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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우리가 잘 모르는 자동차 자동세차의 역사

한국은 요즘도 그러겠지만, 주유소에서 기름을 어느 정도 넣으면 무료로 자동세차를 할 수 있습니다. 맞죠? 참 부럽습니다. 이 곳 독일은 그런 곳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무료 세차는 자기가 직접 하는 거 외엔 없어요.

 

한국처럼 손세차 비슷하게 해주는 곳도 있고, 또 500원짜리 동전 넣고(독일은 2유로, 그러니까 3천 원짜리 동전 넣습니다. 비싸죠. 물론 시간은 좀 더 줍니다만) 하는 곳도 있지만, 역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건 자동세차기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엊그제가 이 자동차 자동세차기계가 공식적으로 탄생된 지 50년이 되는 날이었다는 거? 우연히 독일 매거진을 읽다가 이와 관련한 내용을 재밌게 읽어서 여러분들과 요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1962년 8월 8일. 독일 아우구스부르그(구자철 축구팀 있는 도시)의 사업가 2명은 함께 만든 기계로 특허증을 받게 됩니다. 바로 자동으로 차를 세차해주는 시스템이었죠. 브러시가 두 개였던 반자동 기계가 자동세차의 첫 출발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다 이렇게 브러시가 3개인 신형이 이듬해인 1963년에 공개됩니다. 처음 나왔던 자동세차기의 이름은 영어로 하면 '워싱', 63년 모델명은 '워싱 앤 드라이' 였습니다. 참 이름 밋밋했죠?  그리고 다시 1년 후에 완전자동 세척기가 등장합니다.

 

또 1970년대 들어서면서 브러시 소재도 바뀌게 되고 더욱 정교해졌는데요. 자동세차기는 독일 내에서 두 번의 붐을 맞았다고 합니다. 그 첫 번째는 처음 등장한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주유소 덕에 이 자동세차기도 덩달아 판매가 늘었죠.

 

주유소 마다 자동세차기를 들여놨다고 하는군요. 그러다 소강상태를 보였던 자동세차기는 독일이 통일을 맞으며 다시 한 번 대대적인 성공을 거둡니다. 현재는 정체기를 지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는군요. 자동세차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줄어든 겁니다.

 

차는 늘어났지만 자동세차기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줄었기 때문인데요. 자동차 보호와 관련된 전문지인 "카워시인포"의 편집장의 말에 따르면 현재 독일에서는 차량 한 대당 1년 평균 자동세차기를 7~10번 정도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과거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수치라고 하는군요.

 

이처럼 줄어든 이유는 상당히 다양한데요. 주유소가 숫자가 줄어든 것이 그 첫 째 이유고, 두 번째는 비싸진 기름값 때문에 차를 안 타거나, 타도 차에 들이는 돈을 아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다소 엉뚱해 보이는 의견으로는, 아이폰 때문에 세차에 들일 돈을 IT 기기에 들이는 시대적 트렌드 때문이라는 진단도 있습니다.

 

기계 박람회에 출품되었던 자동세차기의 모습. 차량은 메르세데스 T2 모델.

 

어쨌든 독일 주유소들은 이 자동세차가 주유소 전체 수입의 15% 정도를 담당해주고 있으니 무시할 수 없는 수치입니다. 요즘은 자동세차기 만드는 회사들도 많아져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졌고,  때문에 영업이익이 다소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 원조 기계를 만든 회사는 1년에 약 4천 3백억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와 집사람이 이용하는 자동세차장은 주유소가 아닌 세차만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평균적으로 한 번에 2만 원 조금 안되는 금액이 듭니다. 물론 세차 과정은 동네 주유소 기계보단 훨씬 복잡하고 깨끗하게 잘 되는 편인데요. 가끔은 동전세차장도 이용하죠. 참고로 독일인들 5명 중 1명 꼴로 직접 세차를 한다고 합니다.

 

독일인들은 예전보단 줄었다고는 해도 세차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은 나라 중 하납니다. 그리고 세차 후에 차 닦는 것도 매우 정성어리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참 꼼꼼하게 열심히, 닦고 또 닦습니다. 예전에 아버지 자동차 주말마다 손세차하며 용돈 탔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지만, 이젠 편하게 자동세차기를 이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네요.

 

어쨌든 기계와 자동차의 나라인 독일답게, 자동세차기계도 처음 발명한 사람들이 독일인들이라는 사실이, 그리 낯설지 만은 않습니다. 참고로 세차 팁을 하나 드리면요. 세차 후에 차 문 안쪽에 고무밴딩 있죠? 거긴 꼭 물기를 닦아주십시오. 독일 세차 전문가가 제일 강조하는 거랍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