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면서 2012년은 이제 일년 전이 되어버렸습니다. 2013년 첫 발은 어떻게, 잘 떼셨는지 모르겠네요. 늘 연말과 연초가 되면 자동차 업계도 한 해를 정리하는 자료들을 가득 내놓게 됩니다. 오늘 내용도 그런 것 중 하나인데요. 작년에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를 세그먼트(등급)별로 한 번 알아봤습니다.
다만, 아직 12월 판매 결과가 안 나온 탓에 이 자료는 2012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자료임을 밝힙니다. 독일 연방자동차청(KBA)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고 정리를 했고요. 여러분이 예상하는 순위도 있고, 의외의 모델이 1위에 이름을 올린 것도 있을 겁니다. 그럼 바로 확인해 보도록 하죠.
경차급
1-11월까지 경차급 총 판매량 : 198,065대 (전체 24개 모델)
1위 : 폴크스바겐 UP (총 39,892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43.7%
2위 : 스마트 포투 (총 26,77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39.3%
3위 : 르노 트윙고 (19,611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46.7%
4위 : 피아트500 (18,417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1.7%
5위 : 피아트 판다 (14,86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1.3%
6위 : 현대 i10 (13,411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0.1%
업의 1위는 충분히 예상이 됐지만 스마트 포투가 2위에 오른 건 의외였습니다. 독일에 스마트가 정말 많이 다니는 건 알았지만 저 정도였는 줄은 몰랐거든요. 그리고 이번 자료에서는 업무용 차량의 비율도 함께 올라 봤습니다. 업무용이라는 건 단기 임대(렌터카), 장기 임대 (리스) 외에 일반 회사들이 법인명의로 구입한 차들이 모두 포함된 건데요. 현대 i10의 경우는 다소 높아 보이네요. 참고로 쉐보레 스파크는 총 7,393대를 팔아 9위에 올랐고 업무용 비율은 77.7%였습니다.
소 형
1-11월까지 소형차 총 판매량 : 487,795대 (34개 모델)
1위 : VW 폴로 (72,78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38.2%
2위 : 오펠 코르사 (52,454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2.1%
3위 : 포드 피에스타 (48,36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1.5%
4위 : 스코다 파비아 (37,44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46.2%
5위 : BMW 미니 (33,551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55.7%
6위 : 아우디 A1 (28,035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56.2%
7위는 세아트 이비자, 8위는 토요타 아우리스, 9위는 르노 클리오 (20,611대 판매)이고, 10위가 현대 i20 (14,920대 판매, 업무용 비율 59.3%)였습니다. 코르사와 피에스타가 70%를 넘겨 업무용 비율이 동급 최상위 급에 들었네요. 폴로가 한국에 들어간다고 하죠? 가격이 문젠데, 이 부분만 잘 책정이 되면 차 좋은 거야 이미 증명이 되었으니 또 한 번 한국에서 VW 바람을 일으키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준중형
1-11월까지 총 판매량 : 686,232대 (42개 모델)
1위 : 폴크스바겐 골프/제타 (230,034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8.1%
2위 : 오펠 아스트라 (63,569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8.1%
3위 : BMW 1시리즈 (52,709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59.6%
4위 : 포드 포커스 (44,65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1.4%
5위 : 아우디 A3 (43,731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4.5%
6위 : 스코다 옥타비아 (43,299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56.3%
사진이 오펠이어서 놀라셨죠? 언제나 그렇듯 골프의 1위는 당연해 보입니다. 제타도 같이 포함이 되어 있지만 독일 내에서 제타는 정말 구경하기 힘들죠. 역시 판매볼륨이 가장 큰 준중형(C세그먼트)이라 모델들 판매수가 높았는데요. 아우디 A3의 경우는 작년 한 해 신형 모델은 3도어만 나왔고 올 해에 5도어가 나오기 때문에 판매율은 작년 보다 눈에 띄게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벤츠 A클래스가 안 보이죠? 총 27,742대가 팔렸는데 이 숫자는 9월부터 11월까지 석달 동안의 판매 결과니까 진짜 성적은 올해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A클래스 업무용 비율은 49.8%로 낮은 편이구요. 이 차는 시승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세히 소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현대 i30는 25,623대를 팔아 A클래스 뒤인 8위에 올랐습니다. 괜찮은 성적이고 업무용 비율은 56.2% 였습니다. 기아의 씨드는 i30의 절반 정도 수준이고, 쉐보레 크루즈는 다시 기아 씨드의 40% 수준인 5,445대가 팔렸습니다. 크루즈의 업무용 비율은 72.9%였네요.
중 형
1-11월까지 총 판매량 : 395,751대 (전체 37개 모델)
1위 : 폴크스바겐 파사트 (83,291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9.2%
2위 : 메르세데스 C클래스 (65,454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3.5%
3위 : BMW 3시리즈 (56,459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8.7%
4위 : 아우디 A4/S4/RS4 (53,378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3.7%
5위 : 아우디 A5/S5/RS5 (20,644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8.7%
6위 : 오펠 인시그니아 (19,912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6.0%
중형급부터 전체적으로 업무용 비율이 높죠? 아무래도 작은 차 보다는 큰 차들을 렌터카나 리스, 법인들이 많이 사용을 한다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아우디의 경우 A4는 S4, RS4 등과 함께 판매량이 묶이는데 절대적으로 A4가 많이 팔린다 보시면 될 겁니다. 물론 A5도 마찬가지고요. A5의 성공에 배가 아팠을 BMW가 4시리즈로 어떤 경쟁을 펼칠지도 기대가 됩니다.
현대 i40가 유럽에서 잘 나간다고 가끔 한국 신문들이 얘기를 하죠? 자료에 따르면 총 7,173대가 팔려 11위에 올랐습니다. 업무용 비율은 84.7%였습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괜찮은 편이지만, 유럽피언 프리미엄을 외치며 철저하게 유럽인들 취향을 겨냥해 만든 모델치곤 아쉬운 수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아 K5는 3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는데 광고도 잘 안하는 거 같고, 아무래도 왜건이 아닌 세단형 모델이라 그런지 판매량이 매우 적습니다. 지금까지 515대밖에 안 팔렸네요.
차체가 크고 스타일이 좋기 때문에 잘만 홍보하면 지금 보다는 훨씬 많이 팔릴 수 있을 거 같은데, 좀 많이 아쉽습니다. 잘 나가는 중형급 모델들은 월별 6천대 전후로 팔려나가는데 K5는 지난 해 11월달 29대가 팔렸습니다. K5도 유럽에서 왜건이 나와줘야 하는 걸까요? 올 해 성적을 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재밌는 표 하나 보여드릴게요.
중형급들 모아놓은 표인데요. 제가 표시한 곳을 보시면, 메르세데스 CLA라는 모델이 보일 겁니다. 'CLA라는 게 벤츠에 있었나?' 싶으실 텐데, 이거 올해 공개될 신차입니다. A클래스를 베이스로 해서 나올 콤팩트 4도어 쿠페 모델이죠. CLS의 동생이라 보시면 됩니다.
준중형 4도어 쿠페라 얘기가 되고 있는데 독일연방자동차청에선 이 차를 중형으로 분류하고 있네요. 어쨌든 아직 실물도 공개가 안된 (위에 이미지는 예상도) 차량이 총 37대가 등장했고(30대는 11월 등록), 100% 법인 앞으로 등록이 됐습니다. 이건 무슨 의미일까요? 공도에서 테스트를 하기 위해서, 혹은 언론용으로 준비를 한 모델이 아니겠느냐 짐작이 됩니다. 한마디로 이미 차는 다 준비가 됐다는 뜻이죠. 참고로 독일의 신차 판매량은 판매대수로 따지지 않고 자동차청에 등록해서 번호판을 받은 차량들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준대형
1-11월까지 총 판매량 : 136,486대 (전체 18개 모델)
1위 : 아우디 A6/S6/RS6/A7 (50,25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5.2%
2위 : BMW 5시리즈 (44,230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3.9%
3위 : 메르세데스 E클래스 (34,608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7.1%
4위 : 볼보 V70 (3,830대 판매)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3.5%
5위 : 재규어 XF (2,115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0.2%
약간 놀라셨나요? 당연히 BMW 5시리즈가 1위에 오를 줄 알았는데 말이죠. 아우디가 A7, S6과 RS6까지 포함돼 계산에 들어가니 아무래도 5시리즈가 억울한 면이 있을 겁니다. A7이 합산돼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이득을 본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래도 A6 자체가 워낙 차가 잘 나와 충분히 5시리즈와 경쟁이 되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대 형
1-11월까지 총 판매량 : 23,789대 (전체 18개 모델)
1위 : 메르세데스 CLS (총 4,058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9.6%
2위 : BMW 7시리즈 (4,052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91.6%
3위 : 아우디 A8 (3,491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95.5%
4위 : 포르쉐 파나메라 (3,299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1.3%
5위 : 메르세데스 S클래스 (3,122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1.3%
6위 : BMW 6시리즈 (2,846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1.4%
7위 : VW 페이튼 (1,782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86.3%
플래그십이 아닌 CLS가 전체 1위에 올랐습니다. 준대형으로 분류됐다면 한참 뒤쳐졌을 모델인데...하지만 1위와 2위의 차가 크지 않습니다. 월별 5~6백대 씩 두 모델이 판매가 되니 12월 마지막 달 결과가 더해졌을 때 어쩌면 뒤집힐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쭉 보시면 알겠지만 벤츠 모델들은 상대적으로 업무용 비율이 낮습니다. 개인들이 구매를 좀 더 한다는 의미겠죠. 어떤 자료에 보니 벤츠가 중고차로 나오는 기간도 전체적으로 조금 더 낮다고 하더군요. 오래도록 곁에 두고 타려는 마음이 일부 이런 데이타에 반영이 된 것은 아닌가, 조금은 멋대로 짐작해봅니다. ^^
SUV
1-11월까지 총 판매량 : 426,579대 (전체 74개 모델)
1위 : VW 티구안 (51,68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42.6%
2위 : 닛산 콰시콰이 (27,259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44.4%
3위 : BMW X1 (24,353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57.1%
4위 : 아우디 Q3 (23,978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38.6%
5위 : BMW X3 (23,801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52.2%
6위 : 스코타 예티 (20,644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30.7%
7위 : 포드 쿠가 (19,630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73.4%
8위 : 아우디 Q5 ((18,184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2.5%
9위 : 다치아 두스터 (18,001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15.1%
10위 : 현대 투산 (17,428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36.0%
가장 모델이 많은 세그먼트가 SUV입니다. 자그마치 74개의 모델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요. 1위는 예상대로 티구안이 차지했습니다. 1위를 제외하면 나머지들 순위는 판매량이 비교적 촘촘한 편이죠? 4위를 차지한 아우디 Q3는 작년 독일 내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263%) 모델이기도 했습니다. 다치아 두스터의 업무용 비율이 무척 낮은 이유는 저가형 모델이라 개인 구매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의 경우 i30 보다 투산의 판매량이 적긴 하지만 개인 구매력도 높고, 상승률도 높아서 내년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할 수 있을 거 같구요. 2위에 오른 콰시콰이는, 그냥 뭐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참 희한합니다. 자 그러면 마지막 스포츠카 결과를 보실까요?
스포츠카
1-11월까지의 총 판매량 : 41,975대 (전체 49개 모델)
1위 : 메르세데스 E클래스 쿠페 (8,127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48.8%
2위 : 메르세데스 SLK (6,968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44.0%
3위 : 포르쉐 911 (5,595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3.1%
4위 : 아우디 TT (4,694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3.4%
5위 : BMW Z4 (3,015대 판매) / 전체 판매량 중 업무용 비율 65.5
의외였습니다. E클래스 쿠페가 많이 독일 내에서 보이기는 하는 편이지만 1위를 할 정도였나 싶네요. 스포크카 영역에 넣은 것 자체가 다소 안 맞아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워낙 포괄적으로 세그먼트를 나누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닌가 하네요. 911의 경우 SLK 보다 판매량이 뒤진 것은 역시 가격이 주는 부담이 아니겠나 싶습니다. 아무리 포르쉐가 독일인들의 로망이라도 비싼 건 비싼 거니까요.
6위는 벤츠 SL, 7위는 포르쉐 박스터/카이맨, 8위는 푸조 RCZ (1,730대 판매)였고, 9위가 현대 벨로스터로 1,452대가 팔려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벨로스터 역시 스포츠카라고 하기엔 다소 민망한 스펙을 갖고 있는데요. 저렴한 가격에 독특한 스타일이 판매를 거들지 않았나 봅니다. 물론 벨로스터 터보 정도면 파워면에선 명함을 내밀 수 있겠죠. 재밌는 건 이 자료엔 시로코가 안 보인다는 겁니다. 다른 세그먼트에도 없었는데, 혹시 이게 기타로 분류가 된 것인지, 그것까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이렇게 해서 모두 다 봤습니다. 밴이랑 캠핑카 등은 오늘 내용에선 뺐으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1월부터 11월까지 약 287만대가 독일 내에서 신차 등록을 마쳤습니다. 12월까지 포함되면 3백만대는 가볍게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 놓고 보니 전쟁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네요. 수백 개의 모델들이 치열하게 한 나라, 한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는데 전 세계로 이를 넓힌다면 얼마나 엄청난 경쟁이 벌어지는 걸까요?
치열한 판매전쟁에서 승자도 있고 패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패자가 패자로만 머물진 않겠죠. 또 승자들은 계속해서 자신들의 지위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런 노력들이 더 나은 자동차세상을 만들 거라 믿고 싶네요. 올 한 해도 많은 신차들이 등장합니다. 자동차 세상의 숨가쁜 질주, 올 한 해도 저와 함께 지켜보시겠습니까? 2013년, 멋지게 출발입니다.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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