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택시 머리보호대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NF쏘나타 뒷좌석/사진=스케치북

택시를 탔습니다. 뭔가 익숙한 듯 어색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만히, 찬찬히 둘러보니 뒷열 중앙 좌석에 머리보호대가 보이지 않더군요. 차종은 NF쏘나타였죠. '아~ 몇 년 전에 나온 현대차는 뒷좌석 중앙열에 헤드레스트가 없었나 보다' 라고 생각하며 쓴 입맛을 다셨습니다. 혹시 택시라서 빠진 걸까 싶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영업용이 아닌 NF쏘나타에서도 2열 중앙좌석의 머리보호대는 없는 걸 확인했습니다.


뒷좌석 중앙열에도 안전벨트가 달려 있는 것으로 봐서는 분명 5인승이 맞는데, 왜 거기에만 머리보호대가 없었던 것일까요? 비교적 최근에 나온 또 다른 차종의 택시를 타봤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도 머리보호대가 빠져 있더군요. 기아 K5였습니다. 기사분께 물었더니 구입한 지 1년이 이제 막 됐다고 했습니다. 역시 K5도 택시용에만 헤드레스트가 빠져 있나 확인했더니 역시 아니더군요. 


K5 택시 뒷좌석/ 사진=스케치북

택시 기사분께 물었습니다. "뒷자리에 승객들이 3명일 때도 있죠?" "그럼요~"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 뒷열 중앙석에 머리보호대가 없는 건 혹시 아세요?" 신호대기 중이었던지라 기사분께서 룸미러로 힐끔 뒤를 보더니 다시 머리를 돌려 직접 확인한 후 고개를 갸웃하더군요. "제가 택시만 24년 했는데 머리보호대가 있는지 없는지 손님에게 얘기듣고 처음 확인해 봤네요~"


사람이 앉는 좌석이 분명함에도 유독 중앙좌석에만 머리보호대가 빠져 있는 이유가 뭘까 잠깐 생각을 해봤습니다. 원가절감 외엔 나올 답이 없더군요. YF 쏘나타 택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최근에 나온 LF쏘나타 택시에는 나즈막한 머리보호대가 달려 있었습니다. 최근에야 현대가 2열 중앙석에 머리보호대를 기본으로 달기 시작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머리보호대 없는 수 많은 택시들이, 수 많은 자동차들이 지금도 전국을 다니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한숨만 나옵니다.


1열 보다 뒷좌석은 등받이 부분이 높긴 하지만 그렇다고 머리보호대를 뺄 정도로 충돌 시 목이나 머리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건 아닙니다. 제도가 잘못되어 있다면 이를 보완해 머리보호대를 강제해야 할 것이고, 제도와 무관하게 제조사의 원가절감 꼼수였다면 정말 반성하고 사과해야 합니다. 소비자들도 사람의 안전을 고민하지 않는 차는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부탁 하나 드립니다. 여러분들 오늘 차에 오르셨다면 뒷좌석 중앙열에 머리 보호대가 있는지 없는지 한 번 확인해 봐 주세요. 택시를 이용하신다면 이 때도 한 번 확인해 보십시오. 제가 언급한 차 종 외에도 2열 중앙석에 머리보호대가 없는 차는 무언지 댓글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런 식으로라도 제조사들의 잘못된 마인드에 따끔한 회초리를 가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