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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SUV, 꼭 사륜구동이어야 하나요?

자동차 업계에 SUV가 없었다면 어땠을까 싶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그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마진폭도 일단 승용차보다 높아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고마운 자동차인데요. 그런데 SUV 하면 디젤 엔진, 그리고 네바퀴굴림이 최적의 조합으로 여겨지는 게 일반적입니다.


SUV를 사면서 네바퀴굴림이 아니면 뭔가 허전한 거 같고, 주행 안전성에서도 앞바퀴굴림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네바퀴굴림이 겨울철 등, 미끄러운 도로에서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준다는 많은 테스트 결과들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SUV가 그런 것은 아닌 듯한데요.


오늘 독일의 유력 자동차 주간지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흥미로운 테스트 결과를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5 종류의 SUV를 각각 앞바퀴 굴림과 네바퀴 굴림으로 짝을 이뤄 주행테스트를 했습니다. 전륜 구동과 사륜구동의 주행성능을 파악할 수 있도록 상황을 설정하고, 정말 네바퀴굴림이 확실한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을 해본 겁니다. 


테스트는 5가지 구체적 상황 아래에서 이뤄졌습니다. 우선 대형 트럭 등에 안전과 효율을 위한 다양한 기술을 지원하는 WABCO와 타이어로 유명한 부품회사 콘티넨탈의 테스트 트랙에서 실험이 진행됐는데요. 차량의 무게는 모두 400kg의 무게가 공차중량에서 추가됐습니다.


또 젖은 평지에서의 가속성, 제동력, 그리고 12도 경사의 미끄러운(얼음) 아스팔트 오르막에서의 가속력과, 마지막으로 1.8km 정도 거리의 젖은 트랙을 주행한 평균 주행 속도 등을 체크해 그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전륜과 사륜 모델 모두 타이어까지 동일한 것으로 짝을 맞추는 등, 변수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자, 그러면 어떤 모델이 어떤 결과를 냈는지 한 번 확인해 보도록 할까요?


BMW X1 sDrive 18d(앞바퀴굴림) VS X1 xDrive 18d(네바퀴굴림)

사진=BMW


엔진 마력(PS)

전륜 : 150, 사륜 : 150


공차 중량(kg)

전륜 : 1,576, 사륜 : 1,647


유럽공인연비 (8단 자동변속기 기준)

전륜 : 리터당 23.25km, 사륜 : 리터당 21.27km


테스트 연비

전륜 : 리터당 15.38km, 사륜 : 리터당 15.38km


판매가 (기본가 기준)

전륜 : 33,200유로, 사륜 : 35,200유로

1. 젖은 평지 180미터 가속 테스트

전륜 : 13.04초, 사륜 : 11.69초


2. 젖은 평지 시속 80km/h 제동력 테스트

전륜 : 53.9미터, 사륜 : 53.4미터


3. 미끄러운 아스팔트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4.84초, 사륜 : 3.69초


4. 미끄러운 언덕 가속력 테스트

전륜 : 8.98초, 사륜 : 5.44초


5. 젖은 곡선 트랙 테스트 (1,823미터)

전륜 : 73.1km/h, 사륜 : 73.5km/h


잡지 평가

전륜 : ★★★★1/2,  사륜 : ★★★★1/2

전반적으로 사륜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잘 정돈된 하체와 전자제어 기능, 그리고 다루기 쉽고 안전했다며 앞바퀴굴림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이 정도의 차이라면 굳이 사륜구동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군요.


닛산 캐시카이 1.6 dCi VS 캐시카이 1.6 dCi 4x4i

사진=닛산


엔진 마력(PS)

전륜 : 130, 사륜 : 130


공차 중량(kg)

전륜 : 1,456, 사륜 : 1,582


유럽공인연비 (6단 수동 기준)

전륜 : 리터당 22.72km, 사륜 : 리터당 20.40km


테스트 연비

전륜 : 리터당 17.24km, 사륜 : 리터당 15.38km


판매가 (기본가 기준)

전륜 : 27,890유로, 사륜 : 29,890유로

1. 젖은 평지 180미터 가속 테스트

전륜 : 16.31초, 사륜 : 13.31초


2. 젖은 평지 시속 80km/h 제동력 테스트

전륜 : 60.9미터, 사륜 : 59.4미터


3. 미끄러운 아스팔트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5.0초, 사륜 : 4.3초


4. 미끄러운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8.51초, 사륜 : 5.2초


5. 젖은 곡선 트랙 테스트 (1,823미터)

전륜 : 73.1km/h, 사륜 : 72.7km/h


잡지 평가

전륜 : ★★★1/2, 사륜 : ★★★

제동력에서 큰 차이가 없었고, 곡선 트랙 테스트에서는 오히려 앞바퀴굴림이 더 평균 주행 속도가 빠르게 나왔습니다. 아우토빌트는 캐시카이의 경우 수치에 드러나지 않은 제동 시 안정감에서도 좀 떨어졌다며, 몇 가지 이유들로 인해 확실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사륜구동보다는 전륜구동 모델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가격 차이를 감안한 결론이겠죠?)


오펠 모카 X 1.4 터보 VS 모카 X 1.4 터보 4x4 (가솔린 모델)

사진=오펠


엔진 마력(PS)

전륜 : 140, 사륜 : 140


공차 중량(kg)

전륜 : 1,378, 사륜 : 1,434


유럽공인연비 (6단 수동변속기 기준)

전륜 : 리터당 16.94km, 사륜 : 리터당 15.62km


테스트 연비

전륜 : 리터당 13.15km, 사륜 : 리터당 13.33km


판매가 (기본가 기준)

전륜 : 23,030유로, 사륜 : 24,890유로

1. 젖은 평지 180미터 가속 테스트

전륜 : 16.45초, 사륜 : 14.17초


2. 젖은 평지 시속 80km/h 제동력 테스트

전륜 : 68.5미터, 사륜 : 68.9미터


3. 미끄러운 아스팔트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6.54초, 사륜 : 5.06초


4. 미끄러운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11.52초, 사륜 : 6.73초


5. 젖은 곡선 트랙 테스트 (1,823미터)

전륜 : 70.1km/h, 사륜 : 69.4km/h


잡지 평가

전륜 : ★★★1/2, 사륜 : ★★

모카 X의 경우는 사륜구동 모델이 처음 젖은 언덕을 오르는 시도와 평지 가속할 때 외에는 낫다고 할 만한 게 없었다는 게 결론이었는데요. 최고속도의 차이도 다른 모델들에 비해 전륜(196km/h)과 사륜(186km/h)의 차이가 컸습니다. 전체적으로 제동거리는 5개 모델 중 가장 나빴습니다.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네요.


스코다 코디악 2.0 TDI DSG VS 코디악 2.0 TDI DSG 4x4

사진=스코다


엔진 마력(PS)

전륜 : 150, 사륜 : 150


공차 중량(kg)

전륜 : 1,735, 사륜 : 1,826


유럽공인연비 (7단 DSG 기준)

전륜 : 리터당 20.40km, 사륜 : 리터당 17.85km


테스트 연비

전륜 : 리터당 15.87km, 사륜 : 리터당 15.15km


판매가 (기본가 기준)

전륜 : 33,640유로, 사륜 : 35,640유로

1. 젖은 평지 180미터 가속 테스트

전륜 : 14.13초, 사륜 : 12.59초


2. 젖은 평지 시속 80km/h 제동력 테스트

전륜 : 53.5미터, 사륜 : 56.1미터


3. 미끄러운 아스팔트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6.53초, 사륜 : 4.60초


4. 미끄러운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16.44초, 사륜 : 5.98초


5. 젖은 곡선 트랙 테스트 (1,823미터)

전륜 : 72.4km/h, 사륜 : 73.9km/h


잡지 평가

전륜 : ★★★★, 사륜 : ★★★★1/2

제동력에서 뜻밖에도 앞바퀴굴림이 더 좋은 결과를 냈네요. 그 외에는 사륜구동이 나았습니다. 특히 미끄러운 경사길 올라가는 부분에서 심한 차이를 보였는데 아우토빌트는 전륜이 고생한 것에 비하면 사륜은 이 부분에서 애들 장난처럼 쉽게 올랐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조향성, 작동의 편의성, 정확성 등에서 확실히 네바퀴굴림이 앞바퀴 굴림 모델보다 나았고 젖은 트랙을 달리는 부분에서는 가장 무거웠음에도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폴크스바겐 티구안 2.0 TDI VS 티구안 2.0 TDI 4모션

사진=폴크스바겐


엔진 마력(PS)

전륜 : 150, 사륜 : 150


공차 중량(kg)

전륜 : 1,683, 사륜 : 1,760


유럽공인연비 

전륜(7단 DSG) : 리터당 20.40km, 사륜 (6단 수동) : 리터당 17.85km


테스트 연비

전륜(7단 DSG) : 리터당 16.39km, 사륜 : 리터당 14.49km


판매가 (수동 변속기 장착된 기본가 기준)

전륜 : 30,725유로, 사륜 : 32,750유로

1. 젖은 평지 180미터 가속 테스트

전륜 : 14.1초, 사륜 : 13.25초


2. 젖은 평지 시속 80km/h 제동력 테스트

전륜 : 57.8미터, 사륜 : 54.8미터


3. 미끄러운 아스팔트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6.25초, 사륜 : 4.58초


4. 미끄러운 경사길 가속력 테스트

전륜 : 20.88초, 사륜 : 6.25초


5. 젖은 곡선주로 테스트 (1,823미터)

전륜 : 73.3km/h, 사륜 : 73.7km/h


잡지 평가

전륜 : ★★★★ , 사륜 : ★★★★1/2

모든 면에서 앞바퀴굴림보다 네바퀴굴림 형이 나았습니다. 연비에서의 손해는 사륜이 갖는 기본적 장점으로 상쇄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는데요. 젖거나 얼은 언덕에서는 역시 코디악처럼 큰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제동거리 차이도 3미터 수준이니까 의미 있는 결과를 보인 게 아닌가 싶네요. 아우토빌트 역시 민첩하고 정확했다며 티구안 사륜구동 모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잡지사의 결론은 X1과 캐시카이, 그리고 모카 X의 경우 전륜 구동 승, 스코다 코디악과 폴크스바겐 티구안의 경우 사륜구동의 승이었는데요. 문제는 내가 구매하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SUV의 사륜과 앞바퀴굴림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이런 테스트가 계속 되어서 더 많은 SUV의 사륜 수준을 참고할 수 있게 해준다면 모를까,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고민만 더 깊어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하지만 사륜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 의외로 앞바퀴굴림도 잘만 만들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오늘의 소득이 아닐까 합니다. 때론 제동력이 더 나을 때도 있고, 젖거나 얼은 아스팔트 도로의 등판 능력에서 앞바퀴굴림 형이 그리 크게 밀리지 않은 결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BMW X1 전륜은 어지간한 SUV 사륜보다 더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이런 비교 데이터를 제조사가 직접 제시해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며 오늘 내용,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