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트은 매우 중요하죠. 편안하게 몸을 잡아주고 허리를 보호하는 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자주 자동차를 이용하는 분들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간과해선 안 되는 게 좌석 높이입니다. 단순히 높이 덕에 시야 확보에 도움이 되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차에 타고 내릴 때, 또 앉았을 때 허리에 부담이 덜한, 그런 좌석과 그렇지 않은 좌석의 높이라는 게 있다는 겁니다.
독일 최대 자동차클럽 아데아체나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 등은 이 부분에 특히 관심이 높습니다. 테스트를 통해 어떤 차가 타고 내릴 때 몸에 부담을 덜 주는지, 허리 보호에 적당한 높이의 차는 무언지 등을 정해놓은 자체 기준에 따라 평가해 공개하고 있죠. 계속 이런 자료를 강조하는 것은 운전자 평균 연령이 점점 높아가는 시대인 만큼, 허리 등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설계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거 아니겠냐는 일종의 개선 요구가 아닐까 합니다.
아우토빌트
오늘은 아우토빌트 기사에 대한 얘기를 할 텐데요. 2016년 한 해 동안 자신들이 측정한 자동차 좌석의 높이가 어떠했는지 모델별로 모두 공개했습니다. 총 150대로, 이 데이터를 핵심적으로 요약하자면 '자동차 탑승 시 이상적 좌석의 높이'가 되겠습니다. 아우토빌트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나름 이상적 자동차 좌석의 높이를 밝혔습니다.
620-650mm가 가장 좋은 좌석의 높이
아우토빌트가 밝힌 몸에 부담을 적게 주는 이상적 좌석의 높이는 620mm-650mm였습니다. 해당 기사에는 이 높이가 왜 이상적인지 근거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정해진 이 기준 안에 드는 모델은 10점 만점을, 그리고 30mm 단위로 1점씩 마이너스 점수를 부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590mm-680mm(편차 최대 9센티미터) 안에 들면 9점 이상의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메리바 / 사진=오펠
어떻게 측정했나?
아우토빌트는 신차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때 Easy Index라고 해서 사람이 타고 내릴 때 관련한 부분만을 따로 떼어 비교를 하기도 합니다. 짐을 싣고 내리기 좋은 트렁크 높이나 구조, 승하차 시 편안하게 들어가고 나갈 수 있는 구조를 측정해 점수로 공개합니다. 뭔가 독일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런 평가가 꼼꼼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좌석의 높이 부분은 어떻게 측정한 걸까요? 매체가 밝힌 바에 따르면 우선 운전석을 뒤로 밀어 등받이와 브레이크 페달 사이의 거리를 1미터로 맞춥니다. 그리고 좌석은 최대한 낮게 조절하고, 이 좌석의 끝부분 높이를 지면 기준으로 측정했습니다.
측정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 아우토빌트의 기사 내용
가장 낮은 좌석의 자동차와 높은 자동차는?
그러면 지금부터 아우토빌트가 공개한 150대의 결과를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0점 (620-650mm)
650mm : 포드 에코스포츠, 다치아 더스터
640mm : 메르세데스 GLC 및 GLC 쿠페, 르노 캡처, 오펠 자피라, 닛산 주크, 세아트 아테카
630mm : 토요타 C-HR, 스코다 예티 아웃도어
620mm : 쌍용 티볼리 및 티볼리 에어, 스즈키 이그니스, 아우디 Q2
티볼리 에어 / 사진=쌍용자동차
B와 C세그먼트 급 소형 및 콤팩트 SUV의 좌석 높이가 이상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쉽게도 지상고가 전반적으로 낮은 세단이나 해치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9점 (619-589mm / 651-681mm)
615mm : BMW X1 , 라다 칼리나 크로스
605mm : 피아트 판다
600mm : 기아 니로, BMW 225xe 액티브 투어러, 시트로엥 C3
660mm : 포드 S 맥스, 폴크스바겐 샤란, 르노 트윙고, 포드 갤럭시
670mm : 푸조 3008, 아우디 Q5, 스즈키 비타라, 르노 카자르, 폴크스바겐 투어란,
675mm : 닛산 캐시카이
680mm : 마쯔다 CX-5, BMW X4, 스코다 코디악
X1 /사진=BMW
9점만 해도 좋은 점수라 봐야겠죠? X1은 SUV치고는 지상고가 낮은 모델인데, 그 덕인지 거의 10점에 가까운 높이 수준을 보여줬네요. 역시 SUV의 강세가 돋보였는데, 아우디 Q5나 스코다 코디악 등은 덩치에 비해 적절한 좌석 높이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여기서 '적절한'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우토빌트의 기준에 따른 표현이니까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8점 (590-560mm / 682-712mm)
585mm : 포드 Ka 플러스, 인피니티 Q30
580mm : 폴크스바겐 UP, 시트로엥 DS3, 오펠 코르사, 피아트 티포, 피아트 티포 왜건,
575mm : 현대 i10, 푸조 208, 스즈키 발레노
570mm : 스코다 파비아, 미쓰비시 스페이스 스타, 스코다 옥타비아 왜건, 혼다 시빅
565mm : 폴크스바겐 폴로, 폴로 GTI, 시트로엥 C1
560mm : 오펠 인시그니아, 기아 모닝, 푸조 308 SW 150 & 110, BMW 750d, 알피나 B7 롱버젼, 현대 i20, 오펠 아스트라
690mm : 르노 세닉, 테슬라 모델 X, 현대 투산
695mm : 기아 스포티지, 오펠 모카 X
700mm : 폴크스바겐 티구안, 포르쉐 마칸, 미쓰비시 아웃랜더, 포드 쿠가, BMW X3
Ka 플러스 / 사진=포드
준수한 점수라 할 수 있는 8점에 많은 모델이 몰려 있네요. 인상적인 건 경차 급인 포드 Ka 플러스와 UP, i10과 C1 등이 여기에 포함되었다는 점입니다. 또 플래그십으로 7시리즈(알피나 포함)가 유일하게 8점 수준을 보였다는 점도 관심을 끌 만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물론 S클래스나 A8 등이 테스트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점은 고려해야겠습니다.
7점 (559-529mm / 713-743mm)
555mm
아우디 A4 올로드 콰트로, 르노 메간 GT, 포드 몬데오, 기아 씨드
550mm
포드 피에스타 ST, 스코다 라피드, 포드 포커스,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마쯔다 2, 폴크스바겐 비틀 카브리올레, 메르세데스 GLA
545mm
르노 클리오
540mm
기아 K5, 메르세데스 E200, 푸조 508, 세아트 레온 ST, 아우디 A3, 토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르노 탈리스만, 기아 K5 스포츠 왜건,
535mm
아우디 S8 플러스, 현대 제네시스 3.8, 르노 메간 GT라인, 메르세데스 C 43 AMG, 볼보 V90, 르노 메간
530mm
아우디 S4 콰트로 왜건, BMW 520d 왜건 및 세단, 닛산 GT-R, 스코다 수퍼브, 폴크스바겐 골프, 미니 쿠퍼, 볼보 V60, 미니쿠퍼 S클럽맨, 포드 머스탱 2.3
715mm : 토요타 라브4
725mm : 포드 엣지
730mm : 재규어 F-Pace
735mm : 볼보 XC 90
740mm : 아우디 Q7 콰트로
6점 (528-498mm / 744-774mm)
525mm : 볼보 V40, 아우디 A6 왜건
520mm : 현대 i30, BMW M2 쿠페, 포드 포커스 Turnier, 미니 쿠퍼 카브리오, 메르세데스 A 180
515mm : 아우디 A6
500mm : 알파 로메오 줄리아, 포르쉐 파나메라 4S, BMW 318 투어링
755mm : 벤틀리 벤테이가
760mm : BMW X5 sDrive, 메르세데스 GLE
770mm : 메르세데스 GLS
6점 이하 모델들
495mm : 아우디 TTS 쿠페, 아우디 TT 로드스터, BMW 640i 카브리오,
490mm : BMW 118d, 메르세데스 C200 카브리오, 메르세데스 C300 쿠페,
485mm : 아우디 A5 스포츠백
475mm : BMW 429i 카브리오
450mm : 메르세데스 SL 400
440mm : 포르쉐 718 카이맨, 포르쉐 911 카레라
435mm : 메르세데스 SLC
430mm : 마쯔다 MX-5, 피아트 124 스파이더
405mm : 콜벳 스팅레이
400mm : 혼다 NSX
NSX / 사진=혼다
780mm : 폴크스바겐 투아렉
980mm : 닷지 램 1500
램 1500 / 사진=닷지 홈페이지
SUV 중에서는 150대 모델 중 투아렉이 가장 좌석 높이가 높았습니다. 테스트 모델 전체로 보면 역시 미국산 픽업인 닷지 램이 비교 수준을 넘어서는 높이를 보였네요. 픽업 특성상 이는 충분히 예상할 만한 결과가 아니었나 합니다. 좌석 높이가 낮은 차들 경우 역시 스포츠카를 비롯해 운전의 맛을 위해 지상고를 잔뜩 낮춘 모델들이 포함되었군요.
아우토빌트가 독자들을 위해 한 가지 관련 팁을 줬습니다. 만약 좌석의 높이를 모르거나 측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이런 경우 운전석 옆에 서서 좌석 쪽으로 몸을 그대로 밀었다고 가정할 때 엉덩이 부분에 의자가 걸리지 않고 수평 이동 후 그 상태로 착석이 가능하다면 적절한 좌석 높이로 봐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는 대략적인 방법으로 정확한 게 아니니 가급적 확실한 자료를 얻는 게 좋겠습니다.
사실 참고용 자료라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썼는데요.
하지만 다 적고 보니 이제 우리도 이런 부분까지 소비자로서 요구할 필요가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조사들도 앞으로는 더 신경써서 고객에게 이런 유용한 자료를 제공해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독일 자동차 세상 > 獨 자동차 잡지가 전해주는 최신 소식과 비교평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골프부터 1시리즈까지, 독일산 해치백 출시 소식 (6) | 2017.06.16 |
---|---|
SUV, 꼭 사륜구동이어야 하나요? (41) | 2017.06.07 |
독일 전문지 평가 1위였던 i30, 이번엔 최하위 (27) | 2017.04.05 |
신형 5시리즈 독일 전문지 비교테스트 결과 (15) | 2017.03.01 |
2017년 유럽 시장에 새롭게 등장할 자동차들 (18) | 2016.12.07 |
SUV 연비 측정에서 1위 차지한 시트로엥 칵투스 (12) | 2016.09.16 |
벤츠 A 클래스 더 실용적 해치백으로 돌아온다 (7) | 2016.07.18 |
기아 스포티지, 어떤 테스트에서 꼴찌했나 (51) | 2016.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