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곳에서 현대기아자동차는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라는 인식이 보편적입니다. 뭐 현대차가 미국에서 이번에 판매하는 그랜져를 제값 받겠다고 하며, 이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을 했다는데요.
사실 현대차가 가격을 얼마로 책정하느냐 보다는, 미국 현지에서 딜러들이 얼마에 파느냐로 차 가격은 따지는 것이니까 현대차의 이런 발표는 글쎄요... 정말 그게 가능할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오늘은 독일에서 벌어진 가격 대비 성능 대결 소식이 있어 여러분께 전해드릴까 합니다.
이게 아우토빌트(Autobild)에 실린 사진입니다. 총 6개의 모델을 통해 한국의 기아와 체코의 스코다 중에 '누가 더 가격 대비 성능에서 우수한가'를 평가했습니다. 스코다는 정말 한국엔 안 알려진 메이커죠. 더더군다나 체코차라고? 이러면서 반신반의하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폴크스바겐이 키운 강력한 메이커라는 것만 먼저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 내용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다만, 내용이 좀 길고 비교차량이 많은 관계로 두 번에 나눠 공개를 하겠으니 이점 양해 바랍니다.
그러면 가장 작은 급인 모델들부터 보시죠.
기아 모닝(수출명 피칸토)와 스코다의 시티고가 붙었군요. 시티고는 가장 최근에 나온 모델 중 하나로 폴크스바겐 UP의 스코다 버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모닝이4기통 85마력에 토크는 120nm, 최고속도 171km/h 모델입니다. 제조사가 내놓은 연비에 비해 아우토빌트 테스트 연비는 많이 안 좋았습니다. 모닝 연비 얘기는 이미 한국에서 많이들 하셨고, 공인기관에서도 발표를 했기 때문에 굳이 저는 여기서 따지지 않겠습니다.
이 모델의 독일 내 판매가격은 13,550유로입니다. 반면에 스코다 시티고는 3기통 75마력짜리인데요. 토크 95nm에 최고속도 171km/h입니다. 연비는 제원상으론 리터당 21.2km였지만 테스트에서는 18.5km로 나왔습니다. 모닝의 큰 편차에 비하면 (제원표 22.2km, 테스트 연비 15.3km) 좀 덜한 편이었네요. 판매가격은 12,150유로.
실내는 스코다가 한참 못 미치죠. 밋밋합니다. 저가형 경차답다(?)라고 할 수 있을 거 같군요. 반면에 모닝은 옵션이 기본으로 많이 장착돼 있어 그점은 소비자 입장에선 좋을 거 같네요. 제동거리는 모닝이 평균 4m 정도 시티고 보다 더 나와서 안 좋은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목 점수로 보면 모닝이 더 좋게 결과를 받았는데요.
차체 : 모닝 56점 시티고 50점
구동능력 : 모닝 68점 시티고 67점
편안함 : 모닝 69점 시티고 62점
주행능력 : 모닝 65점 시티고 71점
가격 : 모닝 56점 시티고 63점
총점 : 모닝 314점 시티고 313점
각 항목별로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은데 그러면 대결 하나마다 포스팅 하나씩 해야 할 정도로 내용이 많아지니까 디테일한 점은 건너 뛰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차체에서 모닝이 더 좋은 점수를 받은 결정적인 부부은 안전시스템의 기본사양화 된 점이 높게 받았구요. 반면에 트렁크에서 모닝이 더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구동력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테스트 연비에서 앞서 보신 것처럼 차이를 보여 시티고가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편안함은 서스펜션에선 시티고가 앞섰지만 뒷좌석, 각 종 편의 사양, 거기다 에어콘 등에서 모닝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주행성능에선 비슷했지만 역시 제동력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보여줬습니다. 거기다 가격도 시티고가 더 좋아서 경차급의 대결 승자는 시티고 차지였습니다. 아우토빌트의 평가를 간단히 적어보면,
" 성능 점수는 기아 모닝이 높았다. 미세한 차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등급의 차에게 있어 가격은 결정적이다. 따라서 시티고의 승리였다."
이번엔 소형급 대결입니다. 기아의 프라이드 (수출명 리오)와 스코다의 파비아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아 프라이드의 승리였습니다. 어떤 이유로 프라이드가 승리를 쟁취했을까요? 일단 기본적인 내용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테스트에 참여한 모닝은 4기통 1248cc급으로 85마력에 토크 121nm, 최고속도 172km/h였습니다. 연비는 제원상 리터당 20km였는데 테스트에서는 리터당 17.2km로 나와서 모닝에 비하면 제원표와 실제 테스트 연비의 차이가 적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판매가는 15,190유로.
파비아 역시 4기통으로, 1197cc급 엔진에 86마력에 토크는 160nm, 최고속도는 177km/h였습니다. 연비는 제원상 리터당 19.6km였고 테스트에서는 리터당 16.6km였습니다. 미세하게 프라이드의 연비 편차가 적었네요. 대신, 제동력에선 또 아주 미세하게나마 파비아의 승리였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프라이드가 좋았네요. 가격은 16,880유로.
이 급 역시 실내에서는 기아가 더 좋아 보입니다. 실내를 화려하고 다양하게 꾸미는 것은, 마감 능력과는 별개로 기아가 스코다에 비해 전반적으로, 아니 한국차들이 전반적으로 좋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항목별 평가는 과연 어땠을까요?
차체 : 파비아 64점 프라이드 62점
구동력 : 파비아 70점 프라이드 64점
안락함 : 파비아 70점 프라이드 68점
주행성 : 파비아 78점 프라이드 69점
가격 : 파비아 44점 프라이드 49점
총점 : 파비아 326점 프라이드 312점
가격 점수를 빼면 파비아가 비교적 넉넉한 점수차이로 이겼습니다. 특히 주행성능에서 점수 차이가 좀 많이 났는데 그 이유는 주행안전성과 주행성을 보완하는 전자적 기능들이 파비아에 떨어진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우토빌트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이번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대결에서의 승자는 파비아가 아닌 프라이드라고 결정을 했습니다. 평가를 역시 간단히 보면,
" 파비아는 결국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프라이드에게 졌다. 기아가 준중형급 이하의 차들에서는 점점 강해지고 있다. 디자인도 좋고, 공간도 넉넉하며 저렴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들의 개런티를 보라!"
이번엔 오늘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세 번째 대결, 준중형급 왜건인데요. 기아의 유럽전용 모델인 씨드 왜건과 스코다 옥타비아 왜건이 그 주인공들입니다. 둘 다 자신들 메이커 내에선 가장 판매율이 높은 모델들이죠.
우선 씨드 왜건은 4기통 1582cc 엔진에 115마력 토크 260nm에 최고속도는 188km/h의 디젤모델입니다. 제원상 연비는 리터당 21.7km이고 테스트 연비는 리터당 17.2km였습니다. 제동력은 옥타비아에 비해 약간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격은 22.845유로.
옥타비아 왜건 디젤은 4기통에 1968cc로 씨드 보다 컸네요. 연비는 제원상에서 리터당 20.4km였지만 아우토빌트 테스트 연비에서는 리터당 17.8km였습니다. 모닝 만큼은 아니었지만 씨드 역시 옥타비아에 비해 제원상 연비와 테스트 연비의 차이가 좀 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옥타비아 왜건의 가격은 27,060유로.
옥타비아급으로 올라오니까 스코다의 실내가 그나마 볼만(?)해졌네요. 대신, 기아의 유럽전용 모델인 씨드나 벤가의 실내는, 저 개인적으로는 좀 만족스럽지 않은 편인데요. 그렇다면 성능과 가격의 평가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차체 : 옥타비아 72점 씨드 66점
구동력 : 옥타비아 73점 씨드 67점
안락함 : 옥타비아 70점 씨드 56점
주행력 : 옥타비아 82점 씨드 63점
가격 : 옥타비아 48점 씨드 59점
가격을 제외하면 큰 차이로 성능에서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월요일 2탄의 결과를 미리 살짝 말씀드리면 이런 편차는 계속된다는 거...
일단 안락함에서 너무 많은 점수차이가 났죠? 앞좌석 편안함, 에어콘 등에서 차이가 컸고 모든 구체적인 항목에서 다 뒤졌습니다. 주행능력도 점수차가 좀 났는데요. 특히 주행안전성과 전자기적 운전도움사양 등에서 역시 뒤지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결정타는 핸들의 조향성이었는데요. 차가 점점 덩치를 키워가면서는 스코다와 기아의 장점과 단점이 점점 선명하게 부각이 되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체급에서도 아우토빌트는 기아의 손을 들어줬네요. 역시 가격이었습니다.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두 메이커의 대결에서는 가격에 좀 더 방점을 두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인데요. 과연 월요일 2탄에서도 그럴지...한 번 예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역시 아우토빌트의 간단평을 올려보면,
" 이미 가격에서 결론이 났다. 이 가격은 스코다로선 따라갈 수가 없다. 하지만 스코다의 엔진은 더 좋고, 운전도 훨씬 편안하다. 또한 운전의 즐거움도 있다. 반면에 씨드는 저렴한 가격의 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괜찮은 모델이다. 특히 그 가족과, 개런티를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1편 소감
디자인의 경우는 객관화, 그러니까 수치로는 따질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이 평가 항목에 없다는 점이 기아로서는 좀 아쉬울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차의 성능을 중요하게 여기는 독일운전자들에겐 디자인은 큰 장벽은 아니란 생각입니다.
실제로 독일 내에서의 스코다와 기아의 판매량을 놓고 보면 그 점은 더욱 분명해 보입니다. 또한 VW 그룹의 차라는 점이 스코다를 선호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는데, 독일 외 국가에서는 어떤 판매 결과를 보여주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확실히 독일인들에게 스코다는 폴크스바겐의 대안으로서의 역할을 잘해내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럼 나머지 3개급. 벤가와 룸스터, 스포티지R과 예티, 그리고 K5와 스퍼브의 결과를 또 기대해주시구요. 저는 월요일 포스팅으로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아, 그 사이에 다른 포스팅으로도 찾아 뵐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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