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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운전자의 심장까지 챙기는 자동차가 나왔다

 

SF 영화를 통해 미래 자동차가 어떤 스타일과 어떤 역할을 하는지 우린 무수하게 보아왔습니다. 그런데요. 냉정하게 보면 그런 기술들이 실제로 적용돼 우리의 일상의 그림을 바꾼 게 거의 없어 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자동차가 스스로 알아서 목적지를 달려가는 거죠.

 

최근엔 닛산에서 2020년까지 스스로 알아서 가는 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고, 구글에서도 이런 구체적 실험이 진행 중이긴 합니다만 과연 얼마나 정확하고 안전하게, 그리고 빨리 이 기술이 우리의 일상을 점령하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창한 자동차의 장미빛 밑그림에서 조금만 현실적인 지점으로 눈을 돌리면 상당히 많은 자동차 기술의 진보가 있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자동차가 알아서 주차를 한다든지, 센서들이 도로 상황을 파악해 급제동을 돕는다든지 하는 기술들이 대표적이겠죠. 그런데 오늘 이야기해드릴 차는 또 다른 관점에서 놀라움. 아니 놀라움이라기 보다는 재미난 접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자세한 얘기를 드리기에 앞서 어떤 차인지부터 확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포드에서 이번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 내놓을 S-MAX 컨셉카의 모습입니다. 컨셉카라서 그런지 상당히 공을 드린 느낌이 들죠?  S-MAX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니밴, 패밀리밴입니다. 2006년에 처음 나와서 제법 유럽 내에서 판매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모델인데요.

 

2006년에 나오고 부분변경이 있었을 뿐 큰 변화가 없다가 내년 중순에 새로운 S-MAX를 내놓고 판매에 들어가게 된다고 하는군요. 그 양산형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컨셉카 (정확히는 프로토타입이라고 해야 할까요?)가 엊그제 독일 퀄른 포드 본사에서 공개가 된 거죠.

 

 

 

 

위에 사진은 2011년 부분변경된 S-MAX의 모습이고 아래의 것이 이번에 출품될 컨셉카 모습입니다. 벌써 라인부터가 다르죠? 앞보습도 현재 판매되는 건 못 생긴 물고기 얼굴 같은데 신형은 몬데오의 느낌을 줍니다. 포드가 차는 참 좋은데 디자인에서 늘 아쉬움을 남겼는데 이번 모델은 비록 컨셉카이지만 기대를 갖게 합니다. 특히 잘 아셔야 하는 게, SUV의 대세론 속에서 왜건도 그렇지만 패밀리밴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는 점입니다.

 

 

 

두 장의 사진 모두 BMW 액티브 투어러죠. 위에 것은 작년에 공개가 된 액티브 투어러 컨셉카고 아래는 올 해 공개된 액티브 투어러 아웃도어 컨셉카입니다. 하나는 일상용이고 아래는 레져용으로 분류를 했습니다. 3기통 엔진에 앞바퀴 굴림이 적용된다고 해서 좀 실망스럽긴 하지만 스타일 만큼은 여느 SUV에 뒤지지 않습니다.

 

이렇듯 밴, 패밀리밴도 스포츠라는 단어를 붙여 역동적인 스타일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기아의 카렌스 디자인이 유럽에선 상당히 세련된 패밀리밴으로 평가되는데요. 앞으로 카렌스 보다 훨씬 더 스포티한 패밀리밴이 우리에게 나올 거라는 거죠. 운전이 편안하고 실용적인 밴들이 이런 스타일까지 갖춘다면 저는 굳이 SUV를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포드  S-MAX 스포츠 밴 컨셉카 보세요. 멋지지 않습니까?

 

물론 컨셉카라는 건 그대로 양산에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BMW 같은 회사도 보세요. 컨셉카와 양산차와의 차이가 좀 많이 나는 편이에요. 그러니 저게 그대로 판매용 차에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또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실내의 경우는 도저히 컨셉카의 그것을 그대로 차용할 수 없어도  외부 스타일의 느낌은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는 거죠.

 

 

 

 

오펠이 재작년인가 선보였던 자피라 투어러 컨셉카 (위)가 양산된 형태( 아래)를 보면 외모에서는 그 흐름이 거의 그대로 유지된 걸 볼 수 있습니다. 포드가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면 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많이 바꾸고, 손님을 또한 끌어 올 수 있을 거라고 전 봅니다.

 

 

 

사실 포드의 콕핏 (조정석 주변)은 세련되었다고 보긴 어려운데 이번 컨셉카를 보면 뭔가 많은 변화가 느껴집니다. 훨씬 정리가 되어 있고 쉬크한 맛까지 줍니다. 물론 컨셉카니까 신경을 많으 썼겠지만 레이아웃 만큼은 그대로 적용해도 좋지 않겠나 싶습니다.

 

 

 

타블렛피씨도 부착이 되었고 시트도 독립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본 5인승이고 3열은 추가하면 2개의 의자를 더 놓을 수 있죠. WLAN이나 음성 인식 기능 등은 이제 컨셉카 정도 내놓으려면 기본적으로 세팅이 되어야 하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헤드램프가 인상적인데 최신형 OLED가 장착되었다고 합니다. 유기발광다이오트라고 하죠? 이 기술이 현재는 한국의 삼성과 엘지에 특허양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쨌든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젼에 활용되던 OLED램프도 머지않아 자동차에서 만나게 될 수 있지 않겠나 기대해봅니다.

 

이 차는 또 하나의 특징을 갖고 있는데요. Car-to-Car 시스템이라고해서 같은 장치를 한 자동차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이동중 가능하다는 거죠. 엔진은 1.5리터 에코부스트가 들어가 있어서 150~180마력까지 힘을 낸다고 합니다. 이정도면 충분할 거 같네요.

 

하지만 가장 큰 특징은 사실 이 부분입니다.

 

 

 

운전자가 운전석에 착석을 하게 되면 자동차는 운전자의 맥박, 심장박동을 체크하게 됩니다. 흔히 EKG(Elektrokardiogramm), 영어로는 ECG (Electrocardiogram)라고 불리는 심전도입니다. 독일에서 온 의료용어라 EKG도 일반적으로 쓰는 모양인데 이는 의사 선생님들이 더 잘 아시겠죠? 어쨌든 차가 운전자의 심장의 상태를 자동으로 체크한다는군요.

 

만약 운전자의 심장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고 체크가 되면 경고가 울리고, 계속 이상태가 유지되면 자동으로 연결되어 있는 의사에게 상태를 전송하게 된다고 합니다. 정확히 어떻게  심전도 검사가 이뤄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차가 사람의 심장을 체크하고 알려주는 기능까지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당장 양산형 S-MAX에 적용이 될 기술인지, 아니면 그냥 우리 이런 거 할 줄 안다~ 이렇게 자랑을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포드가 이 차에 이런 기능을 선보였다는 것은 적용을 어떤 형태로든 하겠다는 뜻일 테고, 그렇게 되면 단순히 차가 운전 매카니즘을 통한 안전성 확보의 단계를 뛰어넘는, 운전자의 생체까지 구체적으로 체크하는 큰 범위의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되지 않나 싶습니다. (운전 중 심장 이상으로 돌아가신 제 친척 한 분이 생각나네요.)

 

이런 기술을 보면 정말 자동차의 기술이 혹은 기술의 접목이 어디까지 가능할지 가늠하기 어려워지는데요. 가격만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이 되면서 이런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만 있다면 소비자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 아닐까 합니다. 포드 S-MAX 컨셉카. 이거 스타일만 멋진 게 아니라 하는 일들까지 아주 맹랑하네요. 이런 기술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아~ 어느 새 패밀리밴에 또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네요.

 

**참 그리고 여기저기서 이 블로그 글을 불펌해 간다는 제보가 들어옵니다. 가장 좋은 건 링크를 걸어주시는 겁니다. 아니면 제가 의사를 물어주세요. 웬만하면 저는 동의해드리는 편이에요. 대신 출처는 남겨주시고요. 서로 기본은 좀 지켰으면 좋겠습니다.부탁드릴게요. (보너스 : 104억 가치의 자동차 번호판 얘기가 궁금하시다면 클릭 ==> http://weeple.net/weepleInt/news/selectNewsDetail.do?areaId=DEUHE01001&menu=WM01A1&artId=2363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