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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상반기, 독일에서 현대 기아 쌍용차 얼마나 팔렸나

독일은 한국산 자동차엔 유럽 시장을 위한 일종의 전진기지기 같은 곳입니다. 현대자동차의 유럽 법인, 기아자동차의 유럽 법인이 모두 독일 프랑크푸르트 안팎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그렇다 보니 기아 디자인센터, 그룹 기술연구소, 부품회사인 모비스, 그리고 모터스포츠센터 등이 몽땅 다 독일에 모여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바로 옆에 위치한 기아 법인 / 사진=기아


이런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자동차가 많이 팔리는 곳으로, 2017년 상반기에만 1,787,026대가 팔려나갔습니다. 뒤를 이어 수년째 자동차 성장세가 무서운 영국에서 약 140만 대 팔렸습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EU 28개국, 그리고 유럽 자유무역 연합(EFTA)에 속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을 포함 총 32개국 기준으로 현대는 신차 270,921대(전년 동기 대비 3.6% 성장), 기아는 251,472대(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가 판매됐습니다.


아쉽게도 공개된 자료에는 쌍용차 결과는 없었는데 판매량이 많지 않아서 기타로 분류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유럽 전체 성장률이 4.4%였으니까 현대는 평균 이하, 기아는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독일에서는 어땠을까요? 올 상반기 독일 신차 판매 결과를 통해 한국 차 성적도 함께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독일연방자동차청)

독일 2017년 상반기 신차 총 판매량 

1,787,026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


판매량 상위 10개 브랜드

1위 : 폴크스바겐 (332,876대, 점유율 18.6%, 작년 동기 대비 3.8% 감소)

2위 : 메르세데스 (167,208대, 점유율 9.4%, 작년 동기 대비 6.6% 증가)

3위 : 아우디 (154,485대, 점유율 8.6%, 작년 동기 대비 3.1% 감소)

4위 : BMW (131,408대, 점유율 7.4%, 작년 동기 대비 2.8% 감소)

5위 : 포드 (128,381대, 점유율 7.2%, 작년 동기 대비 4.3% 증가)

6위 : 오펠 (127,626대, 점유율 7.1%, 작년 동기 대비 0.7% 감소)

7위 : 스코다 (98,837대, 점유율 5.5%, 작년 동기 대비 2.4% 증가)

8위 : 르노 (70,706대, 점유율 4.0%, 작년 동기 대비 16.2% 증가)

9위 : 현대 (53,175대, 점유율 3.0%, 작년 동기 대비 0.5% 증가)

10위 : 세아트 (52,785대, 점유율 3.0%, 작년 동기 대비 11.3%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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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위 : 기아 (31,158대, 점유율 1.9%, 작년 동기 대비 3.7% 증가)

33위 : 쌍용 (1,686대, 점유율 0.1%, 작년 동기 대비 3.8% 감소)

폴크스바겐이 역시 2위 벤츠의 두 배 차이로 1위를 차지했네요. 폴크스바겐의 감소세가 이전 6개월에 비하면 조금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독일 내 평균 성장세를 밑돌고 있었습니다. BMW 역시 감소세가 이어졌는데 자칫 포드에게 4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어 보입니다. 


현대와 기아의 독일 내 상반기 판매율 차이는 2만 2천 대 수준이었는데 크진 않지만 계속해서 기아가 간격을 좁히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 전체에 비하면 여전히 독일에서 기아는 현대에 밀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현대의 경우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세아트가 당장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기본적으로 세아트 특성이 디자인은 별로였지만 운전 재미와 저렴한 가격 등으로 버텼다면, 최근에 세아트는 아우디의 스타일을 등에 업고 (실제 아우디 그룹 내에 속해 있음)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현대와 세아트의 독일 내 위치가 바뀔 수도 있어 보입니다. 쌍용은 티볼리로 승부를 보고 있습니다만 판매망 등의 부족과 상대적 홍보 부족 등, 여전히 만만치 않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 등이 경쟁을 해야 할 소형 SUV 아로나. 복병으로 꼽힌다 / 사진=세아트


전반기 판매량 상위 20개 모델 

1위 : 폴크스바겐 골프 (113,998대)

2위 : 폴크스바겐 폴로 (40,105대)

3위 : 폴크스바겐 티구안 (37,013대)

4위 : 폴크스바겐 파사트 (37,012대)

5위 : 메르세데스 C 클래스 (36,362대)

6위 : 오펠 아스트라 (32,668대)

7위 : 아우디 A4 (31,307대)

8위 : 스코다 옥타비아 (29,513대)

9위 : 오펠 코르사 (27,302대)

10위 : 폴크스바겐 투어란 (27,121대)

11위 : 아우디 A3 (26,773대)

12위 : 스코다 파비아 (26,291대)

13위 : 메르세데스 E 클래스 (25,481대)

14위 : 포드 포커스 (23,463대)

15위 : 미니 (23,453대)

16위 : 세아트 레온 (23,002대)

17위 : 포드 피에스타 (22,268대)

18위 : BMW 3시리즈 (21,726대)

19위 : BMW 2시리즈 (21,529대)

20위 : BMW 1시리즈 (21,445대)

독일에서 골프는 판매량에서 넘어설 수 없는 위치에 있다. 유럽에서 폴크스바겐 그룹이 월등한 판매량을 기록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역시 골프이다 / 사진=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 4총사가 1위부터 4위까지 차지했습니다. 티구안과 파사트는 1대 차이로 순위가 갈렸는데요. 아테온이 본격 판매가 시작되면서 월 1천 대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합니다. 참고로 골프가 상반기 11만 대가 넘게 독일에서 팔리는 동안 제타는 57대 판매된 것이 전부였습니다.


준중형이 상위 20개 모델 안에 7개가 들어 있고, 다음으로 소형이 5개 모델, 중형급 모델이 4개, 미니밴이 2개 모델, SUV와 준대형(E세그먼트)이 각각 1개씩 들어 있었습니다. E 클래스 경쟁 모델인 A6 (21위)와 5시리즈 (26위)는 2천 대 이상의 판매량 차이를 보였습니다. 


연령대 분포 및 색상

궁금해서 연령대별로 차량 구매 비중이 어떤지 한번 확인해 봤는데요. 10 후반부터 20대는 8.9%, 30대는 13.0%, 40대가 21.7%, 그리고 50대가 가장 많은 29.5%를 차지했습니다. 또 60대도 18.1%의 비중이었고 70대 이상도 8.7%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색상은 은빛 화살의 후예들답게 은색과 회색이 509,207대가 팔려 1위를 차지했고 검정이 461,162대로 2위였습니다. 흰색도 늘어났는데 총 366,284대로 3위였고, 177,453대의 파란색, 그리고 57,566의 갈색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사진=다임러


현대차 독일 상반기 모델별 판매량

1위 : 투산 (11,483대)

2위 : i10 (11,210대)

3위 : i30 (11,143대)

4위 : i20 (10,727대)

5위 : iX20 (3,142대)

6위 : i40 (2,097대)

7위 : 싼타페 (1,583대)

8위 : 아이오닉 (1,171대, 하이브리드 : 836대, 전기차 : 334대)

9위 : 스타렉스 (수출명 H-1, 501대)

10위 : 벨로스터 (77대)

11위 : 기타 (41대)


총 : 53,175대

현대 경차 i10 / 사진=현대자동차


투산과 i10, i30, i20 등이 비슷하게 팔렸습니다. 간격이 촘촘해서 언제라도 모델별 순위는 바뀔 수 있을 듯하네요. i30의 경우 다른 유럽에서 팔리는 것보다 더 많은 비중으로 독일에서 선택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아이오닉 전기차도 비교적 선전을 하고 있는데요. 현대는 현재 i30가 유럽에서 주력 모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i30의 고성능 버전인 i30 N을 공개했고 바로 이어 i30 패스트백 모델도 소개했습니다.

i30 패스트백 / 사진=현대자동차


i30 N의 경우 GTI 등과 경쟁할 모델이긴 한데 패스트백은 정확한 타깃이나 경쟁 모델을 무엇이라고 해야 할지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쨌든 기본 해치백에 왜건형, 고성능과 다시 패스트백까지, 상당히 다양한 구성을 통해 유럽 준중형 시장에서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데요. 


여기에 소형 SUV 코나, 그리고 제네시스 G70 등이 유럽에서 판매를 이어가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특히 G70은 G80과는 다른, 좀 더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역시 SUV의 인기가 높다 보니 투산이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기아차 독일 내 상반기 모델별 판매량

1위 : 스포티지 (7,661대)

2위 : 씨드 (5,462대)

3위 : 모닝 (수출명 피칸토, 4,777대)

4위 : 프라이드 (수출명 리오, 3,924대)

5위 : 벤가 (2,111대)

6위 : 니로 (1,897대)

7위 : 쏘울 (1,726대)

8위 : 쏘렌토 (1,653대)

9위 : K5 (수출명 옵티마, 1,054대)

10위 : 카렌스 (863대)

11위 : 기타 (30대)


총 : 31,158대

씨드 왜건 / 사진=기아자동차


기아 역시 씨드가 현대의 i30처럼 주력입니다만 역시 스포티지가 가장 앞에서 달려가고 있습니다. 유럽 전체로 봐도 스포티지 판매량이 다른 기아 모델들과 차이가 좀 있습니다. 또 니로 역시 판매 성적이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K5는 동급 대비해서 큰 차체 등이 유럽인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처음에 안 팔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도 개인적으로는 선방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역시 스팅어와 스토닉 등의 투입이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도 큰 관심거리 중 하나입니다.

쌍용차 독일 내 상반기 모델별 판매량

1위 : 티볼리 (631대)

2위 : 렉스턴 (535대)

3위 : 코란도 (440대)

4위 : 로디우스 (179대)

5위 : 기타 (1대)


총 : 1,686대

렉스턴 / 사진=쌍용자동차


티볼리가 없었다면 어땠을지, 아찔합니다. 하지만 렉스턴과 로디우스 등의 판매량 비중이 높았는데요. 렉스턴 판매량은 분석을 해보고 싶을 정도로 의외였습니다. 거의 광고도 없이 그저 입소문, 현장에서의 영업 등으로 얻은 결과라는 것을 생각하면 대단하기까지 합니다. 반대로 보면 티볼리의 성장세가 더 필요한 시점으로 보이는데, 얼마나 열악한 판매조건을 뚫고 성장을 이어갈지 궁금합니다.


최근에는 부분 변경된 코란도에 대한 독일 언로들의 시승기가 많이 보였습니다. SUV 전문 브랜드로 유럽에서 인정받을 수 있기 위해 쌍용의 노력과 투자가 더 있기를 바랍니다. 전체적으로 현대와 기아의 경우 시장 점유율 자체에 큰 변화나 성장 가능성을 읽기가 현재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수년째 정체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분명 과거에 비해 모델별 상품성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브랜드 가치가 디자인과 성능, 그리고 품질의 성장만큼 올라왔는지는 의문인데요. 이 부분을 어떻게 개선해갈 것인지, 고민은 거기에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