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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독일 자영업자들이 애용하는 차 베스트10

한반도에 태풍이 한 바탕 휩쓸고 갔듯, 이 블로그도 지난 이틀 동안 아주 정신이 없었습니다. 졸지에 안티 블로그에서 영맨 블로그로 탈바꿈 된 순간이었죠. 어쩌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널뛰기 현상이 이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머리가 좀 지끈거립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그와 관련한 논의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다면 분위기에 위축되거나 상황을 회피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잠시 무거움을 벗어내고 좀 가벼운 포스팅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독일어에 보면 Handwerker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직업을 가르키는 단어로, 수공업자, 장인 뭐 이런 의미인데, 쉽게 말씀을 드리면 집수리나 페인트 작업, 꽃집 운영이나 전기공사 등, 손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아무래도 이렇다 보니 사업장에선 주로 밴이나 승합차 같은 차들이 많이 쓰이는데요. 독일 자동차협회가 올 상반기 동안 Handwerker들에게 주로 팔린 차들이 어떤 것인지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1톤 트럭 같은 게 많이 사용되지만 여기선 그런 걸 보기가 매우 어려운데요. 그렇다면 유럽인들은 어떤 차를 가지고 사업을 할까요? 지금부터 그 상위 10개의 모델을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상반기 수공업자들에게 많이 팔린 차 베스트 10

 

10위. 오펠 콤보 (총 1,711대 판매)

 

 

9위. 메르세데스 스프린터 (1717대 판매)

독일에서 많이 보이는 화물용 승합차입니다. 보기 보다는 많이 담기는데 화물 총 용량이 2톤까지 가능한 모델이죠. 다만 비싸다는 게 흠.

 

 

8위. 오펠 비바로 (2211대 판매)

화물용으로도 쓰이지만 9명까지 사람도 태울 수 있는 찹니다.

 

 

7위. 푸조 파트너 (2539대 판매)

 

 

6위. 르노 캉구 (3940대 판매)

르노 캉쿠가 6위했는데 사진은 이번에 새로나온 다치아의 Dokker네요. ^^ 캉구가 가격이  싼데요. 르노 계열사 다치아가 내놓은 도커는 캉구 보다 8,000유로나 더 쌉니다. 기본가격이 8,890유로 (한화 약 1200만 원)로 가격에서 당해낼 경쟁 모델이 없는 수준이죠. 그냥 한국 물가 기준으로 대충 천만 원이면 살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 같네요.

 

이 녀석 등장으로 르노 캉구가 타격이 클 것 같습니다만, 르노만이 아니라 저가형 수공업자용 차, 아니면 그냥 밴으로는 유럽에서 날릴 모델이 아닐까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1톤 시장이나 승합차 시장은 승용차 보다 더 지독한 독과점 영역이죠? 이런 모델 보면 정말 한국에서 1톤이나 승합차 가지고 장사하는 분들 속 많이 상하실 거 같습니다. 괜한 걸 보여드리는 건 아닌가 조금 죄송한 마음도 드네요.

 

 

5위. 메르세데스 비토 (4047대 판매)

비싼 모델인데 많이도 팔려 나가네요. 1996년부터 양산되고 있는데, 얘 보다 더 잘생긴 승합차 비아노라는 게 있는데 그건 정말 차가 좋습니다. 도장에서 강판의 느낌부터가 예사롭지 않고 디자인도 좋죠. 다만 차 가격이 너무 비쌉니다. 우리 돈으로 5천만 원이 넘어가죠. 비토는 어느 정도인지 지금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녀석도 만만치 않은 가격입니다. 그래도 정말 많이 팔리네요. 휴~

 

 

4위. 포드 트랜싯 (4706대 판매)

포드는 세단이나 해치백 같은 차도 잘 만드는 편이지만 확실히 미니밴이나 패밀리밴, 그리고 이런 승합차 같은 것에 상당한 재능이 있는 메이커가 아닌가 합니다. 사실 포드하면 픽업 판매에서 미국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메이커 아니겠어요? 이 차도 참 많이 보이는데, 굉장히 업무에 충실(?)하게 생긴 게, 밥값 잘할 녀석 같아 보입니다.

 

 

3위. 시트로엥 베링고(7018대 판매)

생긴 건 좀 뭐해 보여도 인기짱인 모델 중 하납니다. 우리 개념에서 보면 카렌스와 카니발 사이..아니면 카니발급으로 볼 수 있죠. 뒷문은 보시다시피 슬라이딩 도어입니다. 근데 저걸 사업용으로도 많이 씁니다.  지붕이 유리로 되어 있어 개방감도 매우 뛰어나고 나름 좋은 차 중에 하나로 소개할 만한 모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위. ?

아쉽게도 자료에 2위가 빠져 있더군요. 예상은 피아트의 Ducato나 Doblo가 아닐까 하는데요. 이 부분은 나중에라도 확인이 되면 채워넣도록 하겠습니다. 피아트는 이런 승합차나 밴 쪽에서 의외로 차를 많이 팔고 있습니다. 그나마 이 쪽에서의 선전이 피아트의 부진을 어느 정도 채우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1위. VW 캐디 (20,811 판매)

독일 자영업하는 분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정도로 많이 팔려나가는 모델 캐디입니다. 작아요. 작은데 뒷쪽에 2명 정도 작업할 장비나 도구를 담기에 적당한 크기입니다. 이 차는 예전에 제가 VW의 기발한 광고들이란 포스팅에서 (블로그 메인에 있습니다. 기분전환에 매우 도움이 되는 포스팅이니 꼭들 보셨음 하네요.)도 보여드린 적 있습니다.

 

사진을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수리같은 거 하는 분들이 많이 타고 다닙니다. (저 뒤에 남자...또 봐도 섬뜩하군요.) 이처럼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자신들이 하는 업무에 맞는 차를 찾는 일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에 비하면 정말 우리나라는 이런 차들이 부족하죠. 시장의 규모도 작고, 차의 수요도 한계가 있고...그런데 이처럼 이런 것 저런 것 따지다 보면 결국 지금의 틀을 하나도 벗어나지 못할 겁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요즘은 플렛폼을 공유해 개발비도 많이 줄이고, 원가도 절감하는 능력들이 좋아졌으니 SUV만 내놓을 게 아니라 이런 생활밀착형 자동차들도 좀 신경을 쓰면 어떨까 하는 바람입니다. 대한민국의 수공업쪽에 종사하는 분들, 자영업 하시는 분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