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네요. 폴크스바겐을 대표하는 자동차 골프(Golf) 신형에 대한 소식이 가끔 독일 자동차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기는 했지만 이번에 나온 정보의 양과 내용은 이전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내는 가장 큰 자동차, 흔히 플래그십이라 불리는 것들에 최신 기술을 집어넣으며 전체 라인업으로 이어질 것을 예견하지만, 폴크스바겐의 경우는 골프에 아낌없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걸 반영합니다. 해치백으로 역사를 써가고 있는 골프의 판매량도 이런 제조사의 골프 우선주의에 따른 혜택이 아닐까 싶은데요.
골프 GTI / 사진=폴크스바겐
2년 전부터 8세대 골프에 대한 얘기가 독일 자동차 매체들을 중심으로 조금씩 나왔습니다. 계속해서 정보는 업데이트됐죠. 2019년에 출시될 예정이며 외형적인 변화보다는 내부, 그리고 엔진의 변화 등이 있을 거라는 얘기 정도가 나왔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독일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새로운 내용이 가득한 신형 골프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1. 모든 준비는 끝났다
아우토빌트 관련 기사 내용
아우토빌트는 2019년에 나올 신형 골프의 디자인, 그리고 들어갈 기술에 대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전했습니다. 공식 데뷔는 2019년 프랑크푸르트모터쇼가 됩니다. 스타일의 경우 전면부는 좀 더 비스듬해지고, 헤드램프와 후방램프의 디자인이 강하고 날렵한 인상을 줄 듯한데요.
헤드램프의 예상도가 굉장히 멋스러운데 정말 그렇게 나올지는 의문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헤드램프 디자인과는 제법 차이가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한 가지 재밌는 것은 신형의 경우 뒤쪽 중앙에 자리한 VW 로고 밑에 GOLF를 새겨 넣을 거라는 소식이었습니다. 신형 아테온이 이미 이런 스타일을 하고 있는데 브랜드 전체적인 변화일지 일부 모델에만 국한된 것일지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사진=폴크스바겐
2. 벤츠 S클래스를 닮은 대형 디스플레이 적용
골프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라면 계기반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마치 S클래스를 떠올리는 형태로 변화를 맞게 될 거라는 부분이었습니다. 아우토빌트는 S클래스와 똑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했고, 터치식, 그리고 BMW처럼 제스쳐 인식 기능이 적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첨단의 콕핏 변화가 상위 트림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모든 라인업에 기본 장착이 될 거라는 소식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골프 실내 분위기는 크게 바뀔 수밖에 없고, 아날로그 감성을 선호하는 운전자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듯합니다. 과연 어떤 형태와 기능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아우토빌트가 그린 신형 골프 콕핏 예상도
3. VR 헤드업 디스플레이
앞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굉장히 큰 역할, 또는 비중을 차지할 수 있는 게 바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이죠. 증강현실은 실제와 가상이 결합하는 걸 말합니다. 포켓몬고를 생각하시면 될 텐데요. 자동차의 경우는 내비게이션 화면이 3D로 구현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적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이 3D 내비게이션 기능이 신형 골프에 반영이 될 예정입니다.
증강현실은 좌우 측면에 주차된 자동차 뒤에 가려진 사람이나 오토바이 등을 보여줄 수 있는 단계까지 지금 활발하게 연구 중이며, 또 차량 전면 유리에 각종 정보가 입체감 있게 반영되는 기능도 얼마 후에는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4.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적용
유럽, 특히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이 적극 반영하며 시장을 형성해가고 있는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도 골프에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는 자동차의 전압이 12V 수준으로 수십 년 동안 변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4배나 전압이 높은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죠.
전압은 높지만 전류는 줄일 수 있는, 의외로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어 연비 향상과 그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등이 이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또 갈수록 전자화되어가는 자동차를 보다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게 해줍니다. 골프 역시 이 덕을 보게 될 텐데요. 마력도 15마력 정도 더 높아지고 가솔린 TSI 엔진의 경우 연비 효율성 증대는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디젤차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 봤습니다.
이렇게 되면 SCR 장착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디젤 모델과의 경쟁에서 훨씬 더 유리해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폴크스바겐은 디젤이 아닌 가솔린과 가스, 그리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쪽으로 고객을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젤을 유지하겠다며 엄청난 기술투자를 공언한 폴크스바겐이지만 한편에서는 이처럼 소비 트렌드를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게 디젤 게이트 이후 폴크스바겐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5. 골프-E 유지, E-골프는 단종으로
I.D. 쇼카 / 사진=폴크스바겐
폴크스바겐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기존 골프 모델들 보다 마력이 높아진, 그러면서 연비도 좋아진 그런 가솔린 모델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골프-E) 등에 신경을 더 쓰고 있습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경우 50km까지는 전기로만 구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최고마력도 현재 204 PS 수준에서 220 PS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신 순수 전기차였던 E-골프는 단종되며 그 자리는 이미 공개된 I.D.가 대신할 것이라고 아우토빌트가 전했습니다. 앞으로 골프의 전기차는 I.D. 시리즈로 별도의 브랜드가 만들어지지 않겠나 싶은데요. 디자인과 성능 등에서 호평을 받고 있어 이 부분에서의 새로운 경쟁력도 기대됩니다.
참고로 가스 모델(CNG)도 현재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만 이것 역시 110마력 수준을 넘는 최고 150PS까지 힘을 낼 수 있는 트림까지 좀 더 세분화해서 배출가스 규제의 새로운 대응책으로 키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성능 라인업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요. 골프 GTI의 경우 230마력 모델과 245마력을 낼 수 있는 퍼포먼스 모델이 있는데 250마력으로 상승할 예정이고, 골프 R은 310마력에서 350마력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 외의 것들
사진=폴크스바겐
또 골프도 역시 시속 60km/h 이하에서 가능한 부분 자율주행 기술이 반영됩니다. 인터넷 연결을 통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받는 것은 물론, 완전 자동 자율 주차 기능, 주차장 예약 기능, 또 디지털 Pay 기능, 여기에 디지털 Key라는 걸 받아 고유의 ID를 입력하면 차량 정비 일정이나 그 밖의 다양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려주게 됩니다.
물론 기존에 공개된 첨단 기능들 역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말 그대로 디지털 잔치, 첨단 기능의 종합선물세트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제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무게 감량 역시 신형 골프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끝으로 아우토빌트는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지만 가격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기본 장착된 것이 적고 많은 기능이 옵션화되어 있기 때문에 옵션 가격에 따라 차의 가격은 크게 오르고 내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본 가격은 현재 7세대와 크게 차이가 없으리라는 게 아우토빌트가 전한 내용이었습니다. 과연 얼마나 억제할 수 있을지, 기대를 해봐야겠습니다.
어떠셨어요, 벌써 오늘 소식만으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시죠? 한국에서는 골프 판매가 중단된 상태인지라 페이스리프트된 7세대 신형조차 만날 수 없는데 벌써 2년 후에나 나올 8세대 골프 얘기를 저는 이렇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7세대 구매를 기다리는 분들 입장에서는 8세대 소식이 고민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쨌든 골프는 이제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디젤 게이트 이후 얼마나 반성하며 이 차를 만들었을지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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