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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기아 카렌스 독일 전문지 비교평가 결과는?

 

보통, 제가 들락거리는(?) 독일 자동차 매거진 사이트와 구독하는 잡지에서 확인되는 차량 비교테스트의 수는 일주일에 대략 5개~6개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매주 5~6번의 차량들을 평가한 데이타가 나오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제가 확인하는 것만 그렇습니다.

 

처음엔 매우 자세하게 내용들을 분석해서 읽고, 또 그 중 한국 브랜드 차량이 속해 있으면 더 자세히 읽고, 거기서 추려 공유할 내용을 이 곳 블로그에 올려드리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시점부터 이 비교테스트 내용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게 됐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짐작 가능한' 결과만 있기 때문입니다. 신차 한 대만 놓고 보면 잘 못 느끼겠는데, 라이벌 모델들을 한 데 모아 같은 조건에서 테스트한 결과를 수치로 그대로 공개를 해버리니까 거기서 차량들의 특성이나 방향성, 성능의 우열이 고스란히 드러나더라는 거죠. 그리고 메이커 간의 어떤 성능의 차이가 확실히 있다는 게 보였습니다.

 

'아~ 자동차 기술력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성장하거나 무너지는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쉽게 말해 차 잘 만드는 회사는 계속해서 잘 만들고, 아쉬움을 주는 회사들은 늘 2% 부족하다는 겁니다. 사실 오늘 소개해드릴 카렌스 관련한 비교테스트 역시 이런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요.

 

말이 너무 길었으니까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5대의 미니팬(패밀리밴) 디젤 모델들을 모아 놓고 독일 유력지 아우토빌트가 테스트를 했고, 저는 내용을 압축 정리해봤습니다. 지금부터 그 내용을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여 믿지 않는 분들이 계실 수 있어 이렇게 일종의 인증샷을 한 장 올리고 내용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은 오펠 자피라의 승리인 것처럼 나와 있습니다만 내용은 좀 다르니까 끝까지 읽으며 승자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르노 그랑 세닉

르노가 최근에 내어놓은 그랑(그랜드) 세닉 모습입니다. 트윙고와 클리오라는 모델에서부터 앞쪽 디자인이 바뀌었는데, 참 잘 바뀌었다는 생각이 드는 스타일입니다. 그랑이 붙으면 그냥 세닉보다 차체가 더 길다는 뜻이 되는데요. 기본 제원을 일단 확인해 보면,

 

1.6리터 4기통 터보 디젤

130마력

토크 : 320Nm

6단 수동변속기에 앞바퀴 굴림

최고속도는 195km/h

공차중량 : 1608kg

휠은 17인치

유럽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당 22.22km

트렁크 용량 : 678리터에서 최대 2083리터

전장 : 4573mm

 

트렁크 용량은 최대치 기준으로 가장 큽니다. 차의 길이는 오펠 자피라에 이어 두 번째로 길고요. 공간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게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포드 C-MAX

누가 봐도 전형적인 패밀리밴처럼 보이는데요. 사실 평가 내용은 이미지와는 또 다르게 나왔습니다. 그 내용은 잠시 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역시 기본 제원을 보면,

 

2.0리터 4기통 터보 디젤

140마력

토크 : 320Nm

6단 수동변속기에 앞바퀴 굴림

최고속도 : 200km/h

공차중량은 1726kg

휠 : 17인치

유럽 복합 공인연비는 리터당 19.60km

트렁크 용량 : 600에서 최대 1867리터

전장 : 4520mm

 

굉장히 무거운데 차체는 5개 모델들 중 두 번째로 작습니다. 엔진 용량은 그에 비해 가장 크죠. 이런 차들은 주행 안전성이나 성능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스펙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그런지 아닌지는 잡지 평가를 통해 알아 보겠습니다.

 

 

오펠 자피라 투어러

오펠이 자랑하는 미니밴 자피라네요. 특히 이 테스트를 진행한 잡지는 엔진에 주목을 했는데요. 일단 기본 제원부터 보시겠습니다.

 

1.6리터 4기통 터보 디젤

136 마력

토크 : 320Nm

6단 수동변속기에 앞바퀴 굴림

최고속도는 193km/h

공차중량 : 1744kg

휠은 17인치

유럽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당 24.39km

트렁크 용량 : 710리터에서 최대 1860리터

전장  : 4656mm

 

차의 무게와 크기 모두 가장 컸습니다. 공인연비만 놓고 보면 이 역시 가장 좋게 나왔고요. 다만 테스트 연비의 경우 르노 그랑 세닉에 조금 뒤지는 걸로 나와서 얼마나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암튼 제원상으로는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폴크스바겐 투어란

폴크스바겐의 히트 모델 투어란입니다. 비교 모델들 중 가장 사이즈는 작습니다. 그렇다면 트렁크나 실내 공간도 작을까요? 그 결과도 조금 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역시 제원을 보시면요,

 

2.0리터 4기통 터보 디젤

140 마력

토크 : 320Nm

6단 수동변속기에 앞바퀴 굴림

최고속도는 203km/h

공차중량 : 1588kg

휠은 16인치

유럽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당 20.83km

트렁크 용량 : 695리터에서 최대 1989리터

전장 : 4397mm

 

차체가 작고 휠도 작습니다. 그에 비하면 트렁크 용량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이지 않는데요. 마지막 모델 기본 내용 확인 후에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아 카렌스

스타일이 참 좋네요. K5 이후에 기아 디자인에 실망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 녀석은 비교적 잘 나온 것 같습니다.

 

1.7리터 4기통 터보 디젤

136 마력

토크 : 331Nm

6단 수동변속기에 앞바퀴 굴림

최고속도는 191km/h

공차중량 : 1567kg

휠은 17인치

유럽 복합 공인 연비는 리터당 20.0km

트렁크 용량 : 536리터에서 최대 1694리터

전장 및 휠베이스 : 4525mm

 

전장은 세 번째 정도이고 무게는 두 번째로 가볍습니다. 그에 비하면 트렁크 용량은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해 보이는군요. 그러면 차체/ 구동계통/ 안락함/ 주행성/ 환경 항목 순서대로 해서 각 모델별 점수를 알아보겠습니다.

 

 

차체 부문 (150점 만점)

투어란 :  109점 / 오펠 자피라 : 112점 / 카렌스 : 95점 / C맥스 : 102점 / 그랑 세닉 : 108점

 

차체에서는 오펠 자피라가 가장 점수가 좋았고 카렌스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아까 기본 제원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역시 기본적으로 사이즈가 크게 나온 차들이 차체 항목에서도 점수가 좋았는데요. 특이하다고 한다면 가장 작은 투어란이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과, 중간 사이즈의 카렌스가 가장 낮은 점수를 얻었다는 점일 겁니다.

 

오펠 자피라는 앞좌석과 뒷좌석 공간이 가장 좋은 것으로 드러난 반면 카렌스는 둘 다 가장 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렁크는 역시 그랑 세닉이 1위, 2위가 투어란과 자피라였습니다. 가장 낮은 점수는 역시 카렌스였는데요. 실제로 독일인들이 트렁크나 실내 공간을 얼마나 따지며 구매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독일 전문지들은 이 부분을 상당히 중요하게 취급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렁크 입구의 경우 무거운 짐을 들어 싣고 내리기가 얼마나 편안한지까지 다 측정해 따지고 있습니다. 기아가 카렌스를 유럽 공장에서도 만들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좀 더 고려하지 않았나 생각됐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은 거 같아 좀 아쉬웠습니다.

 

 

구동 계통 (125점 만점)

투어란 : 99점 / 자피라 : 91점 / 카렌스 91점 / C맥스 : 94점 / 그랑 세닉 : 92점

 

엔진의 힘과 미션 관련한 항목입니다. 1위는 투어란이 차지했는데요. 역시 배기량이 상대적으로 크고 차체가 가볍고 해서 이 부분에서 좋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요하다고 보이는 변속기 부분에서는 투어란과 포드 C맥스가 가장 좋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르노가 이 부분에서 조금 뒤처진 게 아쉬웠네요.

 

 

안락함 (150점 만점)

투어란 : 115점 / 자피라 : 115점 / 카렌스 116점 / C맥스 : 104점 / 그랑 세닉 : 103점

 

안락함에서 기아 카렌스가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그에 비하면 신형 그랑 세닉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카렌스의 어떤 점을 높게 평가한 것일까요?

 

다른 모델들과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한 부분이 유독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그건 편의사양 항목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차들 보다 옵션이 아닌 기본 적용이 더 많았다. 뭐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서스펜션은 그랑 세닉 다음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 여기서 포드나 오펠 VW과의 차이가 현저히 드러났습니다.

 

여전히 서스펜션 부분은 지적이 계속 되는 것 같네요. 또 어시스턴트 시스템 항목에서도 다른 모델들에 비해 낮은 점수를 카렌스가 받았습니다. 편의사양 하나로 나머지 부분의 까먹은 점수를 다 회복하고도 남았습니다. 오펠 자피라나 포드 C맥스는 이 편의사양에서 점수가 워낙 안 좋았는데요. 한국 시장에선 이런 식의 옵션 적용은 그닥 호응받기 어려울 거 같습니다. (카렌스 외엔 한국에 들어가는 게 없긴 합니다만;;)

 

 

주행성능 (125점 만점)

투어란 : 99점 / 자피라 100점 / 카렌스 : 87점 / C맥스 : 103점 / 그랑 세닉 91점

 

포드 C맥스가 주행성능에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카렌스는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5위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네요. 가장 배점이 큰 주행성능 (핸들링이라고 해두조) / 민첩함 / 조향성 등에서 카렌스가 나쁜 점수를 받았습니다. 패밀리밴에서 주행성능 따져 뭐하게? 라고 한다면 뭐 할 말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운전자도 즐거움을 좀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다만 제동력에서 투어란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아무래도 타이어가 가장 작았던 것이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도 차의 무게 등도 변수가 될 테니 이 점은 투어란이 좀 더 보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항목은 환경부분인데요. 배점도 크지 않고 해서 이건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5가지 성능과 관련한 점수를 모두 더해보니 이렇게 순위가 나왔습니다.

 

1위 : 폴크스바겐 투어란 : 452점

2위 : 오펠 자피라 투어러 : 446점

3위 : 포드 C-MAX : 426점

4위 : 르노 그랑 세닉 : 425점

5위 : 기아 카렌스 : 417점


 

여기다 가격과 개런티 부분을 포함해 봤습니다. 순위는 어떻게 됐을까요?


 

1위 : 폴크스바겐 투어란 : 506점

2위 : 오펠 자피라 : 501점

3위 : 기아 카렌스 : 490점

4위 : 포드 C맥스 : 486점

5위 : 르노 그랑 세닉 : 481점


 

이 다섯 개 모델의 경우 독일에서 팔리는 기본가만 놓고 보면 기아 카렌스가 23,990유로로 가장 낮았고 폴크스바겐 투어란이 29,600유로로 가장 비쌌습니다. 거기다 기아의 7년 워런티까지 더해져서 단박에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그러면 각 차량에 대한 테스트 후 아우토빌트의 평가 내용을 보여드릴 텐데요. 나머지 모델들은 그냥 간단하게 줄인 것으로, 그리고 카렌스는 궁금하실 테니 평가 내용 원 내용 그대로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르노 그랑 세닉 : 실내가 넓고 시야가 탁 뜨인 게 편안함을 준다. 하지만 운전을 하게 되면 이런 장점들은 사라진다. 멀티미디어 부분에서 1위, 어린이 시트 평가에서 1위 (베이비 시트 3개를 놓을 수 있는지 평가), 연비 효율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정도면 꽤 괜찮지만 서스펜션과 조향성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 이 부분들이 좀 더 나아지면 순위는 확실히 상승할 것이다.

 

포드 C맥스 : 민첩한 주행이 재미를 준다. 가성비 1위를 획득. 재미를 보증해주는 이 차는 하지만 가족용 밴으로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여닫이 문이 이런 이유로 큰 장점이 되지 못한다. 공간에 대한 배려가 더 필요해 보인다.

 

오펠 자피라 : 공간이 많고, 새로운 디젤엔진은 정숙하고 느긋한 운전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자신만의 개성이 부족하다. 출발 시나 추월 가속에서의 힘부족은 아쉬운 점. 오늘 후보들 중 전체 2위에 올릴 만한 자동차다.

 

폴크스바겐 투어란 : 스타일 측면에선 눈에 들어올 만한 차는 아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약점이 없다. 실용적이고 다이나믹하며 편안함 등, 미니밴이 갖춰야 할 점들을 거의 모두 가지고 있다.

 

기아 카렌스 : 7년 개런티(워런티), 많은 편의사양. 기아와 7년 보증은 환상적인 조합이다. 가격 부분 1위. 좌석들은 힘을 많이 쓰지 않고도 쉽고 편하게 눕힐 수 있어 좋다. 하지만 트렁크는 가장 작다. 주차를 하게 되면 운전자 입장에선 차의 앞쪽  끝이 잘 안 보여 지금 어느 정도에 위치 되었는지 예측이 어렵다.

 

콕핏은 비교적 좋은 재질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으며, 버튼들이 잘 정돈되어 있고 사용하기가 편하다. 엔진의 경우 오펠이나 포드에도 뒤지지 않는다. 4,5,6단 (수동)에서의 가속 시 포드 C맥스 보다 빠른 수준. 하지만 차체가 도로와의 밀착감이 떨어진다. 차체 안정감이 떨어지는 편. 

 

조향성 역시 부족한데, 직진 주행 중에는 자주 핸들을  틀어줘야 했는데, 짜증나는 수준이었다.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은, 예전처럼 미끄러운 도로 주행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나타난 장애물을 피하기 위한 (엘크 테스트인 듯) 테스트에서 ESP(차체자세제어프로그램)의 개입이 너무 늦는 편. 

 

이 문제에 대해 기아측이 관련 프로그램을 업데이트 했고 곧 적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은? ) 신선한 디자인, 괜찮은 소재, 낮은 가격이 장점. 

딱히 제가 말을 덧붙이지 않겠습니다. 느낌으로는 아직 기아의 갈 길이 멀어 보이지 않나 싶고요. 특정 모델 한 두 개를 가지고 BMW니 벤츠니 이런 차들과 맞짱 뜰 실력이 된다는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브랜드 평균을 끌어 올려서, 일단 포드나 오펠 정도를 이겨낸 다음, 뭐 폴크스바겐과 맞짱을 뜨든 아니면 독일 프리미엄 3사와 겨뤄 보든 하는 게 순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더위에 지치지 마시고 시원한 하루들 되십시오. 읽느라 고생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