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이었죠. 독일 연방환경청(Umweltbundesamt)이 유로5와 유로6에 해당하는 자동차 수십 대를 테스트한 결과를 발표했고 그 소식을 4월 말쯤 여러분께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실제 도로를 달릴 때 자동차가 얼마나 질소산화물(NOx)을 내뿜는지 확인했더니 너무 기준치를 많이 넘어섰다는 내용이었고, 거기까지만 큰 틀에서 공개가 됐었는데요.
그런데 5월 말,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은 당시 독일 환경청이 테스트한 차량 중 유독 많은 질소산화물을 배출한 차들이라며 그 명단을 공개해버렸(?)습니다. 디젤 게이트가 터진 2015년 전후로 관련한 소식을 정말 여러 차례 전달해드렸기 때문에 이쯤 되면 별 느낌도 없고 그럴 줄 알았는데 매번 그 심각성이 새롭게 다가오네요.
긴말 필요 없이 지난 테스트에서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한 12 종의 자동차가 어떤 것들인지 바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유로5 모델의 경우는 총 27대, 유로6 모델은 25개가 실험에 참여됐고, 9월부터 유럽에서 실시되는 실제도로 주행 테스트(RDE)를 통해 나온 결과임을 한 번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슈피겔이 공개한 차들, 뭐였는지 볼까요?
<유로5 모델>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 : 180mg/km, 테스트 평균 배출량 : 906mg/km)
피아트 Doblo 1.6 Multijet (2010년 판매 모델)
사진=피아트
질소산화물 테스트 배출량 : 1483mg/km
기아 1.7 CRDi ISG (2012년 판매 모델)
사진=기아
테스트 배출량 : 1383mg/km
메르세데스 C 220 CDI T모델 (2010년 판매 모델)
사진=다임러
테스트 배출량 : 990mg/km
폴크스바겐 파사트 2.0 TDI BMT (2009년 판매 모델)
사진=폴크스바겐
테스트 배출량 : 965mg/km
스코다 옥타비아 왜건 1.6 TDI Greenline (2009년 판매 모델)
사진=스코다
테스트 배출량 : 913mg/km
BMW 118d (2009년 판매 모델)
사진=BMW
테스트 배출량 : 908mg/km
<유로6 모델들>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 : 80mg/km, 테스트 평균 배출량 : 507mg/km)
르노 그랑세닉 1.6 dCi130 (2013년 판매 모델)
사진=르노
테스트 배출량 : 937mg/km
마쯔다 CX-5 D LP 4WD (2012년 판매 모델)
사진=마쯔다
테스트 배출량 : 498mg/km
포르쉐 마칸 S 디젤 (2015년 판매 모델)
사진=포르쉐
테스트 배출량 : 482mg/km
푸조 508 SW BlueHDi 120 FAP STOP und START (2016년 판매 모델)
사진=푸조
테스트 배출량 : 469mg/km
메르세데스 A 220 CDI (2014년 판매 모델)
사진=다임러
테스트 배출량 : 441mg/km
BMW X3 xDrive 20d (2014년 판매 모델)
사진=BMW
테스트 배출량 : 383mg/km
최근 EU는 배출가스와 관련해 관리감독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래저래 앞으로 나올 모델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질소산화물 배출은 없을 겁니다. 결국 규제를 통해서만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부분은 참 아쉽네요.
현재 독일 정부는 이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몇몇 제조사에 대한 배출가스 조사를 심도 있게 하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 르노, 피아트크라이슬러, 푸조가 그 대상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독일 검찰은 다임러 본사는 물론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 등에 대한 조사를 했고, 거기에 피아트에 대한 의혹(거의 확신)의 시선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프랑스 정부도 마찬가지로 복수의 자동차 제조사에 대한 배기가스 의혹을 조사 중입니다. 미국에서도 GM 계열의 디젤차 소유주 두 명이 조작이 있다면 제조사와 부품사인 보쉬 등을 상대로 소송에 들어간 상태죠. 디젤 게이트는 일단락됐지만 디젤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가솔린 직분사 엔진, 그리고 이동수단 자체가 일으키는 분진(미세먼지)이나 질소산화물 배출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분석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디젤은 물론 내연기관이 극심하게 위축될 거라 보기도 하고 또 다른 곳에서는 그럼에도 디젤은 개선을 통해 생명력을 비교적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합니다. 뭐가 됐든, 이제 자동차는 경제성과 스타일, 성능 외에 친환경성을 주요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때가 됐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더 나은 법을 만들고 적용시킬 수 있고 제조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거,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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