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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깜짝 놀랄 독일 초등학생 자전거 면허 따기


독일을 비롯한 유럽 여러 국가들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안전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횡단보도 이용하기와 같은 기초적 교육부터, 응급차에 올라 타보기도 하고 응급 처치 교육 등을 받아 보며 위급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등을 가르치죠.


이런 정도라면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하기 때문에 특별할 것 없겠습니다만 자전거로 이야기를 바꾸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가장 큰 특징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 독일에서는 예외 없이 자전거 시험을 통해 면허증을 따야 한다는 점입니다.


자전거 교육을 받고 있는 독일 아이들/사진=ADAC 제공


철저한 교육, 까다로운 시험

1~2학년부터 시작해 3학년이 되면 자전거와 관련한 학교 교육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데, 자전거 구조와 명칭을 배우는 것은 물론, 헬멧의 필요성과 착용법, 그리고 도로 표지판을 익히고 자전거 관련 주행 규칙들을 학습하게 됩니다. 학교 선생님들 역시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한 교육을 별도로 받아야 하죠. 자전거 교육은 정규 과정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대충할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대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4학년이 되면 자전거를 타기 위한 면허를 따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험은 이론과 실기로 나뉘는데 그 수준이 우리가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 보는 시험만큼이나 어린이 입장에서 보면 높은 편입니다.



총 4단계 이론 시험 중 2단계 문제 일부/캡쳐=sachunterricht-grundschule.de


이처럼 독일의 자전거 교육이 까다로운 이유는 뭘까요? 도로가 어떤 규칙 안에서 돌아가는지 제대로 알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사고를 당할지 모릅니다. 따라서 자동차의 흐름, 교통 표지판의 의미 등을 아이들은 완벽하게 이해해야 합니다. 교육 과정이나 시험이 당연히 까다로울 수밖에 없겠죠.


이처럼 깐깐한 이론시험을 치르고 나면 자전거 주행 시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기 시험은 경찰들의 주도 하에 이뤄지는데 애들 자전거 시험이라고 대충 넘어가는 법은 없죠.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 그럴싸한 자전거 면허증을 받게 되는데 아이들은 상당히 뿌듯해 합니다. 



대한민국 아이들에게도 필요

이렇게 학교에서 제대로 된 자전거 교육을 받은 효과는 어린이 자전거 사고율 감소로 이어집니다. 또 자전거 교육 과정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교통 안전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받기 때문에 사회 전체가 도로 안전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로 돌아와 볼까요?


요즘 운전면허 취득 과정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특히 안전교육이 체화되지 못한 채 운전 기능에만 초점을 맞춰져 있어 논란입니다. 또 자전거 타는 어린이들 중 제대로 된 보호장구를 한 아이들, 자전거 안전 주행 교육이나 도로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자동차 면허취득이나 자전거 안전성 등, 복합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초등학교에서도 자전거 교육, 또는 도로 안전교육 등이 필요해 보입니다.


여러분의 자녀가 학교에서 제대로 된 도로 안전 교육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십시오. 알아서 안전띠를 착용할 것이고, 아빠 엄마의 운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아이의 태도가 부모에게도 영향을 미치겠죠. 성장해서는 좋은 운전자, 안전한 보행자, 안전한 자전거 운전자가 될 것입니다.


미래의 주역들이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 환경, 교통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어른들은 좋은 제도를 마련해 열심히 교육해야 합니다. 살벌한 입시 교육체제 안에서 시험보는 기계로 만드는 것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게끔,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고민이 있었으면 합니다. 


<동영상> 독일의 자전거 실기시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