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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독일, 좁은 도로변 주차문제 어떻게 해결할까?

아우토반의 넓직한 도로를 내달리고, 숲이 우거지고 한적한 외곽도로를 달릴 수 있는 독일이라도 역시 유럽은 유럽인지라 도심은 좁고 굴곡진 길이 많아 대체적으로 복잡한 느낌을 줍니다. 물론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막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밀리는 일은 극히 적은 편이죠.

그런데 이런 도심에서의 문제라고 한다면 역시 주차를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서울과 비교하면 프랑크푸르트 같은 곳은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규모면에서 작은 도십니다. 대로변을 벗어나면 대부분의 길은 편도 1차선으로 되어 있는데요. 이렇게 좁다 보니 길거리 주차의 경우 따로 공간을 만들지 않는다면 차량 통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일사람들은 이런 좁은 길의 주차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할까요?

사실 이와 관련해 찍어놓은 사진들이 외장하드에 좀 담겨 있는데, 그만 이게 고장이 나는 바람에 현재 그 사진들을 활용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되는 대로 가지고 있는 사진 몇 장 함께 올려 설명드릴까 합니다.





우선은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시에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는 일입니다.  프랑크푸르트의 주차장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없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물론 백화점이 운영하는 주차타워나 음식점에 딸린 무료 주차장은 있지만 돈을 내고 사용하는 일반적 주차장은 개인 소유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리고 위 사진에서 보시듯, 시내중심 공영주차장의 현재 상황을 알려주는 상황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요 사진은 과거에 제가 올렸던 것인데요. 숫자는 주차 가능한 차량 수를 나타내고 , 붉은 표시로 되어 있는 곳은 '만차'를 뜻하고 있으니 혹시 이 곳에서 운전을 할 분들은 참고하십시오.





이 곳은 프랑크푸르트에서 3~4킬로미터 떨어진 인접도시의 좁은 도로 모습입니다. 얼핏 보면 이면도로 처럼 중앙선이 안 보여서 제 멋대로 다니는 곳이 아닌가 싶겠지만 좌측에 달려오는 차들이 있는 멀쩡한 일반도로입니다. 다만 중앙선이 그려져 있지 않아 헛갈려 할 수 있지만 분명 진입과 방향 등이 엄밀한 편도 1차선 차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좁은 길 좌우로 차들이 주차되어 있죠? 청계천 주변 등에서도 이런 주차형태를 하고 있는데, 도로와 인도 사이에 요철 형태의 주차 공간을 만들어 그 곳에 차를 쏙 집어 넣으면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유모차 밀고 지나갈 수 있는 정도의 인도폭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차선과 주차공간의 여백도 적어 자칫 사이드미러 퍽~!하고 치고 지나갈 수 있어 조금 조심스럽게 운전을 해야 하지만 이런 곳의 제한속도가 30km/h로 엄격히 정해져 있어 생각만큼 사고가 많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조금 공간이 여유로운 곳은 45도 정도의 사각주차를 통해 좀 더 편안한 주정차가 가능케 해놓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방법인데 우선 위 사진을 보시죠. 한국식으로 말하면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을 알리고 있는데 P자 표시 밑에 차가 갸우뚱하게 서 있는 게 보이시죠? 어느 정도 예상이 되실 텐데, 일명 '개구리주차'를 하는 곳임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나가다 급하게 찍느라 제대로 보여드리지 못하는데, 매우 좁은 도로입니다. 그래서 지금 주차되어 있는 차들은 도로와 인도를 절반씩 물고 일렬로 서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 것은 독일의 도로와 인도를 구분짓는 인도턱이 매우 낮기 때문인데요.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독일 전역이 인도와 차도의 높이 차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곳곳에 개구리식 주차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우리나라의 도로와 인도 풍경과는 좀 다르다 할 수 있겠군요.

물론 불법주차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이를 단속하는 주차단속 요원들의 맹활약(?)도 눈부십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가급적 규칙을 잘 지키려 노력을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강한 법률적 제재 등이 따르기 때문에  좁고 구불구불하며, 자칫 복잡해 보이는 도심의 도로 상황이 의외로 잘 정돈되어 있는 것입니다. 좁지만 콜레스테롤 없는 혈관타고 잘 흐르는 피같다고 해야 할까요?



인상적인 장면이 있어 하나 더 올려봅니다. 좁은 길, 틈도 없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는 공간 한 쪽이 툭 터져 있기에 왜 그런가 싶어 봤더니 이렇게 장애인 주차공간이 표시되어 있더군요. 오며가며 지켜봤지만 저 곳만은 계속 비어 있었습니다. 괜히 제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관공서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 조차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우리의 어떤 광경과 자꾸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