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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기아 K3 사진을 본 독일 네티즌들 반응

독일에도 한국의 자동차 동호회, 그러니까 인터넷 카페와 같은 곳이 있을까요? 비슷한 곳이 있긴 합니다. 자동차 관련한 소식을 전하는 자동차 전문 포털 사이트 유명한 게 있는데, 그곳에 커뮤니티라고 항목이 따로 마련돼 있죠. 새로나오는 차들 방을 만들어 주면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서 궁금한 점 묻고 답하고 그럽니다. 아무래도 많이 팔리는 차들의 방이 활성화가 잘 돼 있다 할 수 있겠는데요. 

 

어쨌든 이 사이트에 신차관련 뉴스 중 기아 K3(수출명, 세라토) 소식이 있어 봤습니다. 그냥 간단한 차에 대한 역사와 기본 제원을 소개했고, 아쉽게도 독일엔 들어오지 않는다는 내용도 담고 있었습니다. 많지는 않았지만 K3를 본 독일 네티즌들이 의견을 남겨서 좀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실 반응이라고 하긴 했지만 얘기가 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른감이 있어서 소개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도 왠지 공감할 부분도 있는 거 같으니 편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Bert Benz : "기아 옵티마(k5) 말야. 독일에서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해서 아우토하우스(딜러)에 갔는데 차가 없다는 거야. 기아-도이치란트(판매법인 이름인지 그냥 그렇게 부르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아직 갈 길이 멀었어. (얘는 뜬금없이 k5 얘기를 여기서 왜~)

 

Gany22 : "쉬크하게 생겼네. 근데 왜 독일에선 판매가 안되는 걸까? 나야 당장은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2~3년 후엔 구매리스트에 포함될 수도 있을 텐데..."

 

Scion : " 미국에선 기아 포르테라고 하는데 페터 슈라이어 덕에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어. 신차로 나온다면 유럽에서도 괜찮게 팔릴 텐데 말야."

 

이 사람들은 알까요, 유럽에선 판매가 안되는 k3가 미국에선 '유럽피안 감성 디자인'이라는 표현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걸? 

 

caschta : "이거 포드 닮았는데? 특히 뒷모습이..."

 

fruchtzwerg : "어이쿠야 새로나온 몬데오인 줄 알았네."

 

e90ioldie : "앞은 오펠 아스트라, 뒤는 포드 몬데오. "

 

자꾸 포드 몬데오 얘기가 나오는데 왜 그럴까요? 포드하면 독일인들에겐 매우 친숙한 메이커입니다. 판매도 무척 잘 되는 차죠. 자신들에게 익숙한 메이커의 익숙한 모델과 어느 부분이 겹쳐 보였던 모양입니다. 한 번 볼까요?

맨 위에 사진은 K3이고 두 번째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포드 중형 모델 몬데오, 마지막 사진은 곧 판매가 시작될 신형 몬데오의 뒷모습입니다. 뭐 그냥 참고하시라 보여드린 거구요. 계속 뭔 얘기들 나누는지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턴 얘기가 좀 엉뚱한 쪽으로 흘러가네요.

 

Alfons007 : "미국에선 더 강한 엔진으로도 팔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청난 옵션을 달고도 가격을 보면 정말 화가 나. 그러니 미국에서 잘 팔릴 수밖에. 판매 시작가가 15,000달러야.(독일에서 팔리는 준중형 씨드의 기본 가격이 15000유로 정도 합니다. 좀 더 미국이 싸다고 할 수 있죠. 그에 비하면 한국에서 팔리는 가격은 물가수준이나 시장규모, 판매량 등을 생각하면 비싼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Taubitz : "미국 가격과 관련해서 나도 너의 의견에 동의해. 미국에서 몬데오가 유로로 환산하면 16,500유로 정도에 팔리는데, 이 돈으론 독일에서 VW 폴로도 못 사. 정말 우린 너무 돈을 많이 지출해."

 

Wollschaaf : "미국 판매 가격과 단순비교하는 건 좀 무리가 있지. 우린 부가세가 포함된 가격이고, 미국은 부가세가 포함이 안된 가격으로 공개가 돼. Netto(세금 제외한 금액) 가격으로 따지면 우리도 가격이 좀 달라지지. 그리고 다른 유럽국가들 보면 우리 보다 더 비싸게 팔리는 나라들도 있잖아."

 

Alfons007 : "부가세 19%를 제외하고 따져도 차이가 커. 팩트는, 내가 미국에서 중형차를 독일의 작은 차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거지. 거기다 미국은 큰 엔진이 달리기도 해. 물론 위에 니 말도 맞아. 어떤 국가들은 럭셔리 세금이라고 해서 독일 보다 더 세금을 많이 내기도 해."

 

이 친구들 차 가격 미국과 비교해서 하는 얘기 보면, 독일이 아니라 마치 우리나라 얘기같네요.

 

Scion : "독일에선 5도어의 재미없는(힘이 없는) 디젤 내놓고 쉬크한 쿠페 오토매틱이나 하이브리드, 세단형 등은 다른 세상에 있다는 이 현실."

 

roughneck78 : "사실 기아의 메인 시장은 아시아랑 미국이지. 기아한테는 독일은 그냥 작은 시장일 뿐야. 그리고 독일인들 차 살 때 봐. 다들 뭔가 보여주고 싶어서 비싼 독일차들 빚내서라도 사잖아. 이런 시장에서 기아가 뭐하러 노력하겠어? "

 

Kautsky2 : "위에 말에 동의해. 그런 노력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GT-R 같은 차나 내놓고 말야. (뭔 소리여?) 요즘 봐서는 한국 차가 일본 차들 보다 앞서간다고 생각해. 얘들은 이런 차에 연비 좋은 터보 가솔린도 있을 텐데 (한국에서 터보 가솔린 K3가 판매 되고 있나요?), 우리한테도 좀 보내면 안될까?"

 

Andy_bin : " 솔직히 오펠 아스트라가 씨드 보다 더 많이 비싸지도 않고 중고차 가치도 더 좋잖아. 기아는 아직...그런데 이 세라토라는 게 씨드의 세단형인 거야, 아니면 더 큰 차야?"

 

bleedingme : " 그래, 씨드의 세단형! 유럽에서 팔리는 건 다른 곳에서 팔리는 것과 좀 달라. 차 크기도 다르고, 성격도 좀 다르다고 할 수 있어."

 

Gemini48 : " 일본 차들도 비슷해. 일본에서 파는 거, 미국에서 파는 거. 그리고 유럽은 나머지 찌끄러기를 받지. 그나마 위로라고 해야할 건, 독일 차들은 플라스틱 소재를 10% 정도 덜 쓴다는 거 정도?"

 

이 친구들 얘기가 점점 산으로 가는군요. 뭐 우리라고 크게 다를까 싶긴 합니다. 또 재밌는 건 미국 정도를 제외하며, 다들 자신들이 좋은 대접을 못 받고 있다고들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물론 글을 보니 좀 젊은 친구들의 대화 같긴 한데요. 어쨌든 여기 사람들의 생각을 본다는 점에선 흥미롭습니다. 그럼 나머지 얘기 보시죠.

 

metronaut : "아시아 차를 사고 싶다면 사면 되는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독일차 사는 사람들을 그런 식으로 비꼴 것까지 없다고 봐. (앞서 체면 때문에 빚내서 독일차 산다고 얘기한 친구에게 하는 말 같네요.) 과시하려고 독일차를 산다? 차라는 건 메이커의 그간의 경험 같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거야. 그리고 독일의 기아는 모든 차를 다 내놓지 않아. 그걸 이해해야 해. 물론 국내 메이커(독일차들)들이 그런 식으로 영업을 한다면 문제는 되겠지. 아 그리고 난 한국 음악을 추천하고 싶어. 더 빠르고 싸고 모던한 음악. 바하나 베토벤 보다도 말야..." 

 

netw3 : " 왜건씨드가 필요 없고, 일반 5도어(해치백) 씨드가 작다고 생각되면 이런 것도 괜찮아. 씨드 보다 5cm 더 휠베이스가 길고 왜건 보다 더 조용할 걸. 왜건이 시끄러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비교하면 소음이 차의 뒤쪽에서 온다는 걸 알 수 있거든. 물론 트렁크 용량은 비실용적이니까 왜건이 더 좋겠고."

 

Kautsky2 : "유럽의 경제가 나빠진다는 건, 현대나 기아, 쉐보레 등에게 기회가 더 많다는 뜻이겠지. 하지만 독일 메이커들은 그 것 때문에 울필요는 없을 거야. 인도나 중국 등에서 충분히 전체 판매량의 감소부분을 채우고 있잖아. 그런데 말야. 이러다가 정말 다른 나라는 다 독일 차들을 타고, 우리는 한국차를 타고 다니게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마지막 친구의 얘기가 요즘 유럽인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적어도 독일은 당분간 걱정 크게 안 해도 될 거 같습니다. 문제는 프랑스나 이태리죠. 어쨌든 k3 얘기로 시작해서 엉뚱하게 끝난 독일 네티즌 반응이었습니다. 눈이 많이 왔다죠? 차도 사람도 모두 안전 운행과 보행 하시길 바랍니다. 차 관리 더 신경 쓰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