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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독일인들이 싫어하는 7가지 유형의 운전자들

교통법규를 지키는 것에 매우 철저한 독일인들이지만 그들이 모두 또한 교과서적인 운전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과격한 운전자들의 경우 독일도 그 숫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얼마 전엔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벤츠와 포르쉐의 도시로 유명한 슈투트가르트에서 한 22살의 젊은이가 120km/h 제한속도 구간에서 시속 300km/h에 이르는 속도로 오토바이를 타고 내달렸습니다. 아우토반에선 중앙분리대와 1차선에서 주행하는 차량들의 사이로 달리는 등, 광란의 질주를 이어갔죠.

 

아우토반을 빠져나와선 제한속도 30km/h의 주택가에서 120km/h로 달려댔습니다. 다행히 사고 없이 집 앞에 도착을 했는데, 그런 그를 맞은 건  친구나 부모가 아닌 경찰들이었습니다. 그저 이렇게 달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유투브에 주행 동영상을 올리고 싶었다는 게 폭풍질주의 이유였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는 그래도 교육을 받음으로 교화가 될 수 있지만, 습관적으로 난폭한 운전을 하고, 상대를 위협하고 욕설을 내뱉으며, 심지어 폭행을 가하는 등, 범죄에 가까운 행위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오히려 더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독일운전자클럽 아데아체(ADAC)가 발행하는 월간지 아우토벨트의 9월호 표지 및 과격 운전자 관련 내용을 다룬 기사의 첫 페이지 이미지입니다. 독일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과격 운전의 실태에 대해 정리가 되어 있는데, 남의 나라 이야기지만 결코 우리와 무관치 않은 내용이라 생각이 들어 같이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포스팅을 하게 됐습니다.

 

이 잡지에 따르면, 우선 독일 운전자들의 97%가 한 번쯤은 다른 운전자로 인해 위협을 당했거나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나쁜운전, 과격한 운전자들은 어떤 것들일까요? 설문 조사를 통해 드러난 7가지 나쁜 운전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앞차 꽁무니에 바싹 붙어 운전하는 사람들

2. 쌍라이트 번쩍이며 신경질적으로 운전하는 사람들

3. 앞지르기 차선인 1차로를 막고 안 비껴주는 사람들

4. 오른쪽 차선으로 추월하는 운전자들

5. 과속하는 운전자들

6. 급끼어들기 하는 사람들

7. 이유없이 급제동하는 운전자들

 

4번은 이미 여러번 말씀을 드렸지만, 독일은 아우토반에서 1차선 >2차선 >3차선 순으로 속도를 내며 달립니다. 3차로에서 달리며 2차로 차 보다 앞서 갈 수 없고, 추월을 하기 위해 오른쪽 차선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없습니다. 이건 아주 철저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차량을 거의 못보는 편인데요. 대신 1번처럼 내 차 뒤에 바짝 달라붙어 달리는 차들은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됩니다. 대체로 이런 사람들은 성격탓도 있겠지만 사업상, 혹은 약속에 늦어 급하게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4번을 제외하면 한국에서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을 거 같은데요. 이런 운전자들을 경찰이 조사해보니 3/4이 남성들이었다고 합니다. 역시 남자 운전자가 많기 때문에 그 비율 대로 결과가 나온 것이겠죠. 그런데 꼭 그런 것만도 아닌가 봅니다.

 

남성 운전자가 많기도 하지만 직업이나 차량을 보면 의외로 비싸고 잘 달리는 차를 타는 성공하는 전문직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여성들은 대체로 큰 차 보다는 작은 차를 주로 이용하죠. 잘 달리는 차는 주로 남성들이 운전을 하는 편입니다. 물론 비싸기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뒷따라야 합니다.

 

특히 독일 메이커별로 보면, BMW가 50.6%, 메르세데스 벤츠가 32.2%, 아우디가 25.9%, 포르쉐가 8.7%, VW이 5.4% 순서로 난폭한 운전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매우 흥미롭죠? 어떤 이는 터키 젊은이들이 BMW를 좋아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하기도 하고,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주는 BMW이기에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후자의 경우라면 당연히 포르쉐가 1위를 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렇지 않습니다. 어쨌든 좋은 차 많은 독일에서, 그것도 잘 달릴 수 있는 아우토반이 있는 독일에서 속도에 대한 욕구는 분명 이해가 되는 부분인데요. 문제는 단순 과속 만이 아니라는 점에 있습니다. 고속도로 구간을 책임지고 있는 한 경찰 간부가 만든 통계에 따르면,

 

자신이 관리하는 구간에서 위와 같은 상황들로 인해 단속이 된 운전자들이 146명이었는데, 이 중 상대방을 모욕한 경우가 36건, 위협운전이 103건, 협박 1건, 폭행 6건으로 나왔습니다. 좋은 차로 빠르게 달리는 것으로만 설명될 수 없는 내용들인 것이죠.

 

더 문제는 이런 난폭운전이 매년 조금씩 늘어간다는 사실입니다. 전체적으로 젠틀한 운전을 하는 독일이지만 가끔씩 만나는 의외의 난폭성엔 저 역시 놀라게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난폭운전이 늘어가는 걸까요? 정확한 학술적 검증을 거친 것은 아니지만, 독일 경찰은 사업이나 약속에 늦은 경우들,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차량들로 인한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 때문이 아닌가 파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가 약속이 늦어 과속을 하는데 앞차가 정속주행을 하면 자신에 대한 방해라고 심리학적으로 여기기 쉽다고 합니다. 이런 심리상태에선 다른 운전자의 몸동작 하나에도 오해가 커져, 마치 자신을 놀리거나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 난폭운전자로 돌변하게 된다는 것이죠.

 

독일의 한 심리학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 도로 위의 모습은 그 사회를 보는 거울과도 같다."

 

놀라운 속도로 질주하는 독일 아우토반은 사망사고율이 생각 보다 낮습니다. 주택가나 도심에서의 주행은 제한속도를 지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차량의 흐름을 매우 중요시 합니다. 이처럼 잘 돌아가는 것 같은 독일의 도로 위도 늘어나는 난폭운전에 대해선 선뜻 명쾌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독일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집요할 정도로 논의하고 토론하고, 연구를 합니다. 그리고 사회분위기가 이런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보편적인 고민과 해결의 거리로 여긴다는  게 나름 다르다면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쨌거나 남을 배려하고 공생하려는 도로 위 풍토가 필요합니다. 그런 의식이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것과 의식하지 않은 도로 생태계와는 결과는 전혀 다를 것입니다.

 

가장 좋은 건 우리 스스로 해결을 하는 방법입니다. 내 자신이 해법이 되는 것이죠. 자신의 안전과 내 이웃의 안녕을 위해서라도 배려하고 여유있는 운전자들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저 7가지 중에 어느 것이 지금 당신의 양심을 콕콕 찌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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