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유력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가 올해도 ‘자동차 디자인’과 관련해 독자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독자투표 AUTONIS 2023’이라는 제목으로 매년 실시하는 해당 매체의 주요 이벤트 중 하나인데요. 12개의 카테고리별 가장 많이 선택된 모델들은 무엇이지 바로 확인하겠습니다. 참고로 올해엔 독일에서 독자 약 14,500명이 설문에 참여했습니다.
경차 부문
1위 : 피아트 Abarth 500e (65.1%)
2위 : 현대 i10 (24.0%)
3위 : Microlino (23.9%)
피아트 고성능 서브 브랜드 Abarth의 피아트 500e가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현대 유럽 전략형 경차도 선전을 했네요. 3위에 오른 차는 BMW 이세타를 닮은 마이크로 전기차입니다.
소형차 부문
1위 : 오펠 코르사 (53.7%)
2위 : 르노 클리오 (30.2%)
3위 : 현대 i20 (27.6%)
준중형 부문
1위 : 푸조 408 (35.0%)
2위 : 메르세데스 CLA (34.8%)
3위 : 메르세데스 A-클래스 (33.3%)
치열한 경쟁을 뚫고 푸조가 1위에 올랐네요. 디자인 하면 푸조를 빼놓을 수 없죠. 품질까지 따라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겁니다. 메르세데스의 디자인은 전 영역에서 이제 독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옛날 올드한 분위기가 완전히 지워진 느낌입니다. 고든 바그너 디자이너의 역할을 컸다고 봐야겠네요.
중형 부문
1위 : 알파 로메오 줄리아 (66.4%)
2위 : 폴스타 2 (37.6%)
3위 : 현대 아이오닉 6 (16.3%)
알파 로메오에 스타일에 대해선 독일뿐 아니라 이 차를 아는 모든 곳에서 높게 평가됩니다. 아주 오랜 평판이고, 이 점은 지금 알파 로메오의 노력을 생각하면 앞으로도 크게 바뀌진 않을 걸로 예상됩니다.
준대형 이상 부문
1위 : BMW 5시리즈 (40.2%)
2위 : 메르세데스 E-클래스 (38.7%)
3위 : 벤틀리 바투르 (30.3%)
5시리즈나 E-클래스 최신 디자인에 많은 독일인이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반면에 벤틀리 바투르와 같은 한정판 럭셔리 자동차가 3위에 이름을 올린 부분은 좀 예상외였습니다. 해당 카테고리에 후보군이 크지 않아서였을까요? 어쨌든 벤틀리는 이후에 보시겠지만 역시 많은 독일인이 디자인에 만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스포츠카 부문
1위 :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35.3%)
2위 : 애스턴 마틴 발할라 (33.2%)
3위 : 람보르기니 레부엘토 (32.0%)
역시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사실 그럴 만하죠. 어느 모델 하나 스타일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끌지 못하는 게 없습니다.
카브리오 부문
1위 :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 (41.9%)
2위 : BMW Z4 (33.8%)
3위 : 마세라티 MC20 씨엘로 (29.6%)
독일은 카브리오 (컨버터블)에 대해 관심이 별납니다. 이런 설문에서도 카브리오를 별도의 카테고리로 빼는 걸 보면요. 유럽이 대체로 그렇기는 하지만 독일이 특히 더 그런 듯합니다. 그 와중에 Z4 순위도 상당하죠? 이 차는 예전부터 독일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소형 SUV / 크로스오버 부문
1위 : 지프 어벤저 (53.0%)
2위 : DS3 (28.8%)
3위 : 현대 코나 EV (25.3%)
콤팩트 SUV 부문
1위 : BMW iX1 (33.9%)
2위 : 쿠프라 타바스칸 (30.0%)
3위 : 메르세데스 GLA (26.5%)
2위 쿠프라 타바스칸에 눈이 갑니다. 쿠프라는 세아트의 고성능 브랜드로 역시 아우디 디자인 DNA가 스며든 이후부터 크게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단순히 관심도만 높아진 게 아니라 판매량도 놀라울 정도로 늘고 있습니다.
대형 SUV 부문
1위 : 알파 로메오 스텔비오 (39.7%)
2위 : 메르세데스 GLC/ GLC 쿠페 (32.0%)
3위 : 포드 브롱코 (24.7%)
럭셔리 SUV 부문
1위 : 페라리 프로산게 (22.9%)
2위 : 포르쉐 카이엔 / 카이엔 쿠페 (22.3%)
3위 : 람보르기니 우루스 (19.5%)
저는 프로산게 디자인 별로입니다. 물론 취향의 차이가 있으니 디자인에서 정답은 없는 거겠죠. 그래도 페라리라는 이름값이 프로산게를 더 빛나게 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밴 부문
1위 : 폴크스바겐 투어란 (38.2%)
2위 : 포드 투어네오 커스텀 (38.0%)
3위 : 메르세데스 B-클래스 (29.4%)
밴까지 포함해 총 12개 카테고리별 상위 1위부터 3위까지의 모델을 확인했습니다. 그렇다면 모델이 아닌, 브랜드의 디자인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지도 잠깐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고의 실내 디자인을 하는 브랜드는?
1위 : 메르세데스 (23.1%)
2위 : BMW (15.0%)
3위 : 아우디 (11.2%)
4위 : 포르쉐 (9.8%)
5위 : 벤틀리 (5.7%)
6위 : 볼보 (3.6%)
7위 : 롤스로이스 (2.9%)
8위 : 테슬라 (2.3%)
9위 : 폴크스바겐 (2.1%)
10위 : 알파 로메오 (1.7%)
벤츠 실내 디자인에 대한 독일인들의 호감도는 몇 년에 걸쳐 계속 가장 높습니다. 치열하게 경쟁했던 아우디는 2021년 이후로 BMW에 밀리며 3위로 내려갔고, 그때부터 벤츠와 나머지 그룹과의 실내 디자인에 대한 만족도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과연 이런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그러는 사이 벤틀리가 느리지만 꾸준히 실내 디자인 호감도를 높여가는 중입니다.
▶최고 디자인 브랜드는?
1위 : BMW (10.0%)
2위 : 메르세데스 (9.9%)
3위 : 알파 로메오 (8.0%)
4위 : 쿠프라 (6.4%)
5위 : 포르쉐 (6.3%)
6위 : 폴스타 (5.1%)
6위 : 아우디 (5.1%)
8위 페라리 (4.3%)
9위 : 애스턴 마틴 (3.6%)
10위 : 현대자동차 (3.2%)
매년 올해의 디자인 브랜드를 묻는데 BMW가 2년 연속 메르세데스를 따돌리고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9년까지는 벤츠가 압도적이었지만 이후부터 차이가 크게 줄었고, 아우디가 2021년 1위를 차지하기도 했지만 2022년부터 큰 폭으로 지지세를 잃고 말았습니다. 알파 로메오는 작년부터 상승 폭을 높였는데 쿠프라 역시 다크호스처럼 등장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현대차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건데요. 이런 제네시스 모델들과 전기차, 그리고 N 모델들의 전반적인 선전에 따른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 어떤 브랜드가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운 자동차를 만드는가?
1위 : 포르쉐 (47%)
2위 : 페라리 (39%)
3위 : 애스턴 마틴 (37%)
4위 : 알파 로메오 (32%)
5위 : 메르세데스 (26%)
시대를 초월한, 그러니까 현재 트렌드를 뛰어넘어, 꾸준히 역사적으로 멋진 스타일의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가 어디냐는 질문을 했고 절반 가까운 독일인이 포르쉐라고 답했습니다. 포르쉐의 나라 독일이라는 걸 고려하면 너무나 당연한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상위에 오른 자동차 회사들 모두 스포티한 자동차를 잘 만들고, 레이싱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그런 곳들이기도 합니다. 헤리티지의 위엄(?)이 느껴집니다.
▶ 최근 5년 동안 디자인 변화가 컸던 브랜드들은?
1위 : 메르세데스 (25.1%)
2위 : BMW (25.0%)
3위 : 현대차 (19.5%)
4위 : 기아 (16.8%)
4위 : 쿠프라 (16.8%)
6위 : 오펠 (13.2%)
7위 : 폴크스바겐 (12.1%)
8위 : 푸조 (10.0%)
9위 : 아우디 (9.9%)
10위 : 폴스타 (8.3%)
패밀리룩의 변화가 됐든 아니면 기존의 디자인 틀 안에서 큰 변화였든, 어쨌든 최근 계속해서 디자인에 많은 변화를 준 브랜드에 대한 독일인들의 인식입니다. 전체적으로 나쁘게 본 것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라본 결과가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국산 브랜드의 노력이 결실을 조금씩 맺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에는 설문에 참여한 이들에게 자동차 디자인이라는 것에 얼마나 가치를 두는지를 물었는데 어떻게들 답했는지 보겠습니다.
▶ 당신은 자동차에 일반적으로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습니까?
“매우 관심 있다” (61.5%)
“관심이 있다” (35.4%)
“조금 관심이 있다” (2.9%)
“전혀 관심 없음” (0.2%)
자동차 좋아해서 해당 매체를 구독하고 있고, 이런 설문에 참여까지 하는 이들에게 이런 질문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ㅎ
▶ 난 전기차 테마에…
“매우 관심 있다” (23.5%)
“관심이 있다” (31.5%)
“조금 관심 있다” (27.1%)
“전혀 관심 없다” (15.9%)
전혀 관심 없다는 항목이 15.9%나 된다는 건 여전히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여타 자동차 다른 주제에 대한 관심보다 떨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시간이 지나며 이런 비율도 줄어들겠죠?
▶ 나는 자동차 기술 주제에 대해…
“매우 관심이 있다” (49.6%)
“관심이 있다” (42.0%)
“조금 관심 있다” (6.3%)
“전혀 관심 없다” (0.6%)
▶ 나는 자동차 테스트에 대해…
“매우 관심 있다” (52.6%)
“관심 있다” (40.8%)
“조금 관심 있다” (5.0%)
“전혀 관심 없다” (0.7%)
여기서의 테스트는 시승기, 충돌 테스트, 비교테스트, 내구테스트 등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전문 매체들이 벌이는 비교테스트나 우리 식의 시승기에 대해 역시 관심이 가장 많지 않나 싶은데요.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데이터를 모두 공개하기 때문에 독일의 비교테스트 등은 차를 구입하려는, 혹은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이들 모두에게 흥미로운 영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제조사들은 유력 매체 비교테스트에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 나는 자동차 디자인에…
“매우 관심 있다” (33.6%)
“관심 있다” (48.8%)
“조금 관심 있다” (14.4%)
“전혀 관심 없다” (0.8%)
▶ 나는 자동차 역사와 클래식카에…
“매우 관심 있다” (35.0%)
“관심이 있다” (31.5%)
“조금 관심 있다” (24.5%)
“전혀 관심 없다” (6.8%)
이렇게 해서 독일의 자동차 매체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2023년 자동차 디자인 설문조사와 관련한 내용들을 살펴봤습니다. 질문과 이에 대한 독일인들의 대답을 보면서 여러분의 생각과 한번 비교해보는 건 어떨까요? 즐겁게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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