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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흥미로운 '자동비상브레이크장치' 테스트 결과

한국 시간으로 어제, 독일의 아데아체(ADAC)에서 아주 흥미로운 테스트 결과 하나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은 요즘 자동비상제동시스템이라는, 그러니까 자동차가 급제동 상황을 파악해 스스로 제동을 하는 장치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테스트한 것입니다.

 

제가 이해하고 있는 게 맞다면, 우리나라는 이런 자동비상제동장치를 2009년부터 개발에 들어갔고 지난 달 시연을 했습니다. 앞으로 화물차 등에 2015년부터 우선 적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미 여러 메이커들이 자체적으로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선 2014년부터 이것을 트럭에 의무 장착하기로 결정이 났더군요.

 

그 성능만 확실하게 입증된다면 안전벨트나 에어백과 같은 수동적 안전장치 보다는 ESP나 ABS 같은 능동적 안전장치의 범주 안에서 상당히 각광을 받지 않겠나 기대가 큽니다. 그리고 직접, 유럽최대 운전자클럽인 아데아체가 테스트를 한 것이죠.

사진 : ADAC

테스트 장면 중 하나인데요. 이번 자동비상제동장치 테스트에는 총 10대의 자동차가 참여됐습니다. 그 결과는 바로 밑에 도표를 통해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보기 전에 먼저 대충 어떻게 테스트가 진행됐는지를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우선 테스트 항목은 총 6개였습니다.  첫 번째는 앞차의 속도가 더 느린 경우로, 50km/h로 20km/h로 달리는 앞차와 추돌할 때, 그리고 100km/h의 속도로 60km/h의 속도로 달리는 앞차의 뒤를 받을 때, 이렇게 두 가지 패턴으로 실험을 했구요.

 

두 번째는 앞차가 느린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달리는 경우, 세 번째는 앞차가 정치한 상태인데 뒤에서 50km/h의 속도로 달려와 받을 때, 네 번째는 브레이크를 약하게 밟은 상태에서 그대로 차가 밀려 추돌할 때, 다섯 번째는 브레이크로봇을 통한 반응력, 마지막으로 달리는 순간부터 위험을 시스템이 감지해서 자동으로 브레이킹을 하는 과정까지의 시간 등, 총 6가지 항목을 설정해 실험했습니다.

 

사실 내용이 좀 복잡해서 제가 독일어 보고서를 정확하게 이해를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차량 마다 결과가 조금씩 달랐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다르긴 했어도 큰 틀에서 이 기능은 없는 것 보다 있는 게 확실히 추돌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게 이 번 아데아체의 '자동비상브레이크장치' 테스트 결론이었습니다.

 

이게 테스트 결과표인데요. 6개 항목을 평균해 전체 순위를 정한 결과, BMW 신형 7시리즈(2013년형)에 있는 자동비상브레이크장치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위인 벤츠와 3위인 볼보 V40까지 "매우좋음" 판정을 받았는데요. 그 뒤로 투아렉, 아우디 A6, 렉서스가 "좋음' 판정을, 오펠 인시그니아와 혼다 시빅, 벤츠 B180 등이 "보통", 그리고 마지막으로 포드 포커스 1.6 에코부스트가 "나쁨" 판정을 받았습니다.

 

꼴등을 한 포드 포커스는 브레이크를 사람이 밟고 있는 경우에 이 비상시스템이 작동을 하지 않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야 시스템이 자동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나쁜 결과를 얻었다고 아데아체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도표에 보면 15%, 20% 이런 식의 표시들이  있죠? 이건 항목별 비중인데요. 앞서 설명드린 6항목 순서가 저 도표의 순서이니까 세부적인 항목별 결과가 궁금한 분들은 순서대로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앞차가 더 천천히 갈 경우에 맞춰 테스트했을 때 BMW 750i가 1.1인데 반해 오히려 전체 순위 3위를 한 볼보 V40이나 렉서스의 경우 0.8점으로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숫자가 낮을 수록 좋은 결과) 또 20% 비중의 6번째 항목인 자동제동까지 걸리는 일련의 과정의 속도 항목에선 1.3점을 받은 아우디 A6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군요.

 

이번 테스트의 경우 정확한 자료값을 얻기 위해 GPS와 브레이킹에 로보트가 사용됐는데요. 지금까지 제가 설명드린 모든 내용을 참고하셔서 아래 동영상을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영상에서 나오는 얘기들은 지금까지 제가 적은 내용에 다 들어 있으니까 그냥 화면만 잘 살펴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자 일단 감상하시죠.


테스트를 끝낸 아데아체는 공식적으로 정부에 트럭에만 의무장착을 할 것이 아니라 모든 승용차에도 의무장착을 하게끔 요구하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아데아체는 그럴 만큼 막강한 소비자 단체입니다. (회원만 1800만 명)  이번 테스트를 독일의 모든 언론이 일제히 다뤘고, 또 그 필요성이 확인된 만큼, 정부도 아데아체의 요구에 어떤 반응을 보이지 않겠나 기대를 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게 의무장착이 되면 차량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용부담을 최소화한다면 이런 안전장치를 차에 달자는 것에 반대할 운전자는 그리 많지 않을 거라 봅니다. 저는 이 결과를 보면서 우리나라도 빨리 이런 단체가 생겨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마침 아데아체 관련한 글을 더모터스타에 올렸으니까 이 기회에 꼭 좀 읽어봐 주십시오. (아데아체 관련 글은 아래 주소를 클릭하면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themotorstar.com/column/column_view.asp?bid=halo&idx=42


상당수의 운전자들이 평상 시는 물론, 급제동이 필요한 경우에도 브레이크를 힘껏 밟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식의 운전자가 보일 수 있는 실수를 자동차 스스로가 보완해주는 장치는 앞으로 더 다양한 형태로 적용이 되지 않겠나 생각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안전운전 습관이겠지만, 이런 시스템을 통한 사고 방지, 그리고 그걸 법적으로 뒷받침하고 지원하는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정말이지 우리나라도, 적어도 자동차에 있어서 만큼은 믿고 따를 수 있는 그런 자동차 관련 단체나 기관이 생겨나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부탁드리지만, 위에 링크된 주소 클릭하셔서 꼭 아데아체 관련 글을 읽어 봐주세요. 고맙습니다.

사진 : AD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