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유로충돌테스트 최고점 받은 자동차들

자동차가 안전하냐 아니냐의 평가 요소는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도 충돌 테스트 같은 것은 대표적으로 차량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로 알려져 있죠. 북미쪽에는 '북미 고속도로 안전관리국'이 담당하는 충돌테스트와 '북미 도로교통 안전국'이 담당하는 충돌 테스트, 여기에 북미 신차 충돌 테스트 등, 여러 개가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는 유로NCAP가 대표적인데요. 작년 한 해 유로충돌테스트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모델들을 세그먼트별로 추려봤더니 8대였습니다 (Euro NCAP 선정). 그래서 어떤 차들이 얼마의 점수를 받았는지 제가 정리를 해 공개를 해드리도록 할 텐데요. 세그먼트별로 1대 씩 선정이 된 것이라는 점, 그리고 작년 유럽 판매용 신차들에 한정된 것이라는 점 등을 미리 참고하신 후에 내용을 보셨으면 합니다. 자 그러면 최고점 받은 주인공들을 만나보시죠.

 

 

르노 클리오 (소형차 부문)

 

우선 이 표를 간단히 읽는 법을 알려드리면요. 유로충돌테스트는 크게 4가지로 구분합니다. 첫 번째 노란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앞좌석 성인 보호 능력입니다. 여기엔 다시 4가지 세부 평가 항목이 들어 있는데요.

 

전방충격 / 축면 차량 충돌 / 측면 기둥 충격 / 후방 충격 시 충격

 

두 번째 파란색 원으로 표시된 부분은 뒷좌석 어린이 보호 항목인데요. 정확하게 말하면 영유아 보호입니다. 여기선 18개월된 아이가 어린이 시트에 앉아 있을 때와 36개월 아이가 어린이 시트에 앉아 있을 때의 충격 안전성을 체크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보행자 보호 능력으로 녹색원으로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어린이와 어른 각각 머리, 골반, 다리 등이 차량과 충돌했을 때의 상태를 기준으로 잡고 있는데요. 비중은 머리>다리>골반 순입니다. 마지막 보라색원으로 표시가 된 부분은 안전 장치로, 여기서는 속도제한장치, 차체자세제어장치, 안전벨트 경고음시스템 등 세가지를 체크하게 됩니다.

 

안전벨트 경고음의 경우는 예전에도 한 번 말씀 드렸지만 좌석벨트를 하지 않았을 때 울리는 경고음을 체크하는 건데요. 이 때 운전석과 보조석이 있는 1열 뿐 아니라 뒷좌석 2열까지 (7인승 이상의 경우 3열까지 모두) 이 경고음이 적용되느냐 아니냐로 점수 차이가 생기게 되는 것이죠. 이제 마지막으로, %로 표시되어 있는 각 항목을 점수로 환산해 표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클리오의 경우, 성인 보호 (32점) / 어린이 보호 (43점) / 보행자 보호 (24점) / 안전 시스템 (7점) 으로 총점 106점입니다. 지금부터 나머지 모델들의 표와 점수도 차례로 보시죠.

 

 

포드 B-MAX (미니밴 부문) 

점수 : 성인 보호 (33점) / 어린이 보호 (41점) / 보행자 보호 (24점) / 안전 시스템 (5점) / 총점 103점

 

 

피아트500L (MPV 부문)

점수 : 성인 보호 (34점) / 어린이 보호 (38점) / 보행자 보호 (23점) / 안전 시스템 (5점) / 총점 100점

 

 

볼보 V40 (준중형 부문)

점수 : 성인 보호 (35점) / 어린이 보호 (37점) / 보행자 보호 (32점) / 안전 시스템 (7점) / 총점 113점

 

*참고 준중형 전체 결과표

 

 

 

BMW 3시리즈 (중형 부문)

점수 : 성인 보호 (34점) / 어린이 보호 (41점) / 보행자 보호 (28점) / 안전 시스템 (6점) / 총점 109점

 

 

포드 쿠가 (콤팩트 SUV 부문)

점수 : 성인 보호 (34점) / 어린이 보호 (42점) / 보행자 보호 (25점) / 안전 시스템 (7점) / 총점 108점

 

 

현대 싼타페 (SUV 부문)

점수 : 성인 보호 (34점) / 어린이 보호 (43점) / 보행자 보호 (25점) / 안전 시스템 (6점) / 총점 108점

 

 

포트 트랜싯 커스텀 (밴, 승합차 부문)

점수 : 성인 보호 (30점) / 어린이 보호 (44점) / 보행자 보호 (14점) / 안전 시스템 (5점) / 총점 93점

 

이렇게 8대의 모델이 각 세그먼트별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준대형 세그먼트가 빠져 있는데요. 작년에 테스트를 받은 모델이 없어서 자연 제외가 됐습니다. 저는 여기서 다시 총점별로 순위를 매겨 봤는데요.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위. 볼보 V40 (113점)

2위. BMW 3시리즈 (109점)

3위. 포드 쿠가 & 현대 싼타페 (108점)

5위. 르노 클리오 (106점)

6위. 포드 B-MAX (103점)

7위. 피아트 500L (100점)

8위. 포드 트랜짓 커스텀 (93점)

각 세그먼트별 1위들끼리 다시 붙여 왕중왕을 가려 봤더니 볼보 V40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볼보 V40은 성인 보호 (35점)과 보행자 보호 (32점), 그리고 안전 시스템 (7점) 등에서 각각 최고 점수를 받았는데요. 특히 어린이 보호에서 37점으로 전체 8개 모델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결정적인 것은 보행자 보호 부분때문이었는데요. 보행자 에어백 장착으로 높은 점수를 받게 되었더군요.

 

여기서 항목별 순위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면,

성인 보호 : V40 > 3시리즈 , 싼타페, 쿠가, 500L > B-MAX > 클리오 > 트랜짓

어린이 보호: 트랜짓 > 싼타페, 클리오 > 쿠가 > B-MAX, 3시리즈 > 500L 

보행자 보호: V40 > 3시리즈 > 클리오, 싼타페, 쿠가 > B-MAX > 500L > 트랜짓 

안전 시스템 : 클리오, 쿠가, V40 > 3시리즈, 싼타페 > 트랜짓, B-MAX, 500L 등의 순이었습니다.

 

우선 이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SUV가 의외로 보행자 보호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는 점인데요. 싼타페의 경우는 메르세데스 ML 레인지 로버 보다 더 보행자 보호 능력이 좋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범퍼쪽이 잘 설계된 결과(팝업 본넷이라는 내용이 있는듯, 참고로 팝업 본넷은 보행자 충돌 시에 안전을 위해 본넷이 위로 튕겨져 올라옴. 자세한 건 잘 모름;;)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의외의 결과는, 오히려 중형급 이상의 SUV가 콤팩트 SUV들 보다 보행자 보호 능력이 더 좋다는 점입니다. 크다고 해서 무조건 보행자에게 위험한 것이 아니지 않나 싶기도 한데요. 이건 자료가 더 쌓여야 좀 더 정확한 판단이 설 거 같습니다.

 

대신 트랜짓 같은 승합차 모델은 뒷좌석 아이들 보호에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요. 전반적으로 승합차들이 이 부분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습니다. 다만 보행자 보호에서는 세그먼트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는데요. 그나마 트랜짓 커스텀이 동급에선 보행자 보호 능력이 가장 좋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더 많은 데이타들이 쌓인 후에 얘길 분명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어쨌든 현재까지 드러난 결과만 보면 차체가 비교적 크고 차고가 높은 승합차와 SUV가 충돌 시 차량에 동승한 아이들을 보호하는 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3시리즈가 이 항목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대신 소형차인 클리오가 싼타페와 같은 43점을 받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현대 싼타페의 높은 점수, 그리고 소형임에도 상당한 충격 안전성을 보여준 클리오와 준중형의 V40 등이 시선을 끌고 있네요.

 

*참고: 승합차 부문 중, H-1이란 이름으로 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현대 스타렉스와 트랜짓 비교

 어쨌든 노파심에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여기 올라온 모델들은 모두 자기 체급에선 1위한 선수들입니다. 금메달 딴 차량들이란 거죠. 물론 비교 모델들이 몇 개 안된 세그먼트도 있기 때문에 적정한 순위냐에 대한 문제제기도 가능하겠습니다. 하지만 해가 바뀔수록 충돌 안전성이 눈에 띠게 보강된다는 점에서, 여기 순위들이 전반적으로 자기 체급에서 최고 수준들이 아니겠느냐, 조심스럽게 말씀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 8대를 놓고  다시 순위를 매긴 건 그냥 재밌자고 한 것이니 그점은  유념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무쪼록, 모든 차들이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점을 받는 그날까지! 자동차 메이커들 모두 분발해주시고요. 오늘 소개한 8개의 모델들, 모두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