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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자동차 블로거에게 던져진 질문에 대한 답

블로그를 운용한 지 1년 반 정도. 그 중에서도 자동차 중심으로 바뀐 지는 약 10개월..그리고 이곳 티스토리로 옮겨온 지는 3개월. 옮겨온 기간 동안 방문자 수는 약 40만명 이상. 때문에 일평균으로만 나눠봐도 매일매일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말 감사의 말씀을 이 자릴 빌어 드립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어느 분으로부터 어떤 얘기를 들었습니다. " 블로그가 방문자수는 많은데 그에 비해 댓글이나 추천수가 부족하네요. 아마 전문성이 떨어져서...시승기 같은 것을 좀 올려야 하지 않을까요?" 

뭐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허허 웃으며 "아 그런가요?..." 라고 쿨한 척 대답은 했지만 내심 머쓱해졌고, 얼굴로  밀고올라오는 열기가 느껴졌습니다. 그 때부터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말 내 블로그는 일종의 낚시성 블로그일까?' '전문성 있는 시승기를 다루지 못하는 것은 자동차 블로그로서는 낙제점인 것일까?'

그리고 가만 체크를 해보니 다른 유명 자동차 블로거들에 비해 확실히 반응도가 떨어져 보이더군요. 댓글 수도 그렇고, 추천수도 하늘과 땅.

괜히 화면 우측에 있는 추천수들 늘어놓은 게 창피해보일 정도였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내가 블로그를 잘 운용하고 있는 것일까? 좋은 정보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고, 사람들과의 블로그를 통한 소통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일까?...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몸도 아픈 데다 그런 얘기까지 들으니 솔직히 포스팅의 즐거움이 반감되는 것만 같았죠. 하지만 오늘, 그 질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해버렸습니다!


제 블로그 대문(일명 간판)을 잘 보시면,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라고 시작이 되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 블로그를 자동차 블로그로 변화시킨 건 자동차를 기계적, 기술적 관점 보다는 문화적 측면에서 먼저 접근하겠다는 의도가 컸습니다.

그것도 이왕이면 나름 자동차의 제조 강대국이면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독일 소식을 한 동양인의 시각으로 전하는 게 의미 있겠다 싶었던 것이죠. "독일에서는 이렇게들 차를 타고 다닙니다. 독일네티즌들은 00 모델을 이렇게 바라보고 있더군요. 이 사람들은 이렇게 운전하고 이렇게들 놀아요~ "등등.

누군가 하고 있었다면 굳이 제가 할 필요 없었겠지만 가만 둘러보니 딱히 독일 쪽에서 자동차를 소재로 한 블로그가 안 보였습니다. 어차피 문화라는 코드를 즐거워하고 좋아하니까 잘됐다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남들이 잘 다루지 않는 차와 관련된 잡다한 부분들까지 많이 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독일의 아우토반 이야기나, 아데아체, 불리 등의 얘기를 포스팅할 땐 쓰는 제가 더 즐거웠고, 자동차 역사에서 잘 몰랐던 여성들의 활약과 숨겨진 자동차 메이커들의 얘기들을 끄집어내 나눌 땐 뿌듯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차와 사람이 함께 하는 
  그런 삶의 순간들을
이야기 하고 싶다 이겁니다."


추천수 많이 늘리고 댓글 많게 하려면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닐 거예요. 하지만 제가 신문구독자를 늘리고 클릭수를 올려야 하는 월급쟁이로 블로그를 운용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러니 중요한 것은 쥔장 자신이 즐겁게 이 곳을 초심 그대로 유지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려면 결국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가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추천수와 댓글이라는 피드백에 집착(?)하게 되면 초심은 사라질 거 같습니다.  괜한 경쟁심리와 관심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아니라 즐기는 마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리가 되자  붉어졌던 마음이 다시 편안해졌습니다.  그래서 전문성이 조금 떨어져도 계속해서 써나갈 작정입니다. 좋은 정보, 좋은 자동차 문화 얘기, 여기 독일과 유럽의 자동차에 대한 소소한 소식들, 그리고 자동차 역사에 대한 이해와 담론 등을 능력 되는 만큼씩 진행시켜 볼 생각이에요.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곳을 찾는 분들과 함께 공부하고 성장해나간다는, 또는 댓글이나 비판을 통해 배워간다는 그럼 마음만 담아둘까 합니다. 죄송하지만 시승기를 원하시거나 보다 전문적인 얘기들, 기술적인 치열함은 제 블로그에선 찾기 어려울 터이니 다른 곳을 방문하여 갈증을 해소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제가 잘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볼게요. 많이들 응원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