AP 2018.05.11 20:28 신고

    사실 일장일단이 있는것같아요. 리더십 하에 치고나갈땐 확 치고나갈 수 있게되니까요. 실제로 소개해주신 VW 의 리더들 지휘하에 아우디의 병적인(?) 품질관리가 자리잡았고 소비자들이 품질 하면 아우디라고 생각할수 있을정도로 만들어놓기도 했으니까요.
    이제 정상에 올랐으니 기업문화를 바꿔나갈차례다! 라고 하면 정말 맞는말이긴한데 기업입장에서는 정상까지 어떻게 끌고왔는데 이제와서? 라고 할수도 있죠...
    여러모로 뭐가 맞는지 판단하는 건 참 어려운것같아요ㅠ

    • 그렇죠. 강한 리더십은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집중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면 독재 스타일의, 일방통행식의 경영이 될 수 있어서 위험에 빠질 수 있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큰 위험(디젤 게이트)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일장일단이 있겠죠.

BMW 최고를 꿈꾸던 남자 VW 그룹 회장 되다

지난 목요일(12일)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그룹 폴크스바겐 AG의 새 회장이 선출됐습니다.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폴크스바겐 브랜드 사장이 주인공으로, 그동안 그룹을 이끌던 마티아스 뮐러의 뒤를 잇게 됐죠. 또 회장 교체뿐만 아니라 그룹의 경영구조를 새롭게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헤르베르트 디스는 어떤 인물일까요?

헤르베르트 디스 / 사진=VW


BMW 그룹 회장을 꿈꾸던 남자

헤르베르트 디스는 1958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그의 국적은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의장이 그랬던 것처럼 오스트리아인데요. 뮌헨 응용학문대학에서 자동차 공학을, 그리고 뮌헨 기술 대학원에서 각각 기계 공학을 공부했죠. 전임 마티아스 뮐러 회장 역시 뮌헨 응용학문대학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했으니 이공계 엔지니어 출신들이 경영을 한다는 독일 자동차 기업의 전통이 이번에도 이어졌습니다.


세계적 자동차 부품 그룹 보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1996년 BMW로 옮긴 이후 장기적인 생산 구조계획을 수립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맡으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오토바이를 좋아했던 그는 BMW 모터라트(모터바이크) 사업부를 이끌기도 했고, 그룹 전체의 개발 분야를 주도하며 동시에 전기 자동차 계획도 잘 수행했습니다. . BMW i 브랜드가 자리 잡기까지 그의 역할은 매우 컸죠.

2013년 BMW에 있을 당시 헤르베르트 디스 / 사진=BMW


개발 파트를 이끌고, 생산라인의 효율을 끌어올렸으며, i 브랜드가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헤르베르트 디스의 BMW 내 입지는 탄탄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BMW 대주주 크반트 가문은 헤르베르트 디스의 후배 격이던 젊은 하랄트 크뤼거를 선택하죠. 헤르베르트 디스의 꿈은 그렇게 수포가 됐습니다.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폴크스바겐 그룹의 절대적 존재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감독 위원회 의장이었습니다. 피에히 의장이 내민 손을 잡은 그는 2015년 7월 VW 자동차 브랜드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죠.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디젤 게이트가 터지고 맙니다.


디젤 게이트, 그에겐 기회였다?

자신을 이끌어 줄 것이라 믿었던 피에히 의장이 경영/감독 그룹의 반란(?)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헤르베르트 디스의 위치는 모호해졌습니다. 그런데 디젤 게이트로 피에히를 밀어낸 그룹 2인자 마틴 빈터코른 회장 또한 물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포르쉐를 이끌던 마티아스 뮐러가 새 회장이 되는데요. 그는 빈터코른 전 회장이 이끌던 아우디 쪽 인맥이기도 했습니다.

전임 회장 마티아스 뮐러. 그는 최대 270억에 이르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 / 사진=VW


마티아스 뮐러는 그룹 문제가 비효율적이고 경직된 수직 구조에 있다고 보고 개혁 의지를 밝힙니다. 또한 전기차에 엄청난 투자를 결정하는 등,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죠. 그렇게 새 회장이 안팎에서 2년 넘게 위기를 극복하는 동안 헤르베르트 디스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조용히 현실화하고 있었습니다. 


폴크스바겐 내부 인물이 아니었기에 디젤 게이트의 폭풍에서 그는 한 발 비껴나 있을 수 있었고, 이미 BMW에서 전기차 분야를 이끈 경험이 있는 그에겐 그룹의 전기차 총력전은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됐습니다. 무엇보다 회사 이익을 이전보다 2배 이상 끌어 올리며 경영자로서 역량을 보여준 것이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결정적 요인이 됐습니다.


마지막 장벽 노조위원회와의 갈등

하지만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를 향한 불신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노조평의회를 이끌며 동시에 감독위원회 이사인 베른트 오스터로와의 갈등이 대표적이었는데요. 헤르베르트 디스는 원가 절감을 위한 핵심 방향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들고 나왔고, 실제로 폴크스바겐의 많이 노동자가 그가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회사를 떠났습니다.


독일 정론지 슈피겔에 따르면 헤르베르트 디스는 노조와 노동조합을 이끌던 간부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임원’으로 불렸는데, 이런 분위기는 회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헤르베르트 디스는 연령이 높은 노동자들을 파트타임으로 돌리고 업무 효율화 등을 통해 해고를 줄여나가기로 타협합니다.


베른트 오스터로와의 화해의 징표인지 아니면 타협의 결과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조평의회 사무총장 군나 킬리안을 인사담당 이사로 앉히기도 했습니다. (군나 킬리안은 오스터로 감독위원회 이사의 핵심 측근) 피에히와 포르쉐 가문의 확실한 지지, 거기에 노조를 이끄는 베른트 오스터로와의 합의 등으로 헤르베르트 디스의 자리는 이제 확실하게 보장됐습니다.

사진=VW


잠재적 위험, 디젤 게이트

BMW에 이루지 못한 꿈을 폴크스바겐 그룹에서 이룬 헤르베르트 디스는 전동화 전략을 진두지휘 할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디젤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도 밝힌 바 있죠. 한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의 디젤 기술은 최고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전동화 사업과 함께 디젤에 대한 투자 역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가 완전히 자유롭기 위해서는 마지막 관문을 넘어야 합니다. 바로 디젤 게이트죠. 비록 BMW에서 건너왔지만 사장 자리에 올랐을 때 이미 사기 프로그램이 장착된 것을 알고 있었을 거라는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독일 검찰 또한 이 부분에 대해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죠.  


만약 디젤 게이트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면 헤르베르트 디스 신임 회장은 5년 임기 동안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을 마음껏 이끌 수 있게 됩니다. 성과급 포함 연봉 130억 수준에 1년에 1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를 팔고, 최고의 브랜드 10여 개를 이끌어가게 될 헤르베르트 디스. 차분한 전략가로 평가받는 그가 과연 이 거대한 자동차 그룹의 새 선장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앞차와의 안전거리 100m’ 어떻게 생각하세요?

얼마 전 독일에서 교통사고와 관련한 자료 하나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습니다. 전체 교통사고의 25% 이상이 과속에 따른 차간거리, 즉 안전거리 미확보 때문에 발생한다는 내용이었죠. 


앞차와 간격은 추돌 등 갑작스러운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에 도로교통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이 안전거리 기준에 대해 일반적으로 이렇게 얘기들 하고 있습니다.

‘내 차의 주행속도 제곱 나누기 100’

예를 들어 시속 100km/h로 달리고 있다고 하죠. 이럴 때 안전거리는  100²÷100=100m가 됩니다. 만약 80km/h로 달리고 있다면 80²÷100=64m 정도는 떨어져야만 합니다. 도로교통공단은 홈페이지에 안전거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해 놓았습니다.

<안전거리>

일반도로의 경우 속도계에 표시되는 수치에서 15를 뺀 수치의 m정도로 유지하고, 시속 80km 이상이거나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때에는 주행속도의 수치를 그대로 m로 나타낸 수치 정도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 


예를 들어, 시속 50km인 때에는 35m 정도, 시속 80km이면 최소한 80m 이상의 안전거리는 유지하여야 한다. 그러나 적절한 안전거리는 자기 차의 속도와 도로 상황 및 기상상태 등에 따라 다르므로 주행속도에 따른 정지거리를 고려하여 충분히 유지하여야 한다. <도로교통공단 홈페이지>

일반도로에서는 ‘속도 빼기 15m’, 80km/h 이상의 주행이 가능한 도로에서는 ‘속도계에 나온 주행 속도만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을 권하고 있네요. 그런데 위에 설명해 드린 방법대로 실제 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유지할 수 있을까요?

사진=픽사베이


유럽식 안전거리

도로에 자동차가 많지 않다면 충분히 간격을 두고 운전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내든 고속도로든, 자동차가 많은 곳에서는 넉넉한 간격을 두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죠. 그래서 유럽의 경우 실제 도로 환경에 맞게 차간거리를 두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시내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설명한 것처럼 하려면 50km/h로 달릴 때 앞차와의 간격은 35m, 또는 25m 정도 떨어져야 합니다. 35m는 약 자동차 7대가 늘어설 수 있는 수준이죠. 이 간격을 모든 운전자가 유지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독일은 시속 50km/h로 시내에서 주행할 때 15m, 약 자동차 3대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간격을 두라고 합니다. 제한속도 100km/h인 국도의 경우는 어떨까요? 100km/h로 달리고 있을 때 그 속도 절반인 50m 정도를 떨어지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제한속도가 더 높은 고속도로에서조차 ‘주행 속도의 절반(이상)’을 떨어지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에서 본다면 너무 촘촘한 거 아닌가 싶지만 현실적 기준이라는 점에서 독일 운전자들도 별다른 불만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독일 아우토반은 이런 차간거리 기준이 안 지켜질 때가 많은 곳입니다.  


그럼에도 사고가 많지 않은 것은 차간거리만큼이나 1차로 비워 두기와 2차로, 3차로, 4차로 순서로 속도를 지키고, 절대로 우측으로 추월하지 않는 등, 다른 규칙들이 철저히 지켜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진=픽사베이


하지만 이런 독일이라도 차간거리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정부나 언론은 틈만 나면 안전거리 준수하라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것 한 가지, 시속 100km/h일 때 50m의 안전거리는 어떻게 계산할 수 있을까요?


보통 시속 100km/h로 100m를 달리게 되면 3.6초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50m는 그 절반으로 1.8초 정도가 필요하죠. 대략 2초 정도라고 한다면, 도로의 특정 지점(표지판이나 주변 사물)을 앞차가 지나고 난 뒤 2초 후에 그 지점을 내 차가 통과하는지를 따져보면 됩니다.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의 안전거리 참고도. 좌측부터 도시, 국도, 고속도로 순서. 독일 기준이라는 점 참고바랍니다.


한국식이든 유럽식이든, 안전거리를 두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갑작스러운 추돌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고, 혹여 사고가 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간격은 당연히 넓으면 넓을수록 좋고 안전거리는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넉넉하게 간격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조금 전 설명해 드린 유럽 방식을 적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은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요즘 자동차에 첨단 장치들이 장착되며 점점 우리 도로가 안전해지고 있죠. 그래도 운전자가 기본을 숙지하고 이를 지키는 게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거,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허허 2018.04.09 07:32 신고

    저는 안전운전, 방어운전의 가장 중요한 첫번째가 안전거리 확보라고 생각해요.

    • 그럼요. 교과서같은 거리를 두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겠지만, 그래도 간격을 두고 운전하려는 기본적인 마인으를 갖고 있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icarus 2018.04.09 11:54 신고

    현실성없죠. 여의도서 강남 가려면 오늘 떠나면 내일 도착할듯요.

  • 폴로 2018.04.09 14:10 신고

    안전거리는 필수라고 생각을 합니다.
    허나 실제 한국의 도심에서는 흠.. 저도 도심에서는 거의 못 지키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 그래서 유럽에서 알려주는 간격이 그나마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서 오늘 글을 적은 겁니다. 물론 이마저도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 많겠지만, 그래도 이정도는 지켰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8.04.09 15:35 신고

    한국도로는 뭐랄까... 추격전의 분위기? ㅎㅎ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 '빨리 빨리'의 부정성은 사라지고 긍정성만 살아남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사고의 30%, 운전 중 딴짓하다 발생한다

스마트폰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있고, 어디에서나 있는,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 돼버린. 지하철 풍경만 해도 예전에는 신문이나 책을 읽거나 수다를 떠는 게 흔했지만 지금은 모두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 속에서 뭔가를 찾거나 읽거나 보고 듣습니다.


자동차는 또 어떻습니까? 신차들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미러링 기능 장착이 필수가 되었고,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관리하고 위치를 파악하고, 시동을 걸고 문을 여닫는 기능에 원격 조종까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유익함과 즐거움을 얻는 것 못지않게 우리에게 위험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게 스마트폰입니다. 특히 보행자, 혹은 운전자가 본래의 목적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요망한(?) 기기이기도 하죠. 횡단보도를 건널 때조차 스마트폰에서 눈을 못 떼고, 심지어 운전 중 문자 수신음이나 벨소리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돌아가기도 합니다. 

사진=adac


위험한 줄 알면서

오히려 더 늘어가는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

2015년에 조사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90%가 운전을 하다 문자를 보내거나 확인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2초 동안 휴대전화 문자를 확인하는 것은 30미터 전후 거리를 안 보고 운전하는 것과 똑같다고 하죠. 그럼에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은 2015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수가 수십 년 만에 많이 증가했는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원인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스마트폰을 잠깐이라도 사용했거나 해본 경험자들은 되레 늘었다고 합니다. 음주운전만큼 위험하고 운전 중 실수할 확률을 수십 배나 올린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은 이런 스마트폰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국은 휴대폰 사용하다 사망 사고를 냈을 때 최고 무기징역까지도 가능하게 한다고 합니다. 어떤 나라는 벌금을 수십만 원씩 물게 한다고 합니다. 최근 독일은 100유로까지 벌금을 올리는 것은 물론 아예 운전자가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만 있어도 벌금을 물게끔 법을 강화했습니다. 엔진이 꺼진 상태일 때만이 예외이며 블루투스를 활용한 통화까지는 허용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통화 자체가 운전 집중력을 헤칩니다)

사진=BMW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설문 조사해보니

이처럼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처벌 기준을 강화한 이유는 시민의식깨나 괜찮다는 독일에서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매우 많기 때문인데요. 독일 보험회사 알리안츠가 내부자료는 물론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3개국 1,600명의 운전자를 대상으로 몇 가지 조사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가 전체의 9%에 해당하는 반면, 11%의 사고가 휴대전화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스트리아의 운전자 57%는 운전 중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고, 독일과 스위스는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지난 3년 사이 운전 중 사고를 경험한 응답자의 60%가 스마트폰과 관련이 있었다고 답했는데요. 놀라운 수치죠? 반대로 같은 기간 무사고 운전자 중 약 37%가 스마트폰을 사용했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사고의 30%가 운전 부주의로

37%의 경우는 운이 좋았을 뿐, 언제든지 사고가 날 위험을 안고 있다는 거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는 부주의함, 딴짓으로 인해 일어나는 사고가 스마트폰 사용을 포함 총 30%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부주의는 운전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하거나, 라디오를 조작하거나, 아니면 디스플레이 화면을 터치하는 등, 운전 외 다른 행동 일체를 말합니다. 이처럼 운전하며 콕핏의 갖가지 것들을 만지고 작동하는 행위를 오스트리아 운전자들은 86%가, 독일 운전자의 74%가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39%는 운전 중에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기도 한다고 답했는데요. 내비게이션 사용은 출발 전, 혹은 운전을 잠시 멈추고 차를 세운 다음에 해야만 합니다. 또 응답자의 33%는 출발한 뒤에 안전벨트를 착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거 습관적으로 하는 분들 많을 겁니다;;) 


특히 운전석 시트 조절을 운전 중에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고(약 33%), 14%의 응답자는 운전하면서 화장을 하기도 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고 답했습니다. 이 역시 잘못된 습관에 의한 위험한 행동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겠네요.

사진=볼보


올바른 운전자 행동

차에 타면 시트 위치를 확인하고 안전벨트를 우선 착용한다. 내비게이션은 출발 전 목적지 주소를 입력하고, 스마트폰은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하되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라디오, 냉난방기, 그 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버튼(혹은 디스플레이 터치) 사용 역시 차가 완전히 정지한 상태에서만 이용하도록 한다. 운전 중 먹거나 마시는 등의 행위 역시 위험하기 때문에 하지 않도록 한다.

사진=픽사베이


위에 있는 내용만 잘 지켜도 훨씬 많은 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거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정말 잠깐의 편리, 잠깐의 재미 때문에 자신의 생명, 혹은 타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좀 더 법이 강화돼 운전 중 하지 말아야 하는 행위에 대해서 보다 철저하게 관리 감독했으면 합니다. 


갈수록 자동차가 운전 이외의 기능, 그러니까 다양한 기능을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첨단화 전장화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자동차가 편리해지고 첨단화되어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있습니다. 운전자는 운전할 때 운전에만 집중해야만 한다는 것이죠. 


  • 겉보리 2018.03.19 14:05 신고

    제 전 직장 보스께서 슴관적으로 출발 후 안전띠를 착용하셨습니다.
    옆자리에 타면 아슬아슬한 기분을 느끼게 되죠.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8.03.19 18:17 신고

    최근 주행 보조 시스템이 이런 운전자의 습관을 부추기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폴크스바겐, 새 로고 내놓는다

지난 월요일 기아 엠블럼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기아 엠블럼, 마음에 드십니까?) 그 글을 본 지인이 어제 카톡으로 내용에 공감한다며 잘 읽었다는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대기업 분위기를 잘 알아서 그런지 재벌의 폐쇄적 경영 환경에 대해 염려도 하고, 간단하게나마 의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나눈 저녁, 한 독일 TV 뉴스에서 비행사 루프트한자가 새롭게 로고를 바꾸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파란 바탕, 그리고 노란색 원 안에 새 모양의 그림이 들어간 로고였는데 바탕 색상이 좀 더 진해지고 약간의 모양 변경, 그리고 노란색 바탕이 비행기 꼬리 날개에서 사라진 것인데요. 노란색을 완전히 그들의 상징에서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루프트한자 하면 떠올릴 수 있던 색상이 꼬리에서 더는 볼 수 없다는 게 뭔가 조금은 아쉽게 느껴집니다.

루프트한자 기존 로고 / 사진=루프트한자

새로 바뀐 로고. 깔끔해 보이네요. / 사진=루프트한자

디자인 변화 비교 / 사진=루프트한자


단계별로 수정된 로고를 비행기에 적용하게 되면 연말쯤 교체 작업이 마무리될 거라고 하는데 벌써 로고 변경에 따른 갑론을박,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로고 변화를 통해 새롭게 마음가짐을 하고 항공 서비스를 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참 묘하죠. 같은 날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자동차 경제지 아우토모빌보헤(automobilwoche)가 단독 보도한 내용을 전했는데, VW이 로고 변경을 결정했고 2020년 출시 예정인 전기차에서부터 이 변경된 로고가 달려 나올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사진=VW

1세대 마이크로버스 '불리'에 부착된 엠블럼 / 사진=VW

신형 폴로 GTI 운전대에 박혀 있는 로고 / 사진=VW


폴크스바겐은 'I.D.'라는 전기차용 서브명을 이미 공개했죠. 그리고 여기에 달린 로고를 보면 현재의 것보다 얇고 단순한 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이것과 비슷하지 않겠냐는 게 아우토모빌보헤의 의견이었습니다. VW 로고는 국민을 뜻하는 폴크(Volk)의 V와 자동차를 의미하는 바겐(Wagen)의 첫 글짜 W가 절묘하게 섞인 모양을 하고 있는데요.

VW 로고 변천 / 출처=logos.wikia.com


2차 세계대전이 터지기 전에는 로고가 좀 이상했죠. 그리고 지금의 로고 바탕은 2차 대전 이후에 만들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로고 모양은 조금씩 변해왔지만 기본적으로 V와 W의 조합은 해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변경될 로고 역시 이런 기본 틀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로고의 상징성, 그리고 디자인적 가치 등이 있기 때문에 섣부르게 완전히 새로운 로고를 적용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겁니다. 그리 어려운 예상도 아니죠.   

I.D.BUZZ 쇼카 / 사진=VW

사진=VW


다만 시기에서 아우토빌트는 조금 다른 예상을 했습니다. 전기차가 아닌, 올해 말에 공개될 8세대 골프부터 변경된 로고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본 것인데요. 언제가 됐든 일단 새로운 디자인의 로고를 만나게 될 거라는 점에선 이견이 없었습니다. 과연 로고의 변화폭이 어느 정도일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지는 새 로고가 등장하면 좀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참고로, 로고와 엠블럼은 좁은 의미에서는 같은 뜻입니다. 하지만 요즘 로고는 좀 더 다양한(명함, 문서 등) 영역에서 사용되고 엠블럼은 자동차 기업의 경우 차에 직접 부착되는 상징물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다고 (굳이) 구분을 해볼 수 있을 거 같네요. 정작 로고 변경이 필요한 곳은 따로 있는데 어째 거기는 별다른 계획도 없는 거 같네요. 다음 주 주중에는 현대 신형 싼타페 사진을 본 독일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도 정리해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추가 :  다음 자동차 칼럼 코너에 올린 글 하나 링크 걸겠습니다. (클릭)

BMW가 돌연 현대·기아차를 따라하는 이유

제목이 다소 자극적(?)이죠?  원래 원고에 있던 제목과는 전혀 다릅니다. BMW가 유럽에서 왜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과감한 고객 서비스 마케팅을 펼치는지,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글인데 이상하게 '기레기' 소리를 듣는 제목으로 달리고 말았네요. ㅎㅎ 어쨌든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제조사의 판매 전략을 볼 수 있지 않나 싶어 준비해봤으니까 혹, 못 본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 윌리엄박 2018.02.09 18:12 신고

    늘 좋은정보 애독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명절준비 하느라 분주한데 명절 잘보내세요~
    BUZZ쇼카 사진은 정말 마음에 드네요^^*

    • 안녕하세요. 벌써 다음 주면 한국은 설 명절이네요. 명절 때가 되면 한국 생각이 더 많이 납니다. ㅎㅎ 행복한 주말, 그리고 명절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HEXAGONIA 2018.02.10 09:39 신고

    오늘은 무겁지 않은 분위기의 글 잘 보았습니다.
    루프트한자의 새 로고는 크게 바뀐 건 없지만 디테일을 다듬어서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네요. 폴크스바겐의 새 로고도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지난번 'BMW가 돌연 현대 기아차를 따라하는 이유'란 제목을 보고 제목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했었어요ㅎㅎㅎ
    완전 클릭을 부르는 제목이잖아요~ 이런게 가끔은 좀 필요하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 너무 무겁죠 제 글이? ㅎㅎ 좀 더 신경써야 하는데...;; 그리고 지난 칼럼 제목은, 아~ 좋게 봐주시니 다행인데 사실 제가 전하고자 한 부분과 달라서 조금 당황하긴 했습니다. 낚시성 글이라는 욕 먹어도 저는 싸다는 생각까지 했거든요. ㅎㅎ 좋은 휴일 잘 보내고 계시리라 봅니다. 고맙습니다.

  • 겉보리 2018.02.16 14:31 신고

    첫 로고는 아무래도 나치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죠?
    지금의 로고는 인지도나 상징성에서 단연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링크해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서비스가 나아지면 소비자는 좋지요.
    좋은 글에 달린 댓글들은 서글픈 생각이 드네요.

    • 연관지어 안 보려해도 나치를 떠올리 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ㅎㅎ 다음에 올라간 칼럼은, 뭐 제목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내용을 안 읽고 댓글 다는 분들도 많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네요. ;)

배출가스 원숭이, 인체 실험 관련 글을 쓰고나서

독일 자동차 업계가 만든 연구협회(라 쓰고 로비 단체로 읽는) EUGT가 주도한 것으로 드러난 원숭이와 인간을 대상으로 한 디젤 배기가스 (질소산화물) 실험 소식이 또 한 번 세상을 들끓게 했습니다. EUGT라는 단체가 무엇인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 곳인지에 대해 엊그제 글을 썼죠. 혹시 안 읽어보셨다면 먼저 글을 읽어보시길 권하겠습니다.(아래 제목 클릭)



사실 인간을 대상으로, 혹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은 있어 왔죠. 하지만 인간 및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비판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런 소식이 전해졌다는 점, 그리고 디젤 게이트와 관련 있었다는 것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ECU에 프로그램을 심어 배출가스 수치를 속이려다 걸린 것도 모자라 몸에 해로운 질소산화물의 무해성을 입증하기 위해 비윤리적 실험이 강행된 것이죠. 그리고 그것이 매우 조직적으로 이뤄졌으니, 이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독일 사회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부끄럽다 분노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물론 이 와중에 일부 언론은 변론하는 듯한 기사를 싣기도 했죠. 예를 들어 보수적인 포쿠스 같은 매체는 네덜란드에서도 인간과 쥐를 대상으로 질소산화물 테스트가 과거부터 있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 '왜 우리한테만 그래!'라는 뉘앙스라 해야 할까요? 하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사건입니다. 


처음 이 소식이 한국에 전해졌을 때 어떤 분께서 독일 현지 분위기가 궁금하다며 글 써주기를 바라셨습니다. 그 외에도 몇몇 분들은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솔직히 화도 나고 지치기도 해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과 관련해 뭔가 잘 정리된 기사가 보이지 않더군요. 


그래서 독일 언론 사이트 곳곳을 뒤지고 또 이미 사라진 EUGT 홈페이지 흔적까지 쫓으며 저의 방식대로 사건을 정리해 봤습니다. 다 쓰고 나니 맥이 풀리더군요. 자동차 소식 전하는 일에 처음으로 회의 같은 게 들었습니다. 독일에서 독일 자동차 업계나 독일 자동차 문화에 대한 글을 쓰면서 요즘처럼 마음이 무거운 적이 없었습니다.


2015년 디젤 게이트 소식을 모터쇼 현장에서 듣고 입장권을 구겨 버린 채 집으로 돌아왔을 때부터, 작년에 터진 제조사들 담합 의혹, 그리고 이번에 터진 인체 및 원숭이 실험까지, 연이어 터지는 독일 자동차 업계의 추한 모습을 접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신차 소식을 전하고 독일 차에 대한 긍정적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떤 분은 왜 이렇게 이완은, 스케치북은 무겁고 우울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느냐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저라고 그러고 싶겠습니까? 자동차 좋아하고 자동차의 문화와 역사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기에 기분 좋은 소식만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 굴뚝 같습니다. 럭셔리한 자동차 사진, 좋아하는 올드카 사진 잔뜩 올리고, 단맛 가득한 그런 소식 찾아 전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증강현실 기술이 어떻게 자동차에 접목되는지, 스마트 시티는 뭐고, 어떻게 도로 환경이 바뀌며, 어떤 기술이 자동차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지 등도 공부하며 함께 기쁘게 논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화딱지 나는  사건들을 외면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런 뛰어난 엔진(OM 654)과 좋은 후처리장치(SCR)를 조합해 좋은 경쟁을 할 수 있음에도.../사진=다임러


어제는 쥐트도이체 차이퉁이 단독으로 아우디의 엔지니어 중 한 명이 아우디 경영진이 디젤 게이트 조작 관련해 알고 있었을 거라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EU는 환경 개선에 대한 압박을 독일에 가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었죠. 거기에 올해 시작과 함께 부쩍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 대한 비판적인 소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잠깐 쉬었다 가자는 그런 마음까지도 들었습니다. 그러다가도 '한 사람이 됐든 두 사람이 됐든, 내게 기대하는 부분이 있을 텐데, 그것을 위해 정보 공유에 역할을 해보겠다는 나름의 원칙을 그래도 지켜야 하지 않겠나, 그러니 쓰든 달든, 이슈에 대해선 덤덤하고 냉정한 마음과 눈으로 접근하자'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많은 분이 이곳을 찾았다 떠나기도 하고 그렇지만 저는 변함없이 이 공간에서 지금처럼 이야기할 것이고 앞으로도 제 색깔, 제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정보를 공유할 것입니다. 독일에서 만들어지는 좋은, 혹은 의미 있는, 또는 스케치북다이어리만의 정보를 여러분과 함께 나눈다는 보람과 자긍심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게 없다면 더는 글을 쓰지 못할 테니까요. 오늘은 아주 개인적인 글을 하나 써봤습니다. 넋두리라 여겨주세요. 고맙습니다.

<영상 하나 만든 거 올립니다>



  • 성정훈 2018.02.02 08:09 신고

    항상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 또한, 소비자가 알아야하는 민낯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권리일 수도 있는데, 언론의 역할을 대신하고 계시네요.
    힘내세요~~

    • 당연히 알아야할 내용이죠. 그래서 불편하지만 있는 그대로 알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고요. 또 블로그에만 머물지 않고 이제는 제도권 안에서도 글을 쓰기에 좀 더 책임감을 갖고 하려고 합니다. 다만, 스트레스는 어쩔 수가 없네요. ㅎㅎ 응원 감사합니다.

  • Raf 2018.02.02 10:52 신고

    안녕하세요, 이완님께 사실 이 소식을 여쭈어본것은.... 제가 아는 분들중에는 차량분야에서 가장 독일을 오랜기간, 독보적으로 잘 아는 분이였고 객관적으로 봐주실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였습니다. 그 와중에 너무 건조한 요청댓글이 마치, 독일을 다루는 불편한 내용도 제대로 써주나 보자- 라는 시선으로 읽힐수도 있겠다고 나중에야 생각이 닿아서 꼭 한번 더 댓글을 남겨야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독일의 자동차 업계 뉴스를 중심으로 다루시니만큼 그 침통함이나 무거움이 이완님께도 영향을 끼칠 수 있겠으나.. 마음의 짐을 동기화 하지는 않으셨으면 해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남깁니다 ^^;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늘 상세한 소식 감사드리구요!

    • 안녕하세요. 전혀 요청하신 부분에 대해 불편한 마음 갖지 않았습니다. ^^ 어떻게 보면 부족한 저를 믿고 물어주신 거니 고맙다고 해야겠죠. 사실 Raf님만 물으신 것도 아니고 하니 괘념치 마시기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ohaeng.tistory.com BlogIcon 五行™ 2018.02.02 14:24 신고

    사실 외신을 전하는 국내 언론의 태도는 미덥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번역도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스케치북다이어리처럼 한번 걸러서 전해주시는 곳이 있어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보이지 않아도, 성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은 알아주세요^^*

  • 폴로 2018.02.02 14:50 신고

    안그래도 달콤한 얘기들만 하는 매체나 블로거들 엄청 많죠.. 그래서 조회수 늘려서 파워블로거 많이들 되시죠..
    게다가 그런 내용들을 일일이 개개인이 필터링을 하지 않고 보면 마치 자동차 업계는 무한한 장미빛 입니다.
    저는 그래서 스케치북다이어리가 좋습니다. 쓴소리도 하고 독일차 업계의 안 좋은 부분도 드러내기 때문이죠.
    더 좋은 소식들 투명한 소식들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응원할께요.

  • mdh 2018.02.02 20:26 신고

    때론 이런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와 원칙들을 들이밀고 불편한 말을 해야 할때도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부분들이 이완님의 신뢰의 기반을 더욱이 단단하게 다질 수 있을테니까요. . .
    고맙습니다....

    • 사실 부담도 되지만 이런 말씀들을 잘 붙잡고 신뢰받을 수 있는 그런 블로그가 될 수 있게끔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모니 2018.02.07 09:41 신고

    흠... 독일차 매연보다 헐씬 독한 중국산 미세먼지 매일 마시는 저에겐 저게 그리 큰 문제인가 싶네요.. 애완동물을 좋아하지만 인간만큼의 가치는 부여못하는 마음을 가져서인지 사람을 위한 원숭이 실험이 왜 문제인지 잘 동감못하고요.. 동물애호가들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큰일날 소리긴 하지만요 ㅎㅎ

  • 겉보리 2018.02.16 14:39 신고

    이런 일은 어떤 핑계를 내놓아도 합리화할 수 없지요. 반드시 근절하고 벌주어야 할 일입니다.

  • snow 2018.03.01 10:06 신고

    '냉정한 마음과 눈'을 지지 합니다. 힘내십시오~

아파트단지 도로는 도로가 아니라는 이상한 법

어떤 자동차가 시속 80km/h로 주행을 했다고 치죠. 그렇다면 이 차는 과속을 한 것일까요 아닐까요? 뻥 뚫린 고속도로에서는 과속이 아니지만 최고제한속도가 시속 30km/h인 구간, 예를 들면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광기의 속도가 됩니다. 


과속(過速)의 사전적 의미는 '자동차 따위의 주행 속도를 너무 빠르게 함. 또는 그 속도.'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너무 빠르다'의 의미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보통 최고제한속도를 넘어섰을 때를 이야기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즉 법으로 정한 제한속도를 넘겼을 때를 과속으로 볼 수 있다는 건데요.


그리고 이런 최고제한속도 규정은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 도심 대로 등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어떤 형태의 도로, 법으로 정해진 도로라고 한다면 모두 제한속도가 있고 운전자는 그것을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로교통법에서 도로로 인정받고 있지 않은 곳에서 과속 등, 자동차와 관련한 여러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진=adac


아파트단지 도로는 도로가 아니다?

대전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차량에 치여 사망한 6살 어린아이 관련한 기사를 많은 사람이 접하고 분노했습니다. 과속 방지턱이 있는 단지 내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던 일가족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오던 자동차에 부딪혀 현장에서 딸아이가 사망한 것입니다. 


제한속도를 넘긴 과속 차량이 인명사고를 내게 되면 이는 도로교통법상 12대 중과실 중 하나가 돼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아파트단지에서 벌어진 교통사고는 다릅니다. 단지 내 도로는 도로법상 도로로 인정받지 못하죠. 그나마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법에 의해 도로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아파트단지 내 도로는 왜 교통법상 도로가 아닐까요? 사유지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경찰은 도로교통법에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 통행을 위해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질서 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경찰권이 미치는 곳'을 법으로 정한 도로로 봅니다. 반대로 '특정인 및 그들과 관련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이 사용되며, 그들(주민들) 스스로 관리되는 장소'는 '도로 외 구역'이라 하고 있죠.

사진=이완


현실과 동떨어진 법 고쳐져야

하지만 이런 구분은 비현실적입니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크게는 수천 가구가 모여 사는 대규모 단지로 되어 있는 곳이 많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마을버스가 단지 내를 다닐 정도죠. 당연히 많은 사람과 차들이 뒤섞여 다니는 만큼 사고의 위험도 높습니다. 이면도로보다 사고율이 더 높다는 통계도 있으니까요.


그나마 이런 수치도 짐작을 뿐입니다. 법적으로 경찰이 조사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통계에 잡히지 않은 더 많은 사고가 이런 곳에서 발생하고 있을 것입니다. 피해자들도 대부분 노인과 어린이들이죠. 사고 났을 때 피해의 정도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사유지라는 이유로 국가의 관리 감독에서 벗어나 있어야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법으로 도로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단지 내에 제대로 된 교통표지판이나 안전 장비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아파트 단지의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아파트단지 내 도로를 어린이보호구역 수준보다 더 강력하게 지정해 보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새로운 아파트는 건설 전부터 지자체나 지방경찰 등이 나서 단지 내 도로를 어떻게 할 것인지 감독하고 처벌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독일의 교통완화지역처럼

또 한가지는 최고제한속도의 문제입니다. 2016년 충북의 한 아파트단지 교차로에서 승용차가 자전거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운전자는 시속 30km/h 이하의 속도로 운전을 했지만 머리를 다친 팔순의 자전거 운전자는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죠. 따라서 사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아파트단지 최고제한속도를 시속 10~15km/h 수준으로 낮추는 것도 함께 고려돼야 합니다.


독일에는 교통완화지역(Verkehrsberuhigter Bereich)이라는 게 있는데요.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주택가 입구에는 반드시 세워져 있는 표지판입니다. 1977년 도입돼 지금까지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죠. 이 지역 내에서는 모든 운전자가 시속 10km/h를 넘어서는 안 됩니다.

독일 교통완화지역 / 사진=이완

다만 독일의 경우 구간이 비교적 짧기 때문에 규모가 큰 우리나라 아파트단지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얘기되고 있는 15km/h 수준이 적합하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또 아파트단지뿐만 아닙니다. 운전자들이 특히 보행자와 자동차가 구분 없이 다니는 이면도로, 그리고 학교 주변으로 정해져 있는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도 운전자들은 법이 정한 제한 속도인 30km/h를 지켜야겠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아파트단지 내 도로가 법적 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과속이나 횡단보도 침범, 중앙선 침범 등이 단속되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절대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운전대 앞에서는 운전자이지만 자동차 밖에서는 나와 내 가족 모두 보행자라는 사실을 말이죠.


  • 폴로 2018.01.22 11:22 신고

    전적으로 맞는 말씀인데.. 저도 솔직히 안 지킨 적이 많아서리,,
    앞으로 더 잘 지켜야 겠네요,,

    • 네. 정말 아이들이 아무런 의심없이 뛰어 다니는 곳이 아파트 단지 상황이잖아요. 아이들을 위해서도, 보행자를 위해서도, 그리고 운전자인 내 자신을 위해서라도 서로 조심해야겠습니다.

  • 지나가던 2018.01.22 15:28 신고

    이와 비슷한게 주차 문제가 있죠.....
    사유지라는 이유로 불법 주차를 했어도 경찰이 어쩔수 없다고 하고,
    견인도 안되고, 견인차를 불러도 개인이 비용을 지불하고,
    불법 주차 견인중 차량 회손시 역시 개인이 비용 처리 해야 되고....
    저희 주차장이 있는데 이 앞을 막거나 주차장에 허가 없이 차를 주차한 사람들이 모두
    이 거지 같은 규정 때문에 제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오히려 공손히 부탁 하고 .... ㅠ.ㅠ
    이걸 알고 전에는 저희집 주차장이 동네 주차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ㅡㅡ;;;
    법적 도로의 규정과 사유지 불법 점유에 대한 규정이 빨리 정리 되었으면 합니다.

    • 주차장 입구나 차의 진출입로를 가로막는 경우는 불법주차로 처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경우네요.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8.01.22 16:46 신고

    자동 운전 기능이 보편화되면 이런 구간에서는 강제 속도 제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표지판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속도 조절이 되니까 이런 면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기대해보게 됩니다.

  • 겉보리 2018.01.23 01:12 신고

    법 체계와 제도의 잘못이 크고, 사람이 다니는 곳에서는 당연히 서행하고 안전운전하며 보행자를 우선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을 운전자 모두가 갖도록 교육하고 운전자들도 당연히 지켜야 합니다.

    • 법이 참 이상해요. 현실을 제대로 반영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운전자들의 인식도 제발 좀 바뀌었으면 좋겠고요;

  • akii 2018.01.23 19:06 신고

    마침 청와대 청원게시판을 보고 오니
    같은 주제의 애기로 시작되는군요
    이 내용을 주제로 청원이 이루어지더라구요. 더 늦기전에 이런 아픈사연 더 없도록
    법제화가 꼭 이루어졌어면 합니다

    • 이런 부분은 빨리 개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경찰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그래도 국민 안전을 생각하면 타협할 내용은 아니란 생각입니다.

  • 양들의 침묵 2018.02.01 16:25 신고

    법도 중요하지만 운전자의 의식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우리나라 면허 제도로 인하여 운전 미숙도 한몫 하고요.
    그중에 운전중 스마트폰도 일조를 하고 있죠.

    • 운전 미숙의 중요한 원인 중에는 제도의 미비, 시스템의 비합리성도 저는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고 봅니다. 제도와 의식이 같이 바뀌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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