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을 하다 보면 기본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대중교통이 있습니다. 일단은 비행기를 타게 되겠죠? 그런 다음 보통은 버스, 트람이나 지하철 등을 필요에 따라 이용하게 됩니다. 물론 급한 경우, 혹은 지리를 잘 모를 땐 택시를 타게 되는데요. 이 택시가 나라별 도시별로 이용 요금에서부터 서비스의 질적인 면까지 상당히 차이가 많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구요?
물론 제가 유럽의 택시를 다 이용해본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경험으로 이런 얘길 하기엔 너무 도시도 많고 통계자료를 낼 정도로 많은 경험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드릴 아데아체(ADAC)의 택시테스트 결과 같은 것을 통해 어느 정도 유럽의 택시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유럽에서 택시 이용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나름 유용한 자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유럽최대 운전자 클럽인 아데아체가 실시한 '2011 유럽택시 테스트'는 유럽의 도시 22개를 대상으로 실시했습니다. 테스트 내용은 크게 세가지 항목으로 나눌 수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택시운전자 항목입니다. 친절도, 운전능력, 법규준수, 그밖의 운전시 주의사항 등은 물론, 면허증이 제대로 택시에 비치했는지까지 세세하게 점검했습니다.
두 번째 항목은 택시의 상태였는데요. 유지관리 상태를 점검했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테스트 항목은 노선이었습니다. 승차해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얼마나 정확하고 빠른 길을 선택하는지를 점검해봤습니다. 이를 종합한 결과가 바로 위에 나온 것이죠. 종합점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도시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였습니다. 84%가 넘는 높은 만족도를 보여줬는데요. 특히 운전자들이 거의 완벽하게 규정을 준수했다고 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독일의 뮌헨과 쾰른, 이태리 밀라노, 독일 베를린, 프랑스 파리, 그리고 포르투갈의 리스본 순으로 나왔습니다. 이태리 밀라노나 포루투갈의 리스본 등은 운전자들의 서비스 측면에서는 보통 이하를 보여줬네요. 그 쪽 지방 사람들의 성향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반면에 노선의 경우는 파리와 바르셀로나를 제외하곤 '매우좋음' 판정을 받았습니다. 대신 독일 베를린 택시들은 상태가 상대적으로 다른 상위권 도시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지만 나쁜 수준은 아니었구요.
그 다음 중간 그룹으로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노르웨이 오슬로,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스위스 제네바, 벨기에 브뤼셀,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스위스 취리히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점수가 낮은 하위권 그룹에는 스페인 마드리드,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비엔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룩셈부르크, 이태리 로마, 그리고 마지막 최하위점수로는 슬로베니아의 루빌리아나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잘 보시면 같은 국가라고 해도 지역에 따라, 예를 들면 독일 뮌헨과 함부르크,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등은 제법 큰 편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지역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피실험군의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오차범위를 최소화 하기 위해 반복된 실험을 한 것을 보면 택시에서도 지역색이 작용을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재밌는 것이, 암스테르담에서 실험을 담당했던 테스터는 아주 안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합니다. 공항에서 중앙역까지 가는데 승객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합승을 시키더니, 합승 승객 때문에 기차역까지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고 하는군요. 운전자는 핸즈프리를 사용하지 않은 채 전화통화를 수시로 했고, 짐을 내릴 때도 도와주지 않은 채 멀뚱 거리고 앉아만 있었다고 합니다.
슬로베니아 루빌리아나에서는 너무 단거리를 가자고 한다며 두 명의 기사가 승차거부를 했는데, 심지어는 그렇게 짧은 거리를 왜 택시를 타느냐며 막 핀잔을 주었다고 하네요. 이런 소소한 불만 사항들이 전반적으로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를 22개 도시 전체로 묶어 통계를 내보았습니다. 그 결과 대략 7가지 정도의 택시 불만사항이 도출되었습니다.
7위 요금표가 없는 택시(17.7%)
6위 택시 회사 주소 및 연락처가 없는 택시(25.5%)
5위 법규를 준수하지 않은 운전자들 (29.1%)
4위 빠른 길로 안 가고 돌아가며 요금을 더 받는 운전자들(37.3%)
3위 신용카드로 요금 지불이 안됨(37.7%)
2위 택시 안에 면허증 미부착 (58.6%)
1위 영수증 미발급 (69.5%)
이런 내용들을 보면 우리나라 택시가 외국인한테 바가지 요금 씌운다 어쩐다 해도 유럽 보다는 오히려 평균적으로 더 나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독일의 경우는 대부분 혼자 타는 승객의 경우 운전사 옆좌석을 이용하는데요. 이런 점은 우리나라와도 참 많이 비슷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떤 도시가 얼마의 요금을 받는지, 그 편차는 어느 정도인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도표를 하나 보시겠습니다. 요금은 7km 거리를 기준으로 했네요.
보시는 것처럼 독일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독일 주변국가들이 대체적으로 요금이 비쌌습니다. 스위스 제네바와 취리히가 가장 비싼 도시로 나타났는데요. 아무래도 세금이나 물가, 경제수준과 관련이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특이했던 것은, 관광지 등이 더 비쌀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로마나 바르셀로나 프라하, 파리 등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택시 요금이 저렴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세계적인 관광지 택시 요금이 과연 아시아 관광객들에게까지도 유효할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모르고 경험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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