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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통계로 본 유럽 최고, 최악의 나라는?

지난 포스트에 이어 이번에도 교통사고와 관련한 내용인데요. 오늘은 작년 기준, 유럽에서 교통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는 어디이고, 반대로 가장 적게 발생한 나라는 어디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럽은 다른 대륙에 비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적은 곳으로 알려져 있죠. 하지만 유럽 대륙에 있다고 해서 모두 같은 건 아닙니다. 특히 서유럽에 비해 동유럽은 여전히 운전자들에겐 상대적으로 위험한 곳입니다.  


노르웨이와 스위스, 그리고 루마니아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교통안전 위원회(ETSC)는 매년 EU 28개국, 그리고 스위스, 노르웨이, 이스라엘, 키프로스 등, 총 32개국의 교통사고에 대한 분석을 하고 그 내용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유럽 28개국, 그러니까 유럽연합의 경우 작년 한 해 총 25,671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2015년 26,190명보다 2% 줄어든 결과였는데요.


인구 백만 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가장 적은 사망자가 발생한 곳은 노르웨이와 스위스로 26명이었고, 반대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곳은 인구 720만 명의 불가리아로 70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인구 백만 명으로 환산하면 99명이 됩니다. 차이가 상당한 편이죠? EU 평균은 51명으로 2010년의 63명에서 제법 줄었습니다. 통계에 나타난 32개국 결과를 바로 확인해보도록 하죠.

노르웨이 / 스위스 : 26명

스웨덴 : 27명

영국 : 29명

덴마크 / 네덜란드 : 37명

독일 / 스페인 / 이스라엘 : 39명

아일랜드 : 40명

슬로바키아 : 45명

핀란드 : 46명

오스트리아 : 50명

EU 평균 : 51명

몰타 : 51명

프랑스 : 53명

이탈리아 / 에스토니아 / 키프로스 : 54명

룩셈부르크 : 56명

포르투갈 / 벨기에 : 57명

체코 : 58명

헝가리 : 61명

슬로베니아 : 63명

리투아니아 : 65명

크로아티아 : 73명

그리스 : 75명

폴란드 : 79명

라트비아 : 80명

세르비아 : 86명

루마니아 : 97명

불가리아 : 99명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도심 풍경 / 사진=visitoslo


스위스, 라트비아, 폴란드, 그리고 대한민국

스웨덴보다 노르웨이와 스위스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작년에는 더 적었습니다. 그에 비해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은 여전히 높은 사망자 수를 기록했죠. 최저를 기록한 노르웨이와 스위스는 2010년과 비교하면 사망자 수를 많이 줄인 곳이고, 스웨덴과 영국, 네덜란드 등은 꾸준하게 낮은 사망자 수를 기록하는 나라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곳이 스위스입니다. 2015년과 비교해 2016년 사망자 수는 15%가 줄었고 2010년 이후 34%, 2001년 이후로는 60%가 감소했습니다. 이런 발전을 보여 ETSC로부터 상까지 받을 예정이라고 하는군요. 음주운전과 과속에 매우 엄격하고 최근 들어 계속해서 강력한 교통안전을 위한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좀 더 시선을 넓혀보면, 유럽에서 지난 10년간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라트비아로 -11.1%였으며 그 뒤를 이어 슬로바키아가 -10.4%였습니다. 폴란드는 2,500명 이상의 사망자를 줄여 숫자로는 가장 많았고, 불가리아의 경우는 2012년 이후 되레 조금 늘어나는 좋지 않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32개국과 비교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2016년 기준으로 4,292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어 인구 백만 명당 84명 수준을 보였습니다.


라트비아(80명)와 세르비아(86명) 사이에 들어갈 수 있겠는데요. 다만 2013년에 101명, 2014년에 93명 수준, 그리고 2015년에 90명 이하로 떨어진 뒤 다시 84명까지 낮추는 등, 꾸준하게 교통사고 사망자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감소 폭도 의미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면 10년 정도 후에는 현재 유럽 평균치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유럽의 고민, 그러나 계속되어야 할 노력

시민들을 상대로 교통사고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인 독일의 소방대원과 구급요원 모습 / 사진=ADAC

이처럼 유럽의 교통선진국들은 매우 낮은 수준의 교통사고 사망자를 보이고 있고, 동유럽국가들의 경우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는 등, 긍정적 결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게, 우선 EU 전체로 보면 2013년까지 눈에 띄는 감소 폭을 보인 후 정체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애초에 유럽연합은 2020년까지 사망자 수를 2010년의 50% 수준까지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을 세웠죠. 하지만 현재 -19%까지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남은 4년 동안 목표에 도달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서 좀 더 긴 관점에서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를 통한 사고 및 부상과 사망자 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유럽의 교통사고와 관련한 내용을 소개해드렸습니다만, 아무쪼록 우리나라도 빨리 유럽 최상위권 수준으로 도로가 안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직접 비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도로 인프라에 투자하고, 계속 안전을 홍보하고 단속을 하는 등의 종합적 노력에 비례해 우리의 도로는 안전해질 것이란 점입니다.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는 그다음의 문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