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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겨울용 타이어 언제 장착하는 게 맞을까?

요즘, 그러니까 9월 하순부터 10월 초까지 독일의 자동차 매체는 타이어 관련 기사를 내느라 정신없이 바쁩니다. 겨울용 타이어로 교체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독일 운전자들은 대략 10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겨울 타이어 장착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략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확한 기간이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크게 3가지로 겨울 타이어 장착 문화가 구분됩니다. 우선 겨울용 타이어를 의무 장착하는데 그 기간을 구체적으로 표시해놓은 나라들, 두 번째는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는 게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그 그간은 정확하게 표시하지 않은 곳들, 세 번째는 겨울 타이어를 운전자 판단에 따라 장착하도록 한 곳들입니다.

 

스웨덴,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와 같은 곳은 겨울용 타이어를 언제부터 언제까지 장착하라고 그 기간을 정해놓은 곳들입니다. 조금씩 다른데 리투아니아는 11 10일부터 4 1일까지 약 5개월, 핀란드는 12 1일부터 2월 말까지 3개월 정도만 장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반면 독일, 체코,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루마니아 등은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긴 하는데 그 기간을 정확하게 정해놓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보통 10월 중순부터 장착하라고 하나 최고 기온이 10도 이상을 넘는 곳이 많고,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겨울용 타이어 장착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픽사베이

 

그래서 그런지 독일에서는 겨울용 타이어 장착을 놓고 언제가 적기인지 여러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체로 의견이 크게 모이는 기준은 바로 평균 기온입니다. 7도 이하일 때인데요. 겨울용 타이어의 특성상 기온이 낮아야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데 그 경계가 섭씨 7도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조건 7도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요? 만약 일교차가 큰 곳에 살고 있고, 주로 기온이 떨어지는 오전이나 저녁 이후에 운전을 한다면 낮 최고 기온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봅니다. 낮 기온이 10도라고 해도 아침과 밤에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지고, 주로 그 시간대에 운전을 많이 한다면 겨울용 타이어를 조금 일찍 장착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겨울 타이어는 M+S와 산 속의 눈  이미지가 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 타이어를 장착하고 다니는 자동차가 많죠. 사계절 타이어의 성능도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중입니다. 어떤 테스트 결과를 보면 오히려 사계절 타이어의 제동력이 겨울 타이어보다 더 좋기도 하죠. 하지만 일반적인 것은 아닙니다. 늘 드리는 얘기이지만 겨울에는 겨울용, 여름에는 여름용 타이어가 가장 좋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며, 제철 과일이 맛있듯, 타이어도 제철 타이어가 가장 안전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판매되는 타이어 포장지 표면을 보면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라벨이 붙어 있는데 이것을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라벨은 단순히 연비 절약과 관련한 등급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젖은 노면에서 미끄러짐의 정도도 함께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타이어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에너지관리공단

 

마지막으로 트레드(노면과 닿는 타이어의 면)의 홈 깊이도 꼭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최소 3mm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등산화 바닥의 홈이 깊을수록 미끄러지지 않겠죠? 타이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맘때면 타이어 이야기를 한 번씩은 하게 되는데요.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중요성에 비해 관련 정보의 수나 그 노출 정도가 적다는 게 아쉽습니다.

트레드 홈 체크 모습 / 사진=ADAC

 

이제 정리를 해볼까요? 겨울용 타이어를 언제 장착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좋은 대답은 기온을 체크하는 것입니다. ‘보통 7도 이하로 내려가면 겨울용 타이어로 바꾼다.’ 두 번째는 타이어를 선택할 때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라벨을 잘 확인한다는 것입니다. 끝으로 타이어의 트레드 홈 깊이는 깊을수록 좋다입니다 이 세 가지만이라도 잘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계절적으로 아직 우리나라는 겨울 타이어 장착을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온은 금방 떨어집니다. 나중에 급하게 타이어를 바꾸려다가 손해 보는 일 없도록 지금부터 10월 한 달 찬찬히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