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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자동차 갤러리

잠자던 감성을 깨워주는 자동차 사진들

사흘 연속 묵직하고 조금은 불편한 이야기들을 했던 탓에 오늘은 저의 기분, 저의 감성을 좀 UP시켜주는 포스팅으로 준비해봤습니다. 바로 사진 이야기인데요...멋진 자동차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사진들은 정말 많죠. 하지만 블로그에서 다룰 수 있는 사진들은 저작권에서 자유로운, 메이커가 제공하는 정도의 사진이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자동차 팬들에게는 충분합니다. 아니 때론 강렬하고, 때론 잔잔히, 숨죽이고 있던 감성을 건드려놓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사진들이 많습니다. 그런 것들 중에서 몇 가지를 골라봤는데요. 그간 틈내 사진에 대한 느낌을 끄적여 놓은 글과 함께 나열해 볼까합니다. 여러분들도 저와 공감하시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 알파 로메오를 좋아한다. 누군들 싫어할까.. 그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 시선을 움직이다 보면 달콤한 기운이 나를 감싸오는 기분을 느낀다. 특히 미토의 뒤태를 부각시키는 오래된 성벽의 색바란 질감이 이 차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젠장...미토를 보고 있으면 이태리인들에 대해 괜한 정을 느끼게 된다. 특히, 이 사진이 더더욱 그렇다. 유럽의 어제와 오늘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 범블비? 웃기지 마라 그래. 적어도 이 사진만 보고 있으면 70년형 카마로가 백배는 더 멋지다. 강렬하고 선명한 느낌은, 진한 WEIZEN 맥주 한 잔 들이킬 때 비로소 100%를 채워줄 것만 같다. 진한 갈색 테두리의 액자에 넣어놓고 두고두고 감상하며 에너지를 느끼고 싶다. 이왕이면 레너드 스키너드의 Free Bird를 들으며..."






" 일본 메이커 중에서 SUV를 선택하라면 난 주저없이 인피니티 FX37을 고를 것이다. 이유? 그런 거 없다. 잘 달리는 고성능 이런 거와는 하나 상관 없이 그저 생김새가 준 어느 날의 강렬함이 여전히 나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 CLS도 그렇고 이 녀석도 그렇고, 옆태가 저렇게 잘록한 허리선을 가지고 있는 모델들에 매혹되고 만다. 에로틱하지 않나? 앞모습의 기괴함이 싫어 나는 항상 이 사진을 볼 때 손으로 앞쪽을 가리고 옆라인만 본다. 이럴 때면 항상 내 자신이 관음증 환자가 되는 것만 같다...사실, 그래서 더 좋지만. ㅋㅋ"






" 미치도록 아름답다. 그런데 이 매혹적인 느낌은 마치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주인공  크리스찬 베일이 타고 다니면 더 치명적일 것 같다. 차가운, 그러나 섬뜩하게 쉬크한 미친 사이코...멀쩡한 차에 미친 소리를 왜 하냐구? 머스탱GT는 이 사진 하나로 제 정신이 아니게 만든다. 그래서 난 이 차를 아메리칸 사이코라 부르고 싶다..."






" Der Opel ist ein Popel -오펠은 코딱지다. ㅋㅋ 독일놈들도 웃기지. 스펠링 때문이라지만 오펠은 이처럼 언제나 항상 싸구려 이미지였고, 젊은 애들에겐 마지못해, 없는 돈으로 사는 차였다. 하지만 이 아스트라를 보라. 저 바디의 매끈함과 끝내주는 조화로움을...이제 오펠에 빈정댈 수 없겠지, 적어도 이 사진을 본 게르만이라면..."






"런던 가고 싶다. 오로지 미니 때문이라고 해도 좋다.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60년대로의 시간여행이라도 해 그곳에 가고 싶다. 독일의 진중함 보다는 우리네 정서와 그래도 가까운 영국의 저녁 거리를 미니와 함께 달려보고 싶다. 정말 할 수만 있다면..." 






" 인생에서 딱 한 번 자동차로 달려야 한다면 그 선택은 두 말없이 베이론이다. 저 끝없을 것 같은 길을 무념무상 달리게 해줄 유일한 성스러운 기계덩이..."






" 어렸을 적 아카데미조립식에서나 만날 수 있는 타이어와 휠이다! 나치 친위대 이름과 같아 서러운 이름 SS100 모델...재규어는 그 원흉의 이름을 피하려 생겨난 이름...차라리 그래서 잘된 이름...재규어의 오랜 옛날을 기념하기 위해 1936년 식 모델을 이처럼 멋지게 단장해놓았다. 헤드램프, 멋진 윈도우...그러나 오로지 난 저 타이어가 좋아 이 사진이 좋다. 진짜다...조립식장난감 같은 저 타이어..."






" 물랑루즈하면 떠오르는 툴루즈 로트렉. 그리고 그 화가의 거리에서 열정적 사랑에 빠졌던 고흐...19세기 파리는 위대한 화가들의 천국. 그러나 그 화가들이 사랑했던 것은 다름아닌 원색의 화려한 일본판화였지...  시트로엥 C3,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그 때의 일본판화가 떠오른다. 우리에겐 왜색이었지만 파리지엥들에겐 동경의 대상이었던 일본풍...난 이 사진에서 19세기 파리가 느껴진다... 이거, 감정의 과잉?"






" 람보르기니 레벤톤. 나는 이 시커먼 예술품이 비행기와 나란히 달리는 사진에 열광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이 사진이 있기 때문에...공상과학영화를 봐야할 것만 같은 이 분위기...터미네이터가 불쑥 어딘가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이 멋드러진 사진은  영화의 스틸컷 같다. 어디선가 누군가 외친다...레디~ 고!"






" 랠리를 모르는 나에게도 이 사진은 자동차 역사에 있어 가장 멋진 사진의 하나라는 것에 동의하게 한다. 아우디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이 콰트로의 비행...그리고 어떤 안전정치도 없는 곳에서 뜨겁다 못해 미친 듯 보이는 팬들의 저 짜릿한 모습들...이게 차에 미친자들의 아드레날린이 아닐까?"






" 에토네 부가티...그리고 르와이얄...이 6.5미터짜리 예술품은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것 중 하나이리라. 난 분명히 얘기하고 싶다. 부가티는 자동차의 피카소라고..."






"일이 잘 안 풀려 속상할 때, 현실의 무게감에 주눅들 때, 아내와 다투고 퀭한 기분일 때, 나는 파나메라가 있는 이 집을 떠올린다. 아내와 함께 살고픈 집에, 함께 타고픈 차가 있다. 지칠 이유도 낙담할 시간도 없다. 나는 다시 일어서서 저 꿈의 공간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북돋운다. 그래... 50살이 조금 더 넘었을 때, 이 그림 속에는 흰머리 적당히 멋스러운 어느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