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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무더위 속 주차 시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



요즘 폭염으로 한반도 전체가 불덩이 같다고 들었습니다. 독일도 지난 주까지 많이 더웠는데 더위의 기세가 한 풀 꺾였네요. 오늘은 이런 날씨에 조심해야 할 자동차 관련 정보를 하나 준비해봤습니다. 뭐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더운 날씨엔 누구나 그늘 밑에 주차를 하려고 하지 햇볕 아래 차를 세워두진 않죠.

 

하지만 야외 주차 시 이런 명당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특히 잠깐 일을 보고 오겠다는 생각에 차 안에 아이들이나 애완동물을 남겨두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물론 창문을 살짝 열어 둔다거나 아니면 에어콘을 켜놓고 일을 보러 가는 분들도 계시지만, 이런 행동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독일 퀄른에서는 두 살 배기 아이가 차 안에 혼자 남겨져 있다가 소방관들에 의해 급하게 구조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또 베를린에서는 강아지 3마리가 차 안에서 주인을 기다리다 열사병에 걸린 한 마리는 죽고 두 마리는 다행이 구조가 된 사건도 있었습니다. 모두 잠깐 운전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일어난 일들인데요.

 

이처럼 차 안 고온 현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 소식은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일회용 라이터 같은 게 터져 다쳤다는 그런 기사도 몇 번 본 기억이 나는군요. 그만큼 좁은 자동차 안은 여름철 잠시라도 노출 되었을 때 위험한 공간으로 되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럼 과연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면 위험한 상황이 될까요? 우선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차량 실내 온도는 21도에서 23도 사이가 됩니다. 여름철에는 21도 정도가 좋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일단 실내 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뜨거워지는 속성이 있습니다. 35도에서 36도 정도가 되면 초콜릿이 녹습니다. 그리고 40도가 넘어가면 어린 아이들이나 애완동물들에겐 위험한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차 안 실내 온도가 이렇게까지 올라갈까요? 올라간다면 어느 정도까지 가능할까요? 제가 즐겨보는 자동차 잡지에서 최근 이와 관련한 실험을 한 가지 했습니다. 마트 주차장에 흰색 C클래스와 검정색 3시리즈 왜건을 나란히 세워 놓고 실내 온도를 측정한 건데요.

 

우선 에어콘으로 실내 온도를 21도로 맞춘 다음 30분 동안 차를 세워놓았습니다. 바깥 기온은 25도였죠. 25도면 요즘같은 더위 기준으로 보면 살 만한 그런 기온일 겁니다. '25도에서 30분 정도 세워 두는 게 무슨 큰 일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실내는 뜨거웠습니다. 결과를 보시면,

 

흰색 벤츠 C클래스 : 57도

검정색 BMW 3시리즈 : 63도


 

바깥 기온이 25도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30분 세워둔 결과가 이 정도였습니다. 참고로 지구에서 가장 더운 온도로 기록된 게 미국 사막 지역의 56.7도였습니다. 62도 정도면 달걀 후라이가 가능하다네요. 이 실험에선 검정색 차량의 경우가 흰색 보다 6도 정도 더 올라갔는데 확실히 빛을 흡수하는 검정색 계열이 더 뜨거운 건 맞지만 흰색이라고 안심해야 안 될 겁니다.

 

예전에 어떤 수의사가 이런 테스트를 한 적이 있는데요. 더운 날씨에 차량 안에 25분 정도 머물렀습니다. 당시 45도 정도까지 실내 온도가 올라갔는데 이 양반 옷이 모두 흠뻑 젖었습니다. 사람은 그나마 땀을 통해 몸의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있지만 애완견 같은 경우는 그런 자기조절 기능이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동영상을 올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여름철, 아니 꼭 여름이 아니어도 햇볕 아래 주차를 하게 될 때는 꼭! 반드시!! 차량 안에 아이를 혼자 두거나 애완동물을 남겨 놓지 마시기 바랍니다. 잠깐만 일을 볼 거니 무슨 일이야 있겠나 라고 생각을 하는 분들, 애가 잠이 들어 있어 그냥 얼른 다녀 오면 되겠거니 생각하는 분들,  사람이 잠시 한 눈을 팔고 깜빡하면 20~30분 그냥 지나가게 됩니다. 절대 그렇게 하지 마십시오.

 

또 혹시라도 강한 햋볕에 노출된 차량에 동물이나 아이가 타고 있는 걸 목격한 분들은 가장 먼저 차 문이 잠겼는지를 확인하시고 만약 열 수 없다면 빨리 119에 신고를 하셔야 합니다. 오지랖 넓게 남의 일에 왠 간섭이냐 이렇게 생각지 마시고요. 내 아이 내 동물이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고 여겨주시기 바랍니다.

 

곁들여 한두 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가급적 오래 주차를 해야 한다 싶을 땐 차량 앞유리를 햇빛 차단막 같은 것으로 가려주는 게 좋습니다. 또 잔뜩 데워져 있는 차량에 탑승하실 땐 먼저 문을 다 열어 환기가 되도록 한  뒤에 타기 바랍니다. 뭐 차 문짝을 대여섯 번 강하게 열고 닫고를 하면서 더 빠르게 온도를 떨구는 방법도 있겠죠. 그리고 차량 에어컨은 처음엔 가장 강하게 켜고, 어느 정도 온도가 내려가면 송풍은 '2' 정도에 그리고 기온은 다시 21도 정도에 맞추시기 바랍니다. 물론 폭발성 물질을 차량 안에 비치해 놓는 것도 해서는 안되겠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25도의 기온에서도 차량 실내 기온은 60도가 넘게 올라갈 수 있다는 거. 꼭 잊지 말고 방심하지 마셨음 합니다. 너무 덥다는 소식이 들려와서 준비했던 소식 대신 간단한 내용 올려 봤습니다. 다음 내용은 독일에서 실시한 카렌스 비교테스트 결과를 자세하게 리뷰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무더위 속에서 건강 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시원한 한 주들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