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디젤로 버텼고, 토요타 가솔린으로 버텼다

2016년은 디젤 게이트 관련 이슈들로 가득했던 한해였죠. 디젤 자동차의 본진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는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온 건 아니지만 디젤 판매량이 줄어든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에 따라 디젤차가 판매 대부분을 차지한 곳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가솔린 자동차가 판매를 견인한 곳도 있고 그렇습니다.

오늘은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뉴스가 전한 내용을 하나 소개할까 하는데요. 2016년 1월부터 11월까지 독일에서 팔린 신차 중, 제조사별 디젤차와 가솔린차 비중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조사한 내용입니다. 전체 제조사를 조사한 것은 아니고 14개 브랜드의 결과만 공개가 됐는데요. 과연 어떤 제조사가 디젤 의존도가 높았는지 같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독일 전체의 디젤차 판매 비중은 50%가 조금 안 됩니다.)


랜드로버 (판매 신차 92% 디젤)

디스커버리 / 사진=랜드로버

아우토뉴스는 이정도로 독일에서 랜드로버의 디젤 판매 비중이 높을 줄은 몰랐다고 하지만 SUV 전문 브랜드라는 점, 그리고 모델별로 봐도 디젤 트림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 등을 생각하면 저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레인지로버 가솔린 5.0 모델과 3.0 디젤 모델만 하더라도 두 배의 연비 차이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을 많이 하는 독일에서는 랜드로버를 구입하는 고객의 디젤 선호도가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싶네요.


재규어 (판매 신차 76% 디젤)

F-Pace / 사진=재규어

오히려 SUV 비중이 높지 않은 재규어의 독일 내 디젤차 판매 비중이 저는 더 의외로 다가왔습니다. XE, XF, XJ 등의 세단에서도 디젤 비중이 높았고, 새롭게 출시된 F-Pace는 SUV로 디젤의 비중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 단단히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피니티 (판매 신차 69% 디젤)

Q30 / 사진=인피니티

인피니티는 현재 유럽에서 쿠페를 포함한 세단형 4개 모델과 SUV 2개 모델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전체 판매량은 극히 적은 편이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벤츠 A클래스의 플랫폼을 통해 나온 Q30입니다. 이 C세그먼트의 해치백, 혹은 크로스오버 모델이 그런데 뜻밖에도 판매의 77%가 디젤 엔진이 장착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C세그먼트 급(준중형)치고는 대단히 디젤의 비중이 높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아마 이번 결과에서 가장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브랜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프 (판매 신차 68% 디젤)

그랜드 체로키 / 사진=지프

지프 역시 SUV 전문 브랜드죠. 미국산 V8 가솔린 엔진이 유명하지만 역시 디젤 선호는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디젤 비중이 작았던 것은 레니게이드 때문이었습니다. 지프의 독일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게 레니게이드인데, 이 모델은 가솔린 비중이 48%나 됐다고 합니다. 역시 작은 도심형 SUV답게 가솔린 모델이 많이 팔렸습니다.


아우디 (판매 신차의 67%가 디젤)

A4 아반트 / 사진=아우디

생각했던 것보다는 디젤 비중이 높지 않았습니다. 아우디 중에서는 A4가 대략 85% 정도 디젤 엔진 모델이 판매됐고, A6 역시 90% 이상 디젤로만 판매됐다고 합니다. 이 모델들은 업무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있죠. 이럴 경우 디젤 선호는 절대적입니다. 반대로 A3는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BMW (판매 신차의 66%가 디젤)

3시리즈 / 사진=BMW

라이벌인 BMW의 디젤 비중도 아우디와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3시리즈의 경우 82%가 디젤이었다고 하니까 A4와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다만 독일에서 요즘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BMW 모델이라면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일 텐데요. 이 모델의 경우 디젤 비중이 50%를 넘지 않았다고 아우토뉴스는 전했습니다. 


메르세데스 (판매 신차의 56%가 디젤)

CLA 슈팅 브레이크 / 사진=다임러

독일 프리미엄 3사 중에서는 업무용 구매 비중이 가장 작은 벤츠가 역시 디젤 비중도 작았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A클래스와 B클래스 등이 가솔린 점유율이 50%를 넘겨, 전체 퍼센트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E클래스는 판매 모델의 80%가량이 디젤이었고 C클래스는 50%로 3시리즈나 A4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폴크스바겐 (판매 신차의 52%가 디젤)

유럽형 파사트 / 사진=폴크스바겐

디젤 비중이 많이 떨어진 브랜드라고 한다면 역시 폴크스바겐을 들 수 있습니다. 사실 신차보다는 중고차가 시장에서 디젤 거래량이 더 줄었는데요. 어쨌든 디젤 모델 많았던 브랜드임을 생각하면 낮은 수치임엔 틀림없습니다. 경차 급인 UP과 폴로 등이 가솔린 판매량이 높았고 골프 역시 디젤의 비중은 40%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실제로 GTI와 GTD 중 길거리에서 제 눈에 더 자주 띄었던 것도 GTI였는데요. 디젤 게이트 영향으로 지난해에는 더 가솔린 쪽으로 판매가 쏠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독일에서 업무용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파사트의 경우 90%가 디젤이었고, 고급 승합차로 분류할 수 있는 트랜스포터 T 모델의 경우 판매된 모델의 98%가 디젤 모델이었습니다.


피아트 (판매 신차의 43%가 디젤)

피아트 500S / 사진=FCA

피아트의 경우 유럽에서 많이 팔리는 캠핑카 두카토가 디젤 비중이 높지만 소형차 중심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디젤 비중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가장 판매량이 많은 피아트 500의 경우 8개 트림 중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솔린 모델입니다.


푸조 (판매 신차의 41%가 디젤)

308 SW / 사진=푸조

프랑스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독일에서 푸조의 디젤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이네요. 다만 골프와 같은 급인 308은 예외적으로 판매된 모델의 64%가 디젤 엔진이 장착된 것이었습니다. SUV보다는 소형 모델의 판매 비중이 높다는 점도 디젤의 비중을 낮춘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포르쉐 (판매 신차의 35%가 디젤)

911 GT-3 CUP / 사진=포르쉐

아우토뉴스는 포르쉐의 디젤 비중이 낮은 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엔 스포츠카 브랜드로 이 정도의 디젤 비중을 보이는 건 상당히 높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포르쉐 전체 판매 1위인 마칸이 SUV이고, 카이엔 역시 911에 뒤를 이어 세 번째 판매량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이 디젤 비중을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오펠 (판매 신차의 29%가 디젤)

소형 SUV 모카X / 사진=오펠

오펠은 전통적으로 가솔린 모델을 많이 파는 회사인데요. 준중형 (C세그먼트) 아스트라의 경우 아우토뉴스에 따르면 오펠 전체 판매량의 25%를 차지하는 모델이지만 골프처럼 디젤의 비중이 40%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두 번째로 많이 팔린 B세그먼트 소형 코르사의 디젤 비중은 10% 미만으로 매우 낮았습니다. 


토요타 (판매 신차의 12%가 디젤)

야리스 / 사진=토요타

토요타는 앞으로 디젤을 판매하지 않을 거라고 하죠. 이미 지금도 디젤의 독일 내 판매량은 상당히 낮은 수준입니다. 하이브리드 덕일 수도 있겠지만 소형 야리스, 준중형 아우리스, 그리고 경차 급 아이고 등의 경우 하이브리드가 아닌 순수 가솔린 엔진 모델이 대부분이고, 이 차들이 독일에서 토요타 판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10월부터 판매에 들어간 소형 SUV C-HR에도 디젤 엔진은 없습니다.

현대와 기아, 쌍용 등, 한국 브랜드가 빠져 있어 좀 아쉬웠는데요. 현대, 기아도 역시 소형차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으므로 디젤의 점유율은 높지 않으리라 봅니다. 다만 콤팩트 SUV 투산이나 스포티지가 유럽에서 잘 팔리고 있기 때문에 이 두 모델이 디젤 비중을 어느 정도 바쳐주고 있는 게 아닌가 싶고, 쌍용은 SUV 브랜드답게 디젤 비중이 상당히 높으리란 짐작,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오늘은 독일 내 신차의 디젤 비중에 대해 제조사별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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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구독자 2017.01.04 09:55 신고

    본문과 상관없는 질문인데

    독일내에서 일본차들의 이미지가 대충 어떻게되나요?

    특히 렉서스의 이미지가 어떤지 궁금합니다

    • 일본차 이미지에 대해서는 그간 몇 가지 독일 운전자들의 설문조사 내용을 통해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일단 내구성에 대해선, 특히 토요타와 마쯔다 등이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걸로 압니다. 렉서스의 경우 서비스 등에서 고객 만족이 높고요. 대신 스타일은 우리와 비슷하게, 그리 좋은 평은 아닙니다. 자기 패션은 별로라도 독일인들이 자동차 스타일엔 민감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그리고 렉서스는 판매량이 북미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죠. 좀 뭐랄까? 여기는 운전 재미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데, 렉서스는 그런 점에서 안락함이 강점이다 보니 장년층이 타는 그런 차로 인식이 되어 있는 편입니다. 나름 인식을 바꾸려 렉서스도 노력하는데, 쉽게 바뀌진 않을 거예요. 대략 이런 정도입니다. 일본차 판매량은 현대나 기아와 브랜드와 토요타 정도가 비슷하고, 나머지는 여러 브랜드가 시장의 작은 파이를 나누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네요.

  • 디젤마니아 2017.01.04 11:46 신고

    디젤과 가솔린의 연비 차이가 많은 브랜드/차종 일수록 디젤 판매량이 많은 것으로 어느 정도 뚜렷한 상관 관계가 있어 보이네요. 업무용-개인용 차이도 결국 사용량이 많은 업무용에서 연비로 인한 유지비 차이 때문일 테구요.
    결국, 이러한 차이는 연비가 제일 중요한 중요한 요소라는 얘기인데, 크고 무거운 차량일수록 가솔린이 도저히 디젤의 연비를 따라갈 수가 없죠.

    디젤도 잘 발전시키면 효용성이 높습니다. 전기 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저개발 국가 또는 지역이 전 세계의 70프로가 넘는데, 이런 지역에서 운송 수단으로 디젤을 대체할만한 게 현재로선 없습니다.
    안보 차원에서도 중요한데, 전쟁 등으로 전력이 올스톱 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우리나라도 디젤기관차를 의무적으로 일정 수 이상 유지하도록 법에 규정하고 있는데, 폐차에 비해 신차를 구매하지 않아 당장 올해부터 코레일은 법을 위반하게 됩니다. 전기차가 너무 많아지면, 안보에는 위협이 됩니다. 전기가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국가의 모든 근간이 전기가 잘 공급된다는 것을 전제로만 돌아가는 건 위험합니다.

    디젤자동차에는 거부감이 많은 미국도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하여 매우 많은 디젤기관차 수를 법에 규정하여 잘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세상이 아무리 전기자동차의 흐름으로 가더라도, 디젤을 좀 더 효율을 높이고, 오염물질을 좀 더 줄이는 방향으로 연구/개발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끈을 놓지 않는 기업이 미래에 많은 이익도 볼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최근의 디젤게이트 여파 등으로 루돌프 디젤의 업적이 다소 폄하되기도 하던데, 디젤 엔진을 개발하고 누구나 아무런 댓가 없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사용하게 한, 너무나 위대한 업적이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말씀하신 것처럼 디젤의 효용가치가 당장 어떻게 되진 않을 겁니다. 필요한 지역, 필요한 상황이란 게 있을 테니까요. 문제는 디젤의 절대적 분위기가 많이 깨졌다는 거, 그리고 유럽 내에서 전기차에 대한 엄청난 많은 움직임이 있다는 건데요. 환경문제나 인체 유해성과 연결돼 이 부분은 더 강화될 걸로 보입니다. 더 이상 디젤과 가솔린만의 세상은 안 될 거라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이고, 지금의 이 변화가 당분간, 적어도 10년 정도는 이어질 테니까, 그 때까지는 디젤이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제조사들이 기술투자에 인색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의견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호원 2017.01.05 17:27 신고

    랜드로버는 디젤 하이브리드도 판매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가솔린 보다는 디젤을 선호하는 편인데요.
    아우디, 비머의 디젤 모델 판매 비중이 60%대 이상인걸 보니 왠지 마음이 놓입니다.
    말은 안했지만, 맘고생좀 했거든요. ㅎㅎ

  • 겉보리 2017.01.09 21:30 신고

    엔진 종류 별 장단점은 다 있지요. 앞으로는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을 잘 하는 제조사가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 맞습니다. 이젠 선택이 아닌 흐름을 어떻게 따라가고 그 안에서 주도권을 쟁취할 것이냐의 문제라 봅니다. 환경 친화적 기업이 앞으로는 살아남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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