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소비자 만족도 1위 자동차와 회사는 어디?

 

소비자 만족도 조사로 유명한 곳 중 하나를 떠올리라고 하면 J.D파워를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실 겁니다. 자동차 회사들이 이 곳에서 나온 결과를 가지고 마케팅에 많이 들 활용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신뢰할 만한 곳이라는 얘기가 될 겁니다.

 

근데 이 회사가 유럽에서 지사를 두고 있어요. 최근 J.D 파워 유럽이 독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가 나왔습니다. 성적표를 보여드리기에 앞서 얼마나 참여했고, 어떤 조건, 어떤 기준으로 조사를 했는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선 이 조사는 매년 실시합니다. 그래서 해마다 그 결과에 따라 자동차 회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죠. 올 해 독일 조사에 참여한 운전자는 17,937명입니다. 조건은 구매한 차량을 2년 정도 운행한 운전자들로 한정지었고요. 각각 자동차 회사에 대한, 그리고 특정 모델에 대한 '만족도'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에 대한 평가는 항목이 최소 100개 이상이나 된다고 하네요. 자동차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50개 정도의 항목을 답해야 합니다. 항목은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품질/신뢰도, 매력, 유지보수 비용 및 서비스이고 각각 배점 비중을 약간씩 달리하고 있지만 큰 차이는 없습니다. 

 

제가 정확히 내용을 몰라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차의 성능에 관련한 부분은 아무래도 '매력' 카테고리에 담겨 있지 않겠나 예상을 해봅니다. 그러면 먼저 메이커의 결과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다음 세그먼트별 만족도가 가장 높은 차들 각각 소개하고요. 마지막으로 모델별 1~100위까지의 전체 순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현대와 기아, 그리고 쉐보레는 한국차로 분류해 빨간 색으로 밑줄을 그어봤습니다. 그럼 결과를 보시죠.

 

 

2013 J.D 파워 독일 소비자 만족도 자동차 회사 부문

 

  

가장 최근에 공개된 볼보 XC60 R-design

 

이런, 제 예상이 빗나간 결과가 나왔습니다. 볼보가 83.2%의 만족도로 1위를 차지했네요. 작년 8위에서 1위로 바로 올라왔습니다. 갑자기 1년 사이에 볼보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아무래도 소비자들의 만족도 평가라는 게 모든 것을 데이타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라 아니라 운전하며 느낀 그 축적된 경험들도 중요하게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이런 순위의 잦은 변동이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됩니다. ( 미국 J.D 파워 2010년 조사의 경우 급발진 의혹으로 곤욕을 치른 뒤로 토요타가 하위권으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이 역시 평가에 심리적 요인들이 많이 작용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재밌는 것은요. 이번 조사에서 100위권 안에 든 자동차들 중 볼보는 단 한 개의 모델만이 이름을 올렸다는 것입니다. 대충 유럽에서 팔리는 차들이 400여 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볼보의 경우 대략 10여 종의 모델이 판매가 되는데 딱 하나라...뭐 차종 모두가 다 설문의 대상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좀 의외의 결과가 아닌가 합니다. 메이커가 25개만 있는 것은  50개의 설문이 모두 가능한 메이커가 그정도여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표 중간에 78.9%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평균 만족도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포드(7계단)와 현대(8계단)의 낙폭이 가장 큰 걸 알 수 있고, 일본 메이커들이 전체적으로 스즈키를 제외하면 평균 이상의 만족도를 얻고 있는 게 인상적입니다. 독일 메이커들도 전체적으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는데요. 포르쉐 어디갔어? 라고 하실 거 같은데, 위에 설명 드린 50개 항목을 적용하기 어려운 스포츠카나 수퍼카 메이커들은 만족도 평가에서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피아트 (25위)와 프랑스 메이커들이 독일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만족스러운 회사들로 나타났는데요. 과연 기아의 상승세 (15위)가 얼마나 계속 될 것인가? 매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쉐보레 (24위)는 반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유럽에서 현대차의 널뛰기는 순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가? 하는 점 등도 관심거리라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번엔 세그먼트별 최고 만족도를 준 모델들을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체급별 만족도 1위 부문

 

경차급 만족도 1위: 토요타 Aygo (77.6%)

  

 

소형차 만족도 1위 : 토요타 야리스 (82.1%)

 

 

준중형 만족도 1위 : 토요타 프리우스 (85.4%)

 

 

중형급 만족도 1위 : 폴크스바겐 파사트 CC (82.8%)

( CC가 아닌 파사트CC인 이유는 이름 변경 전 모델들이기 때문입니다.사진은 CC로 대신)

 

 

준대형 이상 만족도 1위 : 볼보 V70/XC70 (84.9%)

 

 

미니밴 만족도 1위 : 오펠 메리바 (80.6%)

 

 

밴 만족도 1위 : 세아트 Altea (83.7%)

 

 

콤팩트 SUV 만족도 1위 : 혼다 CR-V (85.2%)

 

각 세그먼트별 만족도 1위 모델들을 보셨습니다. 이젠 1위부터 100위까지의 모델들을 몽땅 보여드릴 테니까요. 찬찬히 한 번 훑어 보시기 바랍니다. 좀 지루하신가요? 거의 다 왔으니까 조금만 참아주십시오. 그럼 백위 몽땅 순위표입니다!

 

파란색 박스 표시는 100위권 만족도 평균치입니다. 일단 만족도 순위를 간단히 분석해 보면, 많이 팔린다고 해서, 우리가 흔히 좋은 차라고 얘기되는 모델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상위권에 있지 않다는 거죠. 아우디 A1의 경우 95위에서 발견되기도 하잖습니까?  하지만 대체로 고급 메이커들, 또 앞서 보여드린 만족도가 높은 메이커들의 차일수록 비교적 상위권에서 모델들 이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에 프랑스, 이태리, 일본의 일부 차량, 그리고 한국 차 종들은 평균치 이하에 주로 포진이 되어 있습니다. 해서 제가, 눈알 빠져라 다시 메이커별로 몇 종이나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는지 정리를 해봤는데요. 2종 이상의 메이커만 정리를 해봤습니다. 어떤 메이커가 몇 종이나 올렸을까요?

 

포드 : 총 8종  (최상위 모델은 몬데오, 29위)

 

토요타 : 총 7종 (최상위 모델은 프리우스, 1위)

 

VW : 총 7종 ( 최상위 모델은 파사트 CC , 9위)

 

시트로엥 : 총 6종 (최상위 모델은 C4, 7위)

 

르노 : 총 6종 (최상위 모델은 메간, 35위)

 

벤츠 : 총 5종 (최상위 모델은 GLK, 4위)

 

BMW : 총 5종 (최상위 모델은 3시리즈, 31위)

 

오펠 : 총 5종 (최상위 모델은 메리바, 28위)

 

아우디 : 총 4종 (최상위 모델은 A6, 13위)

 

스코다 : 총 4종 (최상위 모델은 예티, 5위)

 

현대 : 총 4종 (최상위 모델은 ix35 투산, 55위)

 

다치아 : 총 4종 (최상위 모델은 로간, 38위)

 

혼다 : 총 3종 (최상위 모델은 CR-V, 2위)

 

마쯔다: 총 3종 (최상위 모델은 마쯔다3, 6위)

 

푸조 : 총 3종 (최상위 모델은 308, 62위)

 

기아 : 총 3종 (최상위 모델은 스포티지, 18위)

 

닛산 : 총 2종 (최상위 모델은 콰시콰이, 25위)

 

세아트 : 총 2종 (최상위 모델은 알테아, 7위)

 

피아트 : 총 2종 (최상위 모델은 판다, 91위)

 

쉐보레 : 총 2종 (최상위 모델은 스파크, 89위)

마쯔다, 스코다와 같은 메이커는 전체 출시 모델에 비해 10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게 비율로 보면 적지 않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비교적 상위권에 포진이 많이 되어 있는 편이죠. 토요타가 대체로 상위권에 모여 있어서 인상적이었고, 포드가 메이커에 대한 만족감이나 모델별 만족감 순위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어쨌든 가장 많은 종류를 100위 안에 올려 놓았습니다.

 

BMW는 대체로 만족도가 높지 않은데요. 이는 드라이빙 보다는 다른 평가 기준들의 배점 기준이 높은 이유가 아니겠는가 생각됩니다. 그에 비하면 다치아는 유럽에서 가장 싼 차를 만드는 메이커인데요. 거의 모든 모델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성비 측면을 생각한 것이 아닌가 추측됩니다.

 

그리고 현대나 기아도 토요타나 혼다, 마쯔다처럼 뭔가 확실하게 사람들에게 평가될 수 있는 핵심모델이 있어야지, 안 그러면 맨날 고만고만한 이미지로 유럽에서 머물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에버리지를 높이는 것과 뭔가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둘 다 쉽지는 않겠지만 암튼 더 노력해주기 바랍니다.  즐겁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즐거운 금요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