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406건

'도대체 출시는 언제쯤?' 콘셉트카만 세 번째

하나의 컨셉트로 세 번에 걸쳐 전시용 자동차가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처음 콘셉트카가 등장하고 자그마치 16년의 시간이 흘렀죠. '정말 나오기는 나오는 건가?'라는 의문의 목소리는 식을 줄 모르고, 열광하던 매체들도 '그러려니'하는 시큰둥한 반응으로 돌아서 버렸습니다. 무슨 자동차인데 그러냐고요? 


폴크스바겐의 마이크로버스 얘기입니다.

마이크로버스 1세대(1950-1967년) T1 / 사진=위키피디아, Megapixie


라인강의 기적을 함께 만든 불리

개인적으로는 2010년 소개를 한 바 있고, 예능 '무한도전'을 통해 널리 알려진 폴크스바겐 마이크로버스는 독일 국민차였습니다. 1950년 T1이라는 제조명을 시작으로 현재 T6까지 그 역사가 이어지고 있죠. 지금은 승합차 느낌이 가득하지만 T1과 T2는 불리(Bulli)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시대의 아이콘 같은 그런 미니버스였습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쑥대밭이 된 독일은 전후 재건사업을 펼치죠. 그리고 그런 경제 부흥의 시대를 마이크로버스 불리는 힘차게 달렸습니다. 레저용부터 트럭을 대신하는 상업용까지, 그리고 경찰차는 물론 구급차와 소방차로 확대 사용되며 거의 모든 분야에서 불리는 독일인들과 함께 했습니다.

2세대(1967-1979년) 마이크로버스 T2 / 사진=픽사베이

독일뿐만 아니라 이웃 유럽 이웃 나라로 계속 팔려나갔고, 북남미 대륙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불리는 '히피들의 자동차'로 불릴 정도로 반전과 평화의 이미지로 미국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죠. 폴크스바겐은 이 상징적 차를 시대에 맞는 형태로 다시 내놓기 위한 노력을 오래전부터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콘셉트카는 2001년 미국에서 첫 공개가 됐습니다. 


2001년 첫 번째 콘셉트카 

2001년 콘셉트카 / 사진=폴크스바겐

사진=폴크스바겐

마이크로버스 T1을 새롭게 해석한 모델이 콘셉트카로 등장했을 때 반응은 전반적으로 좋았습니다. 그리고 독일 매체 아우토빌트는 2005년 폴크스바겐의 상용차 공장이 있는 하노버에서 2005년부터 양산될 것이라는 기사를 싣기도 했죠. 하지만 폴크스바겐은 비용의 증가와 부품이 늘어나며 발생하는 무게 증가 등을 이유로 계획을 엎어버리고 맙니다.

6기통 엔진에 231마력의 힘을 낼 수 있었던 콘셉트카는 고장 20km의 거리를 주행하는 것으로 소임을 다하고 창고로 가게 됐습니다. 사실 양산 계획이 취소된 걸 알았을 때 안도했습니다. 레트로 타입으로 원형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지 못하면 불리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폴크스바겐은 십 년 만인 2011년 두 번째 마이크로버스 콘셉트카를 공개하게 됩니다.


2011년 두 번째 콘셉트카

사진=폴크스바겐

사진=폴크스바겐

두 번째 콘셉트카는 제네바모터쇼를 통해 사람들에게 소개됐는데 T1의 최상급 모델인 삼바 (첫 번째 사진)의 투 톤 컬러를 적용해 좀 더 마이크로버스에 가까운 느낌을 주려 노력했습니다. 이때도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는데요. 독일 전문지들은 2015년 골프를 베이스로 해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계획은 없던 일이 돼 버리고 말았죠. 그나마 새로운 승합차 T5에 이 색상을 적용하는 정도로 정리가 됐습니다. 

T1(삼바)과 T5 / 사진=폴크스바겐


2017년 세 번째 콘셉트카

2016년 라스베가스 가전박람회에 폴크스바겐은 전기차 시대를 향한 밑그림을 콘셉트카로 선보였는데 BUDD-e라는 밴 형태의 모델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북미모터쇼에서 다시 한번 미래형 버전 I.D 버즈(BUZZ)를 공개하며 전기차 시대를 맞는 의지는 구체화했죠. 바로 이 I.D. 버즈가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T1 삼바의 콘셉트카였습니다.

I.D. 버즈 / 사진=폴크스바겐

I.D. 버즈와 T1 삼바 / 사진=폴크스바겐

I.D. 버즈는 이전 두 개의 마이크로버스 T1 콘셉트카와는 달리 완전 전기차로 개발됐습니다. 색상도 붉은색이 아닌 노란색을 썼고 마이크로버스와 무관한 듯 I.D. 버즈라고 명명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이크로버스 T1의 후예임은 분명했습니다. 문제는 이번에도 콘셉트카로 끝나고 말 것인가 하는 점이었죠.

폴크스바겐 측에서는 2022년에 출시를 할 것이라고 했고,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I.D. 버즈의 경우 2025년쯤 내놓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나오기 전까지는 믿기가 힘듭니다. 두 번이나 판을 엎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전기차 30여 종을 내놓기로 한 폴크스바겐 입장에선 새로운 시장에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의 미니버스를 내놓는 것은 설득력 있어 보이긴 합니다.


레트로 카 생산 쉽지 않은 이유

이처럼 16년 동안 콘셉트카만 3번이나 나올 정도로 마이크로버스에 대한 애정이 대단함에도 선뜻 내놓지 못한 이유는 뭘까요? 이에 대해 아우토빌트는 관심만 높다고 레트로 자동차 나올 수 있는 게 아니라 충분히 시장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자동차 전문가 슈테판 브라첼의 의견을 소개했습니다.

또 적절한 출시 시기를 잡는 것, 그리고 새로운 고객층을 어떻게 흡수할지 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추가했습니다. 끝으로 폴크스바겐이 비틀 이후 제대로 된 레트로 스타일을 선보이지 못하는 것은 이에 대한 능력과 감각의 부족일 수 있다는 비판적 발언도 이어졌습니다.

마이크로버스 T1 / 사진=위키피디아, Jessica Merz

마이크로버스는 분명 폴크스바겐의 상징적 자동차입니다. 그리고 이를 되살리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도 3번의 콘셉트카 등장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엎어졌고 이제 세 번째 콘셉트카를 통해 2022년 전기차로 양산될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졌습니다. 과연 2022년에는 이들의 계획이 이뤄질 수 있을까요? 

마이크로버스 콘셉트카 계보를 보면서 자랑스러운 유산을 새롭게 해석해 시장에 내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미니나 피아트 500 등의 재등장은 특별한 성공 케이스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번에도 속는 셈 치고 또 한번 불리의 재탄생을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물론 오리지널만큼 사랑스럽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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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5 2017.01.23 17:01 신고

    너무 오랜 시간동안 묵혀 놓았던 컨셉이라 지금에 와서 쉽게 풀어내지 못하는거 같아요.
    차의 컨셉은 좋지만 저걸 현실화 하는건 쉽지 않죠.
    가격이라도 비싸게 받을수 있으면 몰라도 그것도 쉽지 않겠죠.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24 17:27 신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어떻게 해서든 마이크로버스를 재해석하려는 의지는 있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그게 너무 시간을 끌었다는 건데요. 과연 약속한 대로 몇 년 후에 나올지, 정말 지켜봐야겠어요. 저는 전기차로 방향을 튼 건 (처음부터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잘한 결정이라 보여요. ^^

  • 겉보리 2017.01.23 21:49 신고

    현재의 디자인 추세로 처음의 소박하면서도 유쾌한 분위기를 내기 어려운 탓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속 모델이 출시된 비틀도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기아의 세피아 해치백 모델 레오가 나올 때 생각이 나네요. 저도 무척 기다렸고 아마 많은 사람들이
    고대했을 텐데 나온다 나온다 하며 미뤄져서 결국 다른 차를 사버린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겁니다.
    그 중에 저도 들어있습니다. 하하. ;;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24 17:29 신고

      저는 솔직히 원형에 거의 가깝게 가는 게 맞다 보는 입장인데, 뭐 안전과 관련한 규정을 지켜야 하니 이에 따른 변화는 감안하더라도 나머지는 최대한 그대로 갔으면 해요. 그리고 ㅎㅎ 레오,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 폴로 2017.01.24 09:00 신고

    마이크로버스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재정립 하는 게 정말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금 봐도 저 시대의 마이크로버스 디자인이나 감성이 정말 대단해 보여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24 17:30 신고

      쉽지 않죠. 그래서 가장 좋은 건 원형의 질감(?)을 그대로 최대한 반영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정말 멋진 차예요 불리는 ^^

사라진 아우디 RS Q3, 5기통 엔진 시대 저무나?

얼마 전 독일 자동차 잡지를 보던 저는 아우디 콤팩트 SUV Q3와 관련한 소식 하나를 보게 됐습니다. Q3 라인업 중 가장 힘이 강한 모델이었던 RS Q3가 2016년 12월을 끝으로 단종됐다는 내용이었죠. 그런데 이 짧은 한 줄짜리 기사가 제게는 묘한 여운으로 남았습니다.

필요에 의해 이뤄지는 자동차 모델 단종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끝없이 나오게 마련이지만 아우디 RS Q3의 단종 소식은 모델 하나의 끝이 아닌, 한 역사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일단 아우디 독일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더니 사실이더군요. 목록엔 Q3만 있었으며, 이미 출시된 잔여분만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RS Q3 / 사진=아우디

피에히가 문을 연 가솔린 5기통 엔진 시대

아우디 하면 여러 기술적 성취를 이뤄낸 제조사인데요. 그중에서 콰트로보다 더 먼저 세상에 빛을 본 것이 있다면 바로 가솔린 5기통 엔진이었습니다. 1976년 아우디 100(C2) 모델에 장착되며 역사가 시작됐죠. 그리고 이 기술은 당시 아우디 기술 이사였던 페르디난트 피에히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피에히는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외손자로, 집안의 포르쉐 경영 참여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회사를 떠나게 되죠. 그리고 아우디에 입사하기 전, 30대 초반의 젊은 피에히는 벤츠에 잠시 머물며 디젤 5기통 엔진 개발을 제안하고 시제품까지 만들어 놓게 됩니다. 이후 벤츠는 1974년 5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된 모델을 내놓고 판매에 들어가는데 이때 시작된 벤츠의 5기통 디젤 엔진은 이후 쌍용차에 한동안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피에히가 포르쉐에서 일하던 시절 처음 눈 뜬 5기통 엔진은 아우디에서 꽃을 피우게 되는데요. 그것도 디젤이 아닌 5기통 가솔린 엔진으로 말입니다. 4기통 엔진보다 출력이 좋고, 6기통보다 작고 저렴해 효율적인 엔진이라 그는 믿었습니다. 반대로 보자면 4기통보다 연비나 배출가스에 손해이고, 6기통에 비해 부드럽지 못하고 발란스가 좋지 못하다고도 할 수 있는 엔진이기도 합니다.

5기통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첫 모델 1977년형 아우디 100 / 사진=아우디

하나둘 사라져간 5기통 모델들

콰트로, 알루미늄 차체, 낮은 공기저항, TDI 엔진 등 아우디의 여러 기념적 기술력에 비해 덜 알려진 5기통 엔진이기는 했지만 우여곡절의 시간을 거치며 그 역사는 이어져 왔습니다. 작년에는 5기통 엔진 4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11월까지 독일에서 열리기도 했죠. 

또 10월에는 RS Q3와 벤츠 GLA 45 AMG 등의 비교테스트 결과가 독일 주요 매체에 실리는 등, RS Q3는 계속 그 존재를 이어갈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불과 기사가 나가고 두 달 만에 단종이 되는 운명을 맞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RS Q3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언제였는지도 모를 만큼 조용히 5기통 엔진들이 사라져갔습니다.

우선 콤팩트 고성능 해치백으로 유명한 포드 포커스 RS는 2세대까지 볼보의 2.5리터급 5기통 엔진이 들어갔지만(심지어 ST에까지) 2015년부터는 4기통 엔진으로 바뀌었습니다.  실린더가 하나 줄긴 했지만 마력은 300에서 350PS로 더 강력해졌죠. 

5기통 엔진이 들어가 있던 2세대 포커스 RS / 사진=포드

포드가 가져온 2.5리터급 5기통 엔진의 원산지였던 볼보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 모두에서 5기통이 쓰였던 브랜드였는데요. 언제부터였는지 가솔린 모델에 더는 5기통 엔진이 장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는 2.4리터급 D4와 D5 디젤 엔진만 남아 있을 뿐이죠. 그것도 네바퀴 굴림 모델을 선택해야만 만날 수 있습니다. 

거기다 새로운 드라이브-E 엔진 라인업을 통해 볼보는 4기통 엔진에 집중하겠다고 했죠. 실제로 최근 나오고 있는 S90과 XC90 등에는 예전과 달리 5기통 엔진이 없습니다. XC 60과 V40 등, 역시 새 모델이 출시됨과 동시에 5기통을 빼고 4기통 엔진으로 통일할 것으로 보입니다. 

XC60 / 사진=볼보

아우디의 경우 그나마 5기통 역사를 계속 써나갈지 모른다는 기대를 하게 해주는데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가장 최근 RS Q3가 단종되었고, 또 A3 고성능 버전이었던 RS3 스포츠백도 그보다 먼저 자취를 감춘 상태이긴 하지만, RS3 세단형과 아우디 TT RS에는 400마력짜리 5기통 엔진이 여전히 장착돼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 사라져버린 RS3 스포츠백의 경우 불확실하지만 5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긴 합니다. 어쨌든 볼보가 순차적으로 5기통 엔진을 다 빼버리게 된다면, 포드가 픽업트럭에 디젤용 1개, 아우디가 현재 2개 모델에 가솔린용 5기통 엔진을 장착한 것 외에는 승용차에 더는 남는 게 없게 됩니다.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곳곳에서 쓰이던 5기통 엔진이 이제 멸종 위기까지 몰린 것이죠.

TT RS 5기통 엔진 / 사진=아우디

다운사이징의 시대, 5기통과 결별을 고하다

5기통 엔진은 주로 2.5리터급 배기량을 보이는데 이는 효율이 좋은 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배출가스 문제가 커지고, 연비 문제가 화두가 되면서 작고 출력이 강한 2.0리터급 4기통 엔진에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힘도 비슷하게 낼 줄 알면서 더 배기가스 대응이나 소비자의 연비 문제 등에 유리하게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독특한 (혹은 이상한) 5기통만의 사운드나 토크감은 더는 매력적인 요소가 되지 못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과연 5기통 엔진의 역사는 이대로 스러지는 걸까요? 아우디의 한 5기통 모델 단종 뉴스 때문에 이야기가 여기까지 이어졌는데요. 5기통만이 아닌, 내연기관의 생명력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그 부분까지도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엔진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사라지고 있는 5기통 엔진은, 내연 기관의 미래를 슬쩍 보여주는 건 아닌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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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kii 2017.01.20 10:00 신고

    예전에 제가 몰던 쌍용차의 동동동 아니 ...둥둥둥 보다 얇은 (덩덩덩이 좀더 맞을꺼 같내요)
    가끔 고속도로에서의 그 배기음이 그리워지긴 합니다. 5기통!! ㅎㅎ

  • 겉보리 2017.01.20 14:36 신고

    실린더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산업용 일부를 제외하면 내연기관 자체를 만나기 어려운 시대가
    코 앞까지 다가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이 다른 모양으로 바뀌겠지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23 06:18 신고

      5기통이 사라지고 12기통이 사라지고, 그렇게 하나둘씩 내연기관의 역사는 시나브로 사라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해서 묘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미래를 생각한다면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 아닌가 싶네요.

기아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 무엇이 다르나

기아 스팅어가 화제입니다. 한국산으로는 처음 선보이는 뒷바퀴 굴림 고급 스포츠 세단이라는 점에서 더 관심이 쏠린 게 아닌가 싶은데요.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디젤 배기가스 조작 프로그램 적발 소식과 르노의 프랑스 검찰 재조사 등, 제2의 디젤 게이트 의혹 후폭풍마저 한국을 비껴가게 했습니다.

해외 매체들, 그리고 네티즌들도 스팅어 스타일과 성능에 대해 대체로 좋은 평가를 했죠. 이쯤 되면 현대차의 전략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는데요. 같은 플랫폼을 통해 나오게 될 제네시스 G70과 스팅어는 어떠한 차이를 보여줄까요? 한 지붕 아래에서 자칫 서로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건 아닐까요? 지금까지 확인된 스팅어와 G70의 차이점에 대해 정리해봤습니다.

모터쇼에서 주목을 받은 스팅어 / 사진=기아


스팅어는 4도어 쿠페형, G70은 콤팩트 세단형

우선 기아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의 가장 큰 차이라고 한다면 지향점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스팅어는 4도어 쿠페, 그중에서도 독일의 BMW 4시리즈 그란쿠페와 아우디 A5 스포츠백이 타겟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제네시스 브랜드로 나올 D세그먼트(중형) G70은 BMW 3시리즈, 아우디 A4와 메르세데스 C클래스 등이 비교 대상입니다.

더 직접적이게는 BMW 3시리즈와 4시리즈 그란쿠페를 롤모델로 삼고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후륜 D세그먼트 스포츠 세단에서는 BMW가 현재 가장 우수한 주행성능을 보여주고 있다고 현대가 판단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스팅어와 G70의 이런 차이를 확실하게 소비자에게 알리는 마케팅 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 기아 고급 후륜 스포츠세단 타겟이 됐던 3시리즈 / 사진=BMW


형태와 크기도 달라

스팅어는 콤팩트한 편입니다. 높이만 빼면 전장과 전고 등에서 K5보다 작죠. 하지만 휠베이스는 더 긴 편입니다. 스팅어가 경쟁하고 싶어하는 BMW 4시리즈 그란쿠페나 아우디 A5 스포츠백보다 전장에서 더 깁니다. 

기아 스팅어 

전장 4831mm / 전폭 1,870mm / 전고 1,400mm / 휠베이스 2,906mm


BMW 4시리즈 그란쿠페

전장 4,638mm / 전폭 1,825mm / 전고 1,389mm / 휠베이스 2,810mm


아우디 A5 스포츠백 (신형 기준) 

전장 4,733mm / 전폭 1,843mm / 전고 1,386mm / 휠베이스 2,824mm

전장과 전폭 및 휠베이스는 스팅어가 더 길고 넓습니다. 대신 그란쿠페와 스포츠백은 높이가 더 낮습니다. 스팅어는 아무래도 편안한 실내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아 스팅어가 경쟁 모델보다 덩치가 큰 것과는 달리 스팅어와 같은 엔진을 쓸 제네시스 G70은 스팅어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로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3시리즈와 크기에서 차이를 많이 두지 않겠다는 뜻인데요.

이처럼 G70이 더 콤팩트하게 나오는 이유는 스팅어가 주행성능과 편안함을 함께 고려한 모델이라면 G70은 편안함보다 주행성에 더 비중을 뒀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차체 크기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낫겠죠. 현대 연구소는 3시리즈가 4시리즈 그란쿠페보다 움직임이 가볍고 훨씬 스포티하다고 분석했고, 결국 날렵한 주행감을 위해서는 크기를 스팅어보다 작게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스팅어가 경쟁하고자 하는 A5 스포츠백 / 사진=아우디


기아도 고급 브랜드 만드나?

이번 스팅어 공개로 인해 기아가 고급 브랜드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 충분히 예상 가능하죠. 우선 제네시스 G70과 스팅어는 동일한 플랫폼에서 나온 고급 후륜 스포츠 세단입니다. G70이 쏘나타와 다를 수밖에 없듯, 스팅어 역시 K5와 다른 길을 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대 제네시스처럼 고급 브랜드를 공개하며 동시에 스팅어를 선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 가지 예로, 현대가 제네시스를 미국에서 판매 초반에 현대 로고를 붙였습니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제네시스 로고를 그대로 사용했죠. 기아 스팅어 역시 이런 전략을 취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기아 측에서 밝힌 부분은 아니지만 조만간 확인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아 관계자는 당장 새로운 브랜드가 나오는 건 아니며, 고급차 라인업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해줬습니다.) 

미국 판매용 G80의 현대 로고 / 사진=현대자동차

국내 판매용 G80의 제네시스 로고 / 사진=현대자동차

어려운 도전, 성공할 수 있을까?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남양연구소에서 G70과 스팅어를 내놓기 위해 기술적으로 굉장히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의 D세그먼트와 경쟁하는 것이라고 해봐야 재규어 XE, 렉서스 IS, 인피니티 Q50, 캐딜락 ATS 정도 외에는 없는 상황에서 늦게 이 시장에 참여해 경쟁한다는 것은 보통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죠.

특히 이런 고급 차 시장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만족도가 높기 때문에 성능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과연 G70과 스팅어가 이를 제공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특히 독일 프리미엄 3사 브랜드에 더 민감한 유럽 시장과 아시아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궁금해집니다.

2015년 공개했던 비전 G 쿠페 콘셉트카 / 사진=현대자동차


스팅어에 대한 독일 매체의 긍정 평가

스팅어의 경우 지난 12월 현대가 미국과 독일의 유력 자동차 매체 기자들을 초청해 미리 차를 시승시킨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나온 얘기는 성능과 디자인에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죠. 아우토빌트의 경우 발란스와 조향감 등, 전반적으로 성능에 좋은 점수를 줬습니다.

또 아우토빌트는 가격 면에서도 스팅어가 A5와 비교해 저렴할 것이라고 예상하며 운전 재미와 스타일을 원하는 고객에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긍정 평가를 내렸습니다. 물론 예상 가격이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고, 또 가격(과 보증기간)으로 여러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반응을 보면 현대와 기아가 탈 만한, 그리고 경쟁이 될 만한 스포츠 후륜 세단을 내놓았다는 점만큼은 인정해도 될 거 같습니다.

아우토빌트 스팅어 기사

문제는 실제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낼 것이냐는 점인데요. 특히 유럽에서 거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제네시스는 G70을 통해 새로운 도약이 가능할 것인지도 지켜볼 부분입니다. 기아 역시 스팅어를 올 연말쯤 유럽에 판매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G70과의 이미지 중복을 어떻게 피할지,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어떻게 할지 등, 역시 여러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시장에 뛰어든 만큼, 많이 배우고 많이 얻어갔으면 합니다.

끝으로 부탁을 하나 하자면, 스팅어와 G70 정도면 멋진 D컷 타입의 스티어링 휠을 적용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BMW가 운전대 타입을 세 가지로 나눠 차이를 두고 고급스러움을 높인 것처럼, 기아와 현대도 고급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는 모델에 이런 정도는 반영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은데 말이죠. 기대해 보겠습니다.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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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둥아빠 2017.01.16 14:09 신고

    스케치북님, 현대가 제네시스를 미국에서 판매할 때는 현대 로고를 붙였지만 공식적으로 제네시스 브랜드를 런칭한 후에는 미국에서도 제네시스 로고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제네시스 미국 웹사이트 주소는 링크합니다.
    https://www.genesis.com/us/en/genesis-g80.html
    항상 좋은 기사와 소식들 소중히 읽고 있습니다. ^^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16 16:41 신고

      초기 때 얘기였는데 제가 현재도 그렇게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썼었네요. 그렇지 않아도 관계자가 잘못됐다고 해서 수정을 했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겉보리 2017.01.16 15:03 신고

    매체의 사전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기대하게 만드네요. 기왕이면 잘 되기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16 16:43 신고

      연구소 내에서 시승을 했나 봅니다. 그런데 반응이 기대한 만큼? 혹은 그 이상을 얻었나 봐요. 기사에서는 시승 얘기는 전체 분량의 1/3 수준 정도였지만 상당히 좋게 썼더라고요. G70은 주행성능에서 더 좋은 평가가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스팅어 2017.01.16 19:05 신고

    스팅어 전폭이 73.6 인치로 약 1870mm 입니다.
    http://www.kia.com/us/en/content/vehicles/upcoming-vehicles/2018-stinger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7.01.16 19:42 신고

    스팅어의 C 필러는 K5의 복사기 수준으로 같아서 좀 아쉽습니다. 전반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인데 C 필러에서 옛것이 되는 듯한 느낌이랄까요? ㅎㅎ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16 20:09 신고

      부분적으로 기존의 형태를 가져올 수는 있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전체적인 스타일이 어떠냐는 것,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자기 개성을 담고 있느냐 등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 날자꾸나 2017.01.17 01:55 신고

    현.기 자동차가 외국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것으로 알고있고 스팅어나 제네시스. 와 같은 차량을 선 보이는것에 대해서 인정을 해줍니다. 하지만 그들의 지지기반인 내수에 대해서 소홀함을 넘어 차별을 하는것은 아무리 좋은 차를 선보여도 국내에서 인정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이번 연구소 시승도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서 국내 기자들을 초청해서 정보 공개를 했다는 이야기는 못들었습니다.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를 했지요. 이번 스팅어는 출시 될때에 늘 반복 되었던 내수와 수출용 차량의 차별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현.기는 아니라 하지만 양치기 소년 임을 국민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차를 만들더라도 신뢰가 없으면 빛이 바랠뿐 입니다. 신뢰를 쌓는것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무너지는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음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19 09:05 신고

      내수 시장에서 너무 많은 논란들이 발생하고 있고, 이는 해외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토대가 내수에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현대는 정말 큰 틀에서 이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blog.naver.com/car0203 BlogIcon car0203 2017.01.17 17:40 신고

    저도 마침 스팅에를 분석해본 적이 있는데, GT 컨셉트카에 비해 실망스럽긴 해도 나름 왠만한 건 잘 옮긴 것 같고, 적어도 잘 한다면 기아자동차의 이미지메이커로 활약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외국 언론들이 운전 감각에서 호의적인 평가를 한 걸 보면은, 가격만 잘 잡으면 성공할 것도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19 09:05 신고

      이 급에서는 브랜드 가치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간과하긴 어려울 거 같아요. 일단 지겨보자고요. ㅎㅎ

  • 호원 2017.01.18 18:07 신고

    당장 구매 할 예정은 없지만,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네요.
    디자인적으로도 좋게 나온 것 같습니다.
    아우디 A7 경쟁으로 나올 것으로 생각 했는데, 그 급은 아닌 것 같아요.
    어디선가 마세라티 로고를 합성한 K8을 봤는데 너무 멋지던걸요? ㅎㅎ
    기아 앰블럼이 안티인듯 합니다. ^^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19 09:06 신고

      저는 잘 생긴 배우를 보는 기분이었어요. 다만, 카리스마나 개성이 없는 그냥 잘생기기만 한 그런 배우 있잖습니까? 자기만의 색깔을 만드는 그런 변화도 함께 이뤄지면 좋겠어요.

  • 소팔복 2017.01.19 12:54 신고

    스팅어와 G70이 궁금해지는 한사람으로써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같은 엔진을 쓰고 엔진의 출력셋팅 맞어도 같다면 당근 주행성능면에서는 무게배분과 밸런스 더군다나 공차중량이 덜 나가는 쪽이 직진 및 코너링등 운동성능에서 더 좋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팅어는 아우디 A7스타일이기에 뒷좌석 헤드룸이 보통 성인남성은 머리가 닿거나 닿을랑 말랑 하는데 G70의 뒷좌석 헤드룸은 일반 중형세단정도로 넉넉할것 같습니다. ㅎㅎ 기아가 먼저 출시하게 하고 항시 뒷보강을 하여 동급 후발 주자를 내놓는 현대의 요번 G70은 고객에 NEEDS에 얼마나 충족하여 나올지 한번 기다려 봐야겠습니다. 그때가서 둘중 하나 골라도 늦진 않을듯 ㅋㅋ 글고 다들 그리 생각하시겠지만 실내의 럭셔리함은 당근 현대의 고급브랜드를 지향하는 죄네실수의 네이밍을 달고 나오는 G70이 훨씬 멋지고 금액도 일반적으로 약간 스팅어 보다 높게 책정되어 나올것으로 예상되네요. ㅎ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20 07:12 신고

      G70과 스팅어의 경쟁? 또는 조화가 어떤 결과물을 현대에게 줄지 지켜보는 재미도 상당할 듯 싶습니다. ^^

미국에서 잘 나가는 기아 쏘울, 독일에서는 왜?

얼마 전 기사를 통해 기아자동차의 미국 시장 성적을 본 적이 있습니다. 특히 눈에 들어왔던 것은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기아 모델이 쏘울이라 대목이었는데요. 12월 판매가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13만 대가 넘은 판매량을 보여 K5를 따돌렸더군요. 미국 내 소형 SUV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눈에 띄었습니다.

이 밖에 쏘울 관련한 기사에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 선전 중...'이라는 표현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 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인상적인 TV 광고와 비교적 저렴한 가격, 거기에 독특한 컨셉트가 어울려 10대부터 20대 등, 주로 젊은 미국인들에게 어필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같은 자동차가 유럽, 그중에서도 자동차 친화적인 독일에서는 성과를 못내고 있습니다. 쏘울이 미국과 달리 왜 독일에서 힘을 못 쓰는 걸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쏘울 / 사진=기아자동차


쏘울의 확실한 대체자들이 있다

쏘울은 CUV라 부르죠. 크로스오버, 말 그대로 정확하게 어떤 한 가지 형태를 보이지 않고 다양한 컨셉을 담고 있는 자동차를 뜻합니다. 쏘울의 경우 경쟁 모델로는 주로 소형 밴, 그러니까 다목적 차량 (MPV)들과 얘기가 됩니다. 실용성 측면에선 미니밴과 경쟁하고, 주행성능 등에서는 닛산 쥬크나 미니 컨트리맨까지 비교테스트 되기도 하죠.

그런데 유럽 시장에서 쏘울의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기아의 벤가와 벤가를 베이스로 한 현대 iX20 등이 그것인데요. 특히 벤가와 iX20의 경우 쏘울과 달리 유럽 현지에서 만들어져 디젤 모델의 경우 가격 경쟁력 등에서도 우위에 있었습니다.

벤가 / 사진=기아자동차

공간으로 보자면 전체적인 크기는 벤가보다 쏘울이 더 큽니다. 하지만 앞뒤 오버행이 긴 쏘울이 휠베이스에서 벤가보다 밀린다는 점, 그리고 유럽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트렁크 구조나 용량이 벤가 등에 못 미친다는 점도 실용성을 추구하는 유럽 소비자들에게 벤가나 iX20를 더 선택하게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2016년 1월~11월까지 독일 내 판매량

현대 iX20 : 6,712대

기아 벤가 : 4,108대

기아 쏘울 : 2,828대

그나마 기아 쏘울이 이 정도 팔린 것도 40 %가까이 차지하는 쏘울 EV 덕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정리를 해보면, 쏘울을 놓고 실용성 있는 차라는 얘기가 있지만 적어도 유럽에서는 오펠 메리바나 시트로엥 C3 피카소, 그리고 현대 iX20와 벤가 등에 실용성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습니다.

또 주행성능의 경우 경쟁차인 닛산 쥬크나 미니 컨트리맨 등에 조금 모자란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죠. 쥬크의 같은 기간 판매량(7,887대)만 봐도 쏘울에 비해 훨씬 많습니다. 최근 기아가 204마력의 쏘울 터보를 유럽에서도 판매하고 있는데 쥬크 역시 비슷한 마력 대에 두 가지 트림을 갖고 있고 190마력의 경쟁 트림의 경우 가격까지 훨씬 저렴합니다. 

만약 이런 형태에서 고급스러움을 원한다면 미니 컨트리맨 쿠퍼 앞바퀴 굴림이나 네바퀴 굴림을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실용성에서도, 그리고 성능과 고급스러움에서도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 다소 떨어져 보입니다.

쏘울 터보 / 사진=기아자동차


박스카? 유럽에서 안 통해

두 번째 부진의 이유를 든다면 역시 스타일이 아닐까 합니다. 디자인 그 자체로만 보면 쏘울은 분명 유니크한 면이 있습니다. 이것은 경쟁력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죠. 하지만 박스카에 대해 유럽 소비자들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일본 박스카들을 자동차가 아닌 장난감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고, 판매 역시 거의 안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확실히 박스카는 유럽 취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기아차도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는 이미 CUV가 아닌 SUV로 쏘울을 새롭게 정의하고 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하지만 이미 쏘울이 박스카로 각인된 소비자들에게 이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유럽에서 아예 이런 형태의 자동차가 없는 건 아닙니다. 대표적인 게 SUV로 분류되고 있는 스코다 예티죠.

예티 / 사진=스코다

하지만 예티는 이 급에서 지존과 같은 모델입니다. 2009년부터 판매가 시작됐고 아직 세대교체도 안 된 자동차이지만 여전히 예티는 독일에서 높은 판매량 (11월까지 총 19,073대)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륜이든 전륜이든 실용성과 성능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가격 경쟁력 또한 좋습니다. 

그런데 예티조차 형태에 대해선 아쉬운 지적이 많았죠. 그래서 곧 새로 나올 2세대부터는 요즘 SUV의 흐름에 충실한 형태로 바뀔 예정이라 합니다. 따라서 박스카라는 이미지를 벗지 않고서는 쏘울의 유럽 내 판매 성장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변수라면 쏘울 EV인데, 아예 유럽에서 전기차로 쏘울을 인식시키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쏘울 EV / 사진=기아자동차

쏘울은 기아자동차가 예전부터 시도해온 새로운 도전이라는 그 DNA를 갖고 탄생한 차라 생각합니다. 상당히 신선한 도전이었죠. 그래서 쏘울이 어떤 형태로든 그 도전을 잘 이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유럽에서는 실용성을 보강하든 아니면 주행 능력을 키우든, 어느 한쪽에서 분명한 자기 색을 낼 필요가 있습니다. 

MINI와 블라인드 비교 테스트 같은 의미 없는 이벤트 하지 말고, 쏘울만이 보여줄 수 있고 담아낼 수 있는 자기 색깔 위에, 실용성이든 달리기 성능이든 어느 한 부분을 분명히 더한다면 재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에서 워낙 잘 팔린다니 저의 이런 의견이 귀에 잘 들리진 않을 텐데요. 그래도 더 성장하기 위해 쏘울에 필요한 게 무언지, 기아가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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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다? 2017.01.06 08:10 신고

    피아트판다 박스처럼 보이는데..엄청 잘 팔리더라구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06 08:25 신고

      판다를 박스카로 보기는 좀 그렇고요. 피아트를 대표하는 소형 모델이라 기본 판매는 하지 않나 싶네요. 소형 해치백임에도 사륜모델도 있죠. 유명한 차입니다. ^^

  • 폴로 2017.01.06 14:04 신고

    쏘울은 한국에서도 판매량이 참 적죠,,
    예전에 쏘울 광고가 기억이 나는데요. 다람쥐 탈을 쓰고 나와서 춤 추고 막 그랬는데,,
    저는 이게 쏘울이라는 자동차와 뭐가 어울리는 건지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더군요. 허허.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09 06:52 신고

      미국은 굉장히 많이 팔리더라고요. 고등학생들이 등교할 때 많이 타는 차라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 하모니 2017.01.11 10:46 신고

      그 다람쥐 광고가 미국에서 완전 대박처서 쏘울이 잘팔리는건데..

  • 깨어나요슈미형 2017.01.06 17:41 신고

    ix & 쏘울..
    수소차로 집중 육성했으면 합니다..

  • 방구석훼인 2017.01.07 01:23 신고

    개인적으로는 1. 지상고는 유지하거나 조금 높이면서 루프 높이를 조금 낮춘다(좀더 납작하게) 2. 트렁크 부분을 뒤로 늘린다 3. 후륜엔 하이브리드 4륜 시스템을 더한다. 1,2,3 을 모두 합해서 현대기아차에는 없는 cuv+웨건 올트랙 형태도 보고 싶긴한데 이러면 기존 쏘울 정체성이 무너지고 가격까지 올라서 그냥 다른차가 되어버리 겠네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09 06:52 신고

      ㅎㅎ 말씀처럼 하면 정말 다른 차가 되겠는데요?

    • car0203 2017.01.14 19:34 신고

      쏘울을 쌍용의 코란도나 티볼리처럼 하나의 "브랜드"처럼 운영해서, 위에서 말씀하신 차량을 부가 라인업으로 추가하는 건 어떨까싶기도 합니다. "쏘울"을 일종의 (독자적인)라이프스타일 소형차의 서브브랜드로 활용하는 것처럼 말이죠.

  • 허허 2017.01.08 18:32 신고

    독일에선 어떤 제품이건 귀여운 컨셉 자체가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땅에서 귀여운 캐릭터나 패션 아이템이 성공을 거둔 케이스가 있었나요? 제 기억엔 없는데. ㅎㅎㅎ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09 06:53 신고

      꼭 그런 건 아니죠. 비틀 보세요. 또 르노 트윙고 등도 그렇고. 의외로 귀여운 모델들 인기 많습니다. 박스카 형태가 인기가 없다고 봐야할 거 같아요.

    • 허허 2017.01.10 06:14 신고

      귀엽다는 이미지를 하나로 정의하긴 참 어려운데요... 확실한건 비틀, 500, 미니, 트윙고 등의 귀여움과 소울의 귀여움은 다릅니다. ㅎㅎㅎ
      말씀하신대로 박스카라는 종류 자체가 귀엽기만 하고 카리스마는 없는 차이기에 그렇기도 하겠네요. ^^

  • 하앍 2017.01.09 14:08 신고

    많은 사람들이 (특히 기아가) 착각하는게 미국에서의 성공으로 타국가의 성공을 기대한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의 성공은 기아입장에서는 자신감이 생기는 좋은 일이지만 그 이유를 철저하게 분석하지 못해서 벌어진 촌극입니다. 쏘울이 미국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는 미국 특유의 라이프 스타일 때문입니다. 미국은 땅이 넓다보니 대부분의 가정에서 세컨카 개념이 큽니다. (혹은 써드카) 중형, 대형 세단이나 SUV를 갖고있는 중산층이 남편의 출근 후 주부들의 세컨카 개념으로 쏘울을 많이 구매합니다. 이유는...

    1. 가격이 참 쌉니다.
    미국에서 일단 기본가격이 싼데다가 딜러 할인이 엄청납니다.

    2. 이렇다할 경쟁자 없음
    사실 미국에서 박스카 시장을 만든 제품은 지금은 없어진 도요타 브랜드인 사이언 Bx 였습니다. 물론 닛산의 큐브가 선구자적이었지만 큐브도 Bx 이후에나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싸이언이 초기에 젊은층 위주로 인기를 늘리다가 지난해 단종을 했습니다. 이유가 젊은 브랜드로 키웠는데 구매자 평균나이가 40대 이상이었지요. 이말은 대부분의 가정에서 세컨카 용도로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이중에 쏘울도 포함이구요. Bx대비 가격이 싸서 많이 팔렸던겁니다.

    3. 그냥 막굴리기 부담없다.
    사실 세컨카는 부담없는 차를 선호합니다. 세컨카로 오픈카나 스포츠카를 사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싱글이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써드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죠. 즉 가격도 괜찮고 실내공간 꽤 나와서 애들 등하교와 장보기에 무난하다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많이 팔리는 것임에도 우리나라에선 아직 미국이란 선진시장에 비해 자동차 문화가 덜발달해서 덜팔린다는둥 가지가지 변명을 붙입니다.
    다시말하자면 쏘울이 미국에서 잘팔리는 이유는 스타일리쉬해서도 아니고 이쁜디자인이라서도 아닙니다.
    그냥 싸고 실용적이고 막굴리기에 좋은 세컨카이기 때문입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10 04:46 신고

      상세하게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렴하고, 학생들이 많이 사는 세컨카나 서드카인 경우도 많은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가격이 싸다고 해서 꼭 많이 팔리는 건 아닌 듯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겉보리 2017.01.09 21:27 신고

    분명 독특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선호도가 많이 갈리기도 할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7.01.10 04:47 신고

      저는 쏘울을 개발해 그걸 양산으로 이뤄낸 과정 그 자체는 좋게 봅니다. 다만 유럽 싲아의 특성과 맞지 않아서 그런 것일 텐데요. 쏘울 유럽형으로 해서 변화를 줘 보는 것도 좋겠지만 생산 문제 등, 쉽지는 않을 거로 보여지네요.

로비 뚫은 EU,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도 필터 달기로

지난 주 화요일,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의미 있는 만남이 있었습니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2018년부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 차량에도 미립자 필터(Particulate Filter)를 장착하게 한다는 큰 틀에서의 합의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그간 말이 많았던 가솔린 미립자 필터(GPF) 시대가 공식적으로 열리게 됐습니다.

DPF / 사진=BMW

미세먼지, 디젤 해결하자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말썽

자동차 배출가스 중 시커멓게 뿜어지는 분진, 그러니까 미세먼지는 디젤 자동차 문제로만 인식됐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DPF를 달았고 대부분 디젤차에서 미세먼지를 걸러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솔린 자동차에 직분사 엔진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문제가 드러났죠. 오히려 직분사 엔진 차량에서 많은 양의 미세먼지가 배출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직분사 엔진은 실린더 안으로 직접 고압의 연료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양의 공기를 흡입해 압축비를 높여 엔진 효율성이 좋아지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힘과 연비, 그리고 배출가스 등에서 효과가 나타났죠. 하지만 이런 장점에 취한 나머지 정작 사람과 환경에 해가 되는 미세먼지 문제는 애써 외면했습니다.

직분사 엔진 실린더 단면도 / 사진=다임러

그런데 폴크스바겐의 디젤 게이트가 터진 후 자동차 배기가스 문제가 표면 위로 곳곳에서 올라왔고, 자연스럽게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미세먼지 문제도 함께 딸려 나오게 됐습니다. 여러 데이터를 통해 직분사 엔진을 통해 분진이 많이 나온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11개 직분사 엔진 중 10개 신연비측정법 기준 초과

가장 최근 공개된 독일 자동차 클럽 아데아체 자료에서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11대의 가솔린 직분사 엔진 자동차를 2017년 가을부터 실시되는 새로운 연비측정법에 따라 측정했더니 이 중 1개 모델을 제외하고 10개의 모델에서 미세먼지가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붉은 박스 안이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결과 /자료=아데아체


제조사와 정부의 미온적 태도

이처럼 꾸준히 가솔린 직분사 엔진의 미세먼지 과다배출 문제가 지적되었고 개선이 요구됐지만 어쩐 일인이 해결 의지는 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제조사들이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 미세먼지 필터를 달지 않기 위한 로비를 벌였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또 독일 연방 정부 내에서도 제조사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움직임이 있었으나 내부적으로 필터 장착에 동의한다는 의견이 모이면서 EU 집행위원회의 다수결 표결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처럼 제조사들은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장착된 차량에 필터 장착을 거부하고 있는 걸까요?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건 비용 상승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새로운 필터는 개발해 장착하기까지 생산 단가가 늘어나고 이는 판매가에도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두 번째 이유라면 역시 성능 저하를 들 수 있을 거 같은데요. 특히 고마력 고성능 자동차의 경우 필터로 인해 힘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신형 티구안 1.4 TSI와 함께 아우디 신형 A5 2.0 TFSI는 가솔린 분진 필터(GPF)를 장착하고 있다 / 사진=아우디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로비

그래도 EU는 원래 계획대로 가고 싶어 해

하지만 이런 제조사의 저항에도 2018년부터 새로 출시되는 가솔린 직분사 엔진 차량은 모두 GPF를 달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유럽에 수출하는 자동차 역시 필터를 달아야만 하고 우리나라 역시 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지금도 제조사들은 필터 장착 기간을 어떻게 해서든 늦추고 싶어 합니다. 만약 기간이 안 된다면 필터의 기능이라도 양보를 받고 싶어 하는 눈치인데요.

슈피겔에 따르면 제조사들은 직경 23 마이크로미터 수준까지 걸러낼 수 있는 미세먼지 필터를 원하지만 EU 집행위원회는 그보다 작은 7 마이크로미터까지 필터가 걸러낼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가솔린 미세먼지 필터의 장착부터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필터의 규격 문제까지, 제조사와 EU 사이에 입장차이가 꽤 커 보입니다.

워낙 강력하게 로비를 펼치는 게 자동차 업계인지라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지만, 이미 폴크스바겐 그룹이 자발적으로 가솔린 미세먼지 필터 장착을 늘려가겠다고 선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큰 저항 동력은 얻기 어려워 보입니다. 아무쪼록 건강과 환경 모두를 위해서라도 가솔린 직분사 엔진 차량에 대한 미세먼지 필터 장착 문제가 더는 미뤄지고 방해받지 않았으면 싶네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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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6.12.26 14:05 신고

    점점 더 미세먼지는 디젤의 문제가 아니라 직분사라는 방식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기회에 디젤이냐 가솔린이냐가 아니라 애초에 근본적인 문제였던 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8 06:26 신고

      미세먼지는 내연기관의 문제라고 보는 게 맞을 듯합니다. 말씀처럼 환경과 대기오염이라는 큰 틀에서 문제를 봐야 한다고 저도 생각해요. 그래야 제대로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겁니다.

  • akii 2016.12.26 14:36 신고

    이런 사태로 가게 된다면 하이브리드 차량이 더욱 호황을 맞게 될꺼 같은데,
    문득 하이브리드에 사용되는 엔진들도 필터 장착에 예외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드내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8 06:27 신고

      하이브리드도 가솔린 엔진의 경우 미세먼지나 이산화탄소 등을 내뿜을 수밖에 없겠죠?

  • 업자3 2016.12.29 08:59 신고

    배기에서 직접 나오는 카본 성분이 주 인 1차 미세먼지와 NOx의 광화학 반응으로 형성되는 2차 미세먼지가 있는데요,
    DPF 장착 디젤에서는 1차 미세먼지는 문제가 안 됩니다. 본문 시험결과와 같이 가솔린 직분사가 엄청난 수의 미세먼지를 내 뿜습니다. 2차 미세먼지는 NOx가 많이 배출되는 디젤의 기여도가 높겠지만 NOx 가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과정에 HC가 개입을 합니다. 그런데 HC는 또 가솔린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배출되죠.
    폭스바겐 사태 이후 디젤이 독박 쓴 분위기에서 이제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네요. 직분 가솔린을 눈감고 넘어갔다가는 제2의 폭바사태가 올 것이 뻔하니까요. 디젤 NOx 문제도 오래전부터 지적이 되어 오다가 터진 것이고, 가솔린 직분 문제도 이슈된지 오래 되었거든요. 그래서 PN 규제도 도입 된 것인데.. RDE로 측정한다는 것은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됩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30 06:18 신고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질소산화물이 대기 중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그 정도에 대한 부분입니다. 학자들에 따라서는 이게 정확하게 증명되지 못했고, 정부 발표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하기도 하거든요. 독일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자세한 언급 내용을 찾을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다만, 질소산화물 그 자체가 주는 인체의 유해함은 늘 독일 등에서는 경고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직분사 엔진에 대한 정부의 빠른 대응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 겉보리 2016.12.30 01:45 신고

    특정 기업의 이윤이 아닌 국민 전체의 건강과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한 정부가 되면 좋겠습니다.
    유럽의 경우 어렵게나마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것 같군요.

  • 프로메테우스 2016.12.30 23:35 신고

    미세먼지 크기 단위가 "나노 미터"가 아닌 "마이크로 미터"단위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7nm는 너무 작은 크기 입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31 00:13 신고

      어, 그러고 보니 100나노미터가 초미세먼지 기준으로 알고 있는데 7이면;; 제가 잘못 적은 모양이네요.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자동차 와이퍼와 기억해야 할 두 여성

눈보라가 몰아치고, 폭우에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운전을 할 때 자동차 와이퍼의 존재는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단순하지만 중요한 자동차장치는 언제, 누구에 의해 만들어진 걸까요?

위키피디아 영어판에는 현재 와이퍼의 구체적 시작점을 1903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에 3명의 발명가가 내놓은 와이퍼 관련한 기술이 모두 특허를 받게 되죠. 그중 메리 앤더슨이라는 한 여성이 발명한 것이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와이퍼의 시초라 보통 얘기되고 있습니다.

사진=tuev-sued


메리 앤더슨(Mary Anderson)

미국인 메리 앤더슨은 1903년 초 뉴욕을 여행하게 됩니다. 겨울이었고 하필 진눈깨비가 날리는 등 날씨 상태가 좋지 않았죠. 그런 그녀의 눈에 운전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운전하다 말고 차에서 내려 창문을 닦는 사람, 달리는 차 안에서 손을 내밀어 창을 닦는 사람, 또는 아예 앞 유리를 접고 (당시 자동차 앞 유리는 대체로 접히는 형태) 눈을 맞으며 운전을 하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계속해서 의문이 남았습니다. '왜 창문을 닦는 장치는 없는 걸까?' 고민하고 혼자 이 문제를 개선해보겠다는 마음으로 도전을 시작합니다. 수개월에 걸쳐 씨름하던 그녀는 드디어 자신이 완성한 차창 닦기에 대한 특허를 같은 해 11월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얻게 되죠.

메리 앤더슨 와이퍼 특허 이미지 / 사진=위키피디아

앞 유리 위쪽에 와이퍼가 장착되는 형태로, 창 안쪽에 달린 조절기를 손으로 당겨 쓸 수 있는 구조를 하고 있었습니다. 또 날씨가 좋을 땐 차창에서 이 장치를 떼어 따로 보관할 수도 있었죠. 그녀는 캐나다에 있는 한 회사에 자신의 와이퍼 기술에 투자할 것을 요청하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되고 맙니다.

몇 년 후 와이퍼는 당시 자동차의 표준장비가 됐고 엄청나게 많은 차에 달려 나왔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주어진 특허 기간은 매우 짧았고, 특허가 소멸된 이후 와이퍼가 본격 달려 나왔기 때문에 메리 앤더슨에게는 관련한 어떤 로얄티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에 있어 중요한 와이퍼를 구체화시킨 첫 번째 인물이었는데도 말이죠. 몇몇 그녀를 다루는 글에서 마치 평범한 가정주부처럼 얘기하기도 했지만 사실 메리 앤더슨은 목장을 소유하고 있었고 부동산 개발사업도 겸하던 사업가이기도 했습니다. 

메리 앤더슨 / 사진=famousinventors.org


샬롯 브릿지우드 (Charlotte Bridgwood)

메리 앤더슨의 와이퍼는 사람이 조절기를 직접 작동시켜야 한다는 약점이 있었죠. 그리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여러 발명가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캐나다 태생의 샬롯 브릿지우드는 '최초의 전동식 와이퍼'를 만들어 낸 발명가였습니다. 엔진이 작동할 때 그 힘으로 전기를 발생하고 이 전기를 통해 고무롤러가 앞 유리를 닦는다는 그런 원리였죠. 지금처럼 블레이드(유리에 닿는 고무 날) 타입이 아니었기 때문에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1917년에 특허를 얻었지만 이 권리는 몇 년 만에 소멸하고 맙니다. 이후 여러 발명가들에 의해 자동형 와이퍼가 앞다퉈 시장에 나오게 되죠. 이후 와이퍼는 꾸준히 개선돼 1950년대 중반이 넘어서야 지금과 같은 워셔액이 포함된 와이퍼의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그런데 이 샬롯 브릿지우드하면 또 한 가지 잊어선 안 되는 게 있습니다. 발명에 일가견이 있던 그녀는 전동식 와이퍼를 개발할 즈음 또 하나의 중요한 자동차 발명품을 냅니다. 바로 방향지시등이죠. 그녀의 발명품이 나오기 전까지 사람이 손으로 방향을 지시하거나 아니면 손모양의 표시기를 차에 달아 이것으로 수신호를 대신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샬롯 브릿지우드가 전기를 이용해 불을 켜는 방향지시등 장치를 만들게 되고, 이후 1930년대에 들어서 피아트와 뷰익 등에 의해 깜빡이는 방향지시등이 개발, 장착되게 됩니다. 샬롯 브릿지우드는 그 외에도 의미 있는 발명품을 더 만들었지만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사진 한 장 변변한 게 남아 있지 않아 지금도 그녀의 자료를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방향지시등을 만든 발명가로 가끔 샬롯 브릿지우드가 아닌 플로렌스 로렌스라는 이름이 거론된다는 점입니다. 이 플로렌스 로렌스는 샬롯 브릿지우드의 딸로, '첫 번째 무비스타'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영화배우였습니다. 당시 헐리우드는 배우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제작 시스템이 우선이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영화 팬들이 배우에 대한 관심을 높이자 스타 시스템이 사업성이 있다고 본 영화사들은 배우의 이름을 영화 속에 넣게 되는데, 바로 플로렌스 로렌스가 첫 번째로 이름을 영화 속에 올린 배우가 됐습니다. 어쩌다 영화배우 딸이 발명가 엄마의 이름을 대신했는지는 모르겠네요.

헐리우드 스타시스템의 첫 주인공이었던 플로렌스 로렌스 / 사진=위키피디아

자동차를 흔히 남자들의 장난감이라고 부르죠. 하지만 자동차 역사는 또한 여성들에 의해 든든하게 이어져 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카를 벤츠 아내 베르타 벤츠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삼각별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루이제 피에히(페르디난트 포르쉐의 딸)가 없었다면 포르쉐는 무너졌을지도 모릅니다. 

여성 최초로 자동차 세계 일주를 성공시킨 클레네노레 슈티네스도, 고트립 다임러에게 판매권을 얻어와 세계 최초의 자동차 회사를 만든 마담 사라쟁도 모두 기억해야 할 자동차 역사 속 중요한 이름입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한 두 명의 발명가 메리 앤더슨과 샬롯 브리지우드 역시 잊지 않고 기억되는 그런 이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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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빠름 2016.12.23 10:51 신고

    아무래도 자동차라는 기계적인 특수성때문에 여자보단 남자가 더 많지만 아예 없는것도 아니죠.
    마초적인 성격이 강한 모터스포츠에도 여성 드라이버, 미케닉은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습니다.
    일 예로 F1에 윌리암스 팀에는 수지 울프라는 여성 드라이버가 있었고, 로터스쪽에도 여성 엔지니어가 있고,
    이름은 기억 안나지만 사고로 한쪽눈을 잃은 작고한 여성 드라이버도 있었고 그렇습니다.
    시상식 할 때 보면 각 팀마다 여성들이 보이는데 다들 미케닉 또는 엔지니어, 메니져 들입니다.
    본능적으로 기계적인세계에 남성들이 반응 하지만 여성들도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4 03:20 신고

      수지 볼프라고 독일에서 부릅니다. ^^ 이태리 출신의 F1 여성 드라이버도 있었죠. 자동차 산업계로 눈을 돌리면 시대를 대표한 여성 디자이너나 엔지니어가 없다는 점은 늘 아쉽게 생각합니다.

  • 폴로 2016.12.23 11:28 신고

    이 내용은 저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스케치북님 덕분에 새로운 내용 알게 됐네요^^
    글을 읽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당시는 남녀차별이 심할 때였는데, 만약 이 발명품들을 남성이 했다면 이렇게 흐지부지 됐을까라는 생각이요.
    아무튼 이 당시의 편견을 깨고 여성들이 이런 발명품을 만들었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4 03:21 신고

      그렇죠. 당시엔 특허권 보호가 허술했던 건지 아니면 여성이라고 차별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지만 참 아쉽게 됐어요. 어쨌든 이런 분들도 계셨다는 거, 기억해두면 좋을 듯합니다.

  • 호원 2016.12.23 15:16 신고

    과학의 발전이 날이 다르게 빠른 21세기에도, 아직까지 비가오면 우산을 쓰고, 와이퍼를 이용해 물리적으로
    빗물을 없애는 나름 구식?의 방식을 쓰고 있는 현실이 좀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우산과 자동차 와이퍼를 대체하는 발명품이 등장 하겠지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4 03:22 신고

      언젠간 와이퍼를 대신할 무언가가 나오겠죠. 하지만 100년이 넘는 시간 자동차 역사에서 중요한 장비였다는 것 하나만큼은 변함없이 남아 있을 겁니다.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6.12.23 15:17 신고

    역시 발명에는 남녀노소가 없군요! ㅎㅎ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4 03:23 신고

      더 많은 여성들의 활약상이 대중에게 드러나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말 그대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그런 프론티어들 말입니다. ^^

  • 겉보리 2016.12.23 15:21 신고

    맞습니다. 세계사에서 여성의 기여가 결코 작지 않지요.
    좋은 결과를 만들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거나 오히려 권리를 뺏기고 불행해진 사람도 많습니다.
    자본과 권력의 횡포를 줄여나가고 궁극적으로 막을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습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4 03:24 신고

      아무래도 남성 중심으로 남자들에 의해 역사가 기록되다 보니 여성의 활약상이 마이너적인 가치로 낮아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 디젤마니아 2016.12.24 14:25 신고

    "유리를 닦지 않아도 되는 방법은 없을까?" 많은 연구자들이 이미 생각해 온 것이더군요.
    7~8년 전에, 이미 폭스바겐에서 와이퍼 없는 파사트를 개발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유리를 닦는 방법에 비하여 훨씬 선명한 시야가 확보된다고 합니다.
    그 외, 다른 회사들과 몇몇 대학에서 와이퍼를 대체할 기술과 신소재를 개발한 것이 좀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와이퍼에 비해 가격 인상 요인이 커서 적용을 안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이미, 누군가 개발했고 특허까지 완료된 기술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됩니다.
    조만간 와이퍼를 대체할 기술도 단가를 낮추어 상용화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율주행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훨씬 쉬운 기술인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4 18:33 신고

      와이퍼 대안이 있을 텐데...싶었는데 역시 여러 시도가 있군요. 이 부분은 저도 잘 몰랐습니다. 정보 감사해요. 역시 가성비에서 현재 방식을 대체하기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 비갠뫼 2016.12.25 18:33 신고

    와이퍼와 방향지시등이
    한사람에 의해 발명된 것이군요.
    읽다보니 자동차 역사에 영향을 끼친 것 중에
    문득 주유구 구멍을 통일시킨 것도 결정적인데
    이건 누가 혹은 어떻게 표준으로 제정되었을까
    궁금해지네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26 07:05 신고

      방향지시등이나 와이퍼 모두 샬롯 브릿지우드가 처음은 아닙니다. 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는 잊지 말아야 할 발명가가 아닌가 싶네요. 주유구에 대해선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혹시 자료를 찾게 되면 다시 댓글을 달아 드릴게요. ^^;

트럼프와 자동차 변속기, 그리고 석유회사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며 미국은 물론 국제 사회의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만약 힐러리 클린턴이 됐다면 그녀가 오바마 정부의 정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측되는 지점이 있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그렇지 않죠. 특히 '그레이트 아메리카(Great America)'를 외치는 그는 미국 백인사회 중심의 이익과 전통 산업에 대한 애정을 보인다는 점에서 자동차 업계의 시선도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독일의 자동차 부품기업 ZF (ZF Friedrichshafen AG) 회장이 한 말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비교적 간단하게 처리된 기사여서 사람들 관심이 많지 않았지만 저는 그 기사를 통해 자동차 산업이 처해 있는 상황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는데요.

지난 9월 하노버 상용차 박람회장에서 슈테판 좀머 회장 / 사진=ZF

'자동차 산업에 긍정적 충격줄 것'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변속기를 만들어 납품하는 ZF의 슈테판 좀머 회장은 "자동차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트럼프 시대에 보수적 시장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을 했다고 독일 자동차 포털 모터토크가 전했습니다. 슈테판 좀머 회장이 한 이 말은, 미국 정부가 전통적 자동차산업 부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는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한 트럼프로 인해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완성차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지만 슈테판 좀머 회장은 오히려 트럼프 당선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도널드 트럼프 / 위키피디아, Michael Vadon

ZF는 많은 자동차 관련 부품을 연구하고 만들지만 역시 가장 큰 수익을 내는 것은 변속기입니다. 몇 개 안 되는 회사가 변속기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ZF는 세계 탑의 회사죠. 그리고 자동차 내연기관이 살아남아야지만 ZF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자동차 시장은 급속하게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원해서 틀었다기보다는 기후변화 등에 따른 강력한 환경 보호 정책으로 어쩔 수 없이 변화를 추구한 측면이 상당히 큽니다. 적어도 기존의 자동차 업계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전기차가 활성화되면 많은 자동차 부품업체는 사라질 수 있게 됩니다. 엔진을 연구하고 만드는 곳도 그렇고 연료는 물론, 기본적으로 변속기가 필요 없는 전기차이기 때문에 미션 역시 사라지게 됩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기후변화 협약에서 지구온난화의 요인 중 하나인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했고, 전기차 등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공약도 이런 흐름을 이어가는 쪽이었습니다. 미국만이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당위성 앞에 세계는 지금 가솔린과 디젤 자동차 할 것 없이 억제 정책을 펴거나 펴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 변화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기 때문에 속도 조절의 의미만 있지 그 흐름을 거부할 상황이 아닙니다.

전기차 암페라-E / 사진=오펠

그리고 이런 변화에 전기차는 수소연료전지차 등과 함께 가장 확실한 내연기관 중심의 모빌리티 사회를 대체하는 대안으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전기차보다는 디트로이트로 상징되는 전통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변속기 회사를 이끄는 CEO 입장에서 트럼프 당선이 조금 더 자신들에게 유리하다 보는 건 자연스러운 관점일 것입니다.

ZF 슈테판 좀머 회장은 당장은 전기차가 위협이 되지는 않겠지만 급격한 변화가 온다면 ZF는 물론 세계 곳곳에 있는 관련 부품업체 직원들 1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ZF가 변속기만 만드는 건 아닙니다. 긴급제동 시스템이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같은 첨단 장비도 판매하고 있고 전기차에 들어가는 전기모터 역시 투자와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속기로 다진 세계 최고 기업의 자리 대신, 다시 새롭게 전기차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ZF 회장은 기존의 자동차 환경이 최대한 늦게 변하길 원하고 있고, 그 기대에 도널드 트럼프를 적합한 인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렉스 틸러슨 엑스모빌 회장의 등장

그렇다면 이런 트럼프에 대한 슈테판 좀머 회장의 판단과 기대는 현실적인 걸까요? 곧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미 국무장관 자리는 현재 렉스 틸러슨이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렉스 틸러슨? 그는 뉴욕증시 시가총액 기준 6위에 이름이 올라 있는 석유회사 엑슨모빌(Exxon Mobil)을 이끌고 있습니다. 40년 동안 이 석유회사에 몸담고 있으며 2006년부터 회장 자리에 올라 엑슨모빌을 지휘하고 있죠.

최근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는 렉스 틸러슨이 한 "에너지가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다."라는 발언을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런 그를 향해 "기업경영인 이상의 세계적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정치 경험이 전무한 세계 최대 석유회사 회장을 대통령 다음으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미 국무장관 자리에 앉히려는 것은, 트럼프가 석유와 전통적 자동차 산업 등에 힘을 실어줄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2012년 크렘린에서 푸틴과 만나는 장면 / 사진=위키피디아, Premier.gov.ru

트럼프는 선거 과정에서 파리기후협정 폐기나 화석연료 규제 완화 및 생산 확대 등을 공약으로 걸었죠.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향하는 시대의 흐름과는 다소 떨어진 정책을 내걸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전통적 제조업 부활을 위해 강력한 정책을 펴나갈 것입니다. 자동차는 물론 석유 기업의 든든한(?) 후원자 되기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기차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냥 외면하진 않겠지만 Great America를 외치는 트럼프에겐 그보다는 기존의 산업을 되살리고 성장시키는 게 우선의 목표입니다. 과거 강한 미국 시대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말이죠. 과연 트럼프의 꿈, 그의 정책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자동차와 석유산업, 이는 우리가 트럼프 시대를 읽는 데 필요한 또 다른 통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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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야 2016.12.12 08:37 신고

    평소에 글을 재미나게 보는 한 독자입니다.
    궁금한게 있어서 글을 쓰게 되었는데요..
    전기자동차로의 변화는 간단히 생각해서 내연기관엔진에서 전기모터로의 변화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러면 어짜피 효율적인 동력전달을 위해 변속기는 있어야되는게 아닌가요??

    제가 관심을 가진지 얼마 안되었고 모르는게 많지만 일단 궁금해서 질문 드립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12 09:12 신고

      어떤 전기차는 변속기를 사용하기도 한다죠. 하지만 전기차는 바퀴쪽에 있는 전기모터가 돌면서 그 동력이 바로 전달됩니다. 변속기가 없어도 되는 구조죠. 변속기는 엔진에서 나오는 운동에너지를 바퀴에 적절하게 배분하는 장치입니다. 그러니 반대로 이 엔진이 있으면 어떤 형태로든 변속기는 존재해야 합니다.

      보통 엔진 자동차의 경우 엔진이 있고, 클러치가 있고, 기어박스가 있고, 차축이 있고, 차동 기어라는 게 있고, 바퀴축이 있고, 여기에 바퀴가 달리는 구조라면, 전기차는 전동모터, 구동축, 그리고 바퀴축으로 간편화 될 수 있습니다. 아, 참고로 전기모터와 감속기라는 함께 역할을 하는데, 감속기는 모터에서 나오는 힘을 주행 조건(운전자의 인풋)에 맞게 조절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일종의 변속기 역할을 한다고 봐야겠죠.

  • 겉보리 2016.12.12 21:34 신고

    시간을 벌 수 있어서 좋다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내연기관이 주류에서 멀어질 날이 언젠가는 올 겁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13 09:00 신고

      네, 아무래도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게 조금이라도 이득이겠죠. 하지만 너무 큰 변화인지라 어떻게든 내연기관의 시대는 저물어 갈 듯하네요...

  • silverstar 2016.12.13 17:15 신고

    저도 디젤차의 추락과 전기차로 급격 순회하는 추세 때문에 디젤차 타다가 신차를 가솔린엔진으로 최근 구매했죠. 5년 후엔 내연기관 자동차 못 살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흥미롭게 되었네요. 솔직히 테슬라 포함 전기차는 아직~이란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기술은 급하게 대중화되면 부작용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도 급격한 정치권변화로 인해 트럼프라는 외적요인과 합쳐서 더 예측 힘들게 되었습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14 06:50 신고

      15년 정도 후가 되어야 전기차 시대가 대세로 자리잡을 거라는 관측들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직은 내연기관을 타셔도 상관 없을 거 같네요. ^^ 그 정도 후엔 기술도 충분히 숙련돼 있겠죠?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그들의 솔직한 생각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 참 멀고 먼 얘기 같았던 자율주행이 어느새 현실 속에서 그 실체를 조금씩 드러내고 있습니다. 영화적 상상력이 만든, 그래서 낯설고 아주 먼 미래의 얘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부분적이긴 하지만 일부 자동차는 실제 우리 도로 위에서 알아서 달릴 줄 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죠.

혹자는 5년 안에 자율주행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10년 후부터는 모든 도로 위를 자동차가 혼자 달릴 수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을 미래 자동차의 생존 가치로 보고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만나는 커넥티드카, 도로 인프라와 자동차와의 교신 등, 모든 첨단 기능들은 궁극적으로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들로 여겨질 정도죠.

사진=볼보

자, 그러면 묻겠습니다. 무조건 인간은 장밋빛 꿈을 꾸며 자율주행 시대를 양팔 벌려 맞이해야 할까요? 아니면 반대로 기계에 지배되는 암울한 잿빛 미래의 전조로 보며 염려해야 하는 걸까요? 오늘을 사는 입장에서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에 대한 사람들 생각이 궁금하다면 지금 소개할 설문 결과가 궁금증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독일 자동차 클럽 아데아체가 18세 이상 회원 1,043명에게 자율주행에 대한 심도 있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비록 독일 운전자의 답이지만 대한민국 운전자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제 생각인데요. 과연 어떤 질문에 어떤 답이 있었는지, 그리고 당신이라면 어떻게 답했을지, 함께 알아보고 고민해 보도록 하죠.


질문 1 : 당신은 자율주행의 시대가 언젠간 도래할 것이라고 믿는가?


"그렇다" (63%)

"아니다" (19%)


질문 2 : 그렇다면 당신은 언제쯤 자율주행 차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보나?


"5년 안에" (11%)

"6년에서 10년 사이" (35%)

"11년에서 20년 사이" (40%)

"20년 후" (12%)

자율주행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 응답자 중 46%는 빠르면 5년 안에, 길게는 10년 안에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그리 멀지 않은 시기 안에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다고 한 것으로, 전기차에 대한 긍정도를 넘는 수준으로 느껴집니다. 


질문 3 : 자율주행 자동차가 주는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보편적 안전" (17%)

"더 높아진 교통안전으로 더 적어지는 교통사고" (16%)

"느긋한 운전과 안락함 및 편안함" (14%)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피할 수 있다" (11%)

"더 나은 교통의 흐름으로 적어지는 교통정체" (11%)

"효과적 시간 활용" (5%)

"운전자 부담 덜기" (4%)

"더 쉬워지는 운전" (4%)

"낮은 연료 소비에 따른 에너지 절약" (4%)

"기술적 진보" (4%)

"특정 그룹(노인 운전자)에 편익을 줌" (4%)

"장점, 없다" (19%)

"잘 모르겠다" (10%)

대체로 긍정 평가는 효율과 편안함, 그리고 안전 등으로 정리가 될 수 있겠습니다. 사고를 줄이고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운전이 어려운 이들에게 자동차 이용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자율주행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그렇다면 그 반대의 목소리는 어떨지 봐야겠죠?


질문 4 : 자율주행 자동차의 부정적 측면은 무엇이라 보는가?


"기술적 실패 및 오류" (16%)

"제어 부족과 기술에 대한 의존성" (15%)

"미숙한 기술과 부족한 신뢰도" (12%)

"부족한 교통 안전성" (11%)

"사라지는 운전 재미" (7%)

"사고 시 불분명한 책임소재 등, 법적 문제" (7%)

"오류에 따른 사고 위험성 증가" (6%)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운전 집중력 저하" (5%)

"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의 불확실성" (5%)

"해킹 등, 개인 정보 유출" (5%)

"유연성과 응답력의 제한" (4%)

"(자율주행 차) 구매비용과 유지비용의 상승" (3%)

"(부정적 면이) 너무 많다" (3%)

"단점, 없다" (11%)

"잘 모르겠다" (8%)

장점에 대한 답변보다 단점, 부정적 측면에 대한 대답 항목이 더 많다는 특징이 드러나는데요. 기술적 오류에 대한 염려가 가장 컸고 사고에 따른 법률적 모호성은 계속해서 자율주행 차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역시 운전 재미를 잃을 거라는 답도 있었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장점과 단점에 드러난 내용은 모두 전문가들이 분석한 장점과 단점의 항목이고 이에 대한 공감의 정도가 퍼센트로 나타난 것인데요. 특히 단점의 모든 항목은 자율주행 차 시대가 풀어야 할 숙제로 봐야 한다는 점에서 제조사나 정부의 고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자율주행 자동차가 사고에 대해 응답자들은 어떤 답을 했을까요?

사진=아우디


질문 5 : 자율주행으로 인한 사고 시 재정적 책임을 어디에 둘지 명확히 해야 한다 보는가?


"그렇다" (85%)


질문 6 : 그렇다면 자율주행 중 사고가 났을 때 그 책임은?


"제조사" (50%)

"차량 이용자" (18%)

"차량 소유자" (9%)

"정부 / 공공부문" (5%)

기타 (1%)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16%)

응답자의 85%는 자율주행을 하다 사고가 났을 때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게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사고로 인해 사람이 죽거나 크게 다쳤을 때 자동차와 운전자 중 누구의 잘못인지 이 역시 확실하게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82%의 응답자가 답했습니다. 

기술적인 점 말고 개인적으로 사고에 따른 윤리적 부분, 그리고 사고의 책임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그 법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요. 자율주행의 시대는 오히려 이 부분을 해결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더 빨리 올 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간단한 설문 조사였지만 그 묻고 답한 내용은 결코 간단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상당히 구체적이면서 동시에 큰 틀에서 자율주행 시대를 사고하게 만드는 그런 질문과 답변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인간의 삶이 자동차를 통해 거대한 변혁을 맞았듯, 이제 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다시 한번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려 합니다. 그 시대를 언제, 어떻게 맞느냐는 우리가 얼마나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먼 얘기 같다고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코앞의, 우리 시대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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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5 2016.12.09 10:45 신고

    가장 문제는 법적 책임 문제일듯 싶네요.
    사고가 나면 제조사의 책임을 많이 생각할텐데 제조사입장에서는 너무 큰 부담이 되기때문에 의외로 완전자율화는 쉽지 않을듯 싶네요. 테크니컬적으로 완벽하게 되는 시점이 되더라도 말이죠.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10 19:56 신고

      네. 법으로 논란의 소지를 최소화해야겠지만, 과연 법만으로 이게 가능할지도 의문이고요. 암튼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디젤마니아 2016.12.09 10:49 신고

    자율주행의 기술적인 문제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하여도 기술적인 오류의 문제가 가장 두려운 점인 것은 분명하네요.
    이전에 제가 언급해 드린 것처럼, ILSVRC 에서 의 결과에서도 보듯이 소위 인공지능이라는 현재의 시스템으로 자율주행의 핵심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시각적 인지의 오류율이 최소 5%는 넘습니다.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이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그런데, 시각적 인지능력 만이라도 기계가 인간을 뛰어넘는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인터넷 자동가입방지 문자도 기계는 인지를 못하지만 사람의 눈은 인지를 하므로, 그걸 이용하여 보안 장치로 활용하고 있는데, 기계의 시각적 인지능이 인간을 넘어서면 이런 보안 시스템이 모두 무용지물이 되며,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완전 자율주행이 현재로선 달성도 어렵지만, 반드시 좋은 미래만을 보장하지만은 않습니다.
    기술적 문제 뿐만 아니라 정말 많은 점들을 고려하여야 할 것입니다.

  • HEXAGONIA 2016.12.09 13:32 신고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클럽 아데아체의 자율주행차 관련 질문들이 참 잘 짜여져 있네요^^
    저라면 자율주행차를 한 10-20년 정도 이후 쯤에나 구입해 볼 생각을 가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자율주행차를 운행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제가 직접 운전하고 굉장히 피곤한 상황이거나 음주상태일 때만 자율주행에 맡길 것 같네요...
    질문4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사라지는 운전재미"에 은근 공감하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10 19:59 신고

      장점과 단점의 경우 대답 항목을 미리 전문가들이 만들어 놓고, 그것에 대해 공감 정도를 퍼센트로 확인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너무 전문적이어서 놀랐어요 ㅎㅎ 실제로 자율주행 관련해 우려되는 그간의 점들이 다 망라돼 있거든요. 아마 더 먼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동안은 자율주행과 운전자 직접 운전이 병행될 거라 봅니다. ^^

  • 남자는 수동이지 2016.12.09 20:12 신고

    운전하기 싫으면 집에 있으면 된다.
    무슨 자율주행이냐.

    사망사고 일으키면 감옥은 누가 가냐?
    제작자가?
    운전자가?
    아님 차가?

  • 겉보리 2016.12.11 00:36 신고

    저도 단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조사나 정부가 일을 추진할 때는 책임질 수
    있는지 스스로 확고한 답변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추진하지 않아야 합니다.

  • 허허 2016.12.13 05:15 신고

    머지않은 미래엔 자율주행을 하지 않고 수동 운전을 했을때 생기는 사고에 대해서 더 큰 손해배상 책임을 물리지 않을까 합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단점은 점점 더 사라지고..


  • (2017.01.18 - 20)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자율주행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확고를 위한 전방위적 세미나 - 파급 효과/센서/도로 인프라 http://www.kecft.or.kr/

슈투트가르트에서 제네시스를 떠올리다

자동차로 인연 맺은 사람끼리 만나면 자동차 이야기가 우선될 수밖에 없습니다. 차에 대한 다양한 주제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수다를 떨기 마련인데요. 오늘은 친한 기자 한 분과 나눈 이야기를 두 사람만의 대화로만 남기기엔 아쉽다는 생각에 간단히 대화 형식으로 정리, 여러분과 공유해보려 합니다. 모터그래프 김모(?) 기자가 겪은 이야기를 통해 과연 제네시스라는 고급 브랜드를 어떻게 다듬어나가야 할지, 진지하게 현대가 고민했으면 합니다.


이 완 : (중략) 독일 BMW 매장에서 겪은 얘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예전에 차량 점검이나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찾던 대리점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고급 브랜드이다 보니 매장 분위기도 많이 신경을 쓰고 그랬더군요. 

김한용 : 어떤 분위기던가요?

이 완 : 넓고 깔끔하다는 게 첫인상이었죠. 또 한 쪽에 어린이 놀이 시설도 있고, 작은 카페도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커피나 간단히 케이크 등을 먹을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일하는 딜러들의 손님을 대하는 태도였어요. 양복을 잘 갖춰 입고 친근하게 눈인사를 건네죠. 자유롭게 매장을 돌며 차량을 구경하게 놔둡니다. 혹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물으라고 해요. 얼마나 친절한지 깜짝 놀랐어요. 

그뿐만 아니라 깔끔한 통유리로 된 상담실에서 손님들에게 상담을 하는데, 한마디로 교육이 굉장히 잘돼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흔히 독일을 서비스의 사막이라고 놀리는데 적어도 거긴 아니었어요. 제대로 대우받는 느낌? 뭐 그런 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더군요. 갑자기 그때를 생각하니 현대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내놓고 딜러들이 고객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한국 상황 잘 아실 텐데, 이야기 좀 해주실래요?

김한용 : 제네시스 얘기를 하기에 앞서 제가 슈투트가르트에서 겪은 일을 먼저 말씀드려야겠네요. 

이 완 : ?

김한용 : 업무로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방문했다가 벤츠와 관련된 한 건물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런데 독일인 몇몇이 편안하게 소파 등에 앉거나 기댄 채 밖을 주시하고 있더군요. 일부는 음식을 먹기도 했습니다. 궁금해서 그쪽으로 들어가는데 그 왜 있죠, 유럽 귀족들이 사는 고성에서 일하는 집사 같은 분? 그런 분이 오더니 약속이 되어 있냐고 묻더군요. 

그냥 궁금해 들어와 봤다 했더니 이곳은 AMG와 마이바흐 고객 전용 라운지라고 설명하는 거였습니다. AMG와 마이바흐를 구입한 고객이 인도될 차를 기다리는 곳이기도 했죠. 자신들의 고급 차를 사는 고객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 완 : 독일에 살고 있는 저도 몰랐던 내용이군요.

#AMG PRIVATE LOUNGE

슈투트가르트 근처 아팔터바흐에는 메르세데스 AMG 공장과 본사가 있다. 그리고 이곳에 2011년 AMG 고객만을 위한 AMG 프라이빗 라운지를 만들어 철저하게 회원 및 차량 신규 구매 고객에게만 공개하고 있다. 상담 및 음식 서비스 등이 있고, 홈페이지 역시 회원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AMG 프라이빗 LOUNGE / 사진=다임러

AMG 프라이빗 라운지 실내 / 사진=다임러

김한용 : 그런데 아시다시피 회사용 차로 제네시스를 구매했잖아요. 그 때 궁금하기도 해서 차를 받으러 출고장까지 갔죠. 미리 전화로 약속했음에도 차량 출고 직원은 일방적으로 10분 정도 늦을 거라고 해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인도 과정은 특별한 건 없었어요. 고급 차를 사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뭐랄까, 너무 밋밋한 경험이었다고나 할까요? 슈투트가르트에서 경험한 것과 제네시스 인도장에서의 경험을 직접 비교하긴 그렇지만, 어쨌든 고급 차를  내놓고 고급 브랜드로 제네시스를 키우려 한다면 그에 맞는 가치를 고객에게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진=현대자동차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역할의 중요성

현대차는 제네시스 디자인을 위해 벤틀리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루크 동커볼케를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작년 연말 오펠과 람보르기니 등에서 홍보 마케팅 일을 맡았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를 스카우트해 제네시스 전략담당 자리에 앉혔죠. 제네시스 브랜드가 확실하게 기존의 현대차와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특히 광고뿐 아니라 우수 딜러망 발굴 등에서도 성과를 냈다고 하니 고급 브랜드답게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틀을 짜야 할 겁니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 사진=현대자동차

정확한 것은 좀 더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제네시스와 일반 모델을 한 대리점에서 섞어 판매하는 것에 변화를 줄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새 사옥이 들어서면 그곳에 폴크스바겐의 아우토슈타트나 오늘 언급된 AMG 프라이빗 라운지 같은 특별한 공간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 됐든, 차 하나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고객 응대부터 차량 인도 과정, 그리고 이후 서비스까지, 이전에 없던 전반적인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배움과 노력, 그리고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들이 만든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할 줄 아는 그런 노력 없이는 제네시스 가치를 높이는 데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렉서스가 판매량이 적은 유럽에서도 딜러샵 고객만족도가 최고 수준인 이유가 뭔지, 독일 고급 브랜드들의 세심한 고객 전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꼭 배워 제네시스에 녹여내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서 얻은 서비스 품질을 제네시스만이 아닌, 모든 현대 대리점에서, 그리고 인도장에서 만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의 역할이 무척 중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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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digitalstill.tistory.com BlogIcon 불로동 허씨 2016.12.05 13:47 신고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별로 없는게 맞죠. 실질적으로 수입차와 시장이 다르다고 봅니다. 그냥 돈 많아서 고급차 사는 것과 남들과 다른 차를 차고싶어하는 자동차 매니아들이 갈리는 것과 같지요. 제네시스는 흥미로움,즐거움,스토리와는 거리가 먼 차니까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5 17:38 신고

      제네시스 브랜드야 이제 출발이니 부족한 것 투성이라 봐야죠. 적어도 고급 브랜드로 가겠다면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 뭔지는 배워 적용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적어 봤어요.

  • 폴로 2016.12.05 15:56 신고

    고급브랜드에 걸맞는 서비스가 있어야 할 거에요. 일반적인 현대 매장처럼 진행 한다면 그 누구도 제네시스를 고급 브랜드로 인지하지 않을 겁니다. 그냥 비싼차가 되겠죠..
    이런 부분은 현대차도 알고 있을거고, 체크도 할겁니다. 많은 조사와 노력 그리고 딜러들의 교육이 꾸준이 있어야 할 겁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5 17:39 신고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 들었습니다. 피츠제럴드나 동커볼케 등이 나름 고집도 있고 그런가 보더라고요. 이왕 한국 왔으면 제대로 자기 역할을 해줘야겠죠. 결국, 이런 변화들이 모여 소비자가 더 좋은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게 좋은 일 아니겠어요? 모든 부분에서 경쟁하고 반성하고 개선되고...그렇게 가야죠.

  • 해밀 2016.12.05 16:42 신고

    안녕하세요. 하트 표시로 추천 클릭하는 칸이 없어졌는지요? 아니면 저의 PC에 문제가 있어 저만 안보이는 걸까요?

  • 디젤마니아 2016.12.05 21:15 신고

    슈투트가르트의 벤츠 매장에서 "집사처럼 생긴 사람의 응대" "음식을 먹는 사람들"얘기는 웬지 새로운 얘기가 아닌것 같고.... 저도 들은 얘기 같고, 어디서 한 번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검색해 보았더니, 모터그래프에 2014년4월7일 김상영 기자의 글, "한국과 독일의 자동차 출고장... 달라도 너무 달라" 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VIP를 위한 벤츠 엑셀런스 센터 등에 대해 이미 더 자세히 다룬 적이 있더군요. ^^

    말씀하신 것처럼, 제네시스가 고급브랜드로 인식하기에는 품질 외적인 면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이런 부분도 더욱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독일 고급 브랜드들도 독일에서 출고 고객에게 하는 그런 서비스에 비하면, 한국 내에서의 서비스는 아쉬운 점들이 많네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6 03:50 신고

      아, 이미 관련한 기사가 모터그래프에 올라 갔었군요. ㅎㅎ 이 대화는 지난 달 나눈 거고, 마침 제네시스에 새로운 인물이 어떤 일을 할지 관심이 있던 차에 나왔던 대화라서 한 번 써봤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좋은 서비스를 해줘야겠죠. 다만 독일에서와 같은 (그것도 일부) 그런 서비스를 해외 모든 시장에서 발휘하긴 쉽지 않을 거라 봅니다. 다만 전체적인 서비스 체계가 프리미엄다워야 한다는 의미라면 무조건 동의하고요. ^^

  • 모하니 2016.12.06 02:00 신고

    일단 AMG와 제네시스는 추구점이 다르죠. 제네시스는 벤츠 따라가기도 많~이 벅찬데, AMG는 벤츠에서도 특화시킨 브랜드이니까요.
    저도 제네시스 울산에서 직접 출고했는데, 스타렉스 출고 때와 차이가 거의 없었어요. ^^
    그렇다고 그게 제네시스 가치랑 연결되지는 않았지요. 고작(?) 5000만원 중반 차 사면서 특별한 대접 받고 싶지도 않았고요. 저는 차 사면 거의 출고장까지 가서 몰고 오는데요. 의외로 기아 레이 출고하는 곳은 좁지만 친절하려고 애쓰시던 기억 납니다. 고급스럽고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구수하면서도 잘해보려고 애쓰는 듯한.
    주인장님 글 항상 감사히 잘 보고 있어서, 오늘 짬 난 김에 글 남깁니다.

    조금 오버해서 더 남기자면, 특정 기자님과 유대 갖는 것이 나쁘게 보이지는 않지만, 주인장님의 한 발 물러서서 조망하고 제시하는 이미지에 조금 흠이 가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쌈닭으로 살아야하는 기자님들이니까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6 03:52 신고

      이제 막 시작한 제네시스가 나름 투자를 많이 하고 있죠. 이왕 시작한 거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해외의 이런 서비스를 배울 필요는 있지 않을까 싶네요. 추구점이 달라도 궁금적으로는 고부가가치 브랜드라는 점에서는 결국 지향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그리고 스케치북다이어리 아끼는 마음에 주신 충고 잘 새겨듣겠습니다. 사실 해당 매체에 칼럼을 싣고 있는 입장이기도 하고, 또 굳이 그것과 상관없이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듣는 건 제겐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어차피 독일에서 글을 쓰는 입장이고, 또 가급적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겠다는 그런 방향은 이 블로그 시작 때부터 가졌던 것이니 크게 흔들리거나 할 일은 없을 겁니다. 염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

  • 겉보리 2016.12.08 19:30 신고

    흥미로운 내용 잘 읽었습니다. ^^

  • 개뿔도 모르면서 2016.12.25 14:15 신고

    돌이켜 보건데 현대가 볼보를 인수했어야 지금의 어려움을 풀 수 있는 신의 한수였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네요.

벤츠, 아우디, BMW, 포드, 전기차 충전소 위해 뭉쳤다

오늘 상당히 의미 있는 소식 하나가 자동차 회사들로부터 전해졌죠. 메르세데스 벤츠의 다임러, 포드, BMW, 그리고 아우디와 포르쉐를 포함한 폴크스바겐 그룹 등이 전기차 급속 충전기를 유럽 전역의 고속도로에 함께 설치하는 양해각서에 사인을 했습니다.

최종 결정에 아직 이른 건 아니지만 이미 구체적 계획을 세운 뒤에 발표한 내용인지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급속 충전소 합작 사업은 내년부터 바로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간 자동차 회사별 충전소 설치가 있었지만 이처럼 유력한 회사들이 모여 충전소 관련한 사업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DC 콤보 방식의 충전기 / 사진=다임러


단 몇 분 만에 80%까지 충전 가능

어제 발표에 눈에 띄는 내용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유럽과 미국 등이 주도한 DC 콤보 (충전구 하나에 완속과 급속 충전구가 같이 있는) 방식의, 최대 충전용량 350kW 짜리의 급속 충전기가 설치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그간 르노의 AC 3상과 일본 제조사들이 주로 쓰는 차데모 방식에서 점점 DC 콤보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추세인데요. 현대차 등도 DC 콤보 방식의 충전기를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DC 콤보 방식으로 제조사들이 유럽 고속도로에 급속 충전소를 세우고 깃발을 먼저 꼽게 된다면 프랑스 르노와 일본 제조사는 자신들의 충전 방식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충전 방식 주도권 싸움은 DC 콤보 쪽으로 이제 완전히 기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관심은 급속 충전기 충전용량입니다.

지금은 최대 240kW 정도였는데 보통 이 경우 완충하는 데 최대 30분 정도 시간이 걸린다면, 이번에 협의된 350kW는 15분 정도면 완충이 가능하고 몇 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는 게 제조사들의 설명입니다. 휴게소에서 화장실 다녀오고 커피 한잔 자판기에서 뽑는 정도의 시간만 쓴다면 충분하다는 얘기겠죠.

사진=BMW


2020년까지 수천 개의 급속 충전망 세울 계획

4개의 자동차 기업은 우선 내년에 약 400개 수준의 급속 충전기를 유럽의 고속도로 곳곳에 만들고, 2020년까지 수천 개의 급속 충전기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몇 시간씩 걸리는 완속 충전기의 경우 공공 충전소에는 어울리지 않은 편이고, 또 급속 충전기의 경우 가격 등 여러 문제로 설치가 더뎠던 게 사실이었죠. 하지만 디젤 게이트 이후 급속도로 전기차 쪽으로 정책이 기울면서 정부가 아닌 제조사들이 스스로 이런 투자 결정을 내렸다는 점은 상당히 의미 있어 보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의 이런 결정과는 별개로 독일 정부는 400개의 급속 충전소를 아우토반에 설치하는 계획을 진행할 예정이고, 2020년까지 4천억 가까운 자금을 투자해 충전 인프라 구축에 나설 것입니다. 이처럼 정부와 기업이 동시에, 그중에서도 특히 급속 충전기 설치에 사활을 걸었다는 건, 전기차 시장의 빠른 성장을 예고하는 것이라 봐야 합니다.


우리도 완성차 업체들이 함께 투자하는 전략 고려해야

사진=현대자동차

유럽에서 이처럼 완성차 업체들 사이의 합작 투자가 이뤄진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는 그러면 어떻게 될 것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더군요. 현재 완속 충전기 중심의 더딘 인프라 구축, 그리고 제조사별로 따로 움직이는 충전기 설치 전략에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중앙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현대자동차 그룹과 쌍용, 그리고 쉐보레와 르노삼성 등, 완성차 업체들이 함께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큰 틀에서의 통합 전략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여기에 전기차 판매를 위해 뛰고 있는 BMW 코리아나 그 밖의 수입사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참여한다면, 전기차 시장 활성화의 또 다른 확실한 축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명확하고 심플하게 인프라 구축 계획이 마련만 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소비자가 전기차에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번 소식을 접하면서 전기차 시대가 툭~하고 우리에게 좀 더 가까이 왔음을 실감하게 됐는데요. 당신은 이 가까운 미래를 맞을 준비, 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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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dh 2016.11.30 13:51 신고

    개인적으론.일반 승용차보다 대한민국은 대중교통이많이 발달한 나라니 버스터미널이나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상용차전용 충전시설 설치한 다음 운용후에 점차로 일반차로 범위를 넓히는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1 08:15 신고

      상용차도 병행해야겠죠. 워낙 승용차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보니 나눠서 생각하다간 남들 보다 한참 뒤처질 겁니다;

  • Favicon of http://cfono1.tistory.com BlogIcon cfono1 2016.11.30 14:45 신고

    매우 중요한 부분 같습니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는 충전 규격이 같아야죠. 이미 이 문제는 스마트폰 충전에서도 충분히 겪었죠. 예전 삼성따로 LG따로 팬텍 따로 일때는 정말 성가셨거든요 ㅎㅎ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1 08:16 신고

      규격 문제가 한 때 말이 많았는데, 자연스럽게 dc콤보 방식으로 정리가 되는 듯하네요. 스마트폰도 맞아요, 한 때 그랬죠. ㅎㅎ

  • 겉보리 2016.11.30 23:44 신고

    이제 전기차의 실용화가 눈앞에 다가오는군요. 우리나라도 시설투자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1 08:17 신고

      네, 이 소식을 보니 갑자기 훅하고 우리 일상 속으로 전기차가 들어오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빨리 정부가 결정하고 실행해야 할 겁니다.

  • 245 2016.12.01 11:04 신고

    테슬라는 빠졌는데 테슬라는 독자적으로 계속 가는 상황이 되는건가요?
    저 협약대로라면 전기차의 대중화는 확 땡겨질거 같군요.
    게다가 충전하는데 20분도 안걸린다면 진짜 휴계소에서 잠깐 쉬면 될 정도의 시간이니 전기차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질듯 싶습니다. 다만 갑자기 대중화 된다면 저 충전소 짓는 일이 장난이 아닐거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주유소에 비해 충전하는건 시간이 오래걸리니 차가 많아지면 기다리는 일도 보통이 아닌일이 될테니까요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1 19:55 신고

      글쎄요. 테슬라가 지금으로선 다른 제조사와 협업을 하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리고 조금씩 확장돼 나가는 만큼, 그에 비례해 차도 늘어날 것이고, 전기차 수요가 많아진다면, 그 속도에 맞춰 충전소도 늘려 가야겠죠. 그거야 제조사들이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 리히토 2016.12.01 19:48 신고

    예전에 공학도로 있던 후배가 그러더군요...

    결국 시장은 얼만큼 시장을 크게 잡아먹는 놈이 승리하는 구조라고...

    많이 생산하면 그만큼 단가를 뽑아내고...

    그만큼 개발비 또 투입할 여력이 된다는 것이죠...

    현대자동차는 타회사랑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협력하는 것에 인색한거 같네요...

    좀더 개방적인 마음으로 흐름에 동참하길...

    • Favicon of http://humandrama.tistory.com BlogIcon 스케치북다이어리 2016.12.01 19:53 신고

      현대는 굉장히 폐쇄적 구조와 분위기를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한 태도로는 그리 좋다고 볼 순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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