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다소 자극적인가요? 하지만 또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지난 2월 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현대의 3세대 신형 i30가 자신들의 비교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습니다. 현대는 이 내용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불과 한 달 반 만에 같은 매체의 비교테스트에서 최하위에 머물고 말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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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테스트, 그리고 다른 결과
두 번의 비교테스트의 가장 큰 차이는 우선 경쟁 대상이 달랐다는 점입니다. 2월 테스트에서는 현대 i30 외에 오펠 아스트라, 마쯔다 3, 르노 메간, 그리고 푸조 308 등이 참여했었지만 이번 3월 말 테스트에서는 골프, 아우디 A3, 그리고 오펠 아스트라와 경쟁을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2월 비교에서는 수동변속기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오펠 아스트라(수동)를 제외하고 모두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됐다는 점도 다른 부분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테스트 외적인 날씨 같은 환경의 차이도 어느 정도는 고려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테스트의 개별 항목별 점수는 어땠는지 한 번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전에 각 테스트 차량의 제원부터 간단히 짚어볼게요.
엔진, 마력 및 토크
아우디 A3 : 1.4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150마력, 최대토크 250Nm
현대 i30 : 1.4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140마력, 최대토크 242Nm
오펠 아스트라 : 1.4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150마력, 최대토크 230Nm
폴크스바겐 골프 : 1.5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150마력, 최대토크 250Nm
전장 전폭 전고 (mm)
아우디 A3 : 4313/ 1785/ 1426
현대 i30 : 4340/ 1795/ 1455
오펠 아스트라 : 4370/ 1809/ 1485
폴크스바겐 골프 : 4258/ 1799/ 1492
변속기 및 유럽 공인 연비
아우디 A3 : 7단 듀얼 클러치 미션, 리터당 20.40km
현대 i30 : 7단 듀얼 클러치 미션, 리터당 18.18km
오펠 아스트라 : 6단 수동변속기, 리터당 19.23km
폴크스바겐 골프 : 7단 듀얼 클러치 미션, 리터당 20.40km
아우토빌트 테스트 평균 연비
아우디 A3 : 리터당 13.51km
현대 i30 : 리터당 13.33km
오펠 아스트라 : 리터당 13.88km
폴크스바겐 골프 : 리터당 14.70km
기본적 내용을 우선 살펴봤는데요. 해당 매체가 이번 테스트에서 가장 관심을 둔 부분은 새롭게 선보인 폴크스바겐 골프의 1.5리터 급 가솔린 터보 엔진이었습니다. 그동안 1.4 TSI가 주력이었지만 6월부터 판매될 1.5 TSI는 폴크스바겐 그룹의 주력 엔진이 될 것으로 보이며 1.4 TSI보다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등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제 항목별 평가 결과를 정리해보죠.
i30 / 사진=현대자동차
차체 항목 (150점 만점)
골프 : 111점
A3 : 106점
아스트라 : 101점
i30 : 101점
i30와 오펠 아스트라는 뒷좌석 공간이 상대적으로 골프나 A3보다 좋지 않다고 평가됐습니다. i30의 경우 무릎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반대로 골프는 전장 기준으로 가장 짧은 해치백이었지만 좌석 공간에 대한 평가는 가장 좋았네요. 트렁크는 i30가 4대 중 가장 많은 용량의 물건을 담을 수 있는 것으로 측정됐고 품질에 대한 인상평가는 역시 아우디 A3가 가장 좋았습니다.
A3 / 사진=아우디
환경항목 (50점 만점)
골프 : 32점
A3 : 33점
아스트라 : 32점
i30 : 32점
주행성능 항목 (125점 만점)
골프 : 103점
A3 : 107점
아스트라 : 107점
i30 : 102점
i30는 민첩함이나 조향성에서 경쟁자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지만 그리 큰 점수차이는 아니었고, 제동력 부분에서는 오히려 골프가 가장 낮았습니다. 대략 1미터~1.5미터 정도 더 밀린 것으로 시험결과가 나왔군요.
골프/ 사진=폴크스바겐
커넥티드카 부문 (50점 만점)
골프 : 42점
A3 : 42점
아스트라 : 33점
i30 : 31점
i30의 경우 음성 내비게이션 기능이 빠진 것이 점수 차이를 벌린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그 외에도 온라인 기능과 앱의 다양성 등에서 역시 밀렸고 보조장치 평가에서도 낮게 나와 이 부분에서 보강이 시급해 보입니다.
안락함 항목 (150점 만점)
골프 : 122점
A3 : 114점
아스트라 : 119점
i30 : 116점
앞 좌석의 편안함에서 i30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고 서스펜션 역시 낮은 점수였습니다. 골프는 서스펜션에서 유독 좋은 점수를 획득했습니다. 실내 소음의 경우 i30는 지적 사항이었으나 반대로 편의사양의 경우 후방카메라와 에어컨 등이 다른 모델들은 옵션이지만 현대만 기본장착이었던 점이 높은 점수를 받게 했습니다. A3는 에어컨에서 좀 점수가 밀렸네요.
아스트라/ 사진=오펠
구동계 항목 (125점 만점)
골프 : 95점
A3 : 93점
아스트라 : 86점
i30 : 88점
모델 간 세부항목별 점수 차이가 크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골프가 좋은 결과를 받았네요. 끝으로 가격항목에서는 역시 현대가 5년 주행거리 무제한 무상보증의 힘으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나머지 3개 모델의 무상 보증기간은 2년입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전체 점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최종 점수 (750점 만점)
골프 : 556점
A3 : 548점
아스트라 : 535점
i30 : 531점
아시아 최고의 골프, i30
아우토빌트는 전체 평가에서 i30가 더 성장했고 유럽 취향에 맞게 서스펜션과 조향감이 올라왔다는 좋은 평을 내렸습니다. 또 터보 엔진도 마음에 들었으며 새로운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부드럽고 빠르게 변속했다며 칭찬을 했네요. 하지만 뒷좌석의 길이가 짧고 무릎 공간이 적은 점, 그리고 트렁크 문이 넓게 열리지 않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됐습니다.
독일 브랜드에 비해 핸들링이 떨어지는 점(참고로 아스트라가 가장 좋은 핸들링 평가받음)이나 브랜드 이미지가 밀리는 것으로 평가됐는데 이는 당장 개선될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현대의 지속적 노력이 있어야 하겠는데요. 아우토빌트는 현대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무상보증을 꼽기도 했습니다. 주행 성능의 향상과 상대적으로 풍부한 기본사양, 여기에 가격 경쟁력과 무상보증의 강력함 등이 i30가 유럽에서 잘 팔리는 요인이 아닌가 싶네요.
하이테크의 골프
반대로 골프의 경우는 거의 모든 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신형 엔진도 좋은 평이었고 서스펜션 역시 굳이 옵션을 통해 고급스러운 것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시야도 좋고, 짧은 전장에 비해 공간도 편하고 신형 엔진과 DSG와의 조합도 좋았다고 봤습니다. 다만 엔진룸을 들여다보면 전체적으로 원가 절감의 느낌이 나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됐습니다. 일부 디스플레이의 경우 줌 기능이 없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혔습니다.
골프 TDI 엔진룸/ 사진=VW
골프 GTI 엔진룸 / 사진=VW
골프 1.5 TSI(테스트차량) 엔진룸. 대충 봐도 엔진 커버 등의 고급감이 떨어진다. / 사진=VW
오펠 아스트라는 단점이 눈에 보이는 자동차이지만 가격 경쟁력과 핸들링의 우수함 등이 확실한 구매 포인트로 얘기됐고 아우디 A3는 비싼 가격이 단점이지만 역시 최신 기술들이 골프만큼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좋은 차가 될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줬다고 평가됐습니다.
A3도 마찬가지이지만 골프는 내년 11월이나 12월쯤 7세대 신형이 판매될 예정이죠. 신형이 나오게 되면 골프와 아우디 A3, 그리고 그 나머지 모델들 사이의 간극은 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가 이 악물고 골프 겨냥해 만들었다는 i30이지만 아직 골프의 왕좌를 넘보기엔 부족합니다. 뭐, 현대만의 도전도, 고민도 아닐 텐데요. 어쨌든 유럽의 준중형 해치백 타이틀을 골프에게서 뺏어오는 게 경쟁자들에겐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될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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