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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독일의 자동차 문화 엿보기

자동차 정비소, 이런 테스트 꼭 받아야 한다

자동차를 몰다보면 정비소 갈 일이 필연적으로 생깁니다. 엔진오일을 간다든가 브레이크 패드 교체 등의 소모품 교환에서부터 작은 고장이나 교통사고로 인하 차량 수리 등, 어쨌든 찾게 되는 곳이죠.

뭐 썩 내키지는 않지만 일단 그 곳에 가게되면 차량에 대해 잘 모르는 고객 입장에선 정비사들의 말에 전적으로 차량의 진단을 맡길 수밖에 없게 됩니다. 

사실, 내 차를 고쳐주는 정비사들에 대한 신뢰를 갖는 게 당연한 것이지만 왠지 미덥지 못하고 자꾸 뒤가 퀭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수리하거나 교체하지 않아도 될 것들을 억지로 내역에 집어넣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등의 토막뉴스라도 접하게 되면 더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그래서 아는 곳, 괜찮다고 소개해주는 곳을 찾아가볼까 싶기도 하지만 자신의 행동반경 안에서 찾기란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닙니다...그렇다면 좀 더 믿을 수 있는 정비소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내 차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곳, 독일 운전자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할까요?...... 


예전에 제가 아데아체(ADAC)에 관련된 포스팅을 했을 때 잠깐 언급을 하고 넘어간 적이 있는데요.

독일에서는 이런 아데아체와 같은 단체에서 자동차 정비소들에 대한 테스트가 별도로 있습니다. 자동차 매거진들이 하는 정비소 테스트도 있지만 역시 ADAC의 테스트가 가장 공신력 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면 이들은 정비소에 대해 어떤 테스트들을 하느냐? 뭐 몇 가지가 있습니다만 대표적인 것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운영하는 직영 정비소들을 지역별로 선별해서 고객으로 가장해 테스트를 받습니다. 그래서 점검 받은 내용들을 크게 테크닉과 서비스 친절도 등으로  구분지어 평가 결과를 내놓게 되는 것입니다. 


우선 테스트에 참여시킨 자동차 모델들을 이렇게 준비시킵니다. 그리고 각 메이커의 지역별 직영 정비업소에 차를 가지고 가죠. 그리고 그 들이 어떻게 수리를 하는지 체크를 합니다.


도표를 하나 보시죠... 토요타와 폴크스바겐의 직영 정비소들 이름과 주소, 지역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테크닉(60점 만점) + 서비스(40점 만점) 으로 점수를 계산합니다. 붉게 표시된 곳이 총점이고 그 옆에가 ++ (매우좋음), + (좋음) , O (보통), - (마이너스) 등으로 점수와 평점을 같이 기재해놓고 있네요. 

이런 결과는 어디서 정비를 받을 것인지 아닌지 결정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것 말고 다른 모형 테스트도 있습니다.

  
이번 도표는 올 해 실시한 테스트 결과푭니다. 그런데 앞에 것과는 조금 다르네요. 예를들어서 설명드리면, 똑같은 메르세데스 A클래스를 가지고 'A.T.U'와 'Meisterhaft' 그리고 '벤츠 직영 정비소' 이렇게 세 곳을 비교평가를 한 것입니다. 

A.T.U와 Meisterhaft는 유명한 정비체인업체. 세 군데 정비수준을 비교해보니 확실히 직영쪽이 기술이나 서비스의 질적인 면이 더 나았습니다...다른 메이커 표 하나 더 보시죠.


이번은 프랑스 르노차량이었군요. 역시 맨 아래에 있는 르노 직영정비소가 전체적으로 가장 좋은 녹색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직영들 중에서도 어느 지점이 더 나은지, 그리고 직영과 그렇지 않은 일반 정비소들 중에서는 또 어디가 어떤 점수를 받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자동차 메이커별 '시간당 비용'을 표시한 도푭니다. 확실히 메르세데스, 아우디, 베엠베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시간당 비용이 더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나왔군요. VW의 경우는 가격폭이 큰 걸 알 수 있죠? 저렴한 차에서부터 비싼 모델까지 폭이 넓은 것이 이 시간당 비용표에서도 확인케 됩니다. 


뿐만 아니라 좌측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각 자동차 메이커별 정비소의 점수를 매겨 순위를 정하는 일도 아데아체같은 곳에서 하는 일입니다.

메르세데스의 정비서비스는 독일에서도 항상 1위의 자리에 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역시 자신들의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정비마저도 소홀하지 않는 태도가 '벤츠자존심'을 느끼게 해주는군요. (아우디는 의외로 순위가 낮죠?)  

이렇듯, 독일은 자동차 정비업소의 능력과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조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도 이런 게 필요한 때입니다. 매년 약 130에서 140만대의 신차가 한국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수입차 빼고) 자동차 보유대수 역시 1500만대 정도가 되리라 예상하는데요. 이렇게 엄청난 자동차 생산 및 수요국이면서 변변히 자동차 정비와 관련된 객관적 조사기관이나 자료가 없다는 건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연히! 한국에서도 이런 조사와 평가가 있어야 하고 공개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믿을 수 있는 기관이 있어야겠죠. 독일은 아데아체(독일운전자협회)같은 소비자권익을 위한 확실한 단체가 있습니다. 국가기관도 아니고 언론도 아닙니다. 전적으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이 모여 만든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가 가능할 수 있는 것입니다. (회원수가 약 1800만명, 연간 회비만으로도 천억이 훨씬 넘는 돈을 운용하는 곳. 그밖에 수많은 수익구조와 회원권익을 위한 활동을 펼침)

이런 '운전자권익클럽'을 신뢰할 수 있는 곳, 예를 들면 시민사회단체나 국가기관 중에서 공익성이 보장된 새로운 기관 등이 주체가 돼 만들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런 거 다 필요없고 우리가 직접하겠다 해도 상관없겠죠.

방법이 어찌되었든! 대한민국자동차운전자클럽/KAC-Korean Automobile Club (제 임의대로 한 번 지어봤습니다.)과 같은 소비자단체가 만들어져서  소비자들의 힘을 모을 수 있고 정당한 권리찾기를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매 번 정비소 가서 "원래 그래요~" 소리 듣고도 항변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또 바가지 썼다는 불안한 맘에 어디 제대로 하소연도 못하는 등...이런 일들에 끙끙 속앓이만 하다가 세월 다 보내게 되는 불쌍한 국민들로 남게 될 것입니다. 부디~ 비싼 자동차 구입하고 제대로 고객대접 못받는 일이 없는, 대한민국 운전자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날이 빨리 오길 기원하며 오늘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http://humandrama.tistory.com/search/아데아체?page=3 <--아데아체 관련 포스팅 바로가기 (가시기 전에 추천 누르고 가주시는 거 잊지 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