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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횡단보도를 왜 뛰어서 건너야만 하는 걸까?


제가 한국에 들어올 때 마다 운전문화나 습관 등과 관련된 포스트을 하나씩은 남기게 되는데요. 오늘은 중간점검(?) 차원에서 짧지만 간곡히 부탁하는 글을 하나 올릴까 합니다.

올 초(1월)에 느꼈던 점 중에 하나가 경적음 울리는 횟수가 과거 보다 많이 줄었다는 것입니다.  차량이 많은 서울 한 복판의 복잡한 도로에서도 조차도 어지간하면 신경질적인 클락션 소리가 잘 안 들려 무척 반가왔죠. 요 며칠 다시 한국에 들어와 도로를 지켜보면서 그 때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우리나라 운전자들께서 클락션 사용이 과거에 비해 덜해졌구나 싶어 반가왔었는데요. 문제는 횡단보도 앞에서의 운전은 여전히 위험스럽고 불친절하다는 것입니다.


어머니와 함께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이용할 때 일인데요. 그 몇 미터 되지도 않는 차도를 건너기 위해 몇 대의 자동차를  보내야했는지 모릅니다. 저 혼자였다면 그냥 모른 척하고 발을 떼었겠지만 어머니와 함께인지라 아무래도 주변을 살필 수 밖에 없었죠. 분명히 우리는 도로를 횡단하겠다는 의지(?)를 아주 분명히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음에도 자동차들은 뭐가 그리 급박한 일들이 있는지 자신들 지나간 뒤에 건너라는 듯 멈춰주는 차가 없었습니다. 결국 십여 대 가까운 차들을 보내고 난 후, 차가 없음을 확인한 저는 어머니를 모시고 뛰듯 횡단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그 횡단보도만의 상황은 아니더군요. 아무리 봐도 차 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분위기의 도로에서 조차  커다란 SUV는 보행자들을 무시한 채 지나갔으며, 오토바이 한 대는 건너는 사람들 사이를 곡예하 듯 지그재그 빠져 나갑니다. 가장 화딱지 났던 것은, 걸음이 늦은 어느 노인분이 빨리 건너지 않는다고 인상을 찌푸리고 앉아 있던 화물차 기사분이었습니다. 이게 정말 우리의 모습인가 싶어 속이 많이 상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어느 틈엔가 쫓기듯 뛰며 횡단보도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부탁 좀 드립시다. 

일단 정지까지는 바라지 않겠습니다. 제발 감속 운전이라도 하셔서 보행자들에 대한 배려를 보여주십시오.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탓에 그러려니 하고들 계신지 모르겠지만, 좋은 운전습관과 자세를 통해 쾌적하고 안전한 도로를 만들어 나가보자는 작은 책임감을 갖고 노력했음 합니다. 시민의식 어쩌구저쩌구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횡단보도를 위태롭게 건너는 이들 속에 내 가족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조금만...조금만 더 보행자에 대한 배려를 해주십시오.


하나만 덧붙이자면,

어제 영풍문고 앞에서 누굴 만날 약속이 있어 잠시 사거리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 7시 쯤이었으니 붐빌시간이었죠. 영풍문고 입구쪽에서 롯데백화점 가는 길과 동아일보쪽으로 가는 청계천 곁길이 맞물리는 곳이었는데요. 정말 꼬리물기가 심각하더군요. 사거리에서 주행이 원활하지 않으면 앞에 횡단 보도의 공간 혹은 가로질러가는 차량들이 주행할 수 있도록 비워둔 채 멈춰 있어야 하는 것이 기본임을 알고 계시면서도 앞차 뒤 꽁무니에 범퍼를 바싹 가져다 대더군요. 


이런 꼬리물기의 나쁜운전(?)으로 인해 녹색신호를 받고서도 가로질러가야 하는 자동차들은 진행을 하지 못한 채 뒤섞여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은 제가 10여 분 이상 지켜보는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이거 몰라서 그러는 것일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고쳐지지 않는 것일까요? 적어도 스케치북다이어리 찾아주시는 여러분들만이라도 모범을 보여주십시오. 그리고 주변분들과도 이런 대화들 자주 나누셔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주십시오. 


너무 도로교통안전공단 관계자 같은 내용이었나요?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도로의 환경이 바뀌는 것은 나의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을 위해 더 없이 중요한 일입니다. 저도 '좋은운전'을 위해 더 노력할 테니 여러분도 힘써주십시오. 그래서, 횡단보도에서 기분좋은 횡단을 했노라! 즐겁게 포스팅할 수 있는 날을 빨리 맞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