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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 아우토반 시승기

'매력적인 EQ 부스트' 벤츠 C 200 왜건 독일 시승기

메르세데스 C 클래스를 탔습니다. 정확하게는 2018년 하순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된 W205의 부분변경 모델이죠. 그중에서도 엔진 다운사이징이 된 C 200 왜건이 오늘 소개할 주인공입니다. 어떤 점들이 좋았고, 어떤 점들이 좋지 않았는지 정리해봤습니다.

C 200 왜건 / 사진=이완


1. 독일인들이 사랑하는 C 클래스와 왜건

 C 클래스는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의 D세그먼트 모델임에도 독일에서는 2018 62,784대가 팔렸습니다. VW 집안 (골프, 티구안, 폴로, 파사트) 1~4위까지 순위를 차지했고 C 클래스가 그다음에 위치했습니다. 이 정도면 굉장히 많이 팔렸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6 8천 대가 넘게 팔린 2017년보다는 조금 못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경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아우디 A4 (53,340) BMW 3시리즈(34,514) 등과는 여전히 차이를 보였습니다. 독일에서는 이런 C 클래스 판매의 대부분은 세단이 아닌 왜건이 차지합니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10대 중 7~8대가 왜건이 아닐까 싶은데요. 배달 문화가 여전히 낯선 유럽에서 무겁고 부피가 나가는 짐을 많이 실어 날라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490리터의 트렁크는 짐을 싣고 내리기에 SUV 부럽지 않다 / 사진=이완


2.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EQ 부스트'

 C 2009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 4기통 1,497cc 배기량의 가솔린 엔진이 들어갑니다. 1.5리터급 엔진이 장착됐다 했을 때, 과연 제 역할을 해줄지 궁금했는데 이번에 그 궁금증을 어느 정도는 풀 수 있었습니다. C 200에는 2개의 배터리가 들어가 있죠. 하나는 기존과 동일한 12V 배터리(트렁크에 위치)이고, 또 하나는 엔진을 돕는 데 주로 사용되는 48V 배터리(엔진과 함께)입니다.

48V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가 스타터 모터를 돌려 흔히 말하는 시동을 걸게 해줍니다. 그리고 발전기(알터네이터)가 작동되는데, 이 발전기가 만든 전기는 다시 48V 배터리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합니다. 이런 기본적 순환구조의 핵심은 스타터 모터이자 동시에 발전기인 10kW의 전기모터에 있습니다. 시동을 걸거나 에어컨을 작동할 때, 또 냉각수를 돌리기 위해 사용되는 워터펌프로 인해 잃게 되는 엔진 출력을 보조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배기량이 적으니 연비 효율을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동시에 184마력의 엔진 출력은 14마력의 전기모터가 가속 시 도움을 줘 성능을 유지한다는 것이 이번 C 200의 가장 큰 특징이라 정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진=이완


3. 나쁘지 않았던 가속력

엔진 끄고 달리는 에코 모드

사실 시승 직전까지 며칠에 걸쳐 구형 E 클래스 350 디젤 사륜 모델을 경험한 상태였습니다. 250마력이 넘는 데에다 토크도 C 200 (280Nm)보다 훨씬 높은 620Nm 수준이었기 때문에 초반 가속력이나 고속 주행 안전성 등에서 너무 대비감이 크면 어쩌나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염려만큼 심하지 않았습니다.

정지 상태나 저속에서 가속할 때 엔진 사운드는 힘을 쥐어짜는 듯했지만 막상 차가 치고 나가는 것은 배기량 그 이상의 움직임이었습니다. 탄력이 붙은 상태에서 시속 140km/h에 이르렀을 때 컴포트 모드 기준 RPM은 약 2,000 수준에서 안정을 이뤘죠.

사진=이완

가벼운 차체 덕인지 곡간 구간에서의 움직임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벤츠 특유의 직선 구간에서의 안정감은 속도를 올려도 유지됐고, 조향 안정성 덕분에 운전대를 쥔 운전자의 긴장감도 크지 않았습니다. 이 차의 가속 능력은 시속 150km/h 이상에서 잘 발휘됐습니다. 150 km/h에 다다르자 힘에 부치는 것이 아니라 차는 오히려 별 어려움 없이 쭉 밀고 나가며 더 달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나들이 차량이 많았던 주말이어서 속도 무제한 구간에서 최고 속도까지 가보진 못했지만 고속에서 보여준 이런 야무진 직진 주행성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한 가지 주행 특징이라면 에코 모드에서 일정 속도에 다다르면 물려 있던 변속기가 분리되고 엔진이 꺼지며 항속 주행이 이뤄진다는 점이었는데요.

갑자기 RPM 0으로 떨어졌지만 계기반을 보지 않고 운전을 했다면 그 사실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이질감 없었습니다. 타력 주행을 하다 가속 페달에 살짝만 힘을 주면 다시 엔진이 살아 움직이는데 이때 역시 변화를 느끼기 힘들 정도로 시동이 부드러웠습니다. 다만 핸들링은 경쟁 모델인 3시리즈보다 못했는데, 같은 후륜 구동이라도 주행 특성은 브랜드의 성향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C 200의 주행 성능 상당 부분, 그러니까 가속 능력과 변속 때마다 최적의 엔진 회전수를 찾는 일, 그리고 에코 모드에서의 엔진 꺼짐 상태에서의 항속 주행 등은 모두 EQ 부스트와 함께 만들어진 특성이라는 점에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만든 효과는 의미 있었다고 얘기할 수 있을 듯합니다.

사진=이완


4. 멀티빔과 디지털 계기반

시승한 C 200 모델에는 하이 퍼포먼스 LED 헤드램프가 아닌 멀티빔 헤드램프가 장착돼 있었는데요.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와 앞차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스스로 헤드램프의 위치를 수시로 조절한다는 점이 기본형과 가장 큰 차이라 하겠습니다. 어댑티브 상향등 보조 장치가 멀티빔 헤드램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어두운 밤길 운전이 잦은 분들에게 멀티빔 패키지는 매우 유용한 사양이 아닌가 합니다.

멀티빔 헤드램프 / 사진=이완

또 한 가지 큰 변화라면 계기반이 12인치 이상의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바뀐 점인데요. 세 가지 모드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이 디지털 디스플레이 계기반은 선명해 시인성에 좋았을 뿐 아니라 실내 분위기를 돋우는 데도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한화로 백만 원이 넘는 가격은 너무 비싼 게 아닌가 싶습니다.

세 가지 계기반 모드 (위에서부터 스포츠, 클래식, 프로그레시브 순) / 사진=이완


5. 몇 가지 단점들

우선 운전자 입장에서 불편하게 느껴졌던 것은 운전대 왼쪽에 있던 방향지시등 레버의 위치였습니다. 패들 쉬프트 때문인지 손이 작지 않은 남자 입장에서도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사용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니 손이 작은 여성 운전자에게는 그 불편함이 더 크겠죠. 또한 방향지시등을 켰을 때 딸깍거리는 작동음이 너무 작아 제대로 깜빡이가 켜졌는지 다시 확인해야 했습니다. 터치감도 너무 물러서 전반적으로 방향지시등 레버에 관한 한 좋은 점수를 줄 수 없었습니다.

방향지시등 레버 / 사진=이완

뒷좌석 2열 공간의 답답함도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아우디 A4는 물론이고 BMW 3시리즈와 비교해도 2열 공간은 부족했습니다. 보는 사람의 허리가 다 뻐근할 정도로 1열 좌석이 깊게 파여 있었지만 그것으로 무릎 공간의 갑갑함을 해소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2021년쯤 신형이 판매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금보다는 무조건 뒷좌석 공간에 대한 배려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2열 공간 / 사진=이완

시승차에는 18인치 (앞바퀴 225 45R 18, 뒷바퀴 245 40R 18) 휠과 따끈따끈한 런플랫 겨울용 타이어가 장착돼 있었습니다. 타이어 영향도 있었겠지만 승차감에서는 크게 기대할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시트의 착좌감 역시 평균 수준의, 벤츠라서 기대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수준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C 클래스는 가격이 부담스럽습니다. 시승차는 안팎으로 AMG 패키지가 적용됐는데 파노라마 선루프나 어댑티프 크루즈 컨트롤, 통풍 시트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이 포함된다면 차 가격은 하늘을 뚫고 올라갈 겁니다. 이런 옵션이 빠진 시승차의 신차 가격은 58,000유로가 조금 넘습니다. 해당 옵션이 포함되면 6만 유로 중반대까지 갈 텐데, 과연 이런 돈을 주고 C 클래스를 구입할까요?

물론 독일에서도 새 차를 이 가격 주고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15%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전체적으로 돈을 내고 사야 하는 선택 사양이 너무 많고 가격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 때문에 독일에서 풀옵션 C 클래스를 선택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없습니다.

64가지 색상을 경험할 수 있는 엠비언트 라이트 / 사진=이완

운전석 아래에 있는 소화기. 130유로가 넘는 옵션 / 사진=이완


6. 전체적인 평가

C 200 부분변경 모델의 핵심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적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보이는 변화가 아닌, 차를 타면서 실감할 수 있는 썩 괜찮은 변화입니다. 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그대로 적용한 것만 봐도 그들이 이것에 얼마나 많은 투자와 관심을 쏟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1.5리터 4기통 가솔린 엔진은 배기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자동차세를 내야 하는 독일 운전자에게 혜택을 줍니다. 종합보험료의 경우도 동급 디젤 모델보다 되레 더 저렴하다고 하더군요.

사진=이완

환경과 경제성에서 도움이 되고, 거기에 주행 성능에서도 별다른 아쉬움을 주지 않았던 C 200은 반디젤 분위기를 등에 업고 앞으로 판매량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내의 고급스러움과 세련된 익스테리어 역시 프리미엄 자동차를 탄다는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지만, 긍정적 변화를 거부할 만한 불편함은 아닙니다. 왜건 모델을 한국에서 만나보기는 어렵겠지만 왜 유럽에선 잘 나가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 디젤마니아 2019.02.20 14: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방향지시등 레버 위치에 대한 단점을 잘 짚어주셨네요. 모든 벤츠 차가 다른 브랜드와 달리 변속기 레버가 핸들 우측에 달려 있는 관계로, 와이퍼나 와셔액 분출 기능 등 너무 많은 기능을 핸들 좌측에 달린 방향지시등 레버에 다 구겨넣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구형 C나 E 클래스에서는 이 방향지시등 레버가 핸들에 가까이 붙어 있어서 핸들을 잡은 손과 가까워서 방향지시등 작동시키기는 편한 반면에, 레버 자체가 핸들의 중앙부에 의해 가려져서 우천시 와이퍼 모드가 어떤 모드로 되어 있는지 보이지가 않고 , 핸들을 돌려서 핸들의 구멍 사이로 보거나 고개를 핸들 아래로 숙여서 보아야 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마도, 그러한 단점을 수정하려는 이유로, 방향지시들 레버가 핸들의 구멍 사이로도 잘 보이도록 위치를 좀 더 올리고 핸들과의 거리도 떨어지게 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구형 E클래스를 탈 때는 방향지시등 레버가 핸들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아 불편했는데, 신형E클래스는 잘 보여서 불편함이 없습니다. 다만, C클래스는 차체가 조금 더 작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방향지시등 레버를 핸들에서 더 떨지고 더 위로 향하게 해 놓았네요. 조금은 더 섬세한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 소소한 부분인 거 같지만 사실 이런 작은 것에서 만족감을 주는 것도 중요하죠. 벤츠라면 더 그런 기대를 하게 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안전벨트도 텐셔너가 너무 강합니다. 자연스러운 맛이 없어서 그 점도 아쉽더군요.

  • 폴로 2019.02.21 09: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국에서 메르세데스는 정말 인기가 많은데, 유독 웨건은 무덤이라고 할 수 있죠..
    한국에서 정말 보기 힘든 차를 잘 리뷰에 주셔서 많은 도움 됐습니다~

  • C180kombi 2019.04.09 05: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독일에서 17년식 c180 콤비를 타고 있는데 계기판이나 64가지 색 등 여러가지로 업그레이드 된게 있네요. EQ 부스터도 그렇구요. 방향 지시등 관련 지적사항은 저는 익숙해져서인지 잘 느끼지 못했었네요.
    뒷자석도 작고, 엔진도 작은 모델이지만 하차감 및 넓은 트렁크로 만족하면서 타고 있습니다^^

  • Petercat 2019.05.01 02: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시트조정 스위치 위치가 바뀐건가요? 어찌 보면 벤츠의 상징이기도 했는데....좀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