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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BMW 6기통과 4기통을 향한 두 가지 시선

지난 포스팅에 이어 BMW에 대한 Hot한 내용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독일 최대 자동차 매거진인 아우토빌트가 BMW에 대한 냉정한 비판을 가했죠. 어찌 보면 신선한 느낌까지 줬었는데요. 이 기사를 소개한 글 중  엔진과 관련돼 재미난 글이 한 편이 어제 올라왔습니다.

더모터스타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528i에 대한 글이었는데요. 내용은 실키식스로 불리웠던 6기통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이번 4기통 터보 엔진은 그 맛이 떨어진다는 점을 테크닉 측면에서 기술했습니다. 그리고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이 글과 관련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던 한 분으로부터 메일을 받았죠. 바로 더모터스타에 시승기와 칼럼을 함께 올려주고 있는 롱버텀님이었습니다.

두 분의 관점은 다르다 볼 수 있습니다. 롱버텀님은 '괜찮은 편이다'. 또 Korea2me님은 '아니다' 였습니다. 제 판단으로도 그렇고 더모터스타 회원분들의 반응도 그렇고, 그냥 자유게시판에서 소수(?)만 감상하기엔 너무 아깝더군요.

그래서  제가 두 분께 양해를 구하고 이 블로그로 논의의 장을 옮겼습니다. 기본적으로 스케치북다이어리나 더모터스타는 너무 전문적인 단어들 난립이나 내용들은 취급하지 않는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지만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대화가 되는 게 너무 싫습니다!) ,

이번의 경우는 예외로 하고자 합니다. 충분히 많은 분들이 재밌게 논의를 지켜볼 수 있을 거 같기 때문인데요. 오늘 이 후 이 논의와 관련해 덧붙이거나 더 진행될 것들은 더모터스타 자유게시판에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러면, 두 가지 다른 관점의 BMW 엔진 이야기 찬찬히 읽어주시구요. 여러분께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 물론 나와 다른 주장이라고 해도 이 글을 올려준 분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씀들 해주셨음 고맙겠습니다.

 

 

<BMW의 4기통 터보, 아쉬워~>

"스케치북 다이어리에서 "BMW의 위기론"을 보고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써볼까 합니다. BMW는 이전부터 양산차 중 가장 스포티한 차량을 만드는 브랜드였고 현재도 그러하다 생각됩니다.그들은 터보엔진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자연흡기의 빠른 응답성과 높은 RPM을 자랑하는 엔진을 만들었었죠.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터보엔진을 적용하기 시작하더니, 가장 빠르게 터보엔진을 확산시키는 브랜드가 되어 버립니다. 현재, 최근 차량에 적용된 엔진 중 남아 있는 자연흡기(가솔린 엔진)는 이제 없지 않나 생각되네요.(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530i가 남아있긴 하군요.)

최근 -28i 시리즈가 3.0자연흡기에서 2.0터보로 바뀌었지요. 출력은 비슷하고 토크는 꽤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바뀐 주 요인은 두말할 나위 없이 연비때문입니다. 전 얼마 전 이 두 528i를 같이 몰아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터보 528(편의상 신형이라고 하겠습니다.)을 먼저 타봤습니다. 넘치지는 않지만 여유 있는 토크에서 나오는 실용가속성능이 괜찮았습니다. 나머지 특징은 뒤에 열거하겠습니다.

그리고 자연흡기 528(편의상 구형이라고 하겠습니다.)에 며칠 뒤 올랐습니다. 동력성능은 스펙대로 신형과 거의 비슷했습니다. 이것만 보면 엔진이 변경된 것이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았죠. 하지만, 비교하면 할수록 차이점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아시다시피 터보엔진은 어쩔 수 없이 터보랙이 존재합니다. 그것은 엔진 응답성을 떨어뜨리게 되는데요. 하지만, 무슨 레이싱을 할 것도 아니고 응답성이 약간 떨어지는 게 크게 느껴지겠는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속주행만을 한다면 그리 문제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의 가감속을 해보면 예전의 BMW가 아닙니다. BMW가 어떤 메이커 입니까? 엔진의 응답성이 매우 빠르고, 자동변속기도 수동변속기와 같은 직결감을 가지고 빠른 변속을 느끼게 해주지 않았습니까?

이런 것들이 밟으면 바로 치고 나가고, 엔진브레이크 성능도 뛰어나게 하고, 전반적으로 차량을 경쾌하게 움직이게끔 하여 체감적으로 스포티한 주행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신형 터보엔진은 밟으면 토크가 나오는데 딜레이가 발생합니다.

이 시간 동안에 변속기는 변속을 하지 못하고 멍하게 기다립니다. 차량은 한 박자 늦게 반응을 보이고,  운전자는 차량이 안나간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이 터보엔진은 엔진응답성, 수동변속기 같은 빠른 변속감..이 두 가지에 대못질을 해놓았습니다.

차량의 움직임이 보통차와 비슷해진 거죠... BMW는 예전부터 배기량이 경쟁사보다 작아 출력은 떨어질 수 있지만, 실제 주행성능은 결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젠 그런 특징들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바로 회전의 질감입니다. 엔진 RPM이 올라가는 부드러움이 차원이 다릅니다. 바로 6기통과 4기통의 차이입니다. 실키식스!! 잊어버리지 않으셨죠? 이 가치를 버린 것입니다. 뱃속에서 뻥 뚤린 목청을 통해 울려 나오는 맑은 소리와, 가늘고 여린 목에서 크게만 소리쳐 나오는 소리는 차원이 다릅니다.

차라리 이번 528신형을 그냥 525정도로 명명하였다면 큰 불만이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BMW는 그대로 528이라 명명합니다. 구형과 동급, 혹은 그 이상이라는 것이지요. 소비자들은 신형이 나오면 똑같은 숫자임에도 그 이상의 성능을 기대합니다. 그 동안은 그 기대를 만족시켜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의 528은 냉정하게 판단해볼 때, 동급 수준 이하입니다. 거기에 신형이라는 기대치가 더해졌으니 결국 525 정도가 적합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같은 2.0터보를 사용하는 520i나 320i는 그 기대를 분명히 만족시킬 것입니다. 왜냐면 '20'이라는 기대치를 가지고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BMW 터보엔진들의 비출력(1리터당 출력)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535i는 306마력으로 리터당 102정도 되네요. 750i는 이번에 450마력으로 오른다지요. 그래 봐야 리터당 103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528은 리터당 123마력이네요. 다른 터보엔진과 비출력이 많이 다르죠. 이게 뭘 의미할까요?

바로 응답성이 그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리터당 100정도는 현대 기술로 크게 응답성을 해치지 않고 뽑아낼 수 있는 범위라고 생각됩니다. 요즘은 대부분 트윈스크롤터보를 사용하는데 출력과 더불어 주목적은 바로 응답성을 올리기 위함입니다.

어쨌든 터보는 필요하지만 양산차에서 터보랙을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알려줄 필요는 없겠지요...

최근의 엔진 다운사이징은 모든 메이커들이 취하고 있는 정책이자, 의무입니다. 이게 아니면 연비규제를 대응할 수가 없으니까요. BMW도 예외는 아니지요. 아니 오히려 더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528i의 변신은 개인적으로 실패라고 보여집니다. 그 전제에는 BMW가 깔려 있습니다. 엔진 응답성, 날카로운 변속, 경쾌한 회전질감을 잃어버린 다운사이징이기 때문입니다.

연비는 6기통과 4기통 터보 모두 실주행에서 1km/l도 차이 나지 않습니다. 터보엔진은 응답성이 떨어져 본인도 모르게 악셀을 빈번하게 조정하게 됩니다. 다만 시뮬레이션이나 크루징을 할 때는 다운사이징의 장점(연비)이 잘 드러납니다. 바로 인증연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528i는 구형과 네임이 같기에 더욱 그 단점이 커져만 보입니다. BMW가 자꾸 숫자로만 개선되었다고 강조하는 모양새가 더욱 그걸 느끼게 해주네요."

 

 

<실키식스에 가까운, 잘 만든 4기통~>

"5시리즈라는 차종을 떠나 미국 기준으로 엔진 얘기를 먼저 해보자면 기존 6기통 엔진은 자연흡기 3.0L N52(직렬 6기통엔진)로, 230 HP(6500 RPM) 200 lb-ft (2750RPM) 의 출력을 냅니다. 이를 대체한 엔진이 바로 Korea2me님이 말씀하신 N20(2.0 4기통 트윈 파워 엔진)로, 240 HP(5000~6000RPM), 260 lb-ft(1250~4800RPM)의 출력을 내죠.

유럽에서는 아직도 직렬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일부 올라가지만  이 엔진은 N52가 아니라  조금 더 계량된 N53 엔진이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체감하는 걸 떠나 수치로만 본다면 N20 엔진이 N52 엔진 보다 반도 안되는 1250 RPM부터 최대 토크를 보이고 있죠.

아이들링 RPM을 800이라고 보아도 450 RPM 만 더 밟는다면 바로 최대 토크를 느끼게 되는 것이겠지요. 보통 BMW의 가속패달의 응답은 다른 회사들보다 좋은 반응을 보입니다. 그 말은 조금만 밟아도 차의 모든 힘(토크)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저보다 엔지니어적 부분은 훨씬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험상으로 볼 때, 터보차들은 터빈의 관리 상태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시승차가 어떤 상태로 얼마만큼의 거리를 운전했던 차인지는 모르지만 엔진의 다른 감성적인 부분을 떠난다면 N20 엔진(4기통 터보, 신형)은 분명 N52 엔진보다 좋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제가 둔해서 인지는 몰라도 거슬릴 만큼의 터보랙이 있다고 보이진 않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1800미터가 넘는 곳임을 감안 하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어지간한 속도나 기어단수에서는 1250 RPM 이하로 떨어질 일도 그닥 많지 않을 것 같은데, 말씀하신 응답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도 궁금해지네요. ^^
 
스포츠 주행을 원한다면 터보차들 뿐만 아니라 자연흡기 차들도 되도록이면 높은 상태의 RPM을 유지해야 좀 더 좋은 반응으로 스트레스 없이 운전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트랙에서 운전을 한다면 더더욱 고 RPM을 쓰는 차들이 유리하다는 것은  경험 해보신 분들이라면 잘 아실 겁니다.

또 트랙의 구조에 따라 어떤 트랙에서는 자연흡기 엔진이 어떤 트랙에서는 터보엔진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미션의 문제는 저도 동의 합니다. 이번에 사용된 ZF8HP 45 트랜스 미션도 ZF에서 만든 미션에 1~3단과 최종감속비만 조절한 채로 그대로 쓴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쩜 엔진의 문제가 아니라 어정쩡한 미션의 세팅이 차의 응답성을 떨어트리는 느낌의 결과로 나온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일 수도 있지만 N20 엔진 자체로는 성공한 다운사이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또한 몇몇 매니아가 아닌 대다수의 일반 운전자를 기준으로 말을 할때 그렇다는 뜻으로 보시면 될 거 같습니다. 제 컬럼도 그러한 것을 기준으로 해봤습니다.

말씀하셨다시피 스포츠 세단을 표방하는 BMW 5시리즈와는 어떤 면에선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국 기준에서 5시리즈의 엔트리 모델로는 불만이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저는 드는군요. 물론 네이밍의 문제도 N53(자연흡기 직렬6기통) 엔진 중에 2.5리터가 판매되기에(참고로 유럽엔 2.5 리터급 엔진은 없음) 528이란 이름을 쓴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F10 5시리즈(현 모델)가 E60(이전 모델)에 비해 많이 커지고 무거워 졌기 때문에 비교 테스트를 한 5시리즈가 구형 E60 모델이었다면 더욱 실망감이 커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새로 나온 F10 5시리즈는 보는 시각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델입니다.

이것은 차들이 조금씩 커지면서 오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포츠성에 중심을 둔다면 F10 5시리즈는 분명 실패한 모델이라 할 수 있지만 커지고 편안해진 7시리즈를 줄여 놓은 모습에, 가격부담이 덜한 7시리즈 대용으로는 분명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아시겠지만 F10 5시리즈는 F01 7 시리즈와 플랫폼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대신 이전 5시리즈의 감성은 3시리즈로, 3시리즈는 1시리즈로 그 것을 대신 한다고 해도 무방하리라 생각되네요. 만약 F10 5시리즈에 조금 더 스포츠 세단임을 강조한다고 하면  N55(직렬 6기통 트윈 파워엔진)을 사용하는 모델로 조금은 커버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 엔진도 터보이긴 하지만요.

개인적으론 BMW에서 만든 엔진 중 가장 실패한 모델이며 단명한,  반응이 확실히 늦은 N54엔진(직분사 직렬6기통 트윈 터보엔진) 보다는 더욱 실키식스 엔진에 다가간 엔진이라고 이번 신형을 평가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N54 엔진은 BMW 팬들에게는 튜닝하기 쉬운 엔진이라는 인식때문에 미국에선 인기가 좋기도 합니다. 아님 N63(8기통 트윈터보엔진) 모델이나 M5로 가야 겠지요.
 
저도 F10 M5를 기다리고는 있지만 매니아적인 성격이 더욱 강한 M시리즈의 트윈터보 엔진이 과연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S85(자연흡기 10기통 엔진)의 감성을 얼마나 커버하고, 큰 덩치로 어떤 운동성능을 보여 줄지 솔직히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BMW만의 감성이 조금씩 줄어들어 그 스포티한 느낌을 줄이는 대신 벤츠와 비슷한 차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 그리고 반대로 벤츠는 점차 BMW에 다가서는 느낌.
저에겐 바로 이런 점이 BMW를 걱정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전성기를 누리는 BMW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결론은 제가 생각하기로 BMW는 N54 (직분사 직렬6기통 트윈 터보엔진)엔진을 첨 사용하면서 부터 BMW만의 실키식스로 부터 오는 스포티한 느낌은 포기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다른 많은 자동차 회사들과 같이 지금의 상황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방법이라고 이해해주고 싶습니다.

포르쉐도 BMW도 몇몇의 매니아가 아닌 다수의 소비자를 생각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겠지요. 그런 면에서 BMW의 선택은 매니아 성격이 더욱더 강한 포르쉐의 선택 보다는 개인적으로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BMW는 개인적 경험으로 인해 현존하는 자동차 회사 중 가장 좋아하는 메이커이기에 어떠한 선택을 해도 제 차고에는 BMW 차들 중 한 대는 항상 한 부분을 차지해왔고, 또한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