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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주차 시비 중 욕 잘못해 9천만 원 날린 사연

여러분은 운전하다, 혹은 주차로 인한 시비를 얼마나 자주 경험하시는지요? 혹시 상대방 운전자와 시비가 붙어 거친 말이 오가거나 멱살잡이라도 해본 적 있으신지요. 그런데 독일에선 그렇게 했다간 정말 큰 일이 날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독일 북부의 항구도시 함부르크 법원에서는 날벼락(?) 같은 판결이 하나 났습니다. 주차 문제로 주차장에서 시비가 붙었던 한 남자에게 벌금으로 60,000유로를 내라는 결정이 내려진 거죠. 60,000유로면 대략 9천만 원이 조금 안되는 금액인데요.

 

심각한 폭행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상대방을 자동차로 위협하거나 다치게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가 그 만큼의 벌금을 물었던 이유는 딱 하나, "야이 떵구멍아!"라는 욕 때문이었죠. 에이~ 말도 안돼. 처음에 이 얘기를 듣고 저는 납득이 안 갔습니다. 흔히들 흥분하면 하는 욕인데 어떻게 그것 때문에 저런 어마어마한 벌금을 낸단 말인가요?

사진은 본 내용과 상관이 없습니다. 제공 : Autobild.de

 

법원이 벌금을 정한 기준은 대략 이렇습니다. 우선 벌금의 기본은 그 사람의 월 소득입니다. 그리고 하루 기준으로 벌금을 다시 계산하는데요. 이 때 계산은 월급의 1/30이 됩니다. 이 판결에선 30일치 벌금을 내라고 했는데 그게 60,000유로인 것이었죠. 그렇다면 이 남자의 월급은 얼마일까요? 월 9천만 원(60,000유로)였습니다.

 

결국 이 남자는 자신의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벌금을 낸 것입니다. 즉, "소득에 비례한 벌금을 납부하시오!"가 판사의 판결이었습니다. 9천만 원의 벌금을 얻어 맞은 남자는 현재 항소를 했고, 다시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금액이 다소 낮아진다해도 재판으로 인핸 심적 물적 상처는 결코 작지 않을 거 같습니다.

 

가끔 유럽에서 과속벌금으로 수천만 원을 냈다는 기사를 볼 수 있을 텐데요. 이 역시 그 사람의 소득에 비례해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법이 적용되면 세수 확대에도 도움이 되고 참 괜찮겠다 생각이 들지만, 괜히 빨갱이 소리 듣지나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또 조금 다른 얘기지만 교통경찰과의 시시비비를 가리는 경우에도 정말 독일은 조심해야 합니다. 거친 말을 내뱉거나 욕을 했다가는 이 때도 큰 벌금을 물 수 있기 때문이죠. 교통경찰에게 "메~~롱" 하고 혓바닥 내밀면 150유로(약 21만 원), "야이 돌대가리야!" 이랬다간 750유로(약 110만 원), "늙은 돼지같으니라구!" ( <--독일에선 심한 욕임)그랬다간 2,500유로( 약 360만 원), 

 

그리고 법률에서 정한 가장 무거운 벌금을 받게 되는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행위'는 4,000유로 (약 580만 원)를 국가에 내야 합니다. 그밖에도 여러 개의 구체적 욕과 그에 해당하는 벌금이 존재하죠. 우리나라 같으면 인터넷에 뉴스 뜨고, 댓글란에 성토성 댓글들이 아주 줄줄이 올라올 만한 내용입니다만,

 

독일에선 경찰공무원들이 우리나라처럼 욕을 먹거나 하진 않은 편입니다. 이쪽 공무원들 특징이 비리가 거의 없다는 거죠. 경찰들도 마찬가집니다. 아예 없을 순 없겠고, 또 경찰에 대한 비난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경찰들이 업주와 결탁해 어떤 돈을 받았네, 누구의 비리를 눈감아 줬네 등의 얘기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경우는 보기 매우 힘듭니다.

 

거기다 룰 지키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기 때문에 이런 작은 것들에도 엄격하게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쨌든 소득에 비례한 벌금이라는 거, 우리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하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모두들 건강관리 잘하는 그런 한 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