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지점에서 역사와 관련된 포스팅을 한다는 게 좀 묘한 기분이 드네요. 오늘은 독일의 한 자동차 매거진에 디젤엔진과 관련한 글이 올라와서 그것을 참고로 디젤 엔진의 최초, 또는 최고의 타이틀을 갖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한 번 정리를 해봤습니다. 아시다시피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디젤승용차가 매우 많습니다. 독일의 경우 2011년 기준으로 전체 승용차의 47%가 디젤모델이라고 합니다.
프랑스는 그것 보다 조금 더 높고, 스페인은 더 점유율이 높죠. 비교적 작은 나라인 오스트리아나 벨기에 이런 곳은 60~7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는, 말 그대로 디젤 자동차 천국입니다. 이런 디젤엔진은 긴 역사에 비하면 승용차로 대중화 된 기간은 비교적 짧은 편인데요. 기간에 비하면 굉장히 빨리 가솔린 엔진의 대항세력으로 자리를 잡은 모습입니다.
간단한 내용이지만 준비하는 저로서는 즐거웠는데 여러분은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여기서 언급되는 건 주로 승용차(SUV 포함)에 국한된 내용입니다. 범위를 넓히면 배도 나와야 하고 잠수함까지 뭐 언급이 되어야 해서 너무 복잡하고, 저의 수준을 넘어가 버리니까 승용차 중심으로 한정 짓는다는 거 양해 바라겠습니다. 혹, 내용이 틀릴 수 있으니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시거나 이견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최초의 디젤'승용차'
1936년 벤츠는 최초의 디젤승용차 260D를 내놓게 됩니다. 2.6리터 4기통으로 최고 45마력의 힘을 냈는데 판매는 저조했던 모양입니다. 워낙 승차감이 떨어지고 시끄러웠기 때문이죠. 이 디젤 승용차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참 많이 걸렸습니다. 1897년 루돌프 디젤이 최초로 자신이 받은 디젤원리 특허를 실제로 엔진으로 제작에 성공한 후에 한 동안 자동차에 적용을 하지 못했기 때문인데요. 우선은 배, 잠수함 등에 그리고 1920년대 들어서며 트럭 같은 차에 적용이 되고난 후 디젤이 승용차에 적용이 됐습니다. 이거 나오고 1년 후에 프랑스에서도 디젤승용차를 내놨다는데 어떤 모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최초 디젤승용차 타이틀은 이녀석에 있다는 거.
그러면 1959년에 나온 푸조의 403은 뭐냐? 글쎄요. 푸조에서 자신들이 최초의 대형세단에 디젤을 장착했다고 하는 정도밖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최초의 터보디젤 모델
W116이라는 제조명을 갖고 있는 S클래스 300SD가 1978년에 나오면서 하나의 기록을 갖게 되는데요. 바로 최초의 터보디젤 자동차라는 것입니다. 121 최고마력에 최대토크는 23.6kg.m입니다. 근데 여기서 또 푸조와 부딪히네요. 푸조의 설명서에 따르면 자신들이 최초의 터보 디젤 엔진(604 터보디젤)을 개발했다고 돼 있습니다. 분명 서로 간 '최초' 타이틀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있을 텐데, 그 구체적 내용을 알려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ㅜ.ㅜ
최초의 디젤 직분사 엔진 적용 모델
1988년 이태리 피아트가 내놓은 크로마(Croma)가 최초의 직분사(실린더 안으로 직접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 시스템이 적용된 모델입니다. 디자인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죠?
최다 엔진회전수(rpm)에서 최고마력이 나온 모델들
정확하게 우리말로 뭐라 표현을 하는지 몰라 타이틀이 좀 우스꽝스러워졌는데요. 아시다시피 디젤의 경우 가솔린 모델에 비해 엔진회전수가 낮습니다. 가솔린은 분당 8천 이상까지도 운동을 하는데 비해 디젤은 그렇지 않습니다. 계기반 엔진회전계 표시를 보면 디젤차인지 가솔린인지 금방 확인이 되죠. 어쨌든 최고마력이나 최대토크는 디젤의 경우 낮은 회전영역대에서 나옵니다.
어지간한 모델들은 마력의 최고치를 보통 3,500 rpm 정도에서 뽑는데 위에 있는 토요타의 스탈렛 1.5D XL(1987~1989년까지 제작) 모델은 최고마력 54 PS를 5,200rpm/min에서 짜냈습니다. 최대토크는 9.5 kg.m으로 3000rpm/min에서 발휘되었군요. 아 그리고 BMW 3시리즈를 튜닝한 알피나 D3 바이터보 모델도 5,200rm에서 최고 214마력이 나와 스타렛과 같은 최고 회전수을 보였습니다.
최초의 디젤 카브리오 자동차
아...촌스럽다. ㅎㅎ 1995년에 내놓은 골프 TDI 카브리오가 최초의 디젤 카브리오 모델이라고 합니다. 95년이면 골프 3세대가 되는 건가요? 배기량은 1.9리터에 90마력, 토크는 20.6kg.m
최초의 박서엔진 제작 회사
박서엔진. 실린더가 옆으로 누워있어 피스톤이 마치 복싱선수의 주먹처럼 왔다갔다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죠? 무게 중심이 낮아 4륜과 조합해 운전의 맛을 상당히 높여주는 엔진인데요. 2리터 4기통으로 스바루가 내놓은 레가시에 들어간 엔진이 최초의 디젤 박서 엔진입니다. 물론 이 엔진은 아웃백에도 장착이 됐습니다. 2007년 얘기인데요. 참고로 위에 사진은 그냥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에 나온 스바루 XV 엔진 사진을 올려 놓은 것이니 오해없길 바라겠습니다. 이미 1972년 상시사륜구동 자동차를 최초로 내놓은 회사답게 엔진 기술력 만큼은 알아줘야 하지 않나 싶네요.
뉘르부르크링 24 최초 우승한 디젤모델
르망24와 함께 유명한 내구레이스 뉘르부르크링24에서 BMW 320d 모델이 1998년 우승을 함으로서 이 대회 최초의 디젤차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습니다. 245마력에 토크는 최대 40.8kg.m입니다.
르망24 최초 디젤엔진 우승 모델
세계 최고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르망24 내구레이스. 이 대회에서 아우디는 R10 이라는 모델로 2006년에 최초로 디젤 모델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내리 3년을 우승하면서 아우디의 TDI 기술력을 전세계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는데요. 올해는 디젤 하이브리드라는 획기적인 모델로 다시 한 번 우승을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못말릴 아우디죠? 이 녀석은 5.5리터에 12기통으로 646마력에 122.4kg.m이라는 엄청난 힘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다카르 랠리 최초 디젤엔진 우승 모델
죽음의 랠리라 불리우는 다카르 랠리. 여기선 2009년 VW 투에렉 레이스 모델이 디젤로는 최초로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 2.5리터 5기통에 300마력 최대토크는 61.2kg.m이었습니다. 사진은 2010년에 출전한 투아렉 모습이니 참고해주십시오.
최초 투어링 카 챔피언십 디젤 우승자
2008년 세아트 레온 TDI 모델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첫 번째 디젤 우승자가 됐습니다. 2리터 4기통에 최고 284마력에 최대토크는 45.9kg.m입니다. 뉘르부르크링 내구레이스를 제외하면 공통점이 있죠? 모두 VW 그룹의 모델들이고 모두 TDI로 이뤄낸 성과입니다. 레이스 우승이라는 게 차 하나 잘 만든다고 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 정도면 폴크스바겐이 목에 힘을 줘도 딱히 뭐 할 말은 없어 보이는군요. (잘났다 그래...) 이번엔 기통수별로 최고의 마력과 토크를 내뿜고 있는 모델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여긴 승용차 중심의 데이타입니다. 다시 한 번 환기하시라 알려드립니다.
가장 작은 디젤 엔진
스마트 포투 모델이네요. 정말 장난감처럼 이쁜 자동차죠. 장난감으로 치기엔 다소 비싼 게 흠이지만, 암튼 이 차에 장착된 0.8리터 디젤 엔진인 CDI가 현재로선 가장 작은 디젤 엔진이 됩니다. 3기통으로 54마력이 최고 PS이고, 최대토크는 13.3kg.m
낮은 배기량의 3기통으로 가장 강한 디젤 엔진
스마트 포투가 2인승 2도어 모델이라면 스마트 포포는 4인승 4도어 모델이죠. 이게 지금도 생산이 되나 모르겠는데, 아마 단종이 되었을 겁니다. 어쨌든 3기통으로 95마력에 최대토크 21.4kg.m를 발휘합니다. 포드 에코부스트가 3기통으로 (998cc) 125마력 내는 건 뭐냐? 라고 할 수 있는데 그건 가솔린 엔진이구요. 디젤도 있긴 한데 디젤의 경우는 1.6리터로 배기량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4기통 중 가장 강한 디젤 엔진
4기통 디젤 엔진 중 힘이 제일 좋은놈은 BMW 125d에 들어 있는 엔진입니다. 물론 125d에만 들어간 건 아니고요. X1과 5시리즈 중 하나인 525d도 같은 엔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외엔 BMW 다른 모델엔 없습니다. 2리터에 218마력, 45.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합니다. (혹시나 싶어 찾아보려는 분들, 제가 자료 다 확인하고 두 개 모델 외엔 없다고 말씀 드린 거니까 믿어주세요~라고 했다가 하나 빼먹은 거 들켜서 추가했습니다. ㅜ.ㅜ)
5기통 중 가장 강한 엔진
5기통으로는 메르세데스 C30 CDI엔진인데 AMG가 업그레이드시킨 사진에 있는 저 엔진입니다. 엔진이 엔진이 아닌 느낌이 들 정도로 고급스러워 보이는군요. 이게 231마력에 최대토크는 55.1kg.m입니다.
6기통 중 가장 강한 디젤 엔진
BMW 550d 엔진입니다. M550d 7시리즈 750d에도 들어 있는 엔진이죠. 381마력에 75.5kg.m이라는 엄청난 토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실키식스의 맛, 제대로 느껴지겠죠?
8기통 중 가장 힘이 좋은 디젤 엔진
포르쉐 카이엔 디젤 S에 들어가는 8기통 엔진입니다. 382마력에 최대토크가 86.7kg.m에 이르는 엄청난 힘을 자랑합니다. 그런데 사실 8기통과 10기통의 경우 미국산 트럭들은 이보다 더 강한 디젤 모델들이 있죠. 여기선 승용차로 한정지은 이유로 미국산 디젤 트럭들은 제외 되어 있습니다.
10기통 중 가장 강한 디젤 엔진
투아렉 R50에 들어가는 10기통의 TDI 엔진이 가장 강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350마력에 토크는 86.7kg.m인데요. 사실 투아렉 8기통과 생각 만큼 수치상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12기통 중 가장 강한 엔진
아우디에서 만든 12기통 TDI 엔진입니다. 이 녀석이 어느 모델에 들어가는지 혹시 아는 분 계신가요? 저는 일반 양산형 모델엔 10기통이 현재까지 적용된 제일 큰 녀석으로 알고 있거든요. 어쨌든 이 엔진은 500마력에 최대토크가 102kg.m에 이릅니다. 디젤 엔진의 토크가 이정도면 차가 순간 날아간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연비 가장 좋은 디젤 엔진
VW 폴로 블루모션 모델에 장착되어 있는 1.2 TDI와 스마트 포투의 CDI 엔진이 제원상으로는 유럽복합연비 기준으로 리터당 30.3km를 가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일본 하이브리드가 유럽에서 생각만큼 자리잡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죠. 더군다나 요즘은 유럽 메이커들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있기 때문에, 또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더 놀라운 연비들을 실현해낼 것이 확실해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연비 경쟁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제로백 (0-100km/h) 제일 빠른 디젤 모델
제로백이란 거는 속도 0에서 시속 100km/h에 다다르는 속도를 말하는 건데요. BMW M550d xDrive 모델이 4.7초로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제원상입니다. 실제로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날지 모르겠네요. 재밌는 건 같은 엔진이 들어간 7시리즈의 경우 제로백이 4.9초로 0.2초 정도가 늦다는 건데요. 아무래도 차가 더 크고 무겁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트랙 및 공도에서 가장 빠른 디젤 모델
BMW 335d를 튜닝한 AC 슈니처의 ACS 3 쿠페가 이태르 나르도 트랙에서 2009년에 세운 288.7km/h가 현재까지 가장 빠른 디젤 자동차의 최고속도 기록입니다. 포르쉐 파나메라 디젤의 경우도 최고속도는 242km/h까지밖에 안 나오니까 상당한 속도라 생각됩니다만, 가솔린에 비하면 최고속도의 경우는 아직 멀었다 싶기도 하네요.
최고속도만 따졌을 때의 기록보유자
딱 봐도 속도 기록을 깨기 위해 만들어진 차 같이 생겼습니다. JCB디젤맥스는 2006년 영국공군 중령인 앤디 그린에 의해 563.418km/h의 속도를 내게 되는데요. 이 차는 4기통밖에 안됩니다. 하지만 마력은 750PS에 최대토크는 153.0kg.m에 이르죠. 어쨌든 어마어마한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큰 디젤 엔진
너무 유럽쪽 얘기만 있었죠? 마지막 세 가지 기록은 미국 메이커들 것으로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배기량이 큰 승용차용은 1994년에 만들어진 7.3리터의 포드 엔진이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고마력은 279 PS, 최대 토크 72.4kg.m이고, 유럽쪽에선 앞서 보여드린 아우디의 v12기통 TDI가 6.0리터로 일반 적용 엔진으론 가장 배기량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연흡기 중 가장 좋은 디젤 엔진
직분사, 그러니까 커먼레일 디젤 엔진이 아닌 것 중에 최고의 것은 GM이 만든 6.5리터 V8입니다. 이 엔진의 경우 170마력에 토크는 45.6kg.m으로 허머1에 올려졌었고, 쉐보레의 대표적 픽업인 실버라도에도 장착됐는데, 요즘도 생산이 되나 모르겠군요. 아직까지 미국은 배기량이 큰 자연흡기 방식을 많이 쓰니까 나오고 있을 거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아~ 미국차는 너무 몰라 ㅜ.ㅜ)
최대 토크의 픽업
포드의 유명한 픽업 F시리지 중 650의 경우는 7.2리터에 토크가 110.7kg.m에 이릅니다. 딱 보기에도 터부함 그 자체죠? 트럭이 아닌 경우는 앞서 보여드린 아우디 V12의 102kg.m입니다. 그밖에 4기통 디젤엔진이 가장 큰 차체에 적용된 건 미쓰비시의 파제로구요. 높이 30미터에 2,300톤에 마력이 자그마치 114,200PS나 하는 괴물같은 디젤 장비도 있습니다.
이 모든 디젤엔진의 발달사는 루돌프 디젤이라는 독일 엔지니어가 아니었음 이뤄질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니 이뤄졌겠지만 좀 더 늦어졌을 거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과연 앞으로 얼마나 또 디젤 엔진은 진보를 이뤄낼까요? 이제 새로운 대안으로 불리는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 의해 디젤의 역사는 기울어지게 될까요? 디젤 엔진의 앞날이 무척 궁금해지는 오늘입니다.
부족한 지식으로 인해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데 힘이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기본 텍스트가 있긴 했지만 생각 보다 힘이 드네요. (워드 작업만 4시간, 지쳐서 뭐라고 한지도 모르겠음 ㅜ.ㅜ) 하지만 2012년의 마지막 포스팅으로 이 정도의 내용은 나와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 저 혼자서는 뿌듯한 마음이 들었는데, 여러분은 어떠셨나 모르겠습니다. 올 한 해 정말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고요. 내년엔 훨씬 좋은 일들로 함께 하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1월 1일에 새해 인사 다시 드릴게요. 모두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디젤 엔진의 아버지 루돌프 디젤. 그의 죽음의 미스터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나중에 루돌프 디젤에 대한 이야기도 한 번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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