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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자동차 구경에 제격인 프랑크푸르트의 명당!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세상에서 제일 재미난 구경은 역시 '사람구경' 아닐까 싶습니다... 불구경, 싸움구경도 있잖냐고요? 에이~ 그런 네거티브한 거는 빼도록 하지요.

그런데 저처럼 자동차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사람구경 못지않게 자동차구경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됩니다.

특히 잘나가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나라 독일, 그 중에서 프랑크푸르트는 금융의 도시답게 부자들 많기로 유명한 동네죠. 그러다보니 심심치않게 잡지에서나 볼법한 귀한 자동차들을 길거리 위에서 만나게 되는데요.

오늘은, 지난 주말에 사람구경과 자동차구경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소에서  찍은 사진 몇 장을 소개할까 합니다.  일종의 명당이라고나 할까요? 일석이조, 일타쌍피의 즐거움이 있는 이곳에선 어떤 그림들이 펼쳐지는지 간단히 구경해보실까요?

프랑크푸르트는 고층빌딩이 몰려 있는 몇 안되는 유럽의 도시들 중 하납니다. 은행건물들이 랜드마크일 정도로 돈과 관련된 도시죠.

그렇기 때문에 관광객들에겐 그리 매력적인 도시가 못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둘러보면 볼 곳들은 분명 있죠.

예를들어 괴테하우스나 유럽중앙은행 주변, 알테오퍼라는 공연장과 연결된 명품 쇼핑거리인 괴테슈트라세, 그리고 구시가지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 아니 보수유지되고 있는 뢰머광장과 마인강변의 슈테델미술관 등...

하루에서 이틀 정도의  즐길거리는 충분히 만날 수 있는 도시인데요. 이런 도시에 중심부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백화점 카우프호프(Kaufhof) 갤러리아가 있는 하우프트봐케(Hauptwache)역 주변입니다. 


하우프트봐케역 주변을 오래 전에 찍어놓은 사진이 한 장 있긴 있어서 올려봅니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사람들 몰려 있는 곳 우측으로 건물들이 늘어서 있죠? 저 길을 쭈욱 따라가면서 가장 복잡하고 번화한 프랑크푸르트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소개해드릴 명당(?)자리는 저 우측의 대로에서 오른쪽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야 하죠.

그 골목을 따라 쭈욱 내려가면 뢰머광장과 마인강이 나오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걸어들어가는 곳이기도 한데요. 그렇게 골목으로 들어가 1~2분 정도 걸어가면 우측 코너에 취보(Tchibo)라고 파란바탕에 노란글씨의 커피판매점이 보이는데 바로 그 곳이 오늘 소개해드릴 장소가 되겠습니다.


요 사진은 취보에 앉아 백화점 쪽을 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취보라는 곳에서 저렴한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야외 의자에 앉게되면 보게 되는 광경이 바로 사진의 모습인 거죠. 잘 모르겠는 분들은 '조단'이라는 신발가게 간판을 보고 찾아가셔도 괜찮겠습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듯 이 곳은 프랑크푸르트 관광의 핵심지역인 뢰머(Römer)로 가는 길목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평일에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이 보행자 전용도로 같아 보이는 곳을 가로질러 자동차 일방로가 하나 있는데 보행자들과 자동차가 뒤엉키는 곳이 바로 이 작은 커피점 앞인 것이죠. 이 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찍어본 사진들 중 몇 장입니다.


제일 먼저 눈의 띤 녀석은 베엠베6시리즈였는데요. 리어부분을 안 봐서 그런지 저는 아직도 M6과 그냥 6시리즈와 잘 구별을 못하겠더군요. 한 눈에 탁하고 알아보는 방법 아시는 분은 좀 알려주실래요? ^^;


  

6시리즈 앞 쪽으로 세워져 있던 미니 쿠퍼S인데요. 특히 지나가던 젊은 친구들이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 바로 '무광' 이란 점이었습니다. 사진상엔 번들거리게 나오지만 실제론 기름기 하나 없이 아주 차분한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미니 무광 모델에 빠져 있는 걸 알았던걸까요? E90 무광이 슬쩍 제 앞에서 포즈를 취해주곤 사라집니다.



스마트 포투 역시 빠질 수가 없죠. 나이 성별 불문하고 모든 독일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그러나 제법 비싼차. 특히나 아래 사진에 나온 카브리오의 청년들은 사진 찍는 저를 엄청 의식하며 시선을 떼지 않더라구요. 첨엔 좀 그렇고 그런 친구들이 아닌가 싶었는데 사진기를 내리고 눈이 마주치자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길래 저도 흔들어줬습니다. ^^ 자세히 보니 귀엽고 착해보이죠? 하얀 휠이 포인트같네요.
 


이런 동네 다니다 보면 메르세데스 S500정도나...



포르쉐 같은 차는 매우 흔해서 사람들이 잘 쳐다보지도 않...(헉 쳐다보잖아~)는 것은 아니지만 여튼, 그리 시선을 끌만한 차가 되지는 못합니다. 왜냐구요? 그야 너무 많으니까요... 그래도 이런 정도는 되어줘야 사람들이 힐끔거린다고 볼 수 있을 거예요.



페라리 599GTB 피오라노입니다! 페라리의 저 붉은칼라에 노란색 엠블렘...어디서나 시선을 받을 만한 차가 아닐까요?

그런데 사진기를 내려놓고 차 안을 가만~들여다 봤더니(참 주책맞죠?) 70살은 족히 되어보이는 노인분이 운전대를 잡고 있었고 그 옆좌석엔 서른 살이 채 안되어 보이는 보톡스 주사 20대는 맞음직해보이는 금발 아가씨가 타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섣부른 판단을 하는 건 좋지 않겠지만 아무래도 아빠와 딸의 분위기와는 거리감이 있어 보이더군요. 험험 그래도 아빠와 딸이라 믿고 싶었습니다. 왜냐.. (부러우면 지는 거잖아요!...여보 그게 아니고..난 차가 부럽다고 차가...험험)

사실 이 날 많은 사람들의 시선은 때마침 열린 결혼식에 몰렸습니다.



예식을 마치고 신랑과 신부가 나오니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몰려들어서 더 혼잡한 상황이 됐는데요.  이 때 짜잔~ 하고 나타나 홍해를 가르듯 갈라내준 것이 있었으니 웨딩카!... 바로 이 녀석이었습니다.


 
정확한 년식이나 모델명도 모르는 구형 롤스로이스였지만 그 기품 하나만큼은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었습니다. 표정없지만 정갈한 자세로 신랑과 신부를 태운 키 큰 기사분 역시 인상적이었는데요. 부디 치고받더라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시길~



베스타 신형인가요? 모토바이크는 제가 잘 모르겠어서...여튼,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오토바이가 예뻐서가 아닙니다. 좀 공익광고의 카피같은 얘기를 해보자면, 

                                     "헬멧을 쓴 당신은 멋쟁이!"

법이 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독일에서 헬멧없이 모토바이크 탄다는 것은 매우 매우 매우 매우...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저 날도 제법 더웠던지라 사람들이 최대한 옷을 가볍게 입고 나왔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토바이크 타는 어느 누구도 덥다 헬멧 없이 다니지 않았습니다.
 

결국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가 책임을 진다는 지극히 당연하고 교과서 같은 얘기가 통용되는 사회라는 점...이 점을 우리나라 빠라바라 바라바라 밤~ 친구들도 꼭 좀 배웠으면 합니다.  

그렇게 주말 시내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을 커피 한 모금으로 마무리한 채 주차장으로 왔더니  올드타이머 한 대가 저를 맞이하듯 주차되어 있지 뭐겠습니까?



1955년에 출시된 메르세데스190SL 로드스터입니다!

차주인이 누구였는지 정말 관리가 잘되어 있었는데요. 이런 정도의 차라면 최고급 옵션, 최첨단 장치들이 없어도 얼마든지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할 것입니다. 오랜 세월 탓에 빛바랜 붉은색 가죽 시트였지만 긴 시절 잘도 버텨내며 함께 해온 것이 참 기특해보이더군요.

그렇게 가벼운 맘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재규어 XFR같은 고성능 럭셔리 자동차도 보고...



동네 마트에서는 족히 10년 정도돼 보이는 로터스 에스프리V8과 같은 흔하지 않은 모델도 만났습니다.

이렇듯 자동차에 있어서는 정말 국경도 없고 시대도 초월한 듯, 수 많은 모델들이 뒤엉켜 돌아다니고 있는 곳이 독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많은 여행객들 중에서 유럽,  그 중에서도 독일...또 거기서 다시 프랑크푸르트를 찾는 분들...그리고 다시 그 분들 중에 제 블로그를 아는 분...얼마나 되겠습니까만, 여하간 프랑크푸르트 방문을 통해 자동차 구경 원없이 해보고 싶은 분들께서는 오늘 포스팅 꼭 담아두셨다가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지나다니다 볼거예요. 취보에서 커피 마시며 자동차 구경하는 한국인들...그리고 미소짓겠습니다. 여기서 추천 한 방씩 날린 분들일 거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