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독일은 새로나온 프리미엄급 SUV 모델들에 자동차 매니아들 뿐만 아니라, 실제 구매력을 갖고 있는 고객들까지 관심이 높습니다. 폴크스바겐의 투아렉, 포르쉐 카이옌, 그리고 BMW X5가 그것들인데요. 오늘은 아우토빌트(Autobild)에서 실시한 비교테스트 내용을 투아렉과 X5를 중심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위를 향한 길(Auf dem Weg nach oben)"이라는 거창한 제목이 달린 기사입니다. 인터넷판에는 다른 제목으로 올라왔는데, 제목은 달라도 그 타겟은 결국 투아렉입니다.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Ferdinand Piëch)이 2018년까지 VW이 세계 정상에 설 것이다! 라고 했다는군요. 메르세데스 벤츠와 베엠베의 입장에선 아우디의 선전포고에 이은 또다른 도발이라 볼 수 있겠는데요. 도발이라 한 이유는, 단순히 판매량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품질면에서도 기존의 거함들을 무너뜨리겠다는 도전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VW의 자동차는 그만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 라는 질문과, 이 질문에 대한 검증은 필연적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실증작업이 오늘 올리는 내용이 될 것입니다.
자~그럼 이번 비교테스트에 참여한 차들은 어떤 것들이고, 어떤 특장점을 갖고 있는지... 한 번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번 테스트에 참여한 모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레인지 로버 Sport 3.0 TDV6 SE
메르세데스 ML 350 Blue TEC
VW 투아렉 V6 TDI BiueMotion
BMW X5 xDrive 30d
모두 디젤 차량이고 레인지 로버 스포츠나 메르세데스 M 클래스도 비교적 신형(2009년형) 모델들입니다. 모두 자동미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물론 전원이 다 4륜구동입니다. 그러면 각 차량의 기본적인 데이타를 우선 보고, 항목별 순위와 전체적인 평가 내용을 기술해보겠습니다. 물론 부족하지만 저의 결론도 함께 보시구요...
레인지 로버 스포츠
출력 : 245마력/4000min
토크 : 600Nm /2000min
최고속도 : 193km
실내공간 : 2993㎤
트렁크공간 : 450 - 2013 L
제로백 : 9.1초
연비 : 10.9 L / 100km
가격 : 63,660유로 (옵션 포함가)
메르세데스 ML 350
출력 : 211마력/3400min
토크 : 540Nm/1600min
최고속도 : 210km
실내공간 : 2987㎤
트렁크공간 : 500 - 2050 L
제로백 : 8.6초
연비 : 10.4 L / 100km
가격 : 60,792유로 (옵션 포함가)
VW 투아렉
출력 : 240마력 / 4000min
토크 : 550Nm / 2000min
최고속도 : 218km
실내공간 : 2967㎤
트렁크공간 : 580 - 1642 L
제로백 : 7.7초
연비 : 9.3 L / 100km
가격 : 56,085유로 (옵션 포함가)
BMW X5
출력 : 245마력 / 4000min
토크 : 540Nm / 1750min
최고속도 : 210km
실내공간 : 2993㎤
트렁크공간 : 620 - 1750 L
제로백 : 7.1초
연비 : 9.2 L / 100km
가격 : 60,620유로 (옵션 포함가)
항목별 각 차량의 순위와 점수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차체 : x5 - 72점 / 투아렉 -70점 / M클래스 -74점 / 레인지 로버 - 57점
엔진 및 미션 : X5 - 87점 / 투아렉 - 86점 / M클래스 - 78점 / 레인지 로버 - 71점
안락함 : X5 - 78점 / 투아렉 - 76점 / M클래스 - 75점 / 레인지 로버 - 75점
주행성능 : X5 - 88점 / 투아렉 - 87점 / M클래스 - 82점 / 레인지 로버 - 71점
가격 : X5 - 59점 / 투아렉 - 62점 / M클래스 - 57점 / 레인지 로버 - 50점
총점
X5 : 384점 (1위)
투아렉 : 381점 (2위)
M클래스 : 366점 (3위)
레인지 로버 : 324점 (4위)
각 차량별 전체 평가
레인지 로버
"레인지 로버 스포츠는 영국의 자존심답게, 인테리어와 아웃테리어 등 디자인 측면에서 4개의 모델 중 가장 화려하고 미려하다. 하지만 전체 실내 크기에 비해 공간활용면에서는 부족해, 다른 차들에 비해 운전자 및 동승자들에게 좁은 느낌을 주는 낮은 차고가 단점이다. 조용하고 소프트한 엔진은 괜찮은 편이나 고급스러움을 선택하면서 달리는 능력을 포기한 것 같은 낮은 주행성능은 아쉬움이 크다.
245PS로 2.6톤의 무게를 끌어야 하는데 이는, 신형 X5보다 386kg이나 무겁다. 따라서 연비에서는 손해가 크고 가격이 가장 비싼 것이 단점이지만, 화려하고 멋진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에겐 더할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SUV가 될 것이다."
ML 350
" 운전자나 동승자 모두에게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실용적이면서도 지나침이 없는 적절한 디자인의 조화가 눈에 띈다. 좌석 역시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에 앉은 것 같은 안락함을 준다. 키가 큰 사람이 앉아도 머리 부분이 넉넉하다. (뒷열의 경우 가장 좌석 대비 차고가 높았습니다. 가장 낮은 레인지 로버에 비해 4cm가량 차이가 있더군요.)
블루텍 엔진의 경우 2014년부터 유럽에 적용될 이산화탄소 배출 기준인 유로6의 기준을 이미 충족시키고 있다. 서스펜션의 경우 부드럽게 출렁이는 편으로 다이나믹한 운전보다는 편안함이 주된 목적으로 보인다. 브레이크 제동력이나 강한 차체도 좋다."
VW 투아렉
" 이전 모델보다 고급스러운 내외 디자인. 레인지 로버 못지않게 화려하면서도 실내 공간은 훨씬 넓다.(실제 전체 공간면에선 작게 나왔지만 차의 높이-전고-에 비해 좌석과 지붕과의 공간이 넉넉합니다. 좌석이 밑으로 많이 쳐졌나 봤지만 시트 포지션은 다른 차와 큰 차이 없었는데요. 높지 않은 전고에서 어떻게 저런 좌석 공간이 나왔는지 참 설계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열 뒷열 할 것 없이 의자의 폭도 다른 차들에 비해 넓어서 덩치가 큰 사람이 앉았을 때의 불편함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습니다.)
특히 신형 투아렉의 경우, 뒷좌석이 앞열의 좌석들 처럼 앞뒤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뒷열 가운데 좌석 역시 별도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등, 실용성을 고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다만 서스펜션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BMW X5
" 2.3톤의 SUV가 골프 GTI처럼 달린다. 이건 대단한 극찬이다. 직선에서 커브 등 전체적으로 가볍고 쉽게 운전이 가능하다. 자동변속기의 반응 또한 빠른편으로 커브길에서의 차체 쏠림 등이 적절한 옵션 장치를 통해 잘 제어되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스포티브함에 흠뻑 젖어 있다 보면 주행의 편의성에서 어떤 불만도 느끼지 못하게 된다. (B당인 제 아내 조차도 실내 디자인에선 BMW가 상대 모델들에 비해 심플하다 못해 약간은 밋밋한 감이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 우람(?)한 핸들을 보십시오. 베엠베의 가치를 한마디로 설명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다만, 뒷열의 좌석은 앞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게 흠이라면 흠일까요...)
결론
전반적으로 주행성능이나 엔진의 능력 그리고 연비와 친환경적인 면까지 골고루 X5가 우세를 보였습니다. 투아렉은 그 뒤를 바싹 쫓는 형국이구요. 상대적으로 M클래스는 다른 두 독일차량에 비해 역동적인 맛은 부족하지만 안락하고 안정적인 운전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모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반면에 레인지 로버는 확실히 운동신경은 떨어집니다. 하지만 스타일에서 만큼은 결코 독일차들에 뒤지지 않았고, 오히려 화려함이나 엣지(?) 있는 디자인적 감각에선 더 우수하기까지 해보였습니다. 다만, 살 좀 빼고 가격을 낮췄으면 하는 아쉬움은 선명하게 남는 모델이었습니다. 특히, 공간활용 능력에서는 투아렉의 절묘함을 배울 필요가 있지 않나 싶더군요.
투아렉의 경우, 기존의 VW 모델들이 보여주고 있는 약간은 지루한(잡지도 많은 독일인들이 그런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에둘러 얘기함) 디자인에서 확실히 벗어난 듯 보입니다. 매우 매력적인 모습으로 거듭난 녀석이 실용성과 주행성까지 갖춘 게 꼭, 2002년 월드컵 때의 안정환선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이 비록 사진상이었지만 투아렉의 실내가 그 어떤 차들 보다 완성도 있고 빈틈없어 보인 부분이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약점이 보이지 않는 강력한 도전자의 위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X5의 주행능력은, 동승자가 아닌 저 두툼한 스티어링 휠을 움켜 쥔 자에게 강력한 마법처럼 발휘된다고 보여집니다. 그립감을 느끼고픈 강렬한 충동이 일게 만드는 베엠베가 아닌가 싶네요. 뒷좌석이 투아렉에 비해 좁고 낮은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수치상의 차이로 더 나쁘다라고 말하긴 어려운 이유가, 투아렉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붕과 폭이 좁은 좌석이지만 더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X5의 주행성능...실용성과 주행성 모두를 아우르고자 하는 욕심많은 재능꾼 투아렉... 이들의 2010년 새로운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양산차 메이커로서 프리미엄급 메이커들에 도전한 VW의 결과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는... 여러분들이 소비자로서 증명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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