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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2022년 독일에서 성공한 자동차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이맘때 하게 되는 표현이죠. . 한해 시장 상황을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예상해보는 그런 시기가 된 것인데요.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독일 자동차 시장을 몇 차례에 걸쳐 정리해보도록 할까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올 한 해 독일에서 가장 성공적인 판매량, 또는 성장세를 보인 자동차들에 대한 얘깁니다.

독일에서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는 C-클래스 / 사진=메르세데스

 

1월부터 10월까지 통계가 나온 독일 신차 시장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줄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기간 대비해 큰 폭으로 판매량이 준 것들도 있고, 반대로 크게 성장한 모델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폴크스바겐의 콤팩트 전기 해치백 ID.3와 같은 모델은 10월까지 전년에 비해 45.9% 마이너스 성장을 했습니다. 상위권 모델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반대로 토요타의 소형 해치백 야리스는 전년에 비해 53.4%나 성장했습니다. 미국에서 단종되었고 SUV 열풍에 힘을 못 받을 거로 생각했지만 그럼에도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2020년부터 출시된 4세대가 괜찮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D.3는 죽을 쒔어도 ID.4 ID.5 44.5%나 성장했죠. ID.3의 역성장의 아쉬움을 조금은 지울 수 있을 듯합니다.

야리스  /  사진 = 토요타

 

티구안 따라잡고 넘버2 된 T-Roc

폴크스바겐 모델들 중에는 소형 SUV 티록 성과가 눈에 띕니다. 긍정적 예상은 출시 당시인 2017년부터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예상처럼 매년 성장을 거듭했죠. 그리고 드디어 오랜 기간 골프에 이어 넘버2 자리를 지키고 있던 티구안을 아래로 끌어내렸습니다. 독일자동차청 자료에 따르면 티록은 10월까지 독일에서 총 49,619대가 팔렸습니다. 티구안은 같은 기간 45,638대가 팔렸죠.

 

티구안은 전년에 비해 7.6% 마이너스 성장이었고 티록은 4.7% 플러스 성장이었습니다. 티록은 골프의 SUV 버전으로 불릴 만큼 독일에서 국민 SUV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티구안이 누리던 골프 후광 효과(?)를 티록이 누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골프가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년 판매량이 줄고 있고, 그 폭도 크기 때문에 이런 식이라면 골프와 티록의 1위 자리를 둔 집안 경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골프 판매량은 올 10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14.8% 줄었습니다.

티록R / 사진=VW

 

티록은 독일인의 취향에 걸맞은 차입니다. 나쁘지 않은 디자인에 그리 작지도 않고 (유럽 기준) 그렇다고 부담스럽게 커서 유지비 걱정도 크지 않습니다. 유럽 전역에서 판매량이 늘고 있는데 자국인 독일에서의 이런 선전이 기반이 되어주었다고 해야겠습니다. 심플하고 담백하고 질리지 않는 그런 스타일에 만듦새는 좋죠. 독일에서 잘 팔릴 만합니다. 특히 은퇴 후 삶을 사는 노년층에게도 인기가 상당하기 때문에 넓게 세대를 아우르는 그런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 덕에... 잘나가는 피아트 500

독일에서 10월까지 총 36,182대가 팔린 경차 피아트 500은 기본형의 전기차 전환이 신의 한 수가 될 듯합니다. 오프로드나 SUV , 여러 파생 모델이 있지만 현재 피아트 500이 독일에서 전체 판매량 5위까지 올라온 것은 순전히 배터리 전기 모델 덕입니다. 전기차로만 같은 기간 19,219대가 팔렸으니 피아트 500 판매량에서 전기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53%가 넘습니다.

 

도심에서 이용하기에 어울리는 피아트 500 전기 모델은 누구나 좋아하는 스타일에 비교적 부담이 덜한 가격 등으로 계속해서 젊은 층과 작은 차를 좋아하는 운전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아트 500-e abarth / 사진=피아트

 

핫한 SUV...쿠프라 포르멘토

사실 가장 저를 놀라게 한 것은 쿠프라 포르멘토입니다. 이 소형 SUV는 독일에서 10월까지 26,408대가 팔렸는데요. 전체 순위 12위에 해당하며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무려 76.5%나 성장했습니다. 쿠프라가 무슨 브랜드야? 라고 물어볼 분들도 계실 겁니다. 쿠프라는 스페인 브랜드이자 폴크스바겐그룹에 속한 세아트에서 분사한 브랜디인데요.

 

원래는 세아트 자동차 중 고성능 모델에 쿠프라라는 이름을 붙였죠. 그러다가 아예 따로 떼어내 고급 브랜드로 독립적인 지위를 누리게 됐습니다. 이는 마치 시트로엥이 DS를 분사한 것과 같습니다. 150마력의 1.5리터급 가솔린 엔진, 2.0 TDI 디젤 엔진 모델도 있습니다만 전체 포르멘토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은 플러그인 모델입니다.

포르멘토 / 사진=쿠프라

 

이 플러그인 모델들 출력이 204마력, 245마력 등으로 상당합니다. 소형 SUV에 이런 고출력 동력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그렇지 않아도 달리기 성능에 초점을 맞춘 쿠프라의 특성이 더 부각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달릴 줄 아는, 운전이 재밌는 고마력의 소형 SUV라는 얘기인데요. 고출력 트림이 전체 판매량 절반을 차지하는 것도 쿠프라만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특히 비록 한정판이긴 했지만 아우디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5기통 엔진이 들어간 390마력짜리 VZ5는 제대로 독일에서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런 유인 효과는 신생 브랜드임에도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차의 크기, 공간, 브랜드 인지도 등이 중요한 우리나라와 같은 시장에서는 이 차가 왜 이렇게 잘나가는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지만 유럽에서 쿠프라는 이미 잘 알려진, 운동신경 좋은 차를 만드는 브랜드이고, 따라서 충분히 납득 가능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위에 소개한 세 가지 모델은 이미 소개를 해드린 바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눈에 띄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내년에도 독일 시장에서 도드라진 활약을 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상황을 놓고 보면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그밖에 눈여겨볼 모델도 있습니다.

 

아우디 Q3 X1이 누리던 콤팩트 프리미엄 SUV 1위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A3가 독일에서 탄탄한 지지를 받으며 긴 시간을 보내왔는데 그 자리를 Q3가 대신하게 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심지어 독일만이 아닌, 유럽과 미국에서도 같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소형 해치백 코르사 역시 오펠을 자국 브랜드라 여기는 독일 시장에서 다시 전기 모델과 함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 Y도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장을 짓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한 덕으로 보이는데, 내년에 바람을 좀 더 탈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다 자세한 전체 신차 시장 분석 내용은 후에 12월 자료가 다 나오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한해가 다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벌써 모델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또 이곳 독일에서 어떤 모델이 눈에 띄는 등장을 하게 될까요?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