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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Auto 이야기

현대차의 이런 대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떤 분께서 댓글란에 답답한 심경으로 글을 하나 올려주셨습니다. 지난 3월 제주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차량 화재에 대한 현대차와 소비자와의 다툼 내용이었습니다. 내용을 읽어 보니 화재 차량 운전자분께서는 많이 답답한 상황에 처하신 것으로 보이더군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생각과 의견을 한 번 들어 보고, 또 차주 분에게 작으나마 힘이 되었음 좋겠다 싶어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됐습니다. 일단 이 분의 차량 화재사고 관련한 뉴스동영상이 있으니 그걸 먼저 본 후에 제게 보내주신 사연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은 해외 계신 분들께서는 동영상이 처음에 시작되면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후에 충분히 시간이 지난 다음 플레이를 시키시기 바랍니다.)

 

일단 동영상을 보셨으면 전체적인 상황이 파악이 되셨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역시 현대차와 법정 다툼으로 가든지 아니면 포기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닌가 싶습니다. 뉴스 속 화재 차량의 주인께서 들려주시는 내용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얼마나 국민들과 대한민국 법을 무시했으면
현대 담당자가 국과수결과를 못믿고
자기네 조사결과를 신뢰한다고 대놓고 인터뷰 할까요

이런경우는 도대체 어디에 하소연을 해야합니까 자세한 내용 말씀드리겠습니다
지난 3월 14일 차량에서 불이났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전 12시쯤 주차장에 세워두었는데
새벽 3 시쯤 주변상인이 차량 앞부분에서
불이나는 걸 보고 신고 했고 연락받고 가보니
이런 상태였습니다

방화는 아니라고 수사 결론 났구요
엔진룸에서 불이 시작됐구 내부적인 문제라고 합니다
게다가 옆에 세웠던 차량까지 그을려 피해입었습니다

당시 경찰 국과수 와서 조사하고 갔고 지역 뉴스에까지 나왔습니다
현대에 정식 연락해서 원인규명을 부탁드렸고 차도 폐차하지 않고 폐차장에 그대로 보관중입니다

현대에서 차량감식을 몇번 하더니 원인불명이라 아무런 방법이 없다더군요
답답한 마음에 재차 조사를 요구했고
현대측의 답변은 계속
전소된 차량의 경우 원인을 밝힐수 없다며
자체 결론 내렸습니다

정 억울하면 국과수 결과 가져와라
그럼 대응해주겠다고 해서 3개월여를 국과수 감식 결과만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전소된차량의 경우 원인 모름이라고 나올께 뻔하다고 생각했나봅니다

다행히 국과수 감식서가 나왔는데
밧데리 단자 연결 부위 불량 으로 발화됐다고 정확히 명시됐습니다
그 결과서를 내밀었더니 근데 이젠 현대 답변이 뭔지 아십니까?

국과수 결과 잘못됐다 인정못한다입니다
자기네가 자체 재소사 하겠다입니다

제조물 책임법 .하자담보 책임 . 판례까지 있다라고 강력히 주장했지만
인정못한다 자체 재조사를 받던가
싫으면 소송해라 였습니다

현대는 국과수위에 법위에 존재하는 회사인가요
국과수 결과를 무시하고 현대 조사를 믿어야 하나요? 너무 황당합니다

3개월여간 현대 직원들과 수십번 통화하고
만나서 느낀점은 소비자를 아주 바보로 여깁니다

차에대해서도 모르고 법도 모르고 힘도 없다고 착각해서 아예 말장난 수준입니다
말바꾸기는 기본이구요 여기돌렸다 저기돌렸다
본사에서는 지사로 떠넘기고 지사에서는 권한이 없다고 하고 소비자만 중간에서 놀아납니다

멀쩡하던 차가 폭발에 가까운 화재로 폐차지경인데
난 모른다 자기네 재조사 결과를 따르던가
소송할려면 하던가.....

국과수 결과도 못 믿는데 그 현대측에서 한다는 재조사는 과연 신뢰할수 있습니까

세상에 이렇게 무서운 회사가 또 있을까요
현대차를 구입했단 이유로 이 고생을 합니다 소보원 자동차 소비자 연맹 법률 공단
법률자문 다 해보니 보호받을 수있는 조건이었습니다 현대만 안된다입니다

꼬박꼬박 정기적으로 현대 정식 센터체가서
점검 및 수리를 받았구요
튜닝 이런거 모르고 손댄적 없습니다
그저 센터에서 바꾸라면 바꾸고 고치라면 고친 죄 밖에 없습니다

불과 몇개월전에도 총괄 사업소에가서 전체적인 안전 점검 및 부분 유상수리도 받고 왔습니다
물론 정비 이력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믿을 수없는 결과 입니다

검색해보니 현대차 화재 장난 아니게 많더군요 모두 다 이런식의 대응 이었구요

이런식으로 국과수 결과와 제조물책임법
모두 무시하면서 어떻게든 소비자 과실로만 몰고가려는 행태
한번쯤은 문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려주신 원문 그대로, 토씨 하나 안 바꾸고 올렸습니다. 다만 중간에 제가 강조한 부분이 있는데요. 순서대로 상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현대 자체 우선 조사 결과, 원인불명이라 함 

차주 항의하자 국과수 결과 가져오라 함

경찰이 국과수에 의뢰 

국과수 결과 나옴 (차량 자체 원인 가능성 결론 내림) 

현대차 인정 못한다고 함 

본사 자체 조사 실시(다른 결과 나오면 자신들은 자신들의 결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차주의 해결 방법은 길고도 힘든 소송으로 가야 하는 상황.


 

물론 회사측 이야기를 듣지 못한 상태이기에 이 내용이 100% 팩트다 라고 저는 말을 못하겠습니다만, 그렇다고 차주분께서 없는 이야기를 꾸며하실 만한 그런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요. 도대체 우리나라 정부는 국민의 입장에서 무얼 해주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런 경우 소비자는 어디에 하소연 하고 어디에 이야기해서 억울함을 풀어야 할까요? 과연 소비자 입장에서 싸울 수 있는 제대로 된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 있기나 한 건가요?

 

법과 제도를 통해 소비자들이 거대 기업과 맞서 객관적인 결과를 얻어내고, 그것을 토대로 응당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당연한 바람이지만, 이것이 제대로 국가 시스템 안에서 과연 작동을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만에 하나 소비자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한다면, 그것이 설득이 될 수 있는 합리적 과정이 있으면 받아 들일 겁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만 놓고 보면 전혀 그런 중간지대, 합리적 공간이란 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늘 말씀드리지만 운전자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강력한 단체가 있어야 합니다. 블로그 시작하면서부터 그 점을 강조하고 바랬지만 여전히 변화는 없어 보입니다. 그게 또한 안타까워요. 독일의 아데아체(ADAC) 같은 운전자 클럽은 회원 수가 1,600만 명입니다. 이런 단체가 버티고 있다면, 그리고 이런 단체에 속한 운전자가 이런 억울함을 당하고, 그것이 단체를 통해 제조사에 항의가 되었다고 했을 때, 그 때도 저런 태도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겁니다. 왜 우리나라는 이런 게 안되는 걸까요?

 

매 번 억울한 사연들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그 때 마다 힘없는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한다는 식의 흐름 뿐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돼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보면 현대차는 저렇게 나올 수밖에 없다, 저렇게 나오는 게 너무 당연한 거라 보입니다. 전 현대차에 기대도 안 합니다. 국가가 제대로 소비자를 지켜주지 않는데, 변변한 자동차 소비자 단체 하나 없는 상황에서 현대가 (지금까지의 모습을 보면) 스스로 손을 내밀거나 변화의 문을 열 리 없다는 겁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밖에 도와 드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 싫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자동차 분쟁에 대한 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구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곳을 통해 잘못된 관계, 잘못된 분쟁의 역사들이 다 뜯어 고쳐졌음 좋겠습니다. 각 종 소비자 단체나 소비자 보호원 등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는 자동차 관련 업무를 한 곳으로 모았음 좋겠고, 또 정치인들을 움직일 수 있는 건강한 자동차 운전자 협회가 만들어져서, 이렇게 한낱 작은 블로거에게 부탁을 하는 일이 없어지길 바랍니다. 사연 주신 차주분께 위로의 말씀, 그리고 힘 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이런 내용은 좀 더 많은 분들이 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결국 나의 문제이기도 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