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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BMW 신형 3시리즈를 본 독일네티즌 반응

지난 금요일 독일 뮌헨을 비롯해 여기저기 각 국에서 BMW 신형 3시리즈 출시행사가 열렸습니다. 차 좀 좋아한다는 분들에게는 신나는 하루였을 것이라 생각되는데요. 저는 애써 신차 출시와 관련한 소식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뭐 미리 포스팅한 것도 있었지만 사실은, 이 뜨거운 모델의 등장에 대한 독일인들의 반응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뜨거운 반응을 받은 게 이 녀석이죠.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전면부의 경우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이는데 바로 헤드램프쪽입니다. 아우디가 그러하듯 BMW 역시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도 어떤 변화를 이끌기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이 헤드램프의 변화가 아닌가 싶은데요. 말이 나온김에 이전 모델과 비교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사진을 나란히 놓고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확실히 신형이 좀 넙대대해졌죠? 좋게 표현하면 선 굵고 더 강한 이미지를 품고 있습니다. 이미 다른 분들이 이 차가 얼마나 더 커졌고, 넓어졌는지 잘 설명들 해놓으셨으니까 자세한 수치는 생략하도록 할게요. 어쨌든 휠베이스까지 넓어져 실내공간은 저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넓어졌습니다. 실내외 모두 커진 것이죠. 하지만 좀 더 가벼워졌다죠? 다만, 휠베이스가 넓어졌을 때 올 수 있는 것이 코너링 때 날카로운 맛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인데 이 점을 어떻게 극복했을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형이 세련돼졌지만 사진이 그래서 그런지 정면 사진을 가만 보고 있노라면 구형의 헤드램프가 뭔가 애절한 눈빛을 담고 있는 듯 묘한 기운을 내고 있습니다. 마치 사라지는 자신의 운명에 슬픔을 머금기라도 하듯 하니 말이죠...스타일이나 디자인에 관련해서는 이쯤 얘기를 하고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독일네티즌들의 반응이 궁금해 이틀 정도 푹 묵혔다 다시 독일의 자동차 매거진들을 돌아봤더니 아니나 다를까...아주 난리가 났더군요. 아우토빌트나 아우토모토스포츠 등 댓글이 활성화되어 있는 곳에는 400개, 200개 이상의 댓글들이 흘러넘치고 있었습니다. 이 정도 양이라면 최상급 반응이라 할 수 있는데요. 그밖의 많은 언론들에 달린 댓글들까지 합친다면 독일은 지금 3시리즈 출시와 관련된 얘기들로 뜨겁게 뒤덮혀 있다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뜨거운 반응들이 모두 신형 모델에 대한 환호와 반가움일까요? 정확한 비율은 모르겠지만 이 새로운 중형 모델을 반기는 목소리 못지않게 그밖의 다양한 의견들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경쟁 메이커랄 수 있는 아우디팬들과 BMW 팬들과의 치열한, 혹은 유치한 댓글 전쟁은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제가 그 반응들 중에서 몇 가지로 분류되는 내용들을 좀 소개할까 합니다.



 Name : BMW에 V6엔진이라고? 말도 안돼!

(무슨 말인가 싶어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6기통이라면 전통적으로 BMW는 세로형 직렬 6기통 엔진을 쓰죠. 흔히들 실키식스라는 애칭으로도 부르는데 베엠베의 하나의 특징이랄 수 있겠죠. )


(이런 엔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335i에 V형 6기통이 쓰였다고, 이 사람은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제가 볼 땐 이전과 같은 엔진이라고 생각되는데 말이죠. 스펙이 단 1%도 다르지 않고 기존 모델과 동일하거든요. 다만, 기존 325i -역시 직렬 6기통-를 대처한 것으로 보이는 신형 328i가 디젤이 아닌 가솔린에 4기통 엔진이 실린 것이 변화라면 변화랄 수 있을 거 같네요. 하지만 마력은 트윈터보라 그런지 218마력 보다 더 높아진 245마력을 내게 됐다는군요.)


 Mix : "BMW는 똑같아" " BMW가 더 낫다" 맨날 이런 코멘트밖에는 없는 거야? 할 얘기
         가 그 거밖에 없어?


@Mix : 이보오 믹스양반. 뱅글시대 이전부터 BMW는 언제나 비슷했소이다. E39/E46이
          그렇고, E60/E90도 그렇소.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갖고 있는 메이커들은 다 그런
          얘기들 하는 겁니다.

(슬슬 불이 붙기 시작합니다. 뭐가 불이 붙느냐고요? 바로 아우디팬들과 BMW팬들과의 유치하고도 찬란한 쌈박질 말이죠.)


Belkenheid's Jupp : BMW가 뭐가 좋아? 아우디가 최고지!


BlaBla : 풋~ 아우디의 BMW, 메르세데스 표절은 유명하지 않나? 솔직히 아우디가 처음
           으로 한 게 뭐가 있어? 베엠베가 미니 내놓으니까 아우디가 뭘 내놨지? A1...

(본격적으로 치고받고 시작합니다. 사실 애들이라고 보고 싶은 유치뽕한 글들이죠. 그런데 왜 이런 글을 소개하느냐? 여기도 똑 같다는 거죠. 우리나라 댓글이나 독일이나 어디가나 이런 팬들끼리의 치기어린 댓글들은 존재합니다. 단지 우리와 다른 것이라면 성능에 대한 의문이나 반론은 많지 않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재미난 댓글 하나 소개할게요.)


EX Audifahrer 110 : 새로나온 3시리즈는 성공할 거야 다른 BMW들 처럼... 내가 BMW에
                          대해 안 좋은 얘기하는 아우디팬들을 위해 재미난 얘기하나 해줄게.
                          3명의 남자가 각각 아우디, 벤츠, 그리고 BMW를 샀어. 베엠베 오너
                          가 저녁에 아내를 데리고 차고로 갔지. 그리고 보닛을 열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어. "이 게 새로 산 BMW야 여보. 봐, 새 엔진이라고" 그
                          는 기뻐하며 아내와 샴페인을 마셨지. 메르세데스를 산 남자도 역시
                          BMW를 산 사내와 비슷한 얘기를 아내와 나눴어. 그런데 아우디를
                          산 남자는 좀 얘기가 달랐어. 아내를 차고로 부른 그 남자는  엔진
                          룸을 열고는 이렇게 말하는 거야. " 여보 이게 새로산 아우디야. 보
                          라구. 세아트에 들어 있는 그 엔진이 두 배나 비싼 값에 들어있어!"

(댓글을 올린이의 아이디가 '전 아우디 오너'인 것도 재미났습니다. 양산메이커 그룹이자 수퍼카, 프리미엄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VW 그룹이 보여주는 플랫폼 나눠쓰기는 사실 어떻게 보면 양산메이커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우디의 실력이 평가절하될 정도는 아니지않겠어요? )


-5teve- : BMW는 늘 그랬듯 앞으로도 쓰레기다. (허걱!) BMW 타는 사람들 봐라. 난 그
             들 무리에 결코 포함되고 싶지 않다. 난 12년 동안 아우디 오너로서 행복했다.
             예전 BMW도 타봤고, 3시리즈도 타봤지만 이젠 B를 고르는 실수는 다시 하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좀 비싼 VW을 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Optiker : 디자인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 이미 되돌릴 수도 없고 아쉽네.


Pieche : 도대체 호프마이스터킥은 어디간 거야?

(위에 언급된 내용들을 보면 구체적인 이유없이 그냥 속된 말로 '까기 위한' 글들이 아닌가 싶더군요. 예를 들어 마지막 사람이 얘기한 호프마이스터킥의 경우를 보도록 하죠.)


(호프마이스터킥은 표시한 곳이 독특하게 꺾이는 베엠베만의 디자인적 특징입니다. 그런데 이게 사라졌다는 거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이전 모델과 비교해봤는데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요? 사실 이 독특한 디자인은 3시리즈 보다는 5시리즈, 그것도 옛날 모델로 갈수록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1세대 5시리즈 모습인데요. 아주 간명하게 표현이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독일사람들이 자동차에 대해 잘 알고 수준들이 높다고 해도 엉터리들 역시 그만큼 많다는 거...아시겠죠?)


Gregor.Voelz : BMW, AUDI 디자이너들은 아이디어가 없다. 큰 틀에서 작은 것들만 그저
                    건드려댈 뿐 우아하지도, 스타일리쉬하지도 않다. 난 최근에 BMW에서
                    인시그니아로 차를 바꿨다. 디자인, 테크닉, 가격 모든 면에서 만족한다.
                    난 사람들에게 다시 묻고 싶다. 왜 비싼 베엠베 아우디를 사는가?

(아우디와 BMW의 치열한 공방 속에서 가끔씩 이런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추천이 꽤 많았죠. 독일도 역시 프리미엄의 가격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이번에도 확인할 수 있었네요.)


 lieberxjr : 기아 현대 마쯔다에게 BMW 엠블럼 붙여도 좋아라 할 X들이 많구나.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가 내놓는 디자인은 이제 평균 이하다. 솔직히 디자인만 놓
              고 보면 오펠이나 재규어 보다 못하다.
(추천이 꽤 많은 댓글이었습니다.)


Feray : 나도 이번 디자인에 대해선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쪽이다. 앞부분의 경우는 선뜻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163마력(320d 이피션트다이나믹스 모델인듯)의 경우 대
          략 35,000유로에서 시작되는데, 옵션 몇가지 더하고 이런 저런 비용 더하면 약
          10,000유로 정도가 더 들것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런 가
          격으로 차를 내놓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1시리즈나 VW도 30,000유로가 넘는 모
          델들이 있지 않는가? 나같은 일반인들에게는 너무 부담되는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지금 가격들에서 대략 15% 정도의 디스카운트가 있어야 한다.

(가격이 기존 모델에 비해 100만 원 이상이 올랐다죠. 이런 가격에 대한 얘기도 자주 보였는데요. 물론 기본 옵션이 추가됐고, 재질도 더 좋은 것을 쓰고, 엔진에서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였기 때문에 인상을 주장할 수 있을 겁니다. 어차피 자동차 산업 자체가 핸드폰이나 컴퓨터와는 다른 구조를 갖고 있으니까 가격 인상 주장의 일면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가격을 되려 내리기까지 합니다. 무조건 새모델이기에 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반쪽짜리임을 말하는 몇 가지 근거 중 하나죠. 이번 가격 상승폭은 기존의 독일차들이 신모델 내놓으며 구형에 비해 올린 가격폭에 비하면 조금 더 컸던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쉽기도 합니다. 레드오션시장에서 가격의 결정은 공급자의 결정권이 아니란 생각이 드네요.)


Vem9 : 렉서스 오너분들께...
          렉서스 타는 사람들은 독일 자동차에 나쁜 의견달 이유가 없어 보는데? BMW가
          당신들에게 욕먹을 정도의 차는 아니잖아? 

(몇몇 렉서스 오너들이 댓글을 달았고, 이에 대한 BMW 팬들의 반론이 제법 있었습니다. 이런 지리한 논쟁을 보던 한 사람이 이런 글을 남긴 것으로 보여지네요.)


 Markterfolg : 지루하다고? (누군가에게 하는 말임) 5시리즈가 1분기 전 세계적으로 
                  85,423대가 팔렸어. 니가 지루하게 보든 어쨌든 잘 팔리고 있다는 거야.
                  반면에 아우디 A6은 어때? 같은 기간 동안 49,669대 밖에 안 팔렸다고. 이
                  정도면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나?

(추천이 많았던 글이죠. A4와 3시리즈 자료를 내놓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어쨌든 자료 드리미는 것은 독일에서도 먹히는군요.)


iPcress : A니 B니 하며 서로 욕하고 싸우는 수준들이 참 알만 하다. 솔직히 잘 알지도 못
             하면서 말들만 많아가지고 말야. 니들이 살 수도 없을 뿐더러, 이 자동차에 비
             해 너희들은 아이큐마저 낮아 보인다. 그만들 좀 하시지!


Sascha Pckter : 휴~ 더 이상 이 곳에서 BMW에 대한 이야기를 못 듣겠다. 왜 여기서는
                      논리적, 이성적 대화가 불가능한 것이지? 결국 우리는 쇳덩이에 대해 이
                      야기하는 것이다. 좋은 차에 대해 즐거워할 수도 있고 그런 거 아닌가?
                      세상에 최고의 차는 없다. 모든 차엔 단점이 다 있고, 장점이 있는 거야.
                      서로 못잡아 먹어 안 달인 이런 글들은 읽을 가치도 없어 보인다.

(하도 싸워들 대니까 이렇게 양쪽 모두 비난하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갔습니다. 워낙에 BMW와 아우디 팬들이 많고 극명하게 갈리는 분위기라 그런데요. A6 나왔을 땐 역시 BMW 팬들이 달려들어 싸움을 걸기도 했습니다. 이제 A4 신형 나오면 다시 한 번 이런 분위기가 재현될 것으로 보여지네요. 뜨거운 열기는 좋지만 워낙에 아우디팬, 베엠베팬이 많고 극성이라 쉽사리 이런 분위기가 잦아들기는 어려울 거 같군요.)


Mike21 : 1시리즈 플랫폼을 빌려오고, 5시리즈 디자인을 가져왔나? 이번에 액티브 하이
            브리드를 적용했는데, X6과 7시리즈 하이브리드가 어떤 재앙을 맞았는지 알면
            서 또 하이브리드 타령을 하는 거야?


(스펙은 상당히 좋은데 정말로 BMW 하이브리드는 가능성이 없는 것일까요? 판매결과가 말해주겠죠? 어쨌든 심리적 저항감을 어떻게 줄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Verix : 어쨌든 난 어제 텔레비젼을 통해 생중계로 봤어. (뮌헨 분인 듯) 이제 나의 오래된
         차를 BMW 딜러에게 넘기고 이 녀석을 살 거야.


수 많은 댓글들 중에 몇 가지만 추려 올려봤습니다. 팬들이 많은 메이커의 대표적 중형 모델이 새로나왔습니다. 당연히 많은 반응이 나올 수밖에요... 3시리즈와 관련해 독일 언론이나 여론은 당분간 지금처럼 뜨거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맘에 듭니다. 많이 기대를 했기 때문에 조금 아쉬움도 있구요. 만약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저는 M 스포츠 패키지를 고르겠습니다.


이유는 저 스티어링 휠 때문이죠! 정말 탐나지 않습니까?... 

아참 그리고 한가지 새로운 소식. 가솔린의 경우 335와 328 두 종류가 먼저 출시된다고 했는데요. 이 보다 더 낮은 급의 316i도 내년에 출시된다고 하니까 가솔린 구매 계획이 있는 분들 중 가격이 부담된다면 이 걸 노려보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 이제 내년 초가 되면 3시리즈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됩니다. 얼마나 많은 고객들의 지갑을 열게 할까요? 3시리즈가 이번에도 시장을 압도할 수 있을까요? 과연 5시리즈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수 많은 물음들 속에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