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이어 기아 대 스코다의 가성비 평가 결과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편에서는 경차급에서부터 준중형 왜건까지 3종류의 비교적 작은 차들의 비교결과를 보여드렸는데요. 이번엔 중형급과 MPV, 그리고 콤팩트 SUV의 결과를 알아보게 됩니다.
지난 결과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단 성능에서는 전체적으로 스코다가 기아 보다 나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다만 가격에서 기아가 좀 더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서 2:1로 우위를 보였는데요. 이번 결과는 어땠을까요? 모델 별로 찬찬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대결은 MPV 모델, 그러니까 다목적차의 대결인데요. 기아 벤가와 스코다 룸스터의 맞대결이었습니다. 우선 기본적인 제원부터 보면, 벤가는 4기통에 1396cc 배기량의 차량입니다. 90마력에 토크는 137Nm, 최고속도는 167km/h 이고, 제원표의 연비는 유럽복합형 기준 리터당 16.6km였고 테스트 연비는 13.3km 였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최고마력이 6,000rpm에서 나온다는 건데요. 디젤이 아님을 감안해도 다소 높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스코다 룸스터 역시 4기통인데 배기량은 다소 낮은 1197cc입니다. 최고마력은 86인데 4,800rpm에서 발휘되는군요. 토크는 160Nm에 최고속도는 172km/h. 룸스터의 제원표상 연비는 리터당 17.5km이고 테스트 연비는 리터당 15.1km였습니다. 제원상 연비와 테스트 연비의 편차는 룸스터가 좀 더 적었는데요. 두 모델의 판매가는 벤가가 18,185유로, 룸스터는 17,610입니다.
그러면 이번엔 두 차량에 대한 아우토빌트의 항목별 평가 결과를 보시겠습니다.
차체 : 룸스터 69점 벤가 66점
구동력 : 룸스터 64점 벤가 58점
편안함 : 룸스터 70점 벤가 65점
주행성 : 룸스터 79점 벤가 69점
가격 : 룸스터 47점 벤가 44점
총점 : 룸스터 329점 벤가 302점
차체의 세부내용을 보면 룸스터와 벤가가 주거니 받거니 하는 양상이었는데요. 하지만 트렁크 용량 문제로 벤가가 결정타를 맞고 말았습니다. 구동력에서는 세부 항목별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1점 씩 차이가 나는 것들이 전체적으로는 6점 정도의 편차를 만들어냈습니다.
서스펜션 세팅이나 앞뒤좌석의 편안함에서는 룸스터가 다소 점수차이를 두고 앞섰는데, 역시 주행성에서는 조향성, 핸들링 등의 항목이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주행안전성은 두 모델간 차이가 1점이기 때문에 큰 차이는 아니라고 볼 수 있겠네요. 거기다 가격까지 룸스터가 저렴해서 이번 대결의 승자로 인정받았습니다. 아우토빌트의 평가는 대략 이렇군요.
" 2006년 생인 룸스터는 그 때부터 이미 자신의 컨셉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번엔 콤팩트 SUV인 스포티지와 예티의 대결입니다. 실제로 두 모델을 딱 보면, 일단 보여지는 면에선 스포티지가 예티에 여러 면에서 앞서는 느낌을 줍니다. 디자인도 좋고, 크기도 더 크고 스포티브한 느낌도 스포티지가 더 낫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예티란 차가 그리 만만한 모델이 아니라는 거...이번 대결을 통해 어느 정도는 확인이 가능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두 모델 모두 디젤급인데요. 우선 스포티지는 4기통에 1685cc급 엔진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마력이 115, 토크는 260Nm인데 1250rpm에서 최대토크가 발휘됩니다. 최고속도는 173km/h로 연비의 경우 제원상으론 리터당 17.8km이고 테스트 연비는 리터당 15.8km였습니다. 가격은 27,910유로.
예티 역시 터보 4기통이지만 배기량은 스포티지 보다 큰 1968cc입니다. 마력은 115에 토크는 250Nm. 최고속도가 177km/h이고 연비는 제원상으론 리터당 18.5km, 테스트에서는 리터당 16.1km를 나타냈습니다. 예티의 연비 편차가 스포티지 보다 조금 더 나왔고, 토크나 마력도 최대, 최고를 기록할 때의 엔진 회전 역시 더 낮았습니다.
1.7엔진이 2.0 엔진과 맞붙어 최고속도부터 마력과 토크가 모두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일이죠. 그런데, 여러분이 하나 아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300cc나 낮은 배기량으로 자신 보다 큰 엔진과의 싸움에서 스펙을 비슷하게 맞췄다는 건, 기술력이 뛰어나서라기 보다는 그런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다른 어떤 부분에서 손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는 거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승기 등을 통해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겁니다. 두 모델의 판매가는 스포티지 27,910유로. 예티 26,290유로.
그럼 이번 SUV급에서는 항목별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확인하시겠습니다.
차체 : 예티 66점 스포티지 57점
구동력 : 예티 70점 스포티지 67점
안락함 : 예티 68점 스포티지 69점
주행성 : 예티 80점 스포티지 69점
가격 : 예티 75점 스포티지 73점
총점 : 예티 359점 스포티지 335점
총 6개의 모델들이 비교테스트를 했는데, 유일하게 스포티지가 서스펜션 항목에서 1점이긴 하지만 스코다 모델을 이긴 결과를 얻었습니다. 특히 편의장치 등에서 예티에 비해 큰 점수차이로 스포티지가 이겼네요.
하지만 안락함 항목에서 선전한 점수를 다 까먹은 게 바로 주행성 항목이었습니다. 운전의 즐거움이나 조향성 등에서 역시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 같습니다. 가격까지 예티가 저렴하기 때문에 이번 대결에서도 스코다의 승리였는데, 아우토빌트의 평가를 볼까요?
" 스포티지는 인상적인 차다. 기아가 디자인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모델이다. 하지만 엔진이나 전체적인 기술력에선 예티에 낫다. 거기다 가격까지 더 싸다. 기아의 7년 개런티도 이쯤되면 별 도움이 안된다."
마지막 대결은 중형급 세단인 기아 K5와 스코다 스퍼브가 되겠습니다. 요즘 K5가 독일 여러 매체의 평가에서 그닥 인상적인 결과를 못 받아 기아차 입장에선 아쉬울 텐데요. 기아차도 K5가 유럽에서 많이 팔리는 모델이라고 생각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브랜드 가치나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어느 정도 노력과 지속적 개선은 필요치 않나 싶습니다.
그럼 기본적인 내용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우선 K5의 경우 4기통에 1685cc 배기량의 디젤엔진입니다. 마력은 136이고 토크는 325Nm. 최고속도는 197km/h이고 연비는 제원상으로 리터당 20.4km, 테스트 연비는 리터당 15.3km였습니다. 판매가격은 33,090유로.
스코다 스퍼브 역시 4기통 디젤인데요. 배기량은 1968cc입니다. 140마력에 토크는 320Nm이고 최고속도는 208km/h입니다. 제원상 연비는 리터당 18.5km이고 테스트 연비는 리터당 15.8km 였습니다. k5의 연비 편차가 좀 많이 나는 거 같습니다. 마력과 토크를 낮은 배기량으로 맞추는 건, 연비 때무이라고 보셔야 할 텐데,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지만 테스트 연비만 놓고 보면 스퍼브나 k5나 비슷한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가격은 30,630유로.
참, 이번 비교테스트 모델의 제동력은 스퍼브가 평균 2m정도 짧게 나왔습니다. 걱정(?)한 것 보단 적었지만 여전히 뒤지는 항목이 아닌가 싶네요.
이번엔 항목별 평가를 보겠습니다.
차체 : 스퍼브 81점 K5 70점
구동력 : 스퍼브 75점 K5 75점
안락함 : 스퍼브 78점 K5 68점
주행성 : 스퍼브 79점 K5 72점
가격 : 스퍼브 62점 K5 63점
총점 : 스퍼브 375점 K5 348점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본 항목이 주행성이었습니다. 그래도 기아가 K5를 운전의 즐거움에 포커스를 맞춘 차로 설정을 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스퍼브에 비해 그닥 많은 차이로 뒤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행안전성에선 1점을 K5가 앞서기까지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핸들링이나 매력항목, 제동력 등에서 2점씩 뒤진 게 커보였습니다.
안락함의 경우, 서스펜션이 점수를 많이 까먹었고, 뒷좌석의 불편함이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로 지적됐습니다. 다만 편의사양에선 좀 더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역시 성능의 부족분을 다양한 장치들로 만회하려고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어쨌든 이번 결과 역시 스코다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아우토빌트의 평가를 볼까요?
" K5는 괜찮은 엔진을 가지고 있고, 멋진 디자인이다. 하지만 스퍼브 앞에선 고개를 숙이게 된다. 넓은 공간과 믿음직한 엔진, 높은 편안함, 거기에 저렴함까지..."
전체 평가
6개 모델 전체로 봤을 때 4:2로 스코다의 승리였습니다. 각 모델별 항목들을 통해서 전체적인 메이커의 방향성, 성능의 수준 등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가능했다고 보는데요. 역시 VW의 유전자를 가득 담은 스코다가 성능, 특히 주행성에서 확실하게 기아를 앞섰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기아의 디자인이 스코다에 비해 상품성이 더 있다고 보긴 하지만, 유럽인들의 차를 바라보는 시각을 생각하면 디자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진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연비 편차 부분입니다. 제원상과 테스트 시의 연비차가 기아가 스코다 보다 좀 더 됐습니다. 여기에 제동력도 전반적으로 기아가 보강을 해야할 부분이구요. 체코(스코다)와 슬로바키아(기아)의 대결이라고 봐도 재밌을 이번 테스트를 통해 기아차가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들을 빨리 개선시켜낼 수 있음 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아우토빌트의 총평을 확인해보시죠.
" 현대차 그룹이 모든 분야에서 빨리 따라 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스코다가 전체적으로는 좋았다. 특히 이번 테스트를 실시하며 놀란 것은, 스코다는 시티고라는 경차를 제외하면 모두가 신 모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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