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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당신은 정말 괜찮은 운전을 하고 계십니까?


어우! 포스팅하려 책상에 앉아 텔레비젼을 켰는데 바이에른과 함부르크의 경기를 해주더군요. 컵대회인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이거 왠일입니까? 중간부터 봤는데 손흥민이 멋진 패스를 잘 받아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는군요. 그런데 하이라이트 보니까 첫 번째 골도 손흥민이 넣었지 뭡니까?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환호성을 꺄악~~~하고 지르고 말았습니다.  임마누엘 노이어 아주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네요. 우하하하! 카메라는 온통 손흥민만 잡고 있습니다. 아~ 기분이 정말 좋군요.

이렇게 좋은 기분으로 포스팅을 하려고 하는데, 오늘 내용은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은 내용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아는 사람들끼리 '어떻게 운전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라는 주제로 대화를 제법 길게 나눈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블로그에 운전문화와 관련해 가끔 포스팅을 하곤 하는데요. 오늘은 그 날 대화 속에서 모여진 의견들을 종합해 '정말 좋은 운전자가 되는 비법' 에 대해 알려드릴까 합니다.

사실 비법이라고 했지만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당연한 것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나는 지금 언급된 내용들 중에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한 번 돌아보는 기회가 됐음 좋겠습니다.




1 클락션 없이 운전하기

신호대기를 하고 있다 파란불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앞차가 출발을 안 하네요? 당신은 잠시 기다리는 편이십니까, 아니면 바로 클락션에 손이 가시나요? 옆 차선에서 주행 중 갑자기 차가 끼어듭니다. "아니 운전을 발로 하는 거야?" 라며 소리지릅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는지 클락션을 빵빵~~~하고 아주 신경질 적으로 누릅니다. 혹시 당신의 모습은 아닌지.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경적음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엔 없다 생각하고 운전하시는 게 좋습니다. 좀 답답하고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습관이 되면 여유가 생기고, 그런 여유는 안전한 운전, 쾌적한 운전으로 이끌어 갈 것입니다. 




2 횡단보도 앞에서 잠시 멈춰주기

많은 부분에서 좋아졌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볼 때 가장 개선이 시급하고 위험해 보이는 것이 바로 횡단보도 앞에서 일단 멈춤을 하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냥 지나가는 자동차들의 모습입니다. 사람이 보이면 무조건 서고 보는 독일에서의 몸에 밴 습관 때문에, 운전자일 때나 횡단을 하게 될 경우 모두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는데 비해 한국에서는 자동차가 있나 없나를 확인하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야 하는 게 늘 아쉬움으로 와닿는 것이죠. 

제발 여러분, 횡단보도가 보이면 무조건 감속하시고 주변을 꼭 살피는 습관을 몸에 붙이십시오. 그것이 나와 남 모두가 안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알고는 있는데 그게 잘 안된다. 뒤차가 빵빵거려 눈치가 보인다. 이런 것은 핑계일 뿐이랍니다.




3 깜빡이 제대로 켜고 운전하기

깜빡이 많이 켠다고 돈 더 드는 거 아니죠. 말 그대로 습관이 안돼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차선을 바꿀 때, 좌회전과 우회전을 할 때, 미리미리 깜빡이를 켜는 건 어떨까요? 그런데 깜빡이를 멀쩡히 켜고 충분히 차선을 바꿀 것이라 표시를 했음에도 뭐가 그리 급한지 가속페달 밟으며 공간을 안 주는 운전자분들 계시죠? 옆 차가 끼어들어 내가 신호에라도 걸리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조금 후 내가 그 끼어드는 차량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시고  여유운전, 양보운전해주십시오. 깜빡이 켠 차에 양보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멋져 보인답니다.




4 음주운전은 미친 짓

얼마 전에도 술마시고 운전하던 분이 사람을 치어 사망케하는 사건을 뉴스를 통해 접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유럽의 몇몇 나라들은 아예 음주단속 수치가 0.0%인 곳들이 있습니다. 술 한 잔이라도 걸치면 운전을 해서는 안된다는 강력한 의지인 것인데요. 한국은 그나마 대리운전이라도 있죠. 유럽은 그런 것도 없습니다. 얼마나 부러운지 모릅니다. 그러니, 짧은 거리니까 괜찮겠지. 난 술이 쎄서 말야... 등을 믿고 술에 운전대를 맡기는 일은 절대 없길 바라겠습니다.




5. 교통표지판은 간판?

교통표지판은 광고판, 간판이 아닙니다. 당신이 이 도로에서 최적의 상태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인 것입니다. 나의 질주 본능을 막는 거침돌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효율적인 시스템이라 믿는 마음을 가지십시오. 독일에서 운전하다 보면, 조금 가다 시속 30km 구간 나오고, 그러다 50km, 그리고 다시 70km, 잠시 무제한 구간이 나오는가 싶더니 다시 시속 50 구간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무수히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도로가 한가해도 이 표지판 대로 운전하는 독일 사람들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참 고지식하다고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요. 지금은 이게 얼마나 편한 것인지 생생히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교통표지판 잘 지키는 건 좀스런 운전이 아니냐 라고 목소리 높이는 분이 계시면 그냥 웃고 넘기십시오. 당신은 아주 잘하고 계시는 겁니다.




6 정지선 잘 지키기

옛날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생각이 나네요. 차량 정지선을 잘 지키는 양심운전자를 찾는 그런 프로였죠. 그 때 그걸 보며 참 안 지킨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은 어떻습니까?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께서는 잘 지키고 계신가요? 괜한 브레이크 너무 믿지 마시고 노란불 들어오면 넉넉하게 감속하시며 정지선 잘 지키는 운전자 되셨음 좋겠습니다.




7 급출발은 나의 자랑?

정지선 한참 넘어서 정지한 것도 모자라 노란불 켜지기가 무섭게 부아앙~하며 토크빨 자랑하는 분들, 자중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자동차의 수명은 물론 주변 차량과 보행자들에게 민폐일 뿐입니다. 급출발 안하는 것이 돈버는 일이라고 한다면 좀 신경을 쓰시려나요? 남들 보다 먼저 출발했다고 자랑할 일 아니니 그냥 타이어 피곤하게 하지 마시고 여유롭게 출발하셨음 좋겠습니다.




8 운전에만 집중하기

가끔씩 보면 무좀 양말 차창으로 내놓고 운전하는 신기에 가까운 운전자들을 보게 됩니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tv를 보며 핸드폰 통화까지 하는 신통방통한 운전자도 계시죠. 장거리가 됐든 짧은 거리가 됐든, 운전자는 자신과 동승자의 안전을 위해 항상 자신이 주행하는 차량과 도로의 상황을 살피며 집중하는 운전 자세가 필요합니다. '나는 운전 잘해서 지금까지 아무 탈도 없는데 뭘~' 이런 생각은 한 순간의 실수 앞에 부끄러운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자동차 핸들을 쥔 분은,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해주십시오.


이 외에도 여러가지 내용이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위의 경우들만이라도 잘 지키고 운전을 한다면 당신은 대한민국에서 최고로 멋진 운전자가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운전은 일종의 습관이 모여 만들어진다 봅니다. 처음부터 나쁜 습관을 갖게 되면 나중에 고치기도 힘들어지죠. 부디 8가지 모두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내 것으로 만들어, 모두가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셨음 좋겠습니다. (야호 손흥민 팀이 2:1로 바이에른 뮌헨을 꺾었네요. 컵대회인데 60분 경기였군요. 여튼 뽀글뽀글 파마머리의 흥민 손의 활약을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