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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세상/순위와 데이터로 보는 자동차 정보

프리미엄의 새 맞수 아우디와 포르쉐 4연전


유럽축구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챔피언스리그 얘기는 아실 것입니다. 유럽 각 리그의 최상위 4팀들이 모여 서로 리그전을 펼쳐 우승팀을 가리던가요?  말 그대로 유럽리그 왕중왕전인데요...

뜬금없이 웬 축구얘기냐구요? 독일 자동차잡지 아우토짜이퉁(Autozeitung)이 꺼낸 말입니다...오늘 제가 아우토짜이퉁이 아우디와 포르쉐 4가지 모델을 비교테스트한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를 해봤는데요.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우디가 포르쉐와 비교를 한다는 건 생각지 못할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습니다. 마치 UEFA리그를 뛰던 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넘보는 그런 도약이 아우디에게 있었다는 것이죠.

어제 포스팅에서 아우디A8의 판매가 기대에 못미친다고, 그리고 A6의 엔진이 다소 미흡하지 않느냐 라는 얘기를 했다고 해서 아우디에 위기가 찾아왔다거나, 아우디가 배가 부른 것은 아닌가 하고 갸웃하실지도 모르겠기에, 아우디 아끼는 분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차원의 포스팅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러면 짧게 짧게! 4가지 모델의 각각의 요점을 정리해보도록 하죠.


Audi Q7 VS Porsche Cayenne Turbo

2.5톤 무게에 5미터 이상의 길이에 500마력대의 SUV가 만났다면 일단은 "억"소리가 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오늘 첫번 째 맞대결 대상이 바로 이런 차의 대명사격인 아우디Q7과 새로나온 포르쉐 카이엔인데요...차 가격면에서는 유일(?)하게 오늘 대결 모델들 중 아우디가 상대 보다 더 비쌌습니다.

아우디 Q7이 132,400유로(1억 9천)짜리 최고급 모델인 V12 TDI이고, 포르쉐 카이엔은 115.526유로의 터보모델입니다. 두 모델 모두 제로백이 4.7초로 같지만 최고속도에 있어서는 Q7(250km) 보다 카이엔(275km)이 조금 더 빠른 것으로 나왔습니다.


외모만 보면 되려 카이엔이 Q7에 비해 순박해보이기까지 하지만 실내 분위기는 전혀 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 잘 나왔다는 게 이곳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입니다. 두 모델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스타일이나 실내 공간, 트렁크 공간 등에선 Q7이 단연 앞서지만 직선주로가 아닌 곡선주로에서의 능력이나 실내의 럭셔리함, 그리고 스포티브함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까지... 많은 부분에서 포르쉐 카이엔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따라서 첫번 째 두 메이커의 맞대결에선 포르쉐가 근소한 우위를 보였는데요... 그러면서도, 각 모델의 특성이 분명하게 갈리기 때문에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선택을 한다면, 그 선택이 바로 최선이 될 것이라며 끝을 맺었습니다. 


Audi A8 4.2 FSI quattro VS 포르쉐 Panamera 4S

이번엔 플래그십 모델 2대가 맞대결을 펼쳤습니다. 워낙에 언급이 많이 된 모델들이기 때문에 바로 결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사실 A8의 경우,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온전히 성능데이타만 놓고 보면 현재 출시되고 있는 프리미엄급 플래그십 모델들 중 가장 뛰어납니다. 그럼에도 역시 플래그십이 갖고 있는 상징성에서 여전히 메르세데스나 BMW의 벽을 실감할 수밖에 없어보이는데요. 반면에 포르쉐 파나메라의 경우는 스포츠세단으로 분명히 승차감이나 여러면에서 아우디에 비해 밀리지만 스포티브함에서는 단연 탁월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맞대결에서는 플래그십이라는 쟝르적인 접근으로 볼 때, 아우디 A8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udi R8 Spyder VS Porsche 911 Turbo S

세번 째 맞대결 모델은 오픈카들이군요. 평가내용을 제 나름대로 다시 표현해보자면 아우디 R8 스파이더는 잘생기고,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제법하는 만능 탈렌트로 비유를 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헐리웃 스타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차다로 볼 수 있다는 거죠.  이에 반해 포르쉐 911 터보S 카브리오는, 성실하고 자기 일에서 인정받는 그런 성공한 조직의 일원으로 비유를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화려한 여가용 오픈카가 아우디라면, 포르쉐는 일상과 여가 모두에서 성실함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우토짜이퉁은 이런 관점에서 포르쉐 911터보 S의 우세승으로 판정을 내렸습니다.



Audi RS 5 VS 포르쉐 911 Carrera S

마지막 맞대결 모델은 포르쉐 카레라S와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의 자랑스러움인 RS5입니다. 이번 대결에서는 차체와 편안함, 주행성, 가격 등 거의 모든 면에서 RS의 승리였습니다. 다만 엔진에서는 역시 포르쉐가 좋은 결과를 보여줬는데요...최고속도에서 포르쉐 카레라 S가 300km로 280km인 RS5를 앞섰고, 제로백 역시 포르쉐가 4초로 4.3초인 아우디에 앞섰습니다.

하지만 차량의 전체적인 평가에서는 역시 RS5가 제법 큰 편차를 두고 앞섰습니다. 특히 가격의 경우 RS5가 77,700유로인데 반해 포르쉐가 101,187유로로 많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확실히 고객의 입장에선 가격적인 메리트를 생각지 않을 수 없을 거 같네요...



개인적 결론.

이렇게 해서 4가지 모델의 맞대결 결과는 2:2로 무승부를 이뤘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아우디의 빠른 성장세를 생각한다면 포르쉐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만도 한 결과가 아닐까 싶더군요. 하지만...

포르쉐는 편의성이나 편안함과 같은 항목으로 평가하기엔 남다른 메이커가 아닌가 합니다. 얼마전 어떤 프로그램을 보니까 70세된 독일 남성이 포르쉐를 왜 좋아하는지 얘기하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아우토반에서 300km의 속도로 달릴 때 자신의 포르쉐 핸들이 무거워지는 걸 느꼈다며, 그 강렬한 느낌은 단순히 차의 성능으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그 이상의 포스가 있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요. 역시 오랜세월을 통해 다져온 전통과 역사를 입은 자동차는 기계 메카니즘으로만으로 이해키 어려운 어떤 가치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아우디의 미래가 계속 밝을지 아니면 슬럼프에 빠질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현재 아우디는 잘 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전 포르쉐 팬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