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수퍼 디젤' 엔진 개발하고도 쉬쉬하는 VW

디젤 게이트 이후 디젤 언급은 확실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내연기관 시대가 그리 멀지 않은 때 끝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는 요즘 분위기에서 디젤 엔진은 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폴크스바겐으로부터 관심 갈 만한 디젤 소식 하나가 흘러나왔습니다.

TDI 엔진 / 사진=폴크스바겐


4년간 개발한 디젤 엔진, 연비 효율 최대 30% 증가

폴크스바겐의 야심작이라 할 수 있는 신형 디젤 엔진 개발 소식을 전한 곳은 독일 매체 아우토모빌 프로둑치온이었습니다. 폴크스바겐 본사가 위치한 볼프스부르크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인구 2천 명이 조금 넘는 작은 도시가 나타납니다. 에라 레지엔(Ehra-Lessien)이라는 곳으로, 이곳에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테스트 트랙이 있습니다.


총 코스 길이 96km에 직선주로만 8.7km 짜리가 있는, 냉전 시대에 만들어진 이 엄청난 테스트 트랙은 그 존재만으로도 폴크스바겐 그룹의 규모를 느끼게 해주죠. 하지만 에라 레지엔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매년 개최되는 그룹 행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룹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행사로,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연구한 결과물을 임원들에게 공개하고 설명하는 자리가 3일에 걸쳐 마련됩니다.


올해는 전자, 경험, 그리고 에코를 테마로 자율 주행과 디지털, 그리고 배출가스 및 연비 향상 등을 위한 기술 일부가 공개됐고 현장에는 자동차 저널리스트 50여 명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일명 '수퍼 전기 디젤'이라 불린 엔진 프로토타입이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아우토모빌 프로둑치온에 따르면 4년 전, 그러니까 디젤 게이트가 터지기 전에 이미 폴크스바겐은 연비 효율이 뛰어난 디젤 엔진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2021년부터 제조사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5g/km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디젤 엔진 개발은 필수적인 상황이었죠. 그리고 디젤 엔진의 치명적 문제인 질소산화물 감소 역시 동시에 이뤄내야 했습니다.


개발비 구애받지 않고 쏟아부은 끝에 4년 만에 가솔린 엔진의 경우 연비가 20%, 디젤의 경우 최대 30% 이상 연비가 향상된 엔진을 내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연비가 좋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기름을 덜 소비했다는 것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비례해 줄였다는 걸 의미합니다. 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의 수치 역시 크게 떨어뜨렸다는 게 폴크스바겐의 주장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실험실 데이터가 아닌, 실제 도로를 달리며 나온 수치라는 게 의미 있었습니다.


폴크스바겐의 개발 총책임자인 울리히 아이히호른은 해당 엔진에 대해 "디젤 부흥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혁신적인 엔진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굉장히 복잡한 구조의 3기통 1.5리터 디젤 엔진이 만나 가능해졌는데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디젤 엔진 조합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런 정도의 높은 효율성을 보이는 것이 또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해당 엔진은 골프에 장착돼 계속 테스트 중에 있으며, 골프뿐 아니라 어떤 모델에도 장착이 가능하다고 폴크스바겐은 밝혔습니다.

지난 4월 비엔나 엔진 심포지엄에서 공개된 콘티넨탈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디젤 엔진이 장착된 골프. 질소산화물 감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연비 향상은 대략 2% 수준이었음 / 사진=콘티넨탈


양산형 개발에 조심스러워하는 제조사

이처럼 연비가 뛰어난 디젤 엔진을 만들었음에도 폴크스바겐은 관련 엔진 기술 및 전망 등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고 아우토모빌 프로둑치온이 전했는데요. 디젤 게이트 후유증이 여전한 상황(최근에는 아우디 임원이 디젤 게이트 관련 독일에서 구속됨)에서 디젤 엔진에 대한 얘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시의 적절하지 않다고 본 듯합니다. 또 큰 개발비를 들여 만든 만큼 엔진의 경제성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흔히 자동차 연비를 3~5% 정도 개선하려면 자동차 무게를 10% 이상 줄여야 한다고 하죠. 1,500kg 중량의 자동차라면 150kg을 줄여야 가능한 수치입니다. 제조사들이 사활을 걸고 차체 중량을 줄이려는 이유가 바로 연비 및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 감소 때문이죠.


그렇다면 디젤 엔진 개량만으로 30% 수준의 연비 개선을 이룬다는 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뤄냈음에도 폴크스바겐은 자신들이 만든 디젤 게이트로 인해 지금 만들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며, 제대로 자랑도 못하며 쉬쉬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탓할까요? 디젤 게이트 여파가 여러 부분 고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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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젤마니아 2017.07.10 10:07 신고

    비록, 마일드 하이브리브 시스템 적용과 다운사이징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연비 30%향상에 질소산화물도 더 감소... 그것도 실도로 테스트에서 나온 결과라면... 현 시점에서 충분히 친환경차라 할 만하고,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엔진의 출력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해지긴 하는군요.

    디젤은 분명, 가솔린으로는 꿈도 못 꾸는 효율을 달성해 낼 수가 있는 원동기인데, 너무 쉽게 그 싹을 자르지 않도록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정공법을 택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그 누구보다 본인(VW)들이 더 클 거라 봅니다. 그걸 알기에 대대적인 홍보도 안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양산되면 좋겠습니다! ^^

  • 겉보리 2017.07.10 15:39 신고

    목표와 구현의 차이 때문은 아닐까요? 내세운 성과가 수치상으로 환상적인 만큼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겠습니다. 섣불리 발표했다가 지난 번의
    악몽이 재현된다면 타격은 괴멸적인 것이 될 테니까요.

    • 일단 내용을 보면 질소산화물이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는 확실하게 기대한 만큼 이뤄졌다는 게 기사 속에서 폴크스바겐 관계자들이 한 말이더군요.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디젤 부흥이 가능하다는 정도로 말하는 거 보면 분명 기대할 만한 성과를 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러나 말씀처럼 정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겠죠.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7.07.10 16:08 신고

    직선 주로가 8km가 넘는 테스트 트랙이라니... 어마어마 하네요.

  • 하모니 2017.07.10 18:23 신고

    어째 일반차들도 마일드하이브리드는 필수 적용이 되는 시대가 먼저 올듯요.. 하지만 마일드하이브리드는 꼼수로 지적될수도 있지 않나 싶어요... 소비자가 그 기능중 일부를 끄고 다니수 있지 않나요??

    •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경우 벤츠 등도 그렇고 상용화되어있고, 이미 독일을 비롯해 유럽 메이커들이 강력하게 밀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기본적인 구성형태가 되지 않겠나 싶어요. 그리고 끌 수 있다는 건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이것을 시동을 걸거나 출발, 가속할 때 쓰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 리히토 2017.07.10 20:41 신고

    개인적으로 48V 하이브리드에 관심이 많습니다...

    출력보강도 해주고 연비까지 잡아주는 물건인데...

    게다가 구조도 그닥 복잡하지 않고요...

    진짜 3기통 + 48V 마일드하이브리드라...

    가슴이 설레는 페키징이네요...+_+

    이번에 르노에서 나온 1.5DCI +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량이 토크랑 연비가 20% 개선되었다는데...

    이건 더 개선되었다니...

    기대가 크네요...근데 왜 디젤이 더 개선되는지는 궁금합니다...

    • 전장화, 친환경성 등에 현재로서는 대응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디젤이 왜 더 개선이 되는지는, 저도 궁금합니다. ㅎㅎ

  • 젠1젠2 2017.07.11 13:09 신고

    자충수죠.

  • sd 2017.07.11 16:25 신고

    타다보면 매연 나오겠지

  • 업자3 2017.07.11 18:14 신고

    엔진 연비가 아니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차량 기준에서 30%겠지요. 하이브리드의 연비 효율은 주행모드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지만, 엔진에서 10~15%, 48V결합으로 5~10%, 변속기개선 + 차량경량화에서 5~10% 정도로 해서 총, 최대, 어떤 특정 주행모드에서란 단서를 달고 뻥을 조금 첨가하면 30%는 이해할 수 있는 숫자네요. 비교 대상이 뭐냐도 중요합니다. 아마 골프라면 현재 1.6엔진+5속 MT가 아닐런지.. 105g --> 74g 이면 30%인데, 이미 골프에서 1.6 디젤의 연비가 85g이었던 적이 있었죠. 그냥 적당히 믿고 기다려 보면 사실인지 아닌지 알게 됩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정말 4년 전부터 새로 개발 시작했던 신형 엔진일지... VW 디젤 최초 알루미늄 블럭의 신형 1.4 3기통 엔진을 한두해 전에 내어 놓자 마자 디젤게이트의 여파로 단종의 지경에 이른 아픔이 있었는데, 그걸 1.5로 키워서 살려나가려는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VW이 B-seg 이하는 디젤 안한다고 한 게 엇그제인데, polo의 배기량을 1.4->1.6으로 올리고 슬그머니 SCR까지 달아서 출시합니다. Volvo도 앞으로 전기차만 하겠다고 큰 글씨로 제목은 써 놓았지만 작은 글씨로 '시점은 상황봐서'... 란 단서를 달아 놓았습니다. 다 그런거죠..^^;

    • 네. 말씀처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결합된 개량된 엔진, 이게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독일 기사에 보면 엔진의 분사방식, 그리고 실린더 구조 등의 개선 등 복잡하고 다양한 부분에서 엔진의 개발이 이뤄진 걸로 보입니다. 단순히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만 가지고 나올 수 있는 수치는 아닌 거 같고요. 또 차체 경량화는 이 개선율에 포함이 안 된 걸로 보입니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보는 듯합니다.

      그리고 B세그에서 디젤 안 내놓는다고 했지만 당장이 아니라 3년 이후라고 한 걸로 제가 독일 잡지에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일단 B세그에서 당장 없애려는 건 아닌가 봐요. 가격 상승에 대해선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폴로 디젤 수요는 어쨌든 기존보다 낮아진다고 봐야 할 겁니다.

      볼보의 경우는 언론들이 잘못 전달한 경우죠. 볼보 XC60이 유럽에서 15일부터 본격 판매되는데, 적어도 이 차가 단종되고 다음 세대가 나오기까지는 5년 (볼보는 더 길겠죠?) 이상은 있어야 하는데 기사대로라면 XC60 XC90 디젤, 가솔린 모델 모두 사라지는 게 됩니다. 2019년 이후 출시되는 신형 모델에 한해서 내연기관만 엔진룸에 들어가지 않을 거다라고 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어요. 현재 판매되는 모델들은 점진적으로 시간을 갖고 내연기관을 빼든지 마일드 하이브리드화 하든지 할 걸로 보입니다.

  • 날자꾸나 2017.07.11 23:11 신고

    시기적으로....좀 늦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전기차 배터리 문제만 해결 되면(주행거리) 내연기관은 일부에서만 사용 할 날이 멀지 않은듯 합니다. 자동차 이외에, 이미 건설기계, 트랙커, 카고트럭 등이 시험적으로 전기차로 개발 되는 상황에서 내연 기관은 그 수명이 멀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전기차의 단점인 배터리 문제는 개발이 좀 더디다 싶지요. 충전 시설과 배터리 문제가 전기차 대중화에 걸림돌 입니다만, 결국은 충전소와 배터리 문제도(충전시간 포함) 해결되고 전기차로 가지 않을까 합니다. 이에 대한 여파는 좀 크겠지요. 내연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가 간단하다 보니 엔진과 미션 제작공장과 일자리가 사라지고 일반 개인 정비업소(일명 카센타)의 주된 수입원인 엔진오일, 오일류 교환이 사라지고 등등 또한 산유국도 달가워 하지 않겠지요. 정부 입장에서도 유류세 수입이 줄고 등등... 이러한 것이 복합적으로 전기차 대중화를 지연 시키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자동차 제작 회사 입장에서도 어떻게든 내연기관 수명을 연장 시켜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와는 달리 시장진입 장벽이 낮고 하니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하겠지요. 사실 메이져 자동차 회사들이 내연기관 개발에 들이는 비용을 전기차 개발과 배터리 개발에 사용 하였다면 아마도.. 이미 전기차가 대중화 되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열중하는 것도 어찌 보면 테슬라 전기차 회사가 성공? 하고 있기에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만약 테슬라가 없었다면? 현재 보다도 더 지지부진 했겠지요. 마일드 하이브리드도 어찌 보면 내연기관을 최대한 끌고 가고 싶은 자동차 제작 회사들의 미련이 아닐까 합니다. ㅎㅎ

    • 시기적으로 늦은 면도 있겠고, 과도기적 상황에서 무언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대안도 있어야 하니, 그런 차원에서 디젤의 수요는 지금만큼은 아니더라도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SUV와 디젤의 조합을 경제성과 대중성에서 당장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테니까요.

      전기차 인프라 문제는 어쩌면 의외로 빨리 진행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시기와 전기차의 높은 가격을 (언제까지 보조금 줄 수는 없을 테니) 어떻게 상쇄하고 언제 낮출 수 있는지 등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의 자동차 문화가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의 시대가 오게 되면 크게 바뀔 겁니다. 자율주행의 시대가 오면 더 크게 바뀌겠죠. 그러면 그에 맞게 또 변하지 않겠어요? ^^

      마일드 하이브리드 역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과 함께 순수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겠죠. 다만 순수 전기차 시대는 적어도 20년은 버틸 수 있을 거고, 그렇다면 그 20년의 먹을 거리는 만들어 놔야겠죠.

  • 찰리 2017.07.12 10:39 신고

    디젤차를 폭스바겐에 넘기고 휘발유 엔진차로 넘어갔습니다만
    디젤의 장점(넘치는 토크와 연비)이 그립네요.
    특히나 연료비 지출이 꼭 두 배로 늘어난거 보고 경악 중입니다.

    • 기름값만 갖고 따질 부분은 아니지만, 어쨌든 디젤 엔진의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보면, 기름값 차이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겠죠. 충분히 이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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