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오늘 포스팅은 정말 요즘 표현으로 "대박" 짜리라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내구 레이스는 들어봤어도 내구 테스트는 뭔가 하는 분들 계실 텐데요.. 아우토빌(Autobild)라는 독일 최대 자동차 매거진 얘기는 제 블로그 자주 이용하신 분들이나 이미 독일 자동차 잡지에 관심 있는 분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아우토빌트가, 1년 반에서 2년에 걸쳐 각 종 자동차들을 100,000km까지 타고 또 분해해 검사를 한 내구테스트(Dauertest) 결과를 며칠 전에 발표했습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과, 속도를 최고로 즐길 수 있는 고속도로에서부터 알프스 산악 지역까지 다양한 도로여건...거기에 추위 더위 테스트에 안행어봐겐( 차 뒤에 짐차 싣고 달리는) 테스트까지 여러가지 형태의 주행을 테스트를 실시했고, 그렇게 100,000km를 달린 뒤엔 차를 완전분해해 부품 하나하나를 다 체크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프로젝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결과를 다 올리기엔 무리가 있어서 66위부터 11위까지는 순위와 점수만 공개하기로 하고 나머지 베스트10은 사진과 함께 디테일한 정보도 함께 공개를 하겠습니다. 물론, 여기에 참여한 테스트 차가 그 전체 모델의 성능을 얘기하는 건 아닐겁니다. 그런 점도 참고하셔서 결과를 보시면 좋겠습니다.
순위
66위 VW 투란 2.0 TDI Trendline (2004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6년, 점수 : -77)
65위 VW Polo IV 1.2 (2002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4년, 점수 : -56)
64위 Peugeot 307 HDi 110 FAP (2002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4년, 점수 : -46)
63위 Citroën C8 2.2 HDi SX FAP (2003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5년, 점수 : -45)
62위 VW Fox 1.2 (2006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9년, 점수 : -42)
61위 VW Passat Variant 2.0 TDI (2006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8년, 점수 : -41)
60위 Fiat 500 1.4 (2007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10년, 점수 : -35)
56위 Renault Mégane(메간) 1.6 (2003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5년, 점수 : -33)
56위 Renault Laguna 1.9 dCi (2002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4년, 점수 : -33)
56위 Jaguar S-Type 3.0 V6 (2000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2년, 점수 : -33)
56위 Fiat Punto 1.2 SX (2001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3년, 점수 : -33)
55위 Skoda Octavia I Combi 1.9 TDI (1999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1년, 점수 : -32)
실제 테스트에 사용된 1999년식 옥타비아의 모습입니다. 사실 저 때만 하더라도 본격적으로 VW의 기술이 스코다에 적용되기 전입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의 스코다는 확실히 다른 차가 되어 있죠.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이! 아우토빌트의 기사에서 처럼 "충격적인 결과" 를 보인 것은 VW이었습니다. 적당히 낮은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100,000KM의 내구테스트에선 다 한두 번 정비소에 들락 거렸고, 기본 부품들을 교체하는 등의 결과를 보였으니까요. 하지만 최하위권에 머문 폴크스바겐의 차량들은 그 정도가 매우 심했습니다. 엔진의 문제에서부터 미션, 타이어와 각 종 장치들까지...골고루 문제를 일으켰으니 말입니다.
VW를 좋아하는 저로서도 충격이었지만, 폭주한 댓글들의 상당수 독일인들도 "내 VW는 멀쩡한데 결과가 왜 이러느냐?" " 이건 폴크스바겐 죽이기 음모닷!" 등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졌습니다. 물론 "VW가 역시 문제가 많은 차다." "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등의 동의하는 글들까지 해서 VW과 관련된 댓글이 가장 많았던 것도 뜻밖의 결과에 따른 동요가 아닌가 싶었는데요...어쨌든 계속 결과들을 보시도록 하겠습니다.
54위 Skoda Fabia I 1.4 16V (2001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3년, 점수 : -31)
52위 Ford Fusion 1.6 (2004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6년, 점수 : -30)
52위 Ford Focus C-Max 2.0 TDCi (2004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6년, 점수 : -30)
50위 Mercedes-Benz ML 270 CDI (W 163) (2000년식, 종료시점 : 2002년, 점수 : -29)
50위 Opel Astra G 1.6 16V (1999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1년, 점수 : -29)
48위 Opel Astra H 1.9 CDTI (2004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8년, 점수 : -28)
48위 Alfa Romeo 159 SW 2.4 (2007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9년, 점수 : -28)
47위 VW Golf V 1.4 (2003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8년, 점수 : -26점)
(중 략)
39위 BMW X5 3.0d (2002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4년, 점수 : -23)
(또다시 중략)
36위 Hyundai Elantra(아반테 수출명) 1.6 GLS (2002년식, 종료시점: 2004년, 점수 : -21)
35위 Mini Cooper (2003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5년, 점수 : -18)
(마지막 중략 ㅡㅡ;)
18위 Mercedes-Benz C 180 Kompressor (2007년식, 종료시점 : 2009년, 점수 : -11)
17위 BMW 745i (2003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5년, 점수 : -10)
13위 Skoda Roomster 1.9 TDI Comfort (2007년식, 종료시점 : 2009년, 점수 : -9)
13위 Opel Vectra C 2.2 16V Elegance (2003년식, 종료시점 : 2004년, 점수 : -9)
13위 Ford Mondeo 1.8 Turnier (2004년식, 종료시점 : 2007년, 점수 : -9점)
13위 Ford S-Max 2.0 TDCi (2006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8년, 점수 : -9점)
11위 Ford Focus I 1.6i Turnier (1999년식, 종료시점 : 2001년, 점수 -8)
11위 Mercedes GL 420 CDI 4Matic (2007년식, 종료시점 : 2009년, 점수 : -8)
이제 베스트 10만 남았군요. 물론 생략된 부분에는 토요타, 닛산 등의 일본차와 이태리 차들이 있었습니다. 혹시나 일본차 안 보인다고 말씀들 하실까봐 알려드리는 거예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연식도 오래된 차들도 많았고, 테스트 진행과정이 정말 객관적이었을지에 대한 의문도 떨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테스트를 진행한 곳에서 세세한 속내를 밝히지 않은 이상 보여지는 데이타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점, 감안해야 하겠죠. 자 그럼 베스트 10엔 어떤 모델들이 있는지 확인하시죠!
10위 Mercedes-Benz E 320 CDI T Elegance (2003년식, 점수 : -6)
지금부터 나오는 사진들은 실제 테스트 모델이며, 분해도 역시 제조사가 홍보용으로 찍은 게 아닌, 아우토빌트가 실제 100,000km 달린 차량의 분해 사진입니다. 벤츠 E320의 경우는 55,304km 구간에서 코맨드 시스템이라는 것을 업데이트했고, 55,620km 구간에서 배터리를 교환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앞바퀴 브레이크 패드를 4번 교체했는데 고속도로 주행과 관련돼 4번의 교체가 있었다는데, 얼마나 어떻게 달렸기에 교체를 4번 씩이나 했는지 궁금해지네요... 그 밖에는 녹이 발견되거나 특이한 사항은 없었습니다.
9위 Skoda Octavia Combi 1.6 FSI (2005년식, 종료시점 : 2007년, 점수 : -5)
옥타비아의 경우는 15,773km CD플레이어가 고장나 교체했고, 50,080km 구간에서 속도계 뒤쪽에 용접 부위가 부실한 게 발견됐는데 이후, 결국은 그 부분이 떨어져 수리를 해야 했다는군요. 그리고 머플러 안 쪽에서 엔진 오일 찌거기가 발견됐는데, 엔진에서 제대로 배기가 안 이뤄졌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큰 고장으로 정비소에 들어간 일은 없지만 이런 이유들로 9위에 자리했습니다.
8위 Fiat Bravo 1.9 MJT Emotion (2008년식, 종료시점 : 2010년, 점수 : -4)
비교적 테스트 차량들 중엔 최근 년식의 모델인 피아트 브라보였는데요. 62,223km구간에서 앞타이어 브레이크 디스크를 통째로 갈았고, 92,337km 구간에서 뒤쪽 브레이크 패드를 갈았는데, 95,750km 구간에서 Marderbiss 라는 쥐과 설치류가 공기공급하는 라인을 갉아먹는 사고가 일어났다고 하네요.
이런 그림인데요. 독일에선 숲이 많아서 숲 근처에 주차된 차들의 경우는 자주 겪는 일입니다. 그래서 얘들이 피복을 갉아서 배선을 끊어 먹는 일이 없게 배선 커버를 씌우는 악세사리들이 에프터마켓에 진열되어 있기도 합니다. (쥐하면...요즘은 더 끔찍한 느낌이 들어요, 왜 그런지...ㅡㅡ;;)
5위 VW Tiguan 2.0 TSI Sport (2008년식, 종료시점 : 2010년, 점수 : -3)
폴크스바겐의 체면을 티구안이 살렸습니다. 역시 최근 모델인데요. 특별한 고장 없이 전구 3개를 교체했고, 뒷바퀴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를 한 번씩 교체했습니다. 그리고 와이퍼 역시 한 번 교체를 했다고 하네요. 분해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특별히 녹슨 부분을 발견키 어려웠다는 점입니다. 분해도 자세히 보셔도 아시겠지만 머플러 쪽도 비교적 깨끗하네요. 그렇다고 아예 녹이 안 쓰는 건 아니겠죠? 소재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입혀진 것이지 녹스팟이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
5위 Kia cee'd 1.6 CRDi (2007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9년, 점수 : -3)
깜짝 놀라셨습니까? 기아자동차의 씨드가 5위에 올랐습니다. 요즘 한국에선 내구성 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데 독일에선 최상위권 순위에 올라 있네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잘 만든 모양입니다. 어쨌든 전구 하나 교체했고, 83,135km 구간에서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를 교체했습니다. 다만 문짝 안 쪽 일부에서 녹이 살짝 발견됐다고 합니다만 굳이 신경을 안 써도 될 정도로 미미함이었다고 하네요.
5위 BMW 320i Touring (2006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8년, 점수 : -3)
3시리즈 투어링(왜건) 모델의 경우는 오른쪽 앞부분 전구 교체가 한 번 있었고, 썬루프를 살짝 손을 봐야했다고 합니다. 71,946km 구간에서 브레이크 디스크와 패드를 한 번 교체했지만 전체적으로 깨끗했고, 특별히 문제가 된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잡지의 설명이었습니다.
3위 Toyota Prius HSD (2004년식, 종료시점 : 2006년, 점수 : -1)
전체적으로 좋은 상태를 보였지만 트렁크 문을 잡아주는 부품이 완전히 망가져서 교체를 해야 했다는군요. 그리고 운전석 문쪽 고무 패딩 안 쪽에서 녹들이 조금 발견됐다는데요. 워낙 이 외의 부분들에서 상태가 좋아서 높은 순위에 자리를 했습니다.
3위 Mazda5 2.0 MZR-CD Top (2004년식, 종료시점 : 2006년, 점수 : -1)
마쯔다5가 3위의 성적을 받아들었습니다. 타이어 쪽의 약간의 문제와 뒷좌석 유리창 여는(수동식) 부품을 새로 교체한 것이 있었구요. 엔진룸의 부품에 작은 문제가 있었지만 그 외엔 상태가 전체적으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마쯔다의 성적이 여기에서 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공동1위 Mazda6 Sport 1.8 MZR (2002년식, 종료시점 : 2004년, 점수 : 만점)
그렇지 않아도 독일에서 마쯔다의 인기는 토요타와 버금갈 정도인데 이번 결과로 더 메이커 이미지는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일본차들이 독일에서는 전체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기차와 비슷하거나(토요타4%대) 조금 높을 뿐이지만 마쯔다나 그 밖의 메이커들을 전부 합치면 일본차들이 아직까진 한국 메이커에 비해 더 많이 팔리고 있는 실정인데, 그 판매의 효자 노릇을 하는 메이커가 바로 마쯔다입니다.
은근히 입소문에 의해 많이 팔려나가는데요. 이번에 1위를 차지한 마쯔다6의 경우는 녹이 부분적으로 살짝 슨 것과 녹이 진행되기 시작했다는 점 외에는 최상의 상태를 보여줬습니다. 브레이크와 관련돼 교체한 것도 없고, 작은 소모품 조차도 망가진 게 없었다고 하는군요. 다만, 뒤트렁크 문이 좀 뻑뻑해서 오일을 발라준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고 할까요?
공동1위 BMW 130i (2007년식, 테스트 종료시점 : 2009년, 점수 : 만점)
무엇보다도 이번 테스트 결과에서 베엠베 1시리즈가 1등을 한 것이 제일 반가워했던 사람은 제 아내였습니다. 집사람의 차가 2007년식 1시리즈거든요. 물론 배기량은 테스트 모델 보다 작지만 ^^;
브레이크 쪽에 작은 부품 교환한 것과 엔진 오일 한 번 바꾼 것 이외에는 정비소에 간 일도, 다른 부품을 교체한 일도, 작은 소모품을 간 것도 (와이퍼 얘기가 없던데 이것까지?) 없을 정도로 완벽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녹 상태도 거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는데요...결과를 쭈욱 보면서 드는 생각은, 흔한 말로 이번 테스트 차량들의 순위의 운명은 "뽑기"에 의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정말 일반적인 결과로 이해해도 좋은 것인지 확신은 안 선다는 것이었습니다.
결론
개인적으로는 마쯔다의 선전과 포드 모델들의 상위권 진입(10위권대) 그리고 폴크스바겐 모델들의 참담한 성적표가 인상에 남았습니다. 아~ 유럽전략형 기아 씨드의 순위도 놀라웠군요... 하지만 더 제가 놀란 것은, 이런 테스트를 실시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독일 자동차 문화였습니다. 자동차 제조 강국만이 아닌, 자동차 문화의 강국으로 자리한 독일이 아닌가 싶어 부럽기도 하면서, 대한민국의 자동차 오너들에게도 이런 좋은 정보들이 하루빨리 생생히 전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봅니다. 어쨌든!
여러분들은 이런 재미난 정보...이렇게 안방에서 받아보실 수 있는 인터넷이 있어 얼마나 좋습니까...안 그런가용? 긴 내용 읽으시느라 수고들 하셨습니다~
(한국축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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